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할미 - 개정판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3
정근 지음, 조선경 그림 / 보림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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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보수동 헌책방 골목에 갔습니다. 무언가 건질 것이 있을까 싶어서 집을 나서는 마음부터 무척 설레더군요.

처음 간 서점에서는 제가 가진 기대와는 달리, 아동용 단행본들은 눈을 씻고 찾아 보아도 없었습니다. 거의 만화책과 참고서만 잔뜩 쌓여 있더군요. 얼마 전 보수동 거리 책잔치를 해서 물건을 500원 1,000원 헐값에 모두 다 처분해서 책이 많지 않다 그러시더군요.

여기 책은 다 이런가 보다 실망하면서, 만화책이나 살까하고 <<베르사이유 장미>>가 있냐고 여쭈어 보니 물건이 귀하다 그러시고... 실망싀런 맘만 안고 다 그런가보다 싶어 다른 집에 별로 관심도 없이 왔다갔다 하다 보니 어린이 서적을 다룬다는 간판이 있더라구요. 밖에서 본 풍경이 전집만 다루는 듯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 들어가 봤습니다.

이 책을 거기서 건졌답니다. 유은실의 <<우리집에 온 마고할미>>라는 책을 읽으니 주인공 꼬마 아이가 집에 온 도우미 할머니를 마고할미라고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는 대목이 나오더라구요. 2학년 국어에 보면 제주도를 만든 <<선문대 할망>>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때 아이들에게 이 책 읽어주면 참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꼭 한 권 사고 싶다 생각했다가 잊고 살았는데, 그 책을 만난 것입니다. 큰 소리로 외쳤지요.(심봤다~ : 맘 속으로)

이 책은 전집 도서에 포함되어 있는 책입니다. 동생집에 가니 전집 도서가 있는데, 올케가 모두 하나같이 다 맘에 든다고 자랑을 하는데, 또 하나 들이고 싶은 맘이 굴뚝처럼 솟아 오르네요. 아~ 갖고 싶어라.

여성신들에 대한 이야기는 옛 사회가 모계 사회였다는 증거 중의 하나이고, 여성의 생산력과 번식력을 신성시한 까닭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여성의 뛰어난 능력을 강조하는 책들을 그룹으로 묶어서 여학생들에게 또 한 번 소개해 주고 싶다는 욕심이 책 말미의 해설을 보면서 불현듯 떠 오르네요.

옆으로 위로 펼쳐 가면서 이 책을 읽을 아이의 행복한 모습을 그리니 그저 이 책을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스프링 제본이라는 것도 맘에 들어요. 집에 이런 형태의 책이 없어서 더욱 좋습니다.

4만원에 책 17권 샀으니 그런대로 보수동 나들이는 성공인 셈으로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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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를 잡는 아버지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5
김환영 그림, 현덕 글 / 길벗어린이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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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란 글과 그림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때 그 멋진 값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그림이 오히려 글을 방해한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 일까? 원래 그림책으로 만들어진 책이 아니라 글책에 작가가 그림을 덧씌웠기 때문일까? 그림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바우의 얼굴이 만화처럼 우스꽝스러워 보인다, 내게는. 그냥 글만 가지고 읽으면서 바우의 얼굴을 마음으로 그려보는 것이 이 작품을 좀 더 잘 소화하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하고 내 맘대로 생각해 본다.

글의 전체 내용은 무척이나 슬프다.

재주는 있으나 집이 가난하여 공부를 하러 가지 못하는 주인공 바우와는 반대로 크게 두드러지지 못했음에도 집이 잘 살아 서울로 공부하러 간 경환이가 방학(하기 휴가)을 맞아 시골로 내려와 방학숙제랍시며 나비 채집을 하는 모습이 바우에게는 한없이 아니꼽다. 경환이가 쫓던 호랑나비를 손으로 잡고 있는 바우에게 경환이는 호랑나비를 요구하지만, 바우는 그걸 그냥 날려 버린다. 그것이 분해 경환이는 나비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참외가 익기 시작하는 바우네 넝쿨을 함부로 밟으며 앙갚음을 하려 하고 그걸 보고 참지 못한 바우는 싸움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어디 두고 보자던 경환이의 말은 헛말이 아니었고,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불려가 죄송하다며 머리를 조아리게 된다. 바우가 경환이에게 나비를 잡아다가 주면서 미안하다고 하길 부모님은 바라시지만, 바우는 죽어도 그럴 마음이 없고. 결국 자식 대신 나비를 잡으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너무나도 불쌍한 아버지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어려운 일이라도 하리라 맘을 먹는다. 이로써 등장인물간의 갈등들이 해소되는데!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하에서 활동했던 작가 현덕의 빼어난 작품을 만난 것은 참 행운이다. 이 작품은 무언가 아릿한 여운을 남겨준다. 요즘 아이들에게 일제강점기 이야기를 몇 개씩 읽어주고 있는데, 이번 수요일에는 이 책을 한 번 읽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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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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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령 초기 아이들은 내게 편지를 참 많이도 써 주었다. 편지 속에는 언제나 "선생님, 사랑해요."라는 말이 빠지지 않고 들어있었는데, 나는 그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왠지 그 말 속에는 진실이 없는 것 같고, 그냥 "안녕?"이라는 말처럼 아무 감정이 실려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상투적이라는 느낌 때문에, 좋아하지 않았던 이 말이 요즘에는 무척이나 그립다.

