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블루스타킹 북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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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이름을 잊었다. 지난 주에 다녀온 책방 이름을. 소소하고 별 볼일 없을지라도 기록을 남겨야 할 이유다.

 

공주 원도심에 위치한 블루프린트북 서점을 다녀왔다. 작년엔 이 동네 저 동네 수목원을 쑤시고 다녔는데 올해는 아무래도 독립서점을 쑤시고 다닐 모양이다. 수목원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혹 모른다. 수목원보다는 서점은 한번 해볼만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숨어있는지도. 때로 내 마음 나도 모를 때가 있으니까.

 

왜 또 '블루'일까? 서점 상호로 '블루'를 애용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제주의 디어마이블루서점, 공주의 블푸프린트북 서점. 뉴욕의 블루스타킹 북카페. 아무래도 원조는 뉴욕의 블루스타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보주의 서점의 대명사쯤 되는 자자한 명성을 지녔지만 실제로 가보면 아주 작은 카페 겸 서점으로 작고 소박한 인테리어에 놀라게 된다. 하여튼, 다음에 어딘가 '블루'가 들어간 서점이 또 있으면 찾아가보고, 확인한 후 '블루'를 주제로 페이퍼를 써보면 어떨까 싶다.

 

 

 

 

 

외관이 기괴하고 독특하다. 1층은 카페, 2층은 사무실, 서점은 3층에 있다. 출입구는 뒤쪽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좀 불친절하다. 다리 힘 약간 사람에 대한 배려...없다.

 

 

 

 

주제를 짐작하기 어려운 책 배열이라서 보물찾기하듯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지극히 사적인 취향  라이프스타일의 최전선'이라고 쓴 파란색 쪽지. '아무튼...'시리즈. 근데 이건 다른 독립서점에서도 보았다. 사적인 취향이 똑같은 건 우연?

 

 

 

 

'동네서점 베스트 컬렉션' 시리즈 역시 다른 독립서점에서 본 것. 동네서점 구색용 시리즈 같다는 생각이 든다.

 

 

 

 

2층에서 내려다본 1층.

 

 

 

 

2층에 마련된 소파. 오고가는 손님들 때문에 편하게 앉아서 책 읽기는 어려울 듯하다.

 

 

 

 

2층 초입에 있는 세면대. 장식용인가 싶은데 물이 나온다.

 

 

 

다시 1층. 서가를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 최대한 주관적인 관점이 독립서점의 장점이 아닐까.

 

 

 

 

 

독립서점에서 책 구경만하고 나오면 안된다. 반드시 한 권은 구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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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1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21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깨비 2020-04-21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말씀 마음 속 깊이 새기고 갑니다. ㅎㅎ

nama 2020-04-21 19:50   좋아요 1 | URL
이런 독립서점이 계속 살아남아야 하니까요.^^
 

 

'코로나는, 교만해져서 설치고 다니는 인간에게 내리는 벌'이라는 친구 엄마의 말씀을 듣고 찔끔했다.  나 역시 '설치고 다니는 인간'이라서 내심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터였다. 날뛰는 마음을 어쩔 수 없이 책으로나 달래는 수밖에.

 

 

 

 

 

 

 

 

 

 

 

 

 

 

 

 

말랑말랑한 감상적인 문장이 눈 앞에서 스윽스윽 지나간다. 요즈음은 매끄러운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얘전같으면 한숨을 섞어가며 숨 죽이며 읽었을 문장들이다. 세월과 더불어 두텁게 겹을 두른 나의 한숨이 아무래도 방어벽을 쌓는 것 같다. 여행 대신 책이라고, 어쨌거나 떠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책으로 달래며 읽는다.

 

 

-200쪽

시간을 가장 잘 사용하는 방법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것과 여행을 떠나는 일이라는 것.

 

200쪽까지 읽어서야 마음에 드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분명 마음으로 읽는 좋은 문장들을 수없이 지나쳐왔을 텐데 이제서야 서서히 마음이 열리는 건 뭐람. 책보다는 내게 문제가 있다고 본다.

 

-217

그래, 먹어 보자. 그래야 뭐라도 쓸거리가 생기니까. 애벌레 하나를 집어 입 속에 넣었다. 혀 위에 놓인 애벌레가 꿈틀거렸다. 차마 씹지는 못하고 꿀꺽 삼켰다. 근데 목구멍 안쪽에 깊숙이 걸린 애벌레는 한번에 넘어가지 않았다. 여전히 살아서 꿈틀대고 있었다. 여러분 여행작가는 이런 직업입니다. 한 줄 문장을 쓰기 위해 애벌레도 먹어야 한답니다.

