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1/400. 도정 (지하련)


처가쪽으로 피신해 있던 석재는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타려 길을 나선다. 이런저런 생각에 시간 감각을 잃고 헐레벌떡 뛰어들어선 기차역, 아직 두시간 넘게 남은 기차 시간과 숨막히는 더위 탓에 석재는 다시 상념에 빠지다가 역사적 순간 ˝광복˝을 맞는다. 광복이 기쁘지만 항복방송을 하는 일왕이 불쌍하다며 우는 조선아이. 석재는 공산당 창당 소식과 기회주의자 친구의 행동에 반감을 느낀다. 공산주의자로 수감되기도 했던 그가 이제는 입당서에 자신을 소브루주아로 적는다. 너무 가파른 시대의 도정에 자꾸 비틀대는 석재.
저자 지하련은 임화의 부인이다. 해설을 읽기전에는 딱히 여작가라는 분위기는 느끼지 못했다. 낯선 어휘를 제하고 보면 `오발탄`보다 더 세련된 작품이다.


272/400. 네거리의 순이 (임화)


혁명가 남친`오빠`들과 노동하는 여친 구조가 거슬리는 것 말고는 아주 옛시 같지않다. 서정적 좌파, 라는 황석영 작가의 호명이 어울린다. 이어지는 다른 시들에서 역시 서울간 오빠, 남은 동생이 보이지만 앞서 읽은지하련의 소설이 멋졌기 때문에 여동생, 노동자 여친의 당당함을 생각하기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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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400. 우아한 거짓말 (김려령)

중1 둘째딸 천지가 자살을 했다. 엄마와 언니가 먼저 출근, 등교를 한 다음, 집에서 혼자, 뜨개질 해두었던 긴 빨간 목도리를 목에 걸었다. 씩씩하게 살아내는 엄마와 언니의 말과 행동은 어쩔 수 없는, 그래서 더 슬퍼지는 완득이 때와 비슷하다. 진실과 거짓말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
화연이 이년을 어쩌지....남겨진 실뭉치 속 편지는 날카롭고 언니 만지의 결단은 이성적이다. 영화판은 좋은 마무리에 대한 강박 때문에 어색하고 엄마역 배우는 너무 우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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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400. 수업시간 그녀 (박수봉)

느슨한 느낌의 연애 만화 하나 더. 좀더 어린 사람들의 좀더 어리숙한 (그리고 뻔하게 보이는) 연애 (준비) 이야기. 시간이 흐르고 아프면서 이들도 성숙하게 되는 걸까. 그리고 서로를 속이고 거짓말하고 ... 흠... 별거 없는 여시한테 홀린 멍충이라도 주인공이 조금 불쌍했다. 이 만화에도 여자에 대한 사람들의 첫질문은 ˝예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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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400. 자꾸 생각나 (송아람)

무심한 선과 최소한의 채색으로 그려낸 연애 만화. 과연, 홍보문구처럼 홍상수 영화와 비슷한 느낌이다. 내가 홍감독 영화를 덜 좋아해서인지... 만화 속 등장인물들도 영... 얘들은 왜이리 허세 떨고 술마시고 질척거리는걸까... 이런 만남들.. 이런 인간들... 특히 이런 거짓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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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미지의 장소에서 시작하는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기행 수필. 시인의 글과 장소를 더듬는다. 이 책을 쓰신 전영애 선생님도 에스토니아를 잘 모르셨다니 다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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