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실드21 10
이나가키 리이치로.무라타 유스케 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간만에 만화를 봤다. 동생이 재밌다고 보라고 챙겨준 '아이 실드 21' 제목도 촌스러운 것이 생소한 '미식축구'가 소재인것도 별로 안 땡겼는데, 참 재밌다.

열혈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일본 스포츠만화들을 좋아한다. 재미로만 한다면 슬램덩크만큼이나 재미있다. 슬램덩크만큼 진한 감동까지 얻을 수는 없었지만, 읽다가 약속시간을 30분이나 넘겨버릴 정도로 재미있었다.

단 두명만 있는 럭비부. 하나는 단련될대로 단련된 무시무시한 성격의 천재(악마다) 와 슈크림과 케Ÿ揚?좋아하는 덩치에 괴력의 소유자(마음은 부처다) . 소심하고, 중학교때부터 깡패들의 밥이었던 비실비실한 주인공이 럭비부에 가입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깨달아가는 내용이다. 각기 전문분야를 가진 멤버들을 모으면서 강해지는 팀을 보는 것도 꽤나 재미있다.

이런류의 재미있는 스포츠 만화들이 많다. 각기 열혈주인공, 노력,눈에서 불뿜는 열정, 승부욕 등등이 버무려져 있는데, 각기 그 만화만의 특색이 더해지면 재미있고 두번세번 읽는 스포츠만화가 되는 것이다.

감동적이기까지한 주인공들이 나오는 것이 슬램덩크의 특색이고 체조에 관한 전문적인 이야기들이 플라이하이의 특색을 만든다면,  이 만화의 특색은 회마다 있는 아기자기한 그림들이다.  회마다 앞에 들어가는 주인공 소개와 주인공의 방을 위에서 내려다본 그림으로 그려 놓은 것은 꽤나 귀여워서 한참을 들여다보게 한다. 평소에는 안 보는 빈컷에 들어가는 짧은 그림일기도 재미있다.

사실적인 것을 좋아하고 과장된 묘사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비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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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4-17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슬램덩크 만큼이나 재미나다고요! @0@ 내일 당장 만화방에 가서 보겠습니다! ^^ 미스 하이드님, 저 왔어요.. 헤헤헤

하이드 2005-04-17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판다님 ^^ 안그래도 페이퍼랑 답글이랑 다 구경했는데, 주말에 넘 무리했더니, 피곤해서 답글도 하나도 안 달고 있었어요.(혓바늘이 두개나 났어요 ㅜ.ㅜ ) 이제 슬슬 살아나고 있습니다.

날개 2005-04-17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보고싶어요.. 근데, 이거 권수가 꽤 많군요.. 고민이다..ㅠ.ㅠ

하이드 2005-04-17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완결이 아닌데, 한참 재미있을때 끝나요 -_-+

panda78 2005-04-18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얼마나 힘드셨으면 혓바늘이 두개나! 입병 나면 괴로운데...
전 가기 전에 입 속에 하얀 게 생겨서 한 달도 넘게 안 나았는데, 가서 어찌나 많이 먹고 어찌나 많이 돌아댕겼는지 한 사흘 지나니까 바로 낫더군요. ^^;;;;
(집에서 얼마나 안 움직이고 얼마나 몸에 안 좋은 것만 먹었는지 바로 들통남..)

비로그인 2005-04-18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램덩크 만큼의 재미.. 제목만으로도 끌림이...;; 그런데 아직 완결 아닌가요???
 
천국과 지옥에 관한 보고서 열림원 이삭줍기 13
실비나 오캄포 지음, 김현균 옮김 / 열림원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반정도나 읽고 나서야 그녀의 주파수에 힘겹게 '나'를 그럭저럭이나마 맞출 수 있었다. 나의 조울증과는 또다른 타입의 조울증을 앓고 있으리라 생각되는 그녀의 책은 왠지 작가가 피눈물을 혹은 검고 끈적끈적한 눈물을 질질 흘리며 무섭게 써내려갔을 것 같다. 결코 담담하지 않다.

그녀 마음 속의 폭풍을 문틈으로 살짝 엿보았을 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무섭다. 희망이나 애원, 원망, 기대도 없고 자기파괴만이 있을뿐이다. 귀를 막고 소리치지만 남들은 알아듣지 못한다. 전혀. 과연 남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지는 모르겠지만.

