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여성 영웅은 스스로 자신이 강하다고 느끼고, 자신의 능력을 알 뿐만 아니라, 자신이 찾던 보물을 발견한다. - P132

1980년대의 슈퍼우먼 숭배 문화는 젊은 여성들에게 높은 임금과 개인적 성취감을 주는 직업, 애정이 넘치고 동등하며 안정적인 결혼 생활, 어머니로서 느끼는 환희,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고 약속했다. 현대의 많은 여성이 자신의 어머니들이 1950년대에 견디거나 혹은 즐겼던 ‘여성의 신비"에 대한 반작용으로 슈퍼우먼이 되었다. 그들의 어머니들은 남자들의 세계에서 경쟁을 할 선택권도 없었고 자녀 출산 선택권도 없었기 때문에 자신과 자녀를 부양하는 남자들에게 의존했다. 외부의 ‘남성적‘ 세계에서 얻을 수 없는 권력을 가족 내에서 휘두르는 권력으로 보상받았다. - P134

많은 여성 영웅이 원하는 것은 바로 그들의 아버지가 원했고 또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자신을 보살펴주는 누군가의 존재이다. 사랑과 힘을 주고, 고충을 들어주고, 전투에 지친 몸을 마사지로 풀어주고, 성공을 인정해주고, 상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다. 여성 영웅은 여성성과 관계 맺기를 원한다. 내려놓고 싶어 하고, 보살핌받기를 원하고, 자신이 이룬 것이 아니라 바로 그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기를 바란다. 자신이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무엇인가를 애타게 그리워하지만 정작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모른다. 이럴 때 여성 영웅들은 외부 활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고통을 달랜다. - P138

남편과 아이들에게 자신의 성취를 의존했던 어머니에 대한 반작용으로 여성 영웅은 어떤 것이라도 성취할 수 있도록 어떤 남자보다 독립적이고 무엇이든 스스로 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녀는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탈진하기 직전까지 자기 몸을 혹사한다. 거절하는 법을 잊어버린 여성 영웅은 모든 사람의 비위를 맞추려 들면서, 보살핌받고 사랑받고 싶은 자신의 욕구는 무시한다. 통제불능이다. 내면의 남성과의 관계는 뒤틀리고 폭력적으로 변했다. 내면의 남성은 절대로 여성 영웅이 쉬지 못하게 한다. 그녀는 억눌린다고 느끼지만 이 괴로움의 근원을 이해하지 못한다. - P139

무의식의 남성에 붙들려 있을 때 여성은 자신이 무엇을 하건, 어떻게 하건 결코 충분하지 않다고 느낄 것이다. 그가 계속해서 또 다른 것을 추구하도록 몰아대기 때문에 한 가지 과업을 완성 - P142

하는 것으로는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 지금 이 순간과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 가치가 없다. 무의식 속의 남성은 미래를 생각하라고 다그친다. 여성은 비난받았다고 느끼지만 내면의 결핍된 부분에서 이런 반응이 나온다. "맞아. 어떤 걸 좀 더 해야 해. 이걸로 충분하지 않아." - P143

대부분의 영웅 이야기는 인생 전반부를 다룬다. 그 전반부에서 영웅은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세상에서 자신의 지위를 확고히 세운다. 이 과업에는 세상 밖으로 나가고, 기술을 습득하고, 탁월하게 성취해내는 일들이 포함된다. 이 과업은 그녀 정체성의 일부가 된다. 그 일이 무엇이건 간에 의식적으로 선택했다면, 그 일은 ‘영혼을 빚어내는(soul-making)‘ 과정이 된다. - P144

여성들이 완전한 존재가 되려면 먼저 자율성을 찾아야 한다. 자율의 의미를 엄밀히 따지다 보면 성공에 관한 진부한 생각을 버리게 된다. 많은 여성이 성취라는 이름으로 영혼의 많은 부분을 희생했다. 외부로 향하는 모험의 보상은 유혹적일 수 있지만, 어느 순간 깨어난 여성 영웅은 자아의 영웅적 행위에 ‘아니오‘라고 말한다. 그 영웅적 행위는 이제까지 큰 대가를 치러 왔다. - P144

