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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기묘한 역사
다니엘 라코트 지음, 김희진 옮김 / 사람의무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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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밝히는 근본적인 요점은 고양이가 자유로운 선택으로 인간의 곁에서 살기로 마음먹었다는 점이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고양이는 길들임에 굴복하지 않았다. 오히려 인간과의 동거를 받아들였다는 편이 옳다.(p31)... 신석기 시대 최초로 생긴 정착 마을 주변에는 먹고도 남은 잉여 곡물이 쌓여갔다. 이러한 농업적 대변화는 설치류(쥐류)의 대부대를 이끌었다. 이로써 아프리카야생고양이에게는 집집마다 호화로운 진수성찬이 가득해진 셈이다.(p34)

ps. 복불복 간식 게임에서 커피믹스를 선택한 귀요미. 너의 선택을 존중해서 커피는 내가 먹는 것으로.... 하염없이 슬픈 눈으로 바라보기에 결국 간식을 주었습니다. 복불복 게임은 이렇게 행복하게 끝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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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9-06-05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짜다가 그랬어. .냥이야...ㅋㅋㅋ
아마도 아빠 맛나게 드시라고 일부러 커피를 고른 듯합니다. ^^

겨울호랑이 2019-06-05 14:33   좋아요 1 | URL
간식을 꺼내주다보니 커피와 비슷해서 장난을 쳐봤는데 고민하는 녀석을 보니 좀 심했나 싶습니다. 그런 깊은 생각을 했을 수도 있겠군요. 미처 생각 못했습니다^^:)

cyrus 2019-06-05 15: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옹이는 두 개 다 츄르라고 생각했을 것 같은데요? ㅎㅎㅎㅎ 츄르 둘 중에 하나를 내가 선택했는데, 그걸 왜 안 주느냐는 식으로 바라봤을 수도 있어요.. ^^

겨울호랑이 2019-06-05 15:32   좋아요 0 | URL
cyrus님 말씀처럼 그럴수도 있겠네요. 아니면 혹시 둘 다 자기 간식으로 생각했을 수도... 이번 장난은 두 개를 구분하는 사람들에게만 의미가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019-06-06 14: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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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6 14: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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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06-06 2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츄르가 커피믹스 크기와 많이 비슷하네요. 하지만 낯선 츄르는 귀요미의 것이 아니었군요.
귀요미가 그 사이 더 커진 것 같아요.
겨울호랑이님, 현충일 휴일 잘 보내셨나요.
편안한 밤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9-06-06 22:34   좋아요 1 | URL
얼핏보니 크기도 색깔도 비슷해서 장난을 쳐봤습니다. ㅋ 사람이나 동물이나 어렸을 때는 금방 커지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유년기 인류학 - 인류학자가 본 어린이의 삶
헤더 몽고메리 지음, 정연우 옮김 / 연암서가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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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자녀 관계는 본질적으로 상호 관계이며, 자녀는 부모와의 상호 관계를 생산적이고 정서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어린이는 태어나면서 부터 사회적, 정치적 의무와 권한이 뒤얽힌 사회적 거미줄 위에 놓이게 된다.(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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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3: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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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4: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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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성당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나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 다음 시한부 농성 중인 신부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또 그 신부들 뒤에는 수녀들이 있습니다. 당신들이 연행하려는 학생들은 수녀들 뒤에 있습니다. 학생들을 체포하려거든 나를 밟고, 그다음 신부와 수녀들을 밟고 지나가십시오.˝ (1987년 6월 13일 밤 경찰력 투입을 통보하러 온 경찰 고위 관계자에게) [출처 : 연합뉴스]

얼마 전 고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년을 보내며, 진정으로 가슴 아픈 일은 한 어른과의 이별이 아니라, 그 어른이 가신 빈 자리를 아직까지도 채우지 못한 한국천주교회의 현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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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4 07: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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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4 07: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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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2-24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정 시대의 어른이라 부를 만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분에 비하면 종로에 등장하시는 분
들은 정말... 부끄럽습니다.

