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0년대와 1530년대 촉발된 종교개혁과 뒤이어 일어난 30년 전쟁의 참상은 브란덴부르크의 선제후 가문인 호엔촐레른가문에게 프로이센 왕국으로의 도약이라는 영광과 함께 시련을 가져다 준다. 초기의 시련은 종교적으로는 가톨릭, 경제적으로는 지방 융커, 정치적으로는 지방 권력과의 다툼으로 구체화되었으며 이는 독일 제국 수립때까지 프로이센의 과제로 주어진다. 이러한 내적 갈등을 강력한 육군 양성을 통한 폴란드, 오스트리아 지역으로의 외적 팽창으로 극복하는 과정이 역사안에서 그려진다. 결국 초기 종교 개혁이 가져온 충격이 군국주의 국가 프로이센의 역사 방향을 결정지었음을 「강철왕국 프로이센」에서 확인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리뷰에서 살펴 보도록 하자...





권력의 집중을 통해 무질서를 제압해야 하는 필연성에서 국가의 정통성이 나온다는 주장은 근대 초기의 유럽에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졌지만, 브란덴부르크에서 유난히 큰 공감을 얻었다. 여기에 게오르크 빌헬름이 지방의 신분제의회에서 맞닥뜨린 반발에 대한 설득력 있는 철학적인 답변이 있었다. 푸펜도르프는 1672년에, 평화 시에도 전시에도 경비를 들이지 않고 국사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군주는 "필요한 비용의 지출에 맞게 시민들에게 각자의 재산으로 기여할 것을 강요할" 권리가 있다고 썼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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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비와 황후의 집에 온전한 사람이 적게 된 것은 어찌 천성이 당연히 그러하겠습니까? 단지 작위를 높이 드러나게 해서 권력의 칼자루를 전적으로 총괄하게 되니, 하늘의 도는 가득 차는 것을 싫어하는데 스스로 덜어내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거꾸로 넘어지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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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25장에서 마키아벨리는 "운이 인간사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묻는다.... 마키아벨리는 우리의 자유가 완전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인정하는데, 운은 대단히 강력한데다가 "우리 행동의 절반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우리의 숙명이 전적으로 운의 손아귀에 안에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인간의 자유를 없애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신의 우리의 자유와 우리에게 속한 영광을 빼앗지 않기 위해 모든 일을 도맡아하려 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고수하며, 우리 행동의 절반 정도는 운의 지배를 받기보다는 순수하게 우리의 통제 아래에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_퀜틴 스키너, <마키아벨리>, p69


 퀜틴 스키너(Quetin Skinner, 1940 ~ )는 <마키아벨리 Machiavelli>를 통해 그의 삶을 '외교관', '군주의 조언자', '자유의 이론가', '피렌체의 역사가'로 구분하고, 각각의 시기를 그의 대표작인 <군주론 II Principe> <로마사 논고 Discourses on Livy>, <피렌체사 Istorie Fiorentine>을 개괄한다. 스키너는 <마키아벨리>에서 <군주론>과 <로마사 논고>를 특히 비중있게 서술하는데, 이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운(運 fortuna)'과 '비르투 virtu'다. 스키너는 마키아벨리가 이들에 대한 전통적인 해석을 따르는 대신 자신만의 새로운 해석을 내렸다고 해석한다. 구체적으로, '포르투나'와 관련해서는 보에티우스(Ancius Boethius, AD 480~524)와, '비르투'와 관련해서는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 BC 106 ~ BC 43), 세네카(Lucius Annaeus Seneca, BC 4 ~ AD 65)와 대립하면서 자신만의 이론을 펼쳤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운과의 동맹을 기대할 수 있는가? 우리는 어떻게 운의 여신이 우리를 향해 미소 짓게 할 수 있는가? 마키아벨리의 대답은 도덕가들이 이미 내놓은 답변들을 정확하게 되풀이하고 있다. 그는 운의 여신이 용감한 자, "덜 신중하고 더 공격적인" 자의 친구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녀가 주로 비르(vir), 즉 진정한 남자다움을 가진 남성의 비르투에 반응한다는 생각을 발전시켜나간다._퀜틴 스키너, <마키아벨리>, p70