 

tv 여행관련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낯선 이상한 음식 앞에서 움찔 망설이는 장면을 보면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저런 여행 시켜주면 못 먹을 것도 없겠다.' 라고. 애벌레 먹고 여행작가된다면 그것도 해볼 만하지 않을까. 장담 못하지만.

 

-253

여행은 생을 잊는 그리고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

 

솔비투르 암불란도 Solvitur ambulando. 걸으면 해결된다. 이 말을 선언한 디오게네스 역시 여행자의 삶을 살았음에 틀림없고 끊임없이 걸어다녔을 것이다. 여행은 걷고 또 걷고 지치도록 걷는 것, 생을 잊고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저 걷는 것이다.

 

-265

운명은 언제나 우리를 괴롭히는 것 같습니다. 괴롭히는 것, 그게 운명의 운명 같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어두운 곳으로 자진해서 걸어 들어갑니다. 무릎을 웅크리고 혼자 있습니다. 어둠을 겪어 보지 않고서는 빛을 알 수 없는 법입니다. 마음속에 어둠이 없는 자는 세상을 건널 수 없습니다. 여행은 내가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일입니다. 사랑은 내가 가진 어둠을 당신과 나누는 일이구요. 이만큼 살아 보니 알겠습니다. 친구 따윈 필요 없더군요. 책과 음악, 그리고 어둠 한 줌이면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인생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는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일. 나의 어둠을 오롯이 지켜내야겠다. 지금 당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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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공서에 가서 머뭇거리면 누군가 달려와서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간이 카페의 키오스크 앞에서 잠시 카드를 만지작거리면 누군가 냉큼 달려와서 대신 해주려고 하고, 매표소에선 어르신 우대에 해당되지 않냐고 물어보질 않나... 어르신 되려면 아직 멀었는데..... 그런 친절을 바라지 않는데 세상은 자꾸 내게 친절을 베푼다. 아무래도 머리 염색을 해야 하나. 누군가에게 친절을 바란다면 빨리 늙어서 하얀머리 휘날리면 됩니다.^^

 

 

  

북플을 열면 거의 매일 이런 알림이 뜬다. 이런 알림이 뜨지 않는 날이 있었던가 싶게 거의 매일이다. 그냥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진 않았구나 생각하지만 가급적 지난 글을 다시 읽지는 않는다. 읽기가 싫다. 다만 무슨 책을 읽었나 싶어 슬쩍 열어보면 대부분 기억이 나지만 어떤 책은 매우 낯설게 다가온다. 이건 뭐지? 뭐가 되었든 그래도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견이나 독단일지라도.

 

 

 

 

 

 

 

 

 

 

 

 

 

 

 

 

글은 매끄럽지만 울림은 약한 책. 한 권의 책에서 두고두고 되새길 한 문장이라도 남으면 되지 뭐.

 

-58쪽

누군가의 슬픔을 알면, 정말 알면, 무엇도 쉬이 질투하게 되지 않는 법이니까. 어려운 형편은 모르고, '좋아 보이는' 면만 어설프게 알 때 질투가 생긴다.

 

-62

오늘 아침 소파에서 남편의 신간 시집을 읽다 이런 구절을 발견했다. "세월이 가면 우정은 사소해진다." 별일 없이 마음을 다치게 하네. 시는 이게 문제다.

 

 -280

멀어진 친구를 생각하면 한밤중에 갑자기 가난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마음을 탈탈 털린 기분. 

 

 

 

 

 

 

 

 

 

 

 

 

 

 

 

 

 

 

 

단순 여행자의 단편적인 경험 이상을 누리는 사람의 책. 질투하며 읽은 책.

 

-118

작은 언어가 모어인 사람은 시인이 될 확률이 높다. 시의 독자도 마찬가지다. 독일 시인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가 언젠가 신문에 썼다. 지금 시대에 시집은 크로아티아어로 출판되든 미국에서 영어로 출판되든 2천 부도 안 팔리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미국 인구는 크로아티아 인구의 60배쯤 된다. 그렇다면 비율로 따져 크로아티아에서 시집이 엄청 잘 팔린다는 말이다. 