내면의 성취를 이루려면 영웅성에 관한 잘못된 관념을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 충분하다는 것을 알아차릴 때 여성 영웅은 진정한 보물을 발견한다. 이제 여성은 자아의 변덕에서 벗어나 자기 삶의 근원이자 더 깊은 힘에 닿을 수 있으며, "나는 모두의 비위를 맞출 수 없어. 그리고 난 충분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현실적이고 솔직해지며, 약점을 인정하고 진정한 의미의 영적 각성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 P145

겉도는 내면의 남성성에 자신의 인생을 맡긴 여성은 남성들이 세운 기준에 맞추어 성공하려는 욕구에 휘둘린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려면 자신이 변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영웅적 여정의 보상에 관한 여성 영웅의 예상은 틀렸다. 물론 그녀는 성공과 독립과 자율 따위의 보상을 얻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이나 영혼의 한 조각을 잃었을 것이다.
이러한 여성은, 목표 지향적인 남성적 사고를 신뢰하면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말하는 문화적 사고방식뿐만 아니라 개인적 사고방식에도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착한‘ 딸이 되어라, 그러면 ‘아버지‘가 널 돌봐줄 것이다. 그녀는 이제 위로받지 못하고 철저히 혼자라고 느낀다. 그녀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녀의 질서정연한 세계에 금이 간다. - P154

대부분의 여성들은 아버지의 마음에 들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다. 그녀들은 필사적으로 남성 신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 냉담하고 비판적인 아버지라 할지라도 아버지에게는 여전히 딸이 세상의 다른 남성들뿐만 아니라 아버지와 맺은 관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를 결정하는 힘이 있다. 여성이 자신의 삶에서 이 첫 번째 남성이 끼치는 지속적인 영향력을 깨닫는다면, 남성성을 향한 맹목적인 충성을 버릴 수 있는 더 좋은 기회를 얻을 것이다. 그녀는 ‘아니오‘라고 거절할 수 있다. - P159

지난 5천 년 동안 대체로 생산 지향적이고 권력 지향적인 관점과 지배-피지배의 방식으로 삶에 접근한 남자들이 우리 문화를 규정해 왔다. 삶에 경의를 표하는 것, 그리고 자연의 순환과 한계, 그 산물에 경의를 표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 P164

여성이 자신을 지배하는 내면의 목소리, "그가 옳아. 네 경력에 손해가 될 거고 결국 되돌아오게 될 거야."라고 말하는 목소리를 거부할 때,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공허감, 혹은 어쩐지 확실한 출세의 길을 밟지 않는 것 같은 느낌,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 당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규정한 그들의 선입견을 깨뜨리는 데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아니오‘라고 말하고,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의 진짜 목소리를 듣고, 내면의 폭군을 침묵시키면서 우리는 강해진다. - P168

여성이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을 멈추었을 때는 그저 존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존재함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신선놀음이 아니다. 존재함은 훈련이 필요한 행위이다. 여성 영웅은 자신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진짜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이 일은 그녀에게 무엇이든 하라고 말하고 싶어 안달하는 목소리들을 침묵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형태가 분명히 떠오를 때까지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 설익은 것은 성장을 멈추고, 변화를 거부하고, 변형을 번복하게 한다. 그저 존재하는 일에는 용기와 희생이 필요하다. - P170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면 낡은 방식과 결별해야 한다. 비록 이러한 행위가 외부 세계에서 받은 갈채의 상실을 의미한다 할지라도, 여성들은 자신들이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 직위를 거절하기 시작해야 한다. 물론 대개는 갈채를 잃는다. 또한 새로운 길이 분명해지기 전에는 치유가 필요한 커다란 상처가 남는다. - P170

