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저기 블로그에 자기 스타일 사진을 올리는 것은 일종의 자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행위를 할 이유가 없는 거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부차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은 옷으로 자기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옷 입기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나는 남과 다르다’는 이 개성이다.

 

 

모든 사람들이 다르듯이 그들이 입는 옷의 스타일도 다를 수밖에 없다. 적어도 자신이 스타일 있다고 여기는 사람에 한 해서는 말이다. 유행하고 전혀 관계없이 옷을 입지만, 입는 사람 그 자체를 나타내기에 독특한 아우라가 있다. 그게 바로 스타일 있다는 증거. 명품 브랜드가 도저히 보여줄 수 없는 가치다.

 

 

사실 예전 학부 때는 전혀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다. 내 동기 동창에 대한 일화다. 그는 365일 같은 옷만 입고 다녔다. 소위 남방이라고 말하는 타탄 체크 무늬 셔츠와 베이지 면 바지를 입고 4계절 내내 다녔다. 추우면 그 위에 카디건이나 코트를 걸쳤다. 당시 다른 한 친구가 그랬다. 너는 옷이 없냐고? 그랬더니 그 동창 녀석이 그랬다. 같은 옷으로 4벌 정도 있다고.

 

 

왜 그렇게 입냐고 내가 물으니, 상대방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입는다고. 자신은 말도 어눌하고 옷도 잘 입지 못해(정말 옷을 딱 맞게 입지 않고 좀 헐렁하게 입고 다녔다.) 상대방에게 자신이 금새 잊혀지는 게 싫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자신은 뭘 먹을 때 잘 흘리고 먹어서(옷에 음식물 자국이 항상 나 있다.) 비싼 옷이 부담스럽다고.

 

 

요즘 한 SNS에 스타일에 관한 글과 사진을 올리면서, 그리고 데일리 룩 사진들을 보면서 나는 그 친구를 간혹 떠올린다. 백화점 브랜드로 말쑥하게 입는 사람들보다 그 때 그 친구가 입던 옷차림이 바로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개념에 가까웠다. 비록 아주 잘 입지는 못했지만, 그는 옷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입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패션테러리스트라고 놀렸지만(당시 이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그런 걸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는 누구보다 스타일이 뭔지 알았던 거 같다.)체크 셔츠와 면바지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었다. 멀리서도 그 인지 정확히 알아봤으니.

 

 

그리고 얼마 전에 타계한 스티브 잡스의 룩이 그와 겹쳤다. 잡스가 늘 입던 검은 터틀넥에 진바지. 그리고 뉴발 스니커즈. 잡스는 항상 이렇게 입었다. 심지어 세계에 애플 신제품을 프리젠테이션 할 때에도 똑같이 입었다.

 

 

 

 

그런 그를 보고 한 잡지에서 한 디자이너가 옷을 매우 못 입는 유명인사로 잡스를 거론하는 걸 봤다. 아주 캐주얼하게 딱 맞게 입지 않았기에 그렇게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잡스는 죽을 때까지 똑같은 옷을 입었다. 이렇게 입기 위해 같은 옷이 수없이 많았다고.

 

 

잡스는 거부였지만 간단한 옷을 똑같이 반복해서 입었기에, 비싸지 않고 흔한 검정 터틀넥 니트와 진바지 그리고 뉴발을 세계적인 스타일 아이템으로 만들었다. 개개의 아이템은 명품 브랜드가 아닌 중저가 브랜드였지만 잡스로 인해 불멸의 스타일 아이템으로 남게 된 것이다.

 

 

그렇다. 매일 같은 옷을 전략적으로 입는 것이 브랜드로 치장하는 것보다 훨씬 스타일 있는 옷차림이다. 비록 일반적인 멋쟁이 룩과는 동떨어져 보이지만, 그 옷 속에는 입는 사람의 생각이 표현되어 있기에 고유한 가치가 생긴다. 생각을 옷으로 표현하는 행위, 난 이것이 패션에서 ‘스타일’이라 생각한다.

 

 

이는 ‘멋내는 행위’가 결코 구현할 수 없는 옷 입기의 가치다. 그래서 스타일을 갖는 것이 중요하고 쉽지 않다. 이건 전 세계 스타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전하는 말이기도 하다.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스마트하게 자신의 옷을 소비하는 행위는 그래서 멋지다. 자본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시대에 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좀 이상하다. TV에서 스타가 입는 스타일이 금새 유행이 된다. 아무개 탤런트가 입은 트렌치코트가 이쁘면 금방 비슷한 코트가 거리에 넘쳐난다. 공항에서 가수 아무개가 신은 스니커즈가 전파를 타면 얼마 안가 신발 트렌드의 대세가 된다.

 

 

개인적으로 정말 이해할 수 없다. 같은 옷을 서로 입으면 안정감이 생기나보다. 그래서 그런지 빙글에 사진을 올리면 다음과 같은 댓글을 심심치 않게 만난다.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한다. 봐줄 수 없으니 좀 듣고 고쳐 입어라.’

 

 

얼마 전 내가 열심히 글을 올리던 SNS 스타일 사진에 아래 내용을 담은 멋진 댓글이 달렸다.

 

수트 : 이지오. 7만원(울100%) - 작년에 가산 현대몰에서 대박행사할 때 건진 것. 대박 따뜻함~

베스트 : 동대문에서 원단 끊어다 내가 디자인해서 맞춤한 것. 3만원

블루 셔츠 : 더셔츠 스튜디오. 1만원 - 7일날 가산 아울렛에서 동생이 사준 것.

흰색 더플 코트 : 일본 도메스틱 브랜드. 2만원(울100%) - 작년 겨울 빈프라임 역삼에서 건진 거.

슈즈 : 스웨이드 윙팁 더비. 2만원 - 작년 여름 슈펜 가죽 슈즈 70% 세일 행사 때 건진 거.

머플러 : 3천원(울30%, 아크릴70%) - 아름다운 가게 미아점에서 머플러 행사 때 건진 거.

총 15만 3천원

 

 

“자기만족 그리고 남들 의식 안하고 자기만의 패션 그 생각은 멋지죠. 하지만 대다수가 별로면 좀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겟네요. 많은 지식이 있으나 이론과 실전은 많이틀리다는 걸 보여준 정확한 예로 뿐이 안보이네요.. 발품 팔아 사는 것은 좋으나 조합이 안되면..패션아는 사람은 멋진데 무지하니 나의패션이 안 멋지다.. 저 현재 모대기업 패셔브랜드회사다니는데요... 저 의견 포함 디자이너 등등 대부분직원 의견은 백 프로 별로네요 남의의견을 좀 받고 고치는 게 나을 거 같아요.. 왠만하면 그냥 좀 그렇네요 할려다 댓글들을 보니 많이 받아들이시는 것이 나을듯해요.. 입으신 룩 자체가 별로라 님의 글이 신빙성이 떨어지네요.”

 

 

요지는 간단하다. 자기만족도 좋지만 남들이 다 별로라고 하니 대세에 따라 고치는 게 낫다라는 거.

 

 

이 글을 읽고 참 많은 생각을 했더랬다. 특히나 댓글을 다신 분은 나름 이 사이트의 남성 패션 코너에서 꽤 유명하셨던 분인 듯하다. 포스팅한 글과 사진을 보니 그렇다는 인상.

 

 

그런데, 이 분이 자신의 글에 전문가적 권위로 언급한 것이 ‘현재 모대기업 패션 브랜드 회사를 다닌다’는 거다. 정말 헛웃음이 절로 났다. 왜냐하면 나는 백화점 대기업 브랜드 직원에게 뭘 물어서 답을 얻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 내 입점해 있는 신사복 계열의 대기업 브랜드를 두루 돌아다녀 보면서 느낀점이 하나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 브랜드 직원들은 옷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다는 점이다.

 

 

 

 

손님의 취향과 사이즈를 정확히 간파해서 그에 부합하는 옷을 제시해 주는 직원이 하나도 없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신사복 매장에 근무하는 갤럭시, 마에스트로, 캠브리지멤버스, 로가디스 등의 점장과 직원들도 남성복의 기본을 알 지 못했다.

 

 

저번 주 아버지 수트를 고르기 위해 백화점 4군대를 돌았다. 물론 대기업 계열의 신사복 브랜드들이다. 최고가 라인을 보여 달라고 하니 보여준다. 로로피아나나 제냐 원단을 쓴 수트가 100 ~ 150만원 사이였다.

 

 

갤럭시를 가서 보니 제냐 트로페오 원단으로 나온 상품이 99만원밖에 하지 않았다. 그래서 물었다. 이게 진짜 이태리 원단인 제냐 원단 맞냐니까 그렇단다. 원단 등급은 뭐냐니까 모른단다. 라벨에 ‘트로페오’라고 달려 있는데도! 원단이 어디서 생산됐는지 알 수 있느냐니까 그런 것까지는 모른다고.

 

 

제냐 트로페오 원단 시장 가격은 1야드 당 20만원 정도 한다. 재킷과 바지가 나오려면 최소한 2야드 반 정도는 있어야 한다. 원단 값만 50만원이다. 근데 이 원단으로 나온 수트가 99만원이다? 뭔가가 이상한 거다. 제냐 매장에서는 400-500백 만원은 간다. 그래서 물었던 건데, 되돌아 온 답변은 모른다는 일변.

 

 

로로피아나 130만원 짜리 수트의 경우, 로로피아나 어떤 등급의 원단을 썼는지 물어보면 10이면 10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는 제일모직 원단 등급도 몰랐다. 백화점 내 대기업 수트 브랜드를 파는 직원들이 죄다 똑같았다. 그러면서 고객에게 수트를 팔고 있다. 차림새는 멋지게 입고 있었지만 하나도 스타일 있어 보이지 않았다.

