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ave) 앱에 <우리 누나> 일드가 올라있다. 소개 영상을 유툽에서 찾으려고 '누나'를 검색어에 넣으니 ... .으아아 ... 갱장한 것들이 뜬다. 가족 이야기에 왜 변태 성인물이 뜨나요?! 


마스다 미리 원작을 쿠로키 하루 주연의 드라마로 만들었는데 7살 위 이 누나가 보여주는 여성은 어째 너무 무서운 존재같다. 어리버리 23살 동생은 우리집 큰애 같기도 한데 얘가 요즘 연상의 어떤 선배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눈치다. 쉽지 않을텐데.


예전 이봄 출판의 <내 누나>로 두 권을 봤는데 <우리 누나>로 5권 까지 나와있다. 드라마 틀어놓고 오이소박이랑 겉절이를 만들었다. 덥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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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가을이면 고3이 될 여고생 핍은 졸업 전 마지막 '자유 탐구 보고서' 주제로 5년전 일어난 마을의 살인/실종 사건을 다루기로 한다. 피의자로 자살한 (인도 출신 이민자 가정) 샐 싱의 집으로 찾아가 그의 동생인 라비에게 형의 죽음의 비밀, 궁극적으로 그의 결백함을 증명하겠다고 호언장담하는 당찬 여고생 핍. 


YA소설이라 주인공은 사방팔방으로 뒤지고 다니고 의심스러운 사람들의 목록은 길게 늘어간다. 더해서 실종(되고 살해되었으리라 생각)된 5년전 여고생 앤디(샐 싱의 여친)이 사람들이 기억하는 예쁜 부잣집 아이랑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게된다. 샐 싱에게 가장 불리한 알리바이를 만든 친구들의 증언과 앤디의 양다리 상대 등을 계속 추적해 나가는 핍. 결국 위기를 느낀 범인이 보낸 경고장을 받는다. 그리고 핍의 가족 중 하나가 피해를 입는다. 


아주 뻔한 공식대로 소수자인 유색 인종, 여자, 동물이 폭력의 피해자이며 추문과 손가락질을 받는다. 하지만 의식 있게 행동하는 양심이라고 요란하게 떠들고 다니는 주인공 핍도 공식적 밉상인 건 마찬가지. 정의를 행한다는 자의식에 취해서 '범죄'의 종류를 가려가며 공개하는 힘을 휘두른다. ... 어째저째 ... 약간의 반전과 후회, 혹은 양심의 가책의 눈물도 흐르고, 가족의 비극도 드러나면서 범인들은 구속되고 억울한 샐 싱의 누명은 벗겨지고 마을의 영웅 핍은 대학에도 합격합니다. 하지만 영 찜찜하다. 그런데 후루룩 읽고 다음 권으로 고고!



검색하니 홀리 잭슨 책은 여럿이 뜨는데 핍의 사건 해결 시리즈로는 세 권이 나와있다. 

1권의 사건 마무리에서 5개월이 지났다. 졸업 전 마지막 학기를 보내는 핍, 마을에선 유명인사가 되어있다. 지난 가을의 사건 해결을 팟캐스트로 방송해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그때 겪은 위험으로 다시는 탐정일을 하지 않겠노라고 결심한다.

그런데 동네 ㅂㅇ 친구 코너의 형, 24살 제이미가 실종되어 그를 찾아 나서며 팟캐스트 시즌2를 방송하기로 한다. 제이미가 누군가와 연락을 계속 주고 받았고 catfishing(인터넷의 가짜 신분을 사용하는 사기꾼)의 희생자였다는 것을 밝혀낸다. 그 와중에 1권에서 고발했던 마약 사용 강간범의 재판이 진행중이라 핍의 정신은 사납기 그지없다. 자신의 '정의'와 세상의 정의는 왜이리 따로인가! 괴로운 핍. 여전히 자신만만 사방을 들쑤시고 다니는데 책 진행은 마지막에 가기까지 너무나 지루하다. 1권에서 너무나 쉽게 마약 중간상과 범죄 현장 추적을 해낸 것과는 다르게 2권은 랩탑 비번 찾기를 지리하게 묘사하고 앞 챕터 얘기를 뒤에서 반복하기를 거듭하며 이야기를 늘여놓는다. 하지만 소설이 촘촘해 지기는 커녕 얄팍해진 느낌이다. 


