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결국 영화 '우작'을 보러 뛰어나갔다. 버스를 두 번, 지하철을 한 번 갈아타야 하는 머나먼 장정이었다. 여기로 이사온 이후(3년째) 우리 동네 마을버스 외에 버스는 처음 타보는 거라면 나의 동선과 주변머리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올케가 가르쳐준 대로 퇴계원에 내려 잠실 가는 직행버스를 기다렸다. 버스 정류장 옆에 휴게소가 있어 뜨거운 커피도 한잔 마실 수 있었다. 버스정류소 맞은편의 수령 200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큰 나무 밑에 주황색 비닐 포장마차가 웅크리고 있었는데 손님을 기다린다기보다 술을 좋아하는 주인이 친한 친구들을 불러들여 허구헌날 작취미상으로 마시고 있을 것 같은그런 느낌을 주었다. 언제 나도 저 찌그러진 문짝을 내 손으로 꼭 한 번 열어보리라.

 


저런 쥐새끼 같은 놈이 나타나 나의 평온한 일상을 헝클어놓다니!

 

 

마흐무트는 중년의 사진작가. 아내와는 이혼하고 가끔 잠자리를 함께 하는 여자가 한 명 있긴 한데 사랑이나 열정과는 거리가 멀다. 그의 바짝 마른 몸, 야윈 얼굴, 촛점없이 퀭한 눈을 보면 그나마 사진을 찍어 출판사에 갖다주고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대견할 정도이다. 타르코프스키를 좋아하고 시적인 삶을 꿈꾸던 것은 먼 옛날의 얘기. 지금은 간신히 버티고 있다. 생을......

그런데 어느 날, 감수성 같은 것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는 투박하고 불퉁한 표정의 청년 유스프가 그의 삶에 끼어든다. 먼 친척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사는 시골에는 일자리가 없으니 이스탄불에서 취직을 할 동안 신세를 좀 지자는 것이다. 마지못해 일주일 정도의 말미를 주고 허락하지만 취직이 어디 그리 쉬워야 말이지.


유스프의 꿈은 선원이든 잡역부든 뱃사람이 되어 바다에 나가 돈도 벌고 세상 구경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왜 뱃사람이냐는 마흐무트의 질문에 “바다는 불황이 없잖아요!” 하는 그의 대답이 천진하다. 꽁꽁 얼어붙은 거리에 나가 ‘직원 안 뽑음’이라는 팻말을 보고도 용감하게 문을 밀고 들어가지만 그런다고 없는 일자리가 생기겠는가. 그를 냉대하고 구박하는 건 신세지고 있는 친척 형도 마찬가지. 보증 이야기를 꺼내면 못 들은 척 딴청을 부리고 타일공장에 추천 좀 해달라고 하면 “너 같은 놈을 뭘 믿고?” 이런다.

 

 


친척 형이라고 믿고 찾아왔더니 제기랄!


마흐무트는 포르노 비디오테이프를 마음 놓고 못 봐서 심통이 난 것일까? 그는 사실 아무도 사랑할 수 없는 자기 자신에게 심통이 난 것이다. 그는 헤어진 아내를 만나서도 자기 변명에만 급급하다. 아내가  캐나다로 살러 떠나는 날 비행장에 가지만 먼 발치에서 지켜볼 뿐이다.

일자리를 구하러 나갔다가도 예쁜 여자를 보면 한눈을 파는 유스프, 그리고 일주일이 넘도록 나갈 생각을 안하는 녀석이 못마땅해 흘끔흘끔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쫓는 마흐무트의 심술궂은 눈. 둘은 비록 함께 살고 있지만 마음은 10리 100리만큼 떨어져 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제목이 ‘우작(UZAK; 터키어로 ‘멀리’라는 뜻)‘인가보다.

 

 



누리 빌게 세일란 감독은 이 영화의 각본, 촬영, 편집, 제작을 도맡았다. 그는 안톤 체홉을 그의 영화 스승으로 공공연히 꼽고 있는데 디테일한 심리와 상황 묘사를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쩌면 아무도 사랑할 수 없는 인간의 고독과 누군가가 떠난 빈자리와 페브리즈 열 통으로도 지울 수 없는 찌든 담배냄새로 그의 영화는 나의 기억 속에 남으리라. 터키 이스탄불의 눈내리는 골목, 부둣가의 풍경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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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11-06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로드무비님이시군요. 흐흐. 추천이요.^^

로드무비 2004-11-06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고마워요.^^

역시 로드무비님이라니. 좋은 뜻이죠?

urblue 2004-11-06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 말았어요. 내일 영화보러 갈 거거든요. 보고 나서 다시 읽죠. ^^

stella.K 2004-11-06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조은 지음, 최민식 사진 / 샘터사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4년 전,  내가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건 잘하면 거리에 나앉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저축이라곤 1천만 원짜리 적금이 다였고 만약 그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이 실직이라도 하면 그 돈을 가지고 몇 달이나 버틸 수 있겠는가? 급한 마음에 수소문해 덥석 물었던 원고도 엉망이어서 돈은 돈대로 다 못 받고 그 일을 내게 주었던 후배와도 틀어지고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었다.

세 살짜리 딸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게 된 것도 낮시간에 좀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함이었다. 그때 우리는 서울의 순대국밥집이 즐비한 기사식당 골목에 살았는데 형편이 그렇게 되자 예전에 잘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내 눈에 들어왔다. 손님을 유인하고 주차를 담당하는 순대국밥 집의 50대 아저씨를 보면 '청소 등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하는데 저렇게 하루종일 서서 일하고 얼마를 버실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또 냄비를 들고 순대국을 사러 가서 보면 젊은 주인에게 지청구를 들으며 주방에서 허리 한번 펼 틈 없이 일하는 할머니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도 그들은 임시 일자리와 거처라도 확보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기사식당 그 골목엔 머리가 조금 모자란 30대의 총각이 한 명 있었는데 그는 식당 주인들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마당을 쓸고 쓰레기를 치워주며 국에 아무렇게나 만 밥을 한 그릇씩 얻어먹었다. 순대국밥집 앞에서 아침마다 나는 어린이집 봉고버스를 기다리며  자판기에서 커피를 빼 마시는 것이 행사였는데 어느 날 그가 커피를 마시는 나를 보고 입맛을 다시길래 한잔 빼주었더니 그 뒤론 아주 당당하게 손을 내미는 것이었다.