 

 

라펠, 고지라인, 스티치, 리얼 버튼 등 전문 용어 운운 하면 전문가인가? 제일모직 템테이션 급의 정장을 찾는데 비슷한 가격대 좀 보여 달라고 하면, 바로 보여줄 수 있는 정도는 돼야 한다. 남성복에서 이게 가장 기본적인 정보이기 때문이다.

 

 

근데, 백화점 내 대기업 브랜드 직원들은 아무도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또한 나를 딱 보고 취향에 맞는 정장을 내밀 수 있는 직원 역시 없었다. 이는 뭘 반증하는 것이겠는가. 백화점 내 대기업 브랜드 직원들은 자신들이 취급하고 있는 옷의 기본에 대해 알고 있지 못하다는 거다.

 

 

아니, 남성복에 대한 생각 자체가 없겠지. 판매량이 중요한 거니까. 고객과 별로 맞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잘 맞는다고 구라치는 직원들이 백화점 대기업 브랜드 직원들이다. (‘중요하고도 세세한 물음들’은 생략하자. 다~ 몰랐다. 그냥 헛소리만 했다.) 그래서 난 결론지을 수 있었다. 백화점 내 대기업 브랜드 직원들은 옷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그런데 그 백화점 내 대기업 직원이라는 사람이 내게 댓글을 단 거다. 내가 위처럼 생각하는 백화점 직원을 그는 권위의 근거로 내세우면서 말이다.

 

 

내가 SNS에서 스타일 사진과 글을 발행하는 목적은 푼돈으로 클래식한 옷차림을 흉내내 보자는 거다. 클래식한 남성복은 매우 비싸다. 진품이 있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전통적인 클래식 남성복(깅스맨에서 보여준 콜린 퍼스의 룩)을 구현하려면 최소한 최소한 1000만원 대에 근접하는 돈을 써야한다.

 

 

이건 일반 샐러리맨들이 도저히 구입해서 입을 수가 없는 옷들이다. 그래서 백화점 매장에서 파는 클래식한 옷을 타겟으로 삼아 푼돈으로 그걸 흉내 내서 입을 수 있으면 그게 바로 패션에서 ‘오캄의 면도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SNS를 시작한 것이다.

 

 

왜냐하면 나 자신은 클래식을 지향하고 적은 돈으로 클래식하게 입는 것이 무엇보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나는 자켓을 매우 좋아하고 자켓 위주로 항상 옷을 입기에, 돈이 정말 많이 든다. 옷 입기에서 자켓이 중심이 되면 그에 따르는 부수 아이템들을 그에 맞게 구매해야 하기에..

 

 

옷에 대해 몰랐을 때는 은행 잔고가 썰물처럼 빠져나갔지만, 패턴과 소재에 대해 공부를 하고 보니 저렴하지만 품질은 매우 좋은 옷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고, 나는 이런 옷들을 소개해 보기로 한 것이다. 월급이 제한되어 있고, 가용할 수 있는 여윳돈이 별로 없는 비즈니스맨들을 위해서.

 

 

특히 빈티지 매장에서 구매한 3만원 짜리 재킷이 백화점 매장에서 30만원에 팔리는 재킷보다 소재와 클래식한 디자인이 좋은 것을 안 이후, 난 이런 옷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환경을 보호하는 면에서도 옷의 리사이클은 정말 중요하니까.

 

 

내가 이렇게 주구장창 많은 말을 씨부린 까닭은 내 스타일을 말해주기 위함이다. 난 저렴하지만 품질 좋은 옷을 소비한다. 내가 입고 걸치고 드는 것들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10만원 선에 그친다. 하지만 소재는 모두 천연에서 얻은 것들이고 제대로 가공한 괜찮은 제품들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품질 좋은 클래식 옷을 입자!’ 이게 내가 지향하는 스타일이자 내 취향이다.

 

 

물론 이걸 사진에 담았을 때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 내가 톰 브라운 옷을 좋아하고 칼 라거펠트 옷을 싫어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라거펠트 디자인을 무시하지는 않는다. 그냥 내 취향이 아닌 것이다. 룩이 별로면 그냥 보고 넘어가면 된다. 대세에 따라 고쳐 입으라는 건 정말 옷에 대해 아무 것도 생각지 않는 사람들의 망발이다.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그런 식으로는 말하지 않는다.

 

 

내 스타일은 내가 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내 룩을 올리는 거다. 비싼 브랜드가 아닌, 적은 비용으로 고품질의 옷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함이다. 룩을 보고 조합이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 나름대로 조합해서 입으면 그만인 거다.

 

 

내 룩을 보고, ‘이상해요’, ‘별로에요’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입고 있는, 즉 (수십 만원에서 100만원을 넘어가는) 브랜드로 치장한 룩은 어떤가. 브랜드의 이념과 가치를 드러낸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자본의 충실한 노예에 지나지 않는다. 브랜드를 걷어 내고 남는 것, 그게 옷 입기의 본질이지 않을까 한다.

 

 

무엇보다 자본주의 시대에 자본(브랜드)을 넘어서, 스마트한 소비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겐 내 스타일이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도 같다. 아무 생각 없이 브랜드로 치장하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 않은가 말이다. 적어도 나는 옷에 내 생각을 담으려고 노력은 하니까!

 

 

참고로 지금까지 읽었던 남성 패션에 대한 안내서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책들을 꼽아 봤다. 이 중에서 단연코 최고는 오치아이 마사카츠의 책이다. 옷에 대해서 이 사람처럼 사유를 깊게 파고들어간 사람을 난 만나본 적이 없다. 읽어 보면 직감적으로 '최고다'라는 생각이 덮친다.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남성복 전문가라는 남훈도 이 사람 책을 베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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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9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1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oren 2016-03-10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껜가(?) TV를 보던 아내가 `스티브 잡스는 항상 저런 차림이더라`고 해서, 제 대답이, 얼마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삼성전자 무대`에 느닷없이 나타났던 마크 저커버그도 항상 `반팔 티셔츠` 차림이던데, `갸는 겨울엔 뭘 입지?` 하고 물어봤던 생각이 나네요... yamoo 님의 독특하고도 옹골찬 패션 철학을 접하니, ˝나는 반박하지 않는다. 나는 단지 그것들 앞에서 장갑을 낄 뿐이다˝란 니체의 말도 떠오르고요. ㅎㅎㅎ

yamoo 2016-03-11 23:32   좋아요 0 | URL
오옷! 니체가 그런 말도 했나요? 어떤 뜻으로 한 말인지 정확히 알고 싶어요. `장갑`에 대한 포스팅을 할 예정인데, 철학자가 장갑을 언급한 건 도통 몰랐는데, 오렌님이 알려주시네요!! 큰 절 올립니다요!!^^

oren 2016-03-12 00:45   좋아요 0 | URL
니체는 너무나 다양한 어휘들을, 너무나도 어울릴 만하다 싶은 곳에 느닷없이 불쑥불쑥 꺼내놓기 때문에, 거의 모든 문장들이 조금도 지루할 틈이 없는 듯해요. 그렇다고 그가 한번 꺼냈던 단어들을 다시 꺼내는 일은 극히 드물고요.(예를 들어, 『선악의 저편』에서 그는 `차라투스트라`를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던 듯해요. 혹시 제가 잘못 봤다면 겨우 한 번쯤 꺼냈거나 할 뿐이지요. `위버멘쉬`도 그 책에서는 딱 한 번만 나올 정도니까요. 그가 문장의 참신성과 신선함을 위해 얼마나 놀라운 인내심을 발휘했는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완전 감동이더라구요.).. 아, 참.. `장갑`이라는 단어는 제가 여태껏 읽은 니체의 책에서 딱 두 번쯤 봤던 듯한데요. 제가 인용한 부분은 `자신의 철학이 지금은 추위에 떨고 있지만, 기존의 철학을 반박하지 않고, 장갑을 끼고 있으면서, 기나긴 세월을 참고 기다리겠다`는 다짐의 취지로 표현한 부분이었습니다. 그 부분을 통째로 옮겨 보겠습니다. `철학`에 대해서라면 특별한 이해력을 갖춘 yamoo 님께서도 금세 `장갑`의 의미를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 * *

장갑을 낄 뿐

ㅡ 내 책들의 공기를 맡을 수 있는 자는 그것이 높은 곳의 공기이며 강렬한 공기임을 안다. 이 공기의 찬 기운으로 인해 병이 나게 될 위험이 적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공기에 알맞게, 그것을 견뎌낼 수 있게끔 되어 있어야만 한다. 얼음이 가까이에 있고, 고독은 엄청나다 ㅡ 그런데도 모든 것이 어찌나 유유자적하게 태양빛 아래 있는지! 어찌나 자유롭게 사람들은 숨쉬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것을 사람들은 자기 발 아래 두고 있다고 느끼는지! ㅡ 내가 지금까지 이해하고 있는 철학, 내가 지금까지 실행하고 있는 철학은 얼음과 높은 산에서 자발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ㅡ 삶의 낯설고 의문스러운 모든 것을, 이제껏 도덕에 의해 추방당해왔던 모든 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금지된 것들 사이에서 그렇게 방랑했던 내 오랜 경험에 의해, 나는 지금까지 도덕화와 이상화를 행했던 원인들을 그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게 보는 법을 배웠다 : 철학의 숨겨진 역사, 철학이라는 위대한 이름의 심리가 내게 분명해졌다. ㅡ 어떤 정신이 얼마나 많은 진리를 견뎌내는가? 얼마나 많은 진리를 감행하는가? 이것이 나에게는 점점 진정한 가치 기준이 되었다. 오류(ㅡ이상에 대한 밑음ㅡ)는 맹목이 아니다. 오류는 비겁이다 ······ 인식의 모든 성과와 발전은 용기에서, 자신에 대한 엄격함과 순수함에서 나온다 ······ 나는 이상들을 반박하지 않는다. 나는 단지 그것들 앞에서 장갑을 낄 뿐이다 ······ 우리는 금지된 것일수록 애쓴다Nitimur in vetitum : 이런 표지 아래 나의 철학은 언젠가는 승리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오로지 진리만이 철저하게 금지되어 왔기 때문이다. ㅡ

