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화상 볼라르 - 세상에서 가장 많은 초상화로 남은 남자
앙브루아즈 볼라르 지음, 김용채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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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루스의 '19세기 미술'을 다 읽고 좀 있어보이는 리뷰를 써보고자 했으나, 페이지가 너무 안 넘어가는 관계로 포기하고, 다시 '파리의 화상 볼라르'의 리뷰를 쓰고자 컴퓨터 앞에 앉았다.

표지로서는 비호감. 표지의 카피는 '세상에서 가장 많은 초상화로 남은 남자' 이 카피는 피카소의 말에서 따온것이다. 호기심 유발. 왠지 꼭 사야만 할 것 같은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랬고, 샀으나, 왠지 재미없을 것 같은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래서 나오자 마자 샀지만, 한동안 배달된 그대로의 상태로 박스에서만 나와 먼지 쌓이고 있었다.

드디어 읽게 된 책은 '책소개'를 보고 생각했던 대로의 내용이다. 라고 한다면 역시 재미없군. 하며 안 살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 재미있다.

인상주의에 대해 알고 싶다. 프랑스 19세기의 미술에 대해 알고 싶다고 했을때 곰브리치 할아버지의 서양미술사를 펼수도 있겠고, 표지부터 삐까뻔쩍한 라루스의 서양미술사 V '19세기의 미술'을 꺼낼수도 있겠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권에서 그 어떤 사조보다 많은 팬을 거리고 있는 인상주의 화가들이다. 미술을 모르고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마네, 모네, 고흐, 고갱 ,세잔 등의 이름은 낯이 익고, 그들의 그림을 보지 않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아무리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흥미진진하고 대단한 미술책들을 펼친다고 하더라도, 다빈치 코드 읽어내듯 술술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은 몇 안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이 책은 미술에 관한 책이라기보다 파리의 어떤 그림장수 이야기이다. 소재가 좋으면 좋은 책을 쓸 수 있는가?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단 소재가 아주아주 좋아야하겠지만. 볼라르는 책의 뒤편에도 나오듯이 책을 만드는데도 열정을 바쳤고, 그에 머물지 않고 그 자신이 책 쓰기를 좋아했다. '르느와르' , '세잔' 등에 관한 책을 써서 출판하기도 하였다. 그의 책 중 '아주 특별한 연인'이라는 제목으로 드가와 세잔에 관한 책이 번역되어 나와있기도 하다. 이 책 '파리의 화상 볼라르'도 자신이 직접 쓴 글이다.

사진을 좋아하는 아는 오빠가 말하길 '더스틴 호프만'이나 '로버트 드니로'같은 사람한테 카메라를 들이대면 어떻게 찍어도 작품일텐데, 나라고 마리오 테스티노 같은 사진 못찍겠냐. 그런적있다.

고흐랑 세잔이랑 르느와르랑 마네랑 다 우리 옆집살구, 나랑 그림도 사고 팔면서 친한데 아침인사 나누고 저녁 같이 먹은 얘기만 써도 사람들이 안궁금하겠냐. 이런거랑 똑같지 않을까? 그러니깐 내가 줄줄이 길게 쓰기는 했는데, 볼라르의 책에서 어떤 문학적 향기를 발견하고 싶다거나 유려한 문체와 섬세한 문장, 강렬한 주제를 발견해야만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안 사도 좋다는 것이다.

'내가 르느아르의 [모네 부인과 아들] 앞에 멈춰 서자, 모네가 설명을 덧붙였다. '어느 날, 마네가 내 아내와 아들을 그리고 싶어 했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르누아르도 화포를 펴더니 같은 주제를 그렸지요. 르누아르의 그림이 완성되자 마네는 나를 따로 불러 이렇게 말하더군요.'이봐 모네, 자네는 르누아르와 친하니까 자네가 그에게 다른 직업을 알아보라고 충고해 주게. 자네도 잘 알다시피 그림은 그가 할 일이 아니야!'

화가들의 이야기들이 이렇게 생생하게 나와 있는데, 이 책이 어떻게 재미없을 수가 있을까?!

14,800원이라는 가격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 안의 그림도판들은 훌륭하고, 재미있어서 다른 미술사 책들처럼 크고 화려하진 않지만, 저 위의 '모네 부인과 아들' 과 같은 에피소드 다음 페이지에 르느와르가 그린 그림과 마네가 그린 그림이 나란히 있는걸 보면 정말 잊혀지지 않고 길이길이 남는다.

