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긴 장마가 드디어 끝났다. 이젠 좀 걸어야지.

 

 

바닷물이 많이 들어왔다. 사리 때인가. 예전에 우리 어머니는 손바닥을 펴서 손가락 마디를 짚어가며 사리와 조금 보는 법을 가르쳐주셨는데 내가 도통 알아듣지 못해서 지금도 잘 모른다. 그저 물이 많이 들어오면 대강 사리쯤으로 여긴다. 물난리로 수재민이 된 분들이 많은데 이런 사진을 올려도 되나....조심스러워진다.

 

 

 

 

 

 

 

 

 

 

 

 

 

 

 

칙칙한 자주색의 나문재. 볼수록 묘한 색깔이다.

 

 

 

방울토마토를 닮은 해당화 열매.

 

 

 

 

 

솔비투르 암불란도 Solvitur ambulando. ('걸으면 해결된다'는 뜻의 라틴어.)

솔비투르 암불란도

솔비투르 암불란도

솔비투르 암불란도

솔비투르 암불란도

솔비투르 암불란도

 

걷고 걷고 또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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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1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22 0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20-08-22 0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말 한 수 또 가르쳐주시네요.
솔비투르 암불란도

nama 2020-08-22 07:49   좋아요 0 | URL
<여행가방은 필요없어>라는 책에서 배웠답니다.디오게네스가 한 말이라네요.
 

 

 

 

 

 

 

 

 

 

 

 

 

 

 

80~90년대 김현의 글이 그리워 구입한 책.  지나간 것은 지나가게 해야 하나보다. 그렇게나 좋았던 것도 세월이 흐르니 퇴색하고, 돌이켜보는 짓도 허망하게 느껴진다. 사람도 글도....고전으로 남는 것의 위대함에 새삼 경의를 표하게 된다. 추억에서 부질없음을 빼도 남는 것이 자그마한 뼈다귀라면 그 뼈다귀라도 곱게 모셔놔야지 싶다. 그마저 남기지 않는다면 더 깔끔하겠지만. 아직은.

 

 

인상적인 부분. 내 말이....

 

쓰임새 있는 것만이 아파트에서는 존중을 받는다. (중략) 아파트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그대로 드러내고 산다. 그러나 감출 것이 없을 때에 드러낸다는 것이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은 감출 수도 있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사람은 자기가 드러내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숨겨야 살 수 있다. 그 숨김이 불가능해질 때에 사람은 사회가 요구하는 것만을 살 수밖에 없게 된다. 무의식은 숨김이라는 생생한 역동성을 잊고 표면과 동일시되어 메말라버린다. 표면의 인공적인 삶만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게 되는 것이다. (중략) 나는 아파트에 살면서 내 아이들에게 가장 부끄러움을 느낀다.    -42~43쪽

 

 

그래도 김현 선생은 지금보다는 훨씬 덜 미친 시대에 사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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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쓰신 분이 운영하는 <생각을 담는 집> 서점에 갔다. 막내이모가 살고계신 용인은 어렸을 때부터 자주 가서 낯이 익은 동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네비게이션을 따라 가는 시골길은 용인이 이렇게 깊었나싶게 낯설었다. 지난번 원주 <터득골 서점>도 산 속이라면 산 속인데  <생각을 담는 집> 은 더 깊은 산 속에 위치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시골 길인데 속으로 속으로 들어가다보니 자연 산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웅장한 단독주택의 자태. 당당함이 느껴진다. 북스테이도 하는 곳으로 한번쯤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설레게 하는 입구. 무엇이 있을까?

 

 

 

오른쪽 큰 서가는 열람용 도서. 진열된 책은 판매용이다.

 

 

 

정면에서

 

 

 

안에서 찍은 입구

 

 

 

큰 창 옆에는 피아노가 놓여 있고 전신을 비추는 거울도 있다.

 

 

 

북쪽으로 난 창문. 눈길을 사로잡는 공간이다. 책이 저절로 읽힐 듯하다.

 

 

 

북창에서 내다 본 바깥 풍경.

 

 

 

음악회를 알리는 공지문. 참여할 기회가 있으려나...