- 니체, 『이 사람을 보라』, <서문>, 제3절

yamoo 2016-03-13 22:32   좋아요 0 | URL
정말 감사드립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0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 님의 패션 스타일`을 지지합니다아 ~

yamoo 2016-03-11 23:48   좋아요 0 | URL
감솨합니다, 곰발 님!!

stella.K 2016-03-10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잡스는 옷을 그다지 잘 못 입지 말입니다.
그런데 야무님 글을 읽으니 생각이 변하지 말입니다.ㅋ

옷을 잘 입는 것 보다 자기에게 맞게 입는 게 더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철새가 많죠.
옷 하나 잘 입었다고 폼나는 건 아니더라구요.
옷을 튀지 않게 입어도 은근 멋있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전 그런 사람이 좋더군요.
옷 잘 입는 사람 보기는 좋은데 좀 가까이 하기엔 거시기한 느낌도 들거든요.^^

yamoo 2016-03-11 23:37   좋아요 0 | URL
살아 생전 옷을 못 입었지만, 그건 잡스의 전략...휴대폰을 돋보이는 코디를 찾다가 단순한 룩으로 청바지, 터틀넥, 뉴발 조합을 생각했다죠~ 옷 못입는다는 세간의 평가를 반복을 통해 불멸의 룩으로 바꿔놓은 건 잡스의 힘이었죠. 디자인도 미야케가 했답니다~

치장하지 않게 입는 옷이 최고 난도입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라는 거^^

transient-guest 2016-03-11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에 맞는 옷, 나아가서 자기의 철학에 따라, 또는 스타일에 따라, 그러니까 남들이 뭐라는 건 그리 중요하지 않구요, 실천하는 님의 모습에 물론 다른 의견도 가질 수 있겠지만, 저런 초딩스런 글이라니요. 맞춤법도 그렇고, 어휘랄까, 거의 초딩 댓글 같습니다. 조금만 생각이 있어도 저런 조악한 논리는 사용하지 않을 듯 합니다.

yamoo 2016-03-11 23:39   좋아요 0 | URL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 근데 그걸 대놓고 강요하는 방식은 좀 잘못된 거 같습니다.남들이 좋게 봐야 그게 멋이고 패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거 같아요. 특히나 우리나라에요^^;;

초딩이 아니구...대기업 의류업체에 종사하는 사람의 글이에요...ㅎ

transient-guest 2016-03-12 04:25   좋아요 0 | URL
워낙 wording이나 이런 것들이 초딩스럽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게 우리나라 현주소인가 봅니다.-_-: 저도 한글 맞춤법이나 어휘 오류가 많지만, 통신체라고 해야하나요? 암튼 그렇게 느낀 건 사실입니다.

페크pek0501 2016-03-11 1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스티브 잡스의 옷차림을 하나의 전략으로 봤어요. 판매를 위한 전략이요.
예를 들면 새로 출시된 아이폰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에서 고가의 옷을 입지 않고 저가의 입을 입어서 `저처럼 이런 복장을 입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살 수 있는 아이폰입니다.`로 읽었다는 것이죠.
만약 부자처럼 고가의 옷을 입고 나오면 사람들은 잠재적으로 `저런 고가품은 부자들만의 제품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그러면 많이 팔리지 않겠죠. 무엇보다 상품을 대중화해야 하지 않겠어요?
`나처럼 청바지를 즐겨 입는 (부자가 아닌) 보통 사람도 이 아이폰을 살 수 있답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옷차림이라는 거죠.
그래서 참 영리한 사람이구나, 생각했어요.

yamoo 2016-03-11 23:45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전략...근데, 그 간단한 옷을 디자인한 사람이 이세이 미야케라죠. 터틀넥, 진 바지, 뉴발 스니커즈.. 잡스였기에 불멸의 아이템이 된거라 생각하는 1인~

2016-03-11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1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28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01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04 0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2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즘에는 뭘 봐도 디자인적 요소를 생각하게 되는 듯하다. 재미있게 만들어진 물건과 멋지게 만들어진 물건은 그냥 평범하고 일상적으로 보는 물건보다 확실이 눈낄이 더 가기 때문이다.

 

집과 건물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그냥 덩그렇게 지어진 콘크리트 구조물만을 보았다면, 요즘에는 동선의 편암함의 정도와 창의 위치 그리고 재료들을 유심히 보게 된다. 심지어는 건물의 미적 양식까지도 찾아보게 되는 수고를 한다.

 

언제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작년이었던 거 같다), 어느 디자인 잡지에 실린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스웨덴에서 건너온 건축학도인데, 스웨덴과 확연히 다른 우리나라 가옥 건물과 길거리의 매력에 빠져 연신 사진을 찍는 다는 얘기였다.

 

이중에서 특히 인상깊었던 건, 이 스웨덴 청년이 디자인적으로 극찬해 마지 않았던 건축물이 바로 70-80년대 지어졌던 가옥이다. 지금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의 건물인데, 신촌 일부지역과 신월동, 신림동 등 일부 저개발 지역에 아직도 남아있다.

 

사진을 보면 80년대 이전에 태어나신 분들은 '아하~ 저 집'하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만큼 옛날에는 집 건축의 대세였던 디자인이었다. 이런 집이다. (아래 사진)

놀랍게도 이 집은 5호선 신정역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었다. 저 지붕모양과 테라스, 스웨덴 건축학도 청년은 바로 저 스타일에 매료되었다고 고백했다. 참으로 특이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이라고 상찬을 하고 있었다.

 

스웨덴 청년이 기자에게 물었나 보다다. 왜 이런 아름다운 집들을 헐고 원룸을 짓느냐고. 한국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때 이 잡지의 기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두가 아는 '집을 통한 재테크'를 말해주었다.

 

돈이 아름다운 가치보다 최우선이라고. 스웨덴 청년은 이 독특한 디자인의 집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안타까워 했었다.

 

지금 보니 나도 안타깝다. 소위 집장사들이 짓는 2-3층 다가구 주택이나 멋없는 빌라보다 정겹고 우리 정서를 잘 살린 집이 없어진다는 사실이. 가만 보니 이 집 디자인은 우리 전통의 기와집이 60년대 양옥과 믹스되어 탄생한 구조물인 듯하다.

 

어딘지 모르게 어설퍼보이지만 낭만적인 느낌이 살아있는 오묘한 디자인이다. 느낌없는 빌라보다는 이런 건축 양식을 계속 발전시키면 어떨까하는 바람을 해 본다.

 

한편, 재미있는 디자인으로 눈을 즐겁게 하는 컵을 만나게 되었다. 종이컵이지만 이 컵을 받아들면서 나도 모르게 '와우~!'라는 탄성을 질렀다. 그 컵의 실체는 바로 파리바게뜨에서 내놓은 테이크 아웃용 종이컵이다.

이게 바로 눈과 혀를 즐겁게 해 주었던 파리바게뜨 테이크 아웃 아메리카노 잔이다! 저번 달에 몸통 손잡이(뜨거움 방지용) 디자인이 바뀌었는데, 이번엔 요기에 맞는 뚜껑이 대박이었다. 바로 모자 모양으로 덮게를 디자인 한 것!

 

아주 작은 변화지만 사먹는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완전 신선했다. 보는 즐거움에 더해 아메리카노가 훨씬 맛있게 느껴졌고, 저 컵을 들고 있을 동안 무척 재미있었다. 심지어는 버리기가 무척 아까웠다. 저 모자 뚜껑의 위력이랄 수 있다.ㅎㅎ

 

사소한 거지만, 하나가 바뀌어서 물건의 전체 이미지를 바꾸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나니, 디자인의 위력이란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저 멋진 컵에 담긴 아메리카노는 투샷에 단돈 1500원밖에 안한다! 컵의 디자인 개발 비용은 0원. 이전에 보던 대중적인 컵에 담겨진 커피와 동일한 가격이 놀라울 뿐이다~ㅎ

 

 

 

덧)

파리바게뜨 아메리카노 커피는 지역에 따라 가격이 다 다르다. 어떤 지역은 1500원 세일을 하지만 같은 동의 다른 지역에서는 여전히 2500원에 판매를 한다. 물어보니, 점주의 권한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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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5-11-10 0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릴 적만 해도 아파트가 아닌 양옥주택하면 저런 집이었죠. 한 동네에 있는 양옥주택은 거의 다 저런 구조/디자인이었어요.ㅎㅎ 지금은 보기 힘들겠죠?

stella.K 2015-11-10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저런 집에서 산 적이 있긴 한데 외국인이 그렇게 극찬할 정돈가요?
하지만 확실한 건 집으로 재테크 하면서 왠지 집에 대한 느낌이 많이
퇴색된 느낌이어요.
예전의 집은 천장에 쥐들이 퍼드득거리며 다니는 으시시 하면서도 정이 있었는데
지금은 왠지 그냥 잠만 자는 곳. 뭐 그런 개념이잖아요.

컵 예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1-11 1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젠 단독 주택이 사라졌습니다. 전 항상 단독주택에서만 살았거든요. 아파트와 빌라 체질이 아닌데 아주 죽겠씁니다. 다른 곳 다 4,5층 빌라 들어서게 되면 단독주택은 혼자 사방에 높은 빌라에 갇히게 됩니ㅏㄷ. 결국 그 주택도 빌라를 짓는 악순환... 이거 끔찌가죠..

