남자에게 있어 정장(이하 수트로 통일)은 정말 간과할 수 없는 것 중 하나다. 적어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자의반 타의반 정장을 입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

 

결혼식에, 상가집에 또는 졸업식에 혹은 취업과 면접에 어울리는 옷차림은 수트다. 점점 그 추세가 줄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는 건재하다. 이 상황을 항상 피해갈 수는 없다. 자신이 수트를 안 입어도 되는 직종에 근무를 한다손치더라도 수트를 입는 상황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뭐, 난 부대뽀다~ 라고 생각하면 할 말없다. 수트가 죽기보다 입기 싫다는데야 강요해서 뭣하랴. 남의 눈치보는 짓도 하지 않으니 이런 사람에게는 수트 입는 상황은 도래하지 않을 것도 같다.

 

하지만 무난한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는 적어도 한 벌 내지 두 벌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 물건이다. 빌리는 것도 한도가 있다. 어쨌거나 구입을 피할 수는 없다.

 

대체로 생애 첫 정장을 구입하는 남자들 연령을 보면, 20대가 아주 많다. 취업을 해야 할 때여서 그러하리라.. 아주 예외적인 경우는 30대도 있는데, 그 상황은 위에서 밝힌 대로다.

 

이렇게 미루다(빌려 입다가) 어쩔 수 없이 수트 구입에 내몰리면, 아주 위험한 상황에 노출 된다. 자기 의사와 별 상관 없이 대충 한 벌을 구입하게 된다. 반 강제적으로 대충 맞는 한 벌을 장만한다는 거다. 그것도 검은색으로.

 

혹시 자신이 구입한 첫 수트가 검정색이신 분들이 있는가. 그 수트를 자기가 스스로 골랐다면 대단히 용감한 선택을 한 것이고, 타인이 골라 줬다면 편의상 두루 잘 입기 위해 고른 것이다.

 

하지만 잘 못 고른 거다. 검정색 수트를 누가 입고 있는지 잘 살펴보기 바란다. 웨이터, 보안 요원, 조폭 그리고 상가집에 온 사람들이 입는 수트다. 아주 예외적인 색깔이고, 구두의 선택도 매우 제한 받는 색깔이다.

 

이런 색의 수트를 생애 첫 수트로 장만한다?! 뭔가 잘못된 선택이다. 생애 첫 수트는 무난하고 어디에도 잘 아울려야 한다. 그럴려면 청색 계열이나 회색 계열에서 택해야 한다.

 

사실 남자의 옷장에서 청색 수트와 회색 수트 두 벌만 있으면 왠만한 직장 생활도 거뜬하다. 월화수목금토일이 그냥 해결되기 때문.

 

캐주얼 차림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면 수트 두벌로 데이트 룩을 완성할 수도 있다. 그냥 만능인 거다. 그런데 이런 다용도 수트를 뒤로 한 채, 블랙 수트라니....당치도 않다!

 

자, 그럼 청색 계열과 회색 계열의 수트를 어떻게 장만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맞춤이다. 실력 있는 테일러 숍에 가서 좋은 원단을 끊어다가 자기만의 수트를 만드는 거다.

 

하지만 맞춤을 진행하려면, 수트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재단사에게 요구를 아주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근데, 생애 첫 수트를 구입하는 사람이 수트 지식이 풍부하다?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혹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맞춤을 진행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첫 수트는 기성복이 무난하다.

 

그럼 어떤 브랜드를 선택해야할지 고민된다. 백화점이나 아울렛 매장에 가면 정말 수도 없이 많은 수트 브랜드들이 있다. 백화점 한 층을 꽉 채우고도 위 층에 더 있다. 뭐가 그리도 많은지 어지럽다. 일단 어디로 가야할 지 정해야 한다.

 

백화점은 선택이 폭이 넓고 서비스가 좋지만 너무 비싼게 흠이다. 아울렛 매장보다 3배 이상 비싸다. 그러니 첫 수트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어디로 가야할까? 맞다. 닥치고 아울렛이다.

 

사실 기성복은 대개가 비슷하다. 물론 단가가 높아지면 좋은 원단을 쓰지만 거기서 거기다. 단지 기성복도 크게 2가지로 대별해 볼 수는 있다. 하나는 아저씨 정장이고 하나는 젊은층을 타겟으로 한 브랜드다.

 

전자는 갤럭시로 대변되는 신사복 계열이고 후자는 캐릭터 브랜드 쪽이다. 자신의 몸이 슬림하다면 캐릭터 브랜드 쪽으로 가면 된다. 반면 자신이 풍채가 있고 좋은 소재로 오래 입고 싶으면 신사복 쪽으로 가면 된다.

 

신사복 계열 브랜드가 원단이 좋고 좀 고가 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최고는 갤럭시다. 제일 모직 원단을 사용하는 우리나라 제일의 브랜드다. 요즘은 젊은 층을 잡기 위해 하위 라벨 계열이 별도로 나온다.

 

총알이 좀 있으면 갤럭시, 마에스트로, 팔 질레리, 폴 스튜어트 매장에서 구매하면 되시겠다. 이들 브랜드들은 정통 클래식을 기반으로 한 전통있는 브랜드들이다.

 

자신이 매우 어깨가 좁고 슬림하다면, 그리고 아울러 총알이 별로 없다면 지오지아, 지이크 패런하이트, 엠비오에서 선택하면 된다. 이들은 모두 캐릭터 정장 브랜드들로 원단은 별로 안 좋지만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젊은 층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브랜드다.

 

가격대는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대체로 백화점에서 많이 나가는 브랜드별로 가격대를 표시해 놓은 그래프가 있어 첨부한다. 이걸 보고 자신에게 맞는 수트를 가듬해 보면 되겠다. 장전된 총알과 지향하는 바에 따라.

 

 

 

 

 

 

이렇게 대충 큰 틀을 잡았다면 이제는 디테일을 정해야 한다. 디테일이란 쉽게 말해서 옷의 세부적 형태 차이를 말하는 거다. 쉽게 말해서 일명 디자인.

 

수트는 크게 더블 브레스트 수트와 싱글 브레스트로 나뉜다. 더블은 우아하고 싱글은 날렵하다. 특히 싱글 브래스트에 베스트를 더하면 그야말로 남자가 풍길 수 있는 최고의 세련미를 낼 수 있다. 엔날에 피어스브로스넌이 007에 주연으로 나올 때의 영화 속 장면을 생각하면 쉽다.

 

단, 자신이 매우 뚱뚱하다면 더블 브레스트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배 나온 것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자신이 뚱뚱하다면 싱글 브레스트 수트를 선택하고 자신이 왜소하고 키가 작다면 더블 브레스트를 선택하자.

 

싱글 브레스트 수트는 단추 갯수로 다시 세분된다. 가장 무난하고 대중적인 것이 투 버튼이다. 이의 변형이 원 버튼 또는 쓰리 버튼. 요즘은 쓰리 버튼 수트가 거의 나오지 않지만 몇 년 전까지 대세였다.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스타일은 투 버튼이니 이를 선택하면 무난하겠다.

 

한 가지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은 단추를 모두 채우지 말라는 거다. 원 버튼이야 버튼이 하나이니 문제가 없지만, 투 버튼과 쓰리 버튼은 달려있다고 모두 잠구고 다니지 말자. 투 버튼은 윗 단추만, 쓰리 버트는 될 수 있는 대로 가운데 단추만 잠근다. 이게 관행이란다.

 

보통 더블 브레스트 수트는 라펠(깃)을 피크트라 불리우는 라펠을 사용하고, 싱글 브레스트 수트는 노치드라 불리는 라펠을 사용한다. 피크트 라펠은 라펠의 끝이 어깨 쪽으로 뾰족히 올라가 있어 어깨를 강조한다. 어깨가 왜소한 사람에게 좋은 라펠이다.

 

더블 브레스트 수트도 버튼 수에 따라 외형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투 버튼, 4버튼, 6버튼, 8버튼 까지 있다. 가장 무난한 것은 6버튼. 버튼 수가 많을 수록 V존이 좁아진다. 더블 수트도 마지막 단추는 잠그지 않는 것이 관행이지만 8버튼 수트는 단추를 모두 잠그는 게 정석이다.

 

수트의 장점 중 하나는 자신의 약점인 체형을 감춰줄 수 있기에, 수트를 적극 활용하면 신체의 결점을 보완하여 타인에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러니 체형에 맞게 수트 선택을 잘하면 플러스 요인이 됨을 잊지 말자.

 

싱글과 더블로 분류한 이 지점에서 세 가지 수트 스타일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수트는 그 본고장이 서구이기에 그곳에서 재단하는 방식이 굳어져서 서로 다른 스타일을 만들어 냈다.

 

서구 수트 스타일은 크게 3가지로 대별된다. 브리티쉬 세빌로에서 시작되어 세계적으로 퍼진 브리티쉬 스타일. 그리고 이게 미국으로 넘어와 실용적인 미국 양식으로 변형된 아메리칸 스타일. 마지막으로 이 두 양식의 장점을 조합하여 이후 남성 수트 양식을 선도하고 있는 이탈리안 스타일.

 

현재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캐릭터 수트 브랜드들은 이탈리안 스타일을 따르고 있다. 몸에 꼭 맞고 어깨에 긴장감을 빼며 몸을 따라 흐르는 듯한 모양새를 보면 그렇다. 하지만 바지는 국적 불명이다. 이탈리안 수트의 바지라인은 테이퍼드 형식인데, 우리나라은 그냥 일자다.--;;

 

참고로 바지 양식에도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턱(주름)이 없는 바지이고, 다른 하나는 턱이 있는 바지다. 바지 앞에 주름(턱)이 한 개 있으면 원턱, 두개 있으면 투턱, 없으면 노턱이라 한다. 턱이 있으면 활동하기 편하고 보기에 우하하긴 하지만 바지 통이 넓어져 어벙벙해 보인다. 그냥 노턱을 입는 게 요즘 대세다.