 고대의 저자들과 인문주의자들의 도덕관념에 따르면 통치자로 하여금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고 그에게 영광을 가져다줄 수 있는 주된 자질은 후함, 자비로움, 경건함, 정의감이라는 비르투였다... 그러나 마키아벨리에게 있어 비르투를 갖춘 군주란 국가의 보전을 위해 어떤 일이든 기꺼이 필요에 따라 행동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이리하여 비르투라는 용어는 - 그것이 도덕적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 목표를 달성하게 만들어주는 일련의 자질들을 의미하게 된다._퀜틴 스키너, <마키아벨리>, p109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는 포르투나의 '중요성'을 무시하지 않았지만 동시에 포르투나의 '절대성'도 인정하지 않았다. 포르투나는 격정적이며 변화무쌍하며, 비르투가 없는 이들을 경멸하기에, 시의적절한 행동과 기민함, 때로는 상대를 속일 수 있는 양면성 등이 마키아벨리의 비르투에 속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들 덕목 역시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 또한 상황에 따라 비르투가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마키아벨리의 비르투는 절대 덕목이 아니다.  


 마키아벨리의 정치적 신념이란 바로 국가를 성공적으로 통치하기 위한 단서가 상황의 힘을 인정하는 것,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자신의 행동을 시류(時流)와 조화시키는 것이라는 생각을 의미한다._퀜틴 스키너, <마키아벨리>, p98


 절대 덕목과 절대 질서를 부정하는 마키아벨리의 논리는 <로마사 논고>로 이어진다. <군주론>에서의 비르투가 군주의 덕목이라면, <로마사 논고>에서 비르투는 시민의 자질이다. 때문에, '비르투의 확산'은 <로마사 논고>의 또 다른 주제가 된다.


 마키아벨리는 비르투라는 핵심적인 개념을 분석함에 있어 기본적으로 자신이 <군주론>에서 이미 제시했던 노선을 따라갔다. <로마사 논고>에서는 만일 어느 도시가 위대함을 성취하고자 한다면 시민 전체가 이와 동일한 자질을 소유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펼쳤다._퀜틴 스키너, <마키아벨리>, p126


 어떻게 해야 비르투라는 핵심적인 자질을 시민들에게 폭넓게 심어줄 수 있을까? 마키아벨리는 좋은 운이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인정한다.(p127)... "초기의 운"이 필요한 이유는 공화국이나 군주국을 수립하는 일이 "대중의 비르투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없으며, 대중의 "다양한 의견들"은 "적합한 정부를 구성하는데" 늘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왕국 혹은 공화국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살아 있는 동안 현명하게 통치하는 한 명의 군주를 갖는 것"보다는 이후의 운이 "대중의 비르투"에 의지할 수 있도록 "국가를 조직할 수 있는 군주"를 갖는 것이다. 국가통치술의 가장 심오한 비결은 어떻게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_퀜틴 스키너, <마키아벨리>, p129


 결국, 마키아벨리는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포르투나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한 비르투를 자신의 주저들인 <군주론>과 <로마사 논고>에서 강조했다. <군주론>에서는 1인 군주의 비르투가 강조되었다면, <로마사 논고>에서는 공화정에서의 시민들의 비르투가 강조되었다는 점에서 이들간에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공화정에서 시민들의 비르투를 갖추기 위해서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모범이 될 1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본다면, <로마사 논고>는 <군주정>의 확대된 형태로도 읽힐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바라본다면 우리는 두 저서 사이에 연속성을 발견하게 된다.


 

 이처럼 스키너의 <마키아벨리>는 마키아벨리의 삶과 저서를 잘 연결시키는 좋은 입문서다. 이를 바탕으로 마키아벨리를 정리하는 계획을 세워보자. 먼저, 보에티우스, 키케로, 세네카들의 철학 <로마사 논고>의 바탕이 된 <리비우스의 로마사>를 개별 리뷰에서 정리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으면 어떨까. 이와 함께 <군주론>과 <로마사 논고>, 몽테스키외(Montesquieu Charles Louis de Secondat, 1689 ~ 1755)의 <로마인의 흥망성쇠 원인론 Considerations sur les causes de la grandeur des Romains et de leur decadence>을 정리한다면 마키아벨리 사상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다만, 시오노 나나미(鹽野七生, 1937 ~ )의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마키아벨리의 어록>을 추가하는 것을 지금은 말리고 싶다.