몹시 추운 겨울 어느 날, 스웨터 차림의 그가 너무 추워보여 집에 가서 남편이 안 입는 모직 점퍼랑 골덴바지를 가져다 주었다. 다음날 뜨뜻하게 옷을 입은 그가 나를 보자 어색하게 웃으며 먼 데서 달려왔다. 그리고 다짜고짜 내 손의 무거운 시장바구니를 빼앗더니 앞장서서 걷는 것이었다. 우리 집 앞에 도착하여 그냥 들어가기 뭐하여 밥이나 먹었냐고 물었다. 아직 안 먹었다고 해서 국밥 사먹으라고 돈을 좀 주었는데 주면서도 나는 그 총각이 앞으로 나를 너무 좋아할까봐(?) 그것이 좀 부담스러웠다.(써놓고 보니 어이가 없다!)

"엄마, 왜 저 아저씨가 아빠 옷을 입었어?" 딸아이가 내게 물었다.

"응, 집이랑 가족이 없는 아저씨인데 외투가 없어서 아빠 안 입는 옷을 줬어."

"그러면 저 아저씨는 추운데 어디서 자?"

"응, 식당 같은 데 일해주고 거기서 잘 거야."

딸아이에게 말한 것처럼 나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는 이 골목의 터줏대감이나 다름없으니 착한 식당주인들이 돌아가며 그를 재워줄 거라고......그러나 그 속사정을 어떻게 알겠는가!  아아, 그 해 내가 느꼈던 삶의 공포가 고스란히 생각난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엔 시대는 좀 다르지만 내가 살던 순대국밥집 골목에서 만났던 허름한 이들의 얼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벼랑 앞에 선 듯하던 나의 얼굴도......

이 책은 부산역 앞, 자갈치시장, 용두산공원, 영도다리 부근 등 내가 나고 자란 곳이 배경이었던 1987년도에 나온 열화당 사진문고만큼 충격적이진 않았는데 1957년 용산역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국수 먹는 소녀 등 몇 장의 사진이 재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몇 해 뒤 소설가 조세희의 발문을 제목으로 달고 나온 <종이거울 속의 슬픈 얼굴>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의 책에 빠지지 않고 실리는 국수 먹는 이 소녀의 사진은 언제 보아도 가슴이 찡하다. 그 바로 앞 페이지의 까치둥우리 머리를 하고 인중에 허연 코를 두 줄 달고 있는 팔 없는 소녀의 사진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먹먹하긴 마찬가지.

최민식 선생은 이 책의 서문에서 "가난과 불평등 그리고 소외의 현장을 담은 내 사진은 '배부른 자의 장식적 소유물'이 되는 것을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밝히고 있다. 가슴 서늘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오직 현실을 직시하는 것으로" 자신의 사진작업의 생애를 걸 뿐이라는 최민식 선생의 말은 얼마나 믿음직한가! 믿고 싶어도 믿을 것이 없어 몸부림치는 이 허무한 세상에 말이다.

사진작가 강운구에 대해서도 잠시 언급하고 싶다. 몇 개의 책꽂이와 책상 하나가 전부인 내 조그만 방에는 그의 '우연 또는 필연'이라는 대형 포스터 액자가 십몇 년째 걸려 있다. 우리 엄마는 볼 때마다 내다버리라고 하는데 왜냐, 손에 담배가 들려 있는 사진이기 때문이이다. 광부인지 농부인지 얼굴을 안 보여주니 모르겠고 늙고 메마르고 주름진 시커먼 손에 거의 다 탄 담배가 검지와 중지 사이에서 마지막 연기를 불사르고 있는 손 클로즈업 사진이다. 태백이나 황지 등 광산촌 혹은 폐광 주변 사람들을 즐겨 찍은 그의 사진들을 보면 이상하게도 시적 서정이 물씬 풍겨난다. 그래서인지  몇 년 전 금호갤러리에서 그의 전시회가 열렸을 때 멋장이로 유명한 정치인 홍사덕이 혼자 와서 그의 사진들을 감상하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같은 농부나 광부의 얼굴을 동시에 찍더라도 강운구와 최민식의 사진은 분명 다를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시적 서정'인가 뭔가 하는 필터를 안 쓴 최민식 선생의 종주먹을 들이댄 듯한 사진이 훨씬 좋다. 지난 50년 동안 그의 카메라에 포착된 거리와 움막 속의 춥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시적 서정'이란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 책 출간 당시 화제가 되었던 시인 조은의 심정적인 해설은 때론 적절하고 감상을 도와주는 역할도 했지만  뒤쪽으로 넘어갈수록 눈에 거슬리고 좀더 솔직히 말하면 짜증스러웠다. 가령 144쪽의 이런 구절을 보라.

--속에 있는 옷의 문양이 정의를 상징하듯 곧고 균일하군요. 하지만 아이가 두르고 있는 거적 같은 현실을 보십시오.

아버지의 구멍 뚫린 홈스펀 양복 윗도리를 뒤집어쓰고 있는 찌그러진 눈의 소년 사진에 가당치도 않은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사람들은 헐벗은 모습으로 움막이나 거리에 나와 있든지 생활의 최전선에 배치되어 있다. 삶은 고구마 몇 개나 생선 몇 마리를 들고 손님을 기다리는 행상이나, 구멍 뚫린 옷을 입은 바가지머리의 꾀죄죄한 소녀, 그 소녀의 등에 매달린 아기, 깊게 패인 굵은 주름과 합죽한 입의 노인, 부랑아, 그리고 막일꾼 들이 주인공인 것이다.