원래 이 책은 볼라르의 자서전으로 그의 직업상의 이야기이니만큼 그림 얘기, 책 얘기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미술에 관한 이야기들을 제외한 나머지 이야기들은 편집이 된 반쪽짜리 책이긴 하다. 좀 더 어려운 독서가 되더라도 완역본을 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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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4-09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미가 동하네요, 일단 보관함^^

chika 2005-04-09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역시...^^

2005-05-11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5-05-12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그게 맨날 헷갈리더라구요
 
카인의 아들
패트리샤 콘웰 지음 / 시공사 / 199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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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6권인 카인의 아들이 1권 검시간보다 더 자극적이거나 더 잔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스카페타와 그 주변인물들에 점점 더 감정이입이 되다보니, 사건들은 더 잔인하게 느껴지는 것이리라. 3권에 걸쳐서 스카페타를 떨게 했던 살인마 굴트와의 결말을 볼 수 있고,  이전의 두 권에 이어 '카인의 아들'(from potter's field) 은 굴트와 주변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나온다.

이 전편들처럼 바꿔 놓은 우리말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이전편들이 사건 이외에도 스카페타라는 인간과 그의 고민에 대해 그리고 남자들의 세계에서 일하는 여성들에 대해 반복해서 얘기해왔기 때문에 다른 스릴러와는 달리 읽고 나서도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 있었는데, 이 작품은 프랜시스 팬이라는 뉴욕의 여성 순찰대장이 나오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쫓고 쫓기는 사건 중심이기 때문에 다른 작품들에 비해 기억에 덜 남는다. 다만 세권에 걸친 굴트와의 결말이 나왔다는 점에 의의를 두어 본다.

FBI에서 프로파일링을 하는 밴튼, 법의관 스카패타, 그리고 강력반 형사 마리노 그 외에도 연쇄살인범을 잡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굴트의 심리를 분석하고자 하지만, 벤튼조차도 '아무도 알 수 없다' 고 하는 것이 다다. 다만 재너박사만이 그가 쥐를 죽이고 죽은쥐를 주인의 머리 맡에 놓아두고 칭찬을 기다리는 고양이의 심정에 굴트의 심정을 비유했을 뿐이다,

스카패타가 그의 부모도 만나고 어릴적부터 잔인했다는 얘기도 듣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배반의 얼굴' 이후로 천재적인 머리에도 불구하고 계속 꼬이는 루시의 이야기도 그런 루시를 감싸려는 스카패타의 이야기도 이젠 조금 한계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실망스러웠던( 그러나 여전히 좋은!!) 이번 작품을 읽고 나니, 번역된 작품으로는 마지막 작품인 '악의 경전'에서는 어떤 새로운 내용이 나올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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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표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연정 옮김 / 예문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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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청춘 표류 / 글쓴이 : 다치나바 다카시 / 내용 : 성공한 열한명의 젊은이들과의 인터뷰 내용 /주제 : 추구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고투하는 청춘은 아름답다.

이 멋진 기획의 멋진 책이 나의 심기를 거슬린 이유는 별거 아니다. 다치나바 다카시는 말한다. 이와 같은 기획의도를 들었을때 썩 내키지 않았다고, 저자가 볼때 요새 젊은이들은 적당주의자들이고 대세순응론자들이라서 가볍게 가볍게 떠도는데, 그런 변변치 않은 자들을 인터뷰하면 변변치 않은 글들이 나올게 뻔하기 때문에. 그러나 그 걱정은 기.우.였.다. 고 한다.

이 책에 나온 열한명의 젊은이들의 공통점은 '열등생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현재 세계 유일의, 세계 최고의, 일본 최초의. 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는 것이다.

방황하라! 그래서 청춘은 더 아름답다! 라고 느낌표 콱 찍어서 책 뒷표지에 찍혀 있고, 부끄럼 없는 청춘은 청춘이 아니다. 라고 되어 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성공시대' 에 다름없다. 저자는 이들이 아직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하지만, 그렇기에, 현재진행형에 세계제일의 일본 최초의 세계 최고의란 타이틀을 얻어서 더 대단한 사람들이다. 이 책이 청춘의 무모한 용기의 아름다움과 열정에 대한 부러움에 대한 글이라고 한다면 필연적으로 그 결과. 세계제일, 세계최초, 아님 최소한 일본제일/최초라도 라는 결과가 따라붙어야 한다는 인상을 준다.   

