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규칙 다시 쓰기 - 21세기를 위한 경제 정책 보고서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김홍식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의 핵심 논지는 간단하다. 미국 경제는 자연적인 경제학 법칙 때문에 균형을 잃은 것이 아니다. 오늘날의 불평등은 자본주의의 불가피한 진화가 초래한 결과가 아니다. 그와 달리, 우리를 지금의 상태에 이르게 한 것은 경제를 지배하는 규칙들이다. 우리는 이 규칙들을 바꿀 수 있다._조지프 스티글리츠, <경제 규칙 다시 쓰기> 中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Eugene Stiglitz, 1943 ~ )의 <경제 규칙 다시 쓰기 Rewriting The Rules Of The American Economy>의 주제는 이미 제목에 다 표현되어있다. 그렇다면, 현재 적용되고 있는 경제 규칙은 무엇일까? 이는 장바티스트 세(Jean-Baptiste Say, 1767~1832)의 유명한 법칙 ˝공급은 스스로의 수요를 창출한다. Supply creates its own demand˝로 표현되는 ‘공급 측면 경제학‘이라 할 것이다.

공급 측면 경제학은 규제 완화와 최고 소득자에 대한 세율 인하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정부의 사회 복지 사업과 공공 투자의 삭감을 초래했다. 그로 인한 결과는 이제 다 나와 있다. 최고 세율을 인하하고 갖가지 정부 규제를 폐지했지만, 그로 인한 혜택은 나머지 모든 사람들에게로 <흘러내리지 trickle down> 않았다. 그러한 정책들을 실행한 결과, 거대 기업과 최상위 부유층의 재산은 늘어났고, 경제적 불평등은 심화됐으며, 그 신봉자들이 장담하던 경제 성장은 일어나지 않았다._조지프 스티글리츠, <경제 규칙 다시 쓰기> 中

이러한 공급 측면 경제학에 대해 저자는 낙수 효과(落水效果 trickle-down economics)는 없다고 단언한다. 세계화로 만들어진 세계 공급망(Global Supply Chain)을 통해 노동시장은 완전경쟁시장으로, 자본시장은 과점 및 독점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임금의 하방 경직성은 깨지고 기업들의 독점력은 강화되었다. 바뀌어진 경제규칙은 공급자에게 유리했기에, 이들로부터 흘러나올 돈의 흐름을 막는 지적 소유유권과 같은 ‘제방‘이 만들어졌고, 이 제방 안으로 많은 돈들이 고이게 된다.

세계화와 기술의 작용으로 세계 시장의 상호 의존성이 더욱 심화되는 와중에, 노동 비용을 낮추려는 바닥을 향한 경주를 막아 줄 아무런 보호 장치도 없었다. 그로 인해 미국 경제에서 일자리는 크게 줄었고, 임금은 하락 압력을 받았다._조지프 스티글리츠, <경제 규칙 다시 쓰기> 中

혁신을 두루 공유할 필요성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유인이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이러한 균형을 성취할 수 있도록 지적 재산권 법규를 작성할 수 있지만, 우리의 지적 재산권 체제는 균형 감각을 상실했으며 그로 인해 아주 극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지적 재산권이 혁신에 미칠 긍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은 가능성에 머무르는 이야기지만, 지적 재산권이 지적 재산권 소유자들에게 지불되는 가격을 올리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그리고 지적 재산권 소유자는 혁신을 수행한 사람들이 아닐 때가 많다.) 그래서 지적 재산권은 사실상 소비자들로부터 그 소유자들에게로 돈을 재분배한다._조지프 스티글리츠, <경제 규칙 다시 쓰기> 中

