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의 번식―암컷 관점 오파비니아 20
버지니아 헤이슨.테리 오어 지음, 김미선 옮김, 최진 감수 / 뿌리와이파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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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의 번식-암컷 관점>은 염색체로부터 시작해서 자식의 독립에 이르는 포유류의 번식 과정에 대해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한다. 기존의 번식 관련 연구가 상대적으로 암컷에 비해 단순한 구조를 갖는 수컷의 관점에서 연구되었다면, 이 책은 보다 복합적인 기관을 갖는 암컷의 관점에서 번식의 문제를 바라본다. 상대적으로 간단한 구조의 수컷이 기준이 되었을 때 모델링 modeling이 쉽다는 장점을 가져갈 수 있지만, 반면 자식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 모체의 복합적인 작용을 놓칠 수 있다는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번식의 주체로서 암컷의 관점에서 난자발생-임신-출산의 문제를 바라봤을 때, 비로소 '태반'을 경계로 '어머니-자식'의 치열한 삶의 투쟁과 상호의존을 이해하게 된다.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이해하는 '모성(母性)'은 처음부터 존재하는 인간의 본성(本性)이 아닌 함께 '임신기'를 보낸 일종의 동지애(同志愛)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는, '어머니-자식'이 한 몸일 때 생겨난 긴장감이 '자식'의 독립으로 인해 '아버지-자식'의 사회적 갈등으로 전이되면서 나타나는 감정이 '모성'일수도 있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후자의 경우에는 좀 더 생각을 발전시켜 본다면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 이론과의 접점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이정도로 생각을 멈추고, 일단은 본문의 내용을 정리한 리뷰를 작성하는 것이 먼저다...

우리는 이제 모체-태아 단위가 언제나 협력업체인 것은 아닐 수 있음을 이해한다. 어미와 지식은 서로 다른 선택압을 받을 것이다._ 버지니아 헤이슨 외 1, <포유류의 번식-암컷 관점>, p110

안드로겐이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된다는 사실은 에스트로겐을 '여성' 호르몬으로, 안드로겐을 '남성' 호르몬으로 보는 일반적 시각이 틀렸음을 증명한다._ 버지니아 헤이슨 외 1, <포유류의 번식-암컷 관점>,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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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단순히 여러 인자들이 우연히 함께  일어난  결과인지도 모른다. 페름기  말은  대륙들이  완전히  하나의 초대륙으로 합쳐져 있던 유일한 시기였고, 나아가 초대륙에서 대규모 범람성 현무암 분출이 일어난 유일한 시기였다. 나중에 일어난 대규모 현무암 분출의 경우, 대륙은 서로 떨어져 있었고, 아마 각 대륙과 해양의 생명은 심각한 기후변화에 맞설 만큼 충분히 다양해졌을 것이다. 그 우연의 일치에 덧붙여야 할 한 가지가 다량의 메탄트림임은 거의 확실하다. -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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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3월 1일 경성의 경우는 1만여 명의 학생이 중견이 되어 독립만세를 외치고 시위운동을 했는데 돌 하나 던지는 자가 없어 우리 경계대도 이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던 상태였다. 만약 그들이 폭동적 행위를 보였다면 우리 관헌의 손으로 그들을 모조리 체포할 수 있는 많은 수단과 방법이 있었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여학생을 선도로 하여 단지 만세를 연호하며 행진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고압 수단을 취하면 오히려 위험해질 것을 우려하여 자제한 것이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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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최초의 30억 년 - 지구에 새겨진 진화의 발자취, 뿌리와이파리 오파비니아 1
앤드류 H. 놀 지음, 김명주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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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사의 또 하나의 주제는 지구와 생물의 공진화다. 생물과 환경은 둘 다 시간이  흐르면서 극적인 변화를 겪었고, 이따금씩은 손에 손을 잡고 변화했다. 기후변동, 지리적 조건, 대기와 바다의 조성변화는 진화의 진로에 영향을 주었고, 또 거꾸로 생물의 혁신들이 환경의 역사에 영향을 미쳤다. 사실 지구의 오랜 역사를 아우르는 큰 그림은 생물과 환경의 상호작용이다. 화석에 기록된 진화의 대서사는 무엇보다도 유전적 가능성과 생태적 기회 사이의 계속된 상호작용을 담고 있다._ 앤드류 H. 놀, <생명, 최초의 30억년>, p16