끼니를 구하는 사람들의 얼굴들이 좋으면서도 충격적이었지만 이 책의 맨 앞에 실린 움막 사진이 나는 특히 좋았다. 밥을 끓이고 있는 건지 국을 한 냄비 끓이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벽에 뚫린 굴뚝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최민식 선생의 사진에는 양푼이나 냄비째 국수 같은 것을 먹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유독 많다. 그 점은 사람의 입에  음식이 들어가는 모습 보기를  좋아하는 나의 기호에도 딱 부합되는 것이다.

 


이런 사진들 앞뒤에 '초라한 날들이 미래의 골조가 될까요?'니 '사랑만이 어둠을 역전시킵니다'하는 시인의 해설은 너무 생뚱맞았다. 물론 사진을 빛내주는 근사한 구절들도 몇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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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4-10-28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의 해설이 정말 물과 기름처럼 따로 노네요..그냥 독자가 느끼게 가만 두는것이 좋을듯..

파란여우 2004-10-28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또 최민식 사진이군요. 상처로 가득한 세상을 따듯하게 바라보는 분입니다. 가슴이 울렁거리는군요...배가 고파져요..늦은 점심을 감사하게 먹으러 갑니다....

쎈연필 2004-10-28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의 해설이 정말 짜증나는군요. 시는 그렇지 않은데.

숨은아이 2004-10-28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이 모락모락 나는 리뷰입니다. ^___^
(그런데, "서울의 순대국밥집이 즐비한 기사식당 골목"이라면, 혹시 연남동인가요?)

에레혼 2004-10-28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장의 사진은 그 자체로 많은 말들과 침묵을 안고 있는 것인데.....
시인의 해설이, 덧말이 '가당찮다'는 님의 지적이 서늘하게 와닿습니다.

최민식과 강운구는, 모든 장르의 대가들이 그렇듯이, 서로 다른 걸음걸이로 걸어와 자연스레 어떤 지점에서 만나 서로 담배 한 대 나눠 피울 것 같아요, 아무 말없이......

옆으로 새는 얘기지만.... 이 글을 보다 보니 오늘 점심엔 국수 한 그릇 먹고 싶어지네요^^

플레져 2004-10-28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의 침묵, 옥의 티군요.
로드무비님의 리뷰에는 책 리뷰만 있지 않고 님의 삶도 들어있어 애틋합니다.
추천합니다! (너무 좋아서...흐흐...)

urblue 2004-10-28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화당 사진 문고를 보면서 먹먹했지요.
님의 훌륭한 리뷰가 그 느낌을 다시 깨웁니다.

로드무비 2004-10-28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어느 시인이 썼어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조은 시인이 지나가다 이 글을 혹시라도 읽고 기분나쁘면 어쩌죠?^^;
파란여우님, 저도 담담하게 따뜻하게 그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늦은 점심은 맛있게 드셨는지요?
몽상자님, 조은 시인의 <벼랑에 살다> 읽어보셨나요?
시보다 더 좋은 산문집인데......
숨은아이님, 맞아요. 바로 그 골목입니다.
가끔 남편이 그 골목의 순대국과 감자탕을 사오곤 하죠. 저의 부탁으로......
라일락와인님, 쓰다보니 제가 사진작가 강운구를 조금 비판하는 듯했나요?
그건 아닙니다. 좋아하지 않는데 십몇 년 그의 전시회 포스터를 방에
걸어놓을 리 없지요.
님의 말처럼 두 분 어느 지점에서 만나 담배를 나눠 피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국수는 제일제당 우리밀 햇국수를 육수가 맛나서 애용합니다만......
플레져님, 다른 분들의 리뷰가 이미 몇 나와 있어 저는 차별화시킨답시고
제 얘길 좀 끼워넣었어요. 좋아해 주시니 다행입니다.^^
블루님, 열화당 사진문고가 사실 그의 책들 중 제일 괜찮은 것 같아요.
슬쩍 하는 이야기지만......

내가없는 이 안 2004-10-28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민식의 자기 사진에 대한 단호한 글처럼 로드무비님의 리뷰도 가슴 서늘하군요.
잘 읽었습니다.

panda78 2004-10-28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의 해설이 정말 사진과 따로 노는군요. 로드무비님, 이 리뷰 정말 멋져요.
이 책에 대한 수많은 찬사를 많이 읽었지만, 이 책 보고 싶다! 란 생각을 하게 만든 리뷰는 로드무비님의 것이로군요.

로드무비 2004-10-28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님, 아이고, 오랜만입니다.
너무 반갑네여.^^
판다님, 님의 말을 들으니 어깨가 으쓱으쓱 올라가려고......
추천수가 믿어지지 않습니다.
고마워요, 여러분.^0^

엔리꼬 2004-10-29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님의 리뷰를 보면서 사야겠다는 생각이 불끈 들지만, 내가 이 책을 산다면 '배부른 자의 장식적 소유물'이 되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로드무비 2004-10-29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 잘 됐습니다.
이 책을 제가 선물할게요. 너무 약소하지만 그냥 받아주세요.
주소는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기뻐요.^0^

엔리꼬 2004-10-29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그런 반응을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요^^ 아무튼 주신다니 저야 기쁘기 한이 없네요.. 알라딘을 안지도 얼마 안되었는데 벌써 선물까지 받고... 감사합니다.
이 책을 선물받아도 장식적 소유를 고민하는 것은 마찬가지겠지만요...
(그리고, 어린시절에 저도 남포동 근처에 살았어요...)

로드무비 2004-10-29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저는 부민동에 살았어요.
반가워요.^^
(장식적 소유니 뭐니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골치 아파요.
저는 그냥 하하호호 마음 가는 대로 살기로 했답니다.
물론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최소한 하면서요.)

2004-10-29 0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4-10-29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최민식...서글픈 현실이 카메라 앵글을 통해 그의 망막에 서려 있더군요.

