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 선생님과 함께 우리역사의 벌판으로 달려보자
이덕일 지음, 최상규 그림 / 두산동아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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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참 좋아하는 이덕일 선생님이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펴낸 역사책이다.  애정이 과하여(?) 어린이 책이라 할지라도 구입해서 읽어 보았다.  생각 외로 전혀 유치하지 않고, 오히려 쉽게 풀어 써준 그 설명들이 눈에 잘 들어오고 이해도 빨라 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또 당시엔 해신이 한참 유행하고 있을 때였는데, 그 배경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나로서는 더 유익했다.  그밖에 고조선의 멸망, 즉 위만 조선의 이야기를 쉽게 설명해 주어서 마치 가려웠던 등을 긁어 준 그런 기분마저 들게 했다.

나야 이미 성인으로서 재미있게 보았지만, 이 정도의 책이면 어린이들이 읽어도 흥미를 느끼며 감동과 교훈을 주지 않을까 싶다. 

이 책 말고도 씨리즈가 더 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알라딘에서 '품절'이 해제되지 않는다.ㅡ.ㅡ;;;; 대체 언제쯤 다시 구입이 가능할런지...;;;;

역사를 공부하는 데에는 호기심과 끈기, 기타 등등.. 많은 덕목들이 요구되지만, 특히 '상상력'이 중요한 것 같다.  역사 자체는 허구도 공상도 아니지만, 우리가 살아보지 못했던 과거의 그 시간들을 재현해 보는 데에는 이 '상상력'의 도움이 꽤 중요하다.  물론 이때의 상상력은 결코 '과대망상'의 그것은 절대 아니다. 오해는 마시길.

아이들에게 강요된 민족의식이나 강조된 애국심을 주입시키는 것은 물론 반대하지만, 적어도 제 나라의 역사를 바로 들여다 보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며, 그 역사를 꿰뚫어 보며 우리의 삶과 미래를 재조명해볼 수 있는 지혜를 엮어나갈 기회는 충분히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역사 교육의 현주소를 생각해 보면 너무 아득한 일이지만, 결코 포기할 수는 없는 일!

그러니 더더욱, 이런 책은 널리 장려되고 두루 읽혀져야 하겠다.  나의 조카들이, 나의 아이들에게도 그런 기회를 꼭 나누리라. 언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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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反 - 10인의 만화가가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박재동 외 지음 / 창비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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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한방 얻어맞은 것 같은 얼얼함이 느껴졌다.  너무 아팠고, 너무 서러웠고, 너무 기가 막혀서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뭐랄까. 당시 나는 막 대학을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었는데, 학교에서 배워 오던, 혹은 우리가 진리라고 믿어왔던 대한민국의 실체가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얼굴이 화끈거리는 기분.  그리고 그 적나라하게 부끄럽고 또 아픈 우리 사회를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그러한 모습들에 귀기울이지 못하고 눈길 주지 못하고 살아온 것에 대한 반성 같은 것... 그런 복합적인 기분이 모두 뒤섞여 혼란이 밀려왔다.

이 책은, 열명의 만화가들이 한 숟가락씩을 덜어주는 마음으로 시작한 우리 사회 낮은 곳 돌아보기이다.

가난한 자, 장애를 가진 자, 사회적 편견에 싸인 자, 비정규직, 외국인 노동자 기타 등등...

그들이 이렇게 편견을 받고 있다. 이건 불합리하다, 바꾸자! 라고 구구절절 말로 옮기지 않고, 그림으로, 그들의 대사로, 그렇게 그들의 삶을 보여주면서 우리의 마음 한 구석에 경종을 울리며 이 책은 접근하고 있다.

때로 유머러스하게, 때로 진지하게, 그러나 언제나 마음을  무겁게 하면서 다가온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게 우리 사회의 진면목이었으니까...

이 책이 처음 출간되고 나서 그 후 몇 년 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아니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더 좋아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알리는 작업이 그쳐서는 안될 일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가고 반성하고 깨우쳐간다면, 조금은 더 나아지고 변화되어 따뜻한 사회로 바뀌어갈 것이다.

