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속마음이란 다투게 되면 자기와 같지 못한 사람을 헐뜯게 되고, 양보하면 자기를 이긴 사람을 다투듯 추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다투게 되면 우수한지 열등한지를 구분할 수가 없고, 때로 양보하게 된다면 현명하고 지혜 있는 사람들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18/93) - P18

무릇 조그만 실수와 잘못된 일은 사람이란 누구에게나 반드시 있게 마련이니 이것을 법으로 얽어맨다면 조야(朝野)에는 아무도 서 있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20/93) - P20

"무릇 이롭기를 바라는 것은 덜어낼 수는 있지만 이것이 존재하는 것을 끊어버릴 수는 없다. 일에 힘쓰는 것은 절제할 수는 있지만 이것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52/93) - P52

무릇 만물은 형체를 갖고 있게 되는 것이 비록 무(無)에서 낳았다고 하여도 그러나 생겨난 뒤면 유(有)는 이미 무(無)와는 나누어진 것이니, 무(無)란 유(有)가 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길러서 이미 변화된 것이 있다면 무(無)가 이것을 운용하여 온전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53/93)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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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론- 신의 선, 인간의 자유, 악의 기원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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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간지성론 2- 로크의 『인간지성론』에 대한 비판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 지음, 이상명 옮김 / 아카넷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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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성론>의 저자가 내가 박수갈채를 보낸 수백 가지 훌륭한 것을 말하기는 했지만 사실 우리의 체계는 매우 다르다. 우리 각자의 의견이 많은 점에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두 고대인들 각각의 이론과 거리가 있기도 하지만 그의 체계는 아리스토텔레스에 더 가깝고 나의 체계는 플라톤에 더 가깝다. 그는 더 대중적이고 나는 어떤 경우에 어쩔 수 없이 약간 더 난해하고(acroamatique) 더 추상적이다._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 <신인간지성론 1 >, p20


 존 로크 (John Locke, 1632 ~ 1704)의 <인간지성론 Essa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과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 (Gottfried Wilhelm Leibniz, 1646 ~ 1716)의 <신인간지성론 Nouveaux Essais sur l’entendement humain>. 이 두 권의 책의 관계는 이란성 쌍둥이와 같다. 본유관념으로부터 시작해서 학문의 분류에까지 같은 목차를 공유했다는 점에서 형식적으로는 일치하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각각 경험론과 합리론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내용상으로는 대척점에 있다. 고대의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 BC 384 ~ 322)와 플라톤(Platon, BC 428/427 ~ BC 348/347), 중세의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4 ~ 1274)와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Hipponensis, 354 ~ 430)가 서로 다른 방향성을 갖는다면, 근세에서는  로크와 라이프니츠의 체계가 이들을 대신한다. 여러 주제 중에서 가장 첨예하게 부딪히는 본유관념(innate idea)과 관련한 내용을 잠시 살펴보자. 개인적으로 '경험'과 '관념'을 강조한 이 대목이 <인간지성론>과 <신인간지성론>의 가장 큰 차이를 나타낸다고 생각된다. 


 이제 마음이 이른바 백지(white paper)라고 가정해보자. 이 백지에는 어떤 글자도 적혀 있지 않으며 어떤 관념도 없다. 그럼 어떻게 하여 이 백지에 어떤 글자나 관념이 있게 되는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나는 한 마디로 경험(experience)에서라고 대답한다. 우리의 모든 지식은 궁극적으로 경험에서 유래한다._존 로크, <인간지성론 1>, p150


 필라레테스  : "영혼이 처음에는 빈 서판(Table Rase)이고 어떠한 기호들도 없으며 어떤 관념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가정하는 우리 쪽 사람들은 영혼이 어떻게 관념을 얻게 되는지, 그리고 무엇을 통해서 그렇게 많은 양의 관념을 획득하는지 묻습니다. 이에 대해서 그들은 한 마디로 대답합니다. 경험을 통해서!"


 테오필루스 : 제 생각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이야기하는 이 빈 서판은 자연이 허락하지 않은, 그리고 단지 철학자들의 불완전한 개념에 기초한 허구(fiction)일 뿐입니다.... 제가 한 증명에 따르며, 영혼이든 물체든 모든 실체적인 것은 각각의 다른 실체들과 고유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실체는 내재적 명명들(denominations intrinseques)에 의해서 다른 실체와 다릅니다. 저 빈 서판에 대해서 그렇게 많이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그 빈 서판에서 관념들을 제거하고 난 후에는 거기에 무엇이 남는지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_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 <신인간지성론 1 >, p118


 세상에는 여러 라이벌들이 있다. 그리고, 자신의 저서에서 상대방들의 주장을 인용하여 비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인간지성론>과 <신인간지성론>과 같이 책 내용 전반에 걸쳐 첨예하게 대립하는 책들은 찾기 어렵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과 '관념'에서 출발한 생각의 차이가 계속 이어지기에, 독자들은 경험론과 합리론의 만날 수 없는 차이를 실감하게 되고, 마치 눈 앞에서 불꽃튀는 두 사상가들의 대결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리뷰에서 다루기로 하자. 


