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기행 - 사하라에서 산티아고까지
김인자 지음 / 눈빛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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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가 봐야지.
지금까지 읽은 모로코 여행기중 최고.
맨 끝장의 이 말도 최고. ˝내게 여행은 밥이다. 아니, 심폐소생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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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에서 일주일을 - 그들은 왜 행복할까
유승호 지음 / 가쎄(GASSE)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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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를 미리 엄청나게 공부하고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코펜하겐에서 일주일을 보냄. 작은 나라에 촘촘히 엮인 인간관계가 바탕을 이룬 신뢰사회. 목수나 의사나 똑같이 인정 받는 착한 사회. 이를 뒷받침하는 복지정책. 우리에겐 너무나 먼 남의 나라 얘기네,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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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집시 - 미지의 세상으로 뛰어든 한 가족의 짜릿한 세계일주 방랑기
다카하시 아유무 지음, 최윤영 옮김 / 에이지21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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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껴쓰려고 포스트잇을 붙여놓은 곳이 열세 군데인데 해야할 일이 많아서 도저히 모두 옮기지 못하는 게 아쉽다. 4년간 어린 두 자녀, 아내와 함께 세계일주를 한 여행기치고는 무척 소박한 모양새라서 언뜻 눈에 띄지 않는다. 비주얼이 중시되는 세상에 살다보니 제대로 된 것을 가려내는 것도 만만치 않다. 책 조차도. 서양 속담에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라는 말로 겉모습을 보고 판단하는 것을 경계했건만 이 벽을 넘는 게 쉽지 않다. 책을 읽으면 뭐하나, 이런 것 하나 뛰어넘지 못하니. 하여튼 이 책은 겉모습이 무지 소박하다는 걸 말하고 싶다.

 

사진 한 컷에 많지 않은 분량의 짧은 글. 사실 말은 길게 할 필요가 없다. 하고 싶은 말만 딱 하는 것, 그게 더 어려운 법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보면 처음의 선입견에서 점점 더 놀라운 감탄으로 바뀌게 된다. 어? 이 양반 보통이 아니구나, 하고.

 

옮기고 싶은 여러 글 중 두어 개 베낀다. 이것도 마음이 바쁘다.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좋아하는 것이 좀처럼 돈으로 이어지지 않는 고통이나

하찮은 질투나 짓궂은 말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마음과 신체를 가지고

욕심은 있지만 가끔씩밖에 화내지 않으며

 

항상 남색의 머릿수건을 쓰고 돌아다니며

하루에 담배 두 갑과 콜라, 피자, 오키나와 소바를 먹고

모든 일을 내 몸으로 자세히 보고, 듣고, 느끼고, 소중한 것 이외는 전부 잊어버리며

 

바다 가까이에 자리한 커다란 집에서 가족과 화목하게 살며

좋은 음악이 흐르고 맛있는 요리와 술이 있고

친구들이 왁자지껄하며 늘 기분 좋은 바람이 불며

 

북쪽에 오로라가 나왔다는 소리를 들으면 달려가서 지구의 웅장함을 느끼고

남쪽에 좋은 무인도가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헤엄쳐 건너가 생명력을 수련하고

동쪽에 고민하고 있는 친구가 있으면 한 손에 술을 들고 찾아가 아침까지 이야기 나누고

서쪽에 소중한 사람이 괴로워하고 있으면 목숨 걸고 지키러 가며

 

슬픈 밤은 최고의 ROCK으로 스스로를 격려하고

그래도 슬픈 밤이면 혼자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모두에게 자유인이라 불리며 칭찬받고 미움받기도 하며

이번 인생에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을 소중하게 대하며 이대로 즐겁게 살아가다가

언젠가는 아내 사야카의 손을 잡고 웃으며 함께 눈을 감는다.

 

그런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좋은 일이 있기 때문에 힘이 나는 게 아니다.

힘을 냈기 때문에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멈춰 있으면 마음은 흔들린다.