선생님을 사랑한다면서 어떻게 이렇게 말을 듣지 않을 수가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그 때 아이들보다는 말 잘 듣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그 아이들에게서 좀체로 "선생님, 사랑해요."라는 말은 들을 수가 없다. 아이들이 변하기에 앞서 아이들을 대하는 내가 참 많이 변했나 보다.

고다니 선생님이 데쓰조로부터 들은 "고다니 선생님 조아(좋아)."라는 말에 무척 질투가 난다.

책 머리에 "나는 이 책이 싫습니다. 이 책을 쓴 작가가 밉습니다."라고 썼다는 일본 어느 교육대학생의 글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이 글을 다 읽은 후 정말 잘 이해 되었다.

참교육이 어떻고, 참교사가 어떻고 말은 많이 하지만, 우리는 참교사가 될 마음의 여유(?)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이 즈음에서 한 번쯤 돌아 보아야 하리라 싶다.

<<마틸다>>의 하니 선생님은 아이의 잠재된 재능을 제대로 키워주는 그런 선생님이었고,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의 에린 그루웰 선생님은 아무도 인정하지 않은 아이들의 가능성을 믿어 주었다. 이 책의 고다니 선생님은 진정한 교사의 의미가 무엇인지 내게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감동하여 우리 반 아이들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앞으로는 너희들에게 좀 더 친절한 선생님이 되어줄게."라고 약속을 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거나, 친구를 괴롭히거나 하는 모습을 보면 나는 아직도 쉽게 흥분한다. 문제를 일으킨 아이의 손을 꼭 잡아주고, 왜 그랬을까 가슴으로 이야기 나누기에는 한 교실의 아동 수가 너무 많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자기 합리화를 해 보지만, 이 책은 이런 나를 한없이 부끄럽게 만들어 버린다.

너무 감동적인 책 한 권을 만났노라 말씀 드리니 같은 학년 선생님께서는 도대체 왜 그 선생이 훌륭한가 이야기를 한 번 해 보라신다. 나도 한 번 훌륭한 교사가 되고 싶다시며. 그런데, 똑 떨어지게 그 내용을 잘 전달할 자신이 없어 그저 한 마디 했을 뿐~ "진짜 감동적이예요. 한 번 읽어 보세요."

우리 주위에는 언제나 데쓰조처럼 이해되지 않는 아이, 미나코처럼 제어되지 않는 아이가 있으며 우리 교사들은 언제든지 그들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나는 고다니 선생님처럼 그 아이들을 온 몸으로 이해할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그 아이들을 미워하지 않을 자신은 조금 있다. 내 힘이 닿는 한 최선을 다하리라 맘 먹어 본다. 하지만, 앞서서 자잘한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 반의 평범한 아이들부터 보듬어 안는 법을,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지는 공부를 해야 하리라 생각하며 책을 덮는다.

이 책은 아주 오랫동안 내 맘에 남아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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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o긴급 2007-10-12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멋죠여!!!
 
아빠랑 함께 피자 놀이를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36
윌리엄 스타이그 지음, 박찬순 옮김 / 보림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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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시간 안에 책 한 권을 뚝딱 만들어 낸다는 윌리엄 스타이그의 작품입니다.

비가 와서 친구들이랑 공놀이 하기로 한 약속이 글러 버린 피터, 그래서 우울하기만 하지요. 아빠는 이런 피터의 맘을 헤아려 피터를 피자라 생각하고 온 몸을 굴려 밀가루 반죽을 하고 반죽을 이리저리 늘려주고(팔다리를 당겨주고) 기름(물)을 듬뿍 발라줍니다. 밀가루(땀띠분)도 살살 뿌려주고, 토마토(장기알)도 얹어 줍니다. 토마토 대신 치즈가 좋다는 피트를 위해 치즈(종이조각)을 올려주고... 그렇게 놀다 보니 어느 새 날이 개어서 피트는 기분좋게 공을 들고 나가지요.

아이의 기분을 이렇게 잘 헤아려 준다면 그 아이는 얼마나 행복할까 싶습니다.

어제 욕실에서 양치를 하고 있는데, 아이가 욕실로 들어오다 미끄러져버렸습니다. 욕실에 물이 있을 때는 미그러우니까 절대로 들어오지 말라고 하건만, 그냥 들어와서 막 야단치려고 하다가 아차 싶었습니다. 미끄러져서 아픈데, 야단까지 맞으면 얼마나 서러울까 싶어서 "놀랬지? 많이 아프지? 그러니까 엄마가 물 있는 곳에서는 위험하니까 항상 조심하라고 했잖아. 앞으로 조심하기 약속!"하고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아이편에 서서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엄마가 되기 위해선 많은 공부가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해 그런 마음 하나를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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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꼬리가 길어, 길면 뱀이지 작은거인 말놀이그림책 2
김장성 / 국민서관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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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에고, 책이 절판 되어 버렸군요.

호랑이는 꼬리가 길어, 길면 뱀이지. 뱀은 물어 물면 모기지, 모기는 날아 날면 새지, 새는 울어 울면 아기지...로 쭉 이어지는 이야기가 참 재미있어 아이와 신나게 읽고는 뒤에 나오는 복습용 문제(?) 꽁지따기 놀이도 다시 해 보는 재미가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앞부분 질문하고 뒷부분 맞추기 하면서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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