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37 호/20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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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는 대표적인 다이어트 식품이다. 하지만 칼로리가 낮지는 않다. 100g당 91kcal로 높은 편이지만 비타민이나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해 너무 많이 먹지만 않으면 다이어트로 훌륭한 식품이다. 

바나나는 변비 예방에도 좋은 식품인데, 주의해야 할 점은 잘 익은 바나나만 변비 예방에 좋다는 것이다. 잘 익은 바나나에는 펙틴이라는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다. 펙틴은 장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도록 도와준다. 잘 익은 바나나를 물과 함께 먹으면 변비 예방에 더욱 효과적이다. 

바나나의 단맛은 행복호르몬을 증가시켜 우울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바나나에는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이 함유돼 있는데, 트립토판은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을 생성한다. 또 이 세로토닌은 숙면이 도움을 주는 멜라토닌의 분비를 촉진하기도 한다. 

바나나의 유일한 단점은 쉽게 짓무른다는 것이다. 껍질이 까맣게 변하고 짓무르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냉장 보관보다는 상온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옷걸이와 같은 고리를 이용해 바나나를 걸어두는 것도 방법이다. 껍질을 벗겨 냉장보관을 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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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과학

제 2735 호/20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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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의 비밀, 과학이 밝혀낼까

캄보디아의 씨엠립 국제공항을 운항하는 비행기들은 이용하는 항공객 수에 비해 크기들이 모두 작은 편이다. 그 이유는 바로 세계문화유산 앙코르와트를 보호하기 위해 유네스코와 캄보디아가 비행기 크기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앙코르 유적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고고학 유적 중 하나다. 산림지역을 포함해 400km 이상 퍼져 있는 이곳에는 앙코르와트 외에도 수많은 유적들이 있다. 그중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유적은 바이욘 사원이 있는 앙코르 톰과, 영화 ‘툼 레이더’의 배경이 됐던 타프롬, 그리고 반티아이 스레이라는 힌두교 사원 등이다. 

빽빽한 밀림 속에 묻혀 있던 앙코르와트를 최초로 발견해 외부로 알린 이는 1850년 프랑스의 뷰오 신부다. 그는 베르사유궁전보다 더 큰 사원이 있다는 사실을 본국에 알렸으나 프랑스 정부는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후진국의 밀림 속에 그처럼 아름답고 큰 사원이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던 것이다. 뷰오 신부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한 이는 1860년 프랑스의 식물학자 앙리 무오였다. 그는 현지인들과 함께 밀림을 탐험하다 우연히 앙코르와트를 발견한 후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솔로몬왕의 신전에 버금가고, 미켈란젤로와 같이 뛰어난 조각가가 새긴 것 같다. 이것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이 세운 것보다도 더 장엄하다.” 

7톤짜리 기둥 1800개와 돌로 만든 방이 260여 개에 달하는 이 사원은 컴퓨터로 설계하는 데만 해도 2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앙코르와트는 12세기의 기술로 불과 37년 만에 지어졌다. 그럼에도 천년이 지나도록 물이 새지 않을 만큼 완벽한 건축 기법이 사용됐다. 접착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돌에 네 군데 정도 홈을 파서 돌끼리 서로 끼우는 방식과 아치형으로 돌과 돌이 서로 의지하도록 결합시킨 것이다. 또한 지붕도 돌을 이용해 홈을 파서 물이 바깥으로 빠지도록 만들었다. 

외벽 길이만 5.5km에 달하는 앙코르와트는 좌우대칭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기하학적인 구조를 지녀 현대 건축가들도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다. 앙코르와트는 대부분 사암과 라테라이트로 지어졌는데 주변은 돌이 없는 밀림과 평지뿐이다. 그 엄청난 양의 돌을 어디서 어떻게 가져왔으며, 당시 100만 명에 가까운 규모의 인구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어디로 사라졌는지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수수께끼를 풀어줄 중요한 단서 하나가 발견됐다. 호주의 고고학자 대미언 에번스 박사팀이 앙코르로부터 29km 떨어진 산 속에 위치한 프놈쿨렌 국립공원의 땅 밑에서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중세도시를 발견한 것. 에번스 박사팀이 이 중세도시를 처음 발견한 것은 지난 2012년이다. 당시엔 도시의 일부만 발견했으나, 이번엔 도시의 전체 규모와 20여 곳의 숨겨진 사원들을 찾아내는 성과를 올렸다. 