가부장제를 거부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는 남성성과 새로운 관계를 발달시키기 위한 새로운 공간을 우리 내면에 창조하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새롭게 관계를 맺을 남성은, 우리 문화에서 많은 남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수세기에 걸쳐 여성성과 분리되어 있던 남성적 목소리가 아니라, 우리를 위대한 어머니에게 데려다 줄 창조적인 남성이다. 위대한 어머니를 만남으로써 우리는 여성적 본성에서 분리된 상태를 치유할 수 있다. 가부장제를 거부하면서 우리는 "5천 년 동안 추방된 여성성의 힘과 열정이 잠들어 있는 땅속 깊숙한 곳, 여신의 정신을 향해 하강"을 시작한다. - P1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문화에서는 남성이 규정한 기준이 리더십, 개인의 자율성,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사회적 기준이 되어 왔고, 상대적으로 여성들은 자신의 역량이나 지성, 힘이 떨어진다고 여겨 왔다.
여자아이는 자라면서 이러한 점을 관찰하고 남성들이 규정한 매력, 명성, 권위, 독립, 돈 따위의 가치를 추구하고 싶어 한다. 큰 성공을 이룬 많은 여성이 아버지의 딸로 여겨진다. - P75

아버지와 어린 여자아이의 관계는 아이가 아버지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고 아버지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게 해준다. 아버지의 인정과 수용을 구하면서 딸은 자신의 능력, 지성, 가치를 아버지나 다른 남성들과 비교하여 평가한다. 어린 여자아이가 아버지에게 받는 인정과 격려는 긍정적인 자아 발달을 이끈다. - P78

아버지에게 인정받았다고 느낀 여성들은 세상도 자신을 인정해줄 거라고 확신한다. 또한 자신의 남성적 본성과 자신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발전시킨다. 이 여성들의 내면에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좋아해주는 남성적 인물이 있다. 이 긍정적인 내면의 남성 혹은 아니무스 인물은 수용적이고 심판하지 않는 태도로 그들의 창조적인 노력을 지지한다. - P79

아테나는 번쩍이는 황금 갑옷을 걸치고 한 손에는 날카로운 창을 들고 벽력 같은 고함을 지르면서 성숙한 여성의 모습으로 제우스의 머리에서 튀어나왔다. 이 극적인 탄생으로 아테나는 자신이 제우스의 분신이라고 생각했고, 제우스를 유일한 부모로 인식했다. 아테나는 한 번도 자신의 어머니인 메티스의 존재를 인정한 적이 없었다. 실은 자신에게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것 같다. - P82

‘아테나 유형 여성‘은 아버지의 딸이다. 즉 어머니를 경시하고 아버지와 자신을 동일시한다. ‘아버지의 딸‘은 총명하고 야심만만하며 일을 척척 해낸다. 정서적인 관계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아버지의 딸은 상처 입기 쉬운 약한 존재에게 공감과 연민을 느끼는 능력이 부족하다. 만일 그녀가 어머니의 강점을 발견하고 모성적 유대와 강한 결속 관계를 회복하지 않는다면 끝내 여성성 분리를 치유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메티스는 남성 자아에게 삼켜진 마지막 어머니가 아니었고 아테나는 아버지를 편애하여 어머니를 버린 마지막 딸이 아니었다. 내가 이 책을 쓰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나 자신과 어머니 사이에서 일어난 분리를 이해하고 치유하기 위해서였다. - P84

동화 속 여주인공들에게 하나같이 반복되는 오랜 주제처럼 나는 어머니를 악당이라 생각했고 아버지가 나를 구해주기를 바랐다. 나는 아버지를 우상화했고 구원자로 보았다. 나는 왕자님이 와주기를 기다리는 예쁘고 똑똑한 딸의 역할을 잘 해냈다. 하지만 아버지는 결코 나를 구해내지 못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나는 아버지가 세상에서 중요한 일을 하려고 나와 어머니를 버렸다는 것을 알았다. - P87

여성 영웅의 여정 중 두 번째 단계에서 여성은 자신을 남성과 동일시하거나 남성에게 구조되기를 바란다. 여성이 기존의 여성의 이미지들과 결별하기로 결심할 때 부득이하게 전통적인 남성 영웅의 여정을 시작한다. 그녀는 갑옷을 입고 현재라는 이름의 준마에 올라타 사랑하는 것들을 뒤로한 채 황금의 보물을 찾아 - P87