 

이에 비해 브리티쉬 스타일은 허리에 여유가 있고 어깨가 강조된다. 뒤의 벤트(터짐)는 양쪽이 터진 사이드 벤트. 벤트가 없는 것도 있다. (이탈리안 스타일 역시 벤트가 양쪽에 나 있다.) 바지는 대체로 턱이 있고, 통이 넓은 편이다.

 

아메리칸 스타일은 실용성만 강조되어 멋하고는 거리가 멀다. 벤트도 센터 벤트이고 좀 펑퍼짐한 스타일. 존 F 케네디가 입어 유행시킨 수트 스타일이다. 우리나라에서 60-70년대 소공동 수트가 바로 이 아메리칸 스타일이다.

 

요즘 수트들은 위 3가지 정통에서 약간 변형된 스타일이 주류 이루고 있기 때문에 입어보고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다. (정통 브리티쉬 스타일을 표방하는 모 브랜드도 이탈리안 스타일을 많이 가미하고 있다.) 우선은 해당 수트 브랜드가 어떤 스타일을 지향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들어가면 도움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 스펙이다. 줄 자를 갖고 어깨, 목 둘레, 가슴둘레, 팔 길이, 다리 길이, 허리 등을 정확히 측정해서 표를 만들어 놓으면 수트 선택에 매우 유리하다. 그냥 100사이즈라도 브랜드 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반드시 몸 스펙과 옷 치수를 가늠해 가며 입어봐야 한다.

 

그러면 아무리 저주받은 몸이라도 얼추 맞는 수트를 고를 수 있다. 말라서 고민인 사람들은 본이나 지오지아 브랜드를 선택하면 최선이 될 수 있다. 다른 브랜드보다 한 칫수 적은 사이즈가 더 있다.

 

자, 다시 정리해보자. 싱글 브레스트를 선택하면 베스트를 더할 수 있어 좋다. 그리고 제일 무난하다. 이탈리안 스타일-싱글 브레스트-투 버튼-사이드 벤트.

 

색깔은 회색 계열이나 청색 계열. 최상은 네이비라 불리우는 짙은 감색 한 벌과 차콜 그레이라 불리우는 쥐색 한 벌. 채도는 높을 수록 좋다.

 

이제 마지막으로 하나 남았다. 원단이다. 수트의 7할은 원단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원단은 수트 그 자체이자 얼굴이다. 그래서 5만원 짜리 수트를 입으면 절대 안된다. 사람이 후쭐근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추동복 위주로 말씀드리면, 100% 양모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다. 양모와 여타 직물이 7:3의 비율르 섞인 혼방도 괜찮다. 하지만 절대 피해야 할 것은 TR소재나 나일론 아니면 이 둘의 혼방이다.

 

오래 입지 못할 뿐더러 몇 번만 세탁하면 수트의 형태가 망가진다. 그리고 매우 결정적인 것은 없어보인다. 가끔 유명 브랜드 상설할인 매장에 가면 TR소재로 10만원대 수트가 있는데 절대 사지 마시라. 몇 번 입지도 못하고 수트가 후쭐근해 진다.

 

남자는 자고로 자연에서 얻은 천연 소재의 옷을 입어야 한다. 캐시미어, 양모, 모헤어, 알파카, 면 등의 직물로 짜여진 옷들이 비싼 이유가 다 있는 거다. 변하지 않고 오래가고 따뜻하다.

 

그러니 조금만 예산을 책정해 천연 소재로 짜여진 옷들을 구매하자. 아울렛에 가서 잘만 고르면 정말 저렴하게 장만할 수 있다. 백화점 가서 알파카 코트를 100만원 주고 사는 남자는 멍청이다. 원가가 20만원 정도밖에 안 돼기 때문. 아울렛 가서 발품 팔면 돈 절약하는 거다.

 

그리고 아울렛 매장 가서 수트 브랜드 들어가 입어보고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할 게 있다. 양복 왼쪽 안 주머니에 있는 섬유의 조성을 꼭 확인하자. 아무리 멋진 수트라도 거기에 나일론이나 TR소재가 50% 이상 섞여 있다면 과감히 버리고 모 100%인 수트를 고르도록 하자.

 

뭐, 원단 이야기는 생략하겠다. 맞춤 양복 하지 않을 바에야 별로 소용이 없어서다. 그래도 제일모직 계열의 수트 브랜드들은 자사의 원단을 사용한다. 제일모직 원단을 사용하면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그나마 기성복 브랜드에서 템테이션 급으로 수트를 살 수 있는 곳은 제일모직 계열 브랜드밖에 없다. (다른 곳들은 그냥 100% 양모라도 한 마에 1만원 정도도 하지 않는 원단들임)

 

이제 멋지게 입는 일만 남았다. 기성복을 산 것이기 때문에 약간의 수선은 불가하다. 수선이 필요한 곳은 소매나 바짓단 정도만 손본다. 그 외에는 절대 건들지 않는다. 소매는 자신의 손목에 약간 튀어나온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에 맞춘다. 셔츠 손목 끝부분 1~1.5센티가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대충 시계차는 선에서 맞추면 얼추 맞는다.

 

바지는 구두를 덮으면 안된다. 구두 위로 일자로 떨어져야 한다. 이탈리안 수트의 대부분 바지 통은 17센티 정도 된다. 키가 더 크면 18센티까지 넓어질 수 있다. 통이 너무 좁으면 쫄바지가 될 확률이 높고 너무 넓으면 어벙벙해 지기 때문에 17~18센티 사이에서 타협을 보면 될 것이다. (아, 그리고 수선시 모닝컷으로 해 달라면 구두에 닿는 부분은 짧게 뒤는 길게 수선을 해 준다.)

 

아래는 이상적인 수트 스타일을 나타내는 사진이다. 모두가 이렇게 입을 필요는 없지만 이렇게 입는 게 요즘 이탈리안 스타일의 정석이라니, 수트 입기가 어색하면 따라하면 좋을 듯하다.

 

 

기본이 됐다면 아래처럼 입고다녀보자. 이왕 수트를 산 거....멋있게 입으면 1석 3조가 아닐까. 셔츠 3벌에 타이 5개면 위에서 구입한 수트 2벌로 무궁한 조합을 산출할 수 있으니...뭘 입을지 고민은 샥 가실듯하다.

 

 

 

어쨌든 아무개의 수트 구입이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다. 내가 입을 수트를 만들기 위해서 이리뛰고 저리 뛰며 공부하던 때가 엊그제 같다. 원단 공부하고 자켓만들려고 쌩지럴 떨던 때가 그립긴 하다. 의외로 수트 구입에 대한 정보를 갈구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아 요런 페이퍼를 작성하게 됐다. 서재에 이런 정보라니...참 언밸런스 하다. 그치만 분명히 필요한 분들도 있겠지. 여튼 잘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쓴 김에 다음에는 맞춤 수트에 대해서 말해 볼까 한다...뭐, 것두 읽어 주는 분들이 있어야 가능하겠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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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6-10-19 20:53   좋아요 0 | URL
일단 글쓴 분이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 지 알아야 합니다. 파크랜드는 아저씨들이 입는 브랜드죠..--;; 바지가 일자스타일이고 재킷도 좀 여유있게 나오는 편입니다. 물론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는 라인이 있긴하지만 가격 대비 비추입니다.

아버지 수트를 구매할 요량이시면 로가디스나 캠브리지 가시고요, 글쓴 분의 수트를 구하시려면 젠 매장에 가셔서 피에르가르뎅 최고급 수트를 고르시기 바랍니다. 30만원 정도 주면 구매할 수 있습니다. 싸게 사시려면 12만원 짜리 수트도 좋습니다~

보통 아울렛은 9-10월에, 아주 가끔 11월에 수트대행사를 합니다. 그때 구매하시면 좋습니다. 하지만 아울렛에는 상설 할인 부스가 간헐적으로 형성되고 있으니 자주 가 보시면 저렴한 수트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물론 브랜드를 염두에 두고 가시면 선택지가 현저히 줄겠지만요.

지이크 페런하이트는 캐릭터 브랜드입니다. 50대가 입기 적절하지 않습니다. 50대면 지이크 보단 파크랜드가 낫습니다~

좋은글감사합니다 2016-10-31 23: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젠 온라인으로 들어가서 피에르가르뎅으로 알아보고 추려봤는데요.

[2016] 피에르가르뎅 S/S 다크그레이 이태리원단 울100 솔리드 슬림핏 춘하 정장 (PCBA01-003)
44/78
23.8


[2016] 피에르가르뎅 F/W 다크그레이 수입원단 울100 체크 슬림핏 추동 정장 (PCBD01-022)
36.6

[2016] 피에르가르뎅 S/S 다크네이비 이태리 원단 울100 슬림핏 춘추 정장 (PCBA01-001)
23.8 입니다.




23.8짜리 구매해서 12/3 결혼식날 입으려고 하는데요.
외투로 코트입으면 춘하복도 괜찮을까요?

그리고 포항 젠 매장이 없네요ㅜㅜ
대구까지 가야 할 것 같은데..(그나마 가까운..)
백화점에서 사는 것보다 온라인이 더 싸겠죠?
백화점에서 입어보고 온라인으로 사는게 옳을까요?