이 중세도시는 크메르 왕국의 최초 수도인 ‘마헨드라파르바타’다. 앙코르 유적지는 9세기부터 15세기까지 크메르 제국의 수도였으며, 그 토대를 세운 인물은 자야바르만 2세다. 기록에 의하면 자야바르만 2세가 수도를 산악지대에 건설했다고 돼 있는데, 지금까지 그 실체가 파악되지 않았던 것이다. 에번스 박사팀이 이 같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최첨단 ‘라이다’ 탐사기법 덕분이다. 연구진은 헬리콥터에 이 탐사장비를 탑재한 뒤 1901km의 면적을 조사해 도로와 수로 등 도시 흔적들을 발견하고, 인구가 밀집했던 이 도시가 12세기에 전성기를 이룬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마헨드라파르바타가 현재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필적할 만한 규모를 지녔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라이다(LIDAR ; Light Detection And Ranging)’는 레이저 광선을 목표물에 쏜 뒤 반사돼 되돌아오는 빛을 감지해 목표물과의 거리, 방향, 속도, 온도, 물질 분포 및 농도 특성, 3D 영상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장치다. 라이다의 측정 원리는 전파를 발사해 배나 비행기의 위치 및 크기 등을 측정하는 레이더와 똑같다. 레이더에서 사용하는 전파 대신 레이저 광선을 사용하므로 레이저를 사용한 레이더라는 의미에서 ‘레이저 레이더’라 불리기도 한다. 

이동 중인 물체를 측정하는 데 흔히 사용되는 레이더는 파장이 수~수십cm다. 태풍이나 장마전선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상 레이더의 경우 파장이 수cm인 전파를 쏘아 구름 안의 물방울과 부딪쳐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한다. 그러나 레이더는 구름 속 물방울의 크기가 작으면 그대로 통과해버리고, 고도 10km 이상에서는 반응을 잘 하지 못하는 단점을 지닌다. 이에 비해 라이다는 파장이 250nm(나노미터)~10㎛(마이크로미터)의 매우 짧은 빛을 쏘므로 미세한 물방울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을뿐더러 고도 80km까지 관측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다는 광활한 지역에서 수증기, 오존, 먼지 등의 종류 및 농도, 이동 모습을 알아내는 데 사용되며 특히 황사 관측에 없어서는 안 되는 장치가 됐다. 

또한 특정 지역의 지형 및 식생 종류 분포를 알아내는 데도 이용되며, 나무들의 키와 굵기 분포 등을 측정해 숲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측정하는 기술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지구과학 및 우주탐사용, 우주정거장과 우주선 도킹 시스템용, 지구 지형 관측, 환경 관측, 도시 모델링, 해안선 관리 등에 주로 사용된다. 

최근에 라이다는 자율 주행차의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3D 이미지로 만들 수 있어 어두울 때도 낮처럼 자율 주행차가 주행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자율 주행차 용도로 개발된 최첨단 라이다 센서의 경우 cm 수준의 정확도로 최대 200m 범위까지 초당 30만~220만 개 지점의 데이터를 취합할 수 있다. 반사되는 레이저 빛을 다중배열 수신소자를 통해 수집함으로써 3차원 영상 구현이 가능한데, 에번스 박사팀이 땅 밑에서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중세도시를 발견하는 데도 이 기술이 사용됐다. 최첨단 과학기술이 지난 150여 년간 세계 7대 불가사의로 남아 있는 앙코르 유적지의 비밀을 과연 풀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글 : 이성규 과학칼럼니스트

관련기사문화재 생명연장의 꿈, 보존과 복원 
지구를 보는 우주의 눈 - 위성카메라 
만리장성을 지탱한 것은 ‘찹쌀 밥심’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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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과학