로드무비 2004-10-29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접수했습니당.^^
잉크냄새님, 밤늦게(새벽 일찍인가?) 반갑습니다. ^^

2004-10-29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릴케 현상 2004-10-29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로드무비 2004-10-29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명한 산책님, 고맙습니다.
추천수 열 명 채워주셨네요.^^

다연엉가 2004-11-10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번씩 마음이 뒤숭생숭 할때면 일부러 썩어 문드러진 골목을 누비며 걷습니다. 그 곳의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면서 맴을 쓰다듬고 옵니다. 돌아오는 길 낙엽이 쌓여 있는 곳을 일부러 눌러 보고요....저 책 책 사봐야겠습니다.

로드무비 2004-11-10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난한 자님, 오늘 님을 자주 만나네요.

썩어문드러진 골목이라는 표현에서 어떤 슬픔이 느껴집니다.

세상에는 막다른 골목에 처한 사람들이 많지요.

언제 어떤 곤경에 처할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사는 게 두렵고도 가슴설레나 봐요.

가끔 님과 얘기 나누고 싶네요.
 

지난 토요일 사촌동생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부산의 부모님이 상경하셨다. 오랜만에 모인 친척들과 얘기 나누는 것이 즐거우셨는지 식이 끝나고도 이틀을 그분들 집을 방문하며 어울리시다 월요일 오전 열한 시, 우리 집을 기습방문하셨다. 세 분을 모시고......

아침에 아이들 어린이집 버스에 태워 보내고 세수도 하지 않고 밥을 먹고 커피를 한잔 타가지고 알라딘과 접속하고 있는 바로 그 시간이었다. 일단 반갑게 맞아들인 후 "아니 왜 전화도 안해주시고?" 했더니 온다고 미리 전화하면 시장보고 뭐 준비하느라 거추장스러울 것 같아서 그냥 왔단다. 우리 아버지는 그렇게 속이 깊은(?) 분이다.

청소를 며칠째 하지 않은 집 안은 엉망이고 눈곱도 떼지 않은 내 모습은 가관이었다. 콧등에 물만 묻히는 고양이 세수를 마치고 나는 점심준비에 돌입했다. 마침 생고등어 사둔 것이 한 봉다리 있어 무 깔고 그것을 얼큰하게 지지기로 했다. 그리고 된장국과 버섯야채전으로 어찌어찌 점심상이 마련되었다. 그냥 자장면이나 시켜먹고 말자고 하셨지만 알라딘 서재 '허름한 밥상'의 주인으로서 어떻게 그런 치욕적인 제의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내 생각에 친척처럼 무서운 존재는 없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나를 지켜보았다는 그 사실 한 가지로 남의 인생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마음대로 들었다 놓는다. 나는 그분들이 나에 대해  떠드는 소리를 들으며 국을 끓이고 파를 다듬었다. 결론은, 로드무비는 어릴 때부터 성격이 좋았으며 깔끔하게 해놓고 살지는 못하지만 음식 솜씨가 좋아 남편에게 그럭저럭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스럽지 못하고 상냥하지 못함에도......

아무튼 고등어 지진 것을 주메뉴로 한 점심을 맛있게 드시고 한 케이블 방송국 스포츠 담당 기자인 사촌이 차를 가지고 모시러 와서 그분들은 가셨다. 급히 오느라 과자봉다리도 하나 못 사왔다며 내 경대 위에 지폐 두 장을 놓고 가셨다. 내 고등어 조림 맛이 감격적이었는지 사촌은 자발적으로 김민기 CD 6개 전집을 택배로 보내겠다고 약속하고 갔다.

부모님은 이틀을 동생집과 우리집을 왔다갔다하며 지내시다가 오늘 아침 내려가셨다. 동생 부부가 일찍 출근하는 관계로 우리집에 와서 아침을 들고 가시라고 신신당부했으나 끝까지 그냥 가시겠다고 하더니 그래서 엄마 손에 몇푼 쥐어드리고 어젯밤 작별인사까지 마쳤던 것인데 아뿔싸, 아침에 아이를 맡기러 온 동생 부부 뒤에 부모님이 서계셨다. 한잠 자고 일어나 아주 오랜만에 새벽에 서재 마실을 다녔던 나는 책을 좀 읽고 여섯 시경에 잠이 드는 바람에 눈도 제대로 뜰 수 없었고......화들짝 놀란 내가 들어오시라고 아침 금방 차리겠다고 붙들었지만 부모님은 그냥 얼굴만 잠시 보려고 들렀다며 뿌리치고 휑하니 가셨다.

아버지는 내일모레 일흔다섯이신데 아직도 서울 오실 때 직접 차를 몰고 오신다. 우리 엄마 칠순도 두세 달 앞으로 다가왔다. 아침에 떠지지 않는 눈으로 흘낏 본 두 분의 쪼글쪼글한 모습. 며느리도 딸도 먼길 떠나시는 두 분께 아침을 차려드리지 않았다. 아까는 몰랐는데 한잠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 이 글을 쓰는 지금 그 사실이 못내 가슴이 아프네?! 지금쯤  대구 부근을 지나셨을라나......

 

(오랜만에 서울에 오신 부모님에게조차 나는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인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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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4-10-2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식솜씨가 좋으시구나

urblue 2004-10-27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짠하네요, 저도.
엄마한테 이번주에 내려간다고 했는데, 못갈 것 같습니다.
지금 한창 단풍철이라 차 많이 밀리니까 담에 오라고 엄마가 그러셨지만, 막상 딸래미가 안간다고 하면 서운해하지 않을까 쪼금 걱정됩니다. 에휴...

tarsta 2004-10-27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잘 지내셨을테니 괜찮으실거에요.
근데 로드님 서재에 자꾸 오다보니까.. 로드님네 놀러가고 싶어요. *.*

sooninara 2004-10-27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님 맘이란 원래 그런거 아니시겠습니까..
로드무비님이 고등어 반찬 해주신걸로 충분히 행복하셨을겁니다..

