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14
고정욱 지음, 신민재 그림 / 시공주니어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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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앓은 소아마비로 휠체어 장애인이 된 아빠를 둔 주인공 진수는 마라톤 대회에서 전자사전을 받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지요. 부모와 함께 뛴 입상자 5명에게 주는 부상이니까요.

같은 반 친구 민구는 아버지와 함께 제대로 연습도 할 수 있고, 또 3학년에서 달리기 잘 한다고 인정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행연습에서 지고서는 친구들의 관심을 진수에게 빼앗긴 것이 억울했던지 애자 아들이 잘 뛰어 봤자, 얼마나 잘 뛰겠냐고 비아냥 거립니다.(비겁한 자식) 아무리 친구를 주먹으로 패 주어도 그 분한 마음만은 삭힐 수가 없지요.

친구와 싸운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것이 아버지 때문임을 알고 아버지는 무언가를 결심하시지요.

대회 당일날 아들보다 먼저 집을 나선 아버지는 비록 휠체어를 탔지만 당당히 대회에 참석하고 꼴지로 들어왔지만, 최고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진수는 이제 더 이상 아버지가 부끄럽지 않습니다. 자랑스러운 꼴찌이신 아버지의 아들임이 더욱 자랑스러웠을 겁니다.

장애를 가진 이의 가족들은 장애인의 아픔을 함께 가지고 살아간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몸은 불편해도 마음만은 정말로 건강한 진수 아버지 같으신 분도 참 많으신 듯합니다. 고정욱 작가님처럼 말입니다.

우리 반에 고정욱님의 열렬 팬들이 있는데, 이 책 주면 무척 좋아라 할 듯합니다. 책을 통해 아이들이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맘을 더 많이 키워나가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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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08-06-14 0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다 읽고 고녀석 한다는 말 "재미는 있었는데요, 끝이 좀 그래요." 끝이 어떻게 좀 그런지 궁금하신 분은 읽어 보세요.
 
투명인간이 된 스탠리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16
제프 브라운 지음, 양정아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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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원북에서 중고단행본을 구입했습니다. <<납작이가 된 스탠리>>라는 책 제목이 낯이 익어서, 그래서 스탠리라는 이름에 친근감이 느껴져서 이 책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지요.

스탠리가 투명인간이 되는 과정은 '어느 순간 갑자기'입니다. 작가가 만들어 둔 설정은 번개가 치는 동안에 과일을 먹었다는 것. 그래서 스탠리가 나중에 투명인간이라는 상황을 벗어나는데도 똑같은 설정을 만들어 보지요.

투명인간이 되어 스탠리가 펼치는 몇 가지 모험은 참 신나는 일입니다. 국어 시간에 도깨비 감투같은 걸 쓰고 투명인간이 되었을 때 하고 싶은 일을 만화로 그리는 과정이 있었을 떄 아이들은 자기가 갖고 싶은 물건을 몰래 가지고 오고 싶다거나, 나를 못살게 굴었던 친구을 때려 주고 싶다거나, 또는 못된 장난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해서 조금 씁쓸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스탠리의 활약에 대해 이야기 해 준다면 참 좋을 듯합니다.

자전거를 잘 타지 못해 쩔쩔매는 아이가 제대로 용기를 낼 수 있게 뒤에서 밀어주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사랑고백을 못 해 쩔쩔매는 청년을 대신해서 그 청년의 목소리로 사랑을 고백해 주어 결혼이 성사되도록 해 주고, 은행강도들의 변장을 눈치채고, 경찰이 은행강도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 일 등은 참으로 신나는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유명해진 형 속에 묻힌 동생이 TV에 나가서 멋지게 마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그리고 그걸 도와 준 사람이 바로 투명인간이 된 형 스탠리라는 사실을 이야기 하며 동생이 멋지게 형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까지 준 멋쟁이 꼬마랍니다.

앞서 읽은 <<줄어드는 아이 트리혼>>에서 트리혼의 변화에 아무 대응도 하지  않은 가족들과는 달리 스탠리의 가족은 스탠리를 사랑하고, 그 문제를 문제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해결점을 찾아나가는 진정한 가족이 되어 주었습니다. 이런 가족애 덕분에 스탠리는 다시 일상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지요.

납작이가 된 스탠리에서 스탠리는 어떤 활약을 벌이고 있을지 궁금해 지네요. 기회가 되면 그 책도 읽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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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아이 트리혼 동화는 내 친구 52
플로렌스 패리 하이드 지음, 에드워드 고리 그림, 이주희 옮김 / 논장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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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혼이 왜 줄어들었는지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은 책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하나의 사건으로 대하는 이 하나 책 어느 구석에서든 찾아볼 수 없습니다. 트리혼은 매일 자꾸자꾸 작아지고 있지만, 그를 둘러싼 모든 이들은 자신의 일에 바빠 그런 트리혼에게 눈길 하나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네요.

