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달렸다. 칼로리를 넉넉히 적립해놔서 한동안 걱정 없겠지만, 입맛은 펄펄 살아있어서 다음주도 어쩔지 나는 모른다. 막내와 밀떡으로 떡볶이를, 어묵과 버섯을 넉넉히 넣은 우동을, 맑은 콩나물국을 곁들인 낚지볶음밥을, 입가심으로는 치즈케익과 커피, 그리고 드디어 5승을 이뤄서 공동 8위를 한 엘지팀을 축하하며 통닭을 ...
그러느라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 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로 시작해서 교토 소설들을 읽으려 한다. 동아리 대학생들과 도깨비인지 어떤 정령들인지 대거 나오는 단편소설집. '가오가마 소 호루모'는 열명의 대표 선수들이 천 마리의 미니 도깨비들을 이끌고 대학별 대전을 펼치는데 두 여학생들의 우정이 귀엽기도 별나기도하다. 포켓볼을 한번에 내던지며 '가랏, 피카추우~~~' 하면 저 짝에서 '네 차례야, 이상해 씨이!' 다만 이 몬스터들은 귀여운 외모가 아니고 건포도를 먹어야 기운이 솟는다고. 교토의 상징이라는 가모가와 강변에서 비오는 날 벌어지는 대전, 사다코와 쇼코의 우정의 확인. 시스터 후드.
정신을 차려야겠다. 주말엔 뭣에 홀린듯 달렸다. 월요일, 일탈은 그만, 정상으로 돌아오자. 일단 브런치 라면 물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