로드무비 2004-10-27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 그토록 자랑을 했건만 이제야 그걸 아셨단 말씀이세요?^^
블루님, 단풍구경 겸해서 내려가시지 그러세요.
데이트 약속이라도 있다면 몰라도......^^
타스타님, 감기 걸렸다더니 이제 좀 괜찮아지셨어요?
언제 우리 집에 한번 놀러오시라요.^^
수니나라님, 어제 님 이벤트 때문에 자다가 깼단 말이야요.
늦어서 참석도 못했지만......
부모님도 그러려니 하시겠죠, 뭐.^^

미완성 2004-10-27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려고 맘을 먹다보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더 안되는 거같애요.
로드무비님의 마음 부모님이 다 헤아리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연륜이 있으시니까요 헤.
잠은 좀 주무셨는지. (실은 저도 아침에 자서 오후에 깼어요;;)

진/우맘 2004-10-27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흠...... 쪼금 가슴이 먹먹해져서....뭐라 갖다 붙일 말이 생각나질 않아요.

로드무비 2004-10-27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멍든사과님, 연륜은 인격과 상관이 없나봐요.
저 두 시간쯤 자고 일어났어요. 학교 안 가셨나봐요?
오랜만에 뵈니 너무너무 반가워요.^^
진우맘님,
아침밥 그거 별 힘든 것도 아닌데 동네 분식집에서 김밥 몇 줄 사서 드렸다나봐요.
자식들은 참 불경한 존재입니다. 부모에게...

oldhand 2004-10-27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해 한해 부모님 나이 들어 가시는게 참 마음이 아픕니다.
늘 옆에서 부대끼고 같이 살던 시절의 부모님과 장성해서 떨어져 사는 지금의 부모님은 전혀 다른 존재가 되는것 같아요...

balmas 2004-10-27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처음에는 저는 코믹 에피소드인 줄 알았잖아요 ...^^

물만두 2004-10-27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남는 것은 후회뿐이지요...

깍두기 2004-10-27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격 좋고 음식 솜씨 좋으면 남편에게 사랑받지 뭘 더 바란단 말입니까, 그 친척분들은....

숨은아이 2004-10-27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순간에는, 그게 최선이었을 거예요.

로드무비 2004-10-27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드핸드님, 저는 아직까지도 부모님께 짜증을 많이 냅니다.
그게 잘 안 고쳐져요.^^;;
발마스님, 코믹 에피소드로 쓴 건데요?^^
물만두님, 밥도 안 차려드리고 그걸 페이퍼 소재로 써먹다니 제 자신이 가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깍두기님, 역시 뭘 좀 아셔. 히히
제가 보리밭 선머슴아로 친척들 간에 알려졌거든요.
숨은아이님, 최선은요.
문제는 아직도 제가 최선을 다해 살 생각이 없다는 겁니다.

프레이야 2004-10-27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 부모님이니까 다 이해해주실거에요. 그래서 더 가슴 갈라지죠.

2004-10-28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4-10-28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제목 좋죠?(이 교만함!)
배혜경님, 내 부모니까 더 잘해드려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니......
속삭이신 님...^0^
 

어제 오후 사촌 여동생의 결혼식이 63빌딩 2층 대회의장에서 있어 참석했다. 소회의장도 아니고 대회의장이라니 얼마나 으리으리한 결혼식일지 가슴이 설렜다. 서른한 살 동갑의 신랑신부는 너무 잘 어울렸다. 6,7백 명은 족히 앉을 수 있는 대회의장은 멋지게 차려입고 온 신사숙녀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간혹 입술의 루즈가 지워질까 신경을 쓰며 조심스레 떡을 집어 입가로 가져가는 여인들도 보였다.

무대의 오른쪽에는 대형 전광판이 있어 아기 때부터 최근 야외촬영 모습까지 신랑신부의 사진을 계속 보여주고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사촌동생의 중고등학교 때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때 그녀는 무척 뚱뚱했기 때문이다. 귀여운 것!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무슨 한방병원 원장이고 교수라는 주례의 주례사는 너무나 길고 지루하고 어이가 없어서 코웃음이 자꾸 나왔다. 상대의 옷차림에도 신경을 써주고 출근할 때 아내는 남편의 넥타이를 직접 골라주어야 한다는 그런 이야기였다.

사촌이 강의를 나간다는 대학의 학생들이 열 명쯤 우르르 몰려와 축가(무슨 노래인지 모르겠음)를 불러주었는데 그 중 녹색 골덴 재킷에 청바지를 입고 온 남학생이 내 시선을 끌었다. 그 아이는 눈을 지그시 감고 손을 귓가로 자꾸 가져가는 것이 혼자 열창을 하는 가수 같았다. 튀어 보이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 어색한 나머지 궁여지책으로 나온 동작이란 걸 난 알 수 있었다. 악보를 잡은 손끝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으니까.

바닷가재 수프와 스테이크가 나왔다. 수프는 꼬숩고 맛있었으며 스테이크는 별로였다. 평소에도 나는 스테이크보다 동네 분식집의 돈가스를 더 좋아한다. 식이 끝나고 얼마짜리 스테이크냐고 물어봤더니 4만 원짜리라고 했다. 아아, 아무리 하객이 많았다고는 하나  남는 게 조금은 있어야 할 텐데......

우리 부모님은 물론이고 친척들이 모두 상경하여 자기 자식들, 즉 우리 사촌들의 화합을 종용하니 어쩔 수 없이 일산 신부의 집으로 몰려가야 했다. 올케와 나는 그 와중에도 살짝 빠져나와 근처 상가에서 아이들의 옷을 하나씩 골라들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 어른들.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는지 부모님이 오늘도 그곳에서 주무시겠다고 하여 늦은 밤 동생네와 우리는 먼저 집으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농수산센터에 들러 광어회와 대하, 굵은 소금을 사가지고 와서 구워먹으며 한잔했다. 우리 올케는 아이들 먹인답시고 스테이크를 두 접시나 시켜 자기가 해치웠음을 고백하고 사죄했다. 그렇게 비싼 건지 몰랐다나? 그러면서도 구운 새우를 아구아구 잘도 먹어 우리의 눈총을 받았다.