제 2730 호/201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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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目)으로 로그인, 홍채인식 기술

안구의 홍채를 이용해 사람을 인식하는 기술, 바로 ‘홍채인식(iris recognition)’이다. 홍채라는 부위가 워낙 생소하고 독특해서인지, 이를 통해 사람을 인식하는 기술은 예전부터 SF 영화의 단골 소재로 쓰였다. 주인공이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다른 사람의 안구를 이식받는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요원들만이 입장할 수 있는 비밀 아지트의 홍채인식 시스템 앞에서 주인공이 홍채를 스캔 받는 ‘미션 임파서블’ 등은 모두 홍채인식과 관련된 대표적 영화들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홍채인식 기술이 어느덧 현실이 돼 우리 앞에 성큼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 노트7에 이 기능을 탑재시키면서 홍채인식 기술은 더 이상 공상이 아닌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존재가 됐다. 이 제품의 홍채인식 기능을 점검해 보니 신기하다는 생각과 함께 기술에 대한 궁금증이 하나둘씩 생겨난다. 지문인식이야 사람마다 다 다른 지문을 가지고 식별하지만, 홍채는 어떻게 구별하는 것일까? 

지문처럼 홍채도 사람마다 모양이 다 다를까? 아니면 눈을 깜빡일 때마다 홍채의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일까? 홍채인식 기능이 들어있는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전에 이 기술의 원리에 대해서 먼저 알아봐야겠다. 

■ 일란성 쌍둥이라도 완전히 다른 홍채 

홍채는 눈의 수정체와 각막 사이에 있는 조직이다. 카메라의 조리개처럼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 동공 크기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재미있는 것은 사람이라면 모두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홍채가 사실은 저마다의 고유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의 홍채는 생후 18개월 이후 완성된 뒤, 평생 변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변하지 않는 형태가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홍채는 사람을 식별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림. 홍채의 구조(출처: 서울대병원)


더군다나 홍채의 구조는 유전적인 영향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똑같은 홍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단적인 예로 일란성 쌍둥이라도 완전히 다른 홍채 형태를 갖게 되며, 동일인의 왼쪽과 오른쪽 눈의 홍채 형태 역시 완전히 다르다. 

신기하다는 생각과 함께 홍채가 사람을 식별하는 일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인물은 누구일까. 바로 미국의 안과의사인 프랭크 버치(Frank Burch)다. 그는 홍채 형태가 사람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를 지문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그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1936년에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지문 외에 또 다른 수단을 활용해 사람을 식별할 필요성이 거의 없던 시대였으므로, 논문은 학계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채 모두의 뇌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았던 홍채를 활용한 인식기술은 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1980년대 접어들며 다른 안과 의사들에 의해 다시 부활했다. 미국의 레오나드 플롬(Leonard Flom)과 아란 사피르(Aran Safir)라는 인물들로, 이들은 1987년에 ‘홍채 형태의 고유성을 활용한 인식기술’이라는 제목으로 특허를 등록했다. 

이후 7년이 지난 1994년에 영국 캠브리지대의 존 더그먼(John Daugman) 교수가 이들 두 사람에게 홍채 형태를 코드화 할 수 있는 영상신호처리 알고리즘을 제안했고, 의기투합한 세 사람은 미국 뉴저지주에 아이리스스캔(Iris Scan)사를 설립함과 동시에 세계 최초로 홍채인식 시스템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 홍채인식이 생체인식 기술 중에서 가장 정확 

현재 상용화돼 있는 홍채인식 시스템들은 더그먼 교수가 제안했던 알고리즘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마나 우수하게 설계됐기에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당시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일까? 이 알고리즘은 홍채의 형태를 코드화해 이를 영상신호로 바꾸는 과정을 제어하도록 설계돼 있다. 먼저 일정한 거리에서 홍채인식기 중앙에 있는 거울에 사용자의 눈이 맞춰지면 적외선을 이용한 카메라가 줌렌즈를 통해 초점을 조절한다. 