이와 같이 독점 자본들안에 축적된 현금들은 안정적인 자산에 이른바 ‘투자(投資 investment‘ 되면서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게 된다. 반면, 이들을 소유한 기업들의 실적은 1년 단위 주주총회를 통해 평가되면서 지속적인 투자 대신 즉각적인 성과를 요구하면서, 세계화로 인해 완전경쟁시장이 되버린 노동 시장은 더 악화되고 중산층은 계속 붕괴되어왔다... 이상이 저자가 말한 현재의 경제 규칙의 모습이다. 그리고, <경제 규칙 다시 쓰기>에서는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증가한 부의 큰 부분은 고정 자산의 가치가 늘어난 것에 연유한다. 이것은 고정 자산의 생산적 가치가 증가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가장 뚜렷하고 광범위한 사례는 대대적인 부동산 가치의 상승이다... 주주 제일주의 Shareholder primacy가 부상하도록 부추긴 것은 금융 시장의 행태와 보수적 경제학자들의 이론이었다. 그러나 주주 제일주의는 무엇보다 시장의 규칙을 바꾸는 일이었다. 구체적으로 증권법과 연방 소득세법과 같은 규칙들의 변경이 서로 결합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힘을 키워 주었고 고위 경영진의 보수를 단기적인 수익률에 연동시켰다._조지프 스티글리츠, <경제 규칙 다시 쓰기> 中

신자유주의 시장의 문제점과 이의 해결 방안이 <경제 규칙 다시 쓰기> 안에 새롭게 제시된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토마스 피게티(Thomas Piketty, 1971 ~ )의 <21세기 자본><자본과 이데올로기> 등에서도 주장되는 글로벌 자본에 대한 과세, 상속세 강화 등을 통해 불평등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많은 이가 공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규칙 다시 쓰기>의 다음 한 문장을 실천하는 것이 경제 규칙 전반을 이해하는 것보다 더 어려움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우리를 지금의 상태에 이르게 한 것은 경제를 지배하는 규칙들이다. 우리는 이 규칙들을 바꿀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붕괴 - 금융위기 10년, 세계는 어떻게 바뀌었는가
애덤 투즈 지음, 우진하 옮김 / 아카넷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덤 투즈(Adam Tooze)는 <붕괴 Crashed>를 통해 2000년대 초반 막대한 재정적자와 부동산 가격 상승을 통해 경기부양을 한 미국 경제의 문제가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문제로 확장되어 유로존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문제로 확산되는 과정을 심도 있게 분석한다.

2008년 부시 대통령 집권 말기에 금융위기가 가속화하면서 미국의 지도력에 대한 의구심이 점점 더 커져갔다. 그 중차대한 순간에 공화당은 정당으로서의 지지도와 체제의 안정화라는 의무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아무것도 지켜내지 못했다... 2008년에는 구제금융 문제가 가장 중요한 관심사였고 이 문제는 곧 유럽 대륙까지 확산한다. 그렇지만 정치적으로 보면 결국 구제금융 문제와 경제위기를 통해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어쨌든 힘을 합쳤고 미국을 하나로 뭉치게 해 연준과 재무부가 세계 경제의 안정화를 위해 노력할 기반을 마련해줄 수 있었다.(p849)... 2007년 이후 벌어진 금융위기의 규모는 민주적 정치와 자본주의식 통치에 대한 요구 사이의 관계를 엄청나게 부담스럽고 긴장된 관계로 몰아넣는다. 그리고 이런 긴장 상태는 정당들의 계획과 일관성,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시험하며 동시에 정말로 필요한 존재들이가도 확인해준다.(p850)

더 나아가, 저자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과 브렉시트 문제 역시 2007년의 금융 위기와 연관지어 설명한다. 저자는 금융위기가 가져온 그리스와 프랑스 좌파 정당의 소멸과 미국과 영국 우파 정당의 분열을 통해 경제위기 이후 정치질서의 변화를 설명하며, 우크라이나 위기를 통해 지정학적 위기를 입증한다. 이처럼 2010년 이후 세계 경제, 정치,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친 금융위기는 코로나 19로 인한 실물경제의 위기가 진행중인 현 시점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과연 이번 위기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어떻게 역사에 기록될 것인가...