 앤드류 H. 놀(Andrew H. Knoll)은 <생명, 최초의 30억년>에서 진화(進化, evolution)의 두 주역인 지구(earth)와 생명체들의 협력에 대해 말한다. 초기 지구 형성기에 무거운 물질이 가라않아 핵(核)을 형성하고, 중심부의 철(Fe)이 액체화되면서 대류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로부터 생기는 대기와 지각표면의 불안정은 화산폭발로 이어지면서 대기중에는 많은 이산화탄소(CO2)가 방출되었고, 시아노박테리아는 자연상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자연스럽게 등장하게 되었다.


  광합성을 하는 시아노박테리아와 조류는 이산화탄소와 물을 이용해 유기분자와 산소를 생산한다. 그리고 호흡을 하는 생물은 유기물과 산소를 반응시켜 다시 이산화탄소와 물을 만든다. 따라서 광합성과 호흡이 균형을 유지하는 한 환경은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유기물이 퇴적물 속에 파묻히면서 두 물질대사의 균형이 깨져 대기와 바다에 산소가 축적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산소의 증가와 더불어 신세계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닷말과 프랑크톤성 조류는 대륙붕에서 다양하게 진화했다._ 앤드류 H. 놀, <생명, 최초의 30억년>, p311


 반면, 시간이 흘러 퇴적물이 쌓이면서 발생한 산소(O2)는 이를 원료로 하는 다른 처리자를 요구하게 되었고, 그 결과 진핵생물을 비롯한 산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생물체가 등장하게 된 것은 필연일 것이다. 20세기 초반 오늘날 사우디 아리비아 지역에 대량 매장된 유전(油田)의 발견이 오늘날 석유를 기반으로 한 현대 문명의 동력이 된 것처럼, 오랜 지구 역사에서 대기에 포함된 성분의 변화는 평형을 유지하기 위한 다른 수단의 출현을 가져왔다. 그리고, 이것이 저자가 말한 지구와 생명의 공진화라 여겨진다. 


 많은 경우 우리는 진화 문제에 있어 의지(意志), will)와 연결시킨다. 신의 의지, 생존을 위한 유전자의 의지 등. 그렇지만, 이러한 의지가 진화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 '의지'라 표현되는 행동의 주체도 중요하겠지만, 주체가 그런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요인까지 포괄적으로 바라봤을 때 비로소 사건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생명의 진화 문제에 있어서도 이런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우리는 캄브리아기에 급격하게 나타난 종의 다양성과 페름기의 대멸종의 원인을 올바르게 짚을 수 있지 않을까.


 원핵생물의 다양성이 영양공급원과 에너지 경사를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는 박테리아와 고세균의 특별한 능력을 반영한다면, 진핵생물은 세상에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서는 것으로 다양성을 얻었다. 진핵생물은 세포골격과 세포막계 덕분에 박테리아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다른 세포와 입자를 삼키는 것이었다._ 앤드류 H. 놀, <생명, 최초의 30억년>, p225


 <생명, 최초의 30억년>을 비롯한 오파비니아 시리즈의 책들은 진화를 생명체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않는다. 환경의 조력자로서, 환경의 이용자로서 함께 호흡하며 지구를 살았던 생명의 역사를 자신의 몸에 새겨진 흔적과 함께 찾아가기에 깊이와 흥미를 함께 전달해준다고 생각된다. 기회가 되는 대로 오파비니아 시리즈도 정리해보도록 하자...