페크pek0501 2015-11-11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화해 가고 있는 것 중 하나를 잘 잡으셨군요. 단독주택도 오래되어 재건축되기도 하는데
아파트로 짓더군요. 단독주택을 헐고 새 단독주택을 짓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빌라나 아파트를 지어요.

종이컵, 신선하군요. 길의 쓰레기통도 저 모양으로 크게 해서 예쁘게 만들면 안될까, 하는 생각을 해 봤어요.

인디언밥 2015-11-15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종이컵 귀여워요

USER 2020-06-17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참 정겨웠는데 점점 마음에 드는것들이 사라져가는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우리는 보통 논쟁을 하다가 '그건 취향의 문제다'라는 결론에 도달하면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습니다. 취향은 논란을 넘어서 있습니다. 개인의 선호도를 갖고 뭐라 하는 게 더 우스운 꼴이 되곤 하지요.

 

스타일에서도 그런 거 같습니다. 그런데 옷의 영역은 다른 뭔가가 있는 듯합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옷을 입고 있지만 사실 가만히 보면 그건 진정으로 내가 좋아서 입는 게 아니라 유행이 그렇게 입으라고 부지불식 간에 세뇌 아닌 세뇌를 시키기 때문이지요.

 

보는 매체들이 모두 그런 걸 암암리에 개인에게 주입하여, 패션에 있어서 만큼은 '욕망하는 개인'만 있는 듯합니다. 뭐, 그렇다고 취향이 지배하지 않는 영역은 아닙니다.ㅎ

 

서설이 길었습니다. 할 얘기는 이게 아닌데....

 

옷 덕후로서 스타일 격전지인 한 사이트 스타일 게시판에 사진을 한 장 올렸습니다. 가입하고 눈팅만 했지 제 스타일 사진을 올리기는 처음이었거든요. 대체로 비슷비슷한 룩들이라 심심해 보였습니다. 이 게시판의 대세는 모나미 룩.

 

 

그래서 다른 이들과의 차별점을 내세우며, '최저가로 멋내기'란 컨셉을 잡고

 

"저는 좀 튀는 옷을 입습니다. 지향하는 바가 있기에...기반은 클래식 스타일...이를 재밌게 변형해서 내게 맞춰 입기..이게 제 컨셉입입니다~"

라는 부가 설명을 단 다음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게 아래 사진~

 

 

 

 

티 : 유니클로 대박세일할 때 5개 구입한 것 중 하나. 5천원
베스트 : 마(린넨) 원단 끊어다가 내가 디자인 한 거.

           원단 값 3천원(짜투리 원단)

바지 : 동네문종합시장 원단 가게에서 제일 시원한 달라니 준 거.

         좀 튀지만 바로 구입.
         이건 동네 양복점에서 맞춤한 것. 원단값 7천원+재단비 25000원.
슈즈 : 엔씨백화점에서 지금 대박 세일 중.

         25000원짜리를 5천원에 팔고 있어, 바로 구입.
모자 : 위와 상동. 50%세일해서 1만원에 구입.
총 7만 2천원!
7만2천원으로 이 정도로 입고 다니면 괜찮지 않나욤??
그나저나 바지 대박입니다. 반바지 보다 더 시원합니다!!! 비치지도 않아요~ㅎ

 

 

 

 

사실, 이곳 서재에 올렸던 [데일리룩] 사진의 반응을 기대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어디서 동기부여가 돼면, 사람은 모험을 하게 돼지요.ㅎ 제가 그랬습니다.

 

사진을 올리고 몇 시간이 지나 순식간에 수많은 덧글들이 달리더군요. 하루가 지나니 50개 이상의 덧글이 달렸습니다.

 

평가는 크게 3가지로 갈리더군요.

첫째, 너 뭐하는 넘이냐? 개같은 취향이다.

둘째, 흠....절대 내가 입을 수 없는 스타일이자 거부감이 드는 스타일인데, 취향이니 존중한다. [여기서 파생된 한 의견; 난 도저히 용기가 안나는 데 정말 대단하다. 그런 자신감이 부럽다.)

셋째, 우와 당신은 진정한 패셔니스타다. 개부럽다~ 그 자신감이..

 

이 세 의견이 균형을 이루고 있더군요. 여기 스타일 사진들은 아주 무난한 스타일을 추구하나 봅니다. 패션에 대한 관심은 많은데, 아직 어떻게 입어야할 지 모르는 분들이 많고, 결정적으로는 옷입기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뭐, 우리나라 사람들의 직장 문화가 모나지 않고 튀지 않는 거니, 이 게시판의 취향은 곧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옷입기 스타일의 표준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그래도 스타일 고수 분들이 있어 세세하게 평가해 주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사진 한 장으로 많은 의견을 접하니 의외로 재미있더군요. 스타일 사진을 기대한다는 분들이 있어 당분간 사진을 올리고 추이를 지켜볼 생각입니다.

 

사진을 올리고 한 가지 배운 게 있습니다. 남의 취향은 존중해 주는 거라는 것을요.ㅎㅎ 자기 취향하고 안 맞는다고 욕하고 인신공격하지 않는 많은 분들을 보면서 게시판에 사진을 올리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사토리얼 사진집을 다시 꺼내 봐야 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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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7-18 0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행따라 사는 것도 제멋이지만, 이런 개성이야말로 패션의 리더 아니겠씁니까.

yamoo 2015-07-19 00:14   좋아요 0 | URL
곰발님 감사합니다~! 개성을 아시는 분! 전 곰발님의 개성이 묻어나는 글을 아주 좋아합니다~^^

stella.K 2015-07-19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상의 조끼와 신발을 같은 계통의 색으로 맞춘 센스가
정말 돋보입니다. 첵크 무늬 바지도...!
예술 전공자들이 보통 튀는 옷들을 많이 입던데 야무님은 예술 전공하시진
않으셨죠?

yamoo 2015-07-19 00:19   좋아요 0 | URL
체크 무늬 이쁘지요? 근데, 사람에 따라서는 약장수 같다느니, 광대같다느니 하는 시각으로도 봅니다. 물론 제 패턴과 색깔이 일반적이지 않치만 저런 걸 좋아라 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그리 많지 않은 거 같아요..ㅎㅎ
근데, 스텔라님은 패션에 관심이 많으신가 봅니다. 제 스타일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은 대체로 옷과 소재에 대해서 아는분들인데, 항상 좋게 봐주셔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예술하고 아무 상관도 없는 전공을 했습니다.ㅎㅎ 그냥 나이가 들어 내가 좋아하는 게 무언가하고 보니, 디자인 계열이었고, 그런 면이 옷입기에 많이 반영이 되어서 그런가 봅니다~^^

stella.K 2015-07-19 19:18   좋아요 0 | URL
ㅎㅎ 오히려 그렇게 봐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저는 사실 옷에 대한 신경이 별로 없습니다.
아무렇게나 대충 입죠.
그나마 저의 엄니가 옷을 좀 볼 줄 아셔서 곁다리로 얻어 입거나
같이 입습니다. 왜 딸과 엄마가 얻을 같이 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사실 체크 무늬는 좀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남이 입으면 좋아 보이는데 내가 입는다고 생각하면 용기가 필요하죠.
약장수나 광대라니...ㅋㅋ 전 체크무늬 하면 골프 웨어가 생각나는데 말입니다.
영국 귀족들이 그렇게 입지 않나요? 흐흐

뽈쥐의 독서일기 2015-07-18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나미 스탈이라니.. 모나미 볼펜 싸고 좋아서 자주 써요. ㅎㅎ 그나저나 바지 색 참 예쁘네요. 보기에도 시원해보여요!

yamoo 2015-07-19 00:21   좋아요 0 | URL
요새 모나미 스타일 도처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오늘 타임스퀘어 갔는데, 그곳에서도 부지기수로 눈에 띠더군요~ㅎ

바지 색상이 예쁘다고 보시는 뽈쥐님, 역시 한 스타일 하실거 같습니다요~^^
정말 시원합니다. 비치지 않으면서 지원한 소재는 저도 첨 봅니다. 100%면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면 제품보다 훨씬 얇고 시원해서, 담주에 몇 야드 더 사러 갈까 생각 중입니다~^^

2015-07-30 06: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5-07-28 11:29   좋아요 0 | URL
잘 했어요. 하지만 책은 아직도 매장 중입니다..ㅎㅎ
곰발님두 스타일 사진 가끔 올려주세요~~ㅎㅎ

흠...지원군...논쟁을 봤습니다만...제가 끼일 자리는 아닌 듯합니다^^;; 조만간 곰발님 서재를 찾아 뵙겠습니다~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7-28 18:00   좋아요 0 | URL
저도 이번에 이사하면서 아주 학을 뗐습니다. 이거 하루 이틀 하실 생각 마시고 그녕 몇 개월 잡고 짐을 푸십시오.. 아주 골병 듭니다.....
 

새해가 밝았다! 작년에 비해 올해에는 좀 더 발전된 한 해가 되지 않을까...하는 조심스런 기대를 해 보게 된다.

 

올해엔 서재 활동도 좀 열심을 내야 겠다. 게으름을 조금 걷어 내려면 좋아하는 거에 집중해야 하는데, 서재에서는 책 얘기와 함께 내 옷 스타일에 대한 얘기도 늘어 놓아볼까 한다.

 

서재에 옷 얘기라니, 좀 엉뚱한 면이 없지 않지만 서재 포스팅을 늘리려면 이것밖에 없는 듯하다. 하이드님 서재를 보면 플라워에 대한 포스팅이 상당수를 차지하는데, 나도 하이드님의 서재 활동을 본 받아야 겠다. 서재에 꽃 애기가 정말 많은 호응을 받고 있으니!!

