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휴업이라 '개이득'을 외치는 막둥이를 진정시키느라 힘들다. 얘야, 태풍이 우리를 빗겨가고 약해졌다니 다행한 일이지만 너와 함께 하는 이 불금은 늙은 에미에겐 힘겹다. 어제 받은 성적표, 지난달 전기요금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지레 겁 먹고 카페로 도망가서 커피 값을 더 썼기 때문인가, 머릿속으로 잠깐 계산해보았다.
창문을 열고 비가 오다 말다 하는 걸 보면서 설겆이랑 싱크대 청소를 했다. 이런 매일 매일의 청소와 집안 관리는 정말 재미 없어. 그래서 책을 사서 읽었지. 어떤 일본인은 네 명 가족 한달 전기료가 500엔이라던데? 하면서 읽어보니 냉장고랑 세탁기를 안쓴다고. 전구도 세 개고 어두우면 자야 하는거라고, 원래 그렇게 살던 '옛날'을 생각하라고 한다. 와우. 전 이십일 세기에 살고 있습니다. 청소의 대가의 책을 사서 읽었더니 (제목이 너무나 내 마음) 앗, 이 책은 예전에 사서 읽고 팔았던 거였다? 이런. 두 저자가 한결 같이 하는 말은, 처음엔 힘들고 번거로워도 조금만 참고 하면 됩니다, 몸에 익숙해 지면 참고 하면 됩니다, 라고요? 아...네.... 청소와 아끼기는 결국 누군가 참고 아끼고 (라고 쓰고 궁상 떨고 로 읽는다) 몸을 계속 움직여야 하는 일이다. 나처럼 책부터 사서 읽고 뽐뿌, 를 받아야 꿈지럭 거리면서 하는 일이 아니고 말입니다. 에잇, 빈정이 확 상해부럿어. 보라색 매트 위에서 플랭크나 해야지. (라고 일단 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