떠난다. 이성(logos)의 기술을 섬세하게 조율한다. 성공을 향한 길이라고 명확하게 정의된 길을 찾는다. 그녀는 남성들의 세계는 건강하고 재미있고 행동 지향적이라고 생각한다. 남성들이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모습은 그녀의 야망에 불을 지핀다.
이 시기는 여성의 자아 발달에서 중요한 시기이다. 우리의 여성 영웅은 자신이 한 단계 한 단계 뒤따를 수 있도록 이끌어줄 역할 모델을 찾는다. 역할 모델이 되는 남성 조력자들은 아버지, 연인, 교사, 매니저, 코치일 수도 있고 그녀가 얻고자 하는 학위를 주는 교육 기관이나 원하는 급여를 주는 직장일 수도 있다. 또는 목사, 랍비, 사제, 신의 형태를 띨 수도 있다. 아니면 자신을 남성과 동일시한 여성일 수도 있고, 어쩌면 딸린 아이가 없어서 일에만 전념한 덕에 성공의 정상에 오른 선배 여성일 수도 있다. - P88

아버지나 아버지를 대체하는 사람에게서 받는 인정과 격려는 대개 여성의 긍정적인 자아 발달을 이끈다. 하지만 아버지, 계부, 삼촌, 할아버지로부터 인정과 격려를 제대로 받지 못했거나 오히려 용기를 꺾는 말을 듣는 경우에는 자아감에 깊은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또한 과잉 보상 문제나 완벽주의를 야기하거나 아니면 여성의 발달을 거의 마비시킬 수도 있다. - P90

많은 젊은 여성이 자신이 남성들과 다르다는 것, 그리고 여성이 열등하다는 태생적 공포 때문에 열등감을 메우려고 과잉 보상, 과로, 완벽함에 중독된다. - P96

어떤 여성들은 남성들처럼 생각하고, 남성들과 경쟁하고, 남성들의 게임에서 남성을 이기는 방법을 배우는 것에 크나큰 자부심을 느낀다. 이런 여성들은 영웅적인 성취를 이룬다. 하지만 많은 여성이 결코 ‘충분하지‘ 않을 거라는 느낌, 신경을 갉아먹히는 듯한 괴로움을 느낀다. 그들은 남성들과 같아지고 싶어 점점 더 많은 일을 한다. - P97

아버지의 따뜻함, 장난스러움, 사랑은 여자아이의 건강한 성에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에게 일차적으로 중요한 사랑의 대상은 계속 최초의 애착 대상인 어머니일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지배욕, 소유욕, 비판은 여자아이의 이성애적 발달을 훼손하고 파괴한다. - P99

세상에서 자신의 일을 찾는 것은 여성 영웅의 탐색 중 한 부분이다. 자신의 일을 찾는 과정에서 여성은 자기 정체성을 찾는다. 여성이 자신의 감정과 생각과 영혼을 표현할 수 있으려면 부모나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 P101

중요하다. 이 영웅적 탐색의 첫 단계에서 배운 것들은 세상을 사는 데 필요한 여성의 능력을 확실하게 길러준다. - P102

여성 영웅은 문턱을 넘어 부모님이 있는 안전한 집을 떠나 자기를 찾아 길을 나선다. 언덕을 넘고 계곡을 지나고, 강물과 개울을 건너고, 메마른 사막과 어두운 숲을 가로질러 자기의 한가운데 있는 것을 찾으려고 미궁 속으로 들어간다. 그 길을 따라가면서 여성 영웅들은 막다른 길에 부딪치도록 속임수를 쓰는 괴물들, 그녀의 교묘한 꾀와 결연한 의지에 도전하는 적들, 피하고 우회하고 극복해야만 하는 장애물들을 만난다. 여성 영웅이 이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어둠을 밝힐 등잔과 미궁을 빠져나가게 해줄 실타래와 지혜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이야기가 너무 앞서 나가고 있다. 여성 영웅은 왜 한밤중에 저 바깥에서 미궁 속을 헤매고 있는가? 그녀가 찾는 보물은 무엇이며, 보물을 지키는 용은 누구인가? - P105

여성 영웅의 임무는 자기 안에서 진실의 칼을 꺼내고,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자기 운명의 행로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이 찾던 보물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P106

