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배송이 부산에도 된다는 별로 달갑잖은 소식을 들었는데...
나야, 급한 책은 서점에서 사보거나 하는 편이지만,
아들 녀석이 보충 교재를 사달라고 해서, 당일 배송을 믿고 신청했다.
3/6 00:16분에 신청했으니 당연히 3/6 토요일에 오는 거 아닌가?
혹시나 토요일에 논다거나 한다면, 적어도 월요일에 와야하는 거 아닌가?
법정 스님의 책을 토요일 오후에 신청했는데, 그건 벌써 배송중인데(이건 당일 배송이라 볼 수 있겠구만) 토요일 새벽에 신청한 문제집은 아직도 출고작업중이다.
오늘부터 보충수업 시작한다는 아들녀석에게 구박받고 있는데... ㅠㅜ
오늘도 안 온다면... 망했다.
당일 배송이 되는 책과, 당일 배송이 안 되는 책을 구분해서 팔든지,
그게 불가능하다면, 당일 배송이란 말을 써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참에 당일 배송을 필요로 하는지, 아니면 천천히 배송해도 되는 책인지 구분해서 파는 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당일 배송하려면,
도서를 출하작업하는 노동자들도 더욱 피곤할 노릇아닌가.
택배사들도, 오늘 다 못하면 내일 해도 될 일을, 당일 배송이라는 상술때문에 더욱 빡세게 택배원들의 노동을 착취할 노릇아닌가 말이다.
왜, 꼭 빨리할 필요도 없는 일을 빨리 하려고 하는 걸까.
빨리해야할 일은, 빨리해 달라고 부탁하는 시스템만 갖추어 두면 될 것을...
예를 들어 나같은 경우 저 문제집은 빨리 받고 싶었다.
아니라면, 서점에서 샀지, 벌써. 그런데 약속을 어기고 만다.
신용이 없으면 상도덕은 제로다.
법정 스님 책은 빨리 받을 필요도 없었다.
오늘 와도 금세 읽을 시간도 없고,
일주일 안에 오면 되는 그런 책인데, 그런 넘은 당일 배송된다.
갈수록 빠른 것을 자랑하는 세상이 무섭다.
빠른 것이 잘 하는 것이 아닌 줄 알아야 하는데...
교사도 가장 큰 교사는 학생을 사랑하는 교사고,
그 다음이 잘 가르치는 교사고,
그 다음이 일 빨리 잘하는 교사다.
꼴찌는 아무 것도 못하는 교사고.
지금 교장이 되려면, 일 빨리 잘하는 교사들이 아주 유리하다.
그러니, 교장이 되고도, 큰 교사를 요구하지 않고 일 빨리 하는 교사를 요구한다.
한심한 세상이다.
책 한 권 움직이는 걸 봐도, 세상이 맘에 안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