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 모임에서 앤서니 브라운전에 다녀왔다.

아이들과 함께 가서는 쿠키 만들기, 걱정 인형 만들기, 기념품 사기에 집중하느라 제대로 못 본 것들을 이번에 차분히 볼 수 있어 좋았다.

한 선생님의 남편분이 KNN에 근무하셔서 말씀을 해 주신 덕분에 구경도 잘 하고, 찻집에서 커피와 빵과... 맛있는 거 먹으며 모임도 잘 할 수 있었다. (이름 달아두고 먹으라 하셔서 푸짐하게 먹었다.)

 

 

연도별로 작가의 작품을 소개 해 두었고, 적절한 소품들이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여기저기 마련 된 포토존은 꼬마 아이들과도 무척 잘 어울린다.

 

두 책에서 발췌한 듯한 작품에 대한 해설들은 급히 작업하느라 그랬는지, 여기저기 오타가 눈에 띄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뭐, 뜻을 이해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행사가 허술하게 준비된 듯한 인상을 줄 수 있으니 좀 더 살펴보면 좋겠다.

 

이 두 책을 읽고 전시회에 갔더라면 작품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텐데 아쉽다.

 

5월초에 앤서니 브라운이 부산에 왔고, 부산 영어 도서관에서 작가초청 강연회가 있었다고 한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앤서니 브라운전에 오는 것만으로도 뿌듯해 하고 있을 때, 올케는 조카를 데리고 영어 도서관을 갔고, 조카는 앤서니 브라운이 제시한 shape game을 하면서 나란히 사진을 찍었더라. 엄마의 정보력의 한계에 기가 죽어 버렸다.

 

 

작가가 책을 만들기 전 편집자에게 들고간다는 더미들, 작품의 초고들인 셈이다. 작가의 손길을 직접 느껴볼 수 있어 좋았다.

 

 

 

이곳에는 상상미술관이라는 이름을 달고 쿠키 만들기와 걱정 인형 만드는 코너가 있다. 물론 돈을 내야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면 이 곳은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듯. 그림책을 상영해주는 곳은 그냥 들어가도 된다.

옹기종이 모여앉아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기념품 파는 곳에서는 다양한 책들도 팔지만, 과테말라에서 직접 건너왔다는 걱정인형들을 판다.

 

앤서니 브라운은 우리 나라 어린이들에게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라는 생각을 했다. 서울에서 전시회가 열릴 때 가지 못해서 많이 안타까웠는데, 부산에서 이렇게 관람 기회를 얻을 수 있어 무척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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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5-28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서니 브라운이 부산에 온 건 아니고, 전시회를 다녀 왔군요~ ^^
엄마의 정보력~ 대학입시에도 차이가 있다네요.ㅠ

희망찬샘 2013-05-30 06:16   좋아요 0 | URL
앤서니 브라운이 부산에 왔대요. 전시회만 보고 좋아헀는데, 전시회 초창기에 부산을 다녀가고 작가 강연회도 하고 했다더라고요. 나중에 알았어요. 전시회장에도 방문 일정이 있었나 보더라고요. 아는 선생님은 다른 분에게 부탁하긴 했지만, 책에 사인도 받았더라고요.
 

너무 바빠서 아이들 이야기도 한 번 제대로 못하고 지나왔다.

내가 맡은 학년은 3학년.

올망똘망 24명이 하나하나 예쁘다.

올해는 다른 어떤 해보다도 아이들에게 친절한 나 자신에 스스로도 깜짝 놀랄 정도.

아이들도 그만큼 날 믿고 잘 따라와 주고 있어서 크게 야단칠 일도 없지만,

아이들이 하는 잘못이 일부러 잘못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라고 봐지고 용서가 되는 까닭은

내가 그만큼 많은 실수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이 더욱 더 이해가 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바쁘니까 왜 이리 실수가 많은지... 날마다 하루 한 건 이상씩 빈 자리가 보인다. ㅜㅜ

오늘 아침 받은 한 통의 편지...

반에서 정말 힘들다고 느껴지는 한 아이가 보낸 편지가 하루를 힘나게 했다.

말을 안 들어서 힘든 아이가 아니라...

아이가 가진 정서적인 문제가 다른 친구들과의 사귐에서 분노로 폭발할 때, 그게 바르지 않음을 이해시키기가 정말 힘들고, 맘도 짠하고... 그랬는데 편지에 자기도 잘 안 되지만 정말 많이 노력하면서 애쓰고 있다고 되어 있어 아침에 살짝 안아 주었다. 조금 더 믿고 응원해야겠다 생각하면서. 그리고 기다려주자 생각하면서...

우리 반 특수 아동은 오늘 아침 나를 보자 생긋 웃으며

"선생님 나 머리 잘랐어요." 한다.

모두모두 예쁘다, 사랑스럽다, 소중하다 이야기 해 주었다.

 

그런데...

제일 소중한 우리 아가들, 희망찬에게 너무나도 소홀하고, 내 몸 힘드니 짜증내게 되고, 야단치게 되고... 이런 내가 싫어서 또 속상하고... 그렇다.