사진. 홍채인식 기능(출처: 삼성전자)


이어서 홍채 촬영 카메라가 사람의 홍채를 사진으로 이미지화하면 홍채인식 알고리즘이 홍채의 명암 패턴을 영역별로 분석해 개인 고유의 홍채 코드를 생성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홍채 코드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는 것과 동시에 비교 검색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같은 원리를 통해 작동하는 홍채인식 기술은 다양한 생체인식 기술 중에서도 가장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생체인식 기술 중에서도 가장 보편화된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지문인식 기술과 비교해 볼 때 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문인식의 식별에 걸리는 시간과 오차율은 각각 1초와 0.5%에 불과하다. 홍채인식과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지문인식의 경우 상처를 입거나 외부 자극을 받아 지문의 형태가 변하게 되면 오차율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홍채인식과는 달리 지문인식은 직접 갖다 대는 접촉방식이기 때문에 사람이 사망했더라도 지문이 인증될 수 있고, 지문이 복제될 수도 있기 때문에 범죄에 도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반면에 홍채는 안경이나 렌즈를 착용하고 있어도 인식이 가능하며, 살아있는 사람만 인증이 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7.5cm~20cm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인식하는 비접촉 방식이기 때문에 홍채인식은 지문인식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홍채인식 기술이 이렇게 잘나가다 보니 그 인기를 시기해서인지 최근 들어 황당한 내용의 소문을 종종 접하게 된다. 음모론에 심취한 사람들 중 일부가 SF 영화의 내용처럼 안구를 적출하면 홍채인식을 해킹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겁을 주는 것. 

하지만 생체인식 전문가들은 ‘그런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홍채는 사람이 사망하거나, 몸에서 떠나면 4초 이내에 풀어져 버리기 때문에 안구를 적출해도 쓸 수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홍채인식을 두고 떠도는 이 같은 기괴한 소문, 이제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자. 

글 :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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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SION 과학

제 2704 호/201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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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해서 슬픈 백호 탄생의 비밀

예로부터 백호는 청룡(靑龍)과 주작(朱雀), 현무(玄武)와 함께 우리나라의 사방을 지키는 사신(四神)이었다. 그중에서도 백호는 흰털 동물을 성스럽게 생각하는 우리 민족에게 더욱 특별한 존재로 여겨진다. 백호의 해였던 지난 2010년 출산 합계율은 1.23명으로, 평균 1.15명을 유지하던 당시와 비교해 급증했을 정도다. 

동물원에서도 백호는 단연 인기 있는 동물이다. 새하얀 털을 가진 백호를 보고 어른 아이 없이 신기함에 탄성을 지른다. 그러나 오늘날 동물원의 백호는 신기한 외모와 달리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자연적인 교배가 아닌 근친교배로 탄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 백호는 알비노가 아닌 루시즘 돌연변이 

흔히 백호는 알비노 동물과 혼동되기 쉽다. 정확히는 알비노증이 아닌 ‘루시즘’이라는 증상에 의해 태어나는 동물이다. 알비노와 루시즘은 둘 다 돌연변이지만 발생하는 원리와 증상은 확연하게 다르다. 

동물의 유전자 중에서 털색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는 5가지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이 유전자를 각각 A, B, C, D, E로 명명하고 구분했다. 그중에서도 알비노는 ‘C’유전자가 고장 났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C유전자가 고장이 나면 모든 색소를 만들지 못한다. 그럼 피부나 털은 흰색을 띠고, 멜라닌 색소가 없는 홍채에는 망막의 혈관이 그대로 비쳐 붉은 빛을 띤다. 알비노 동물의 일종인 실험실용 흰 쥐를 보면 털은 물론 온 몸이 하얗고 눈은 빨간 이유가 이 때문이다. 

반면 루시즘은 발생과정에서 피부나 털, 깃털의 피부 세포가 색소 세포로 제대로 분화되지 못해 발생하는 증상이다. 색소를 아예 만들지 못하는 알비노와 달리 색소가 부분적으로 부족해 몸의 일부 털이 흰색으로 변하거나 원래의 색이 희미해질 정도로만 변할 수도 있다. 