겨울호랑이 2019-02-24 19:21   좋아요 1 | URL
레삭매냐님 말씀처럼 2009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에는 원로이신 김수환 추기경님, 법정 스님, 김대중 대통령 님 등 여러 분이 계셨고, 친근한 아버지 같은 노무현 대통령도 계셨는데, 한 해 동안 모두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그분들의 빈 자리가 아직까지 크게 느껴지네요...

2019-02-25 22: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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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5 22: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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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5 23: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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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6 08: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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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2 12: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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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2 15: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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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4 17: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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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조화 속에서 창조주를 묻고, 그 솜씨의 화려함에서 신적 존재를 추론하는 것은 바울이 자신의 묵시론적 사상을 희랍의 스토아철학의 발상에 접목시킨 것으로 보인다. 창조주에 대한 인식은 현상에 대한 이론적 관찰일 뿐 아니라 동시에 법칙의 파악이라는 것은 스토아철학의 로고스 사상에 충분히 배태되어 있는 것이다... 바울은 이미 이러한 헬라사상과 바빌론유수 이래 형성된 유일신관을 융합시키고 있는 것이다.(p327) <도올의 로마서 강해> 中


 <도올의 로마서 강해>는 바오로(바울)의 서간 중 그의 사상이 가장 잘 드러난 <로마서 The letter of Paul to the Romans>을 저자인 도올 김용옥(金容沃, 1948 ~ ) 교수의 해석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두 가지 점에서 눈에 띈다고 여겨진다.  하나는 기독교 사상의 근간을 이루는 바오로 사상의 뿌리를 헬레니즘(Hellenism)에서 찾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저자는 본문의 상당부분을 헬라(Hellas)와 헤브라이즘(Hebraism)에 할애하면서, 바오로에 의해서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의 사상이 결합되었고, 그 결과 기독교가 탄생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상의 뿌리를 필로에서 찾는데, 이러한 관점을 우리는 토를라이프 보만(Thorleif Boman)에게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필로 Philio, BC 25년경 ~ AD 50년경와 같은 사상가가 알렉산드리아에서 헬레니즘과 유대교의 융합을 논의하고 있었다. 유대인들에게는 모세가 희랍철학의 본질을 강론하고 있다고 가르쳤고, 희랍인들에게는 희랍철학의 가장 소중한 관념들이 대부분 모세에게서 유래된 것이라고 가르쳤다.(p188)  <도올의 로마서 강해> 中

 

 신약성서의 사상 思想 주지 主旨를 체계적으로 성격지으려는 대개의 시도 試圖들이 범하는 중요한 과오는, 신약성서에서 문제되고 있는 것이 민속심리학적 民俗心理學的인 관점에서 히브리적도 그리스적도 아니고 헬레니즘적인 독특한 사유 思惟의 유형 類型임을 인식하지 못한 것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스적인 요소 要素들과 셈적 - 근동적 요소 要素들로부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려는 유대교적 시도를 우리는 필로의 문헌들 중에서, 아니 교포 僑胞 유대교 전반에서 볼 수 있다.(p246)... 초대 그리스도교에서의 헬레니즘化 과정은 신약성서에 있는 일련의 특징적인 개념들을 분석하면 좀 더 잘 이해될 것이다.(p247) <히브리적 사유와 그리스적 사유의 비교> 中


  이러한 헬레니즘 사상의 기반 위에 성립된 기독교 사상은 빠르게 로마 전역으로 퍼져나갈 수 있었음을 저자는 지적한다. 헬레니즘의 세계적 조류의 산물로 기독교를 파악해야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자연스럽게 이를 만들어낸 사상가 바오로에게로 옮겨간다. 그리고, 문동환 교수의 <예수냐 바울이냐>와는 또 다른 관점을 선보인다.