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찬이가 어서 와서 재워 달리니 토닥거려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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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3-05-21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글 읽을 때마다 우리 태은이도 님같은 선생님 만나야 하는데 합니다.
저는 님을 토다토닥

희망찬샘 2013-05-25 07:41   좋아요 0 | URL
더 좋으신 분 만나실 거예요.
저도 항상 좋은 선배님 모습 보고 배우는 걸요.
 

요즘 나는 나의 한계를 많이 느낀다.

일이 무척 많아졌기 때문이다.

교실에서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즐겁게 지내던 시절과는 사뭇 달라진 매일이다.

아이들을 제대로 쳐다 볼 짬도 없다.

공부도 제대로 못 가르치고 있는 것 같아 맘이 불편한데, 그래도 참 고마운 이 아이들은

선생님이 공부를 잘 가르쳐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미안하다.

 

도서관 일, 많은 것은 알았는데...

참 많다.

해야되는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다.

일을 많이 해서 문제가 되기도 하고

일을 많이 안 해서도 문제가 되기도 하고...

새 학교에서 나의 처신이 어떠해야 하는지도 날마다 고민이 된다.

아, 적응이 어렵다.

새롭게 맺는 관계들이 나를 힘들게 한다.

 

이야기의 본론으로 들어가서,

도서관 책 사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예전에 도서관에 책 살 때, 우리 학년 책 선정을 맡아 하면서 참 신이 났었다. 아이들이 내가 고른 책을 재미있게 읽을 생각을 하니 너무 좋았다. 그런데, 책이 왜 이리 늦게 들어오냐며 제법 툴툴거렸던 것 같다. 마치 업무 담당자가 자기 할 일을 제대로 안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기도 한 것 같다.

그런데 직접 일을 맡아 해 보니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학부모님 희망도서와 학년 희망도서를 받고, 우리 학교 책과 중복이 되는지 살피고,

지금까지 좋은 책이라고 내 맘 속에 담아 두었던 나만의 리스트 중에서 우리 학교에 없는 책들로 골라 담았다.

공개입찰건에 대해서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내가 진행하고 싶었던 방향으로 순조롭게 일이 잘 진행되지도 않은 듯하다. 한 번의 실패(?) 를 겪고,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 어느 정도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된 느낌. 교장 선생님께서는 앞으로 계속 이 일을 맡아서 할 거니까 여러 절차들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 보라고 조언을 주셨는데, 거기에 맞게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한 느낌이라 죄송하다.

올해는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로 몸과 마음이 고단하다. 내년에는 좀 더 나아질거야~ 하며 위로해 본다.

 

도서를 고르고 입찰을 마치고 도서가 들어오기까지 한 달 넘는 시간이 걸린 듯하다.

만화책은 가급적 사지 않으려 했지만,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이끄는 미끼 책도 필요할 듯하여, 양념처럼 곁들여 보았다. 다 주문했다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보이지 않는 책들도 있다. 이래저래 놓친 책들은 2학기에 살 수 있도록 잘 담아 두어야겠다.

 

도서관에서 행복해 할 아이들을 기다려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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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불에 섰는데 뒤에서 쾅 박았다.

언제나 초보인지라 바짝 긴장하고 다니는 터라 목까지 편안하게 의자에 붙이지 못하고 상반신을 떼고 다니는데, 그래서 더욱 많이 휘청한 듯~

이 아줌마가 정신이 있나, 없나 하면서 큰소리 치는 아저씨면 어쩌나 하고 순간 걱정 되었는데, 일단 내려보니 매너있는 아저씨(총각?) 였다. 명함 주면서 병원에도 가고, 차도 고쳐야 되면 고치라고.

차는 보기에는 멀쩡했지만, 일단 가 봐야할 것 같고,

몸은 아침이 되면 더 아플 거라고 했는데, 오늘 컨디션이 괜찮은 걸로 봐서 별 문제는 없을 듯 하다. 다행!!!

좌회전 하는 곳에서 노란 불이라서 갈 줄 알고 자기도 밟았다 한다.

노란불에 나는 가도, 자기는 멈춰야 하는 것 아닌가?

초보의 뒤에 따라 갈 때는 노란 불에도 멈출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할 것~

머리 복잡한 일이 많아 이런저런 생각하면서 가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나 싶기도 하고...

희망양, "엄마, 출발하기 전에 기도는 했어요?" 한다. 출발하면서 성호 그었다 하니, 다음부터는 출발 전 정성껏 성호를 긋고 기도하란다. "네, 알겠습니다, 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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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05-07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안 다치셔서 다행이에요.
노란 불에서 갈까 말까 항상 갈등하곤 한답니다.
지금은 괜찮아도 꼭 병원에 가 보세요.

희망찬샘 2013-05-10 05:59   좋아요 0 | URL
기분 나쁘게 아프다는 말, 조금씩 이해하고 있어요.

2013-05-07 0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3-05-10 05:58   좋아요 0 | URL
제가 보낸 메시지 받으셨지요?

