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을 고른다면?

 

 

"먹고 자고 사는 곳이라고 한 것은 참 적절한 표현이야. 이들은 뗄 수 없는 한 단어로 생각해야 돼. 먹고 자는 것에 관심 없이 사는 곳만 만들겠다는 것은 그릇만 만들겠다는 얘기잖아? 그러니까 나는 부엌일을 안 하는 건축가 따위 신용하지 않아. 부엌일, 빨래, 청소를 하지 않는 건축가에게 적어도 내가 살 집을 설계해달라고 부탁할 수는 없어."     - 106쪽

 

 

어디 건축가 뿐이랴.  A라는 아픔을 겪어봐야  타인이 겪는 A라는 아픔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 B라는 병을 앓아본 의사라야 B라는 병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 임세원 교수 같은.

 

 

 

 

 

 

 

 

 

 

 

 

 

 

 

근본적인 어떤 것에 도달하려면 끝까지 가봐야 한다. 요즘 메이플소프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이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행기여서 좋고

책이 두껍지만 사진이 많아 술술 넘기는 맛이 있어 좋고

여행, 책, 음악, 장소, 단어의 어원 등 소소한 정보가 많아서 좋고

무엇보다도

저자의 깊은 속내와 목마름, 열정 등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던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은 읽되 잡다한 기록은 가급적 삼가고 있는데 마침 이런 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십 대 청년들에게도 말했던 내용이다. 글쓰기를 연습하고 스펙도 쌓을 겸 서평단이나 기자단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이들을 본다. 그런데 쏟아지는 인터넷 서평이나 기사에서 한 존재가 드러난 글, 목소리가 생생한 글은 드물다. 책의 서문을 요약하거나 좋은 구절을 정리한 고만고만한 글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안 쓰는 것보단 낫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대답한다.

  글쓰기는 감각의 문제다. 남의 정신에 익숙해질수록 자기 정신은 낯설어 보인다. 들쑥날쑥한 자기 생각을 붙들고 다듬기보다 이미 검증된 남의 생각을 적당히 흉내 내는 글쓰기라면 나는 말리고 싶은 것이다.                 -139쪽

 

 

'고만고만한 글'도 부지런해야 쓰는 것이지만 제대로 된 글을 쓰려면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19-03-17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말씀입니다. 모국어지만 생각하고 말하고 싶은 것들을 글과 말로 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낍니다.
nama님, 오늘은 공기가 조금 차가운 일요일이예요.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nama 2019-03-18 06:49   좋아요 1 | URL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게 어렵지만, 그냥 책만 읽는다고 나오는 건 아니지요.
즐거운 월요일 되시길 바랍니다.^^
 

 

성철 스님의 책을 몇 권 읽다보니 반복해서 등장하는 말씀이 눈에 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그리고 성철 스님의 생가터에 세워진 갑외사에서도 만난 법어, '자기를 바로 봅시다'. 

 

 

(산청 갑외사)

 

 

자기를 바로 봅시다 (1982년 부처님오신날 법어)

 

자기를 바로 봅시다. 자기는 원래 구원되어 있습니다. 자기는 본래 부처입니다. 자기는 항상 행복과 영광에 넘쳐 있습니다. 극락과 천당은 꿈속의 잠꼬대입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자기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영원하고 무한합니다. 설사 허공이 무너지고 땅이 없어져도 자기는 항상 변함이 없습니다. 유형, 무형 할 것 없이 우주의 삼라만상이 모두 자기입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모든 진리는 자기 속에 구비되어 있습니다. 만일 자기 밖에서 진리를 구하면, 이는 바다 밖에서 물을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자기는 본래 순금입니다. 욕심이 마음의 눈을 가려 순금을 잡철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나만을 위하는 생각을 버리고 힘을 다하여 남을 도웁시다. 욕심이 자취를 감추면 마음의 눈이 열려서, 순금인 자기를 바로 보게 됩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부처님은 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것이 아니요, 이 세상이 본래 구원되어 있음을 가르쳐주려고 오셨습니다.

 

이렇듯 크나큰 진리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다 함께 길이길이 축복합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평론가 신형철이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에서 추천한 책을 몇 권 내리 읽었다.

그 중 노벨라 베스트 6.

추천 기준은 1. 소설일 것, 2. 시적일 것, 3. 짧을 것. '소설을 써야 한다면, 이렇게 쓰고 싶다.'고 한 작품들이다.

 

마루야마 겐지 <달에 울다>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다다를 수 없는 나라>

아고타 크리스토프 <어제>

배수아 <철수>

파스칼 키냐르 <로마의 테라스>

황정은  <백의 그림자>

 

이들의 공통점은, '이들은 '하는 법' 말고 '하지 않는 법'을 아는 작가들이다. 말하지 않고, 쓰지 않고, 이야기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최대한의 것을 이뤄내는 이들이다.'

 

 

 

 

 

 

 

 

 

 

 

 

 

 

 

 

 

 

 

 

 

 

 

 

 

 

 

 

 

 

 

 

 

 

 

 

 

 

 

 

 

 

 

 

 

 

이 세 권을 도서관에서 빌린 후 배수아의 <철수>부터 읽기 시작해서 <다다를 수 없는 나라>로 끝을 맺었다.

 

우선 이런 책을 이제야 읽는구나, 하는 후회 비슷한 원망의 감정이 일었다. 그간 돈 버느냐고 바쁘게 살긴 했지만 책을 아주 안 읽은 것도 아닌데...앞으로는 좀 더 신중하게 책을 선택해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온 세월보다 살아갈 세월이 짧은 건 확실하니까.

 

세 권 모두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길이여서 좋았다. 게다가 낭비없는 간결한 문장이 눈에 잘 들어왔다. 가장 시적인 작품은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 작품 분위기가 시적이다. 이야기의 힘이 느껴지는 작품은 단연 <다다를 수 없는 나라>. <철수>는 좀 난해한 느낌. 어렵지 않은 이야기를 어렵게 쓴 듯한 느낌이 들었다.

 

훌륭한 작품들이지만 다시 읽을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달에 울다>는 언젠가 다시 읽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적어도 두 번은 읽어야 할 것 같은 작품이다. 제목이 너무 시적이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세상엔 읽을 것도 많은데 때로 길잡이가 되어 주는 책이 있어 고마울 따름이다.

 

 

역시 신형철이 추천한 소설이다.

 

 

 

 

 

 

 

 

 

 

 

 

 

 

 

신형철이 평하기를 '<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읽는 중에 이미 다시 읽고 싶어지는 그런 이야기다.'라고 한 소설이다. 이야깃거리가 많은 소설, 즉 읽을거리가 많다는 얘기다. 읽다보면 가슴이 꽉 차오르는 느낌이 든다. 재기발랄하다고 해야 할까, 엉뚱하다고 할까. 이런 저런 황당한 얘기에 빠져 키득거리다 보면 어느새 추리소설의 반전 같은 웅덩이에 빠진 느낌도 들고,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지 않을 수 없는 소설이다. 기발함의 끝을 보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하며 읽게 되는 소설이다. 혹여 소설을 쓰겠다고 벼르고 있다면 이 책 한번 읽어보시라. 이 책을 읽고 기가 꺾이지 않는다면 그대는 소설을 써도 된다, 라고 말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