이 책의 후속으로 금년에 "사이시옷"이 출간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십시일반이 더 인상 깊었는데, 두 작품 모두 강력 추천한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땅이 보다 인간미가 넘치는, 편견 없는 세상으로 탈바꿈하기를 언제나 소원한다.  그 변화는 급하게는 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들 모두의 노력을 조금씩 받아 먹으며 아주아주 천천히 올 테지.  그러나 우리가 바라는 그 지향점을 잊지만 않는다면 우린 모두 그 변화의 수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순간, 우리 주변부터 살피면서 달라지는 우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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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평전 - 다큐멘터리와 소설을 넘어선 역사읽기
김탁환 지음 / 휴머니스트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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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BGM "독도 아리랑"  (by LEE.J )

김탁환씨의 책을 즐겨보곤 했지만, 그래도 별 다섯을 주기는 처음이 아닐 지... 내가 솔직히 그분께는 좀 박한 편이다^^;;;

이 책은, 매우 독특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독도의 일대기를 쓴 책인데, 독도의 탄생부터 소멸까지...

가상과 역사가 함께 아우러진, 그래서 소설과 다큐멘터리의 경계에 선 독특한 작품이다.

독도를 미시사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거시사적으로, 그곳의 유구한 역사를 인간과 함께 비추어 낸 글이다.

제목은 딱딱하고, 표지도 그닥 맘에 안 들었지만, 내용만은 진국이었다고 강조할 수 있다.

지금이야 독도 문제가 온 국민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지만, 이 책은 지금보다 덜 관심 받을 때 나온 책으로, 적어도 상업성에 의존해서 쓴 책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읽을 때 많이 혼동이 온 것은 시작과 끝의 설정 때문인데 작가 '김탁환'씨의 이름이 실제로 등장하고, 그의 약력이 그대로 적용되어 진짜 김탁환씨가 경험한 일인가 싶을 만큼의 리얼리티가 있었다.  (그래서 맘에 안 들기도 했었다^^;;;)

김탁환은 비행기 안에서 일본인 한 남자의 황당한 제안을 받는다.  독도가 누구 땅인지를 함께 학문적으로 증명해 보자고. 일년 뒤에 다시 만나서 서로의 성과를 보여보자고, 이 황당한 제안에 김탁환은 독도에 대해서 파고든다.  모든 작업을 마치고 그가 몸담았던 해군 훈련을 위한 뱃길에서 그는 꿈을 꾼다.  처음 자신에게 황당한 제안을 했던 그 남자의 어린 시절 학교 모습이 펼쳐진다.  일본이 2차 대전 이후 잃어버린 자국 영토를 대라는 선생님의 요구에 아이는 쉽사리 독도를 말하지 못한다.  그 바람에 야단을 맞고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열 번 외치라는 주문을 받는다.

.... 이런 내용이다.  소년의 외침이 울리면서 작품은 끝을 맺는데, 어찌나 스산하던지 섬뜩하리만치 무서웠다..;;; 정말 꿈에라도 나올까 봐...

말은 이렇게 했지만, 작품을 직접 보아야 감이 올 것이다.  결코 손에 쥐어서 후회없을 책!

게다가 맨 뒤에 작가가 참고로 한 문헌을 친절하게 이야기하듯 풀어놨는데, 그 또한 아주 유익했다. 두루두루 공부가 되는 책이다. 꼭 읽어보기를,....

독도는 우리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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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노트 Death Note 7
오바 츠구미 지음, 오바타 다케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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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권에서도 익히 지켜봐 온, 또 누려온 스릴감이었지만, 이번 편에서는 느낌의 질감이 좀 달랐다.

훨씬 섬뜩하고 차가운 느낌. 6권까지는 라이토를 응원했는데, 이젠 라이토가 솔직히 좀 무섭다.

그가 범죄자를 죽이면 세상이 더 깨끗해질 거라고 기대했더라도, 세상은 여전히 범죄가 득실거리고, 조금 조심만 할 뿐, 범죄의 근원이 사라지지 않는데 죄가 사라질 수는 없다.  마치 진나라가 강력한 법치로 세상을 다스리려고 했지만, 오히려 단명왕조로 끝난 것과 같다고 할까.

그의 경쟁상대가 사라졌어도 더 무서운, 혹은 더 뛰어난 경쟁상대가 얼마든지 다시 등장할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리고 렘의 미사에 대한 마음이 짜안했다.  그가 인간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가 사신이라 할지라도...

