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의 책장 - 어느 희귀서 수집가가 찾아낸 8명의 ‘숨은’ 오스틴
리베카 롬니 지음, 이재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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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카 롬니는 희귀 서적을 모으는 콜렉터로 우리가 열광하는 제인 오스틴이 열광했던 여성 작가들을 탐험한다. 셜로키언인 그녀가 18세기 문학계에서 사라진 여성 작가들을 발굴해 내는 그 여정이 얼마나 스릴 있는지!


한 사람, 한 사람 넘어가는 것이 아까울만큼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모든 작가들을 사랑하게 되었고, 그들의 책을 읽고 싶어 갈급한 심정이 되었다. 읽지 않을 변명의 여지를 싹둑 잘라내듯 18세기 작가들의 작품들은 구텐베르크 프로젝트에서 너무나 쉽게, 내 이북 리더기들로 다운 받을 수 있었다. 전자책으로 편하게 볼 수 있고, 예상외로 첫페이지부터 너무 재미있는 책들이 많았고, 읽고 싶은 마음 또한 충만했으나, 전자책 페이지가 만 페이지, 이만 페이지 훌쩍 넘어가는 것을 보고, 아, 길게 봐야하는구나. 그래, 18세기에는 스마트폰도 없고, 다른 오락거리도 없으니, 책이 재미있었겠지. 길수록 더 좋았겠지. (분량으로 돈을 받아서 더 길게 쓰기도 하고, 돈의 압박 받아서 분량을 미처 못 채우고 줄이는 일도 있어서 안타깝기도 하고) 언젠가는을 기약하며 고이 저장해두었다. 종이책 구하기가 비교적 쉬웠던 <우돌포의 미스터리>와 <피메일 키호테> 는 원서 종이책으로 샀고, 앤 래드클리프의 <숲 속의 로맨스>, <시칠리아의 로맨스>, <이탈리아인>과  엘리자베스 인치볼드 <단순한 이야기> 는 번역본으로 나와있다. 


각 여성 작가들의 작품과 생애, 제인 오스틴과의 관계와 왜, 어떻게 그들이 사라지게 되었는지를 추적하는 중간 중간, 책에 대한 사랑 고백과도 같은 글들이 줄줄 흘러나온다. 


“책은 마음 내키는 대로 펼치고 덮을 수 있다. 낙엽이 바람결에 뜬금없이 흩날리길 반복하듯이 자유롭게. 등장인물이나 작가와 교감하면 항상 맴돌던 외로움이 가라앉는다. 하지만 꼭 인물에 공감해야만 책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차이점도 대조를 통해 나를 되비춘다. 책은 남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창인 동시에 내 마음을 알게 해주는 거울이다.” (25)


저자는 오스틴의 시대의 당대 작가들을 파고들면서 18세기에 소설이 해악으로 인식됐다는 증거들을 지속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소설은 “위험한 것”이고, “지나치게 외설적”이었고, 당시 젊은 여성들에게는 품격, 예의범절, 취향을 가르치는 명분으로 품행서(conduct book) 이 유행했다. 


“여성들이 소설 때문에 남자 보는 눈이 너무 높아져서 결혼을 기피한다니.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여성이 늘어나고, 책을 쓰는 여성도 늘어났다. 


제인 오스틴의 책장에서 처음 소개되는 여성 작가는 당대에 비범한 천재성으로 유명했던 프랜시스 버니다.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까지 사실주의 작가로 찬사받았으나 19세기 중엽, 제인 오스틴의 명성이 높아지기 시작하자 버니는 오스틴과 비교되며 폄하된다. 


“마치 여성 소설가에게 할당량이 있는 것” 처럼 제인 오스틴이 있으니 그 자리가 차서 다른 여성작가들은 비교의 대상으로만 여겨진다. 그리고 이 현상을 나타내는 말도 있다. ‘스머페트의 법칙’ 이 부분 읽으면서 정말 그러네! 속으로 외치지 않을 수 없었다. 문학 정전에서 밀려난 여자 작가들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말일 것이다. 