은이혁이 2013-05-09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놀라셨죠~~~~
그만하시길 천만다행입니다~~ 사고가 안 일어날 순 없겠지만 다치면 큰일이죠~
나만 조심한다고 다가 아니라는 말이 참 맞는것 같아요~
항상 안전하시길 기도합니다~^^;;

희망찬샘 2013-05-10 05:59   좋아요 0 | URL
근데, 처음에는 무조건 미안하다며 치료 받아라, 차 고쳐라 하더만, 이제 와서 제게도 과실이 있다 그러네요. 기분 나빠염~

처음처럼 2013-05-10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일날뻔 하셨네요ㅜㅜ 몸은 괜찮으세요?? 운전을 잘하든 못하든 긴장속에서 하는 건 마찬가지라 교통사고 후유증은 있기마련이니 꼭 병원에 가셔야됩니다.. 큰 사고는 아니지만 사고 후 운전대 잡기가 더 두렵진 않으신지.. 차 없이 출퇴근 할 거리는 아닌것 같아 그게 더 걱정됩니다.. 그리고 상대방 아저씨 어디 들어갈때 마음과 나올때 마음이 다른건지 어의없는 사람이네요ㅜㅜ 안전거리 미확보로 뒤에서 박았을때는 100% 과실 맞을텐데요..

희망찬샘 2013-05-12 21:30   좋아요 0 | URL
걱정에 감사 드립니다.
그래도, 천만다행!!! 많이 안 다쳤어요. 견딜만 해요. 치료는 받고 있어요.
 

강연회의 제목은 이랬다.

"학교 폭력은 왜 사라지지 않고 학습은 왜 점점 어려워지는가?-공감 능력, 감정의 자급에 대한 몇 가지 생각"

직접적인 설명과 사례 중심의 강의가 아니라 내겐 조금 모호하고 철학적인 내용이었지만, 무언가 곰곰히 되씹게 해 주는 시간이었다.

하자센터라는 것은 들어 보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곳인지는 몰랐는데, 조금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1999년 12월 18일에 개관한 하자센터는 연세대학교가 서울시로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공식 명칭은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입니다. “스스로의 삶을 업그레이드 하자”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해야 하는 일도 하자” “자율과 공생의 원리”를 모토로 하기에 유래된 별칭이 바로 하자센터입니다. 
 

하자에서 지켜야 하는 7가지 약속 : 권리와 의무
①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해야 하는 일도 할거다
② 나이차별, 성차별, 학력차별, 지역차별 안한다
③ 어떤 종류의 폭력도 행사하지 않을 거다
④ 내 뒤치다꺼리는 내가 할거다 /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⑤ 정보 때문에 치사해지지 않을 거다 / 정보와 자원은 공유한다
⑥ 입장 바꿔 생각할 거다 / 배려와 친절
⑦ 약속은 지킬 거다 / 못 지킬 약속은 안할거다
(하자센터 누리집 펌)

 

 

 

 

 

 

 

 

이 분의 책 중에 아는 책이 하나도 없다. 강연회에 참석한 선생님들은 이 분의 책에 깊이 감동받았다고 하던데, 이 중 어떤 책을 읽어보면 좋을까? 

 

*보이지 않는 것이 배움이다. : 요즘 시대는 모든 것을 수치화 하려고 하고, 가시화 하려고 하지만, 진정한 배움이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난다는 말은 교사인 내가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할 지점이라 생각 되었다.

*희망도 없고 절망도 없는 세대 : 희망이란 자기 좌절을 극복했을 때 생기는 것인데, 요즘 아이들은 부모가 좌절하지 못하도록 좌절의 기회를 빼앗아 모든 것을 해 준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희망의 기회를 뺏지 말아야겠다.

*공감 능력의 소멸 : 요즘 아이들에게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는 것. 감성없이 기계적이면서 공감능력이 없을수록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가르쳐지고 있는 아이들.

*시간, 공간, 관계가 머물 수 있는 그런 교실을 만들자. 관계가 회복되지 못한다면 문제해결 능력, 창의성 등이 없어질 것이다.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가지자.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자.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자.

*팀 프로젝트 진행시 그 성과가 아닌 함께 하면서 얻게 되는 과정에서의 즐거움을 알자.

*결론을 빨리 내리고 판단하려 하지 말자.

*다시 착해지기에 대한 고민을 해 보자.

*좋은 일을 하려 하는데 지금 당장 성과가 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도전하자.

*결핍이 축복이다. : 결핍을 메꾸려는 혼자만의 사투를 통해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다.

 

다시 한 번 더 외워보자. 보이지 않는 것이 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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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6 14: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07 05: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퍼남매맘 2013-05-06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곱 가지 약속에 고개가 끄덕끄덕
저도 읽은 책이 하나도 없네요.

희망찬샘 2013-05-07 05:48   좋아요 0 | URL
누군가는 이 분의 책이 어렵더라 이야기 하더군요. 전 어려운 책 못 읽는데...ㅜㅜ 어느 순간 읽게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