2008년에 가장 위기에 몰린 나라는 한국이다. 지금의 한국을 일으켜 세운 유명한 수출전문 기업 집단, 즉 대우나 현대, 삼성 같은 ˝재벌˝들과 거대한 규모의 제철소, 조선소, 자동차 공장들은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커다란 고통을 겪었다...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만 유별나게 동유럽이나 러시아처럼 취약한 모습을 보였던 건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전 세계와 하나로 엮여 있었기 때문이다.(p370)... 아시아의 그 어떤 지역이나 국가도 2008년의 한국처럼 수출 불황과 환율 폭락, 그리고 유동성 위기가 종합적으로 덮친 곳은 없었다.(p371)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딩 2020-09-07 0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1,2차 산업도 참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산업회되고 중국이 대량 생산을 해서 마치 퇴색된것처럼, 거기다 사대주의처럼 사차산업을 무형의 신처람 받들고 쫓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실물’ 또한 고부가가치임을 선진나라에사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은, 잡스가 말한 첫번째 성공 신드롬처럼, 성공한 기반을 잊고 새 것만 쫓으려하고, 거기다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를 할 수 있는 기업 공개 시스템도 마련하지 못한 채 너무 먼곳만 부채질 하는 것 같습니다.

겨울호랑이 2020-09-07 07:40   좋아요 1 | URL
그렇습니다. 소규모 개방경제를 추구하며 동북아금융시장 허브를 설계하다 큰 위기를 맞게 된 것이 우리나라 금융위기 배경으로 생각됩니다. 이제는 특정 부문의 발전을 위한 불균형성장을 지양해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초딩님 좋은 한 주 되세요!^^:)
 
진보와 빈곤 - 개정판
헨리 죠지 지음, 김윤상 옮김 / 비봉출판사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토지 사유화로 인한 불로소득의 발생이 가져오는 문명의 붕괴를 경고한 헨리 조지(Henry George)의 「진보와 빈곤 Progress and Poverty」. 책에 담긴 메세지는 2020년 1분기 기준으로 가계부채 1521.7조원, 이 중 많은 비율의 금액이 부동산에 묶인 오늘날 대한민국 현실에도 울림이 크다...

부정의하고 불평등한 부의 분배에서 악이 발생하는 현상은 현대문명이 진행되면서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이것은 진보의 우연한 결과가 아니라 현대문명을 필연적으로 멈추게 할 하나의 경향이다. 이런 악은 저절로 치유되지 않으며, 원인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점점 더 악화되어 과거의 모든 문명이 걸었던 길을 따라 현대 문명도 미개 상태로 되돌아가고 말 것이다.(p544)

토지에 대한 평등권이 부정되면 이들 권리도 부정된다. 토지는 사람이 생활하는 터전이자 유일한 터전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하사물에 대한 평등한 권리를 부정하면서 정치적 권리의 평등을 보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토지에 대한 평등권이 부정되는 사회에서 정치적 자유는, 인구가 증가하고 발명이 계속되면 굶주림을 겨우 면할 정도의 임금을 받는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자유로 전락하고 만다. 우리는 이 진리를 무시해왔다.(p546)

현재 우리 사회의 기본제도는 정의를 부정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생존하고 생활하는 터전인 토지의 사유를 허용함으로써 사람들이 토지소유자에게 얽매이도록 하였으며, 그 정도는 물질적 진보가 계속됨에 따라 더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교묘한 연금술과도 같아서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방법으로 모든 문명국가의 대중에게서 힘들여 노동한 결과를 빼앗는다. 이러한 사회제도로 인해 물질적 진보라는 축복은 저주로 변한다. 이러한 기초 위의 문명은 오래 갈 수 없다.(p54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유를 위한 계획이란 없다 자유주의 시리즈 75
루드비히 폰 미제스 지음, 안재욱.이은영 옮김 / 자유기업원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날 금본위제도 하에서 금 생산이 크게 증가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비교적 경미하고 무해한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논의를 할 필요가 없다. 세계가 직시해야할 문제는 천정부지의 인플레이션이다. 그런 인플레이션은 항상 의도적인 정부정책의 결과물이다. (p86)

불황은 정말로 고통스러운, 그렇지만 피할 수 없는 재조정과정이다.(p152)

오스트리아 학파인 루드비히 폰 미제스(Ludwig von Mises)는 「자유를 위한 계획이란 없다 Planning for Freedom」에서 계획주의(특히 사회주의)를 비판하며, 시장에 의한 조정을 강조한다. 계획에 대해 비판적인 그의 입장에 따른다면 케인즈주의에 의한 시장개입(양적완화 등)등은 모두 부질없다. 필요하다면 불황마저도 감내해야하며, 이를 통해 경제 전체가 재조정되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안에는 시장에 대한 강한 확신이 담겨 있다. 그리고, 미제스의 시장은 ‘자본중심의 시장‘이다.