절대 사랑에 대한 대가가 너무 가혹했다는 것도 마음 씁쓸한 부분.  이쯤 되니 처음 라이토가 키라로 행세하며 등장했을 때, 범죄자를 처단하는 그가 세상의 공적이 되어버린 것 같은 그 기분을 이해할 것 같다.

초기엔 라이토 편, 이제는 반 라이토 편... 이야기가 더 진행이 된다면 내 마음이 또 어떻게 변할 지...^^

재밌고 스릴 있고, 호기심도 넘치지만, 그래도 별 다섯을 이번엔 못 준 것은, 좀 더 따뜻한, 그래서 쉬이 공감이 가고 동의할 수 있는 '정의'가 선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기에...

그래도 역시 수작은 수작이다. 그 상상력에 다시 한 번 경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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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나라 4
김진 지음 / 시공사(만화)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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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아하던 출판사가 있었는데 바로 시공사였다.  시공사에서 출간하는 작품은 모두 내 마음에 들었기에 믿음이 갔고 제본도 좋았으며 코팅된 표지도 훌륭했다.  참 좋아라 했는데 몇 년 전 만화 사업은 접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래도록 불황이었다지만, 많이 아쉬웠다.

그 시공사에서 낸 책 중에 '바람의 나라'가 있다. 김진 원작으로, 불의 검과 마찬가지로 댕기 출간과 함께 연재를 시작했지만 잡지의 폐간 등등 여러 우여곡절로 연재가 자주 중단되더니 아직도 ING형이다.

그 사이 뮤지컬로도 제작되어 내 인생 최고의 뮤지컬로 아직도 남아 있고, 드라마로 제작될 뻔 하다가, 태왕사신기가 먼저 제작발표회를 하는 바람에 내용의 유사성으로 제작이 무산되었다.

개인적으로 태왕사신기가 궁금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도의적으로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 태왕사신기 팀은 구체적인 내용 설정 없이 그저 소재만 이야기 했을 뿐인데 아무튼 선수 제대로 쳤다. 신수를 다루는 내용 등 유사점이 많은데 그거 엄밀히 표절 아닌가...(ㅡㅡ;;;)

뭐, 뚜껑은 열어야 알 일이고....

아무튼 이 작품은 내가 중학교 시절부터 애독하던 것인데, 아득하고 멀기만 했던 고구려를 내 안에 가까이 당겨준 작품이다.

청룡과 백호 주작과 현무.... 이 신수들이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정말 우리 곁에 있을 법한 것들로 만들어 주었고, 역시 동화같기만 했던 낙랑공주와 호동의 이야기를 로미오와 줄리엣보다 더 애틋한 이야기로 만들어 주었다.

뿐이던가. '대무신왕'이라고 불릴 만큼 큰 획을 그었던 사나이 무휼을, 삼국사기의 그 박한 기록으로 묻히지 않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제왕으로 발돋움을 시켰다. 

주몽의 적자이나 이방인으로 살아야 했던 유리왕, 그가 겪었을 설움, 그가 되물려준 한, 그리고 아버지를 미워하며 자신도 모르는 새에 아버지를 닮아가는 무휼까지...

대서사시를 그리고 있지만 연대기적 구성과 역사와 허구 상상력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솜씨는 과연 절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다만 지나치게 무거운 그림체와 먹물 과다 사용으로 그림을 못 알아보게 하기도 하였으니..;;;; 때문에 김진 만화를 싫어하는 이도 다수 보았다.

그렇지만 그들은 작품과 이야기의 힘을 제대로 맛보지 못한 탓이 아닐까, 나는 감히 생각해 본다.

십년 이십년 전에 전성기를 구가했던 만화가들이, 근래 들어서는 그 이름을 예전만큼 많이 듣지 못하지만, 그들이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고,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작품을 손에 놓지 않고 있기에 우리가 가졌던 그 벅찬 감동과 꿈도 여전히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에게 참 고맙다.

아울러 바라는 게 있다면 바람의 나라 말고도 연재가 중단된 다른 작품들도 제발 완결을 내 주기를...

특히 Here을 오매불망 그리워한다. 삼천포지만..;;;; 하여간 기다리고 있단 말이다.  작가의 부담, 독자의 바람... 둘 다 누구도 포기하지 않기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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