또한 이 책의 다양한 환경의 다양한 작가들에게 공통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당대 여성들의 지위이다. 제인 오스틴을 포함해 당시에 인기 있었던 소설들을 ‘구혼 소설’이라는 장르로 부른다는 것을 알았고, 이전에 사랑과 결혼만이 인생의 전부인 것 같은 이야기들에 조금이라도 거부감이 들었다면, 그것이 18세기에는 더욱 더 법적으로 경제적으로 여성의 삶과 운을 옥죄는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된다. 


프랜시스 버니의 이름은 구텐베르크 프로젝트에 패니 버니로 나와 있다. 영문학자 두디는 ‘패니’는 낮잡아 보는 약칭으로 무해하고 유치하고 내숭 떠는 어린 여성의 인상, 비평가 닫수가 그녀에게 바라는 이미지를 심는다고 지적했다. 헨리 필딩을 해리 필딩이라 부르지 않고, 제임스 보즈웰을 제미 보즈웰이라고 하지 않는데, 프랜시스 버니의 이름을 본인이 선호하지도 않았던 패니 버니로 책에 새겨버리다니. 뒤에 나올 여성의 이름을 지우는 다양하고 치졸한 방법들 중에 하나다. 


다음으로 나오는 작가는 제인 오스틴 외에 유일하게 낯익은 이름 ‘앤 래드클리프’이다. 고딕 소설을 좋아해서 낯익은 작가이다. <숲 속의 로맨스>, <시칠리아 로맨스>, <이탈리아인> 이 번역본으로 소개되어 있다. 


(.....) <우돌포>를 읽는 동안만큼은 누구도 나를 비참하게 하지 못할 것 같아.”
- <노생거 사원>의 캐서린 몰랜드 


여기 소개된 모든 이야기들을 읽어보고 싶었고, 그 중에 더 많이 읽고 싶었던 책들이 있었지만, 가장 읽어보고 싶은 책은 앤 래드클리프의 <우돌포의 비밀 The Mysteries of Udolpho> 이다. 제인 오스틴의 책장에 나온 책들 중 가장 먼저 주문한 책이기도 하다. 저자 또한 <우돌포의 비밀>이 자신의 평생 최고의 독서 경험 중 하나였다고 말하고 있다. <우돌포> 는 자기 삶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한 여성이 그것을 되찾기 위해 분투하는 내용이고, 자율성은 18세기의 여성에게 그랬듯, 21세기의 여성에게도 중요하다. 저자는 <우돌포의 비밀>을 읽은 후 고딕소설의 중심 요소인 풍경을 인물처럼 다루는 비법에 대한 심미안이 생겼다고 한다. “래드클리프는 작가가 풍경과 건축의 분위기 묘사를 통해 어떻게 인물의 정서를 드러내고 독자의 기분까지 지배하는지 보여주었다.” 


“ 나 이 책 너무 좋아! 평생 이 책을 읽으며 살고 싶을 정도야. 너를 만날 약속만 아니었으면, 천금을 줘도 책을 놓고 나오지 않았을 거야.” - 제인 오스틴, 노생거 사원


앤 래드클리프는 젠트리 계층 출신으로 웨지우드의 사업 파트너였던 삼촌 토머스 벤틀리의 후견을 받았다. 그는 여행 경험과 학식을 갖추고 있었다. 고미술을 연구했고, 어린 앤이 벤틀리의 피후견인이 되어 그의 집에 들어간 시기는 그가 고딕 건축 전시회를 위한 연구를 막 시작하였던 때라고 한다. 


고딕 건축과 관련한 온갖 서적과 판화, 주에 후기의 고딕 교회와 유적을 담은 그림들이 가득했던 집에서 자란 앤은 훗날 생생하게 묘사되는 고성과 수도원으로 고딕 소설의 붐을 가져왔다. 


이 외에도 저자가 가장 사랑하게 된 도발적인 샬롯 레녹스, “솔직히 말해 제게 얼마간 야망이 없지 않습니다.” 라고 말하는 샬록 레녹스 소설보다 더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도발적인 글을 쓴 그녀의 책들 중에서 주문한 책은 <여자 돈키호테 Female Quixote> 이다. 기사도에 심취한 돈키호테가 풍차를 적으로 착각해 달려들었다면, 이 책의 애러벨라는 기사답게 행동하지 않는 모든 남자를 자신을 납치하려는 악당이라고 믿는다.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 이야기이다. 여자 키호테! 