국제자본주의시장이 붕괴되고 있는 것은 우리 시대의 반이윤 정서의 가장 중요한 효과 중 하나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심각한 것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교리에 자극되어 어느 나라에서든 대중들이 자기나라의 자본가를 바라보는 질투, 시기, 그리고 적개심으로 똑같이 미국을 바라보고 있는 세계 인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p137)

인도와 같은 나라의 경제적 후진성은 정확히 국내자본의 축적과 외국자본의 투자를 방해하는 정책에 있다. 필요한 자본이 부족하므로 인도의 기업들은 현대적 장비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고, 따라서 인시당 생산량이 훨씬 적으며, 미국 임금에 비해서 엄청나게 낮은 임금만을 지불할 수 있다.(p148)

이의 연장에서 미제스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하에서 노조의 역할에 부정적이다. 노조의 활동이 노동자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본 투입량의 증가가 전반적인 삶을 높인다고 보았다. 이는 동시에 후진국의 빈민 문제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해법으로, 미제스는 반정부주의, 반노동조합을 강하게 주장한다. 우리는 이를 통해 현대 신자유주의 사상의 근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제스의 주장은 여전히 유효한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하에서 유지되는 글로벌 공급 사슬 하에서 거의 모든 나라들이 자본을 유치하려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국가별/계층별 소득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는 어떻게 설명해야할 것인가. 이는 미제스가 이 책을 펴낸 시점인 1950년대보다 높은 수준의 분업화가 이루어져 공급시장이 독점체제에 들어섰기 때문이 아닐까. 아마존, 애플, 구글 등으로 대표되는 대기업들이 이미 과점/독점 체제 하에서 가격과 공급량을 통제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라면, 정부 혹은 가계에 의한 계획경제보다 더 큰 ‘민간기업 공급통제에서 비롯된 계획경제‘가 우리가 마주한 진정한 위협이 아닐까. 또한, 이미 자본의 집적률(자본의 유기적 구성)이 높은 상태에서, 인공지능(AI)나 로봇 사용에 의한 자동화는 노동자의 생산성과 소득의 고리를 끊어놓기에 이 역시 또다른 위협이 된다.

미제스의 논리는 이에 대해 답을 주지 못한다. 미제스의 지적처럼 정치 논리에 의한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이 좀비기업을 연명하는 것은 문제겠지만, 시장만능주의 또한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기술의 발전을 완전히 무시한 마르크스 경제학이 대안이 될 수도 없기는 것 또한 사실임이 분명하다.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 때 지금이 바로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은 경제학이 제시되어야할 때가 아닐런지...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풍오장원 2020-08-03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제스나 하이예크같은 시장주의자들의 생각에 동의하진 않지만, 논리전개의 일관성이나 시장경제의 승리에 대한 강한 신념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소위 보수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미제스라도 꼼꼼히 읽었으면 하네요..

