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백의 신부 3
윤미경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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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새로운 인물들이 꽤 등장했다. 낙빈으로 착각할(?) 인물이 하나 나왔고, 인간 세상에 있던 소아의 가족과, 소아에게 연정을 품은 남자도 등장했다. 여기까지는 진행도 꽤 빠른 편이다. 

하백에게 관심 많고, 짖궂은 장난도 많이 하는 황제의 등장도 흥미롭다. 

그렇지만 굳이 '낙빈'의 얼굴을 한 채 등장한 것은 많이 심했소!


서왕모와 하백의 내기도 흥미진진하다. 서왕모는 썩 좋은 인물로 보이지는 않지만 적어도 아들을 걱정하는 어미의 마음은 갖고 있으리라고 본다. 때로 그게 왜곡되어 나타날지라도. 그리고 바로 그 무리수가 하백이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으레 그렇듯이...


원래 하백의 신부로 내정되어 있던 건 소아가 아니었다. 소아는 대리 신부였다. 자식을 위해 목숨도 바치는 절절한 부모의 마음이 흔한 것처럼, 자식을 내다 파는, 자식을 소유물로 여기는 부모의 모습도, 참 자주 목격하게 된다. 근래에 아동학대 관련 기사가 많이 보였는데, 그건 근래 들어 그런 사건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노출되었을 뿐이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의 분에 보였을 뿐. 그리고 물밑에선 더 많을 테지... 


그나저나, 저 사진의 하백은 참 귀엽다. 거리의 소녀를 만났을 때의 모습인데, 그 소녀의 정체는 아직 모르겠다. 설마 낙빈 어렸을 때는 아니겠지? 아님 소아가 살아있는 지금 세상의 또 다른 인물일까? 뒷편을 보고서 확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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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백의 신부 2
윤미경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한시는 비천무가 짱이었다. 적재적소에 들어간 두보의 시가 어찌나 절절하게 어울리던지....

취접냉월 때 황미나 작가는 직접 시조를 썼던 것도 같고... 따로 원전을 밝히지 않은 걸 보니 직접 쓰신 듯.

암튼.... 한시가 나오면 또 약해지는 게 나의 마음! 비파는 또 어찌나 운치가 있던지.. 지화자~



여전히 요염한 자태를 자랑하는 서왕모와, 엄마랑 사이 나쁜 하백이다. 

낮의 하백은 키만 작지 얼굴은 그닥 어려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밤의 하백처럼 시크한 것은 여전히 그의 매력.



하백의 첫번째 인간 신부 낙빈... 하백의 마음 속에 들어찬 낙빈을 몰아내고 소아가 차지할 날이... 곧 오겠지.

이미 '푹' 빠져 있다고 했으니까....(이건 책을 봐야만 알 수 있는 유머!)



수국 편 야시장에서 위기에 몰린 소아. 그 상황에서 참견할 자격이 있다고 목소리 까는(아마도!) 무이(하백)다.

표정이 살벌하다. 비키지 않으면 피라도 볼 기세!



사실 캐릭터들은 좀 전형적이다. 기존 이야기를 많이 갖고 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식의 서브 캐릭터는 흔히 보아왔다. 그럼에도 늘 바라만 보는 존재로서의 답답함과 질투의 감정이 모두 이해가 간다. 사실 가장 인간적인 감정 아닌가. 무라가 인간은 아니지만... 저 서늘한 옆얼굴이 참 마음에 든다.



낮의 하백과 밤의 하백이 물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비춘다. 마음에 드는 컷이다.



인간으로서 처음 보게 되는 은하수의 풍경이다. 캬아! 슈퍼맨을 볼 때 로이스가 가장 부러울 때는 그렇게 슈퍼맨 품에 안겨 하늘을 난다는 것이었다. 그게 슈퍼 히어로든, 물의 신 하백이든... 아무튼 초월적 존재여야 가능한 이야기. 그래서 말도 안 되지만 이런 이야기들에 매력을 느낀다. 그래서 슈퍼 히어로 영화도 좋아한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짱!(응?)