 사실 이미 지금까지 해온 여행에서 우리는 캄브리아기 진화의 본질을 알아냈다. 그 본질이란, 생명은 선캄브리아 시대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지만 캄브리아기 동물의 복잡한 형태는 그다지 뿌리가 깊지 않다는 사실이다. 캄브리아기에 이르기 전에는 아무것도 캄브리아기 같지 않았다. 캄브리아기 대폭발은 선캄브리아 시대의 진화를 매듭짓는 사건이면서 동시에 그것과 결별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_ 앤드류 H. 놀, <생명, 최초의 30억년>, p259


광합성을 하는 시아노박테리아와 조류는 이산화탄소와 물을 이용해 유기분자와 산소를 생산한다. 그리고 호흡을 하는 생물은 유기물과 산소를 반응시켜 다시 이산화탄소와 물을 만든다. 따라서 광합성과 호흡이 균형을 유지하는 한 환경은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유기물이 퇴적물 속에 파묻히면서 두 물질대사의 균형이 깨져 대기와 바다에 산소가 축적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산소의 증가와 더불어 신세계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닷말과 프랑크톤성 조류는 대륙붕에서 다양하게 진화했다.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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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03 2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우 정말 겨울호랑이님의 책읽기 분야는 광활하군요. 존경의 눈빛 팍팍 쏩니다. ^^

겨울호랑이 2021-03-03 21:06   좋아요 0 | URL
에고 아닙니다. 제가 진득하게 한 분야의 책만 읽지를 못해서 나름의 독서 방법으로 돌려짓기를 하는 것 뿐인걸요...ㅜㅜ

북다이제스터 2021-03-03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저와 비슷한 책 읽으셨습니다. ㅎㅎ

겨울호랑이 2021-03-03 23:12   좋아요 1 | URL
^^:) 네, 제 관심사와 북다이제스터님 관심사가 공통점이 많으니까요 ㅋㅋ
 

사실 이미 지금까지 해온 여행에서 우리는 캄브리아기 진화의 본질을 알아냈다. 그 본질이란, 생명은 선캄브리아 시대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지만 캄브리아기 동물의 복잡한 형태는 그다지 뿌리가 깊지 않다는 사실이다. 캄브리아기에 이르기 전에는 아무것도 캄브리아기 같지 않았다. 캄브리아기 대폭발은 선캄브리아 시대의 진화를 매듭짓는 사건이면서 동시에 그것과 결별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 P259

진화사의 또 하나의 주제는 지구와 생물의  공진화다.  생물과 환경은 둘 다 시간이  흐르면서  극적인 변화를 겪었고, 이따금씩은 손에 손을 잡고 변화했다. 기후변동, 지리적 조건, 대기와 바다의 조성변화는 진화의 진로에 영향을 주었고, 또 거꾸로 생물의 혁신들이 환경의 역사에 영향을 미쳤다. 사실 지구의 오랜 역사를 아우르는 큰 그림은 생물과 환경의 상호작용이다. 화석에 기록된 진화의 대서사는 무엇보다도 유전적 가능성과 생태적 기회 사이의 계속된 상호작용을 담고 있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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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Paradiso 2021-03-03 0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안녕하세요~

저는 겨울호랑이님의 알라딘 친구이기도 한 시네마라고 합니다. 예전에 글을 한 번 남긴 적이 있는데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저는 요즘 책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온라인 살롱 <북카페 아트시네마> 카톡방을 운영하고 있어요.

최근에 알라딘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분들이 다 같이 모여 대화를 나누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고, 겨울호랑이님도 함께 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에 글을 남깁니다.

<북카페 아트시네마>가 겨울호랑이님의 새로운 지적 유희의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북카페 아트시네마
https://open.kakao.com/o/g34W35Eb


겨울호랑이 2021-03-03 09:5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시네마님. 당연히 시네마님을 알고 있지요. 시네마님께서 읽으신 좋은 책들은 제게도 많이 유용한 정보가 되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좋은 대화방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들어갈 볼께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