열여덟개의 짧고 긴 단편들로 이루어진 오캄포의 소설은 그렇게 그렇게 전혀 이해불가에서 갑자기 찌르는듯 깊고 둔중한 공감으로 다가온다. 그렇기에 이 책 섣불리 추천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칼비노를 비롯한 많은 라틴 작가들의 존경과 칭송의 대상이 되었다. 독특한 환상문학 패러다임을 구축한 그녀의 작품들을 보고, 보르헤스는 '이해할 수 없는' 잔혹성을 오캄포 문학의 특징이라고 했으며 아르헨티나의 국가문학상 심사위원회는 그녀의 작품에 대해 '지나치게 잔인하다' 는 극단적 평을 내놓기도 했다.

그녀의 단편들이 '이해할 수 없고' '지나치게 잔인한' 것은 그녀가 파괴하는 것이 그녀가 잔혹하게 뭉게는 것이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기 때문일 것이다.

종종 나는 더 잔인해 보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같은 말을 막연하게 바꿔가며 반복하곤 했지.(...) 그녀의 집에서 은밀한 대화를 나누던 중에 나는 그녀의 가족들에게 그녀의 가장 내밀한 비밀을 털어놓았지. 나는 홍당무가 된 그녀의 얼굴을 비웃으며 창피를 주었어. 그런 비밀들이 벗겨지고 나니 그녀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였어. 나는 잠자코 냉정하게 그녀의 욕설을 들었고, 해명을 요구하며 내 앞으로 보낸 그녀의 편지에 답장을 하지 않았어. 나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감쌌어. 나는 아버지를 자극해 아버지의 입에서 용서하지 못할 상소리가 튀어나오게 했어. (...) 직장문제로 겪었던 우여곡절은 얘기하지 않을게. 이제 곧 당신 귀에도 소문이 들어갈 거야. 많은 사람들이 내게 인사조차 건네지 않게 되었어. L.S. 는 나를 집에 들이는 것도 꺼려했지.

나는 사흘 동안 방에 틀어박혀 있었어. 아무도 나를 보지 못했고 나를 찾는 사람도 없었어. 마침내 해방의 순간이 찾아온 거야. 아무 죄책감 없이 목숨을 끊을 수 있었어.  - 연속中-

'속죄'에서는 너무 사랑하는 부부의 이야기가 나온다. 남자는 카나리아를 잘 다루고 소심하나 긍정적이고 무엇보다도 아내를 지극히 사랑한다. 아내도 그런 남자를 사랑한다. 그들의 이웃이 아내를 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아내도 남자도 다 눈치챌정도로 노골적이다. 남자는 그 이웃과 친해진다. 그리고 성격이 변한다. 한번 . 그리고 또 한번. 남자의 사랑의 결말은 슬프고 끔찍하다.

진한 감정의 파편들이 후드득 후드득 떨어지는 이 단편들. 그녀를 이해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둘중의 하나다. 이 책. 섣불리 추천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그래도. 혹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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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5-04-12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삽입글 읽어봤을땐 상당히 끌리는데요? 술술 읽히는 것이 번역도 깔끔하게 된것 같구..기회되면 읽어보고 싶네요. ^^ (아, 나는야 갈대.)

하이드 2005-04-12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두요.
 
고품격 유머 - 성공하는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리즈 3
이상준 지음 / 다산북스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1부‘ 리더와 품위유머’에는 품위있는 유머를 구사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속한 음담패설을 피하고 품위 있는 유머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읽으면서 내내 저자의 ‘품위’의 기준이 나의 ‘그것’과는 많이 다름을 깨달아야했다.


저자가 품위있는 유머라고 하는 ‘정치’에 관한 유머는 이 사회에서 때로는 굉장히 예민할 수 있고, 유머가 실패했을때 썰렁한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것으로 지나지 않고, 저런 수구꼴통내지는 이런 빨갱이 같으니라구하는 인상을 남길 수 있다. 그건 상당히 치명적인 것이다.


그리고 또 치명적인것.


20대의 젊은 여성을 비즈니스 미팅에서 만났는데 특히 여자들이야 무조건 어리게 봐주는 것을 최고의 칭찬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을 감안해서 이렇게 얘기했다. “그래, 부모님 허락은 받고 (직장에) 다니시는 거죠?’ 이렇게 자유자재로 상황에 따라 유머를 구사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버엉.  또 있다. 융통성이 없고 사고가 경직된 직원에게 리더십을 발휘하는 유머는 이렇다. ‘ 자네 비아그라가 머리로 간 거 아니야?’


나라면 기분이 왕창 상할 것 같은데 말이다. 이것 역시 치명적이다.


2부에선 테마별 실전 유머가 나오고 있다.