 

나는 뭐, 옷으로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그냥 옷을 책만큼이나 좋아해서 날마다의 옷 차림에 대한 얘기를 주절거려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이드님의 페어퍼와는 질적으로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시도 하는 건 상대적으로 포스팅을 많이 할 수 있어서다.

 

주로 데일리 룩에 대한 착장 사진과 그에 대한 내 짧은 느낌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내가 이 무모한 짓을 하는 데에는 드라마 '미생'에서 뜬 강소라가 아주 혁혁한 공헌을 했다. 그 이유는 이렇다.

 

드라마 미생을 딱 3편 봤다. 중간에 1편 후반부에 1편 그리고 마지막편. 미생 마지막편을 보고 얼마 안 있어 강소라 드레스라는 게 화제가 됐었다. 강소라가 무슨 어워드 시상식 상에 갔나 본데, 거기서 입은 미니 드레스가 나중에 H&M의 3만 9천원 짜리 드레스임이 밝혀진 거다. 청중 대부분은 명품 옷이라 생각한 바로 그 옷이!

 

(왼쪽에 강소라가 입은 푸른 드레그사 3만9천원 짜리 H&M 드레스. 오른쪽 명품 드레스와 비교해도 전혀 빠지지 않는 자태를 드러낸다.)

 

이후에 H&M에서 강소라 드레스가 최단 시간에 완판 됐다는 후문. 강소라가 개인적으로 사서 입고 간 거라, 강소라 스타일리스트가 매우 미안해 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단다. "브랜드와 상관없이 언제나 배우를 돋보이게 하는 의상을 선택해야.."

 

내가 추구하는 바와 완전히 일치하는 말이 강소라 스타일리스트의 입에서 튀어 나왔다는 게 좀 재밌었다. 스타일리스트가 강소라에게 미안해서 일종의 자기 합리화를 위해 한 말처럼 들렸지만 이 말은 모든 배우들이, 아니 모든 사람들이 새겨 들었으면 하는 말이었다.

 

3만 9천원 짜리 옷을 명품옷처럼 보이게 입는 그 스타일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가치다. 아무리 수 백 만원 짜리 옷을 걸치고 명품 백을 들었다하더라도 사람드리 시장 바닥에서 산 것처럼 생각한다면 돈을 시궁창에 버리는 것과 매한가지가 아닐까.

 

그런데, 이런 상황은 남 얘기가 아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친구들과 대다수의 옷에 무지한 남성들에 대한 애기로 전이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별로 좋지도 않은 수트를 백화점에서 100만원을 주고 사서 입고 다닌다.

 

근데, 그 수트가 정말 100만원의 가치가 있는 줄로 생각한다. 항상 그 브랜드를 입으면 기분이 달라진단다. 내가 수트에 대해 뭐라 하면, '이게 어느 브랜드껀데..'하면서 비싼 가격을 들먹인다. 그 수투가 20만원 정도밖에 안한다는 걸 그들은 진정 모른다.

 

남성 잡지를 펴도 거기 실려 있는 남자의 물건들은 겁나게 비싼 것들 뿐이고, 패션 블로거란 사람들이 운영하는 자신들의 룩을 봐도 비싼 것들 뿐이다. (물론 멋지다!) 남성 잡지에서 소개된 물건들보다야 저렴하지만 패션 블로거들이 자신들의 룩이라고 선보이는 사진들을 보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사실 유명 패션 블로그를 보면 한 포스팅 당 수십개의 덧글들을 볼 수 있다. 인기 블로거이다 보니 추종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이들 덧글들을 보면 각 아이템들의 브랜드들을 열거하며 서로 멋지다고 난리다.

 

예를 들어 패션 블로그의 모 브랜드 구두 포스팅을 보며 자기(덧글을 달고 있는 자신))도 있는데, 너무 좋단다. 밑의 덧들들은 이에 조금씩 덧붙인다. 이 슈즈의 라스트는 예술이라는 둥 브로그가 치밀하다는 둥 가죽 색깔이 죽인다는 둥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둥 찬사를 늘어 놓는다.

 

근데, 이 구두의 가격은 100만원 가까이(세일 해서 80에 아주 합리적으로 구매했단다) 된다. 블로그의 주인장들은 이런 구두 자랑을 일 주일에 한 두 번씩 한다. 정말 능력자다. 상속자이거나 자기 부모가 갑부가 아니고서야 20 후반의 나이에 이런 구두를 몇 십 켤레씩 소장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일반 샐러리맨들로서 반갑지 않은 이유를 알 것이다. 구두 100만원, 자켓 80만원, 코트 100만원..일반 샐러리맨들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어느 잡지, 어느 블로그를 돌아다녀봐도 남성 클래식 사진 속 착장 물건들은 쉽게 구입할 수 없는 가격대들이다.

 

그들의 스타일 사진 속 아이템들을 모두 구입한 비용은 대체로 100~200만원 사이다. 200을 훌쩍 넘는 스타일 사진도 많다. 일반 월급 쟁이 남자가 감당하기에는 턱 없이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들의 룩을 추종하면서 비싸면 다 좋은 것인 줄 안다. (물론 비쌀수록 값어치는 한다.)

 

나는 이런 패션 블로그를 보며 그들과 비슷한 것을 사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남성들에게 그렇게 살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 친구들에게 백화점 매장에서 수트를 구입하는 걸 말리고 싶다. 더군다나 백화점 매장 가격이 1/5이 그 옷의 적정 가격임을 말려주고 싶다.

 

그래서 나는 이 서재에다가 내 스타일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 옷에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멋져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내가 이런 방자하게 들릴 수 있는 말을 하는 이유는 이렇다.

 

나는 내 스타일이 맘에 든다. 시간을 들여 재미있게 선택한 내 옷차림을 사람들이 좋게 봐주기 때문이다. 나와 만나는 사람들은 언제나 내가 고른 것들을 모두 좋게 봐주고 어디서 샀냐고, 어디 브랜드냐고 묻는다.

 

하지만 내가 입고 걸치고 드는 것들은 모두가 아주 저렴한 것들 뿐이다. 대개가 3-5만원 정도이다. 하지만 백화점에서 사서 착장할라고 하면 적어도 50~100이상은 줘야 하는 것들이다.

 

나는 싼 물건도 비싼 물건 못지 않게 멋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데일리 룩'이란 걸 포스팅 해 보고 싶은 거다. 숏다리이고 패션 블로그들에 비해서는 비교 불가능할정도로 열등하지만, 저렴한 옷들도 얼마든지 매력적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다.

 

200만원 짜리 풀 착장은 멋지다. 하지만 너무 과도하지 않은가. 20만원으로도 그 비슷한 스타일을 낼 수 있다면 나는 그게 패션 스타일에서 '오캄의 면도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더 적은 비용으로 비슷한 스타일을 갖는다는 건 확실히 그렇지 않은 것에 비해 더 낫지 않은가 말이다.ㅎ

 

 

작년에 수트 착장 사진을 올린다고 했는데, 날씨가 따뜻해서 셀카를 찍어 봤다. 옷을 바닥에 펼쳐 놓을 때가 입었을 때보다 더 아름답다는 걸 새삼 느낀다. 데일리 룩을 포스팅 할 예정이라 그 시작을 이 사진으로 골랐다. 뭔가 많이 아쉬워 룩 하나를 더 올려본다.

 

 

약속했던 팔질레리 원단으로 맞춘 수트다.

워낙 비율이 안 좋아, 더욱이 핸펀 사진이라 구리지만

그래도 착장 사진을 찍어 봤다. 25일 전후로 날씨가

따뜻하여 저런 차림으로 나가도 춥지 않았으니..

수트 : 이전에 말한대로 총60

슈즈 : 모 사이트에서 단돈 6.0에 구입한 스웨이드 더블 몽크 스트랩

양말 : 유니클로. 세일할 때 1켤레 1000원 주고 구입.

패딩 베스트 : 오렌지 팩토리에서 구입한 것 3.5

머플러 : 작년 스트릿 사진에서 밝힘

 

 

빨강 더플 코트 : 일본 빈티지 매장에서 3.5주고 구입

안에 입은 자주색 자켓형 베스트 : 일본 빈티지 사트에서 가격 후려칠 때 2.5에 구입

안에 입은 베이지 숄 카라 카디건 : 요즘 H&M에서 1.9에 세일 중

이너로 입은 얇은 터틀넥 : 플로렌스&프레드 1.5

작은 윈도 페인 팬츠 : 11월 명동 에이랜드 구제코너에서 득템 3.5(유나이티드 애로우)

머플러 : 계속 재활용..ㅎㅎ

슈즈 : 5년전 옥션에서 켤레 당 7천원에 가격 후려칠 때 산 것. 타탄 체크라 회색과 빨강을 샀는데, 현재 빨강만 건재하고 회색은 2년 전에 떨어져서 버렸다.

흠...그러고 보니 총15도 안 되네..

 

 

지난 한 해 제 서재를 방문해 주시고 좋은 댓글로 나눔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천성이 워낙 게으른 관계로 일일이 서재 방문을 못하는 걸 용서하시길~

새해에는 바라는 것들을 성취하시고, 건강하고 즐거운 한 해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야무의 서재에 오시는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사진을 보시고...돌은 던지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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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고숨 2015-01-01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댓글에 결례일까 망설이다가... 너무-) 귀여우셔욤;; 비싸지 않은 옷을 고급스럽게 소화해내는 게 더 멋진 스타일이라는 의견에도 동감이고요. 그리고 저는 이상하게 이런 게 궁금한데요, (속닥) 내복,,, 입으십니까?

yamoo 2015-01-02 14:16   좋아요 0 | URL
아...다락방님 서재에서 자주뵙던 에르고숨 님! 반갑습니다. 제 서재에서도 님의 댓글을 볼 수 있다니!