 

 바울이 정말 예수에게서 배운 것인가? 아니면 그 자신이 메시아 사상에 따라 그려낸 예수에게서 배운 것인가? 선민사상에 사로잡혀 있던 그는 부활하신 예수의 환상을 본 뒤, 선민사상에 사로잡혀 있던 예언자들이 조성한 메시아사상을 기초로 예수의 모습을 자의적으로 그린 것이다. 그리고 그는 예수에게서 배웠다고 말한다.(p213) <예수냐 바율이냐> 中


 그런데, 이 책(예수냐 바울이냐)가 말해주듯이 이 책은 예수와 바울을 대적적으로 설정하고 바울에게 기독교의 모든 죄악을 뒤집어씌운다. 사실 바울은 기독교의 진정한 창시자라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 만큼, 역사적 예수와 무관한 자기의 관념적 체계를 자신의 교회조직에 침투시키고 온갖 제도와 제식과 교리를 만들었다.(p233)... 문동환은 말한다 ; "바울의 그리스도신학 안에는 갈릴리의 청년 예수는 없다!"... 그러나 묻는다. 우리는 과연 예수와 바울을 대적적으로 설정하고 바울을 떠나 예수에게로 돌아가는 것이 진정 오늘 기독교인의 소명일까?(p234) <도올의 로마서 강해> 中


 이 책의 두 번째 특징은 청년 바오로의 관점에서 초대 기독교 교회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라 하겠다. 예수의 죽음이라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소아시아 일대에 흩어져 있는 공동체들을 규합할 수 있는 교리(敎理)를 만들어내야하는 청년 바오로의 고민을 우리는 <도올의 로마서강해> 속에서 확인하게 된다.


 저자가 책 속에서 강조하는 바오로의 사상은 다음의 두 문단이 잘 담고 있다고 생각된다.  바오로의 예수는 '살아있는 예수'가 아닌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예수'이며, 기독교인은 예수와 더불어 자기 자신 역시 십자가에 못박고 그리스도를 본받아야 함을 저자는 본문에서 강조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사건은 이미 구원이 성취된 현재완료형의 사건이 아니라, 그것은 십자가에 못박히심으로써 율법의 죄에서 모든 인간이 근원적으로 해탈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사건인 것이다. 따라서 그 십자가사건이 우리에게 의미를 지니기 위해서는 "믿음"을 통하여 예수의 십자가에 더불어 못박혀야 한다.(p378) <도올의 로마서 강해> 中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의 핵심은 부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 있다. 십자가를 내 삶의 지평으로 수용하는 실천적 행위를 통해서만 믿음은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기실 이 십자가의 행위는 매우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것은 죽음에 있어서 그리스도와 같아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p414) <도올의 로마서 강해> 中


 개인적으로 <도올의 로마서강해>가 주는 의미는 본문의 해석보다, 오히려 이러한 해석에 접근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된다. 성경의 부분해석에 매달리지 않고, 역사, 철학, 문화, 심리 등 다양한 방면에서 폭넓게 접근하는 저자 특유의 접근 방식은 많은  깨달음을 주고, 이 책은 이러한 점에서 보다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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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0 09: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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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0 09: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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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0 09: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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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0 09: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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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19-01-10 2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도움이 많이 되네요!ㅎ

겨울호랑이 2019-01-10 21:34   좋아요 1 | URL
막시무스님께 도움이 된다니 저 역시 기쁩니다. 막시무스님 편한 밤 되세요!^^:)
 


 또 한 축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모든 축일 가운데 가장 거룩하고 놀라운 축일입니다. 그날을 모든 축일의 머리요 어머니라고 불러도 잘못이 아닐 것입니다. 무슨 축일입니까? 그리스도께서 몸을 입고 태어나신 바로 그날 입니다.... 그런즉, 한 근원에서 여러 강물이 시작되듯이, 그리스도의 탄생에서 이 모든 축일이 비롯합니다.(p98) 요한 크리소스토무스(Joannes Chrisostomus, AD 349 ~ 407)<교부들의 성경 주해 : 신약성경4> 中


 크리스마스(Christmas)는 우리에게 기독교의 명절로만 여겨지고 있다. 물론, 크리스마스가 기독교에서 성탄절(聖誕節)로 큰 축일임은 분명하지만, 크리스마스가 동지(冬至)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막연하게 알려져 있는 것 같다. 이번 페이퍼에서는 동지를 맞아 크리스마스와 동지와의 관계에 대해 <아시모프의 바이블>을 중심으로 살펴보려 한다.