이번에도 적절한 유머가 꽉 찬 그림에 숨구멍을 주면서 소소하게 웃겨 주었다. 새머리 청조랑 후기의 작가님 팬더까지도! 난 2권도 분명 리뷰를 예전에(2008년) 썼을 거라고 여겼는데 없더라. 왜 없지??? 없으면 새로 쓰면 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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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4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05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백의 신부 1
윤미경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한참 열 올리며 하백의 신부를 모으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수년 뒤 완결이 났다. 완결 나면 볼 생각에 읽다가 그만두었는데 퍼뜩 읽고 싶은 충동이 일어 급히 꺼내들었다. 그런데 예전에 썼다고 생각한 리뷰가 없다. 왜지??? 혹시 구판 절판에 새로 찍었나? 내가 쓴 리뷰가 사라졌나? 아님 정말로 리뷰를 안 썼나??? 믿어지지 않는다. 하백의 신부는 정말이지 너무너무 할 말이 많은 작품인데 말이다! 순정만화가 보여줄 수 있는, 만화라는 장르가 재현할 수 있는 판타지를 아주 잘 활용한 멋진 사례이건만! 서두가 길었다. 그림부터 이야기하자.



윤미경 작가님 그림체는 굉장히 서구적인데, 이런 옷을 입혀 놓으면 또 묘하게 동양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신기해라.

배경 이야기 자체가 중국에서 와서 그런가, 붉은색이 엄청 잘 어울린다. 



오랜 가뭄에 시달리던 마을 사람들이 처녀를 물의 신 하백에게 바쳤다. 사람들에게 등 떠밀려 재물이 된 가엾은 소녀.

그렇게 도착한 수국은 아름다웠다. 물 속인데 하늘이 보인다. 바위 덩어리가 섬처럼 둥둥 떠 있다.

그리고 괴물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하백은, 소년이었다. 적어도 낮에는 말이다.

물의 신답게 낮의 뜨거운 기운을 감당해내지 못해서 밤에만 어른이 된다.

그걸 창에 비친 그림자로 표현했다. 종종 영화같은 연출을 보여준다. 멋지다!



물을 다스리는 신이 술잔의 물을 부었을 뿐인데 지상에 비가 내렸다. 인간들에게 늘 속으면서도 기꺼이 속아주는 신이라니... 뭔가 로맨틱한 순정파로 느껴진다. 용이라는 글자를 썼더니 글자가 꿈틀대며 살아나더니 날아간다. 이런 것도 CG가 재현되는 영화속 한장면 같다. 


어린 하백도, 어른 하백도 모두 까칠하다. 그 성정은 어머니 서왕모에게서 왔던가. 족히 2만 년은 살았을 테지만 여전히 카리스마 넘치는 미모와 기백을 갖고 있다. 옥황상제 나오는 이런 이야기들은 도교의 설정인데, 요즘 중학생들은 이런 이야기를 거의 모른다. 역시 어릴 적에 적당히 무협도 좀 봐주고 그래야 하는데 말이다. ㅎㅎㅎ 추천 작품은 초은준 주연의 '보련등' 되겠다. 시리즈에 우리나라 배우 박시연도 나온다. 좀 예쁘게 나온다. 후후후...



심각한 이야기만 하면 피곤해지는 법. 이렇게 꽉 찬 느낌의 그림에는 여백이 꼭 필요하다.

저런 개그컷이 쉬어갈 틈을 준다. 귀엽다!!!


보다보니 이미라 작가님의 점성술사의 별도 떠오른다. 거기서도 제물에 바쳐진(맞나? 기억이 가물가물....) 여자가 밤이 되어서 가면 쓴 신랑이 등장하는데, 나중에 이 신랑이 가면 벗으니 엄청난 미모가 뙇!하고 등장했더랬다. 보통 만화의 설정은 이렇다. 그래서 피오나 공주가 마법 풀렸을 때 미모가 사라진 게 신선했던 것이다. 에로스와 프쉬케 이야기도 그렇지 않은가. 


하백의 신부는 24권에 외전까지 나왔고 일러스트집도 있다. 일러스트집도 한참 전에 샀는데 비닐도 안 벗긴 것 같...;;; 반성합니다. 