제목에서 말하듯이 집안의 업보를 끼고 있는 과거의 범죄가 제이미의 실종에 연결되어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핍이 자신이 휘두르는 정의의 힘에대해 조금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웅변과 비극적 연출에 심취해서 좀 지겹다. (중간에 그리 폭주를 하고도 목격자가 없다는 점에 역시 영국의 컨츄리 마을이라고 느낌)  


1권을 후루룩 읽고 하나 더! 를 외치며 연달아 읽었는데 많이 미흡하다. 1권과의 연계를 갖고 있지만 1권의 큰 틀을 재활용하는 느낌도 들고 뭣보다 대화체 부분이 너무나 유치하고 반복적이라 짜증이 났다. 무슨 Oh my God이랑 F*** 만 계속 하면서 종이를 날로 채움;;; 3권은 읽지 않기로 했음. 아 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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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7-21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지꺼리가 그렇게도 많은가요?ㅠㅠ 저자는 독자 한 분을 잃고 말았네요.

유부만두 2023-07-21 15:51   좋아요 0 | URL
스릴러(?) 소설이라 욕이 나오는 게 아주 생뚱맞진 않았는데요, 의미없이 반복되는 게 싫었어요. 번역본 1권에선 어느 정도 순화 내지 정리를 했을 것 같아요.
 

표제작 보다는 표지작 <선로 나라의 앨리스>가 더 좋았다. 그다음으로 좋았던 건 서점 이야기 <책과 수수께끼의 나날>인데 장마철 습기에 책들은 얼마나 망가질까 소설 속 서점과 현실의 책 배송 걱정이 커진다. 전체적으로 기대보다는 착하고 순한 맛의 식은 라면이라 기분전환에는 많이 아쉽다. 뽀송해지지 않아. 


<저택의 하룻밤>은 요즘 보고 있는 <악귀> 드라마와 겹치는 소재가 있어서 살짝, 그러니까 살짝 긴장할 뻔 했으나 귀여운 이야기였고 <괴수의 꿈>은 어쩐지 교과서 느낌이 났다. 란포의 명탐정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묵혀두었던 란포 책으로 자연스레 손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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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7-17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새 얼마나 습한지 책장에 꽂힌 책들도 보호해야 할 정도에요. 창가 가까이 꽂힌 책들은 쭈글해지고 있음... ㅠㅠ

유부만두 2023-07-17 15:47   좋아요 1 | URL
네 습기가 무서워요. 제습기 돌리고 있지만 불안하고요.

이야기 안 서점에 호우경보 난 저녁에 우산들고 젖은 옷으로 책장들 사이를 오가는 남자가 나와요. 우와.. 이 사람 정체는 안 궁금하고 그냥 내보내라고 생각했어요. 아니, 이런(그런) 날씨에 서점을 왜 열어놔요?!?!

독서괭 2023-07-17 1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패러디인가요? ㅋㅋ 표지가 넘 예쁘네요!

유부만두 2023-07-17 15:50   좋아요 0 | URL
네! 책제목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패러디 팬픽이고요, 그림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요. 제목과 표지에 홀려서 읽었습니다. (저 쉬운 독자에요;;)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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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Foster 원제로 위탁 가정이나 위탁 아동인데, 표지의 쓸쓸한 아이 뒷 모습에 더해 영화로 나온 제목은 Quiet Girl이래서 얇고 조신한 양장본을 열기 전부터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그리고 100여쪽 쯤 되는 소설의 일곱 쪽을 읽고 내 마음을 이 맡겨진 소녀와 저자 클레어 키건에게 맡겨버렸다. 


다섯째 아이를 임신한 엄마가 출산을 즈음해 셋째 딸인 주인공 아이를 (초등 입학 전의 나이로 짐작되는데 소설 내내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 아이는 저자가 알았던, 혹은 저자 자신이었던, 아니면 나 어릴 적 그 아이였을 수도 있다. 집에선 편안한 내 자리가 없고 따스함을 낯선 곳의 낯선 사람들에게서 접하고 당혹해 하는 아이) 먼 친척집에 맡긴다. 마침 여름이고 그 친척집엔 '이젠' 아이가 없는 상황이다. 