그들이 너무 대단해서 '나'나 주위의 평범한 누군가로서는 생각도 할 수 없고 엄두도 안 나는 일들을 이루어냈다고는 안 하겠다. 다만 중학교 졸업하자 마자, 혹은 때려치고, 혹은 고등학교, 혹은 대학교 때려치고 집 나가서 말.도.안통하는 외국에 나가서 일가를 이룬다는건 로또 1등 당첨되는 것보다 조금 어려운 정도의 일이고, 섣불리, 그래 나도! 하며 공감을 얻기에도 아직 늦지 않았어! 자극을 얻기에도 이정도 실패쯤이야! 용기를 얻기에도 너무나 먼 얘기인듯하다.

위와 같은 시기와 질투 섞인 찜찜함을 걷어내고 나면

열한명의 그 모든 무모와 그 모든 열정과 그 모든 노력에 경배한다.

책은 재밌고, 짧고, 작다. 다치나바 다카시의 책을 읽을 수록. 이 사람 점점 머리가 굳어가고 편협해지고 독선적이 되어 가는게 아닌가 싶다. 원래부터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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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4-11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입해놓았는데.. 뒤에 읽어야지, 하고 미루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리뷰 보고.. No.1으로 바꾸었습니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머리.. 저도 나름대로 확인해볼께요~ 리뷰 잘 봤어요(__)
 
낙천주의자 캉디드
볼테르 지음, 최복현 옮김 / 아테네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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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깐, 난 모르지만  이 책을 읽는다.

볼테르라는 이름이 주는 무거움은 발랄한 책표지나 '낙천주의자 캉디드' 라는 역시 발랄한 제목에도 불구하고 쉽게 내키는 책은 아니다.

'당대 최고의 철학소설' 에 대한 역자후기에서 작가는 낙천주의라는 당대에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던 철학적 논쟁 중에서 라이프니츠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오히려 라이프니츠의 틀에 박힌 듯한 낙천주의를 공격하는 것일까? 반대로 니체나 쇼펜하우어와 같은 비관주의 또는 염세주의의 편에 가담하려는 것일까? 아니면 그 중간쯤에 위치하는 제3의 철학을 택할 것인가? 그 대답은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가 끝나는 시점에서야 알게 될것이다. 라고 하지만.

철학문맹인 나야 뭐 라이프니츠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저 30장으로 나뉘어진 철학소설( 동화) 을 킥킥대며 읽어낸다. 만년에 신으로까지 추앙되었다던 볼테르의 책에 대한 불손한 태도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 꽤나 재미있다.

독일의 한 성에 살고 있던 캉디드란 소년이 남작의 딸 퀴네콩드와 사랑에 빠진다. 마냥 행복하기만 했던 성에 머물던 시절에 그는 팡글로스라는 철학선생(라이프니츠의 낙천주의를 대변하는) 을 만나 그의 사상을 흡수하게 된다. 어느 날 퀴네콩드는 팡글라스가 파케트라는 조그맣고 예쁜 하녀에게 '실험물리학' 수업 실습을 하고 있는 장면을 보며 팡글로스 박사의 지론인 '충족이유'와 '원인과 결과'를 확실히 이해하게 되고 자신도 박식해지고 싶다는 욕망에 가득 차 설레는 마음으로 젊은 캉디드를 찾는다. 저녁식사가 끝나고 퀴네공드와 캉디드가 병풍 뒤에서 아주 우아하게 입을 맞추었을때 마침 지나가던 남작이 이 '원인과 결과'를 보게 되고 캉디드는 엉덩이를 발로 세게 걷어차이고 성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야기는 이후 유럽의 여러나라와 아메리카까지 여행을 하며 자신의 사랑 퀴네콩드를 찾아가는 긴 여정의 이야기이다. 그 중간중간에 팡글라스와 퀴네공드의 오빠가 나타났다 죽었다, 죽은줄 알았더니 다시 살아 나타났다 그러면서 역사 속의 여러 폭동과 전쟁을 경험하게 된다.

기쁨과 행복과 불행과 배신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이 책에서 캉디드는 순수한 소년에서 낙천적인 청년으로 그러다 죄를 짓게되고 "아, 애석하게도! 제기랄! 나의 옛 주인이며 친구이며, 처남이 될 사람을 내가 죽이다니!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이라는 내가 벌써 사람을 셋이나 죽였고, 그 중에 신부가 둘이나 되다니!" 끊임없이 도망치고, 그러면서도 순수한 사랑 퀴네공드를 찾아 헤매인다.