나는 오늘 그 아이의 방 책꽂이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치즈케이크 모양을 한 나의 가난>을 발견하고 슬쩍 가방에 집어넣어 왔다. 나중에 집들이 때 초대하면 가져가서 슬그머니 꽂아놓고 올 생각이다. 내가 그동안 선물한 책이 열 권도 넘으니 설령 들키더라도 용서해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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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4-10-24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과 저는 어제 저녁 같은 걸 먹었네요. 대하....맛있던데^^ 위장이 놀래시진 않았는지, 점심과 저녁을 그렇게 잘 드셔서 말입니다.
요즘 결혼 비용이 평균 7800만원이라더니 결혼식의 모습이 꽤나 화려하군요. 그 십분지 일만 들여도 저처럼 잘 살 수 있는데...히힛^^

urblue 2004-10-24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하 맛있겠어요.
어제 먹은 아구찜도 무지 맛나긴했는데. 콩잎도 그렇구요. ^^

에레혼 2004-10-24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에 어우러지는 삽화를 골라넣는 솜씨가 일취월장하고 있습니다!^^ (웃음과 동심과 따뜻함이 어어러진, 일관된 분위기의 그림들..... 로드무비님의 이미지와 일치!)

옷장 정리를 하다가 잠시 들어와 봤는데, 너무 맛난 메뉴들이 줄을 이으니 갑자기 몹시 시장기가 느껴지네요.
결혼식장의 풍경, 그런 장소에서 마주치는 삽화는 다 엇비슷한 것 같아요, 적당히 겉돌고 적당히 정겹고,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가운데 혼자만의 상념을 따라가게 되는.....
그나저나 점심 때 뭘 먹어야 하나...... 머릿속엔 소금 친 대하 구이가 빙빙 돌아가지만, 만만한 짜파게티나 하나씩 끓여 먹을까 싶은 현실!

superfrog 2004-10-24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즈케이크 모양을 한 나의 가난을 저는 93년도에 샀습니다. 우연찮게도 같은 과 선배언니의 애인이 그 책의 번역자라서 그 당시 골머리를 앓고 있던 제2외국어 일어 작문을 그 언니를 통해 전문번역자가 일작을 해줬죠. 그 작문 덕으로 다행히 낙제를 면해 졸업했답니다..ㅎㅎ

로드무비 2004-10-24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역시 사다가 직접 구워먹으니 훨씬 경제적입디다.
동네 포장마차에서는 새끼손가락만한 것 열댓 마리에 15000원하잖우.
검지중지 합친 것보다 큰 걸 30마리쯤 주더라고요, 2만 원에.
맛도 몇 배.^^
블루님, 콩잎 맛있었다니 다행이구랴. 조금밖에 못 넣었는데......
라일락와인님, 옷장정리하세요? 재채기하면서? 헤헤.
맛있는 것 드세요. 짜파게티도 물론 맛있지만...그리고 전 자료랄 것이 없어서
갖고 있는 사진 대강 글과 끼워맞춘답니다. 님이 부러워요.^^
금붕어님, 낙제를 면하셨다니 다행입니다, 헤헤.
아침에 앞부분 좀 읽었는데 아주 재미나네요.
오늘도 일감에 코를 박고 있으세요?^^

2004-10-24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nugool 2004-10-24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엊저녁에 먹었어요. 대하소금구이.. ^^:;;

마냐 2004-10-24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방금 너굴님 댁에서도 배 쪼르르 하는 소리 났는데...로드무비님이 확실하게 도장 쾅.
알라딘 곳곳에서 불어버린 대하 바람...으으.
그나저나....언제나 그렇지만 새삼 로드무비님 글이 얼마나 맛깔스러운지 전 속으로 즐거워하고 있었슴다.

balmas 2004-10-24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글도 재미있고 그림도 좋군요.
추천을 하지 않을 수 없네요.^^

chika 2004-10-24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즈케잌모양을 한 나의 가난... 제목이 맘에 드는군요.
- 7천만원도 없을뿐더러, 그 돈이 있다면 우리 집 옥상에 조립식 건물 하나 올려서 제 서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네요. ^^

stella.K 2004-10-24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책 재미있어요. 하루키의 단편들은 왠지 다 괜찮더라구요.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던데, 로드무비님 짖궃게 멋있습니다요.^^

미네르바 2004-10-24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려한 결혼식 풍경과 그것에 대비되는 로드무비님의 감상과 책 제목인 <치즈케이크 모양을 한 나의 가난>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 책 왠지 읽어보고 싶게 만들어요.

플레져 2004-10-24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뚱뚱한 사진만 빼고 보여줬다는 신부가 맘에 드네요.
저는 아직도 남편에게 보여주지 않은 사진이 있어요. 고딩때 사진, 특히.
아가 셋 낳으면 보여주겠다 했는데... 흠, 제가 선녀가 아닌 것 같으니 평생 안보여 줄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로드무비님 글 너무 맛나요~! ㅊㅊ!!

잉크냄새 2004-10-25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결혼식 음식하면 칼국수랑 갈비탕밖에는 구경해보지 못했군요.^^

로드무비 2004-10-25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제목이 좋죠? 그런데 몇 개 읽어보니 아주 재미나네요.
시치미 딱 뗀 유머('')(..)라고 할까요.
너굴님은 아주 포도주랑 제대로 드셨더구만요.
우리도 소주와 맥주와 제대로 먹었어요.^^
마냐님은 새침한 인상과 다르게 먹는 것이라면 침을 흘리며 달려드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시는군요. 조옿습니다아.^^
발마스님, 항상 감사해요.^^
치카님, 좋은 사람 제대로 만나면 맨몸으로도 결혼할 수 있어요.
옥상 위 서재보다는 결혼 쪽을 권하고 싶은데요.^^
스텔라님도 이 책 읽으셨군요.
하루키는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그래요. 무슨 말인지 아시죠?
이 책은 좋은 쪽이에요.^^
미네르바님, 이 책 구하기 어려우시면 저에게 귓속말로 말씀하세요.^^
플레져님, 저는 초등학교 때 빼고 날씬했던 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에 말이죠.
그런데 님은
어쩜 그리 귀엽고 사랑스러우신지......
잉크냄새님, 전 결혼식장에서 칼국수는 한 번도 안 먹어봤는데요.
잔치국수 말씀하시는 거 아니예요? 히히.
전 스테이크는 본래 안 좋아해요. 웬지 님도 그러실 것 같은데요?
아님 말고.^^


