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남자 1
천계영 글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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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갑자기 천계영 작가님이 끌린 건 신간 소식 때문이다. "좋아하면 울리는"

신간 읽기 전에 사두고 못 읽은 책을 먼저 읽는 게 순서!

그래서 펼쳐들었다. 예쁜 남자!

언제던가... 장근석 주연의 드라마로 만들어진 것 같은데 이 작품 맞던가? 여주인공이 아이유였던 것 같은데 이것도 가물가물. 



주로 청소년물을 그리던 작가가 대놓고 20-30대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작품을 그렸다. 그러니 저런 대사도 얼마든지 가능! 이제 2권 봤는데 내가 봐도 나쁜 남자다. 남주가 잘 생기면 여주가 '평범'하다는 설정으로 나오기 마련. 드라마에선 평범하다는 설정으로 예쁜 여배우가 나오곤 하지만 만화 속에선 어떨까? 



유머 감각 출중하신 어머니의 활약이 기대된다. 오다기리 조가 모기다리가 되고 오다리가 된다. 



'숭배의 대상'이라는 말이 크게 공감이 간다. 나도 저런 질문 들어봤다. ㅎㅎㅎ



대놓고 이름도 '김보통'이다. 글쎄, 이 여자의 정신 세계나 빠질의 수준은 '보통' 그 이상인 것을!

마트 총각이 덥다고 단추를 끌렀는데, 꽁치 사려다가 고등어는 사야겠다고 생각하는 저 놀라운 반응!



그리고 1권에선 이름 없이 잠깐만 등장한 초절정 미녀의 등장! 하이힐을 신은 소녀의 그 아이가 나왔나 했다.

걔가 한국에서 자라서 나이 먹으면 이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미안하다. 이름이 생각 안 난다.ㅜ.ㅜ



어린 시절의 자신을 돌아보던 보통이는 초딩시절 미래의 자신에게 쓴 편지를 발견한다. 



역시 어릴 때부터 보통이 아니었어! 얘야, 스무 살은 정말 어리고 어리고 또 어린 나이란다. 버럭!!!


어제 곤 투모로우를 보고 난 뒤, 추석 당일이라 문 연 식당이 없어서 KFC에 들어갔고, 트위스터 박스를 시켜 먹고 있는데, 내 트위스터의 치킨이 아래로 쏙 빠져서 바닥에 떨어졌고, 집에 와서 식혜 한잔 하려고 뭔가 뿌옇게 가라앉은 물병을 흔들어 컵에 따랐는데 밍밍한 맛이 이상해서 이게 뭐냐 하니 엄마는 쌀뜨물이라고 하셨고...;;;;;

기분 좋은 휴일의 기분 나쁜 저녁을 그나마 살려준 건 예쁜 남자였다. 천계영 작가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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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6-09-16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쌀뜨물!
마노아님의 추석날 이야기도 만화의 한 장면 같아요 ^^
장근석, 아이유 나오던 드라마는 저도 생각나요. 뜨문뜨문 봐서 줄거리는 잘 기억 안나지만 아이유 의상이 독특했던 것이 제일 먼저 떠오르네요. 원작이 이 만화였군요. 천계영 작가 나이가 꽤 되었을텐데 감각이 보통이 아닌가봐요.
살까말까 생각중입니다~~ ^^

마노아 2016-09-16 15:24   좋아요 0 | URL
명절에도 빠지지 않는 저의 삽질이었습니다. 여전히 시트콤이에요...;;;;;
작품 설정에 아이유 역할 캐릭터가 옷을 아주 엽기적으로 입어요. 만화 속에서도 빵빵 터집니다.
민망해서 사진을 못 찍었어요. ㅋㅋㅋ
천계영 작가님 드레스코드도 사두고 못 읽었는데 이거 읽고 읽어야겠어요. 패션하면 또 천작가님이죠. ㅎㅎㅎ
 
설희 14
강경옥 글.그림 / 팝툰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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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도 죽지도 않는 몸, 대재벌의 상속녀. 세상에 초연한 듯 보이는 성격의 설희. 그런 그녀의 피를 뜨겁게 만드는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무려 400년을 기다려온 전생의 인연이 그녀를 기억해 내었는데, 소중한 존재가 생기면 인간은 약자가 되는 법. 한때 동정심에 끌려 제 피를 나눠준 게 사단이 났다. 인간이란 좀처럼 변하지 않는 존재. 글러먹은 인성의 베라는 독자마저도 들고 있던 핸드폰을 부숴버리고 싶게끔 만드는 패악질을 부리네. 기억력 감퇴라는 것은 비록 외모는 늙지 않아도 신체의 나이는 먹어갔다는 얘기 같은데, 설희가 오한을 느낀 것도 비슷한 맥락의 어떤 변화 같다. 