 

-120

유럽은 프라하나 빈처럼 아름답고 오래된 수도가 많다. 하지만 현대식 생활을 해치지 않고 관광객을 만족시키려는 나머지, 너무 정리된 완성작 같다. 그에 비하면 소피아는 관광객도 거의 없고 생활도 그다지 쾌적하지 않다. 하지만 로마 유적, 비잔틴 교회, 터키 식민지 시대의 이슬람 사원, 내가 좋아하는 러시아 교회, 빈에서 공부한 건축가들이 세운 아르누보 양식의 건축, 소련식 건물 등 볼 것이 많다. 역사의 흔적이 거인의 발자국처럼 성큼성큼 남아 있는 곳에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아, 피곤하긴 하지만 흥분을 느낀다. 조그마한 과거를 만지작거려 기념품처럼 만든 소규모 '관광지'가 아니다. 역사라는 거대한 공사 현장에 던져진 듯한 감동이 밀려왔다.

 

*소피아: 불가리아 수도

 

-172

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었다. 일본은 택시 운전사가 몸도 마음도 프로인데, 독일은 원래 교사였거나 생활고에 시달린 시인 또는 예술가였던 사람이 택시 운전사일 때가 많다. 이 손님들, 자신들은 잘난 듯 문학을 하면서 나는 하찮은 운전사라고 생각하나 보네, 하고 확 액셀을 밟은 것이리라. 도시는 곧 운전사의 언어고 골목길은 운전사만 알고 있는 문법이다.

 

-207~208

일본에서 독일어를 공부하는 사람에게도 독일어로 일기 쓰기를 권하고 싶다. 문법이나 철자에서 틀리는 부분이 많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우선 무시하고 쓰고 싶은 말을 즐겁게 쓰는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모어로는 부끄러워서 쓰지 못했던 것을 아무렇지 않게 외국어로 쓸 때가 있다는 점이다. 매일 글쓰기를 하면 글이 이어져서 천을 짠 것처럼 또 다른 자기가 나올지도 모른다. 외국어 공부는 새로운 자기를 만드는 일, 미지의 자기를 발견하는 일이다. 나를 비롯해 일본어가 모어인 사람들은 일본어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웠다. 생각해선 안 되는 일, 입에 내서는 안 되는 말이 금기로 머릿속에 일본어로 설정됐다. 다시 말해 일본어로 글을 쓰면 자동적으로 금기를 건들지 않게 된다. 대신에 외국어로 글을 쓰면 이 금기를 배척하는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평소에 생각지도 못한 것을 과감하게 쓰기도 하고 잊어버렸던 어린 시절 기억이 갑자기 되살아나기도 한다.

 

 

 

 

 

 

 

 

 

 

 

 

 

 

 

 

 

 

'초기 자본주의와 르네상스의 확산' 시장이 인간과 미술을 움직이다.

 

대하소설을 제대로 읽은 적이 거의 없는데 이 책은 나오는대로 읽고 있다. 이 시리즈를 반복해서 한번 더 읽으면 내 것으로 소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 흐름으로 읽는 거라서 인상적인 부분을 옮기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6편에서는 '제대화'에 대한 안목을 기를 수 있어서 좋았다는 것을 말해둔다. 유명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종교화라고 싸잡아서 도외시했던 그림들을 조금은 볼 수 있게 되었다.

 

 

 

 

 

 

 

 

 

 

 

 

 

 

 

 

 

 

 

범우문고 시리즈를 아시는가?

1. 수필(피천득)

2. 무소유(법정).....288번 까지 출간되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범우문고 출신이다. 유명했다. 삼중당문고, 서문문고, 범우문고와 친하게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부담없이 구입, 지적 허기를 채워주었던 책들이다. 옛친구를 만난 기분이다.

 

-99

 

슬갑 도둑

 

남의 시문의 글귀를 따다가 제것인 양 쓰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슬갑(膝匣)이란 겨울에 추위를 막기 위하여 바지 위로 무릎에 껴입는 옷이다. 그런데, 어느 도둑은 남의 슬갑을 훔쳐서는 이것을 어디가 쓰는지를 몰라 이마에다 붙이고 나왔다가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는 것이다.

 

옛날에도 표절은 욕먹을 짓이었나보다. 도둑놈이니까.

 

 

 

 

 

 

 

 

 

 

 

 

 

 

 

 

 

스페인어를 독학해보겠다고 이런저런 책을 사보았지만 모두 작심삼일. 기초가 없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 터. 이 책만큼은 끝까지 읽고, 기초 단어 정도는 착실하게 노트정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왕초보가 읽기에 딱 어울리는 책이다.

 

 

 

 

 

 

 

 

 

 

 

 

 

 

 

 

 

 

멍멍이 머리맡에서 발견한 책.(우리집 개 소파는 책장 앞에 있다.) 딸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사준 책이다. 오우, 나도 제법 훌륭한 엄마였음을 입증하는 책.^^

중세에도 앞선 여성들이 많았다. 단지 우리가 모를 뿐. 그런 걸 가르치지 않을 뿐.