잉크냄새 2004-10-25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보니 왜 칼국수라고 쓴지 모르겠네요.^^ 그냥 국수면 국수지...ㅎㅎ

숨은아이 2004-10-25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고파졌어요... 철푸덕. __(__)__

2004-10-27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tarsta 2004-10-28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다른 이야기지만.
아까 빨래통에 빨래를 넣다가 문득, <치즈 케잌을 한 너의 가난> 이란 제목이 떠올랐습니다. 나의 가난, 이 아니고 너의 가난. 그러니까 다른 사람의 가난에 대한 이야기죠. 그런 사람이 있죠 왜, 나는 집도 없고 차도 없어, 통장에 있는 돈이라곤 200만원이 전부야, 아이들 식비만 한달에 엄청 깨지지, 세혁이 작아진 옷 있음 나 주라, 난 내복도 900원짜리 중고만 사서 입혀...
그래서 만날 때마다 밥값이며 차량제공이며 아이들 간식까지 다 책임져주고 손 필요할 때마다 가서 도와주고 그랬는데... 그런데 어느날 떡하니 30평대 아파트로 이사를 가고 중고지만 좋은 차를 한대 뽑고... 그러는 사람.
요즘도 저는 등에 아이업고 손에 아이 잡고 시장바구니 들고 힘겹게 걸어가는 아줌마를 보면 창문 내려 내 차에 타라고 하고 싶고 바구니 들어주고 싶고 그런 맘이 들기는 하지만... 그 친구정도가 마지막이 되면 좋겠어요. 물질도 마음도 다 퍼줬는데 돌아서니 너무 공허한 느낌은 오래도록 저를 조금씩 조금씩 갉아먹더군요. 요즘은 그런식으로 그 동생을 대한 내 태도에 문제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요. 그러면서 <치즈케이크 모양을 한 너의 가난> 이라는 말이 떠올랐죠. 달콤하고 맛있는, 입에서 살살 녹는, 부르조아의 냄새가 폴폴 풍기는 치즈케익을 한 너의 가난에 나는 홀딱 쏙았구나. 하는 그런 느낌으로 말입니다. 흐흐...

로드무비 2004-10-29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사람이 꼭 한 명씩은 있어요. 그죠?
파란여우님도 어제 그런 친구 얘길 올리셨던데......
 

어제 저녁 '바그다드 카페' 사진을 내 방 사진으로 바꿔 걸었다. 7월 중순이었나? 알라딘 서재 시작한 지 얼마 안되어 어느 님의 방에서 저 그림을 발견하고 뛸듯이 기뻤다.  워낙 좋아하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야스민의 일러스트가 마음에 쏙 들었던 것이다.

여행중에 남편과 싸우고 트렁크 하나 들고 사막 한가운데서 차에서 내려버린 야스민. 어쩌자고 그녀는 턱 아래까지 꼭꼭 단추를 채웠고 정장 차림이다. 비대한 몸뚱이와 넙적하고 큰 얼굴에서 비 오듯이 쏟아지는 땀. 아아, 정말 '비지땀같은 인생을 생각하는가'가 아닐 수 없다.(전영경의 시에서 인용)

이 사막 중간의 낡고 우중충한 모텔의 여주인 브렌다.  그녀는 게으름뱅이에다가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남편을 방금 쫓아냈다. 걸레를 아무렇게나 쥐어짜 놓은 듯 심통스럽고 침울한 그녀의 얼굴. 이 두 여인이 만났다. 그리고 더이상 좋을 수 없는 음악 '콜링 유'가 흐른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7박 8일쯤. 내내.

나는 내가 그 뚱뚱한 여인 야스민 같기도 하고 심통난 브렌다 같기도 하다. 그리고 어쩌면 그 모텔에 장기투숙하고 있는 무명의 괴짜 노인 화가 같다고 느낀다. 브렌다가 외출한 틈을 타 그 엉망진창이고 사방이  찐득찐득한 모텔을 깨끗이 정돈하고 청소하는 야스민 같은 친구가 한 명 내게도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랐다. 그리고 외출했다가 돌아와 파리가 낙상할 정도로 깨끗해진 자신의 모텔을 보고 야스민에게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브렌다가 좋았다. 아무렴, 사람은 그 정도의 자존심은 가지고 살아야 하는 법이다.

이 영화를 만든 이는 퍼시 애들론. <연어알>과 <영거 앤 영거>의 감독이다. 이 두 영화도 기가 막힌데......

그러니까 가설라무네 13,4년 전, <바그다드 카페>를 본 직후 사무실의 이 선생님과 함께 진주로 1박 2일의 출장을 가게 되었다. 차안에서 자연스레 영화 이야기가 나왔다. 이 선생님은 50대 중반의 우아한 여성으로 평소 점퍼 차림에 청바지 등 불량한 복장으로 출근하는 나를 별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눈치였다. 아무려나, 나는 또 나대로 너무 세심한 데만 신경쓰고 잔소리가 많고 자신이 하이클래스임을 은근히 자랑하는 그녀가 싫었다. 그런데 어떻게 진주 남강변 수주 변영로의 '논개'  시비 제막식에 동행하게 된 것이다.

회사에서 차를 한 대 기사님과 함께 보내주었다. 요즘 재밌게 본 영화가 뭐냐고 물어서 <바그다드 카페> 라고 했더니 이 선생님은 <슈가 베이비> 이야기를 해주셨다. 역시 퍼시 애들론의 작품으로 무시무시하게 뚱뚱한 노처녀가 전철 역무원인가 운전사를 짝사랑한다는 스토리였다. 예쁘게 보이려고 화장을 하고 예쁜 옷을 입어보는데 거울 속의 그녀는 예뻐지긴커녕 더욱 악화일로를 걷는다는 얘기. 그 뚱뚱한 노처녀가 바로 <바그다드 카페>의 야스민(마리안느 제게브레히트)이었다니 나는 아주 환장을 하며 들었다.