여성 영웅은 내적 정신 세계의 길에서뿐만 아니라 외부 세계의 길에서도 장애물을 만나게 될 것이다. 외적인 시련의 길은 그녀를 예상되는 장애물 코스로 데려갈 것이다. 연속되는 그 장애물들을 통과해야 학위, 승진, 명망 있는 직함, 결혼, 경제적 성공이라는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보물을 지키는 용들은 그녀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너는 절대로 이 일에 성공할 수 없을 거라고, 게다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실은 별로 없다고. 그리고 네 앞에는 너보다 훨씬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 P106

괴물들은 여성 영웅의 길을 막고 그녀의 참을성, 결단력, 한계를 시험할 것이다. 동료들은 그녀를 짜증나게 할 것이고, 심의 위원회는 요구 조건을 바꿀 것이고, 사랑하는 이들은 애초에 그녀를 사랑했던 게 아니라고 선언할 것이다. 권력과 성공과 사랑을 얻기 위한 필요 조건으로 위장된 섹스와 조종의 게임이 그녀를 유혹할 것이다. 성공을 부르는 이 부적을 받아들었을 때, 그녀는 자신이 권력과 독립의 땅에 도착했다는 착각에 빠져 우쭐해할 것이다.
내면의 여정에서 여성 영웅은 예기치 않게 자기 의심, 자기 혐오, 우유부단, 무력감, 공포의 힘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외부 세계는 그녀가 해낼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녀는 해낼 수 없다고 말하는 자기 마음속 악마와 전쟁을 치른다. "난 해낼 수 없어. 난 사기꾼이야." "사람들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면 절대로 날 신뢰하지 않을 거야." "난 튀고 싶지 않아. 성공하면 사람들이 날 싫어할 거야." "누군가 날 돌봐주던 때가 훨씬 더 좋았어." "난 이럴 자격이 없어." "내가 정말 여자라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싶을 거야." - P107

여성이 자신의 필요를 충족하려고 무언가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지나친 요구를 한다거나 애정에 굶주려 있다거나 의존적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사실은 단지 배우자, 연인, 친구, 자녀들이 채워주지 않은 정상적인 욕구일 뿐이다. 이 정상적인 욕구에는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 자신만의 공간,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 애정 어린 포옹, 자신의 재능을 살릴 기회가 포함될 수 있다. 정상적인 욕구가 거부당했을 때 그녀는 자신의 필요나 욕구를 채우는 활동을 할 권리가 없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왠지 자신에게는 아무런 권리도 없다고 여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 P109

여성은 자기 혐오를 내면화하고 자기 증오의 목소리를 아버지와 어머니의 목소리처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이 내면의 비평가는 남성인 괴물 폭군이나 사악한 마녀 중 하나로 의인화되어 드러나기도 한다. 그것들은 살해당해야 할 것들이다. 여성들은 자기 자신에게 분노를 표출하게끔 사회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이 경멸하는 첫 번째 표적은 어머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대부분 동화에서 어머니를 어떻게 다루는지 살펴보면 이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어머니들은 모두 비명에 가거나 섬뜩한 죽음을 맞는다. - P118

여성이 열등함의 신화를 부수려면 분별의 숫돌에 칼날을 갈아 자신만의 진실의 칼을 지닐 필요가 있다. 여성에 관한 아주 많은 진실이 가부장적 신화 속에서 흐려졌기 때문에 여성들은 자신들의 앎을 표현하기 위해 새로운 형식, 새로운 스타일, 새로운 언어를 개발해야 한다. 여성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야 한다. - P120

대부분 동화에서 여주인공은 기다림의 상태, 무의식의 상태에서 꺼내어진다. 그리고 즉시 더 멋진 상태로 극적으로 탈바꿈한다. 이 마법 같은 변화의 촉매는 대개 남성이다. 백설공주, 신데렐라, 라푼첼, 잠자는 숲속의 미녀까지, 모두가 같은 왕자에 의한 약간씩 다른 변주곡을 공유한다! 하지만 여주인공의 변화는 실제로 외부로부터 구조를 받은 결과가 아니라 오랫동안 내면에서 피나는 성장과 발달을 할 때 일어난다. - P123