겨울호랑이 2020-08-03 13:22   좋아요 1 | URL
그렇습니다. 추풍오장원님 말씀처럼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자는 시장주의자들의 주장은 더할 나위 없이 간결하고, 논리가 명쾌한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정치와 경제가 분리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시장주의는 결국 불균형 속에서 독점이라는 안정으로 수렴한다는 것도 현실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이 점을 생각하고 고민한다면, 계획경제와 방임주의의 사이에서 합리적인 접점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북다이제스터 2020-08-03 1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시대 정신을 담은 경제학’은 이미 제시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권력 자본론> 안 읽어보셨다면 추천드립니다. 그 책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마르크스의 사회주의가 아닌 바로 자본주의가 ‘기술 발전’을 구조적으로 막고 있다는 주장인데, 베블런도 동일한 주장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20-08-03 19:54   좋아요 1 | URL
북다이제스터님 추천과 홍기빈 교수의 번역만으로도 벌써 믿음이 가네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20-08-03 20:44   좋아요 1 | URL
자유주의 경제학의 최대 장점은 단순하고 간결하여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쉽다는 것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고 복합적이고 변수가 무척 많아 설명이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ㅠㅠ 단순하면 의심해야 하는 것이 상식인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겨울호랑이 2020-08-03 20:48   좋아요 1 | URL
단순하고 간결한 것으로는 수학만한 학문은 없겠습니다만, 수학으로 현실을 설명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20-08-03 20:57   좋아요 1 | URL
정치와 경제가 분리될 수 없단 말씀에 대해 현 대학에서 정치학과와 경제학과가 분리되어 있단 현실이 무척 안타까우며, 경쟁은 바로 독점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작용에도 동감합니다. 기업들이 그렇고 개인들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독점...은 과연 안 좋게 맞는거죠?

겨울호랑이 2020-08-03 21:15   좋아요 1 | URL
^^: 한정된 자원이라는 제약 조건 하에서 선택과 집중을 잘 할 수 있다라면 독점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반시장적이라는 면에서 본다면 위험성이 큰 시장형태가 아닐까 여겨집니다. 정치제도의 독재 체제가 반민주적인 체제인 것과 대칭이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 2021-05-25 05: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순하면 의심하라라... 회의주의자 이신가요? 진리는 단순하고, 단순한게 진립니다.

겨울호랑이 2021-05-25 10:31   좋아요 0 | URL
님의 말씀처럼 진리가 보편적이며, 직관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단순한 모든 것이 진리는 아니겠지요. 또한, 보편적이기 때문에 개별 사안에 대한 설명은 대단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설명은 법칙을 넘지 않을 것입니다. 단순한 것을 아름답다 여기고 검증없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태도야말로 경계해야 할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본론 3 - 상 - 2015년 개역판, 정치경제학비판 자본론 3
카를 마르크스 지음, 김수행 옮김 / 비봉출판사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치의 양적 증가를 나타내는 잉여가치는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유통 - 분배과정에 매개됨으로써 실존할 수 있다. 이러한 잉여가치는 이윤으로 전환되고, 잉여가치율은 이윤율로 전환되며, 전환된 이윤은 다시 평균이윤으로 바뀐다. 이 과정에서 극심한 경쟁에 노출된 자본가들은 보다 높은 생산성 높은 신기술 도입을 강요받게 되고, 그 결과 이윤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성을 보인다.(이윤율 저하경향의 법칙, 이윤율의 경향운동) 한편 자본제 생산의 기초 위에서 화폐는 본래의 사용가치 이외에 추가적 사용가치 - 평균이윤 생산 - 를 갖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화폐소유자가 기능자본가에게 화폐를 일정기간 대여하면서 이윤을 낳는 능력을 양도하는 ‘이자 낳는 자본‘이 나타난다. 이러한 양상은 상품자본과 화폐자본이 각각 상인자본(상품거래자본과 화폐거래자본)으로 전환되는 역사적 과정을 설명한다.

<자본론 3-(상)>의 전체적인 얼개는 위와 같다. 마르크스가 설명하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문제는 오늘날에도 진행형이기 때문에, 해당 주제는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상세한 내용은 리뷰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다이제스터 2020-07-22 1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본론> 3권은 말씀하신 이 부분이 항상 흥미롭고 궁금했습니다.^^

<자본론> 1권에서 잉여가치는 노동자의 노동력에서 나온다고 마르크스는 주장했는데,
<자본론> 3권에 오면 그는 ˝잉여가치는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유통-분배 과정‘에 매개됨으로써 실존할 수 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유통-분배 과정‘이 없으면 잉여가치가 생길 수 없다는 주장인데, 1권과 상충되는 말일 수 있습니다.