 

 성탄 축일이 12월 25일로 확실히 정해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습관적으로 이 목자들이 심한 추위 속에서 그리고 어쩌면 한껏 쌓인 눈 속에서, 양떼를 지키고 있었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하지만 무슨 근거로?... 중요한 것은 루가와 마태오가 어떤 방식으로도 성탄일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12월 25일인가? 그 해답은 천문학과 로마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p364)<아시모프의 바이블 : 신약, 로마의 바람을 타고 세계로 가다>中


 우리에게 SF 작가로도 유명한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1920~1992)는 자신이 저술한 성경 해설서에서 크리스마스에 대한 설명을 위와 같이 시작한다. 그를 따라가기 전 먼저 우리는 고대 로마인들이 생각하는 동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 새해는 봄에 시작하는 것이 더 좋을 텐데 어째서 추울 때 시작하는지 그 까닭을 말씀해 주십시오.(150)... 그러나 그분은 오래 기다리지 않고 다음 두 행으로 요약해서 말했습니다. "동지는 묵은 태양이 새 태양으로 바뀌는 날이라 태양도 한 해도 똑같이 그때 시작되는 것이라오."(163) <로마의 축제들 제1권>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Publius Ovidius Naso, BC 43 ~ AD 17)는 <로마의 축제들 Fasti> 속에서 야누스(Janus)의 입으로 위와 같이 동지에 대해 말한다. 한 해의 시작이 동지로부터 시작된다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고대 로마에서 동지의 중요성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지만, 아쉽게 <로마의 축제들>은 1월부터 6월까지의 축제를 설명하기에, 동지에 행해지는 로마 축제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아시모프의 바이블>로 다시 돌아가야만 한다. 

 

 동지는 '태양의 탄생'이라고 부를 수 있는 날을 기념하는 큰 명절이었다. 로마 시대에는 3일 동안(나중에는 7일 동안)동지를 축하했다. 이 축일은 옛 로마의 농경신인 '사투르누스 Saturn'를 기리는 뜻으로 '사투르날리아 Saturnalia'라고 불렀다. 사투르날리아에는 죽음을 유예받고 되살아난 것을 기념하는 축일답게 그야말로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축제와 잔치와 노래와 선물 주고받기를 위해 모든 공사(公事)가 중단되었다.(p365) <아시모프의 바이블 : 신약, 로마의 바람을 타고 세계로 가다>中


 이와 같이, 고대 로마에서 동지는 한 해의 시작이었고, 어둠에서 빛이 탄생한 큰 명절이었다. 동지가 가지는 위와 같은 이미지는 어두운 세상을 구원하는 아기 예수의 탄생의 이미지와도 잘 맞았지만, 결정적으로 신앙(信仰)의 확산, 복음의 전파라는 현실적인 필요가 '크리스마스=동지'가 되는 것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로마 시대의 처음 수세기 동안, 그리스도교는 페르시아에 뿌리를 둔 태양 숭배의 한 형태인 미트라 신앙 Mithraism과 경쟁해야 했다. 미트라 신앙에서 동지는 당연히 큰 명절이었고, AD 274년에 로마 황제 아우렐리우스는 12월 25일을 태양탄생일로 지정했다.... 지도자들의 판단에 따라, 그리스도교는 교회의 기본교리에 배치되지 않는 선에서 이교도 풍습에 순응했다.... 성탄일이 그렇게 정해지자, 개종자들은 몸에 밴 사투르날리아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고도 그리스도교에 귀의할 수 있었다. 그들은 태양 Sun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 Son을 기쁘게 영접하기만 하면 되었다.(p366) <아시모프의 바이블 : 신약, 로마의 바람을 타고 세계로 가다>中


 결국, 우리는 12월 25일 크리스마스는 일반 대중들의 속(俗)에서의 즐거움과 교회 교리의 성(聖)이 결합된 결과물임을 확인하게 된다. 동시에, 이교도 풍습에 대한 배척이 아닌 포용이 초기 기독교 확산에 긍정요인이었음도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만, 동지가 유럽이나 중동(中東) 아시아만의 명절은 아니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우리 전통 문화에서도 동지는 매우 중요한 명절이었고, 다양한 행사가 있었다.