책을 읽는 중에 트리혼은 평소 아주 말썽꾸러기 아이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상 문제를 일으키는 트리혼에게 있어  키가 줄어든다는 것은 부모를 그렇게 놀라도록 만들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트리혼이 처한 문제상황을 해결해 주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뭐라고 할지를 먼저 걱정하는 어머니, 단지 튀고 싶어 그런 것 아닐까라고 성의없이 말하는 아버지, 친구의 작아진 키를 눈치채지도 못한 채 키가 줄어들어 편지를 부칠 수 없어 부탁한 친구에게 바보같이 편지도 혼자 부치지 못하냐고 타박을 주는 친구 모시, 작아진 트리혼에게 내일까지는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는 선생님, ("우리 반에서는 줄어들면 안 돼."라니요.) 필요할 떄마다 도움을 주겠다고는 하지만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하는 교장선생님... 트리혼을 둘러싼 환경은 이처럼 트리혼이 처한 어려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쑥쑥 크는 키다리 놀이로 원래의 키를 되찾은 트리혼을 보는 엄마의 시선은 여전히 특별하지 않습니다. "보세요. 이제 내 키로 돌아왔어요. 원래의 내 키예요."라는 말에 "잘됐구나. 확실히 그 키가 딱 좋아. 내가 너라면 다시는 줄어들지 않을 거다. 저녁에 아버지가 들어오시면 꼭 얘기해라. 아주 좋아하실거다."라시면 다시 청소기를 돌리십니다.

그 날 저녁 텔레비전을 보다 채널을 바꾸려고 하는데 손이 연두색으로 변해 버린 것을 알아차린 트리혼이 내뱉는 한 마디 말은 맘을 아프게 합니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야지. 내가 아무 말 안 하면 아무도 모를 거야." 트리혼의 말처럼 어머니는 온 몸이 연두색으로 변한 트리혼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채 이야기가 끝나 버립니다.

나의 모습에서 트리혼의 엄마 같은 모습이 있지 않을까 하는 반성을 해 봅니다. 엄마보고 놀아달라고 이야기 하는 딸 아이에게 엄마는 지금 밥도 하고, 청소도 해야 한다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말하지요. 그러다보면 시간은 어느 새 우리 아이 잠 잘 시간. 하나도 놀지도 못했는데, 잠자라 한다고 아이는 영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그렇게 울다 잠이 드는 날도 아주 가끔 있습니다.

트리혼의 주변 사람들이 트리혼을 진정으로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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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전 재미있다! 우리 고전 2
장철문 지음, 윤정주 그림 / 창비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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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국어 수업을 하는데 실감나게 읽기라는 공부할 문제로 심청전의 한 도막이 나왔습니다. 판소리 심청전에서 심봉사가 딸을 보기 위해 눈을 뜨는 장면에 대사를 직접 넣어보고 실감나게 읽어보기가 본 차시의 공부할 문제였는데, 의외로 아이들이 전체 이야기를 모른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이야기를 쭉 해 주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귀여겨 듣는 모습이 어찌나 진지하던지 이야기를 해 주는 제가 아이들의 모습에 감동할 정도였답니다.

사실, 애기 아빠가 아이에게 심청전을 읽어주면서 눈물 찍고, 그 이야기 제게 해 주면서 눈물 찍는 바람에(심봉사가 어찌 자기 눈 뜨고 싶어서 공양미 삼백석을 덥석 약속했겠느냐, 하나밖에 없는 딸아이의 얼굴을 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 진한 부정으로 그런 것 아니겠느냐며-감정이입이 너무 잘 되어서...)이 책은 제게도 그 의미가 남다르네요.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 주면서 전래동화 한 질 속에 포함되어 있는 얇은 책이 아니라 제대로 된 책을 하나 읽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얼마 전에 책을 하나 사 두었노라 이야기를 했지요. 그랬더니 아이 둘이 도서관에 쪼르르 달려가서는 심청전을 가지고 와서, 같은 책이 있어서 같이 빌렸다며 서로 누가 먼저 읽나 경쟁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사이사이 제게 이야기도 해 주더군요.

아이들의 책 읽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이 책을 읽었습니다. 어린 시절 인형극으로 보았는지, 드라마로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책이 아닌 다른 매체로 만났던 기억이 있던 그 심청전의 내용, 그래서 제가 아이들에게 들려 주었던 그 내용 그대로 이 책은 하나하나 제게 이야기를 잘 해 주었답니다.