서울까지 오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만약 가는 일이 생기면
젠 수원 영통점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까요? (여기가 메인인 것 같은데..)

yamoo 2016-11-12 21:37   좋아요 0 | URL
죄송합니다. 답글이 많이 늦었네요. 좋은 선택 하셨을 거라 사료됩니다! 23.8짜리 사셨나요? 두루 입고 다니시길! 따로따로 캐주얼로도 입고, 외투와 함께, 그리고 파카 또는 패딩 베스트와 함께 입으셔도 됩니다. 열심히 입어주시는 게 수트 값을 빼는 길이죠~^^

정장초보 2016-11-07 16: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장구입 초보라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이글을 발견하고 너무 명쾌한 설명이 되어있어 일단 감사말씀드리구요.
제가 40대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정장초보인데요.
덩치가 좀 있습니다. 186에 87키로정도 되거든요.
아무래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정장몇벌은 갖추어야 격식있는자리에 어울릴듯하여
지난 여름에는 아울렛에서 갤럭시GX 그레이와 바쏘의 REDA라는 원단으로 만든수트를 구입했습니다.
아울렛임에도 둘다 50만원넘게 준걸로 기억하네요.
정장은 잘 모르지만 기존에 자켓은 정장스타일 자켓을 자주 입었었는데
브룩스 브라더스 자켓들이 참 마음에 들더군요.
그래서 겨울정장은 브룩스브라더스의 그레이헤링본원단으로 아울렛에 나온걸 봤는데요.
옷은 아주 마음에드는데 90만원대가격이라 이걸 구입하는게 좋을지
말씀해주신대로 원단을 끊어다가 맞춤하는게 좋을지..
가격대비 어느방향으로 가야할지 한번 여쭤보고 싶습니다.
초면에 긴글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구요...
부디 답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yamoo 2016-11-12 21:52   좋아요 0 | URL
어이쿠~ 답글이 많이 늦었네요...^^;;
40대 초반에 186-87이면 정말 몸 스펙이 좋습니다요! 어떤 정장을 입든지 잘 어울리실 듯합니다. 체격이 좋으시니, 저는 휴고 보스를 강추드립니다. 님과 같은 당당한 체격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수트 브랜드가 휴고 보스입니다~ 물론 브룩스 브라더스 수트도 좋지요. 거긴 주로 사이즈가 큰 수트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니 만족하실 듯합니다~ 브룩스 수트...비쌉니다. 휴고 보스는 좀 더 비싸죠~ 90만원을 투자하신다면 로로피아나나 제냐 원단 중상급 원단으로 맞춤을 하시는 게 가성비 대비 갑이지요. 로로피아나 원단 1야드 20만원 정도 원단이면 좋습니다. 제일모직 슐레인급을 한참 상회합니다. 슐레인은 제일모직 원단 등급중 1pp 바로 밑 등급이죠. 1야드 8만원 정도 합니다. 로로피아나나 에르메도질도 제냐 1야드 20만원 정도면 탑급입니다. 레다 원단도 좋지만 로로나 제냐보단 안 쳐줍니다. 로로나 제냐 원단 20만원 짜리 3야드 원단으로 공임비 40만원만 투자하면 500만원 정도급의 로로나 제냐 매장 동급 원단으로 만들어진 수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어떤게 경제적인지...슐레인급 정도만 해도 일반 백화점 제일모직 매장에서 거의 볼 수 없습니다. 1야드 8만원*3야드=24만원. 공임 40만원이면 64만원 선에서 백화점 매장가 150만원 대를 넘는 수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취사선택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단, 우리나라에서 공임이 가장 싼 곳은 광장시장 내 맞춤 전문점과 광장시장 인접 지하상가 양복점들입니다. 공임은 40만원 정도 합니다. 여기서 맞춤을 할 시 주의할 것은, 공임이 싸기 때문에 세세하게 주문하지 않으면 그냥 아저씨 수트가 만들어집니다. 펑퍼짐하고 멋대가리 없는 수트요. 본인이 가장 많이 입고 만족하는 바지와 재킷을 갖고 가서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하면 거의 비슷하게 나옵니다. 절대 비용을 다 지불하지 말고요, 입어보고 모델이 된 옷과 다르면 잔금을 주지 않는다고 해 보십쇼. 수트가 완성도 있게 나옵니다. 브룩스브라더스 재킷들이 잘 맞으신다니, 그 재킷을 갖고 가서 최대한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됩니다~

님의 건투를 빕니다!ㅎ

좋은글감사합니다 2016-11-15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뇨 아직 구매 안했습니다 ㅎㅎ
완전 급한게 아니라서요.

1년차 된 엠비오 정장 34~36만원정도면 괜찮은가요?
원가가 상하의 합쳐서 82만원정도거든요
모는 90%넘어요 거의 100%정도?



+ 지금 서울에 있는데요.
가산 정말 좋네요^^

금강제화 구두가 6.9에 팔던데
민무늬로 무난한 검정색 구두 하나 get하는게 좋을까요?

yamoo 2016-11-15 13:11   좋아요 0 | URL
그 엠비오 정장..괜찮은 듯합니다. 금강제화 구두..검정색 보단 어두운 갈색 계열 강추드립니다~

좋은글감사합니다 2016-11-16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yamoo님 36만원에 엠비오 15년도꺼 구매하고 왔습니다!!! 드디어...!!!

+

http://blog.naver.com/k-319/220862660815

yamoo님 질문이 있는데, 사진을 첨부를 못해서
따로 링크 걸어뒀습니다.

시간 괜찮으실 때 한 수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좋은글감사합니다 2016-11-23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http://blog.naver.com/k-319/220862660815
추가 질문 드렸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좋은글감사합니다. 2016-11-24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 홍대 푸르지오 상가에서 yamoo님 답글 받기 전에 청바지를 맡겼었는데
그 곳이군요~ㅎㅎ 댓글 읽으면서 ‘ 어.. ? 여기..!‘ 했습니다.

‘ 4)정장을 구매했던 mvio 가산 현대아울렛 매장 통해서 수선실로 보내는게 맞을까요??
수선비는 제가 부담해야겠죠..? 아니면 제가 홍대에 있는데.. 홍대 근처 수선집에 맡기면 좀 위험할까요? ‘

1) 이 질문은 정장기장 수선을 말씀드린건데... 제가 목적어를 불분명하게 해서 정확한 답변을 못 받았네요.. 다시 답변을 요청해도 괜찮겠습니까?

http://blog.naver.com/k-319/220862660815

2) 현재 셔츠는 스파오꺼를 입고 있는데요. (사진에 나왔듯이)
아버지가 저보다 조금 더 작으십니다.
어머니께서는 결혼식날 아버지 셔츠를 고무줄로 셔츠 팔기장을 건드리면 된다고 하시면서
아버지가 결혼식날 입으실 흰색 셔츠 깔끔한거 하나 사오라고 하시는데...
제가 토요일날 가산으로 다시 가는데, 아무 브랜드나 매대에 흰색 셔츠 세일하는 걸 사면 될까요? 이게 조금 걱정인건... 팔 기장은 어머니께서 고무줄로 어떻게 한다고는 하시지만 어깨나 품?등 너무 크면 이상해 보이지 않을까..는 것입니다.

아니면 스파오꺼를 흰색 셔츠를 사드릴까요? ( 사진에 올렸던 제가 입고 있는 셔츠 )
그때 제 셔츠를 잠깐 입고 정장을 입어보셨는데, 셔츠 사이즈는 맞았는데..(물론 팔길이는 좀 길었지만... )
>>>>>3) 혼주용으로 스파오 흰색 셔츠를 입으면 좀 없어보이시지 않을까요??(싸보이지 않을까요?)


제가 구두가 와서 신어보고 입어봤는데요..
4) 정장 바지 통이 큰 감이 있지않나... 싶어서 댓글을 답니다.
밑단을 재보니 18.5더라구요..
보통 제 바지 밑단을 보면 16~16.5정도인데...
그래서인지 크게 느껴지더라구요..
정장도 처음 구매할 때, 기장 수선만 들어간거라 그만큼 밑단이 커진 것 같은 느낌이라서요..
yamoo님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제가 키가 작아서 이런 핏에 대해서 엄청 민감하네요..;

5) 구두는 발을 앞으로 다 붙였을 때,
뒤꿈치쪽으로 검지 손가락(엄지와 중지 사이 2번째 손가락)이 하나 들어갈 정도입니다.
평소 260 운동화를 신어서 255로 주문했는데... 사이즈를 하나 더 작은거로 해야할까요??

yamoo 2016-11-26 13:10   좋아요 0 | URL
키가 작으신거 같습니다. 정장 길이 수선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차려자세로 섰을 때 손가락이 시작되는 마디있죠? 거기에 맞추세요. 차려자세에서 수트 밑단이 손으로 충분히 잡혀지는 길이가 좋습니다. 홍대 수선집에 맡기는 게 좋을 듯합니다~

아버지가 결혼식날 입을 셔츠를 스파오 브랜드에서 사면 안돼죠! 백화점 세일 브랜드의 경우 아버지에게 목둘레나 팔길이가 안 맞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맞춤 셔츠가 답입니다. 만일 맞춤을 할 시간이 없다면 유니클로 셔츠 코너에서 제일 작은 s사이즈를 사면 얼추 맞을 것도 같습니다. 팔 길이는 수선을 해야 할 듯하네요. 셔츠를 구입할 시 반드시 면100%를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키가 작으시고 마르셨으면 정장 바지 통은 16으로 해도 되겠습니다~ 바지 기장은 구두에서 살짝 꺽이는 하프 컷이나 노브레이크(복숭아 뼈가 살짝 보일정도로 즉 구두에서 접히지 않고 구두 위로 딱 떨어지는 길이)로 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구두는 약간 큰 듯하니, 얇은 깔창하나 넣으시면 적당히 맞겠습니다~

좋은글감사합니다 2016-12-03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덕분에 오늘 결혼식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아버지 셔츠도 예작 셔츠 세일할 때 구매해서 입혀드렸는데 괜찮더군요 ~!