차 안에서 영화 얘기로 죽이 맞은 우리는 진주에 도착하여 행사가 끝나자마자 가는 길에 눈여겨봐둔  시내의 영화관으로 갔다. (나는 흥이 오르면 주위 사람 혼을 빼놓는 데 뭐가 있다.) 그리하여 탄광촌 주변을 그린 박광수 감독의 <그들도 우리처럼>을 낯선 도시의 재개봉관에서 관람했다. 그리고 내친김에 술집으로 직행했다. 이 선생님같은 고상한 초로의 여성이 등장하자 손님도 없던 터 그 술집 주인은 싱글벙글하며 서비스가 만점이었다. 우리는 그날 밤 무슨 얘기를 그렇게도 열렬히 나누었던 것일까? 이 선생님은 재개봉관에서 영화를 보는 거나 이렇게 생긴 주점은 처음이라고 했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조금 머쓱한 얼굴로 만나 밥을 먹고 서울로 올라오는 차를 탔다. 이상도 하지? 죽이 맞아 열광했던 지난밤의 일이 꿈만 같이 여겨졌다. 인생에는 알수없는 그런 순간이 가끔 있는 법이다.

 

* 좋은 이미지 사진을 소개해주신 투풀님, 고맙습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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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4-10-22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그다드 까페, 어쩐 일인지 볼 기회가 없었네요. 이 참에 비됴를 빌려볼까...

깍두기 2004-10-22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얘기를 듣다 보면 저는 인생의 중요한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의 세계....그러나 이제 아무리 재밌는 비디오도 보다가 자버릴 만큼 늙어버렸으니....(그게 늙었다는 척도라고 하더군요. 밤에 비디오 빌려놓고 10분만에 잠드는 것...)
그래도 전 언젠가는 님이 언급하신 영화들을 보고 말겠습니다. 이 영화가 이렇게 재밌게 느껴지는 것은 영화가 좋기 때문인가, 아니면 님의 말빨 때문인가 확인하기 위해서....^^

로드무비 2004-10-22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제 방 이미지(그런 게 있다면)와 잘 어울리죠?^^
블루님, 이 영환 꼭 가지고 있어야 해요.
저는 곰돌이 푸랑 한 테이프에 누가 복사해서 줬어요.^^;;;
깍두기님, 아주 좋은 영화는 그때그때 극장 가서 보세요.
하기야 사람마다 취미가 다 다르니까요.
그래도 욕심난다 하시니까...^^;;

하얀마녀 2004-10-22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하루, 마치 단편 소설같습니다. ^^

어룸 2004-10-22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만에요!! 잘써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사와요~^ㅂ^
글구 요건 선물~^^

(수동멈춤밖에 안되니까 말씀하시면 삭제해드릴께요, 스물네시간 항시대기^^)

전 퍼시애들론 꺼는 이거랑 '영거앤영거'밖에 못봤어요, '영거...'도 참 좋아했는데...(분명히 녹화떠서 얻다 뒀는데 실종..ㅠ.ㅠ)
암튼 결론은 '슈가베이비' 넘 보고 싶어요~ >ㅂ<


미누리 2004-10-22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그다드 카페하면 노래 소리가 들립니다. 아이 엠 콜링 유~(콜링을 폴링으로 잘못 듣던 적이 있었지요^^;;)
그렇지 않아도 바뀐 이미지가 참 좋다는 생각이 새삼들어 이미지 멋져요라고 이야기하러 왔는 데 영화이야기까지 보고 가네요.
모래바람하고 애절한 노래소리가 황량하였습니다. 그 영화.

2004-10-22 2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4-10-23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밤에 울려퍼지는 콜링 유... 참 좋으네요.
야스민의 마술이 너무 좋았어요. 야스민을 그린 화가도...
로드무비님 서재에 잘 어울려요...

kleinsusun 2004-10-23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그다드 카페>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대문 이미지 멋지네요.
<파니 핑크>(원제: Keiner liebt mich) 보셨나요?
<바그다드 카페>를 좋아하신다면 분명 좋아하실 꺼예요.강추합니다!

로드무비 2004-10-24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 올려주신 투풀님,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수선님, 저도 파니핑크 좋아하는 영화랍니다.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아...'
테이프가 너덜너덜해지도록 들었죠.^^

숨은아이 2004-10-25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거 앤 영거"는 스타일이 많이 달라 좀 당황했더랬는데... ^^ 새로운 정보 고맙습니다. "슈가 베이비"! 잊지 않기 위해 퍼갑니다.

로드무비 2004-10-26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숨은 아이님.
며칠 지나서도 리플을 달아주시는군요.
가만 생각해 보니 남편이 얼마 전 독일에 도서전시회 출장 갔을 때
사오라고 부탁하면 좋았을걸 하는 후회가......
언젠가 슈가 베이비 볼 날이 있겠죠?^^

숨은아이 2004-10-26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즘 매일 페이퍼를 못 봐서 계속 뒷북 댓글을 달고 있답니다. ^^

2004-10-27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4-10-27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락와인님, 설마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의 제 모든 글에
의무적인 댓글을 다는 만행을 저지르시진 않으시겠죠?
진주 이야기 써놨는데 그리고 다른 것도 아니고 바그다드 카페 얘긴데
님이 안 와주셔서 시무룩했단 말이에요.
맞아요, 진주의 극장과 술집은 허름해서 더 인상적이었어요.
평소 경원하던 사이인 직장의 동료(나이가 많은)와의 원나이트스탠드였다고 할까요?
아무튼 님은 저보다 훨씬 성숙한 분이시군요. 진작 알고 있었지만...

인터라겐 2005-04-12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서재에 오면 정말 시간이 빨리 갑니다..찬찬히 하나 하나 읽다보면 마치 제가 저걸 꼭 해야하지 싶은 생각이 든다니깐요...저 이글이 너무 마음에 들어 가져갈께요..이번주에는 저 영화 꼭 빌려다 봐야겠어요...전 아직 못봤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