다양한 개성과 형편의 여성 작가들, 열정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글을 써서 크게 성공했던 여성 작가들을  제인 오스틴 한 명만 남기고 지워버린 이들은 누구인가? 이와 같은 의도된 망각에 맞서기 위해서는 책을 읽는 수밖에 없다. 리베카 롬니 이전에도 제인 오스틴의 편지나 소설에 쓰였던, 제인 오스틴이 읽었던 이 여성 작가들을 발굴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그 씨앗을, 더 나아진 읽기 환경에서, 리베카 롬니가 아주 훌륭하게 이어 주었다. 이 다음은 독자의 몫일 것이다. 


제인 오스틴이 포함된 문학의 계보, 세월이 지나면서 정전에서 밀려나 우리가 알지 못했던 작가들과 소설들을 이제야 알게 되는 것은 분하고, 억울하고, 정신이 번쩍 드는 동시에 반갑고, 신나고, 엄청 기대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소파와 고양이와 담요 사이에 몸을 묻고, 제인 오스틴이 애독했던 책을 읽기 시작했다.”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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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 안 읽힌다. 정리 하면서 읽어야지. 


1부 생산과 재생산 체계로서의 자연 

1장 동물사회학과 정체(body politic)의 자연경제: 지배의 정치생리학 


- 정치학과 생리학의 결합. 

- 현재의 자연과학, 특히 사회집단과 행동을 설명하는 학문 분야에 지배 개념이 깊이 관여함. 

- 이에 따른 지식과 실천이 사회적 통제의 주요 토대가 됨.

- 자연과학이 만들어 낸 지식이 지배에 봉사해 왔고, 여성은 과학에서 전반적으로 배제되면서 더욱더 착취됨.


- 동물사회학(Sociobiology) : 대표 인물 E.O. 윌슨의 핵심 주장은 인간의 행동(성별차, 공격성, 가족 구조, 성역할 등)은 유전자와 진화의 결과이므로 사회적 불평등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 (예 : 여성의 양육은 생물학적 본성). 과학의 탈을 쓰고, 기존 사회 질서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작동. 


- 동물은 인간의 기원, 즉 합리성, 경영, 문화 이전의 정수를 보여 줄 자연 대상이라는 특수한 위상을 가지고 인간의 정체에 구현된 억압적 질서를 합리화하고 자연화하는 데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옴


( 페미니즘 과학으로 읽혔던 '암컷들' 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동물을 통해 인간을 설명하려는 것에 설명할 수 없는 찜찜함을 느꼈는데, 과학철학에서 답을 찾아봐야겠다. 이 외에도 동물을 동물 그 자체로 봐야지, 인간의 말로 번역하려는 것 지양해왔는데, 이것도 연결되어 있을 것 같다.)  


- 동물 자신과 우리에게 동물이 갖는 의미를 우리 맘대로 생각해 버려서도 안 된다. 



- 정체(body politic) : 사회는 하나의 몸, 국가는 하나의 유기체, 각 계급, 성별, 인종은 기관(장기) 


* 이 과학으로 이득을 보는 이는? 

* 과학적 설명이 '자연'이라고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 과학적 설명의 주체와 배제된 존재는?


- 샌드라 하딩은 과학을 남성 중심으로 보았고, 약자/ 억압 받고 배제된 자들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입장론(standpoint)과 페미니스트 인식론을 내세웠다. 


- 도나 해러웨이는 과학은 권력의 이야기이고, 위치 지어진 지식located knowledge 이며, 사이보그/혼종을 내세움. 


- 자연은 정치, 과학, 언어가 함께 만든 개념. 


애덤 스미스, 맬서스, 다윈 언급되고..


- 프로이트, 노먼 브라운,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나온다. (섹슈얼리티에 관한 설명에서 이론을 시작하여 문화적 억압의 역학을 첨가하고 개인적 신체와 집학적 신체를 해방하는 시도) 


- 프로이트는 성적 욕망, 본능, 차이에서 모든 것이 비롯된다고 봄. 해러웨이에 의하면, 

"성을 위험하고 자연적인 것으로 간주, 정체를 생리학적 출발점으로 보는 전통적인 과정을 반복한다." 


- 노먼 O. 브라운은 진정한 해방은 환상과 황홀경, 자연을 물신 숭배의 대상으로 만듬.