발꿈치 위쪽뒤쪽편에 자꾸 스쳐서 아팠는데
구두를 꽉 조이니깐 좀 괜찮더라구요..
(검지손가락 하나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 있더군요.)
그런데 신발을 벗기도 불편하고.. 신을때도 구둣주걱을 사용하는데도 불편하더군요...;;

조언해주신 대로, 얇은 깔창 하나 넣으려고 하는데..
구두 밑창이 안빠지는데.. 그 위에 덮어 씌워야 하는건가요?
그러면 신발을 벗어 놓으면 검정색 깔창만 보여서 보기가 좀 그렇더라구요..
기존에 있던 깔창 밑에 넣으려고 해도... 안 빠지는데
방법이 없나요?


결혼식 때문에 정장을 샀지만
그대로 장롱 속에 넣어두기가 싫어서
세퍼레이트로 연출하고 싶은데요
바지만 바꿔서 입으면 되는건가요?
쥐색 정장인데..
어떻게 입어야 괜찮을까요?
홍대에서 계속 거주하는데요.
정장을 풀셋으로 입으면 차려 입은다는 소리를 들을까봐서요...

yamoo 2016-12-09 12:12   좋아요 0 | URL
발꿈치 뒤쪽에 덧대는 게 있습니다. 다이소 가면 파는데, 그걸 붙이면 뒷꿈치 까지는 걸 방지할 수 있어요.

쥐색 정장이면 바지를 슬랙스로 입으시면 좋을 듯합니다. 좀더 밝은 회색 플란넬 바지나 네이비 울 슬랙스 또는 갈색 계열의 울 바지를 입으시면 될 듯합니다.

정장 바지를 활용할 경우엔 트위드 재킷이나 네이비 또는 베이지 계열의 재킷과 함께 입으시면 좋을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01-05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안녕하세요 먼저 글 잘 읽었습니다. 새해복많이받으시구요ㅎㅎ 저는26이제 취준생입니다. 예전에 학교발표때문에 킨록앤더슨? 이라는 브랜드에서 다크네이비색을 샀습니다. 슬림한라인을 샀구요. 이번에 면접용으로 챠콜그레이색으로 정장을 하나더 맞춰보려고 합니다. 검색을 여러곳에서 해보니 캐릭터정장은 걸러라.. 신사복브랜드로 가라 이런말이 있었으나 제입장에서 볼때 제 나이때에서 펑퍼짐하게 큰옷입고다니는 사람은 제가아는선에선 없습니다. 또한 사회초년생 대학생이라 그런브랜드 슬림한 라인을 보더라도 가격이좀 부담되는게 사실이구요ㅎㅎ 나중에 신사전문기성복으로 가더라도 지금 당장은 젊은고객층을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를 픽하는게 제생각엔 맞다고 보고 질문하여부탁드립니다. 어떤 브랜드 선택이 옳은걸까요? 주머니사정고려해서 검색을 해보니 레노마 엠비오 피에르가르뎅 등등 여러곳이있었습니다. 추천해주실만한곳이 있나요? 그리고 바지밑단통이 단면 18.5 인데 제 신체스펙이 170/58입니다. 좀.. 넓다생각되는데 좀 줄여도 가볍게 보이진않을까요?. 글 정말 잘 읽었고 보시는대로 여유되실때 소중한 한마디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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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가 알 수 없는 일상어 중 하나가 '패션디자인'이란 단어다. 이 단어는 무수히 회자된다. 관련 책도 정말 셀 수 없이 나와 있고, 끊임 없이 출간되고 있다.

 

일단 '패션디자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간 된 책들을 보자.

 

 

 

 

 

 

 

 

 

 

 

 

 

 

 

 

 

 

 

 

 

 

 

 

이런 책들은 딱 세 부류다. 패턴 메이킹 방법을 그림을 통해 알려주는 책이거나 패션지 기자 출신이 쓴 스타일 이야기. 그리고 의상학 및 패션학과 교수가 자기 교과서로 쓴 책.

 

위와 같은 책을 보면, 한결같이 디자인의 본질에 대한 얘기는 없다. 오로지 '패션'과 디자인' 그리고 '스타일'을 디자이너들과 함께 말하고 있는데, 그 의미도 쓰는 사람 마음대로다. 세부 전공자에 따라 다루는 의미는 조금씩 다르지만 책의 내용은 대개가 비슷하다.

 

아무 책이나 열어보면, 주구장창 디자인 얘기하다가 갑자기 디자이너 예기로 넘어간다. 그도 아니면 스타일 얘기하다가 갑자기 브랜드와 패턴 얘기로 여백을 메우고 있다.(순서가 바뀌기도 한다) 패션과 디자인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은 전무하다.

 

예전에 까치출판사에서 나온 마릴리 혼 & 루이스 구렐의 <의복>(까치,1988)이라는 책이 있었다. 이 책의 부제는 '의복 ; 제2의 피부'였다. 그나마 이 책이 의복의 본질을 어느 정도 고찰하고 있는 책이다. 의복의 기원에서부터 시작해서 의복이 문화로써 어떻게 자리매김했고, 어떤 상징을 얻었는지 역사적으로 고찰해 주고 있다. 하지만 역시나 이 책에도 '패션'과 '디자인'에 대한 개념적 고찰은 거의 없다. (이상하게도 이 책에는 패션디자인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도대체 '패션'이 뭔가? 스타일인가 아니면 패턴인가. 그도 아니면 그냥 유행인가? '패션'이라는 단어는 이들 각각을 지칭하지만, 스타일, 패턴, 유행, 브랜드 그리고 디자인을 아주 가뿐하게 넘어 다닌다. 정말 꺼리길 것도 없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심지어는 아주 복합적(이중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패션 스타일'이란 게 바로 그런 거. 개념이 매우 넓은 단어임에도불구하고 이 단어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저자는 정말이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뭐, 전무하지는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왼쪽의 책들은 그나마 '패션'에 대해서 진지한 접근을 하고 있긴 하다. (특히 패션 철학은 그나마 시도는 하고 있다) 하지만 나열식이다. 이도저도 아닌 가장 좋지 않은 소개 방식이랄 수 있다. 역시나 이들 책에도 패션에 대한 개념적 고찰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의상과 패션디자인>은 정말 심하다. 옷과 패션을 그냥 동일선상에다 놓고 자기 하고 싶은 얘기를 해댄다. 엄연히 개념을 명확히 하고 자기 얘기를 해 나가야하는데, 의상에서 그냥 브랜드로 넘어간다. 뭐, 다른 패션디자인에 관계된 책이라고 다를 건 없어 보인다.

 

 

'디자인'이라는 개념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종합대학치고 디자인과가 없는 학교는 별로 없다. 산업디자인 과나 실내디자인 과 등 여타 '디자인'이 붙은 학과가 설치돼 있고, 전문대학에서도 꽤 많은 학과가 설치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것은 디자인 학계나 업계에서 이 '디자인' 개념에 대한 철학적 작업이 하나도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난 달 <철학자의 디자인 공부>라는 책을 보았는데, 거기서 저자가 밝힌 사실이다. 

이 책의 저자는 철학자 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스테판 비알이라는 사람이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믿을 수 없었던 사실을 소개해 보겠다.

 

디지인은 이미 백년 전에(독일에서) 탄생했는데도 여전히 제대로 된 이론조차 없이 고아 신세를 면치 못하는 처지다.  이 점에 대해 마리 오드 카라에스는 <디자인 연구를 위하여>라는 글에서 "프랑스 디자인에 대한 참고 문헌은 여전히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고, 그 어떤 명확한 자료도 없으며, '디자인의 영역과 목표를 상세히 밝혀주는' 그 어떤 시도도 없었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디자인과 실제로 밀접하게 연결된 영역들(예를 들면 미술이나 공학)과 디자인 사이를 나눠주는 확실하고 절대적인 구분이 없다는 것이다. 이 분야들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침투성으로 인해 어느 시점에 한 분야가 멈추고 다른 분야가 시작되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p 14)

 

패션과 디자인 선진국 중 하나라는 프랑스도 이러한데, 하물며 우리나라는 말해서 뭘할까. 특히 패션과 아주 밀접하지만 패션의 따라지로 격하된(그런 인상이 짙은) '디자인'은 정말 난감한 분야다. (패션은 디자인의 변형만을 주어 다음 철 수입이 저절로 확보되는 신기한 분야다.)

 

계속 비알이 말하는 바를 따라가 보자. 그러면 위에 내가 언급했던 디자인 분야(학계와 출판물)의 핵심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드러난다.

 

디자인은 이제 역사가 분명히 정립되고*1), 직업상의 실무가 확실히 파악되었으며, 전 세계 교육기관의 목록이 작성된 데다, 작업 방법 및 도구의 수준도 높아지고, 영햑력을 발휘하는 주요 인물들이 만인에게 알려진 분야다. 그렇기에 이런 분야가 오늘날 이토록 막연한 개념 속에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히 놀랍고도 상상이 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pp 14-15)

 

바로 이거다. 역사가 분명하고 만인에게 알려진 분야이지만 합의된 개념없이 중구난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거다. 이와 같은 이상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학문 분야는 무엇이 있을까? 선뜻 생각이 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현재 '디자인'은, 그러니까 쓰는 사람 마음이다. 코에 걸면 코걸이가되고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된다. 비록 최근에 '디자인'의 개념이 '사고에 대한 기획'이라고 폭넓게 지지를 받고 있긴 하다. 하지만 막연한 개념을 교통정리 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패션이라는 개념은 '디자인'의 하위 개념이 분명하지만 자기(패션)가 디자인을 좌지우지 한다. 여기에 현재 '패션 디자인'에 대한 문제 의식이 투영되어 있는 듯하다.