여성 영웅은 자신의 배우자에게서 신화성을 없애고 자신의 인생에서 책임감을 되찾는 용기를 내야 한다. 스스로 어려운 결정을 하고 자율성을 획득해야 한다. 자신의 성취가 연인의 손에 달려 있다는 믿음으로부터 여성이 자유로워지거나 스스로를 자유롭게 할 때, 진정으로 낭만적인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동등한 동반자를 찾을 수 있다. - P1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사회는 남성 중심적이다. 남성 중심적이라는 말은 남성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사회에서 남성들은 자신의 지성, 추진력, 신뢰성을 지위, 권위, 경제적 이익이라는 결과물로 보상받는다. 여성들도 남성들과 비슷한 수준의 보상을 받지만 평등하지는 않다. 만일 여성이 남성의 눈으로 자신을 보고 남성들이 규정한 문화의 잣대로 끊임없이 자기를 평가한다면, 자신에게 결함이 있거나 남성들이 가치 있게 생각하는 자질이 부족하다고 여기게 될 것이다. 여성은 결코 남성이 아니다. ‘남성처럼 훌륭해지려고‘ 애쓰는 많은 여성들은 자신의 여성성을 훼손한다. 여성들이 자신의 부족한 부분과 자신이 지니고 있지 않거나 성취하지 못한 것들의 측면에서 스스로를 규정하면서부터 여성으로서 자신을 평가 절하하고 감추기 시작한다. 여성들의 이러한 평가 절하는 어머니에 대한 평가절하에서부터 시작한다. - P48

캠벨에 따르면, 진정한 영웅의 과업은 기존 질서를 해체하고 새로운 사회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 일을 하기 위해 남성 영웅/여성 영웅은 현상 유지라는 괴물과 걸쇠를 단단히 걸어 잠근 낡은 질서라는 이름의 용, 즉 과거의 수호자를 처단한다. - P48

오늘날에는 여성과 남성 모두가 가부장적인 경제, 정치, 사회, 종교, 교육 구조뿐만 아니라 가부장적 언어와 사고에 도전장을 내밀며 새로운 방식을 창조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 차원에서 보자면 ‘어머니‘가 낡은 질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므로 개성화‘를 위한 여성 영웅의 첫 번째 과업은 어머니에게서 분리되는 것이다. - P49

이 여정은 여성 영웅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자신의 실제 어머니로부터, 그리고 훨씬 더 강력하게 이어져 있는 어머니 원형으로부터 분리되려고 분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 P53

어머니로부터 분리를 이루어내려고 많은 젊은 여성들이 자신의 어머니를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거부해야 할 존재, 복수심과 소유욕이 강하고 탐욕스러운 원형적 여성의 이미지로 만든다. 실제 어머니가 이런 특질을 지녔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딸들은 이런 특질을 자기 내면의 어머니에게 덧씌운다. 융에 따르면, 이 내면의 어머니는 자아가 받아들일 수 없는 무의식적 이미지인 그림자 원형으로 우리 안에서 작용하기 시작한다. - P55

어머니와 딸의 관계는 물론이고 어머니에게서 분리되는 일은 아주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성 문학과 동화에서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부재하는 상태이고, 있다 하더라도 사악한 존재로 표현된다. - P56

어머니 원형은 양 극단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무한한 애정으로 자식을 돌보고 생명을 유지시켜주며 보호해주는 존재를 상징하는 ‘위대한 어머니(Great Mother)‘와 정체, 질식, 죽음을 상징하는 ‘공포의 어머니(Terrible Mother)‘가 그 두 모습이다. 이 두 원형적 모델은 유아기와 아동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인간의 의존성에 대응하며 형성된 인간 심리의 구성 요소들이다. - P56

많은 여성이 여성적(feminine)이라는 말을 두려워한다. 이 단어는 오염되었다. 어떤 이들은 ‘여성적‘이라는 단어의 의미 속에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을 돌봐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처럼 여긴다. 사회는 여성들이 자신의 성취보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가도록 조장해 왔다. - P64