해러웨이는 자연 자체가 역사적,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이라고 했고, 성을 유일한 해방으로 두는 것을 비판함. 

"신체를 구하기 위해 문명(정체)를 거부" 


- 파이어스톤은 <성의 변증법>에서 여성 억압의 근원은 생물학적 재생산에서 오고, 임신, 출산을 여성 억압의 핵심으로 본다. 기술로 성차를 없애서 해방 가능하다고 했고, 해러웨이는 이에 기술 또한 권력의 산물이고, 사회 관계와 분리된 신체는 없음을 강조함. 


- 영장류를 인간의 모델로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 동물을 그 자체로, 보다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기. 영장류가 인간과 무관한 방식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환경과 관계를 맺는지 이해하기. 


뭐, 제대로 이해하고 쓰고 있는지 긴가민가 하지만, 계속 읽어나가면서 추가하고, 고쳐야지. 

















민음 모던 클래식 다시 읽고 싶다아아아 

1장의 맨 앞과 맨 뒤에 인용되는 <시간의 경계에 선 여자> 읽고 싶다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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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한 것 같지만, 미처 못 했던 것 비소설 위주로 뽑아놓았던 것 올려본다. 



박선영 기자의 <그저 하루치의 낙담> 

이 책 이야기가 계속 보이길래 궁금해졌다. 장일호 기자의 <슬픔의 방문> 이 좋았던 것도 생각나고. 

그저 '하루치의' 낙담인데, 가슴에 불을 안고, 머리가 활활 타오르고 있잖아.. 


"모든 지긋지긋한 것들은 그 위치에너지의 힘으로 끝내 우리를 구원한다. 너무나 지쳤다는 것, 지긋지긋하고 넌덜머리가 난다는 것. 입을 뻥긋할 기운도 없는 깊은 절망과 피로. 이것은 엄청난 에너지다. 세상의 많은 혁명은 넌덜머리의 에너지로 발발했으며, 지긋지긋의 에너지로 세상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눈에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도록 만드는 가공할 힘, 넌덜머리. 지긋지긋." 


















천젠, 저우언라이 


필로스 시리즈로 나온 저우언라이 평전이다. 1068쪽, 78,000원 

저우언라이에 대해 잘 몰라서 보고도 지나쳤는데,중요한 책이라고, 다시는 나올 수 없는 책이라고 자꾸 탐라에 올라와서 일단 담아본다. 저우언라이는 중화인민공화국 건설의 주역이자 초대 총리였고, '영원한 인민의 총리'이자 '독재자(마오쩌둥)의 부역자'라는 모순된 평가를 동시에 받는다고 한다. 한 정치가의 생애를 넘어 20세기 중국 정치사에 대한 결정적 기록. 
















웬디 희경 전, 차별하는 데이터 : 상관관계, 이웃, 새로운 인식의 정치 


방송문화진흥총서의 책은 생소한데, 이 책 추천으로 떠서 어떤 책인지 보고 있다. '차별하는 데이터'라는 제목은 직관적이라 어떤 이야기 할지 짐작 가지만 '차별의 증거를 폭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알고리듬과 기계학습의 절차와 논리, 예측의 수준에 내재된 편견을 해보' 한다고 한다. 관련 지식이 얕아서 그런지, 책소개나 목차만으로는 어떤 책일지 긴가민가한다. 

AI 관련 이슈들은 팔로업 하려고 하고 있어서 읽어야 하나도 긴가민가중 



















존 버거 <세상 끝의 기록> 


어디서 많이 보던 사진들인데, 찾아보니, 2004년에 나왔던 <세상 끝의 풍경>이 새로 나왔나보다. 

존 버거 한참 많이 읽을 때 나왔던 책이라 다시 보니 반갑다. 
















제임스 우드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 

삶과 문학, 읽고 쓰기에 관한 네 번의 강의, 신형철의 해제가 있다. 

"나의 이상적 자아(되고 싶은 나)에 가까운 비평가"라고 했네. 