 

패션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으니, 디자이너들은 자기 마음대로 이 개념을 갖다 사용한다. 어떤 사람은 패턴으로, 어떤 사람은 브랜드로 또 어떤 사람은 스타일로.

 

패션이 무엇인지 성찰해 보지 않으니 디자이너들은 항상 소재를 바꾸고, 길이를 변화시키며 주된 색상을 해마다 정한다. 이게 유행을 타면 패션 디자이너들은 또 다음해를 위해 같은 일은 반복한다.

 

물론 소재가 중요하고, 패턴이 중요하며 디자인(시루엣)이 중요하다. 세련미와 완성도는 최고로 간주된다. 이런 것들이 우리가 패션을 평가하는 기준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런 기준이 패션이 무엇이라는 것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위에서 패션은 디자인의 하위 영역이라 했다. 그 이유는 옷의 경우 무언가를 고안하기 위해 애쓸 필요가 별로 없기에 그렇다. 형태가 기능을 따르기 때문.

 

그래서 패션의 경우는 특이한 패턴의 경우도 특허를 받을 수 없다. 프라다의 어떤 옷 디자인(형태)을 누가 베꼈다 하더라도 프라다가 소송을 통해 디자인에 대한 어떤 권리를 요구할 수 없다는 거다.

 

그렇기에 패션의 아주 기본적인 토대는 옷(옷의 형태)으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유행과 스타일과 패턴은 이 기본적인 옷(의복)으로부터 파생되었기 때문이다.

 

원형적인 옷의 형태는 단순하다. 단순하게 두 개로 대별할 수 있다. 몸통, 팔, 다리를 각기 따로 감싸는 천을 이은 것. 이게 옷의 첫번째 형태이다. 두번 째는 원피스형이다. 조선시대 두루마기나 그리스 원로원에서 입던 옷도 모두 통으로 된 천으로 몸을 감싸는 것이다.

 

현대의 옷은 이 두 옷으로로부터 나왔다. 그렇다면 생각해봐야 한다. 왜 남자는 기본적인 형태가 바지와 상의를 따로 입게 됐는지. 그리고 여자는 왜 치마를 기본으로 한 원피스형이 기본적인 형태가 됐는지.

 

또한 우임은 어째서 남자 옷이 됐고, 좌임은 여자 옷이 됐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언제 왜 그렇게 됐는지도 확실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좌임과 우임 그리고 단추 여밈의 방향은 근대 복식을 특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에 그렇다.  

 

벗고 입음에 대한 고찰도 해 봐야 한다. 야생의 시절 인간은 벗고 있었다. 문명이 시작되자 옷을 입게 됐지만 현대에 들어서조차 사람들에게 옷이 필요없는 시간이 늘고 있다. 사람에게 옷이 필요하지 않을 때, 즉 벗고 있을 때 디자이너들은 옷에 대해 좀더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옷의 벗음과 입음을 통해 몸은 자신의 안과 밖을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를 주절거려 봤지만, 결론은 하나다. 디자인처럼 패션도 자신의 기본 개념에 대한 막연함을 없애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거다. '입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성찰하면 '옷을 짓는 다'는 행위에(패션이 아니다!) 대해서도 새로운 차원의 의미를 열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세계적인 패션 명품 회사가 패션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방식은 패션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결여되어 있다.(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거기에는 반복되는 주제, 기발한 아이디어, 현란한 디테일에 대한 그럴듯한 포장만이 넘쳐난다.

 

이제 패션은 디자인의 하위 영역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형태가 왜 기능을 따를 수밖에 없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이게 아니라면, 형태의 디자인으로 자신을 정의내리려 하지 말고, 보다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런 시도는 패션이 무엇인지에 대한 나름의 답을 낼 수 있는 중요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겠다.

 

 

 

*1) 디자인은 역사가 분명한 분야가 됐다. 19세기 중반 디자인의 원형적인 개념은 영국에서 탄생되었다. 그리고 20세기 초 독일을 거쳐 미국에서 온전히 구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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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4-11-29 0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학 시절 예술대학 교양수업으로 들었던 `의복의 역사` 강의가 생각나네요.
그 강의는 `디자인`이나 `패션`의 개념이 아니라 말 그대로 복식사를 다룬 강의였지만요.

yamoo 2014-11-29 15:03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감은빛님! 잘 지내시죠~^^

저는 수업을 패션 디자인이란 과목을 들었는데....수업 내용은 패턴 메이킹이였어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복식 미학이란 강의는 입체 드로잉만 배우다 끝났습니다.ㅋㅋㅋ 젠장 이에요..ㅎ 수업 내용과 과목명이 따로 놀고 책도 따로놀고..ㅋㅋ 이 무쉰 난리인지요..ㅎ

온동건 2018-05-13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책을 서핑하다가 너무나도 듣고싶었던 내용을 댓글로 보게되어 서재에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위에 내용에 대한 자세한애기를 조금더 나눠보고 싶은데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onmimo90
카톡으로 연락주세요 꼭 애기를 나눠보고싶습니다. 선생님
 

사람은 오래 살고 볼 일이란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은 일을 경험했습니다.

뭐, 위 말은 오래 살아가다보면 버라이어티 한 일을 많이 겪는 다는 의미일 텐데, 어제 제가 그런 일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올 1월을 전후하여 정말 후덜덜하게 살고 있습니다. 혼자 뭔가를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정말 후덜덜한 일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고 있습니다. '제길!', '빌어먹을 대한민국'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그건 뭐 지금도 매한가지..

 

뭔가 기반이 없는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에서의 삶은 팍팍함 그 자체인듯 합니다. 이런 생활 와중에 홍대 주변에서 흔치 않은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뭔, 일 때문인지 저는 어제 저녁에 홍대 근처에서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배가 약간 출출해서 홍대역 9번 출구에서 가까운 떡볶이 포장마차에서 튀김과 오뎅을 먹고 있었습니다. 역 바로 나오면 4개의 포장 마차가 있는데, 여기 튀김과 떡볶이 그리고 오뎅의 맞은 일품입니다. 2000원 어치만 먹어도 배가 부릅니다~ㅎ

 

먹고 나니 갑자기 약속이 잡혀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홍대 주변에서 배회한 이유가 아마도 약속 때문이었던 거 같다는 생각이 퍼뜩 스쳤습니다. 배가 출출하여 오뎅과 튀김 생각이 홍대역 근처로 저를 인도했나 봅니다..ㅎㅎ

 

시간 여유가 좀 있어서 천천히 역으로 가는 가는 찰나에, 어떤 아방한 옷차림의 엄청 큰 청년이 저를 막아 섭니다. " 저..시간좀 내 주실 수 있으세요?" 전, 직감했지요. 흠~ 도를 아십니까를 묻는 사람들이군. 째려보면서 없다고 하고 그냥 갈려고 했습니다.

 

근데, 갑자기 하는 말이 "옷을 너무 얘쁘게 입으셔서요"라는 말이 그 청년 입에서 튀어나옵니다. 갑자기 '도를 아십니까'가 아니라 '이 친구 게이 아닌가?'란 생각이 쓰치면서 얼른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다시 아방한 옷차림의 여자분이 제 발걸음을 멈추게 하며 말합니다. "저희 이상한 사람들 아니에요!" 하지만 저는 생각했지요. 이상한 사람들 같습니다. 아방한 옷차림부터가 수상해서 잔뜩 경계하고 있었지요.

 

여자분이 또다시 말합니다. 저희는 크래커라는 잡지사 기자인데 옷을 너무 잘 입으셔서 스트릿 사진에 담을까하고 부탁드리는 거라고 합니다.

 

엉?! 그 크래커 잡지?? 저는 크래서 잡지를 안다고 말하고 크래커 잡지에서 추구하는 스트릿 패션 사진과 지금의 내 스타일은 많이 다른 것 같다면서 제의는 고맙지만 그냥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다시 저를 잡으며 제발 몇 컷만 찍자고 합니다. 자기들이 보기에 정말 잘입어서 꼭 카메라에 담고 싶은 룩이랍니다.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연신 90도 각도로 부탁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그러자고 했지요.

 

그랬더니 다시 90도 각도로 인사하며 감사하다고 합니다. 홍대역 9번 출구로 바로 나오면 첫번째 건물인 휴대폰 매장 앞에서 사진을 몇 컷 찍고 그 다름 건물 앞에서 몇 컷 찍었습니다. 찍기 전에는 입은 아이템이 뭔지 써달라고해서 생각나는 것만 써 줬습니다.

 

특히 키큰 남자분은 제가 입은 베스트에 많은 집착을 보이셨다능~ㅎㅎ

 

뭐, 몇 분 안됐지만 생각해 보니 참 기분 좋은 경험 이었습니다. 예전에 명동에서 한 여자분이 패션 블로거를 운영한다며 사진을 찍을 수 있냐고 물어본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냥 무시했었거든요.