400년이란 긴 시간을 지루하게 살아와야 했다면 설희에게 죽음은 오히려 선물이 될까.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어가고, 당연하듯이 종말을 맞이하는 그 침묵 말이다. 

늙지 않고 오래 산다면 무척 큰 유혹이 될 테지만, 절대 죽을 수 없다고 하면 그것이 선물이 될 것 같지 않다.

이런 몸으로 살아남으려면 심각해져서는 버틸 수 없다는 설희의 그 고백이 대변한다.

약속을 꼭 지키는 삶을 살아간다. 그것이 이 길고 지루한 삶의 존재 이유가 되어준다고.

그러니 베라 따위에게 휘둘리지 말고 제대로 응징해 주기를!

오래 살아온 지혜이든, 가진 금력이든, 아님 오기이든 뭐든!


아라시의 결정은 독자로서도 안습이다. 누구도 행복하지 않을 결정 같다.

사랑은 동정과 다르다. 연민으로 인생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함께, 불행해진다고 믿는다. 

당신은 아직도 무책임하다. 당신은 아직도 어른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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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뮤지컬 The Musical 2016.8
클립서비스 편집부 엮음 / 클립서비스(월간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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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니 토드의 공연 소품을 소개했다. 엔티크한 면도칼을 해외에서 사왔는데, 조명을 받아 번쩍!이며 존재감을 발휘하는 녀석이라고. 원제품은 실제 면도에 사용할 수 있을만큼 날카롭지만 공연에서는 배우의 안전을 위해 칼날을 갈아 무디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스위니 토드가 살인을 할 때 쓰는 칼은 손잡이 부분이 튜브로 되어 있다고. 피를 채우고 손잡이를 누르면 칼날에서 피가 쏟아지는 구조라고 한다. 칼날이 지나간 목에서 진짜 같은 피가 흘러내린다고.


작년에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지저스가 책형을 받을 때 묶여 있던 장대에 빨대가 달려 있었다. 거기서 붉은 피가 흘러 등을 다 적셨는데 망원경을 통해서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스위니 토드는 초연 때 류정한 주연으로 보았다. 음... 솔직히 말하자면 당시 졸았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와도, 좋아하는 작품을 보더라도 내 몸이 견딜 수 없게 피곤할 때가 많아 어쩔 수 없었다. 졸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딱히 기억에 남지도 않아서 이번 뮤지컬은 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팀 버튼의 영화 스위니 토드 보러 가서도 졸았...;;;;


하여간 스위니 토드에 등장하는 피는 배우가 입에 넣어도 무해하도록 만들었는데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아주 달게 했다고 한다. 오래 두면 상하는 식용 소재라서 매 공연 신선한(!) 피를 제조하는 것이 소품 팀의 임무였다고!

그나저나 사진 속 장기가 너무 리얼해서 구역질이 날 지경이다. 어쩜 이렇게 리얼하게 만들었을까!


정동 극장에서는 한복 체험 패키지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전통공연 '가온'의 관람객을 대상으로 캐주얼 생활한복 브랜드 '한룩'의 쇼룸에서 한복을 대여해 준다고 한다. 공연 관람 시간인 오후 4시를 포함한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라고. 인근에 덕수궁도 있으니 한복 입고 무료 입장 하는 것도 좋은 기회! '가온'이 어떤 작품인지 찾아봐야겠다. 떡밥이 아주 흥미롭다!