움직이고 있으면 마음은 안정된다.

 

방향은 직감으로 충분하다.

우선 한 걸음 내딛자.

 

미래는 걸으면서 생각해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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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30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nama 2015-03-30 09:4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수이 2015-03-30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주문했어요!

Juni 2015-03-30 11:46   좋아요 0 | URL
큰일이네요 !! 이책보면 당장 떠나고 싶어지실겁니다 ㅋㅋ

nama 2015-03-30 14:22   좋아요 0 | URL
아, 좋은 책이긴 한데...책임 못져요^0^

수이 2015-03-30 14:24   좋아요 0 | URL
꺅 ㅠㅠ 오면 읽어보고 호호호

라로 2015-03-30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이리 책 선전을 잘 해주시니 당장 읽고 싶어져요!!!엉엉엉

nama 2015-03-30 14:26   좋아요 0 | URL
당장 읽으면 당장 떠나고 싶어져요.
마음대로 마음껏 살아도 될 것 같은 희망? 도 생겨요.

파란나라 2015-03-31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에 꼭 찍어 박히는 느낌이 있는 말들, 늘 감사합니다.
간간히 들어옵니다만, 답문을 잘 남기지 못해 죄송하구요.
오늘은 <마음대로 마음껏 살아도 될 것 같은 희망이 생겨요.>가 쏙 들어옵니다.
(옆에 있진 않아도 옆에 있는 듯해 좋습니다. ^^*)

nama 2015-03-31 20:25   좋아요 0 | URL
옆에 있는 듯한...불확실함이 좋습니다. 궁금해서^^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 커피 향을 따라간 호또리아 가족의 생활연극기
이재선 지음 / 효형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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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인생이고 인생은 여행이다.'(285쪽) 연극, 인생, 여행이라는 단어를 앞뒤로 이리저리 바꿔도 결국은 같은 뜻이 된다. 고로, 연극=인생=여행이 성립된다. 그리고 이 책은 이렇게 연극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쓴 책이다.

 

초등생인 두 자녀와 아내를 이끌고 대책없이(?) 콜롬비아로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읽는 내내 부러웠다. 그렇게 살아도 되는데...발목 잡힌 삶을 유지하고 하루하루 꾸역꾸역 버텨내기 위해 때로 눈물경운 일상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되고, 삶의 또다른 가능성을 꿈꾸게 해준다. 읽는 것만으로도 잠시 행복해진다. 그래 이렇게 살아도 돼, 하고.

 

연극은 끊임없이 생활을 닮으려고 하는데 정작 생활은 왜 연극처럼 내 가슴을 뛰게 하지 않는 것일까? 연극은 늘 다른 연극들과 다르게 보이려고 노력하는데 생활은 왜 늘 남들과 다르면 불안해하며 똑같아지려고 할까? 생활도 연극처럼 남들과 다르게 해볼 수는 없을까? 내가 사는 마을이 무대가 되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배우가 될 수는 없을까? 그들과 가슴 뛰는 연극 같은 생활을 할 수는 없을까?

말도 안 되고 현실성 없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바로 그 엉뚱한 생각이 콜롬비아행의 시작이었다.  (284쪽)

 

이 책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유쾌하고 목소리의 톤이 살짝 올라가 있다. 여행의 설레임 같은 분위기라고나 할까. 인생을 연극처럼 여행처럼 살아가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들떠있는 기분에 나도 모르게 동화되고 만다. 지은이가 유일하게 목에 힘을 주고 진지하게 쓴 부분이 위에 인용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이유다.

 

이 가족의 연극 같은 생활이 무탈하게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 가슴 뛰는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고 현실성 없는' 삶이 아닌 것이다.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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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단은 즐기고 보련다>를 재밌게 읽었다. 그리고 이 책. 도서관 서가에서 눈에 들어올 때마다 읽을까 말까를 망설였었다. 그러기를 4년 째, 드디어 오늘 읽었다. 그간 이유도 없는 약간의 선입견 때문에 주저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이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다. 웃음과 눈물로 범벅이 되면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깨끗하게 읽었다. 생선살을 깨끗이 발라먹듯이.