 

이후 패션 잡지를 보다보니, 그런 제안을 받는 건 옷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유쾌한 상찬이란 걸 알았습니다. 얼굴이 팔리는 게 좀 꺼려지긴 했습니다만, 패션 잡지에서 부탁을 받기는 흔치 않은 일인 거 같아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패션 잡지에 나오는 유명 메이커 옷을 살 정도로 풍족하지도 않고, 또 그런 데에 돈을 들이는 것은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인지라 패션계 종사자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네들은 아이템이 어떤 브랜드에 얼마...라고 말하길 좋아하거든요. 어디에서 샀는지도 무척 따집니다. 하지만 전 싸고 질 좋고 디자인 좋은 옷을 추구하는지라 그네들과 맞지 않는 것 같은데, 이렇게 스트릿 사진을 찍히게 되니 좀 아이러니 합니다.

 

어제 입고 나간 룩입니다. 이게 크래커 기자들에게 그렇게 사진에 담고 싶은 룩인지는 아직도 의문이 들긴 하지만...홍대역 주변의 그 많은 인파들 속에서 저를 찝었으니 제가 모르는 그들만에 눈에 띤 뭔가가 있겠지요. 기념할 겸 사진으로 남겨봅니다. (그들은 뒷모습의 가방도 찍었습니다..ㅎ)

 

청록색 블레이저: 일본 빈티지

안에 브이 넥 니트: 유니클로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블레이저 안에 입은 카디건: 유니클로 울 카디건

바지: 유니클로

베스트: 지이크 패런하이트

체크 남방 셔츠: 유니클로

니트타이: 유니클로

보라색 양말: 길거리표

윙팁 구두: 일본 수제화

시계: 아놀드 바시니

머플러: 이탈리아제(브랜드 이름 까먹음 --;;)

 

아이템 모두를 구입하는 데 쓴 비용 17만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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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4-01-18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햐아~ 예전에 홍콩 가셨을 때 얼핏 보여 주셨던 yamoo 님의 모습보다 훨씬 더 세련된 모습이네요. 패션 잡지에 나올 예정인 더 깔끔한 사진도 꼭 보고 싶네요. 멋지십니다!

yamoo 2014-01-20 15:0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당~^^ 크래커 지에 실릴지 안 실릴지는 나와봐야 알 거 같아욤...데스크에서 짤릴지도 모르니까요..ㅎ 크래커 잡지 스트릿 사진들은 정말 제가 입은 룩과는 많은 차이를 보여서요..그래두 찍히는 게 신기하긴 해요~^^

쉽싸리 2014-01-18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 입니다.
일년 네벌로 버티는 저는 도저히 따라 갈 수 없는 노력입니다. 멋쟁이!

yamoo 2014-01-20 15:12   좋아요 0 | URL
감솨합니다..ㅎㅎ 일년에 네 벌...충분합니다. 그 네벌 중 수트가 2벌이고 나머지가 캐주얼 이라면 일주일을 버틸만한 스타일이 가능하지요..ㅎ
만약 갖고 계신 4벌 중 네이비와 그레이 또는 차콜 그레이를 갖고 계신다면 충분히 4벌로도 스타일을 살릴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네...있는 걸로 어떻게 잘 살려 입느냐가 관건이겠지요.
근데, 4벌로 버터신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8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박이군요 !!! ㅎㅎㅎㅎ. 예전에 왜 한국 사람은 검은 색 옷만 입냐고 불만을 토해내셨던 글을 읽은 적이 있씁니다. ㅋㅋㅋㅋ 근데 스트릿 컷은 저보다 경험이적으시군요... 전 3번 찍혀서 잡지에 실린 적 있습니다. 아마 잡지 3개월치가 배달될 거예요. 사은품도 함께...
그리고 다음에는 얼굴 안 나오고 싶으면 미리 말씀하세요. 얼굴은 나오고 싶지 않다고 하면 안 나옵니다 ( 제 경험 상... ) 하여튼,, 전 이러 패션 좋아합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알록달로하게는 못 입지만요. 이런 색깔 옷 입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더라고요..후후후,..

yamoo 2014-01-20 15:16   좋아요 0 | URL
와우! 그렇군요. 선험자가 있었습니다 그려^^
제 느낌 상 아마도 곰발님의 룩은 크래커 잡지 기자들에 딱 어울리는 룩일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방한 스타일 말이지요~

언제, 곰발님의 스타일 품평을 들어봐야 할 거 같습니다. 우리 조만간 얼른 만남을 갖죠^^

hnine 2014-01-18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기자라도 포섭(?)했겠어요.
오늘의 안구정화 사진입니다^^

yamoo 2014-01-20 15:16   좋아요 0 | URL
오, 감사합니다! 저게 안구정화라니, 칭찬이 지나치시다능~^^

웽스북스 2014-01-19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야무님. 예전에 제가 뵈었을 때랑 많이 달라지신 것 같아요! 완전 멋지시네요! 스타일리쉬-

yamoo 2014-01-20 15:20   좋아요 0 | URL
아, 웬디님, 오랜만이시군요! 네...정말 오랜만입니다. 아, 제가 웬디님을 뵈었을 때가 2007년 가을 무렵 쯤 인가요? 아....세월 참 빠릅니다. 그때가 아마도 '이렇게 입고 다녀도 괜찮을까'..라고 고민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는 회사에 아무거나 입고 다녀서 회사에서 좀 무시를 당한 시절이거든요~ㅎㅎ 2008년을 기점으로 저는 옷을 아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옷의 힘? 뭐, 그런 걸 깨달았다고 할까요..무시하던 회사사람 인식들도 바뀌구요...그런 것들이 종합되어서 많이 달라졌다고 느끼실거 같다는^^ 어쨌든 감사합니다~^^

세실 2014-01-19 0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멋지십니다~~~
특히 넥타이 색 맘에 들어요^^

yamoo 2014-01-20 15:22   좋아요 0 | URL
감솨합니다~~~ 저두 저 타이 때문에 머플러를 저리 맸지요^^ 옅은 보라색이라 보는 즉시 구입했다는...아마도 3년 전에 5000원에 구입했던 기억이 있어요. 원래 저거 3만원 이었던 건데, 철지나 대폭 세일해서 득템했습니당~ㅎ

다락방 2014-01-25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박이네요! 다섯벌의 옷으로 일주일을 나는 저로서는 그저 존경스럽다는.. 스타일리쉬해서 잡지에 나올 수 있다니. 제게는 먼나라 얘기입니다. 다음생에나 가능할 듯 ㅋㅋ

yamoo 2014-01-25 16:27   좋아요 0 | URL
헐~ 정말 다섯벌로 일주일을 나시나요? 믿을 수 없는데요..ㅋ 전에 뵈니, 우월한 기럭지(?)를 자랑하셔서 아무 옷이나 잘 어울리실거 같은데 말이죠. 다락방님은 그냥 맥시코트 하나만 걸쳐도 아우라가 나올 듯!

아, 근데...다락방님 바뀐 프로필 사진이 엔날꺼 보다 훨씬 좋습니다요~^^

다락방 2014-01-25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필에 대한 칭찬은 고맙습니다만 야무님 ㅋㅋㅋ 다른 사람과 절 착각하셨거나 잘못보신 것 같아요. 우월한 기럭지라니 ㅋㅋㅋ 전혀 아닙니다. 저 힐 벗으면 땅바닥에 붙어다녀요 ㅋㅋㅋㅋㅋㅋㅋ

yamoo 2014-01-26 13:24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아니에요...전 정확히 봤어요. ㅎ 근데, 너무 자학하시는 듯~^^;;
 

2013년 11월 18일

까망 까망 하양 까망 까망 회색 밤색

 

2013년 11월 19일

까망 까망 까망 까망 까망 까망 까망

 

2013년 11월 20

까망 빨강 까망 까망 카키 까망 회색

 

2013년 11월 21일

까망 까망 밤색 회색 카키 까망 회색

 

2013년 11월 25일

쥐색 누렁 까망 카키 까망 까망 하양

 

2013년 11월 27일

끼망 빨강 까망 하양 남색 회색 누렁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내 앞 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고 내 휴대폰에 적어 놓은 옷차림 색깔들이다. (몇 일 간격으로 무작위로 선택해서 적었기에 부족하지만 일반화된 경향성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한다.)

 

까망(깜장 또는 검정이 표준어지만 까망이라는 발음이 좋아 이 단어를 선택했다)이 압도적으로 많다. 까망을 제외하고는 누렁(베이지)과 카키(지녹색) 회색(진회색) 남색(네이비)등이 많이 보였다. 하양도 간혹 보였지만 다른 색들은 10명 중 3명 정도이고 그냥 거의가 다 까망을 입고 있다.

 

수트를 비롯하여 코트, 패딩, 파카 등 거의 모든 아우터들의 색깔이 까망이다. 아니면 진회색이거나 진녹색, 어두움 밤색 등 칙칙한 색상 일색이다.

 

정말 단조롭다 못해 희한한 풍경이다(19일은 정말 대박이었음..ㅎㅎ).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까망을 무쟈게 좋아하나부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리 많은 까망을 입을 수는 없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까망을 무쟈게 싫어한다. 왜냐면 까망은 저승사자를 상징하는 장례의 색깔이라 그렇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마귀의 색도 까망이며, 조폭의 옷도 까망이다. 더군다나 보안요원도 까망을 입으며 웨이터도 까망을 입는다.

 

이런 까망을 일상복의 색으로 입는다? 흠, 대단한 용기와 단호한 패션철학이 있지 않는 한 입기에 요원하다. 왜냐하면 까망은 어떻게 입어도 소화하기 힘든 색상이기에. 유일하게 시도할 수 있는 수준이 블랙&화이트 정도인데 이것도 아주 패션의 달인들이나 소화할 수 있다.