 

말이 나온 김에 이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하고 페이퍼를 마무리하자. 시오노 나나미는 마키아벨리의 입을 빌려 체사레 보르지아에 대해 '이탈리아의 통일이라는 대업을 눈 앞에 두고 포르투나의 버림을 받은 비운의 인물'로 그려내며, 마키아벨리가 그의 죽음을 애석해했다고 해석한다. 이는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마키아벨리 어록>등에도 이어지지만, 이는 스키너의 해석과는 다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체사레의 몰락을 가져온 교황 율리우스2세(Iulius PP. II, 1443 ~ 1513)와 같은 수준의 평가를 내리는 반면,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의 카이사르(Imperator Julius Caesar, BC 100 ~ BC 44)의 재현으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 상 이를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에 일단은 미루도록 하자. 소설 속 이야기와 사실을 구분할 필요가 있는 것은 <삼국지연의 三國志演義>와 정사 <삼국지 三國志>에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라 여겨진다. 그리고, 이런 고생을 하는 것은 내가 마지막이길 바란다...


 마키아벨리는 보르자가 가진 통치자로서의 자질을 흠모했지만, 놀라운 정도로 지나친 자신감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1502년 10월 마키아벨리는 "내가 이곳(이몰라)에 있는 동안 수립된 공작의 정부는 그의 좋은 운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기록했다. 이듬해 초 그는 더욱 못마땅한 어조로 공작이 여전히 자신의 "전례 없는 행운"에 의존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1503년 10월에 다시 한번 보르자를 가까이서 관찰할 기회가 생겼을 때, 그가 이전에 가졌던 의혹들은 보르자가 가진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확신으로 굳어져갔다._퀜틴 스키너, <마키아벨리>, p33


 마키아벨리는 보르자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인 판단은 <외교문서집> 못지 않게 <군주론>에서도 부정적이었다. 그는 "아버지의 운으로 자신의 지위를 얻었으며", 운이 떠나자마자 그 지위를 잃게 되었다는 것이다._퀜틴 스키너, <마키아벨리>,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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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5-23 18: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큰글씨책으로 가지고 있어요. 더클래식 책입니다.
군주가 되었거든 인색하라, 라는 글을 흥미롭게 읽었어요. 고전을 읽는 시간은 인간에 대해 연구하는 시간 같아요.
참 흥미로운 존재입니다, 인간은.

겨울호랑이 2021-05-24 06:52   좋아요 2 | URL
그렇습니다. 고전에 담긴 인간상이 오늘날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그 자체로 인간 본성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는 것이 고전의 매력이라 생각됩니다.^^:)
 


6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군주론- 군주국에 대하여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곽차섭 옮김 / 길(도서출판) / 2015년 4월
33,000원 → 29,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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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사 논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강정인.김경희 옮김 / 한길사 / 2018년 2월
35,000원 → 33,250원(5%할인) / 마일리지 1,05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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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사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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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 만드라골라 /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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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 국가 - 유대인 문제의 현대적 해결 시도 b판고전 4
테오도르 헤르츨 지음, 이신철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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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유대주의는 날이 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증대되고 또 더 증대될 수밖에 없는데, 먼 원인 causa remota은 중세에 시작된 우리의 동화 가능성의 상실이며, 가장 가까운 원인 causa proxima은 우리가 밑으로는 어떠한 배출구도 지니지 못하고 위로는 아무런 상승통로도 지니지 못하는 중간층 지식인들을 과잉 생산하는 것이다._테오도르 헤르츨, <유대 국가>, p42


