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장을 들이고 가져온 책들을 넣는다. 패킹을 챙겨 단골이 된 마트에서 물어보니 풍년산 압력밥솥만 있다고 한다. 주방전문점이 있으니 근처 시장있는 곳을 권한다. 그곳 역시 어디 것인지 알아야 되고 제조사가 맞지 않으면 김이 새서 안된다는 경험인지 몇 곳을 보여주더니 마트를 권한다. 주걱과 뒤집개를 사고 마트에 들렀더니 가격이 1/2에서 1/3정도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울금막걸리와 고추를 챙겼다.

 

2. 냉장고에 남은 재료들을 가늠해서 밥을 하는데 어제 패킹이 문제가 아니라 국을 끓이는 불이 좁은 가스불에 번진 것이 눈에 들어온다.(두가지를 동시에 할 수 없도록 설계된 것이다) 패킹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불을 조절해서 밥을 하였다. 물도, 불도 세기와 시간을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상대로 밥은 타지 않고 잘 되었다. 국거리 고기가 남아 궁리를 하다가 김치찌개를 하기로 하다. 그 시간에 계란이 생각보다 많이 남아 유통기간이 생각보다 길다. 3개로 골고루 섞고 양파를 다지고, 양념김을 잘게 썰어 넣고 충분히 저어둔다.(서두르면 안된다 충분히 꼼꼼해야 한다는 경험이 지금에서야 밟는다.) 계란말이를 할 것이냐 생각하다가 적절히 익은 다음 뒤집어 익힌다. 그리고  가지런히 준비하니 제법 맛도 모양도 괜찮다. 심심한 김치찌개도 멸치와 다시마로 육수를 먼저내고 꼬다리 김치부위와 총총 썰어 준비한 것을 넣는다. 그리고 마늘과 팽이버섯을 반을 씻어 넣었다.

 

3. 음식마다 상품마다 비닐과 종이다. 잘 분리해서 베란다에 잘 분리수거해둔다.

 

4. 혼자 해내어야 할 일이니 설겆이도 식기 전에 해두고 정리를  해본다.  손길이 간다는 것, 간 손길이 느껴진다는 것, 작은 공간이지만 살림이란 의미를 알 듯하다. 살림살이는 손길가는 만큼 마음가는 만큼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 매듭을 배우고 추체험하고 몸에 배이지 않는다는 일를 다시 느끼니, 그동안 나를 거쳐간 일들, 일에 푹 빠져서 한매듭을 겪어내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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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5-04-15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장의 여백이 참 편안하게 느껴지네요.
대충 어떤 책인지 짐작이 가요.
왼쪽 위에서 두번째 칸은 얇은 품이 시집이겠죠? 살림 공개하시는 김에 그림그릴때 쓰시는 색연필도 궁금해요~^^
근데 저녁밥 양이 저보다 더 조금이네요~?@@

2015-04-16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간 ㅡ 이응로의 이사란 그림은 아니더라도 명이 다해가는 뭉게구름차에 바리바리 챙겨 와 닦고 넣고, 부족한 살림을 채우러 봐둔 시장엘 간다. 요리팬 둘,집게, 휴지통, 빗자루와 쓰레받이, 무늬고운 찬그릇 둘, 세탁세제, 그리고 막걸리 주전자와 잔 여섯을 사만원에 퉁!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팬에 부치고, 양은주전자에 막걸리를 채우고 세탁기를 돌리고 방을 치우며 세간을 점검했다.

 

 

이상이 없다.

 

덤으로 온 꽃잎 두장, 곧 다가올 책장을 기다리는 책들, 마음이 서성이는 빈 술잔 다섯 + 알파, 그리고 여섯해 같이있던 평란이 오고, 봄꽃과 초록을 채우고, 바다와 휴식, 그리고 벗이 그리운 이들 마음도 오고가게 하면

...

 

시골 인심 사납지 않게 세간살이는 준비가 된 듯 ᆞᆞᆞ

 

 

뱀발. 

 

1. 이러고 난지 하루가 되지 않아, 밥솥의 패킹을 태워 먹었다. 호들갑에 대한 응분의 댓가라고나 할까 ㅜㅜ. 하지만 어제 끓인 단배추국은 지금도 감칠 맛이 배인다. ㅎㅎ. 조금 일찍 일어나고, 조금 늦은 저녁이라도 배고픔을 참고 요리를 해본다. 1인분, 아니 2인분까지의 경계를 모르겠다. 근처마트에서 조금씩 사지만 여지없이 사먹는 것보다 돈이 더 들게 마련이고, 자칫 구입한 재료는 처지곤란일 경우가 많기 마련이니 말이다. 가급적 적게 구입하려고 해도 마땅하지 않다. 애호박과 팽이버섯, 그만 단배추 한단에 곶혀 국을 끓이고 겉절이까지는 했는데 오늘 저녁, 그리고 남은 찬거리가 걱정이다.

 

2. 패킹도 사야하고 2인분으로 타협할 것인지, 아니면 1인분의 경계를 밀고 갈 것인지, 그보다 중요한 간단한 조리의 재현성에 노력할 것인지...사소하고 소소한 것들을 몸에 좀더 붙여야겠다.