 

오~ 그런데 정말 출근길과 퇴근길의 지하철 인파의 물결은 깡망이 대세이다. 가방도 까망 구두도 까망. 사무실이 장례식장도 아닌데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까망을 그리도 많이 입고 다니는 지 모르겠다.

 

도대체 왜 그럴까 곰곰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시시하지만 다음의 3가지다.

 

첫째,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가 옷 입는 거에 도통 관심이 없다. 특히 중년 이상들은 매우 심하다. 그래서 손에 잡히고 편안한 옷들을 즐겨 입는데 싸기까지 한 대부분의 겨울 아우터들이 거의가 까망 아니면 채도가 아주 낮은 칙칙한 색들이다. 따뜻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입고 다닌다.

 

둘째, 세탁비를 아끼기 위해서다. 까망은 때가 탔는지 안탔는지 전혀 모르는, 일명 모든 것을 덮는 색이다. 커피가 묻어도, 김칫 국물이 떨어져도 표시가 거의 나지 않는다. 단지 하양 계열만 묻히고 다니지 않으면 되는데, 그런 건 밥풀 정도만 조심하면 된다. 옷에 묻을 생활 속의 하양은 정말 드물다. 

 

셋째, 이건 특히 남자들에게 해당하는 사항이다. 색깔있는 옷을 스스로 구매해 본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에, 아니 스스로 자신이 입을 옷을 구매해 본 적이 별로 없기에 그렇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학창시절 줄곧 교복을 입는다. 교복을 벗는 대학생 때는 엄마나 여자친구가 골라 준 옷을 입고 다니고 결혼을 해서는 아내가 골라준 옷을 입고 다닌다. 그러니 자신이 무슨 스타일의 옷을 좋아하고 무슨 색의 옷을 입어야 어울리는지 그 시도를 할 기회가 거의 없다. 그래서 까망이나 무채색의 겨울 옷들을 입고 다니게 된다. 의도하지 않게 말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까망을 주로 입고 다니는 옷차림이 특별한지 거의 모르고 지낸다. 그도그럴것이 문밖을 나오면 대부분이 자기와 비슷한 까망들이 도처에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까망은 특별한 색이다. 직업적으로 입어야 되거나 특별한 장소에서 주로 입는 색이다. 물론 일상에서도 시크한 스타일로 까망을 입을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패셔니스타에 한한다. 까망을 입어서 시크한 멋을 내기는 정말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서, 뭐 어쩌란 말이냐....라고 한다면 내 대답은 하나다. 까망을 자제해 달라는 말이다. 요즘은 과거와 달리 7곱 빛깔의 무지개 색상들이 많이도 나와 있는데 여러 가지 색을 즐겨보라는 거다.

 

색깔을 선택해서 옷을 입을 수 있다는 건 작은 즐거움이다. 과거에는 개인이 색을 선택할 수 없었다. 그냥 주어진 색을 계급에 맞게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할 뿐이었다. 신라시대부터 내려온 녹-자-비 또는 자-비-청-황의 색깔은 이를 대변해 준다.

 

서양에서도 중세에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일반 백성이 금해야 할 색깔이 정해져 있었다. 보라나 빨강 또는 노랑 파랑은 시대에 따라 일부 특권층만 입을 수 있는 색상이었다. 일반 백성이 이들 색깔을 입고 돌아다니면 국가에서 이들을 잡아 극형에 처하기도 했다.

 

과거에 색깔은 통치 계급을 나누는 일종의 상징 체계였다. 그러나 그때에도 까망은 일상생활에서 거의 입지 않는 색상이었다. 사제 계급이 의식행사(장례) 때에나 입는 정도였다. 서양회화사의 그림들을 죽~ 봐도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자, 이제는 계급도 없어지고 색깔로 생활을 규제하는 시대도 지났다. 누구나 색을 선택하고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어떻게 보면, 색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역사에서  조용하지만 가장 큰 혁명처럼 생각된다.

 

이런 좋은 시대에 왜 서울 시민들은 까망 옷차림이 일상에서 넘쳐나는지 모르겠다. 이탈리아나 프랑스처럼 우리도 형형색색으로 지하철을 물들였으면 좋겠다~

 

 

[덧]

1. 지하철에서 옷차림들을 살펴보다가 아주 재밌는 사실을 덤으로 발견했다. 옷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은 신발도 까망을 아주 많이 사랑하는 거 같다. 베이지색 바지나 회색 그리고 까망 바지 할 거 없이 거의가 까망 구두나 까망 운동화다. 근데, 그거 아시는지. 까망 수트 바지에는 까만색 구두만 신어야 된다는 거. 까망에 갈색 구두를 신는 건, 오우~ 안될 말이다. 수트를 입는 대원칙 중 통일성의 원칙에 위배되기에~

회색이나 베이지 색 바지에 무슨 구두를 신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까망 바지만큼은 검정 옥스퍼드 구두를 신도록 해보자.

2. 신발은 대개가 구두아니면 운동화인데, 운동화의 10에 8은 뉴발이다. 특히 여자들은 거의 가 똑같다. 하프코트에 스커트이건 아님, 파카에 데님 바지이건 거의가 운동화는 뉴발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사람들의 획일성을 들먹일때마다 똑같은 옷차림을 지적하곤 하는데, 내가 내 눈으로 확인해 보니 정말 그렇다.

아, 그리고 여자분들.. 제발 온통 검정 옷차림에 알록달록한 뉴발 운동화만큼은 자제해 주길 당부드린다. 하나도 멋지지 않다. 단연코~!

4. 흠...남자들을 위해 몇 권의 책이 생각난다. 그 중에서 에스콰이어 편집장이 낸 책이 제일 처음 떠오른다. 가장 기본에 충실한 남자들의 옷입기에 대한 수다~

그리고 색깔 선택을 위해 유익한 몇 권의 책도 덤으로 생각난 김에 첨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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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3-12-05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대박 공감합니다.
한국에는 검은색밖에없어요...

yamoo 2013-12-09 21:21   좋아요 0 | URL
공감해 주셔서 감솨~합니다..ㅎㅎ
곰발님께서 이 주제를 갖고 페이퍼를 쓰신다면 기막힌 페이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가넷 2013-12-06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 모르겠어요.ㅋㅋ 말끔하게 입고는 싶은데 잘 안된다는 거...ㅠㅠ

yamoo 2013-12-09 21:25   좋아요 0 | URL
말끔하게 입는 거 좋지요~ㅎㅎ 근데 그거 어렵지 않아요. 몸에 꼭 맞는 옷을 입고 색만 대충 맞줘 입으면 끝이에요. 베이지 색의 치노바지(면바지)에 푸른 색 자켓을 몸에 맞게만 입으면 됩니다. 말끔 + 세련 + 차도남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ㅎㅎ 중요한 건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된다는 거에요. 그럴려면 자신의 신체 치수를 정확히 알아야지요. 몸에 맞는 옷만 입는다면 말끔하게 입는 건 덤으로 따라 온답니다^^
 

<앵커>

글로벌 의류 업체 유니클로가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유니폼을 직접 사 입으라고 강요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일하려면 시간 당 임금의 열 배도 넘는 옷을 울며 겨자먹기로 사라는 겁니다.

이경원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팝업보기<기자>

유명 글로벌 의류 브랜드 매장입니다.

옷을 정리하는 아르바이트생들, 입고 있는 옷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생 : (다른 브랜드 입어도 돼요?) 유니클로만 입어야 돼요. 유니클로 옷이면 아무것이나 상관 없어요.]

일본계 기업인 이 매장은 사람도 걸어 다니는 광고탑이라는 철학을 내세워, 아르바이트생도 자기 브랜드 옷을 입고 일하게 합니다.

그런데, 유니폼은 아르바이트생들이 직접 돈을 주고 구입한 것들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회사가 사원에게 유니폼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생 : 돈 벌러 왔는데 옷 사 입어야 하고. 학교 다니면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조금 부담스러워 하는…]

아르바이트 시급은 5천500원 선.

상하 한 벌에 최소 6~7만 원이니까, 30% 직원 할인을 받더라도 10시간은 일해야 하는 액수입니다.

논란이 일자 업체는 첫 입사자에 한해서만 상하 한 벌씩 지원하는걸로 정책을 바꿨지만 불만은 여전합니다.

[아르바이트생 : 시즌별로 옷이 나오다 보니까 그것을(옛날 것을) 입으면 고객들이 "이 옷은 어디 있어요?" 물었을 때 난처할 수 있는 상황이 있고, 높으신 분들이, 점장님이나 오시면 이건 너무 오래된 옷이니까 입지 말라고….]

다른 브랜드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유니폼을 여러 개 지급하거나 자유 복장을 허용합니다.

매장 측은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니클로 관계자 : 직접 (유니폼을) 사서 입고 근무를 해야 하거든요. 아르바이트생들이(직접 사는 것을 선호해) 지급한 옷을 입고 안 나오는 경우도 있고….]

울며 겨자 먹기로 내 돈 주고 일해야 하는 아르바이트생들.

지난해 이 브랜드 매출액은 5천억 원으로, 한국 진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정말 오랜 만이다. 블로그에 접속해서 글을 남기는 게..

근데, 이틀 전 뉴스를 보고 이건 언론 플레이에 시민들이 놀아난다는 생각을 하니 좀 부아가 치밀어서 몇 자 남기고 싶어졌다. 각설하고~!

 

위 기사는 그제 sbs뉴스에서 방송된 내용이다. "알바하려면 옷사라"는 자극적인 타이틀을 단 이 방송은 기사화 되어 포털에 띠워지고 그 아래 이 글을 본 시민들의 유니클로 성토는 정말 가관이었다!