"문학, 특히 소설은 은폐와 거짓의 습관에서 잠시 벗어나 숨 쉴 틈을 허락해주었는데, 부분적으로 소설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은유적 버전이라 할 수 있었고 책이라는 세계는 의미 있는 진실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혹은 픽션)을 사용하는 곳이었다. 청소년기에 장편소설이나 단편소설이 완벽히 자유로운 공간이라는 숭고한 발견을 했을 때 온몸으로 느꼈던 전율이 아직도 기억난다. 소설이라는 무한한 자유 공간 안에서는 어떤 생각도 할 수 있고, 어떤 말도 내뱉을 수 있었다." 





















그레이스 조 <유령 연구> - 비밀에 부쳐진 말들, 삭제된 존재의 배회, 트라우마의 체현


그렇게 좋다던 <전쟁 같은 맛>도 몇 번 빌리기만 하고, 결국 못 읽었는데, 그레이스 조의 두 번째 책 <유령 연구>가 소개되었다. <전쟁 같은 맛> 보다 먼저 나왔던 책이라고 하니, <유령 연구> 읽고 읽으면 좋겠다. 


"너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내 가족 안에서 일어난 어떤 특정한 일이 아니라, 침묵이 어떻게 내 일상의 짜임을 규정하게 됐는지에 대해서 말이야." 


트라우마의 주체가 보고 듣지 못한 트라우마를 대신 보고 들을 수 있는가?


삭제된 층들이 셀 수 없이 많을 때 진실에 이를 수 있는가?





















로맹 가리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는다> 


세계문학전집 읽기가 올 해의 책목표라서 새로 출간되는 세계문학전집들 계속 체크하고 있다. 

아, 얼마만의 로맹 가리인가. 문동에서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는다> 새로 나왔고, 깃털 이미지가 멋지다. 

찾아보니 <자기 앞의 생> 새로 나온 것도 멋지네. 
















지난 주는 방학 끝나고 일상 복귀 주간이었는데, 어영부영 보낸 것 같다. 설마 적응 주간? 

1년에 방학이 일곱 번 있는데, 방학 있을 때마다 적응 주간 보내면 1년에 14주를 적응만 하다가 보낼 작정이냐고. 

나는 야간 쉬프트도 아니고, 그냥 아침과 저녁을 오가는 것 뿐인데도 이렇게 몸과 마음이 따라가기 버거운데, 

나이트 쉬프트는 얼마나 더 힘들단 말인가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 를 읽고 있어서 아, 힘들다. 아, 힘들어. 반나절만에, 혹은 2-3일만에 할 일을 막 보름 넘게 걸려서 겨우 시작하고, 무급 일하고, 물류, 택배, 아.. 힘들다. 저자의 글이 좋아서 술술 읽히고 있기는 하지만, 이래저래 많은 생각이 들고 있다. 


이 동네는 다들 일찍 자서, 해 지면 조용해지고, 거리에 사람 없고 (아, 해 있을 때도 사람 없구나. 등교시간과 하교시간만 많다.) 저녁 9시, 10시만 되어도 아파트 모든 동의 불이 대부분 다 꺼진다. 이번 주 수면 패턴 박살나서 (아니, 사실 지난 주부터, 터) 밤 늦게까지 깨서 책 읽고 있는 시간들이 있었는데, 깜깜한 중에 쿠팡 트럭이 열두시 넘은 시간에 불을 밝히고 와서 배달 하고 있는 것을 몇 번 보았다. 날도 따뜻하고, 고양이도 재촉해서 창문도 열어놓고 있었어서 깜깜한 어둠 속의 노란 불빛은 따뜻하게 느껴졌는데, 시스템 개선은 꼭 필요하지만, 밤을 밝히고 다니는 개인들이 아프지 않고, 낮에라도 잘 자고, 잘 보답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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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담카레와 치폴레소스 한끼통살 닭가슴살을 프라이팬에 올려두고 사정을 깊이 알고 싶지 않은 대박 세일로 쟁여둔 통곡물햇반을 전자렌지에 돌려두고 데워지기를 기다리면서 새해의 첫 달도 반이 훌쩍 지난 아침, 신간 마실 시작 


아, 배고파 


방학이 끝났으니 이제 원래 루틴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여전히 끼니만 챙기고, 밥을 잘 안 챙겨먹고 있다. 

어제는 황태 국밥 (컬리, 6,000원 2인분)을 늦은 아침과 일 다 끝난 늦은 저녁에 나누어 먹었다. 계란 하나 풀고, 참기름 두르고, 매운깨 뿌려서. 뜨끈한게 먹고 싶어서 오랜만의 국물이었다. 