백호를 관찰해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보통의 호랑이라면 황토색이었을 부분의 털이 흰색으로 바뀌어 있다. 호랑이 특유의 검은색 줄무늬는 그대로 나 있고, 눈 색도 검정색이다. 말 그대로 황토색 털만 흰색 털로 바뀐 것이다. 물론 몇몇 호랑이는 털이 완전한 흰색이 아닌 살짝 노란 빛을 띠기도 한다. 

■ 인간의 이기심으로 태어나는 흰 동물들 

백호는 유전적 돌연변이로 태어나는 동물인 만큼 태어날 확률도 매우 낮다. 야생에서 백호가 태어날 확률은 벵갈 호랑이는 1만분의 1, 시베리아 호랑이의 경우는 10만분의 1로 매우 희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생에서보다 동물원에서는 백호를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다. 확률적으로 매우 희귀한 동물이 동시대에 여러 마리가 살고 있으니 우리는 매우 운이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운이 좋은 것이 아니라 인간 이기심의 자화상을 보는 것이다. 

백호의 탄생은 멘델의 유전법칙 중 ‘우열의 법칙’을 따른다. 부모 호랑이 모두에게 백호를 발현하는 열성 유전자(a)가 적어도 하나씩 있어야 백호가 탄생할 수 있다. 열성 유전자를 하나씩 가진 황호(Aa) 두 마리가 교배했을 때 백호(aa)가 태어날 확률은 25%다. A형과 B형인 부모가 만났을 때 O형인 자식이 탄생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황호(Aa)가 백호(aa)와 교배를 하면 백호가 태어날 확률은 75%로 늘어나고, 백호끼리 교배를 할 경우엔 확률이 100%가 돼 무조건 백호만 태어난다. 

사람들이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다. 백호를 많이 태어나게 하기 위해 백호끼리 교배하는 근친교배를 시행한 것. 그러다보니 최근의 백호는 다양한 유전병을 갖고 태어나게 됐다. 우리가 ‘언청이’라고 부르는 구개파열을 가진 채 태어나거나 사람처럼 지체장애를 앓기도 한다. 내반족과 척추측만증(척추 옆굽음증), 내장기관의 결함과 같은 질환이 대물림됐고 동시에 수명은 짧아졌다. 

사실 근친 교배는 인간이 원하는 동물을 얻기 위해 오래전부터 여러 동물에게 행해져왔다. 대표 적인 예가 흰털이 특징인 몰티즈다. 원래 몰티즈는 흰색과 갈색 검은색 등 다양한 색의 털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19세기 초반 사람들은 흰털을 가진 동물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었고, 흰색 몰티즈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흰색 몰티즈가 많이 태어나도록 흰색 몰티즈끼리 교배시켰고, 현재의 몰티즈는 흰색 털을 가진 단일 품종이 됐다. 이외에도 흰쥐와 백사자 등 인간은 흰 동물을 더 많이 보고 싶다며 근친 교배를 시키고 있다. 

■ 종 보존은 개체수가 아니라 다양성이어야 

최근 근친 교배로 태어난 백호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지만, 일부에선 백호라는 종을 보존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이항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종 보존’은 단순히 개체의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본성과 다양성을 이해하고, 그 습성을 그대로 지켜 주려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노력은 선진국에서 먼저 실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1년 6월, 미국 동물원수족관협회(Association of Zoos and Aquariums, AZA)는 백호나 흰 사자와 같은 희귀동물의 번식을 금지했다. 그 이유에 대해 희귀한 형질을 내기 위한 인위적인 교배는 자연 생태계 전체를 봤을 때 비정상적인 행위이며, 동물들의 육체적,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동물원에서 백호를 번식해온 행위가 ‘종보존’이 아닌 사람들의 눈을 충족시키는 ‘오락’을 위한 것이었다고 본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 호주에 있는 대부분의 동물원이 동물복지를 우선해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동물을 좁은 공간에 가둬 두는 방법이 아니라 동물의 습성에 맞는 환경을 제공해 최대한 야생 동물 그대로의 모습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동물복지규정을 정하고, 이를 지키는 동물원을 인증하는 제도를 시행중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이 인증을 받은 적도 자체적으로 만든 제도도 없는 실정이다. 