덧글) 다시 검색해 보니 역시 리뷰를 썼었다. 구판에 썼는데 구판이 같이 검색 안 되어서 몰랐던 거다. 그걸 다 쓰고서 알았네. 그러니 그냥 등록 버튼 누르자.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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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라떼 2016-05-03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놓칠뻔 한 명작이네요
저도함 읽어봐야겠어요^^

마노아 2016-05-03 21:09   좋아요 1 | URL
흥미돋는 설정들이지요? 그림도 멋져요. 일단 주인공들이 후덜덜하게 예쁩니다.^^ㅎㅎㅎ
 
더 뮤지컬 The Musical 2016.3
클립서비스 편집부 엮음 / 클립서비스(월간지)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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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더 뮤지컬 1월호였던가... 아무튼 몇 달 전에 보았던 기사에서 뮤지컬 '빨래'를 엄청 추천했더랬다. 뮤지컬 큐레이터 고은령..... 맞나? 전 아나우선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에서도 빨래를 추천했다. 2월에 몹시 보고 싶었는데 바빠서 못 가던 터에 홍광호가 3월에 빨래에 합류한다는 게 아닌가! 오, 이건 가야 해!라고 알람 맞춰가며 준비했지만 예매 전쟁에서 장렬하게 전사했다. 2차 전도 마찬가지였다. 예매대기도 시도했지만, 모든 좌석의 예매대기도 매진이었다. 헐! 홍광호가 출연하기엔 소극장이 너무 좁았다. 그는 자신이 출연한다고 해서 극장이 커지는 걸 경계했지만 팬들은 바로 그걸 원했다규!


결국 빨래는 보지 못했다. 홍광호 걸로 보고 싶었는데 표를 구하지 못한 탓에 애정이 한풀 꺾였다. 다음 기회에 만나자꾸나!


미스 사이공 웨스트엔드 공연에 참여하면서 느낀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이 빨래에 재출연하게 된 계기라고 한다. 합법적으로 체류를 해도 이리 고독한데, 불법 체류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불안함과 외로움이 얼마나 클까 생각하게 되었다고. 보지 못했지만, 이번 솔롱고는 그의 앞선 솔롱고보다 더 깊어지지 않았을까. 


우리나라에선 배우 때문에 표를 구하는 경우가 많아서 캐스팅 바뀌면 환불 소동이 일어난다. 그런데 런던에서는 그런 부담은 없다고 한다. 출연진이 바뀌는 것에 대해서 관객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우리나라 공연 문화는 굉장히 스타 위주라는 생각이 든다. 스타 마케팅은 양날의 검이다. 덕분에 홍보가 되고 관객이 들어오지만, 거기에 의존하면 작품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고, 배우들 사이에 위화감도 일 것이다. 배우보다 작품의 파워가 더 커지고 공연 문화가 좀 더 건강해져야 될 테지. 나도 거기에 일조하는 관객이어서 달리 말을 보탤 수가 없구나..;;;;


홍광호 기사를 보니 엄청 조심스럽고 소심해 보인다. 강박적인 예의가 느껴진다. 이런 성정이 정교한 음악을 만들어내는지도 모르겠다. 몇 달 전에 그동안 모아온 티켓북을 다시 정리한 일이 있는데, 스위니 토드 감상에 그렇게 적혀 있었다. 류정한과 임태경 때문에 예매를 했는데 홍광호의 발견이었다고. 작품을 보다가 졸아서리... 영화 스위니 토드도 졸아서리....;;; 스위니 토드와 나는 맞지 않나 봐... 하며 이번 예매는 건너 뛰었다. 조승우 주연이라 표구하기도 어차피 힘들 터! 