곽씨부인이 일찍 죽고 갓난아기를 젖동냥 해서 심봉사가 키운 이야기, 그 딸이 자라서 아버지를 봉양한 이야기, 정승부인이 수양딸로 삼고 싶다고 했거만, 아버지를 생각하여 고이 거절한 이야기, 정승집 잔치로 늦게 집에 돌아오는 딸이 걱정되어 딸을 찾아 나섰다가 개울물에 빠진 심봉사가 그를 구해준 시주승에게 공양미 삼백석을 덥석 약속하고 후회하는 대목, 인당수에 팔려가는 심청이 이야기, 눈먼 아버지를 두고 떠나는 가슴 절절한 대목부터, 물에 빠져 용궁으로 가는 이야기, 잘 사시라고 뱃사람이 마련 해 준 돈을 맘씨 나쁜 뻉덕어미에게 다 뜯기는 이야기, 3년이 지나 연꽃 속에서 나와 나라의 왕비가 되는 이야기, 아버지를 찾기 위해 맹인잔치를 하는 이야기, 아버지를 만나 눈물 짓고 그 딸을 보기 위해 그동안 뜨지 못했던 눈을 번쩍 뜨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아이들이 읽기에도 무척 재미가 있습니다.

고약한 뻉덕어미의 심술, 맹인 잔치에 가다 목욕 중에 옷을 잃어버린 심봉사가 나으리의 행차 앞에 나서서 옷을 달라고 낯 두껍게 요구하는 모습, 그리고 심봉사의 눈뜸과 동시에 맹인 잔치에 왔던 모든 맹인들이 눈 뜨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이 드신 부모님의 이야기를 잘 들어드리는 것만해도 효도라고 하는데, 심청이처럼 부모님을 잘 모시지는 못할지언정 그 간단하다는 효도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한참 부족한 자신이 반성이 됩니다.

창작과 비평사에서 나온 재미있다 우리 고전 시리즈는 아이가 4학년 이상이라면 읽기를 권해도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지금까지 20권 정도의 책이 나왔다고 하니 저도 하나하나 모아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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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양동이
모리야마 미야코 글, 쓰치다 요시하루 그림, 양선하 옮김 / 현암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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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없는 노란 양동이를 너무나도 가지고 싶었던 아기 여우.

하지만, 진짜 주인이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생각에 선뜻 갖지 못하고 망설입니다. 친구들은 아무도 가지러 오지 않고 계속 이곳에 있으면 여우가 가져도 좋겠다고 이야기 해 줍니다. 친구들끼리 정한 '계속'은 일 주일입니다. 이 일주일 동안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자기 것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여우의 마음을 작가는 참 잘 그려 두었습니다. 하루하루 변할 때마다 없어지면 어쩌나 하는 초조, 불안감과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기뻐하는 그 마음을 잘 표현 해 두었지요. 노란 양동이 옆에서 움츠리고 누워 선잠도 자고 양동이를 냇물로 깨끗이 헹구어도 두고 양동이에 물을 가득 부어 근처 나무에 물을 뿌려도 주거나 물고기를 잡는 시늉을 하면서 양동이의 쓰임새를 미리 정해 두기까지 하지요. 비도 피하지 못하고 주인을 기다리며 고스란히 비를 맞고 있는 양동이를 보면서 아기 여우는 '이 양동이의 주인이 자기라면 지금 당장 비를 맞지 않게 할텐데'하며 안타까워 했겠지요? 토요일에는 양동이에다 가짜로 자기 이름도 써 보고 일요일 마지막 밤을 가슴 졸이며 기다립니다. 이제 하룻밤만, 하룻밤만 더 기다리면 노란 양동이의 새 주인이 된다는 생각에 여우는 얼마나 신이 났을까요? 지금까지 아무도 찾아가지 않았으니 정말로 이 양동이는 주인이 없는 것일거라는 희망으로 마지막 밤은 더 떨렸겠지요?

바람에 날려갈까봐 물도 가득 떠 두었지만, 마지막 날 찾아 간 곳에는 있어야 할 양동이가 없네요. 누군가 와서 여우처럼 간절한 맘으로 주인이 되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덥석 주워 갔을까요? 하지만...아기 여우는 그 양동이가 꿈속에서처럼 바람에 날리어 저 하늘에 떠 있으면서 자신을 바라보리라 믿고 있을 거예요. 양동이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양동이의 함께한 아기 여우의 일 주일은 무척 소중한 기억으로 오래도록 남아 있을 거예요. 진짜 양동이의 주인이 되어 어느 순간 싫증나서 팽겨쳐질지도 모르는 진짜 양동이 말고 아기 여우의 가슴 속에 아름답고 고운 그 모습대로 오래도록 남아 있을 노란 양동이를 저도 맘 속에 함께 담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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