이항 교수는 “인간에게는 신비한 존재로 여겨지지만 백호는 실제로 야생에서 살기 불리한 동물이다. 백호와 같은 돌연변이 동물은 포식자의 눈에 띄기 쉽고, 무리와 다른 외모와 기형 때문에 무리로부터 도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단순히 오락을 위해 돌연변이종을 억지로 교배하는 것을 막고 동물원이 동물의 복지를 우선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 : 이윤선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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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2 10: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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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과학

제 2685 호/201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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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이 무엇이길래, 마스크로도 막지 못하나

이만하면 가히 ‘주의보 전성시대’라 할 수 있겠다. ‘미세먼지주의보’와 ‘황사주의보’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오존주의보’까지 가세해 외출하려는 우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런데 납득이 가지를 않는다. 오존(ozone)을 주의하라니. 미세먼지나 황사는 건강에 좋지 않은 유해 물질이기 때문에 이를 주의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오존의 경우는 살균제 원료로 사용되거나 자외선을 막아 주는 유익한 물질로 알고 있는데, 어째서 주의하라고 하는 것일까?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데, 휴가를 떠나기 전에 앞서 오존의 정체에 대해 분명하게 알아봐야겠다. 그래야 휴가를 안심하고 야외에서 보낼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 오존이 더울수록 증가하는 이유는 이산화질소 때문 

3개의 산소원자로 구성된 오존(O3)은 특유의 자극적인 냄새를 가진 기체다. 자극적인 냄새는 강한 산화력 때문인데, 이 같은 산화력은 살균 및 악취제거 용도로 많이 사용된다. 오존은 사람에게 유익함과 해로움을 동시에 제공하는 두 얼굴을 가진 기체다. 우선 성층권에 존재하는 오존은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해로운 자외선을 대부분 흡수해 지구상의 생명체를 보호하는 방호막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유익한 존재라 할 수 있다. 

반면에 지표면에서 생성되는 오존은 인체에 해로운 존재다. 흡입했을 경우 맥박과 혈압이 감소하고,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정도가 심할 경우 폐 손상을 유발시킬 수 있고, 눈에 노출되면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오존에 장기간 노출되게 되면 호흡곤란과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심하면 천식과 호흡기 만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일기예보의 진행자가 오존에 주의하라고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실제로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1991년에서 1997년까지 8년 동안 전국 7대 도시의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서울의 경우 오존 농도가 10ppm 높아질 때마다 사망률도 0.9%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존농도(ppm)노출시간영향
0.1~0.31시간호흡기 자극증상 증가, 기침, 눈자극
0.3~0.52시간운동 중 폐기능 감소
0.5 이상6시간마른기침, 흉부 불안
표1. 시간별 오존의 인체영향(자료: 환경부)


문제는 지표면의 오존이 해가 갈수록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증가의 원인은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 매연에 포함된 이산화질소(NO2)의 증가 때문인데, 이 물질이 가진 산소원자 2개와 공기 중의 산소가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오존을 만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높아지면 오존도 따라서 증가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오존을 만드는 광화학 반응이 일어나려면 강한 태양광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한 태양광선이 지표까지 내려오게 되는 여름철, 즉 6월에서 8월까지 기간에 오존도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존에 대비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마스크를 쓰면 될까? 안타깝게도 오존은 가스 형태의 기체이기 때문에 아무리 초미세 먼지까지 걸러주는 마스크를 쓴다 해도 소용이 없다. 현재로서는 그저 바깥 활동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직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현대인들이 바깥 활동을 갑자기 줄일 수도 없는 일인데, 이런 상황을 대비해 만들어진 제도가 바로 ‘오존주의보’다. 오존 농도가 올라갈 것을 대비해 사람들에게 미리 주의하라고 알려주는 제도인 것이다. 