흠..제가 귀여운가욤?? 전 귀엽다는 소리를 매우 싫어했지만 몇년 전 지인이 그건 칭찬으로 받아들이라고 해서 그 이후부턴 기분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칭찬 감사합니다! 그리고 의견에 동감을 주시니, 앞으로의 페이퍼 쓰기에 힘이 될 듯합니다.

내...겨울철 필수품 중 하나가 내복과 목티입니다. 추위를 너무 타서 셔츠를 거의 입지 않습니다. 입어도 안에 아주 얇은 터틀넥을 입어야 합니다. 내복은 아니지만 유니클로 히트텍이 없으면 정말 큰일납니다~^^

수이 2015-01-01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귀여우신데요. 저도 결례일지도 모르겠으나 일단 든 생각은 이래서. :)

yamoo 2015-01-02 14:18   좋아요 0 | URL
헐~ 야나님까지 귀여우시다고 하지....감사합니다. 옛날 같았으면 버럭 화가 났었을 법한데, 요즘은 아주 칭찬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cyrus 2015-01-01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군대 동기 중에 옷장사했던 형이 있어요. 장사 수완도 좋고, 패션 감각에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옷에 관한 썰만 풀면 야외근무 1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어요. 그 형도 말하더군요. 자신도 브랜드 있는 옷을 팔아봤지만 아무리 옷 잘 입고 싶어도 비싼 돈 들여가며 고급 브랜드에 사는 손님들이 한심하다고 말했어요. 저한테 너무 고급 브랜드 옷에 집착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앞으로도 패션 관련 글을 쓰신다면 개성 있는 알라디너가 되실 겁니다. ^^

yamoo 2015-01-02 14:21   좋아요 0 | URL
정말 패션의 고수들은 보세옷과 자기가 만든 옷을 입고 다니더이다~ 브랜드 옷은 걍 가볍게 치부하고..ㅋㅋ 그런 사람들은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소재로 독특한 디자인으로 자기만의 옷을 만들어 입습니다. 보기에도 정말 멋지구요.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이 옷이니까요. 자신도 오직 세상에서 하나 뿐인 존재이니..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이러스님!^^

야클 2015-01-02 0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yamoo 님의 `용감하고` 멋진 패션에 박수를! ㅎㅎ 잘 읽고, 또 공감하며 갑니다. ^^

yamoo 2015-01-02 14:22   좋아요 0 | URL
오~ 야클님의 칭찬 감사합니다!! 잘 읽어 주시니, 앞으로의 페이퍼 쓰기에 힘이 나는 듯합니다~ 공감해 주시니 쓴 보람이 있네요.

올해에도 야클님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드립니다!

순오기 2015-01-02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감과 스타일이 좋은데요~~^^
사진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 찍으면 더 좋을 거 같아요!

yamoo 2015-01-02 14:25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의 댓글이 아니었다면 수트 착장 사진을 올리지 않았을 겁니다. 어쩌면 새로운 페이퍼를 쓰게 동기부여를 해 주신 분이 순오기님이실 겁니다!

칭찬 감사합니다~ 근데, 사진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 찍으면 얼굴이 나오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항상 저렇게 찍을 수밖에 없더군요. 사람들에게 찍는 걸 부탁드려 봐야 겠습니다..ㅎㅎ 어쨌든 좋게 봐주셔서 고압습니다!

oren 2015-01-02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yamoo 님의 옷차림 사진들을 보면 한 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친구들 중에서도 yamoo 님과 얼핏 닮은 듯한 차림새를 자랑하는 애들이 있는데, 굳이 얼마짜리냐고 물어보지는 않는답니다. 너무 예상을 벗어나기 일쑤여서 말이지요. ㅎㅎ

yamoo 2015-01-02 14:33   좋아요 0 | URL
어느 정도 사회 생활을 하고 나이가 들면 좋아보이는 것들이 대부분 비쌉니다. 생활 속에서 안목이 높아지고 어느 순간 눈에 좋아보이는 것이 비싼 거라는 걸 직감하게 됩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멋진 차림새의 젊은 남자들을 보면 주로 자기들이 입은 것들에 대해서 서로 자랑하는 걸 듣게 됩니다. 어디서 샀고 브랜드는 뭐고 얼마 줬다고. 이들은 대부분 강남 편집숍에서 물건들을 구매하는 것 같습니다. 가격은 뭐 그냥 다 비쌉니다~ ㅎㅎ

오렌님 정도의 나이대면 실루엣이 아닌 소재로 결판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소재는 기본 디자인이라도 그 자체로 광채를 발합니다. 닥스 스타일을 생각하시면 될 듯해요. 닥스 정도면 오렌님에게 가장 어울리는 브랜드가 아닐까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1-03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 스타일 취향이 저와는 180도 다르군요. ㅋㅋㅋㅋㅋ
지금은 많이 순화되었지만 한때 저는 히피 스타일`이었습니다.
지금은 나이가 드니 얌전한 스타일로....
중요한 것은 결국 자신감이더라고요. 자신감만이 개성을 키우게 됩니다.

yamoo 2015-01-04 15:01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ㅋㅋ 아방한 곰발님 스타일과는 대척점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뭐, 그렇다고 제가 아방한 스타일을 안좋아하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학부때 저도 아방한 스타일을 곧잘 입고 다녔거든요~ㅎㅎ 특이해 보이는 건 죄다 입었던 거 같습니다..ㅎㅎ

근데, 머....곰발님 정도는 아니었습니다.ㅎ

스타일은 자신감이라는 거에 정말 공감합니다. 아무리 비싼 옷을 걸쳐도 `좀 이상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면 역시나 어색한 티가 팍팍 나고 옷과 사람이 따로 놀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랄까요~
 

지난 번에 남성 수트에 대한 페이퍼를 올렸었다. 의외로 이곳 서재에서도 호응 해 주는 분들이 계셔서 내친김에 맞춤 수트에 대한 것도 올려 볼까 한다.

 

우선 개인적인 맞춤 수트의 경험을 토대로 경제적이고 질 좋은 나만의 수트를 장만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고, 어떻게 입는 것이 수트를 제대로 입는 것인지 부가해 보기로 한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에 처음으로 수트를 맞췄습니다. 잡지책을 보다가 너무도 멋진 수트 사진이었기에 핸펀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맞춤 양복점에 가서 그 사진과 최대한 비슷한 원단을 골라 될수 있는한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잡지에서 본 수트는 네이비 핀스트라이프 더블 브레스트 수트였습니다. 브랜드는 팔질레리였고, 잡지책에 나온 정가는 250만원 짜리 수트였습니다.

 

첫 맞춤 정장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하지만, 저는 그래도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양복점의 사장님은 약간 사이비 기질이 있었는데, 그걸 간파하지 못한 것이 유일한 흠이었습니다.

 

하지만 원단갖고 장난칠 분은 아니었고, 시청 내에 있는 양복점이었기에 어느 정도 믿음은 있었지요. 당시 제일모직 vip원단으로 맞춤 수트를 한 가격은 46만원이었습니다. 나중에 이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고 안 사실이, 나름 꽤 경제적으로 맞춤 수트를 장만했다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2년 후인 2011년 12월. 동대문 원단 시장에서 원단을 둘러보다가 눈에 띄는 원단이 있길래 어디꺼냐고 물으니, 팔질래리 신상이라고 합니다. 양모 90에 캐시미어 10의 혼용율을 보인 원단은 겨울 원단 중 색감과 디자인 면에서 발군이었습니다. 당시 그 많은 원단 중에서 제 눈을 사로잡은 유일한 것이었습니다.

 

가격도 두루마기 하나(3마 반)25만원 선이었습니다. 원단집 사장님이 좀 싸게 준 거 같았습니다. 저는 거기서 2만원을 깍아 23만원에 데리고 왔습니다. 그게 바로 아래 사진입니다.

 

왼쪽 위에 보이는 택이 원단의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원단이 어디에서 왔으며 혼용율과 넓이 등 원단의 상세 스펙을 담고 있는 택

 

 

이 원단으로 몇 곳의 맞춤 하는 곳을 알아보다가 그냥 예전에 맞춘 양복점에 가서 맞춤을 했습니다. 마지막 한 곳과 저울질을 하다가 예전 하던 곳에 갔다 줬는데, 이게 제일 후회가 되는 일이었습니다. 제가 고민하던 곳은 완전 비스포크식으로 맞춤해 주는 곳이었거든요. 공단비는 똑같았습니다. 이전 사장님에게 제가 속은 것이죠.

 

그곳은 반맞춤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반맞춤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기계식으로 맞춤을 해 주는 곳이었지요. 당시는 몰랐습니다. 라펠을 젖혀 보면 비스포크는 수많은 바느질 자국이 나 있습니다. 기계식은 아주 매끈하지요. 여튼 저 좋은 원단이 기계식으로 맞춤이 되어 속이 많이 쓰리다는 걸 뒤늦게야 알아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뭐, 어쨌거나 제게 맞는 수트는 만들어 졌습니다. 평면적인 원단이 입체의 수트가 된 느낌은 매우 신선했습니다. 원하던 대로 베스트가 나오지 않아 조금 실망스럽긴 했지만 당시에는 원단이 입체화된 사실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던 때라 완성된 수트가 모든 단점을 커버했습니다. 위의 원단으로 재단된 수트입니다.

 

 

 

당시 몇번 입고 나갔다 온 후의 사진이라 암홀 있는데가 쪼금 구겨져 있습니다.