 

재미와 감동. 이 낡은 표현이 이 책에는 참 잘 어울린다. 시간을 이겨내고 이 책이 부디 오래 살아남길 바라는 마음이다. 출간된 지 오래되었다고 도서관 서가에서 사라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나 같은 눈 어두운 독자에게도 기회를 줘야하니까.

 

나는 아무래도 재미보다는 눈물을 찔끔 흘리게 하는 부분에 더 마음이 머문다.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면 함께 울었을 지도 모른다.

 

  살기가 힘들어서 죽을 결심을 하고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찾아뵈었을 때, 내 마음을 아시기라도 한 듯 어머니께선 내게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넌 이제 괜찮다. 더 이상 잃을 것도 없고 더 이상 망할 것도 없다. 맨 밑바닥까지 갔으니 이젠 올라오는 길밖에 안 남았어."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머니의 그 한마디에 용기를 얻어 나는 다시 일어섰다. (133쪽)

 

자식 키우던 얘기 하나 더.

 

   나는 아이들을 참 엄하게 키웠다. 십수 년이 지난 뒤까지도 마음에 걸린 일이 있다. 아버지 장례식 때 문상객들 있는 데서 작은애가 밥투정을 하며 칭얼댔다. 어른들 앞에서 야단치긴 그렇고, 그냥 두지도 못하겠고 그래서 밖으로 업고 나갔다. 다섯 살배기 아들은 과자라도 사줄 줄 알았는지 등에 업혀 노래를 불렀다. 그런 걸 집 뒤 산으로 올라가서 눈밭 위에 내려놓고 느닷없이 뺨을 때렸다. 대번에 코피가 터졌는데 닦아주지도 않고 눈으로 닦으라고 소리쳤더니 울지도 못한 채 눈을 뭉쳐 피를 닦아냈다. 왜 맞았는지 설명해 주었더니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며 눈 위에 무릎 꿇고 앉아 고사리 손 모아 쥐고 싹싹 빌었다. 그후로 밥상 앞에서 칭얼대지는 않았다.

   그러나 나는 그 일이 오랫동안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얼마 전에 아들에게 "이 에미가 너무 엄하게 대해 미안하다"고 그때의 일을 적어 사과 메일을 보냈다. 아들은 답장을 보내왔다. "아이구, 어머니가 이제 늙으셨나봐요. 전 그리운 추억으로 남아 있는데 무슨 말씀이세요?" 상처로 남았을 수도 있을 텐데 그렇게 말해 주는 아들에게 더 미안하고 고마웠다. (143쪽)

.

힘들게 길을 걸으면 그만큼 현명해지는 걸까? 더 겸손해지고 겸허해질까? 더욱 더 자연에 가까워질까?

 

자연의 모습을 담으며 아들이 더 낮아지고 작아지는 법을 배울 수 있길 바란다. (231쪽)

 

어느 날 직장과 직업에 대한 고민이 깊어져서 길을 헤매게 될 때 나는 이 분의 결단과 한 발 한 발 내디딘 그 용기를 흉내내게 될 지 모르겠다. 꼭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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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7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09 0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5-03-07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설프게 머리로 한 생각으로 쓴 글보다 이렇게 몸으로 겪고 몸으로 단련된 글에서 감동을 받을때가 있지요. 저도 이 책 꽤 오래전에 읽었는데 인용해주신 부분은 지금도 기억이 나요. 지금은 돌아가신 저자의 어머니 사시는 모습이 TV 인간극장에서 방송된 적이 있어서 봤는데 저자 블로그에서 힘들게 투병하시다가 돌아가시는 과정 읽으며 저도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nama 2015-03-09 07:16   좋아요 0 | URL
울림이 큰 책이에요. 친구들에게 <일단은 즐기고 보련다>를 추천했는데 이 책으로 바꿔야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