  테오도르 헤르츨(Theodor Herzl, 1860~1904)의 <유대 국가 The Jewish State>에서 '반(反)유대주의'에 대해 말한다. 그는 유대인 디아스포라(Diaspora)가 존재하는 이상 유대인 문제는 근절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오랜 역사 속에서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전통을 고수하며 동화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주위로부터 박해받게 되었고, 직업의 제한을 받아 왔다. 비록 그들이 원치 않았지만, 금융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은 자본주의 시대라는 패러다임의 변화로 경제 주도권이 이들에게 넘어가는 결과를 낳았고, 이러한 상황은 반유대주의의 강화로 이어졌다는 것이 헤르츨의 분석이다. 결국, 유대인들이 유럽에 있는 한 갈등은 커져갈 뿐이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헤르츨의 대안은 다른 세계에서의 유대 국가의 수립이다.


 내가 이 글에서 상세히 논의하는 사상은 매우 오래된 것이다. 그것은 유대 국가 Judenstaat의 수립이다.(p9)... 여기 이 구상은 현실 속에서 출현하는 추동력의 사용을 담고 있다. 나는 다만 아주 겸손히 나의 불충분함을 고려하여 그리고 나보다 더 훌륭하게 논의할 기계기사가 존재하리라 믿으며 이제 제작되어야 할 기계의 톱니바퀴들을 암시하고자 할 뿐이다. 관건이 되는 것은 추동하는 힘이다. 이 힘은 무엇인가? 그것은 유대인들의 고난 Die Judennot이다._테오도르 헤르츨, <유대 국가>, p12


 헤르츨의 <유대 국가>는 단순한 선언문이 아니다. 여기에는 구체적인 유대 국가의 모습이 표현되는데, 이는 '금융업에 기반한 사회주의 국가'로 요약된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 수립의 정신적 원동력은 '유대인의 고난'이며, 실질적인 힘은 '금융'에서 비롯된다. 유럽과 이슬람 제국(오스만 투르크)에 막대한 재정 기여를 통해 영토를 확보하고, 고난을 통해 고취된 민족 의식은 신생 국가를 잉태할 바탕이 된다.


 우리는 의심할 바 없이 금융업에서 탁월함을 획득했는데, 왜냐하면 중세 사람들이 우리를 거기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지금 동일한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는 다른 모든 직업 분야가 우리에 대해 닫혀 있는 까닭에 지금은 증권 거래소라고 불리는 금융업으로 다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증권 거래소가 있다면, 그것은 또 다시 우리에 대한 경멸의 새로운 원천이 된다._테오도르 헤르츨, <유대 국가>, p37


 열강들이 유대 민족에게 중립적인 땅에 대한 주권을 부여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인다면, 유대인 협회는 차지해야 할 땅에 관해 협상하게 될 것이다... 유대인 협회는 현재 그 땅의 통치자들과 협상하게 될 것이며, 그것도 유럽 열강들에게 그 대의가 분명히 이해될 때 그들의 보호 하에 협상하게 될 것이다... 팔레스타인은 우리의 잊을 수 없는 역사적 고향이다. 오로지 이 이름만이 우리 민족에 대해 강력한 감동을 주는 집합 구호일 것이다. 만약 술탄 폐하께서 우리에게 팔레스타인을 제공한다면, 우리는 터키의 제정을 자청해서 완전히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_테오도르 헤르츨, <유대 국가>, p48


 이를 기반으로 도덕적/법적 법인체(法人體)인 '유대인 협회'와 '유대인 회사'를 설립하고 유대 국가를 운영하자는 것이 헤르츨의 주장이다. <유대 국가>에는 유대인들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금융대자본이 적극적인 기부를 하고, 개인들은 7시간의 노동을 보장받는 이상적인 사회주의 국가의 모습이 그려진다. 여기에 발달한 '기술'은 더이상 주변부의 수탈을 필요없는 것으로 만들게 되어, 새로운 유대국가는 '노동'과 '기술' 그리고 '자본'이 완전하게 결합된 새로운 이상향이 될 것이었다.