올해도 '고래고래'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작년에 보았는데 노래는 좋았지만 내용은 꽤 유치했다. 이번 재연에서는 내용을 제법 손봤나 보다. 유치함을 덜어내고 개연성과 설득력을 더 보태기를! 그나저나 김신의는 나가수에도 나오고 복면가왕에도 나오고, 자신들의 곡으로 쥬크박스 뮤지컬도 나오고... 이 정도면 생애 절정이 아닐까 싶다. 응원한다!


뮤지컬 타이타닉은 영화처럼 사랑을 중심에 두지 않고 다큐멘터리처럼 실화의 재현에 힘썼다고 한다. 재난 뮤지컬이라... 세월호를 겪고 영화 터널이 큰 관객을 모으는 시점에서 기분이 오묘하다. 슬프고, 그리고 또 슬프다. 


오늘은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았다. 극중 내성적인 성격의 주인공이 자작시를 발표하는데 '진실'을 담요로 표현했더랬다. 다 덮기에는 모자라다면서... 진실, 그리고 진실... 


그만 쓰자. 울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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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6-08-28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은 발을 차갑게 하는 이불..

마노아 2016-08-28 23:49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런 대사였어요. 진실은 발을 차갑게 하는 이불...

2016-09-02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02 0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6-09-02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뮤지컬 많이 좋아하시는 듯..
이번에 블렉메리포핀스 2년만에 다시 공연한데요.. 전 벌써 부터 두근두근..

마노아 2016-09-02 22:59   좋아요 1 | URL
오늘 오픈한 킹키부츠 보고 돌아가는 길이에요. 엄청 재밌네요. 기분 업이에요^^

나와같다면 2016-09-02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감이 전해지는 듯 ㅋ
저는 어제 뮤지컬 `빨래` 보면서 위로받았어요..

마노아 2016-09-02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우리 뮤지컬로 힐링하네요. 좋은 밤이에요♡
 
더 뮤지컬 The Musical 2016.5
클립서비스 편집부 엮음 / 클립서비스(월간지)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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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4월호를 너무 늦게 읽어서 5월호는 한참 밀렸고, 도저히 감당이 안 되어서 6,7월호는 사지 않았다.

그러다가 8월호 표지가 박은태여서 구매했고, 어제 8월호를 읽고 오늘 5월호를 읽었다. 하하핫, 여전히 무안하다...;;;;


배우 류정한이 프로듀서로 데뷔한다는 기사는 몇 달 전에 보았는데, 5월호 잡지로 다시 확인했다. 프랭크 와일드혼과 손잡는다니 더 기대가 된다. '데블스 애드버킷'을 내년 겨울 개막 목표로 삼았다는데 3년 전 헐리우드에서 영화화된 바 있다고 나온다. 3년 전이라고라??? 알파치노랑 키아누 리브스 나오는 그 영화 아니던가??? 그거 한참 오래 됐는데 이상이상.... 


해외 소식에선 애니메이션 '아나스타샤'의 뮤지컬 제작을 알려왔다. 오, 애니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나서 기대가 된다.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를 배경으로 어떤 미술적 쾌감도 줄까 역시 기대가 됨. 하지만, 영화처럼 아나스타샤가 살아 있는 것처럼 표현되는 건 우려가 된다. 역사적 사실과 정확히 배치되므로. 호기심은 동하지만 아닌 건 아님.


배우들의 버킷 리스트에서 김금나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해마다 같은 곳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다. 이런 식의 마음을 곧잘 먹게 된다. 십년 단위로 같은 곳을 여행한다든지, 십년 단위로 같은 책을 다시 읽어본다든지... 근데 그게 참 쉽지 않더라. 2004년도에 연금술사를 아주 재밌게 읽어서 십년 뒤에 다시 읽어볼 생각을 했는데 십년 뒤에 그 책을 팔았던 게 떠오르...;;;;


그나저나 중간에 광고 페이지가 있었는데 굵은 제목으로 '굶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고 적혀 있었다. 광고는 '배달의 민족'에서 냈다. 아, 빵 터졌다! ㅋㅋㅋ


해외 탐방 코너에서는 루이스 초이가 파리넬리의 발자취를 따라서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순서였는데, 오스트리아의 쇤브룬 궁전에 눈길이 갔다. 1441개의 방이 있으며 실내는 로코코 양식. 마리아 테레지아의 통치 시절 여섯 살의 모차르트가 피아노 연주를 했다고! 근래에 나를 가장 왈랑거리게 한 작품이 모차르트여서 더 눈길이 갔음을 인정한다!