뉴시즈 기사도 꽤 많이 할애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신물팔이 아이들이 보여준 '연대'의 힘에 관심이 간다. 학생 하나가 이 뮤지컬을 보고 와서는 선생님은 모르는 뮤지컬일 거예요. 라고 말을 해서 어찌나 웃기던지...ㅎㅎㅎ


마타하리 연출가 인터뷰에 보니 마타하리가 처형당하던 순간에 안대도 쓰지 않고 울부짖지도 않은 채 당당히 죽음을 맞이했다고 표현했다. 이 부분은 뮤지컬에서 언급한 그대로 재현했다고 생각한다. 커튼콜 때 옥주현이 울었는데, 자신의 뮤지컬 인생 십년을 돌아보면서 신인 시절의 풋내기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처럼 휙 지나가지 않았을까.... 짐작했다. 


연출가 말에 따르면 미국관객과 달리 한국 관객들은 열정과 감정을 쌓아두었다가 커튼콜 때 폭발시킨다고. 그게 클래식한 공연에서는 어느 타이밍에 박수를 쳐야할지 눈치를 봐서 그런 게 아닐까? 커튼콜 때는 박수를 치지 않는 게 실례처럼 느껴지니까. 눈치 안 보고 맘껏 칠 수 있고 소리도 지를 수 있는 그런 타이밍! 내 생각이다. 


한국의 멀티 캐스팅의 장점을 얘기해 주었고, 지크슈으 무대와 조명이, 엘리자벳의 의상이 참 좋았다고 얘기한다. 괜히 내가 다 으쓱!


일본 배우 코니시 료세이의 한국 뮤지컬 관람 후기도 나오는데, 이렇게 외국인들이 말하는 우리나라 공연 이야기가 좋다. 그들 눈에는 어떻게 보이는지 몹시 궁금하기 때문이다. 자국의 공연과 비교하기 때문에 차이점을 선명히 알 수 있는데, 차이는 있어도 무대의 열정과 감탄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헤드윅에 합류한 정문성 인터뷰도 좋았다. 본인이 했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배우 개개인에게 맞추어 서포트가 강했다고 한다. 자기 노래 부르는 스타일에 맞추어 반주가 다 따라줬다고. 그래서 라이브로 연주하는 노래들은 배우별로 노래 길이가 다르다. 얼마만큼 음을 끌고 이어가는지 서로 다르기에 말이다. 이런 게 또 멀티 캐스팅의 묘미지만... 덕분에 지갑이 가벼워진다는 게 함정! 돌아오는 주에는 변요한 헤드윅을 보러 간다! 기대 중이다.^^


이번 호에서 가장 반가웠던 기사는 엘지아트센터의 안내 멘트 소개다. 이곳에서 공연을 볼 때마다 독특한 안내 멘트에 빵 터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걸 누군가에게 그대로 재현할 수가 없어서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기사로 보는구나!


2009년 김동률 콘서트 

여러분 안녕하세요? 공연장까지 오시느라 힘드셨나요? 오시는 길 힘들었지만 아이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오셨을 줄 압니다. 낙엽이 가을빛으로 완연해진,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신 1,073명의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모두 오래도록 설레는 마음으로 이 시간 기다려 오셨을 텐데요, 나만을 위한 콘서트라는 욕심쟁이 생각을 가진 분이 있다면 함께한 모두가 내 오랜 친구들이라 생각하시고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으로 휴대폰과 카메라의 전원을 과감하게 꺼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희망과 염원을 담아 이제서야 선보이는 2009 김동률 콘서트! 오늘 동률 님이 여러분께 어떤 멜로디로 프러포즈!하실지 너무 기대가 되는데요, 여러분이 동률 님을 아끼는 마음의 잔향이 무대까지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도록 뜨거운 박수와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오늘 콘서트 여행하는 마음으로 지금 출발하겠습니다.


2014년 <라카지> 안내 멘트

관객 여러분께 시원한 웃음과 감동을 드릴 뮤지컬 <라카지> 함께하실 땐 소지하신 휴대폰과 카메라의 전원은 반드시 꺼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공연 내내 라카지 걸들의 성별이 긴가민가 싶더라도 옆사람과 과도한 만담은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상 초월의 매력으로 여러분께 색다른 즐거움을 드릴 라카지쇼에 흠뻑 빠지신다면, 1막 공연이 끝나기 전에 여러분 자신도 미처 몰랐던 또 다른 성적 취향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겁니다. 자! 즐길 준비되셨다면 여러분의 열정적인 박수와 함성으로 오늘 공연 막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2010년 <맨 오브 라만차> 안내 멘트