 

 한국에서도 동지를 '다음해가 되는 날(亞歲)', 또는 '작은 설'이라 해서 크게 축하하는 풍속이 있었다. 궁중에서는 이 날을 원단(元旦)과 함께 으뜸되는 축일로 여겨 군신과 왕세자가 모여 '회례연(會禮宴)'을 베풀었으며, 해마다 중국에 예물을 갖추어 동지사(冬至使)를 파견하였다. 또 지방에 있는 관원들은 국왕에게 전문(笺文)을 올려 진하(陳賀)하였다... 그 밖에 고려, 조선 초기의 동짓날에는 어려운 백성들이 모든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즐기는 풍습이 있었다.<출처 : 두산세계대백과사전>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 ~ 1856)가 아버지 김노경(金魯敬)을 따라 청나라를 방문해서 완원(阮元),옹방강(翁方綱)을 만나고 청나라 문물에 눈을 뜨게 된 계기도 동지사 파견이었음을 생각해 본다면, 동지사 파견을 통해 이루어진 인적 교류와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겠다. 지금은 비록 옹심이 넣은 단팥죽 먹는 날 정도로 알려진 동지이지만, 기독교 신앙을 갖지 않는 이들도 기쁜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모습을 통해 여전히 동지는 우리에게 의미있는 명절임을 느끼게 된다. 아마도 그것은 일년 중 가장 밤이 긴 이 날을 지내고 이제는 낮이 길어지기를 바라는 희망찬 마음을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동지 날 깊은 밤, 크리스마스와 새해에 2019년에 대한 희망을 품으며 이번 글을 갈무리한다.


PS. 크리스마스가 동지라면, 교회력에서 세례자 요한의 탄생일은 하지(夏至)에 해당하는 6월 24일이다. 이는 예수 수태고지(受胎告知, Annunciation)와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 임신 개월을 고려하여 계산한 결과이지만, 교회에서는 이 역시 의미가 있다.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 : 30)'의 구절처럼 하지 이후 점점 짧아지는 해는 교회에서 바라보는 세례자 요한의 존재를 잘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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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3 07: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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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3 08: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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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ulemono 2018-12-23 0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12-23 08:58   좋아요 1 | URL
wasulemono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일요일 보내세요!^^:)

oren 2018-12-23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어제 오전에 산책을 겸해 정발산 아래에 있는 여래사(如來寺)라는 절에 갔다가 수많은 인파를 보고 깜짝 놀랬더랬습니다. 웬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이 절로 모여드는지, 법당에 올라가 봤더니 오백은 족히 넘을 듯하고, 천 명 가까이 될 지도 모르는 엄청난 인파의 사람들이 그곳을 뺴곡히 채우고 예불을 올리고 있더군요. 절을 찾을 때마다 너무나 한가하고 고요한 모습만 봐온 터라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더군요. ‘이건 마치 크리스마스를 앞둔 교회를 빼닮았군.‘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오늘이 무슨 날이에요? 하고 아무한테나 물었더니, ‘오늘이 동지잖아요. 일년 중 큰 행사날이지요.˝ 하더군요. 동지가 불교에서 그토록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날인 줄도 어제 처음 알았는데, 바로 그 동지가 크리스마스와도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까지 겨울호랑이 님 덕분에 자세히 알게 되니, 동지가 꽤나 흥미로운 날이구나 싶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12-23 14:26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불교에서도 동지가 중요한 날이었군요. 저도 oren님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문화권마다 크고 작은 명절이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그 의미를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oren님, 포근하고 행복한 일요일 오후 되세요!

2018-12-23 19: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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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3 20: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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