■ 3단계로 이루어진 오존주의보 

오존주의보란 오존 농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 시민들이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을 때 발령하는 예보를 말한다. 대기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지난 1995년에 도입된 제도로서, 발령 단계는 총 3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낮은 단계인 ‘오존주의보’는 1시간 평균 오존농도가 0.12ppm일 때 발령되고, ‘오존 경보’는 1시간 평균 오존 농도가 0.3ppm일 때, 그리고 가장 높은 ‘오존 중대경보’는 1시간 평균 오존 농도가 0.5ppm일 때 발령된다. 


구분시민차량운전자(소유자)관계기관사업장
주의보·노천소각금지 요청
·대중교통이용 권고
·주민 실외활동 및 과격운동 자제 요청
·노약자, 어린이, 호흡기 환자, 심장질환자의 실외활동 자제 권고
·경보지역 내 차량운행 자제 권고(Carpool제 시행)
·대중교통이용 권고
·자동차 사용 자제 요청
·주의보 상황 통보
·대중홍보매체에 의한 대국민 홍보요청
·대기오염도 변화분석 및 기상관측자료 검토 요청
경보·소각시설 사용제한 요청
·주민 실외활동 및 과격운동 제한 요청
·유치원, 학교 등 실외 학습 제한 권고
·노약자, 어린이, 호흡기 환자, 심장 질환자 실외 활동 제한 권고
·경보지역 내 자동차 사용제한 명령·경보상황 통보
·대기오염 측정 및 기상관측 활동강화 요청
·경보상황에 대한 대국민 홍보강화 요청
·연료 사용량 감축권고
중대경보·소각시설 사용중지 요청
·주민 실외활동 및 과격운동 금지 요청
·유치원, 학교 등 실외 학습 중지 및 휴교권고
·노약자, 어린이, 호흡기 환자, 심장 질환자 실외 활동 중지 권고
·경보지역 내 자동차 통행금지·중대경보상황 통보
·대기오염측정 및 기상 관측활동강화 요청
·위험사항에 대한 국민 홍보강화 요청
·경찰에 교통규제 협조 요청
·조업단축 명령
표2. 오존경보 발령시 조치사항(자료: 환경부)


일단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천식과 같은 호흡기 장애 환자는 물론, 어린이나 노약자 등은 야외 활동이 금지해야 하고, 건강한 사람일지라도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오후 2~5시 사이는 한낮 기온 상승과 함께 오존의 농도도 증가하므로 교통량이 많은 구간에서의 야외 활동은 더더욱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불가피하게 야외 활동을 해야 한다면, 수시로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서 피부를 보호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오존은 호흡기 외에도 피부에 강한 자극을 주면서 각종 피부 트러블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해외 선진 국가들은 오존 농도가 증가하게 되면 어떻게 대처할까? 발령기준 및 단계별 조치사항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은 이미 70년대부터 오존경보제를 시행하고 있어서 시스템 자체가 상당히 안정돼 있다. 현재로서는 아무리 선진 국가라도 오존 증가에 따른 뚜렷한 대책이 없기 때문에 일단 피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피하는 것만으로는 오존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없다. 공기 중의 오존을 줄이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뒤따라야만 한다. 

예를 들면 대기 중의 이산화질소를 줄이기 위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거나, 화석연료 대신에 친환경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노력이 함께 병행돼야 조금이라도 대기 중의 오존 농도를 줄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오존도 기후온난화의 주범으로 몰려있는 이산화탄소처럼 억울하기 짝이 없는 존재다. 자연 상태의 오존은 지구 생태계에 적합하도록 알맞은 양만 생성됐지만, 산업이 발전하면서 인간이 이들을 포화 상태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이라도 우리는 오존의 농도를 원래의 자연적 상태로 존재했던 수준으로 되돌려 놓을 의무가 있다. 이들에게 ‘병’을 준 것이 우리 인간이라면, 그동안의 억울한 누명을 벗고 소중한 존재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약’을 주는 것도 우리 인간의 몫이 아닐까. 

글 :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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