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정말 어렵다. 상징인지 상상인지 비유인지, 예전 국어시간을 더듬어 봐도 소용없다. 내 마음에 와닿질 않아. 1월에 시선집을 하나 사서 한두 편씩 읽고 있는데 몰랐던 시인들도 많고 여전히 시는 모르겠지만, 오늘 아침, 이 시 한 편은 내 마음을 친다. 두둥. 아침 밥 하면서 슬쩍 읽다가 놀라서 사진을 찍었다.
(김혜순, '또 하나의 타이타닉 호')
남편과 나는 아침에 빵 (쪼가리)에 커피를 마시는 편이라 아침상 차리는 스트레스는 없다. 이 얼마나 복된 일인가, 했더니 막내가 아침엔 꼭 밥에 국을 먹어야 겠다고;;;;; 인생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만나게 되는 아침밥의 공포인건가. 오늘 아침은 국은 패스, 어제 지어둔 밥에 깨와 참기름을 섞어 뭉치고 구운 스팸과 묶어서 무스비를 만들었다. 아침 마다 압력솥에 쌀을 안치는 시인의 마음, 그 솥은 어쩌면 예전 타이타닉 호의 해채된 쇳덩이였을지도 모른다. 솥을 에워싸는 불의 파도, 아, 그 열기와 매일 반복되는 쌀, 솥, 밥, 아침, 하루의 시작, .... 지겹고 몸에 배인 리듬. 막둥이의 아침밥을 몇 번이나 더 해줘야 하나 세보다가 ...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