 

원단으로 볼 때와 수트로 입체화 되었을 때의 미적 차이는 완전 천양지차였습니다. 입체화된 원단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도톰하고 따뜻하니, 영하 5도까지는 수트만 입어도 하나도 안추웠습니다. 캐시미어의 위력이 느껴졌다 할까요..ㅎ

 

맞춤을 한 1년 후, 백화점 팔질레리 매장을 가서 보니, 저 원단으로 기성복이 나와 있더군요. 쓰리피쓰가 아닌 투피쓰였고 디자인도 많이 달랐습니다. 저는 소매버튼도 리얼버튼으로 했습니다.ㅎ 거기 수트 매장 직원이 제가 입은 수트를 보고 어디서 샀냐고 묻더이다. 매장의 택 가격은 350만원이었습니다.

 

저는 원단비 23만원에 공단비 35만원을 줬으니 총 58만원에 질 좋은 팔질레리 수트를 장만한 셈이 된 것이죠. 당시 팔질레리 최고가 라인의 수트였으니 백화점에서 사는 것보다 맞춤을 하는 게 어느 정도 경제적 이점이 있는지 알고도 남을 겁니다.

 

사실 백화점 가격의 1/5가가 정상가임을 감안하면 백화점 수트 가격은 비싸도 너무 비싼거 같습니다. 어쨌든 제일모직 최고급 원단이라는 슐레인 급으로 맞춤을 해도(팔질레리 원단은 슐레인 급 아래) 100만원 안 쪽에 맞춤을 할 수 있으니, 타임 옴므나 시스템 옴므에서 비싼 돈 주고 수트를 사는 것은 낭비 중 낭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몸에 꼭 맞는다는 보장도 없구요.

 

제 개인적인 맟춤 수트 경험을 언급한 이유는 수트 스타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하나의 사안을 알려드리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남자가 수트를 입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몸에 꼭 맞게 입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1600만원 짜리 키톤 수트를 입고 있어도, 그 옷이 자기에게 꼭 맞지 않는다면 폴리에스테르로 자기 몸에 꼭 맞게 재단된 수트보다 못하다는 것입니다.

 

이게 가장 중요한 사실이자 수트를 입을 시 종종 간과하는 사실입니다. 브리오니, 휴고 보스, 아르메도 질도 제냐...다 필요 없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좋은 원단으로 자기 몸에 꼭 맞는 수트를 입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명품 수트 스타일이 될 수도 있고, 후질근한 수트 스타일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몸에 꼭 맞는 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네, 이게 좀 까다롭습니다. 바지는 밑단 통이 20센티를 넘으면 안되고, 바지 끝단이 구두 위에서 접히면 안됩니다. 구두 위로 칼날같이 딱 떨어져야 합니다. 그도 아니면 발목이 보일 정도로 짧은게 접히는 것 보단 낫습니다.

 

상의를 입었을 시 셔츠 목 부위가 1(2센티도 무방)센티 정도 나와야 하고, 팔 부분도 셔츠 소매가 2센티 정도(1.5센티도 무방) 나와야 합니다. 수트 소매가 손등까지 내려오면 절대 안됩니다. 그러니 좀 짧다 싶을 정도로 수선을 해야 셔츠 소매가 보일 겁니다. 이상하게도 우리나라 자켓들은 소매가 기형적으로 길게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드시 셔츠 소매가 보여야 제대로 입는 게 됩니다.(맞춤 수트를 할 시 반드시 소매에 리얼버튼을 추가하시길)

 

어깨는 딱 맞아야 합니다. 수트의 생명이 어깨선입니다. 아무리 좋아도, 허리에 착 하고 감겨도 어깨가 1센티라도 크면 그 수트는 과감히 포기해야 합니다. 물론 어깨를 줄일 수는 있습니다. 이 때에는 그 수트가 정말 원단이 좋고 아울렛에서 정가 대비 80%정도 싸게 산 경우입니다.

 

어깨 수선은 맞춤 양복을 전문으로 하는 곳에 맡기면 그래도 수트의 완성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수선할 수 있습니다. 해 봐서 아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10만원 이상을 주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매우 가치있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만 수선을 진행하면 되겠습니다.

 

계속 상의 얘기를 하겠습니다. 입었을 시 등에 가로 줄이 간다면 자신에게 작은 사이즈라는 신호입니다. 입었는데 등에 새로 줄이 간다면 자기 몸보다 한 칫수 큰 것입니다. 모두 사서 입으면 안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백화점 기성복 직원들은 큰데도 불구하고 잘 맞는 거라는 구라를 칩니다. 그러니 사는 고객 입장에서는 편안하게 입는 옷이 잘 맞는 옷이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실은 자기 칫수보다 한 칫수 큰 약간 벙벙한 수트인데도요.

 

상의 수트의 단추를 잠궜을 시 등에 주름이 없고 앞 단추 옆으로 약간의 가로 줄이 가는 것이 몸에 가장 잘 맞는다는 표시입니다. 간혹 수트 디자인에 따라 싱글 브레스트의 경우 역V자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는 상의가 작아서 그런게 아니라 디자인 자체가 그렇기 때문입니다. 역V자가 생기는 디자인이 그렇지 않은 디자인보다 세련되고 활동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역V자가 생기지 않는 수트는 좀 고루한 느낌이 강합니다. (고로 요즘 대세는 역V자가 선명한 디자인 입니다.)

 

그리고 상의는 반드시 엉덩이를 덮어야 합니다. 물론 키가 작은 분들은 수트 상의의 길이를 좀 짧게 하여 키가 커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이 때에도 엉덩이의 반 이상은 덮어야 합니다. 그래야 클래식 수트입니다. 엉덩이가 드러나는 수트는 일명 삐끼들이 입는 '삐끼 양복'입니다. 품위를 내기 위해 입는 수트가 경박함의 극치를 보여주게 됩니다.

 

광택이 나는 수트도 피해야 합니다. 캐시미어나 실크가 섞여서 윤이 흐르는 광택이 아니라 은갈치식 광택이 나는 수트가 있습니다. 이런 수트도 피해야 합니다.

 

제대로 입는 클래식 수트는 네이비, 그레이, 브라운 계열 중 하나의 색상을 택해야 합니다. 그래야 수트를 여러 상황에 맞게 믹스 매치할 수 있습니다. 비싸게 구입한 수트를 회사 출근할 때에만 입는다는 건 너무나 아까운 처사입니다.

 

얼마든지 캐주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차후에 기회가 되면 쓰기로 하고, 여기서는 클래식 수트에 어울리는 구두와 허리띠 그리고 가방에 대해서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이 청색 계열이나 회색 계열의 수트를 맞췄다면 브라운 계열이나 블랙 계열의 옥스포드 레이스업 슈즈를 선택하도록 하십시오. 이게 비즈니스의 정석입니다. 쉽게 말해서 끈달린 구두를 말합니다.

 

끈 없는 구두는 로퍼라고 해서 캐주얼적인 면이 부각되는 구두입니다. 단, 몽크 스트랩이라는 버클이 달린 구두가 있습니다. 끈이 없지만 유일하게 클래식 수트에 어울리는 구두입니다.

 

가방은 토트백이 정석입니다. 요즘 보면 수트에 어울리는 백팩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클래식 수트의 정석은 토트백입니다. 일명 브리프케이스라는 드는 가방말입니다. 수트 어깨에 가방을 매면 수트 어깨가 손상되고 변형됩니다. 절대 어깨에 걸치거나 매지 마십시오. 수트를 입었을 시 남자의 가방은 언제나 손에 들여 있어야 합니다.

 

이상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제 말이 아니라 수트 입는 정석을 알려주는 책들에 그대로 나와 있는 공통분모들입니다. 월간 GQ난 아레나에서 이전에 부록으로 주는 책자들에 공통적으로 들어 있는 내용들이니 허튼 소리는 없을 겁니다. 단지 사진을 곁들이지 못한 점이 좀 아쉬울 뿐입니다.

 

어쨌든 자신의 몸에 맡는 수트를 입으세요. 그게 정석이고 서양 수트를 제대로 입는 방식입니다. 백화점에서 수백만원을 주고 명품 수트를 사는 우를 범하시지 말기를 바랍니다. 명품 기성 수트 보다 훨씬 좋은 원단으로 자신의 몸에 꼭 맞는 수트를 장만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명품 값의 1/3도 안되는 믿을 수 없는 가격으로 말입니다.

 

만일 자신이 50-60 만원 선에서 기성복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맞춤 수트를 시도해 보세요. 수트에 대한 이해와 수트를 보는 눈을 넓힐 수 있을 겁니다. 예, 저는 이걸 확신합니다. 적어도 맞춤옷을 입으면 옷에 대한 생각이 확실히 바뀔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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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쭈니 2014-12-05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패션전공인데 좋은글 잘 봤습니다

yamoo 2014-12-06 15:15   좋아요 1 | URL
오~~패션 전공이시군요. 좋은 글이라고 봐주시니 쓴 보람이 있습니다.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시길~^^

blanca 2014-12-05 2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왠지 야무님은 멋쟁이일 것 같네요. 이런 세계는 또 처음 접하네요. 좋은 원단으로 맞춰 입는 게 경제적이고 자기 체형에도 잘 맞을 것 같은데 원단을 구입해서 맞추는 과정이 좀 번거롭겠어요. 좋은 글 잘 읽고 가요.

yamoo 2014-12-06 15:19   좋아요 0 | URL
오, 블랑카님 올만입니다! 흠...멋쟁이일거 같다는 추측만으로도 감사합니다..ㅎ

남성 수트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깊이가 끝이 없습니다..ㅎ 욕심도 되게 많이 나구, 그에 비례해서 비용도 많이 깨집니다..ㅎ

원단을 구입해서 맞추는 과정이 좀 번거롭습니다. 근데,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번거롭지가 않을 수 있습니다. 원단에 관심이 생기면 원단 둘러보는게 정말 재미있거든요~

원단 보는 눈만 생기면, 아니 그냥 좋아보이는 거 원단 시장가서 추천받아 그 원단으로 신랑이나 아버님 또는 지인에게 선물하면 두고두고 잊히지 않는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잘잘라 2014-12-05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진짜 진짜 멋진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yamoo 2014-12-06 15:2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메리포핀스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이런 글로다가 메리님을 댓글로나마 뵙게되는군요!