 그동안 정리를 미뤄두었던 <인간지성론>부터 먼저 정리를 시작해서 <신인간지성론>, 코플스턴의 <합리론> <영국경험론>으로 나아가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될 듯하다. 물론, 마무리는 <칸트>가 되어야 근대철학 마무리가 된다 하겠지만.


 상황을 봐서 번외편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에 관하여>, 스티븐 핑거(Steven

Pinker, 1954 ~ )의 <빈 서판 Blank State>까지 다룰 수 있다면, 인간 지성과 관련한 고대부터 현대까지 내용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약간 다른 주제지만, 인공지능(AI)과 관련해서는 앨런 튜링(Alan Mathison Turing, 1912 ~ 1954)부터 시작해서 다시 정리할 계획을 세워본다. 정말, 독서의 길은 끝이 없는 듯하다. 예전에 이럴 줄 알았더라면... 달라졌을까?...


[출처] 만화 슬램덩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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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7-05 23:3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이렇게 엄청나게 읽고 소화하시는 겨울호랑이님도요?!! 마지막 슬램덩크 대사 저는 더 격하게 공감입니다.😭

겨울호랑이 2021-07-05 23:39   좋아요 4 | URL
에고 아니에요... 예전에 어찌나 놀았던지 요즘은 놀다 지쳐서 책을 봅니다... ㅜㅜ

독서괭 2021-07-06 13:12   좋아요 4 | URL
미미님 글이 제마음이네요ㅋㅋ

오거서 2021-07-06 19:40   좋아요 4 | URL
저 컷에 요즘 제 모습이 담긴 것 같아요…

붕붕툐툐 2021-07-06 21: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너무 멋지셔~ 읽는 책 수준 봐... 하.... 짱짱!!👍👍

겨울호랑이 2021-07-06 21:37   좋아요 3 | URL
에고 아닙니다... 부족함이 많아 책을 읽긴 합니다만... 제것으로 만들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감사합니다^^:)
 

옛 사람은 조밀하고, 땅이 좁았다고 하여도 저축을 하였던 것은 절약함으로 말미암아서입니다. 지금 토지는 넓고 사람이 드문 데도 부족한 것을 걱정하고 있는 것은 사치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절검을 숭상하게 하고 싶다면 마땅히 그 사치한 사람을 힐책하여야 하는데, 사치하여도 힐책을 받지 아니하게 되니 돌고 돌아서 도리어 고상한 것으로 생각하게 되어서 끝이 없게 되었습니다.(15/96) - P15

위에 있는 사람이 인자한지 횡포한지의 차이를 가진 것이거나, 아랫사람이 우둔한지 지혜로운지의 차이에 있는 것이 아니니, 대개 억누르거나 부추기는 것과 주거나 빼앗는 것이 이들로 하여금 그렇게 만들었을 뿐입니다.(15/96)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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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이제야 너는 연옥에 다다랐으니

저어기 빙 둘러막은 벼랑을 보라.

저기 벌어진 듯한 들머리를 보라...


73 우리는 가까이 가서 한군데에 다다르니

먼저 보던 자리처럼 벽이

쩍 벌어진 듯 틈이 있는데, 거기


76 문 하나가 있어 그 아래엔 그리로

통하는 서로 색이 다른 세 층계와 아직껏 

한마디 말도 없는 문지기를 보았노라.


94 그리로 우리가 갔는데, 그 첫 층계의 

한 대리석은 어찌나 닦여져서 맑던지

그 안에 내가 있는 양 나를 바라보았노라.


97 어두운 자줏빛보다 진하게 물들여진 둘째 층은

껄끄럽고 구워진 돌로 되었는데 

가로 세로 금이 간 것이고, 


100 위에 얹힌 셋째 층은 활활 타는

반암 班岩인 양 핏줄에서 용솟음치는 피와 같이 보이더라... _ 단테 알레기에리, <신곡> <연옥편> (제9곡)  


[그림] Dante's Purgatory( 출처 : https://www.pinterest.co.kr/ederest/dantes-purgatory/)


 이승과 저승에서의 창조 체계의 연관을 단테 이상으로 잘 표현한 이는 없었다. 지옥을 벗어나 중간적이고 일시적인 세계, 즉 지상에 이르며, 거기에서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연옥산의 정상에 지상 낙원이 있다. 지상 낙원은 더 이상 세상 어딘가 잊혀진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념적 차원, 즉 연옥에서의 정화를 마치고 천국에서의 영화(榮化)에 들어가기 전의 무오(無汚)의 차원에 위치한다._자크 르 고프, <연옥의 탄생> , p636


 자크 르 고프 (Jacques Le Goff, 1924 ~ 2014)는 <연옥의 탄생 La Naissance du purgatoire> 에서 중세에 등장한 교리적으로는 스콜라 철학으로, 문학적으로는 단테(Durante degli Alighieri, 1265 ~ 1321)에 의해 완성된 '연옥'의 역사를 보여준다. 비록 성경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중세 가톨릭 철학에서 '연옥'은 시간적, 공간적으로 심판 전과 심판 후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음을 알게 된다.