한 꼭지씩 읽어가며 연신 감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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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강아지 꼬마야 꼬마야 18
프랭크 애시 지음, 김서정 옮김 / 마루벌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글만 옮겨본다.

 

나는 아홉 형제 중 꼴찌였어요.

엄마 젖도 꼴찌로 먹고, 눈도 꼴찌로 떴어요.

우유를 핥아 먹는 법도 꼴찌로 배웠고요,

밤에 집으로 들어갈 때도 꼴찌였지요.

나는 언제나 꼴찌 강아지엿어요.

그러던 어느 날 팻말이 보였어요.

'예쁜 강아지 데려가세요'

다음 날 한 여자아이가 와서

우리 중 하나를 데리고 갔어요.

그날 밤 나는 걱정이 돼서 잠이 안 왔어요.

내 차례는 언제일까?

이번에도 꼴찌일까?

그 다음 날에는 한 남자아이가 왔어요.

"여기야, 여기!" 나는 소리쳤어요.

"이 강아지는 너무 시끄러워."

아이는 다른 강아지를 데리고 갔어요.

그날 오후에는 멋쟁이 아줌마가 왔어요.

아줌마는 나를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내가 아줌마에게 달려드는 바람에

철퍼덕! 우유 그릇에 엉덩방아를 찧었답니다.

이번에는 한 농부 가족이 나타났어요.

그런데 아저씨가 나를 안아 올리는 거예요!

나는 너무 좋아서 아저씨 코를 아, 물어줬어요.

결국, 농부 가족은 다른 강아지 둘을 데려갔지요.

우리는 셋이 됐어요.

그러다 둘이 됐고요.

또 나 혼자 남았어요. 꼴찌 강아지만요.

어느 날 드디어 내 차례가 왔어요.

커다란 손이 나를 들어 올려서는

한 작은 남자아이에게 데려다 줬어요.

우리는 차에 올라탔어요.

남자아이는 나를 자기 무릎에 앉혔어요.

그리고 나와 얼굴을 마주 댔어요.

나는 아이의 코를 핥아 주었어요.

아이가 까르륵 웃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너 이거 아냐? 넌 내 첫째 강아지야!"

 

 

우리 강아지가 생각나서 사온 동화책이다. 7~8년 동안 유기견으로 살다가 우리 가족이 된 지 1년 4개월 되었다. 얼굴이 어떻게 변했는지 눈여겨보시길 바란다.

 

 

왼쪽은 우리집에 처음 왔을 때 표정인데 뭔가 억울하고 불안한 표정이다. 사람에게 가까이 오지도 않고 만지는 것도 싫어했다. 지금은 밥상머리에 가까이 와서 음식 냄새를 맡기도 하고 소파 위에도 올라와 같이 앉아있기도 한다. 아주 잠시.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장난감을 물어뜯기라도 하면 우리는 환호성을 지른다. "드디어 개가 되었어!" 하고. 도무지 개다운 행동을 하지 않고 조용히 눈치만 살피는 모습만 보다가 조금이라도 변화를 보이면 식구들은 기쁨의 눈빛을 주고받는다. 개가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건 작지 않은 즐거움이다.

 

개와 함께 사는 건 새로운 경험이다. 하루에 꼬박 두 번씩 산책시키는 건 개를 위한 것이지만 사람에게도 활력을 준다. 가수분해 사료를 먹이니 늘 젖어있던 눈도 뽀송뽀송해져서 한결 깨끗해졌다. 이런 사료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경험치를 확대시킨다. 많이 배운다.

 

'개가 똑같지 뭐.' '개에게 쏟는 정성을 사람에게나 쏟지.'....이런 말들이 더 이상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개가 다 똑같지 않다는 것을, 개에게 쏟는 정성을 통해서 사람도 정성스러운 모습으로 성장한다는 걸 조금씩 깨닫게 된다. 개의 변화는 사람의 변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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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3-26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a님 잘 지내셨나요.
강아지 입양 소식 들은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그 사이 시간이 그렇게 많이 지났네요.
강아지 표정은 잘 모르지만,
왼쪽보다는 오른쪽이 더 편안해보여요.
앞의 페이퍼도 잘 읽었습니다.
기분좋은 하루 되세요.^^

nama 2020-03-28 04:25   좋아요 1 | URL
반갑습니다.^^
서니데이님 글도 늘 잘 읽고 있어요.
오른쪽 표정이 되기까지 시간이 걸렸어요.
개의 표정이 바뀔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답니다.
늘 좋은 날들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