흑백요리사 보면서 요리에 대한 열정과 손끝에서 펼쳐지는 마법같은 요리들에 감탄하고 감동했지만, 그게 내 식탁까지는 안 오네. 


춥고 우중충한 날씨에 오들오들 떠는 겨울과 어울릴 것 같은 책읽기 시간들이지만, 제주는 다시 가을로, 혹은 이른 봄으로 미끌어떨어진듯한 따뜻한 날씨다. 


엊그제 받은 반가운 디엠, 이훤님의 이슬아 작가 신간 이벤트, 경쟁률 높아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책을 받게 되었다. 

이슬아라는 이름을 알게 된지는 오래되었고, 어떤 책들이 나오는지도 계속 보고 있었지만, 제대로 읽은건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이라는 자기계발서 같은 제목의 책이었고, 그 책을 읽고, 이슬아의 책을 다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책에 나온 이슬아와 이훤의 이메일들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나온 신간도 관심있게 봤고, 이 훤 사진과 시, 이슬아 글, 그리고 이슬아의 친구들? 사실, 책소개를 들여다봐도 무슨 책일지 모르겠다.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도 생각하던 것과 다른 책이었고. 

















그리고 담은 에도 시대 책대여점 이야기. 사실 제목만 보고 지나치려고 했는데, 북스피어에서 나오는 에도물, '시대물이 이렇게 재미없을 리가 없어' 라는 좀 부끄러운 시리즈 제목으로 두 번째 나온 책이다. 북스피어와 에도물, 믿는다고. 


기이치로가 연민의 표정을 지은 것도 잠깐이었다. 

"네 모친 일은 딱하게 됐다만 책이란 것은 이렇게도 저렇게도 읽을 수 있는 거다. 허황된 거짓말로 마음을 달래주는 것도 이야기책의 역할이야." 

















2025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작인 <하트 램프>도 빠르게 번역되어 나왔다. 수상작들 중에는 부커상을 제일 많이 보는 편인데, 사지도 못하고 보고만 있다가 벌써 번역본.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초 단편집 수상작이라고 한다. 남인도 가부장적 이슬람 문화권 배경으로 한 여성문학. 할머니- 엄마- 딸에 이어지는 유머와 연대의 이야기. 


요즘은 영어책 보면 번역본 우리말 궁금하고, 번역본 보면 영어책 궁금하다. <하트 램프>와 <궤도>도 그렇게 궁금한 여러 권들 중의 두 권 


"당신이 그처럼 여유롭게 동물의 왕국을 창조하고, 금칠한 꽃 안에 있는 섬세한 수술들, 이 놀라운 연못과 호수들, 강과 시내들을 창조할 때,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나의 두려움과 소망, 꿈과 실망을 볼 시간은 없었나요?" 

















옥타비아 버틀러의 신간 <새벽> 도 열번째 워프 시리즈로 출간


 















버틀러의 제노제네시스(Xenogenesis)  3부작 중 첫 작품이라고 한다. 후속작 (Adulthood Rites, Imago도 출간 예정) 

올해 어쩌다 읽기 목표가 된 과학철학 책들, 샌드라 하딩 읽고 있고, 다음 책은 도나 해러웨이인데, 도나 해러웨이가 버틀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지. 


버틀러의 책들은 부지런히 읽다가 <쇼리> 때부터 거리감 느껴졌는데, <옥타비아 버틀러의 말> 보고 다시 읽어야겠다 생각했고, 그 후 처음 나온 책이 이 책이다. 시리즈로 나온다고 하고, 주제도 .. 관심 가지기로 한 주제이고, 버틀러이니 읽어야지. 


그리고 요즘의 최애 세계문학전집 은행나무 에세 시리즈 

와인즈버그 사람들은 열린책들에서 나왔던 책으로 읽었던 것 같은데, 에세 시리즈로 새로 나왔다. 오랫동안 절판이었었다고 한다. 이 책도 이벤트 신청해두었지. 월요일 발표라서 기다려보고 있지. 보내주는 책들도 다 못 읽고 있어서 정말 읽고 싶은 책들 외에는 잘 신청 안 하는데, 요즘 책 신청이 늘었다. 
