하여튼, 만약 3권 주장이 맞다면, 유통-분배 과정에서 말하는 잉여가치를 ‘추가로 발생한‘ 가치라고 본다면,
가치가 ‘추가로 발생‘한 ‘원천‘이 궁금해 집니다.

예를 들면, 사회가 5명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A가 B에게 가치를 유통-분배하는 과정에서 추가 가치를 얻고,
B가 C에게 가치를 유통하여 추가 가치를 얻고, C가 D에게 가치를 유통하여 추가 가치를 얻고, D가 E에게 추가 가치를 얻은 후, 1) 만약 E가 A에게 추가 가치를 얻었다면 추가 가치가 사회 내에서 돌고 돌았기에 그 사회는 잉여가치를 생산했다고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2) 만약 E가 A에게 추가 가치를 얻지 못했다면, E는 사회에서 착취 당했다고 볼 수 있고, (계속)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논리가 맞다면 <자본론>의 잉여가치와 착취 문제는 노동력이 아닌 3권 주장처럼 가치의 유통-분배 과정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제 해석이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겨울호랑이 2020-07-22 21:10   좋아요 1 | URL
마르크스는 잉여가치를 ‘하루 노동일 가운데 노동력 가치 부분을 재생산하는 필요 노동 이상의 잉여노동이 산출하는 가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다이제스터님께서 말씀하신<자본론> 1권의 내용이 여기에 해당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본론> 3권의 도입부분에서는 ‘전체로서의 자본주의적 생산과정은 생산과정과 유통과정의 통일‘이라고 말하면서 <자본론> 2권이 유통과정을 다루고 있음도 함께 말합니다. 이러한 마르크스의 논지로 볼 때 자본주의적 생산과정은 단순 생산이 아닌 유통과정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해석됩니다. 때문에, ‘전체로서의 자본주의적 생산과정‘의 관점에서 본다면, <자본론> 전체를 관통하는 논리는 흔들리지 않아 보입니다.

보다 세분화하여, <자본론> 1권에서는 절대적 잉여가치의 근원에 대해 말하고, <자본론> 3권에서는 잉여가치의 실재화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본다면, 1권에서는 형이상학적 개념을, 3권에서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읽혀집니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언제나 북다이제스터님의 날카로운 말씀을 듣고나면, 다시 문제를 생각하게 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20-07-22 18:06   좋아요 1 | URL
결국 생산 과정과 유통-분배 과정 두 번에 걸쳐 잉여가치가 두 번 만들어지고 두 번 착취 당한다는 해석이 정답인 것 같습니다. ^^ ㅎㅎ

겨울호랑이 2020-07-22 21:16   좋아요 0 | URL
투하된 자본의 초과분이 잉여가치이고, 잉여가치가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 이윤이라고 바꾸어 생각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자본가는 현상으로 나타는 이윤을 착취하는 것이며, 가치가 형성되는 잉여가치는 그 자체로 착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페크pek0501 2020-07-22 1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잉여가치. 오랜만에 보는 학구적인 낱말이네요.

겨울호랑이 2020-07-22 17:35   좋아요 1 | URL
예전 대학생 때에는 일상회화처럼 참 친숙하게 들었던 단어인데, 시대가 변하고 나니 책에서나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자본론>의 시대가 저무나 싶습니다...

NamGiKim 2020-07-29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알아보니 노동사회과학연구소에서 출간한 자본론이 있더군요. 채만수 선생(김근태 의원의 대학선배이자 노사과연 창립자)이 번역했습니다. 김수행 교수는 영문판을 번역한거라면 채만수 교수는 독어원전 번역이더군요. 나중에 읽게되면 독어 번역판 읽을 생각.

겨울호랑이 2020-07-29 19:46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저는 강신준 교수의 <자본>과 김수행 교수의 <자본론>으로 읽었는데, 전자 또한 독일어 판을 번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NamGiKim님 말씀을 듣고 보니 채만수 선생의 판본도 궁금해 집니다. 좋은 리뷰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