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7/400. 안녕 도쿄 1 (완두)


도쿄 지역의 생활 경험을 기록한 생활툰. 색도 선도 예쁘다. 내용은 별다를 것 없이 일본인들이 (도쿄인이) 조용하고 예의바르다, 라는 내용이 많은데 `살아남기` 보다는 `그리워하기` 만화. 광복절 독서로는 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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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400. 역마 (김동리)

 

첫 두어 쪽을 읽고, 노인의 서른 여섯 해 전에 하룻밤, 이야기를 보는 순간, 메밀꽃 필 무렵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 이후에 벌어지는 성기와 계연 사이의 미묘한 분위기가 설레지 않았다. 아무렴, 김동리 소설에서 근친상간을 발전시킬 리가 없지. 은근히 아쉽기도 했다. 젊은 느티나무, 를 읽다가 울어버린 나의 중2 시절을 떠올리면 못 이룰 사랑에 가슴 아파야 했는데, 이 소설은 그러기엔 참신하지도 않고 그저 그랬기 때문이다. 광복이 되고 난리가 났는데, 화개장터에는 조영남의 노래만 커다랗게 울려퍼지고 있다.

 

김동리 작가의 단편을 읽으며 불편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건 소설 소재의 친숙함이 아니라 역사적 정치적 의미 때문이었다. 황석영 작가의 설명이 간결하게 나의 불편함을 이해시켜 주었다. 많은 작가들이 월북한 이후, 김동리는 '남한 정부의 이념적 동반자로서 말년까지 두 차례의 군사정권과 함께 했다.' (197)

 

 

누군가 `현실과 정치에 전혀 관심 없다`고 말하는 순간, 그는 자신의 또다른 `정치적 견해`를 말하는 함정에 빠진다. (황석영 해설,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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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400. 별을 헨다 (계용묵)

광복 직후 어지러운 세상에선 목소리 큰 사람이 주인이다. 쭈뼛쭈뼛 소심하게 집을 찾는 주인공은 고국에 돌아와도 지붕 하나 구하질 못한다. 북으로 가볼까 했더니 그곳사정도 나쁘다고 들었다. 계속 별을 헤겠구나, 이 사람. 70년 전 소설인데도 요즘 세상 이야기같다. `반편이야 태만 길러서`의 축에 속하는 나는 움찔, 했다.

"[...] 글쎄 외투루부터 저구리, 바지 차례루 다들 팔아자시군 쪽 발가벗고들 눈이 멀똥멀똥하야 누어서 천정에 파리똥만 세구 있는 사람두 있대나? 하하. 자네도 이런 데 눈뜨지 않으믄 파리똥 세게 되네. 괜히."
"파리똥두 집이 있어야 헤지. 난 별만 헤네."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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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400. The Children Act (Ian Mcewan)

59세 판사 Fiona는 남편의 폭탄선언으로 마음이 어지럽지만 일에 집중한다. 유대전통주의 가정의 딸 교육문제, 샴 쌍둥이 수술문제 처럼 어려운 문제에서 항상 어린이의 복지.행복이 그녀가 내리는 판결의 기준이다. 종교적 신념과 수혈에대한 판결에 고민하던 피오나는 17세 아담을 만나 잠시 이야기하며 시와 음악을 나눈다. 이후의 전개에 헉, 하고 놀라기도 했지만... `이런 사랑`과 `토요일`의 기억이 떠오른다. 중산층 전문직 주인공이 내미는 선의의 손, 잠시 흔들리는 그의 견고한 생활, 다시 찾는 평화 혹은 파국. 죄책감.
강렬한 소재와 긴장감 높은 장면들 (역시 이언 메큐언의 기싸움 묘사는 압권)은 읽는 재미를 주지만 계산된 소재가 배치된 것이 너무 의도적이라 뻣뻣한 느낌이 든다. 또한 아담은 실제 재판기록에 따라 만든 인물이라는데, 소설에선 그가 그저 순진한 어린이/청년으로 소비되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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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400. 불 (안회남)


광복후 고향에서 맞는 첫 정월 보름, 소설가인 화자의 눈에 들어오는 대보름 풍습은 의미없고 애처롭기만하다. 그는 이웃 이서방도 그저 측은하게 내려다 본다. 하지만 이서방의 집이 불타고, 그가 떠나겠다고 하자, 화자는 그의 손을 잡고 서울 올 때 자신을 꼭 찾으라고 당부한다. 이 마지막 장면이 없었더라면 나는 소설가 화자를 최악의 인물로 찍고 미워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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