 이 운동은 완전히 합법적인 수단들을 가지고서 개시될 수 있을뿐만 아니라, 또한 그것은 일반적으로 그로부터 본질적인 이익을 얻게 될 유관 정부들의 우호적인 협력 하에서만 수행될 수 있다. 이념의 순수성과 그 실행의 힘을 위해서는 오로지 이른바 '도덕적 moralishen' 인격들이나 '법적 juristischen' 인격들에서만 발견될 수 있는 보증들이 필요하다. 나는 법률가 언어에서 자주 혼동되는 이 두 명칭을 구별하고자 한다. 사유재산 영역 외부의 권리들의 주체인 도덕적 인격으로서 나는 유대인 협회 Society of Jews를 내세운다. 그와 더불어 법적 인격/법인은 영리 단체인 유대인 회사 Jewish Company이다._테오도르 헤르츨, <유대 국가>, p32


 유대인 회사와 유대인 협회의 과제들은 이 구상에서는 분리되어 따로 제시될 수 없다. 사실상 이 두 커다란 기관들은 지속적으로 협력해야만 할 것이다. 유대인 회사는 유대인 협회의 도덕적 권위와 뒷받침에 의존하여 그에 머무를 것이며, 그와 마찬가지로 유대인 협회에게는 유대인 회사의 물질적 도움이 결여될 수 없다._테오도르 헤르츨, <유대 국가>, p77


 하지만 오늘날 그 모든 것은 현실적이다. 모든 기술적 성과들을 향락적으로 내려다보는 부유한 자들은 돈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일은 그렇게 되어갈 것이다. 유대인들이여, 그것은 여기 있다!_테오도르 헤르츨, <유대 국가>, p133


 헤르츨의 예언대로 <유대 국가> 출간 후 52년이 흐른 1948년 이스라엘이 수립되면서 그가 주창한 시오니즘(Zionism)은 결실을 맺게 되었다. 그렇지만, 현실의 이스라엘은 그가 꿈꿨던 이상국가와는 많이 달랐다. 마치, 현재 이스라엘 국기에 그려진 6각의 '다윗의 별  Magen David'이 헤르츨이 주창한 7개의 별과 다른 모양인 것처럼, 오늘날의 이스라엘은 세계를 자유롭게 하지도, 모두를 행복하게 하지도 못했다는 사실을 오늘날 우리는 확인한다.


 우리는 국기를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국기가 필요하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일곱 개의 황금빛 별들이 그려진 흰 깃발이다. 흰 면은 우리의 새로운 순수한 삶을 의미한다. 별들은 우리의 황금빛처럼 뛰어난 7시간 노동일을 나타낸다. 왜냐하면 우리는 노동의 표지를 달고 새로운 땅으로 갈 것이기 때문이다._테오도르 헤르츨, <유대 국가>, p123


 반유대주의의 해결안으로 유대 국가의 수립을 주창하며 결국 이스라엘을 만든 이들이 그후로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는 가자 지구(Gaza Strip)에 팔레스타인 게토(ghetto)를 만들고 이들을 박해하는 모습은 아브라함이 받은 약속의 실현일까, 아니면 인간의  오만(hybris)의 다른 모습일까. 히틀러의 유대인에 대한 증오가 이스라엘을 만든 것처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박해가 하마스 투쟁의 힘이 되는 악순환 속에서 혐오/증오는 결코 우리 삶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깊이 느낀다...


 이제 너의 이름은 아브라함이다. 내가 너를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네가 매우 많은 자손을 낳아, 여러 민족이 되게 하겠다... 나는 나와 너 사이에, 그리고 네 뒤에 오는 후손들 사이에 대대로 내 계약을 영원한 계약으로 세워, 너와 네 뒤에 오는 후손들에게 하느님이 되어 주겠다. 나는 네가 나그네살이하는 이 땅, 곧 가나안 땅 전체를 너와 네 뒤에 오는 후손들에게 영원한 소유로 주고, 그들에게 하느님이 되어 주겠다.(창세 17:5~8)

그 나라에서 누가 이방인인지는 다수가 결정할 수 있다. 그것은 민족들의 교류에서의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힘의 문제이다... 세계의 현 상태에서나 아마도 미리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먼 시대에서도 힘은 권리보다 앞서 간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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