이런 모든 상황과 풍경은 아이의 시점에서 묘사된다. 아무도 아이에게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말없이 조용한 아이는 (아빤 아이가 '많이 먹는다'며 농담 반 핀잔 반 낯선 친척들 앞에서 말한다) 듣고 보고 생각하며 혼자 속으로만 상황을 이해한다. 아이는 아빠가 모는 차를 타고 "아빠가 45 카드 게임에서 빨간 암소를 잃었던 실레일리 마을을" 통과해 "이름이 불리지 않는 개"를 키우는 그 집에 도착한다. 아빠는 "서빙 포크 대신 자기 포크로" 음식을 덜어 먹고 식사 후 서둘러 떠난다. 


아이의 긴장감이 너무나 커서 책장 너머로 느껴질 지경이다. 그래도 너무 건조한 다음 비가 많이 온 그 여름 동안 아이는 매일 집에서 우편함까지 달리기를 하고, 아주머니를 도와 집안일을 하며 그곳 풍경에 천천히 익숙해진다. 아빠는 한번도 잡아주지 않던 손을 친척 아저씨와 잡고 들판을 걷는다. (아, 여기서 긴장하는 독자들 많으실 겁니다. 안심하세요. 이 아저씨 정상인입니다) 마릴라 아주머니처럼 부지런하고 깔끔한 아주머니는 아이의 실수를 못본 체 하고 상냥하게 아이를 배려한다. 아저씨는 "아, 애는 원래 오냐오냐하는 거지"라며 우리의 매슈 아저씨처럼 허허 웃는다. 아 그러니까 더 맴이 아릿아릿 아프다.  


아저씨와 아주머니네 사정을 더 알게 된 그날, 아이는 바닷가 산책에서 저 멀리 둘이었던 불빛이 세 개가 되어 빛나는 걸 본다. 집에서 편지가 왔다. 엄마는 아이를 낳았고 이제 학교 가야할 시간이 다가온다. 아저씨에게 여름 동안 글읽기를 배운 아이는 읍내에서 산 책과 옷가지들을 가방에 챙긴다. 그리고 이제 정말 집으로 돌아가야 할 날이 왔다. 그리고... 


늙은 독자는 울고 말았잖아요. 담담하게 조용하게, 하지만 강하게 마음을 강타한 소설. 클레어 키건, 당신 이름을 기억해 두기로 합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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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3-07-12 09: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뷰대회에 참가하느라 전에 쓴 글을 다시 올립니다. (책 다시 또 읽고 또 울었...)

은오 2023-07-13 0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두님을 울린 소설이라니...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유부만두 2023-07-17 07:40   좋아요 0 | URL
은오님껜 어쩔지 궁금해요. ^^
 

“극락왕생” 만큼이나 언니들이 많이 등장한다. 남장 언니들의 주체성을 이해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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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3-06-30 2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년이 완결되었어? 한동안 열심히 웹툰 보다가 잊어버렸네.

유부만두 2023-07-01 09:38   좋아요 0 | URL
책이 6권까지 나왔는데 완결인지는 모르겠어요. 전 4권까지 봤고요.
김태리 주연 드라마 나온다고 해서 관심이 가서 봤어요. 소재는 특이한데 (여성국극, 1950년대) 사건 전개는 기대보다 평이해 보여요.

단발머리 2023-07-01 1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년이.... 보긴 봐야 합니다! 라고 생각하는 토요일 아침입니다. 자두 먹고 있어요, 헤헤

유부만두 2023-07-01 10:30   좋아요 1 | URL
전 신비복숭아 먹어요. 겉은 자두지만 안은 복숭아.

유부만두 2023-07-01 10:31   좋아요 1 | URL
장강명 포스팅에 얼마전 읽은 ‘노르웨이의 숲‘ 감상을 쓰다가 ... 너무 길어져서 따로 페이퍼를 쓰다가 ... 욕만 쓰게 되어서 지웠어요. ㅎㅎ

단발머리 2023-07-01 10:36   좋아요 0 | URL
신비복숭아…. (또 적고 있음요)
욕 페이퍼 기다릴게요! ㅋㅋㅋㅋㅋㅋ 기다립니다, 욕 페이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