관객 여러분! 16세기 스페인의 지하 감옥엔 휴대폰도, 카메라도 없었습니다.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여러분이 라만차의 기사이자 레이디이십니다. 지금 이 순간 나만의 욕심으로 휴대폰이나 녹음기를 켜신 분이 있다면 소지하신 카메라와 휴대폰의 전원을 꺼주시고 모험으로 가득 찬 돈키호테의 여정에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0년 <빌리 엘리어트> 안내 멘트

어린이나 학생 단체를 동반하신 보호자나 선생님께서는 공연 중에 어린이들이 숨겨진 내면의 끼를 발산하거나, 원초적 본능을 끌어내서 주위 다른 관객께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소중한 시간 함께하실 땐 똑똑한 휴대폰과 성능 좋은 카메라, MP3의 전원은 과감하게 꺼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공연 중에 극의 흐름상 반드시 필요한 장면에서 흡연을 하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관객 여러분의 건강을 위해 금연초로 대체하고 있지만 연기와 냄새로 인해 조금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점 관객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2012년 국립현대무용단 신작 <호시탐탐> 안내 멘트

관객 여러분 좋은 공연은 좋은 관객이 함께 만들어 갑니다. 함께하실 땐 휴대폰과 카메라의 전원은 반드시 공연 전에 끄시고 다른 관객의 소중한 관극 기회를 방해하지 않도록 배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연 중에 호시탐탐 휴대폰과 카메라를 사용할 생각을 하시면 호랑이에게 냅다 콧등을 걷어 차일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다면 함께하시는 1시간 40분만이라도 전원을 끄시고 편안하게 공연에 몰입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잠시 후 갑작스럽게 공연이 시작되겠습니다.


2013년 이자람의 <억척가> 안내 멘트

관객 여러분 오늘 함께하실 <억척가>는 관객과의 호흡이 생명인 공연입니다. 생명에 지장이 없도록, 여러 사람 좌절하지 않도록 소지하신 휴대폰과 녹음기 각종 전자기기의 전원은 미련 없이 꺼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판소리 <억척가>는 여러분의 적극적인 추임새가 공연의 흥망성쇠를 결정합니다. 공연 중에 부동자세로 계시면 신체에 무리가 올 수 있사오니 억척네의 인생 파노라마 함께하시면서 흥겨울 땐 흥겨운 대로 서러울 땐 서러운 대로 어깨를 들썩이면서 소리꾼과 좋은 에너지를 주거니 받거니 해주시기 바랍니다. 잠시 후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


-2부 시작 멘트-

관객 여러분 이자람의 <억척가> 앞마당 재밌게 보셨습니까? 여러분은 최첨단 서라운드 공법의 가설 객석에서 김순종, 안나킴, 억척네로 3단 변신한 한 여인의 희로애락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계십니다. 깊은 진동과 진한 울림에도 안전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사오니 안심하시기 바라며, 가설 객석이기 때문에 소지품을 의자 밑에 두시면 아래로 떨어질 수 있사오니 소지품은 발 앞쪽에 안전하게 두시기 바랍니다. 잠시 후 억척가 뒷마당을 시작합니다.


2012년 이소라 콘서트 <겨울> 안내 멘트

바람이 붑니다. 겨울. 이별이 생각나는 외롭고 쓸쓸한 계절에 운명처럼 그냥 이렇게 함께해 주신 관객 여러분 고맙습니다. 언제나 믿음으로 함께해 주시는 관객 여러분 오늘 첫사랑의 처음 느낌 그대로 마이 님프! 소라 님과 우리 다시 함께합니다. 난 행복해라는 생각이 들어야 할 공연 중 갑작스런 휴대폰 벨소리와 액정 불빛으로 금지된 분노와 피해 의식이 들지 않도록 제발 각종 전자기기의 전원은 이제 그만 꺼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가슴에 타로처럼 별처럼 아로새겨질 오늘 콘서트! 소라 님의 청혼 같기도 하고 고백 같기도 한 시시콜콜한 이야기 함께하시면서 순수의 시절을 랑데부 하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2009년 뮤지컬 <영웅> 안내 멘트