  연옥 체계는 두 가지 매우 중요한 결과를 가져왔다. 우선, 연옥이 생겨남으로 인해 죽음 이전의 기간이 새로운 중요성을 띠게 되었다. 물론 이전부터도 죄인들은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경고와 늦기 전에 지옥을 면할 준비를 하라는 권고를 받아오긴 했지만, 그처럼 중한 저주를 면하기 위해서는 아주 일찍부터 열심히 준비해야 할 것이었고 추문스러운 생활을 하거나 과도한 죄악을 저질러서도 안 되며 죄를 지었다며 가능한 속히 모범적인 참회를 해야 할 것이었다.(p558)... 연옥 체계가 가져온 두번째 결과는 그것이 산 자들과 죽은 자들간의 관계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정의한다는 것이다. 연옥의 영혼들은 누구에게 구원을 청하러 나타나는가? 우선은 그들의 혈육지친이고, 그 다음이 배우자로서, 특히 13세기에는 연옥에 있는 망자들의 과부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_자크 르 고프, <연옥의 탄생> , p560


 오늘 아침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평화방송(CPBC)을 듣고 있던 중, 묵주(로사리오)기도가 흘러나왔다. 기도문은 듣던 중 유난히 "구원송"의 한 구절이 걸린다. '연옥 영혼을 돌보시며'. 해당 구절은 오랜 기간 '연옥 영혼을 돌보시되'로 번역되어 사용되다가, 약 10년 전부터 바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정확하지는 않다). 


"예수님, 저희 죄를 용서하시며, 저희를 지옥 불에서 구하시고, 연옥 영혼을 돌보시며 가장 버림받은 영혼을 돌보소서"


 기도문을 음미하고 그 뜻을 새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으나, 신앙심이 부족한 나와 같은 이들은 습관적으로 기도문을 외우는데, 오늘은 무슨 일인지 자꾸 생각나게 된다. 해당 기도문의 영어 원문은 아래와 같다.


[Fatima Prayer] "O my Jesus, forgive us our sins. Save us from the fires of hell. Lead all souls to heaven, especially those in most need of Thy mercy."


 라틴어 원문도 있지만, 라틴어는 잘 모르기에 영어 구문을 들여다 보고 생각을 해본다. 한국어와 영어 기도문을 1:1로 대응시키면,  (A) 저희 죄를 용서하시며 - forgive us our sins, (B) 저희를 지옥 불에서 구하시고- Save us from the fires of hell, (C) 연옥 영혼을 돌보시며 - Lead all souls to heaven (D) 가장 버림받은 영혼을 돌보소서 - especially those in most need of Thy mercy 로 연결시킬 수 있겠다. 


 (C)와 (D)의 번역과 관련해서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내용이 길어질 듯 하니여기서는 일단 넘기고, 내용상의 연결로만 생각해보자. 기도문에서 (C)와 (D)의 연결을 '돌보시며'가 아닌 '돌보시되'로 할 경우에는 (D)가 (C)에 종속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반면, 영어 원문에서는 (D)가 (A), (B), (C) 전체와 관련을 맺기에 구 번역에서 내용상의 차이가 생긴 것은 아니었을까.


 정리해보자면, 영어 원문에서는 (A), (B), C) 중에 (D)가 especially로 연결되는 반면, 이전 번역에서는 (A), (B), (C)가 대등하게 나열되고 (D)는 (C)에 종속되는 의미로 느껴져 기도문이 수정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연옥과 기도문에 관한 내용이다 보니, 종교가 다른 이들에게는 다소 껄끄러운 부분도 있으리라 여겨진다. 그럴 경우에는 이번 페이퍼를 그냥 구문론과 서양 문화의 한 부분 - 연옥 - 을 잠시 생각하는 수준으로 읽어주면 좋겠다...


 연옥은 그 모든 지옥적 이미지들에도 불구하고 천국 쪾으로 훨씬 더 가까이 쏠려 있다. 그러므로 카톨릭 기독교의 저승 신앙의 원동력은, 연옥의 영혼들이 <신곡>에 나오는 것과 같은 환희에 찬 지진음을 내면서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그 중단 없는 행렬을 자기쪽으로 끌어당기는 이 천국의 열망일 것이다._자크 르 고프, <연옥의 탄생> , p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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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man 2021-07-04 16: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때마침 단테의 신곡을 읽고 있었는데, 겨울 호랑님 덕분에 좋은 정보 알게 되었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21-07-04 18:58   좋아요 2 | URL
작은 나눔이 되어서 저도 기쁩니다. 김민우님 남은 일요일 저녁 행복한 시간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