 

3. 근처 작은 시장 생각나는 밥집의 한상을 차려볼날은 언제일까. 캠핑하는 기분으로 당분간 살기로 했다. 요리근력이 붙을 때까지 매식보다 돈이 더 드는 한이 있더라도... 소홀하게 한끼를 대하고 싶지는 않은 바램이다.  부지런히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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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4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14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ttp://media.daum.net/culture/others/newsview?newsid=20150404093010177

 

보지 않으려 읽지 않으려 애를 쓰다.

며칠을 참다가 기사를 

문득 읽어버렸다.

 

눈물이 난다. 눈가가 붉어진다.

 

'밀도 높은 삶, 숙성, 돈이 안되는 일, 쟁이 'ᆞᆞᆞ

다음 글은 볼 수 있을까.

 

 막걸리 세통 사들고 벗들과 얘기나눌 수 있을까. 무례하진 않을까 ᆞ

 

ᆞ그래 난 글을 읽기가 겁이 났어ᆞᆞ참 부끄러워지거든 ᆞᆞ ᆞ

 

 

볕뉘

 

읽고 난 뉘, 사무실 문을 닫았다.

엉엉 울고 싶어졌다.

 

큰소리로 울고 싶었다

눈물과 콧물을

휴지로 훔치다

 

울고나니 많이 시원해진다. 아직 이런 선생이 곁에 있다니 든든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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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4-08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울님은 읽기를 망설이셨다는데 저는 냉큼 가서 읽고 왔네요.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면서 눈물이 아니라 눈물만큼 속깊은 웃음을 피울수 있는 인생이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어렵겠지요?
그가 처음 만든 듀오 이름이 입에서 막 구르네요 ˝도비두˝ ^^

여울 2015-04-08 09:12   좋아요 0 | URL
도깨비 두마리 ㅎㅎ 도비두....

지난 날을 떠올리며 슬몃한 미소가 번지는 인생이라...더 멋있네요^^
암튼 원없이 살아야겟죠^^

내비둬
이렇게 살게 내비두 오~~ 좋군요... 도비두...내비두. 레비두.ㅎㅎ
 

 008 - 국가기관은 공공악이 아니다

 

1. 치안담론은 피해자의 입장이 아니라 선용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2. 아주 작은 변화로 등하교길 교통안전, 도보순찰을 비롯한 득을 볼 수 있다. 행정 시스템을 통한 요구가 이나라 운동비평 정책공약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3.그러니 중앙과 서울이 아니라 구단위 지역단워의 담론이 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4. 몇년사이에 2,2만명이 늘은 조직이다.

 

5. 선입견에 생각을 멈춘 순간 우리는 국가기관에 시달리기만 할뿐 부려먹을 수 없다.

 

6.교육에 애타게 혼신을 퍼붓는 백분의 일만 퍼부어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고와 고민의 접점을 바꾸어라.

 

7. 이는 내말이 아니다. 대충인권연대 목요일 경찰 사귀면 바뀐다. 강의와 뒤풀이 내용이다.

 

8.지역과 생각과 담론의 틈을 찾고싶다면 들어도 손해볼 것 없다. 다음은 검찰이다.

 

9. 국가도 그러하다. 절대선도 절대악도 아니다. 부여한 역할에서 다시 짚고 다시 울부짖어야 하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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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 삶이 아니라 왜 삶들인가

 

 

1.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은 제한적이다.

2. 지평이 달라지는 일들을 해석학에서 말한다.입장차이에 따라 그 생각과 심연의 그늘은 넓고 깊다. 피해의식의 하늘에선 신뢰의 볕 한톨도 제대로 맛볼 수 없다. 계층의 높은 문턱 위에서는 그 삶의 밖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악다구니 속에서는 구름위의 볕이 보이지 않는다.

3. 인식의 지평은 어쩌면 처지의 능선을 오르내리면서 확장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삶은 정상상태란 기준의 성공만 추구하므로 그 보다 낮은 수면아래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

4. 실무의 고통을 느끼지 않고는 실무를 건지는 기획이 나오지 않는다. 더딘 걸음 아픈 걸음의 속도를 상상(경험)하지 않고는 그 속력를 설계할 수 없다.

5. 삶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삶들을 섞지 않고 새 삶이 나올 수 없다.

6. 삶을 의심하고 싶다. 인문은 책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단한번인 삶, 아니 삶들 속에 있다. 내 삶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모자라도 그저 그만한 삶 만큼만 인문은 살아내는 것이다. 헤아리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한계만큼 살아내는 것일지도 ᆞᆞ

6.1 인문은 결코 잊혀질 수 없다. 병들고 아프고 상처가 나도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정상의 평균이 아니라 더 아프고 힘든 것을 지양해야 한다. 인문은 정상과 평균 과 미래에 살지 않는다.

6.2 인문은 사상과 정신을 추려내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삶들을 기억해내어 삶과 삶들을 잇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7. 이런 추상은 개뼈다귀같은 소리다. 잘 살자는 신음소리다. 나나 잘하자. 너나 잘살자.

 

  뱀발. 하루종일 활자를 본다. 눈이 침침하다. 도서관에 들러 대출을 하고, 목련도 올려 보았다. 기억들이 훅훅 지나가는데 생각이 그 기억을 다시 물고 왔다. 또 다른 이가 말을 걸었는데 왜 이제서야 이해되기 시작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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