여성성을 거부할 경우 자신의 어머니가 보인 부정적인 여성성의 측면은 물론이고 쾌활하고, 심미적이고, 열정적이고, 돌봄에 소질 있고, 직관적이고, 창조적인 자신의 긍정적인 여성적 본성까지 거부하게 될 위험이 있다. - P6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날 여성들은 탐색의 여행을 하고 있다. 이 여행은 여성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지 그리고 여성성에 난 깊은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지를 배움으로써 자신의 여성적 본성을 제대로 받아들이기 위한 것이다. 온전하게 통합되고 균형 잡힌 전인(全人)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내면으로의 여정이다. 대부분의 여행처럼 여성 영웅의 행로도 쉬운 길이 아니다. 제대로 된 이정표도 없고 알아보기 쉽게 설명한 여행 책자나 지도도 없다. 몇 살에 여정을 시작해야 하는지도 정해져 있지 않다. 또 이 여정은 절대로 곧게 뻗은 일직선 도로를 따라가지도 않는다. 외부 세계는 이 여정을 가치 있다고 여기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방해하거나 간섭한다. - P26

여성 영웅의 여정이라는 모델은 어느 정도 조지프 캠벨이 제시한 영웅의 탐색 모델에서 비롯했다. 하지만 각 단계별 용어는 여성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다. - P28

가부장제 사회에서 인정받기를 원했지만, 실은 그 사회가 많은 것이 결핍되어 있고 지독히도 파괴적이라는 것을 나를 비롯한 나와 같은 세대의 많은 여성들이 알게 되었다. 이 여정은 바로 그런 나와 또래 여성들의 관점에서 그려진 것이다. 우리는 서구의 우위를 되찾기 위해 남보다 더 뛰어나야 한다는 압박을 받으며 자란 포스트 스푸트니크 세대였다. - P29

이 여정은 우리 여성 영웅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소명‘이 들리는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낡은 자아‘가 더는 맞지 않을 때 여성 영웅은 자기 정체성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 P31

오늘날 여성적 영성이 중요한 관심사가 된 이유는 아주 많은 여성들이 남성 영웅의 여정을 따랐지만 결국 개인적으로도 공허하고 인류에게도 위험하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이 따를 만한 다른 모델이 없었기 때문에 여성들은 남성 영웅의 여정을 모방했다. 여성의 삶은 남성중심적인 문화에서 여성으로서 ‘성공‘하거나 남성에게 지배당하고 의존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오늘날 서구 사회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구조를 변화시키려면 새로운 신화와 여성 영웅을 찾아야만 한다. - P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류 그 자체가 아니라 오류가 발생한 ‘프로세스‘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단순히 강조하지 마라(제기랄, 수학 시험을 또 망쳤군!). 수학 시험을 망쳤을 때는 왜 망쳤는지를 알려주는 오류들을 최대한 노트에 적고, 그것들 사이의 패턴을 찾아내는 습관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이런, 방정식 문제들에서 내가 갖고 있는 오류들의 가장 큰 원인은 문제 자체를 잘못 읽고 있다는 거였네. 문제 읽는 속도를 좀 고민해야겠어.‘
‘전체적으로 대수학보다는 기하학에서 점수를 못 따고 있네. 기하학, 하면 마이클인데, 마이클에게 조언을 구해보자.‘
이처럼 오류를 범주화하면 패턴을 찾을 수 있고, 찾아낸 패턴을 통해 스스로 대안을 만들어갈 수 있다. 눈치챘는가? 이 과정이 바로 오류를 성공의 발판으로 만들어내는 ‘자율성‘의 탄생 과정이다. - P230

결국 연구자들은 밝혀냈다. 암호화와 저장에만 집중하면 얕고 일시적인 기억들만이 형성된다는 것을. 잠깐의 시간 동안 뭔가를 기억하는 것, 아주 가까운 미래에만 써먹을 기억이 목표라면 마음껏 암호화와 저장에만 힘을 쏟으면 된다. 하지만 평생 동안 적용될 수 있는 깊고 지속적인 기억을 만들고 싶다면 기억 형성의 3단계 중에서 가장 간과하기 쉬운 ‘회수‘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
인간의 뇌에서 회수는 건설적인 부분이다. 즉 기억을 회수할수록, 그 기억은 더 깊어지고 강력해지고 향후 접근하기가 더 쉬워진다. - P2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