 

 

 

 

<시골책방입니다>를 읽고 왔다고 하니 주인장이 매우 기뻐하신다. 인천에서 왔다고 하니 더 고마워하신다. 잠시 후 텃밭에서 딴 끝물 상추라며 한 봉지 건네주신다. 김연수의 새 책 구매, 상추가 아니더라도 구매했을 터. 책도 이쁘게 잘 쓰시더니 마음씨도 참 곱기도 하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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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0-07-13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a님 방문기 읽고 흥미로와서 책을 검색해보니 저자 이름이 어딘지 낯익어요. 알고 보니 아주 오래 전에 이분이 쓰신 책을 두권이나 읽은 적이 있네요. 아들과 함께 올레길 걸은 이야기랑 음악 이야기요. 그동안 다른 책도 내셨고 이제는 서점을 하시는군요. 모르고 있었어요. 그 아들도 다 컸을텐데, 심심할 틈 없이 알차게 삶을 꾸리시는 분 같아요.
덕분에 또 구입하고 싶은 책이 생겼습니다.

nama 2020-07-14 07:37   좋아요 0 | URL
어쩐지 매장에 올레길이 들어가는 책이 있더라구요. 좀 더 자세히 볼 것 그랬네요. 매장에 볼 것이 많아 여기저기 눈길을 돌리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창밖은 또 얼마나 유혹적인지요. 저도 이 분의 책을 더 찾아봐야겠어요.

sabina 2020-08-09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용인 다녀오셨군요.
용인은 저의 본적지 이기도 하고, 특히 처인구 원삼면은 소녀기에 친정엄마 살던 곳이기도 하답니다.
엄마 모시고 일년에 한두 번은 다녀오는 곳인데.. 이렇게 예쁜 서점이 숨어 있는지 몰랐네요. 올 가을에 가게 되면 꼭 들러봐야 겠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nama 2020-08-13 09:31   좋아요 0 | URL
용인이 생각보다 넓더라구요.
이 책방은 요즘 다녀본 책방 중에서 제일 인상 깊었답니다. 내내 기억에 남아요.
이따금 불쑥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거리 때문에 시도하기가 어렵네요.
용인에 가신다면 일삼아 들러보세요. 좋은 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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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원주에 있는 터득골 서점이다. 원주 시내에서 떨어진 시골 서점이라서 과연 사람들이 갈까 싶었는데, 우리같은 사람도 가는데 뭐~~~

 

 

 

 

11시 개점시간을 한 시간 앞둔 시간에 도착했으나 건물 전경 사진 찍는 기회를 놓쳤다. 워낙 바지런한 사람들이 이미 인터넷상에 좋은 사진을 많이 올려놨는지라 사진에 대한 욕심이 그닥 생기지 않는다.

 

 

 

 

내부 공간이 다채로운데 손님들이 여기저기 있어서 몇 장만 겨우 찍었다.

 

 

 

 

 맞바람이 들어와서 시원하고 쾌적하다.

 

 

 

 

어?  언젠가 내가 급훈으로 사용했던 문장인데....

 

 

 

 

공간을 다듬고 또 다듬었을 것같은 정성을 느낄 수 있는 곳.

 

 

 

 

 

커피와 인도 짜이. 지금까지 국내에서 마셔본 짜이 중에서 가장 인도의 짜이다운 맛이 났다. 인도에서 공수해온 재료를 사용한다고 한다. 안주인 되시는 분이 인도에서 요가를 공부하셨다고 하니, 어쩐지....

 

 

 

 

요렇게 사진빨 잘 받는 장식품이 많은데 겨우 요것만... 욕심을 내려놓으니 의욕마저 사라진다는...

 

 

 

'아프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에게 한줄기 위로가 되는 말씀.

옆의 그림책은 안주인께서 쓰신 책.

 

 

바깥주인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분은 원주하면 유명한 장** 선생 책을 직접 출간하신 분이다. 내가 장** 선생의 조카되는 사람과 대학 동기라고 했더니 그 대학 동기의 남편과 친하시다고.... 세상은 의외로 좁기도 하구나. 또 한 말씀. 이런 외진 곳에서 서점을 하는 건 봉사활동이라고. 그래도 사람을 상대하면 삶의 긴장감이 생겨서 좋다고도 하신다. 어쩐지 이분과의 인연이 이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책 구매는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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