말그대로 유머의 사례들을 ‘품위있게 야한’, ‘정치,경제’ , ‘기업경영 & 비즈니스 &돈 유머’ 등등으로 나누고 있다.


열심히 노력하고자 하는 자세는 좋으나, 이 책으로 공부해서 유머를 사용하는 것은 한번 더 생각해보길 바란다.

저자가 주장하는 품위있는 유머, 고품격 유머에 대해서는 100% 공감하는 바이지만, 실례로 든 것이 요즘 세태와 안 맞는 것 같다. 적어도 우리 직장과 내 주위에서 통하는 유머들은 아니다.

 

이런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라가 있는걸 보면 슬프다. 그러니깐 다빈치코드가 베스트셀러에서 안 내려오고 몇달이고 버티고 있었을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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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5-04-10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도 한참 다르네요. 어디에서 유머를 수집하셨을꼬...

kleinsusun 2005-04-10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으로 유머를 공부했다가는 상대방 화나게 하는 기술을 익히겠네요.
여자들은 무조건 어리게 봐주는 걸 최고의 칭찬으로 받아들인다?
위험한 발언인데...
거래선이 저한테 "부모님 허락은 받고 다니시는거죠?" 이런 말을 농담이라고 했다면...계약을 취소하겠어요. 별 두개도 관대해요!!!

하이드 2005-04-10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라 사람들이 막 여기 나와있는 유머할까 두렵습니다. 아직 식사자리에서 '야, 여자가 뭐하냐, 빨리 숟가락 안 놓고 ' 이런 얘기하는 제 나이 또래 남자가 있는 세상이니깐요. 아마 끼리끼리 다니느라 세상돌아가는걸 모르나봐요.

비연 2005-04-11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희한한 책이군요 =.=;; 제목부터가 웃긴...쩝.

하이드 2005-04-14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에 뽑아 쓴 유머의 예는 딱 거슬리는 유머만 두개 골라서 쓴게 아니라, 책의 유머들이 사례인용한 몇몇개 빼고 저자가 지어낸 유머는 다 저런 스타일입니다.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것이 저의 결론입니다. 어디가서 써먹다간 여자들한테 왕따당할 우려 있음. 그러나 워낙 저질 유머가 판을 치고 있다고하니 (사실 주위에 그런 몰상식한 집단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유머다운 유머를 하자는 의도에만 동감입니다.

비로그인 2005-04-15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만 읽었지만.. 출판사에 실망했어요...-.-+

하이드 2005-04-15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싫은 책이 아니라, 좀 화.나.는 책이긴 하죠.

마태우스 2005-04-25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스트셀러까지 되었다니 기가 막혀요...
 
10 플러스 1 - Mystery Best 9
에드 맥베인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상쾌한 봄날,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죽음이 어울리는 계절은 봄이 아니라 가을이다. 가을은 스산한 생각을 자아내고 음침한 공상을 불러일으킨다. 말라서 시드는 풍경을 보노라면 저절로 죽음에 대한 동정심이 생긴다. 인간은 가을이 되면 무수히 죽는다. 그러나 가을은 인간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것들이 소멸되는 계절이다.

봄에 죽는다는 건 허용되지 않는다. 이건 법률로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형법 56조 봄의 사망.'누구를 막론하고 봄에 죽으려고 하는 자, 또는 죽게 하는 자, 또는 죽음을 도모하는 자, 또는 죽음을 구원으로 간주하는 자는 그 죄가 무거우므로 마땅히...] 이렇게 정해진 법률 말이다. 특히 3월 21일부터 6월 21일까지는 죽음이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언제나 예외는 있다.

어떻게 에드 맥베인을 안 좋아할 수가 있을까.( 물론 안 좋아할 수 있다. 그러니깐 이건 지극히 편애적인 리뷰가 될꺼라는 예고다.)

인생은 미스테리, 로맨스, 페어리테일. 그 중에서도 맨 앞에 있는 미스테리. 나를 나이들어서 다시 책 앞으로 진지하게 끌어온 '미스테리' 혹은 '추리소설' 그 중에서도 에드 맥베인.