가슴 벅찬 역사의 순간을 함께하실 땐, 휴대폰과 카메라는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관객 여러분! 그 시절 독립운동을 함께할 순 없지만 여러분이 주시는 뜨거운 박수와 함성은 독립운동의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100년 전 하얼빈역! 그날의 외침을 되새기면서 지금부터 독립군의 의로운 여정에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3년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 <플라멩코> 안내 멘트

오늘 공연 설렘으로 기다려 왔을 모든 분들이 공연 중에 휴대폰의 벨소리나 액정 화면에 상처받지 않도록 관객 여러분께서는 소지하신 모든 전자기기의 전원을 지금 바로 꺼주시기 바랍니다. 휴대폰의 진동음보다 백배 강렬하고, 카메라의 플래시보다 훨씬 더 황홀한 뜨거운 스페인의 정열을 온몸으로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창립 30주년을 맞는 서울예술단 관련 기사도 좋았다. 전통을 지키며 현대와의 조화도 놓치지 않으려는 그들이 도전이 눈부시다. 근래에 '윤동주 달을 쏘다'를 아주 좋게 봤기 때문에 더 애정이 솟았다. 게다가 나의 완소 뮤지컬 바람의 나라도 서울 예술단 작품이 아니던가! 예산 문제로 진통을 심하게 앓는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왜 그리 짧게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예산도 확보하고, 관객들도 좀 더 즐길 수 있게 공연 좀 길게 해줬으면 좋겠다. 거의 일주일 정도에 끝냈던 것 같다. 한달은 해주셔야죠. ㅠ.ㅠ


홍보 영상 제작사 비주얼크루 숟가락 기사도 재밌었다. 이들이 제작한 것 중 가장 핫한 반응을 받은 게 '난쟁이들'의 끼리끼리였다. 카페에서 동영상을 틀어보고 나도 배꼽 잡았다. 속된 말로 약 빨고 만든 작품이란 평을 듣는 작품인데, 기사를 보고 나서 곧바로 예매를 했고, 지난 토요일에 보고 왔다. 소문이 사실이었다. 세상에, 오랜만에 배꼽 잡고 웃은 뮤지컬이었다. 뮤지컬보다는 연극적 요소가 컸지만, 아무튼 눈과 귀가 모두 즐거웠다. '어른이' 뮤지컬이라고 불리는, 어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짙은 패러디와 풍자가 쓰라리고도 재밌었다. 굿! 강추다!


이밖에도 포스트잍을 붙인 기사가 많았는데 리뷰 쓰다 지쳐서 이제 그만 줄여야겠다. 3월호 리뷰를 5월에 쓰는 게 민망하니 후다닥 마무리 하련다.


덧글) 참, 이번 호에는 이승환 '빠데이 26년'에 대한 언급도 나온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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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1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15 1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씬플레이빌 Scene Playbill 2016.1
sceneclub 엮음 / 시어터플러스(월간지)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정한옵 때문에 구입한 잡지다. 더 뮤지컬을 애독하고 있고, 그나마도 매번 밀리기 때문에 다른 잡지에 눈길을 돌릴 마음은 없었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가 표지를 장식했는데 지나칠 수는 없었다!


2016년의 첫 커버는 인터뷰를 하지 않기로 유명한 뮤지컬 배우 류정한이 장식해주었다고, 편집자가 첫머리에서 밝혔다. 오홋, 평소 인터뷰에 박한 편이었구나. 팬이지만 잘 몰랐음...


더 뮤지컬은 뮤지컬과 연극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씬플레이빌은 좀 더 다양한 장르의 문화 예술을 다루고 있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은 라흐마니노프 3번을 익히게 되면 일본의 산토리 홀에서 첫연주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라흐마니노프가 그만큼 거대한 산이구나... 싶었다. 그나저나 이 페이지에서(42쪽) 사진은 '피아니스트' 신지아라고 쓰고, 본문에는 '바이올리니스트'라고 썼다. 어느 게 맞음?? 이런 식의 오타는 이 잡지의 처음부터 끝까지 줄기차게 나온다. 매달 나오는 잡지인데도 이런 걸 못 잡아냈다는 것에 크게 실망해서 별점이 박해졌음을 밝힌다.