 

대충 이 뉴스 기사의 반응은 90%가 다음과 같다.

 

유니클로는 죽일 놈!

니네 옷은 절대 안 사 입는다!

일본 우익을 원조하는 유니클로!

가격 대비 옷이 후져서 안 산다!

역시, 일본 기업! 그 알바 비용 절약해서 일류기업되라~

유니클로가 무슨 5000억을 버냐~

국민 착취 롯데와 유니클로..

 

대충 이런 글들..

근데 사람들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다. 오래 전에 나이키 매장과 금강 제화에서 알바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역시 나이키 운동화 사서 신고 금강 제화 신발 사라고 강요해서 사서 신고 일했다. 지금이라도 예외일까. 난, 지금도 여전히 이런 관행은 유지되고 있다고 본다.

 

자라, 포에버21, SPAO 등 다른 SPA브랜드 의류 매장에서도 자회사의 옷을 입히고 알바시킨다. 물론 알바하는 사람들이 사서 입어야 한다. 매시즌 마다 나오는 옷을 그냥 지급해 주는 회사는 거의 없다고 본다.

 

위 기사에서는 알바라서 지급된 옷 입고 안 나오면 어쩌냐는 식이었는데...맞다. 옷만 챙기고 안나갈 확률이 매우 높다. 대부분 의류 브랜드 알바가 시급이 짜고 매우 힘들어서 그만두는 알바가 수두룩하다. 그런데 그냥 옷을 지급하라고?? 회사로서는 위험부담이 클 것이다. 그래도 유니클로는 이 문제로 얼마전 문제거리가 되서 입사한 첫번째는 그냥 지급해 준다.

 

문제는, 기사가 유니클로만 그런다는 식으로 몰아가서 그렇다. 현재 유니클로 시급은 동종업계 최고로 알고 있다. 물론 나도 거기서 이틀 일해봤다. 너무 힘들어서 그만뒀다. 얼마나 일이 빡세냐면 동종업계 최강이다. 특공대 갓 제대한 사람이 하루 일하고 도망가는 그런 곳이다. (아, 매장마다 현격한 차이가 있는데, 큰 곳은 정말 죽음이다)

 

유니클로에서 이틀 일하고 난 후 다시는 유니클로 옷 사지 않겠다고 다짐했더랬다. 그래도 얼마 후 나는 다시 유니클로 매장에서 옷을 사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일하기는 최악이지만 옷 자체만 놓고 보면 정말 싸고 좋다!

 

내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유니클로가 매출이 급성장하니 언론 플레이라도 해서 유니클로 매출이나 줄여보려는 언론사의 의도가 보였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유니클로만 타겟으로 기사를 구성하지 말았어야 했다. 다른 SPA 업체의 알바 현황도 전해야 그게 공정한 뉴스다. 그런데, 이건 정말 언론 플레이용 뉴스였다.

 

삼성 회장 딸이 오픈한 에잇 세컨즈 매출이 빌빌거리니, 주 타겟인 유니클로를 겨냥한 듯한 기사. 추측이지만 분명 사주를 받고 구성한 듯한 기사다. 기사가 너무 편파적이어서 이런 추측이 가능할 정도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간과 하고 있는 옷의 품질 부분에서도 좀 말해야 것다!

유니클로 옷은 동종 업계의 옷들보다 훨씬 싸고 좋다. 디자인계열로 옮겨 보려고 원단과 의류 디자인을 배워보니, 유니클로에서 사용하는 원단은 정말 좋다. 최고 수준은 아니더라도 자라나 SPAO, H&M보다 훨씬 좋다. 니트나 카디건에서 램스 울마크를 단 건 유니클로가 유일했다. 

 

니트 목폴라도 안전지대나 지오다노 그리고 SPAO가서 비교해 보았다 완전 똑같은 골지 니트 목폴라는 유니클로가 3만원대이고 지오다노와 안전지대 그리고 스파오는 이보다 만원이상 비쌌다. 갭과 자라는 거의 두배 수준이고. 완전 똑같은 원단에 색깔과 디자인도 동일했다. 원단 공부해서 그 정도는 알 수 있었다. 그런데도 유니클로는 저렴했도, 더 놀라운 사실은 몇 달 후면 유니클로는 이 옷을 1만원에 할인해서 판다. 다른 브랜드는? 기껏해야 30프로 할인하면 많이 하고 것두 자주 하지도 않는다.

 

다른 아이템들도 마찬가지다. 티셔츠, 치노바지, 청바지 모든 의류들이 가장 싸다는 지오다노보다 유니클로가 싸다. 싼 것뿐만아니라 원단도 좋다. (단 바지와 일부 제품은 원단에 우레탄이 섞여서 오래 입지는 못한다) 지오다노 면 바지 5-9만원 선. 유니클로 5만원 이하. 것두 세일하면 유니클로는 2-3만원에 살 수 있다. 지오다노나 스파오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면바지를 2만원대에 사 본 적이 별로 없다.

 

물론 2013년의 유니클로 옷 가격이 2-3년 전보다 많이 올랐다. 그래도 다른 브랜드보다 싸고 싸이즈가 다양해서(우리나라 옷보다 2종의 사이즈가 더 있다) 기본적인 옷(내의, 티셔츠, 바지, 양말 등)을 구매하는 데에는 유니클로를 따라올 브랜드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옷을 들고 각 브랜드들을 둘러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유니클로 옷이 싼 건 맞는데, 동종 타브랜드보다 품질은 훨씬 좋다. 가격이 싸다고 품질도 형편 없다는 인식은 버리기 바란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옷공장에 품질관리사를 처음으로 둔 곳도 유니클로다. 그만큼 품질에 있어서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이 회사 회장의 마인드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얼마나 자신있었으면 유니클로 회장이 우리나라에서 명동 점을 처음 오픈할 때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에게 유니클로 옷을 입히겠다고 했을까. 현재 그 말은 실현 중에 있다. 2년 전 히트텍이 1천만 장 이상 팔려나갔다니...뭐~

 

소비자는 싸고 좋은 품질을 살 권리가 있다. 그런 면에서 유니클로는 소비자에게 최대의 만족을 주는 브랜드다. 알바를 착취하는 구조는 우리나라만 그렇다. 다른 나라에서는 의류 매장 알바에게 옷을 지급해 주는 걸로 알고 있다. 일본 유니클로만 하더라도 유니폼은 무료로 제공되는 걸로 안다. 요는 수입한 롯데 계열이 한국 타 업체 관행을 따라 똑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 뿐이다.

 

그리고 노파심에서 덧붙이겠는데, 유니클로는 우리나라 여타 의류 브랜드와 비교할 수 있는 그런 의류브랜드가 아니다. 그 잘난체하는 빈폴이나 헤지스가 유명 외국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 한다는 소리를 난 들어본 적이 없다. 근데, 유니클로는 자주 한다. 특히 몇 년전 질샌더가 유니클로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할 때 명동 인근에 몰려들었던 그 인파는 유니클로의 위상을 대변하는 사건이었다. 질샌더 티셔츠를 단 돈 10만원에 사기 위해서 줄 서있던 그 인파를 잊을 수 없다. 빈폴이나 헤지스?? 자신들은 명품 운운하는데 유니클로 따라잡으려면 한 참 멀었다. 그외 브랜드는 말해서 뭘하랴..타도 유니클로를 외치며 명동 유니클로 바로 옆에다 엄청나게 건물 지어놓은 SPAO. 그래봤자 유니클로 매출에 상대도 안된다.

 

여러 상황을 보건데, 유니클로는 우리나라 업체들을 기장시킨건 분명하다. 몇 년 전에는 반품이나 교환 절대 안 해 줬는데, 유니클로가 상품을 산 한 달 후에도 교환해 주는 걸 보고 지금은 유니클로 노선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도 한국 업체는 반성을 좀 해야 한다. 가격과 서비스 면에서! 유니클로가 승승장구 하는 건 딱 하나다. 가격대비 품질이 좋다는 거....한국 브랜드들도 제발 이를 본받기 바란다. 면바지 하나에 9만원씩 쳐받지 말란 말이다!

 

아, 그리고 유니클로가 옷장사 해서 5000억을 버니 마니 하는데, 유니클로 2011년 총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좀 알고나 말하자. 사양사업이라는 옷 장사해서 이 정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는지 몇 년전까지 유니클로 관계된 책들이 꽤 출간 되어있다. 찾아서 읽어보면 유니클로는 그냥저냥하는 그런 브랜드가 전혀 아님을 알 수 있다.

 

 

 

 

 

 

 

 

 

본의 아니게 유니클로 홍보하는 글 비스무리 흘러갔다. 기사 보고 울컥 해서인지 두서도 없고....말하고 싶었던 건 제대로 알고 비판하자는 거다. 나도 유니클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까지 유니클로에 대항할 만한 브랜드가 없기에 아직까지는 꽤 기분좋게 유니클로를 소비하고 있다. 유니클로 옷 산다고 욕하지 말고 우리나라 브랜드도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비합리적인 가격과 서비스 마인드를 고쳐보자. 언제까지 이런 저열한 언플로 외국기업 매출에 타격을 줄 거라는 생각을 하는 것인가. 그리고 언론은 객관적 시각이 생명이다. 부디 개념을 탑재하고 기사를 전송해라. 국민들 우롱하는 짓거리 하지 말고.

 

[덧붙임]

유니클로 개거품 물고 비판하는 사람들. 위의 책 꼭 읽어보고 유니클로 비판하자. 특히 유니클로와 시마무라를 비교한 책은 유니클로의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더 없이 유익하니 꼭 일독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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