추리소설은 3류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많다. 간혹 책을 읽다보면 '챈들러의 쓰레기나 읽고 있는' 이런 식의 글이 나오는 것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 최근에도 봤다. )  혹은 잘 쳐줘야 추리소설이지만 넘어서는 문학성을 가지고 있는... 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은 추리소설이지만 인간의 이중성을 다루고 심리묘사에 뛰어난 최고의 소설이라구. 내지는 심농의 책을 읽는 것은 '죄와 벌' 을 읽는 것과 같아. 라고 이야기 한다. ( 그러니깐 내가 )

에드 맥베인의 책을 읽으면 '아이솔라'라는 도시가 팔팔 살아서 움직이는 걸 볼 수 있다.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짧고 (이 정도면 동서미스터리의 중편정도에나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하드커버로 사야하다니. ) 평소의 진중한 케렐라의 모습은 마이어마이어와 만담하는 모습으로 나와 맘에 들지 않고, 아이솔라에 대한 얘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흥

하지만 국내에 '경관혐오자'만 줄기차게 번역되는 상황에서 감사하며 읽었다. (그러니깐 원서로 잔뜩 사 놓은건 왜 안읽고 버티고 있는거냐고.)

이 책은 아이솔라( 맨해튼을 모델로 한 가상도시이다) 에 뜬 저격병의 무차별 살인이다. 여덟명이 죽고 나서 범인이 밝혀진다. 추리소설적인 면으로도 작가가 에드 맥베인임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럽다 아니할 수 없지만, 혹시 에드 맥베인의 책을 접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경관혐오'를 먼저 읽을 것을 강력히 권하겠지만서도, 그래도 간만에 읽은 에드 맥베인의 책에서 별을 감히 하나라도 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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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츠로 2005-04-10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이 3류고 챈들러가 쓰레기라고 말하는 인간들이 대부분 자기자신이 3류고 쓰레기더군요. 저 글 읽으니 갑자기 불끈 열 받습니다.

하이드 2005-04-10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근데, 가끔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에서도 그런 글들을 심심찮게 발견하게 되니 말이지요. 그들의 문화에선 B급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요즘 주위에서 알.지. 못하고 ( 알면서 그러면 기호니깐 할수없겠지만) 편견을 가지고 대하는건 좀 불편하죠.
 
사랑에 미친 꼬마
에두아르도 바리오스 지음, 남진희 옮김 / 산하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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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행복했어요. 정말 너무 행복했어요. 그녀를 생각하면 때때로 너무 기분이 좋아 가슴이 터져 버릴 것만 같았어요. 하지만 어떤 때는 너무 쓸쓸해 보이는 하늘처럼 가슴 저미는 외로움을 느껴야만 했어요.

여기 사랑에 빠진 한 꼬마가 있고, 그 꼬마의 슬픈 고백에 관한 이야기다. 책 제목은 장난이 아니다. 이 책은 예쁘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으며, 애틋하거나, 로맨틱하지도 않은 사랑 이야기이다.

그 사랑의 주인공은 한 꼬마와 소녀에서 여자로 넘어가는 안젤리카이다.

동화같은 문체에 귀여운 일러스트에 연상의 여인에게 말 그대로 빠지게 된 꼬마는 사랑에 부들부들 떨고 어느 순간 하늘나라로 치솟았다가 어느 순간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 꼬마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두와 사랑이라는 열병을 앓는 꼬마에 관한 이야기이다.

꼬마의 주변인물은 다음과 같다. 꼬마를 놀려먹는 꼬마의 두 형. 꼬마를 안스러워하면서 꼬마에게 신경쓰는( 그러나 꼬마가 느끼기에는 순례하고 박해받는듯한) 엄마. 그리고 왜인지 꼬마를 미워하는 할머니와 집에 종종 찾아오는 모두가 좋아하는 카를로스 아저씨.

그리고 꼬마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꼬마를 진료하다 발견한 일기장에서 보고 세상에 알리는 의사선생님이 나온다.

작가인 에두아르도 바리오스는 온갖 떠돌이 경험 끝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칠레의 권위있는 국민문학상등을 수상했으며, 문학잡지의 편집장, 문교부 장관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그의 온갖 떠돌이 경험은 흔히 얘기하는 떠돌이 경험이 아니다. 칠레에서 태어나 페루로 이주한 그는 사관학교에 입학했다가 그만두고 남미 전역을 떠돌아 다녔는데, 광산을 기웃거리거나 싸구려 약 장사, 난로 장사를 하기도 했고, 써커스에 빠져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방랑생활 끝에 그는 작가로서 거듭났다.

남미의 사랑 이야기는 항상 독특한 무언가가 있다.

동화로 아름답고 애틋하게 끝날수도 있는 이 소설의 결말은 예쁜 동화를 생각하고 읽었던 독자의 기대를 와르르 무너뜨리며 이 책의 장르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한다. 호러인가? 고대비극인가?

계속 열심히 생각해본 결과,  생경한 결말이라서 그렇지, 분명 로맨스는 로맨스다.

이 책은 '사랑에 미친 꼬마' 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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