불행과 배고픔과 가난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여행하다가 흘러든 '엘도라도' 는 황금의 땅 모든 것이 완벽한 곳. 길거리의 모두가 낙천주의자인 곳. 그리고 신을 믿는지 안 믿는지 알 수 없는 곳. " 그럼 종교가 둘일 수도 있나? 우리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종교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는 저녁부터 아침까지 신께 경배한다오." 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완벽하게 보이는 그 곳에서 뛰쳐나오자마자 불행한 흑인 노예를 만나고 그는 낙천주의를 버릴 수 밖에 없겠다고 부르짖는다. '낙천주의가 뭐지요?"라고 묻는 하인에게 " 아! 인간이 불행할 때도 모든 것이 잘 이루어져 있다고 우기는 일종의 광기라네." 라고 답한다. 그러니깐 이것이 낙천주의에 대한 볼테르의 입장인 것일까?

모든 불행한 일들을 겪은 등장인물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최선의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는 낙천주의를 대변하는 팡글라스를 대변하는 캉디드에게 '이래도 세상은 최선의 것이냐?' '이래도 내가 행복해보이냐'고 끊임없이 묻는다.

그런 모든 불행한 일들을 겪어낸 사람중 한명인 예전에 교황과 공주의 딸이었던 노파는 결국 캉디드가 바라던대로 모두가 모여 살게 된 그 때가 되자 또 묻는다. "나는 어떤 것이 더 불행한 삶인지 알고 싶어요. 검둥이 해적들한테 1백번이나 겁탈 당하는 것. 엉덩이 한 쪽을 잘리는 것, 불가리아인들에게 몽둥이 찜질을 당하는 것, 종교화형식에서 죽도록 매맞은 다음 교수형을 당하는 것, 교수형 당한 수 다시 해부 당하는 것, 그리고 갤리 선에서 노를 젓는 것, 다시 말해서 우리 모두가 지금까지 겪은 이 모든 불행들, 아니면 아무 할 일 없이 이곳에서 지내는 일들 중에 가장 나쁜 것이 무엇이오?"

결론은 좀 모호하다. 철학적인 의도가 개입된 철저한 목적소설이라는 이 책은 끊임없이 낙천주의를 비판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비관주의 염세주의를 대변하는 자(마르탱)들의 손을 들어주지도 않는다. 현실적인자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 모든 이들이 모여 있는 와중에 누군가 말한다. " 추론을 그만두고 일합시다. 일을 하는 것만이 삶을 견딜만하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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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5-04-06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런내용이었군요.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안 읽고 있던 책 중의 하나였는데, 이 리뷰보고나니 읽고 싶어지네요. (근데, 저 올해 안엔 책 안사기로 했는뎅. 벌써부터 흔들리게 만드시면 어떻해요. 흑.)

하이드 2005-04-06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계속 미루고 있다가 ( 아니 사실은 사 놓고 읽을 생각도 안 하고 있다가) 오늘 갑자기 뭐에 홀린듯 꺼내서 읽었는데요, 재밌네요. 뭔가 좀 휘둘리는것 같긴 하지만. 아프락사스님이 추천해주신 '관용론'도 슬슬 읽어봐야겠어요.

마태우스 2005-04-06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테르가 지었는데 재미있단 말이죠? 볼테르 그분, 저같은 대중들을 생각해주는 좋은 철학자시네요..
 
어스시의 마법사 - 제1권 어스시의 마법사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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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반지의 제왕을 읽었을때. 그 때는 '반지전쟁'이라는 제목의 3권짜리 책이 있었따. 프로도의 여정을 따라가는 것이 그렇게 힘들 수가 없었다. 왠지 책도 더 무거운 것 같았고, 수험생이라는 암울하다면 암울한 당시의 생활과 오버랩이 되어, 내 자신을 고생하는 프로도에 비기곤 했었다.

그러다가 성인이 되고도 한참 지난 어느 날 반지의 제왕이 영화로 제작된다는 얘길 듣고 분노했고, 잊고 있다가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 반지의 제왕 1부를 만나게 되었다. 그 때부터 연례행사로 매년 연말. 1, 2, 3부를 봤었고, 3부에서는 아, 이젠 끝이구나. 하며 눈물을 질질 흘려야 했다.

판타지에 존재하는 그 모든 세계를 창조했던 톨킨의 소설들은 기본적으로 선과 악의 대결구조이지만, 굉장히 어두침침하다.