멋진 글이라니, 글을 쓴 보람이 있습니다.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cyrus 2014-12-05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고등학생 졸업하고 나서 처음으로 양복을 맞췄고, 군 전역 후에도 양복 한 벌 더 구입했어요. 저는 양복을 입을 때 조금이라도 크게 느껴지면 오히려 약간 맞춘 듯한 사이즈가 좋다고 권하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니, 뻥인 것 같아요.

yamoo 2014-12-06 15:23   좋아요 1 | URL
네...뻥이 맞는 거 같습니다. 사이러스님 몸 스펙을 알려주시면 그에 맞는 브랜드를 추천드릴게요~ 앞으로 꼭 한 벌은 장만 하셔야 할 듯하니...맞춤을 하시든, 기성복을 구입하시든 예산 알려주시면 그 범위 내에서 최선의 수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반드시 매장을 방문하셔서 입어보시고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oren 2014-12-06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단 사진을 보자말자 예전에 봤던 `홍대앞 멋쟁이 야무님` 모습이 떠오르네요. 혹시 그때 입었던 그 수트 아닌가요?

yamoo 2014-12-06 15:26   좋아요 0 | URL
아, 그때 홍대 앞에서 입었던 건 수트가 아니었어요. 그땐 바지와 자켓을 따로 입는 일명 세퍼레이트 룩이었습니다. 감청색 블레이저에 타탄체크 치노 바지 차림이었지요. 제가 위 팔질레리 원단으로 맞춘 수트를 입고 사진을 찍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기념샷으로 한 방을 찍어 볼까 합니다~^^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렌님^^

곰곰생각하는발 2014-12-06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대단하네요. 양복 입은 샷 하나 부탁드립니다.

yamoo 2014-12-06 15:27   좋아요 0 | URL
헐~ 대단하지 않아요. 네...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않그래도 샷 한방 찍을 예정이었습니다. 찍은 다음 이곳에다가 올려보겠습니다. 그때 댓글하나 부탁드려요~ㅎㅎ 욕은 하지 말아주세요...^^;;

세실 2014-12-06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멋진 샷 기대하겠습니다^^
얼굴도 꼭 보여주세요~~
패셔니스트, 야무님!

수이 2014-12-06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글을 읽으니까 꼭 인증샷 보고싶어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4-12-07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증샷 ! 인증샷 ! 인증샷 !

kame 2014-12-22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처음으로 정장을 살려고 하는 30살 남자입니다.
제가 지금껏 해왔던일이 정장 입을일은 없고
항상 캐주얼만 입어서요..ㅜㅜ
어렸을때 장례식갈려고 급하게 샀던 검은색정장 하나있네요..ㅜㅜ
근데 이제 나이도 있고 해서 제대로 된 정장 하나 살려고 하는데
어떤 브랜드가 괜찮을까요??
아니면 맞춤이 괜찮을까요??
밑에 글도 읽으면서 많은것을 배워갑니다.
아 참고로 제 키는 183에 몸무게는 살이많이쪄서 88입니다.
가격대는 벌당 50~70만원정도 생각하구요.
2벌정도 살려고하는데 싱글 하나(베스트 포함)
더블 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색상은 네이비 계열로 살려고 하는데 혹시 추천 좀 해주수실수 있을까요??
아 참고로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회사를 다니면서
슈트입는 일은 없쓸것입니다..^^
그리고 맞춤을 할시 어디가 좋은지..잘 아시는데 있으면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니면 원단시장 원단사는곳이나 어디가서 맞춰야하는지..아무것도 몰라서요ㅠ
제가 너무 물어보는게 많네요..ㅜㅜ

yamoo 2014-12-23 15:37   좋아요 0 | URL
맞춤을 하면 좋겠습니다만...맞춤에 대한 지식이 전무할 거 같아 그냥 기성복을 구입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예산이 5-~70만원에 두벌을 장만하신다면 아울렛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30살이시고 두고두고 입으려면 캐릭터 정장이 아닌 신사복 계열에서 구매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갤럭시, 마에스트로, 캠브리지멤버스, 팔질레리 브랜드에서 고르시구요..
가산동 아울렛 중 패션아일랜드 2층에 가시면 30만원대 정도로 괜찮은 이월상품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만일, 맞춤 지식이 없어도 맞춤을 하시려면 광장시장에서 40정도에 맞출 수 있습니다만...전 비추입니다. 맞춤은 자신이 수트에 대한 지식이 풍부할수록 완성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울렛에서 기성복을 2벌 장만할 것을 강력히 권해드리는 바입니다~

jaemoon38 2014-12-23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감사합니다^^제가 생각하는건
한벌당 50-70 정도 입니다.^^
이런 경우에도 맞춤보다는 매장으로 가는게 괜찮다는
말씀이신거죠??
제가 너무 많은걸 물어보네요ㅠ

yamoo 2014-12-24 10:06   좋아요 0 | URL
한벌당 50-70정도면 제일모직 공장 직영점에서 구입하세요. 팔질레리가 30만원대 정도밖에 안합니다. 두벌에 70정도되도.. 꽤 좋은 거 건질 수 있으니...반드시 아울렛 매장 가서 입어보고 구매하세요. 183-88정도의 몸 스펙이면 제가 말씀드린 브랜드 매장에 가면 맞는 치수 많을 겁니다. 맞춤 보다는 말씀드린 브랜드에서 구매하길 강추드립니다~

그리고 일반매장에 쓰리피스 있구...아울렛에도 있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수트가 쓰리피트로 나오지 않는 것도 있으니 주의하시구요..매장에서 쓰리피쓰 보러 왔다고 하면 베스트 있는 상품들 위주로 보여줄 겁니다.

사실 한벌 당 50-70이면 백화점에서 사도 괜찮은 거 고를 수 있습니다. 요즘 배화점 세일기간이라 더반 매장에 보니, 50%세일 하더이다. 여튼 저는 아울렛 매장 추천드리며 한 벌당 30만원대를 강추드리는 바입니다~^^

kame 2014-12-24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참 그리고 일반매장에도 쓰리피스가 있나요???

yamoo 2016-01-15 17:09   좋아요 0 | URL
네, 있습니다. 투 피스보단 좀 비싼 게 흠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투 피쓰를 산 다음 최대한 비슷한 원단과 색상의 베스트를 구매하는 편입니다.

sfmeden 2016-01-15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제가 가진 원단으로 옷을 짓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할까요? 일반 테일러샵은 원단따로 진행 안된다고 하던데요..

yamoo 2016-01-15 17:10   좋아요 0 | URL
동대문이나 광장 시장에 가면 됩니다. 가격도 일반 양복점보단 쌉니다. 단, 재단사에게 주문을 아주 많이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옷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확률이 좀 있어요.

2016-04-04 0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05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06 0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18 0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23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23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선생님 2016-09-02 1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후반 직장인입니다. 글 정말 유익하게 잘 읽었고, 어떻게 맞춤을 해야하는 지도 잘 배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다만, 질문이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정장과 모자를 항상 입으시는 것을 보고 정말 멋있다고 어릴 때부터 생각해왔습니다. 물론 할아버지는 딱 붙거나 슬림한 정장을 입으신 것도 아니었고, 키도 작으신 전형적인 할아버지 였습니다. 아무리 잡지에 나오는 슬림하고 길쭉한 모델들이 딱 붙는 정장을 입어도 저희 할아버지처럼 멋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여, 저도 그런 옛날풍의 정장을 입으려고 합니다. 옛날 개화기 사람들과 같이 낙낙한 핏 말입니다.
그런데도, yamoo님께서 말씀하신 `정석`이나 어떠한 조건등을 지켜야하나요? 이 것들이 현대 정장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여 질문합니다. 감사합니다.

yamoo 2016-09-03 18:41   좋아요 1 | URL
흠....오래 전 글도 검색해서 읽는 분이 있네요. --;;
요즘 나오는 수트 디자인들, 그러니까 몸에 딱 붙는 스타일은 이탈리아 나폴리 스타일을 많이 가미한 것이죠. 몸에 맞게 입되, 어떤 디자인을 입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취향에 달려있습니다.

개화기 때 우리나라에 소개된 수트는 미국 수트에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아메리칸 스타일이죠. 1900~1930년대까지 미국에서 유행한 스타일이 할아버지가 입으신 스타일 이듯합니다. 그렇게 입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조건을 세세히 따지면 입을 게 별로 없습니다^^;; 멋진 선택이겠습니다!ㅎ

안녕하세요 2016-09-16 17: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 :) 혹시 추천할 만한 테일러가 있는지요? 광장시장이라고 하면 20년된 양복들 전시해놓은 나이 지긋한 테일러들 느낌이라... 그분들을 지지고 볶는다고 요즘 핏이 나올지 의구심이 드네요. 조만간 속는셈 치고 한번 가볼 생각입니다. ;)

yamoo 2016-09-17 16:19   좋아요 1 | URL
동묘 부근에 3대손바느질 양복점이라고 있습니다. 완전 비스포크 맞춤이지요. 주문을 잘 하면 좋은 옷이 나옵니다. 그렇지 않고 템테이션 급으로 20만원 대에 맞춤 하시려면 광장시장에 가시면 됩니다. 단, 이때 몸에 최대한 잘 맞는 매일 입는 옷을 본으로 가져가 그대로 재단해 달라면 거의 비슷하게 나옵니다. 확실히 말해두세요. 똑 같이 나오지 않았을 때 나머지 잔금은 없다고요...그럼 2-3번 고쳐줍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