연극 '나무 위의 군대'는 예술의 전당에서 포스터 봤을 때부터 눈길이 갔다. 다비드 칼리의 '적'이 떠오르는 설정이다.



포즈가 자연스럽고 멋지다. 훗! 


침묵을 깨고 카메라 앞에 선 류정한은 여전히 무대를 숭배하고, 배우는 작품으로 이야기해야한다는 신념을 지닌 사람이다.


아, 이 표현 좋다. 무대를 숭배한다고!

오랜 시간동안 탑을 장식하고 있고, 거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마지막에 인사하는 배우(주인공)이지만, 배우를 그만 두었을 때의 이야기, 무대에서 차차 내려오는 이야기가 나왔다. 스스로에게 까다롭고, 무대에 서기 직전 극도의 긴장감과 예민함으로 힘들어 하다가 최근에야 무대를 즐기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이승환과 몹시 흡사해서 놀랐다. 예술가들은 이렇게 통하는 것일까. 


그나저나 팬텀 공연 때 머리를 다쳤다고 한다. 아니 이럴 수가! 전혀 몰랐다. 공연만 보고 공연 관련 기사까지는 찾아보지 못해서 그런가 보다. 팬클럽도 거의 못 들어가보고... 눈에서 멀어졌지만 마음에서 멀어진 건 아닙니다!!



라이선스 공연에 류정한이 나올 경우 성공한다는 공식이 있다 할만큼 많은 작품을 호평 받게 했지만, 이번에 올라간 마타하리는... 음... 평타였음을 고백한다. 안 봤으면 섭섭했겠지만, 두번 볼 정도는 아니었다능...


기사에도 나오듯이 가사전달력은 정말 우수하다. 노래는 말할 것도 없고. 굳이 아쉬운 게 있다면 진지한 역할을 많이 해서 깨방정 가벼운 역은 덜 어울린다. 이를테면 프랑켄슈타인 역은 좋았지만, 1인 2역을 해낸 노예상인 역할은 덜 달라붙는 기분. 그래도 같은 역할을 시간 차이를 두고 몇 번을 보면 꾸준히 진화하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지킬앤 하이드도 그랬고, 라만차도 그랬고 레베카도 그랬다. 개인적으로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류정한으로 만나고 싶다. 그의 겟세마네를 꼭 들어보고 싶다. 


뮤지컬 제작에 관한 포부도 밝혔는데, 근래에 관련 기사가 떴다. 생각보다 훨씬 그 날이 빨리 돌아올 것 같다. 


최근에 학생들에게 관람하고 싶은 역사 영화가 있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많은 아이들이 '레미제라블'을 꼽았다. 

영화 레미제라블과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같은 해에 봤는데, 둘 다 나는 심심했다. 영화의 경우 배우들이 몇 명 빼고는 노래를 못해서... 일단 주인공 휴잭맨과 러셀 크로우 노래가 성에 안 찼다. 오히려 그걸 패러디했던 군대 동영상이 엄청 재밌었지... 뮤지컬도 인상 깊은 장면이 몇 컷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이 엄청난 스케일의 소설을 무대로 옮기기에는 버겁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건 나만의 인상일까? 잡지에서도 레미제라블을 재차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힘주어 소개하는데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 답게, 그의 작품을 가지고 초성으로 소개한 '겨울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이 작품은 만화가 황미나 샘이 본인 카페에 연재를 해서 알게 되었는데, 애석하게도 중간에 연재를 그만두셨다. 스케줄이 바빠서 그러셨나... 몹시 고전적인 내용이었는데 셰익스피어 자체가 고전 세대니까!


잡지를 읽은 지 두달 정도 지난 것 같은데 한참만에 밀린 리뷰를 쓴다. 숙제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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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6-05-02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지아님은 바이얼리니스트가 맞습니다. 이 잡지를 소장하고 계시다니 부럽기 한이 없습니다.

2016-05-02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