반지의 제왕, 루이스의 나르니아 연대기와 함께 판타지 문학의 3대 걸작으로 꼽힌다는 이 작품 역시 못지않게 어둡고 읽기가 힘들다.

읽기가 힘들다는 것은 주인공이 죽도록 고생한다는 이야기. 주인공 '새매'는 자신이 불러낸 어둠의 그림자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거듭하며, 마침내는 그 어둠의 이름을 찾게 되어 진정한 인간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나 현자 오지언을 만나고, 그 누구보다 큰 힘을 지니고 있는 소년은 현자 오지언을 떠나 마법학교가 있는 로크 섬으로 가게 되고, 자신의 인생의 동료가 되어주는 들콩을 만난다.

어스시의 세계에서는 진정한 본래의 이름을 아는 것이 마법을 하게 되는 혹은 하지 못하게 되는 열쇠이다. 진정한 이름을 알려준다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맡기는 것과 같은 정도이고, 반대로 적의 이름을 찾아 부르게 되면 적을 제압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림자의 이름을 찾아 헤매이던 새매, 게드는 '그것'일 수밖에 없는 자신의 그림자의 이름을 찾아내어 '그것'을 물리치지 않고도 진정한 인간으로 거듭난다.

'반지의 제왕'과 같은 지루하고 힘든 선과 악의 판타지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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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4-05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어슐라 르 귄이 미국사람인거 이제 알았다. 편견이지만, 미국작가와 고전 판타지는 안어울린다. 유럽 사람이어야 할 것 같은데 -_-a

BRINY 2005-04-05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 사람이지만, 유럽에 유학가서 유럽사람과 결혼했으니, 유럽의 영향은 다른 미국 작가에 비해 크지 않을까 싶네요.

하이드 2005-04-05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나라별로 리뷰를 나누어 놓다보니 그런 문제가 있어요. 알랭 드 보통을 영국이 아닌 스위스로 넣을 수도 없고, 헤밍웨이가 빠리에서 7년을 보냈는데, 그 책을 읽으면서, 그걸 미국으로 넣을 수도 없고 말이지요. ^^ 아무튼. 근데, 미국사람인거 알고 사진 보고 그러니깐, 갑자기 확 박혀버린거 있죠. 어슐라 르 귄=미쿡사람~

panda78 2005-04-05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그래도 지금까지 나온 어스시 시리즈 중에 1권이 그나마 덜 어둡지 않은가요?
저는 1권이 제일 재밌었어요. ACE전집에 있는 판으로 읽었는데 그 제목은 [매는 하늘에서만 빛난다]였지요.

보르헤스 2005-04-05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명의 같은 이름의 제목으로 영화가 만들어 졌습니다. 어스시의 전설이라는 제목으로 말이죠. 영화 자체는 B급 영화였습니다만 주인공도 못생겼구...^^

하이드 2005-04-05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B급영화 . 못생긴 주인공. 그렇군요.
판다님, 2,3권은 더 어두침침하다굽쇼? 에구에구. 암튼, 빼앗긴 자들은 언제 다 읽을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술술 읽히긴 하네요.

자비눌 2005-06-18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월달쯤에, 일본에서 어스시의 마법사(게드전기)를 17년 동안 번역한 시미즈 마사코씨가 한국에 와서 인터뷰했었는데(저는 보조로), 어슐러 르귄과 2년전에 만났었데요. 받은 상들이 모두 부엌구석에 쌓아져있었데요.ㅋ

프리마벨라 2005-07-26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스시의 전설은 극장 개봉한 영화가 아니라 TV판 영화로 만들어졌죠,,남자주인공은 숀 애쉬모어 라는 배우이고 미국에서 꾀 유명한 배우인데요,,영화 액스맨에 나왔었죠,,못생긴 정도는 아닌듣 한데,, 여주인공 스리스틴 크룩은 정말 이뿌죠,,국내에서도 드라마 "스몰 빌"로 상당히 알려진 배우이구요,,영화도 3시간 불량 그럭저럭 볼만했는데요,,^^지루할 정도는 아니었던것 같은데 말이죠,,^^;;

하이드 2006-03-12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지금 댓글 봤네요.
받은 상들이 부엌구석에 쌓여져 있었다니 ^^;
프리마벨라님, 저도 나중에 영화 찾아서 봤었는데, 환타지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하나봐요. 집에서 모니터로 봤더니, 책느낌 안나더라구요. 여배우, 남배우, 말씀하신 영화,드라마 다 봤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