엊그제 제인 오스틴의 책장 독모에서 3주간 30여권 책 읽은 ㅅ님이 오프에서 며칠 모여서 책만 읽는거 해보면 좋겠다는 얘기해서 나포함 나머지 멤버도 제 꿈, 제 로망, 제가 그거 하려고 제주 이사( 아니지만, 나중에 끼워맞춤) 등등 열렬히 호응. 3주는 힘들겠지만, 4-5일 정도라면, 아니, 3일 정도라도. 


그러고보니, 제주 시골 구석에서 책 읽는 모임이 나 개인으로는 터키, 홍콩, 호주까지이고, 정글 모임 이전에는 프랑스, 이탈리아에서도 들어오셨는데, 이번 모임은 어떤지 모르겠다. 프랑스 멤버 빠져서 제가 넘 아쉽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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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책 맞다. 2025년 말고, 2026년. 1월도 보름밖에 안 지났는데, 왠 호들갑인가 하겠지만, 

뭐, 올해의 책들 더 만나면 좋고. 이 책들, 그렇다, 올해의 책도 아니고, 올해의 책들이다. 


모든 페이지가 다 형광펜이라 줄 칠 수 없는 <극야 일기>와 책 수집가 책 재미없는데, 긴가민가 하면서 읽기 시작했던 <제인 오스틴의 책장> 앤 패쳇의 파르너서스 서점 계정에서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머리 싹 밀고, 점프수트 입고 나와서 극찬했던, 그리고, 내가 요즘 팔로잉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는 분의 딥 리딩 보면서 믿고 독서모임 책으로 질렀는데, 너무 재미있고, 장바구니 터진다. 아니, 근데.. 18세기 책들이라서 구텐베르크에 다 있고, 읽고 싶은 책들 다운 받고 보니, 책들이 다 막 전자책이지만 내가 깨알글씨로 봐서 종이책하고 크게 차이 나지 않음에도.. 킨들에 담으니 천 페이지, 이천 페이지 막 나와서 과연.. 내가 ... 읽을 수 .. 되었지만, 롬니 이야기 들으면 막 또 얼른 읽고 싶고. 


















<극야일기>도 트위터 보다가 추천하길래 사봤는데, 어느 쪽인지, 계신 쪽으로 제가 절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일년도 안 되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북극해 근처 작은 마을로 가서 60여일을 보내며 쓴 일기다. 

사진도 글도 굉장히 낯설다 낯익다 하면서 책을 읽는 것만으로 약간 유체이탈 될 것 같은 기분으로 읽었다. 


<제인 오스틴의 책장>에 나온 책들이나 작가들 반 정도는 읽어봤거나, 읽으려고 담아두었거나 들어봤고, 반 정도는 처음 접하는 작가지만, '제인 오스틴' 이라는 공통점과 익숙한 여혐, 그리고 작가의 글발에 홀려서 읽었다. 


독서모임에서 어느 분이 이 책에서 묘사되는 옛날 책들이 어떤건지 잘 상상이 안 되어서 사진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워 하시길래, 인스타에서 팔로잉 하는 여성 책수집가 있는데, 거기서 여기 나오는 것 같은 책들 많이 봤다고 얘기 했었는데, 


오늘, 다시 궁금해져서 인스타 찾아보니, 오, 마이! 그 사람이 바로 리베카 롬니였어. 요즘 인스타 잘 안 들어가다보니 몰랐다. 책 읽은 이후라면 알아봤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여전히 책수집에는 관심 없지만, 나만의 컬렉션 만드는 것에는 관심 있다. 큰 관심 있다. 책읽기의 궁극적 목표일 수도. 


정글 수업 들으면서 강의의 주제와 그에 맞춘 책들 큐레이션 같은 내 안의 나만의 컬렉션들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궁극의 테마와 큐레이션된 컬렉션을 위하여 나는 오늘도 책 읽어야하는데무새인지도. 


사실, 요즘 우연히 읽는 책들마다 1930년대 책들이 많아서 1930년대 배경의 세계 곳곳을 배경으로 한 책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런 것도 큐레이션이 될 수 있을까.





나도 풀타임으로 북극이든 하와이든 강릉이든 대전이든 어디든 가서 할 수 있는 일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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