호프부르크 궁전에는 19세기 프란츠 요제프 황제와 엘리자베트 황후의 초상화가 전시되어 있고, 궁전 안에 자리한 부르크카펠레 성당의 성가대는 무려 빈 소년 합창단이라고! 오호!!


이번 호의 뮤지컬계 이야기는 대역배우의 세계다. 출연 회차가 보장되는 얼터네이트, 평소에는 앙상블 등의 다른 배역을 연기하다가 주연 배우가 무대에 서지 못할 때에 투입되는 언더스터디, 평상시에는 공연에 출연하지 않지만 다른 배우와 똑같이 출근해서 공연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스탠바이, 앙상블 배우가 무대에 서지 못할 때에 대신 투입되는 스윙의 개념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대역 배우로 투입되었다가 제대로 포텐 터진 배우들이 소개되었는데 단연코 눈에 띄는 인물은 홍광호다. 2006년 미스사이공 국내 초연 때 주연 크리스와 조연 투이의 언더스터디였다고 한다. 당시 크리스 역의 마이클 리 대신 무대에 올라 실력을 보여주었다고. 놀랍게도 그는 2014년 미스사이공 25주년 리바이벌 공연의 투이 역을 맡아 무려 '웨스트엔드'에 진출하기까지 했다. 홍광호의 실력은 워낙 탁월하니까 끄덕끄덕 했는데 나를 더 놀라게 한 것은 마이클 리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한 게 10년이 넘었단 말인가! 


지난 7월이었나... 6월이었나... 애드가 앨런 포우를 보고 왔다. 마이클 리 주연이었는데, 이전에는 송스루로 보았기 때문에 괜찮았는데, 대사와 노래가 구분되는 작품으로 보니 그의 한국말 대사가 너무 걸려서 몰입할 수가 없었다. 나로부터 마이클 리를 아웃시킨 작품이었는데 무려 십년이라니... 안습이다.ㅜ.ㅜ


지금은 배우로 더 활약하고 있는 주원이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김무열의 언더스터디로 이름을 날렸다고 한다. 오호, 난 김무열 걸로 봐서 주원을 무대에서 만나지 못했는데 몹시 궁금하다. 노래 잘 한다는 소문은 들었다.


국내의 경우 앙상블을 하다가 조연을 맡기 시작하면, 다시 앙상블을 안 한다고 금을 그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앙상블에 대한 대우가 현저히 나아져야겠지만... 


라이프 그래프 코너 주인공은 고영빈이다. 자신의 입지를 다져준 작품을 '바람의 나라'라고 손꼽아줘서 내가 다 고마웠다. 그가 지적한대로, 이 작품 속 무휼은 노래도 거의 없고 대사도 그닥 없다. 정말 '존재'만으로 연기를 하는 어려운 역할이었는데 그걸 잘 해내서 그가 아닌 다른 무휼을 상상하기 어렵다. 꽤 좋아했던 배우인데 한동안 잊고 지냈다. 그가 슬럼프를 겪고 미국에서 지내다가 뒤늦게 돌아왔음을 오늘 알았다. 얼마 전에 '마마, 돈 크라이'에서 그와 다시 만났는데 다시금 애정이 되살아나서 참 반가웠다. 무대를 떠나기엔 너무 아까운 사람이죠!


정수연 교수의 리뷰도 반갑다. '마타하리'를 내가 몇 월 달에 보았던가.... 5월인가, 4월인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류정한이 출연했지만 별로였던 기억만 남는다. 꽤 공을 들였고, 스탭도 훌륭했지만, 귀를 감는 노래가 부족했고, 내용 역시 소재의 흥미로움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지 않았다. 정수연 교수는 여자주인공의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 


여자주인공은 능동적이기는 고사하고 순정이라는 이름으로 치장한 수동형 인간이 되어버리고 만다. 마타 하리만이 아니다. 카르멘도 그랬고 마리 앙트와네트도 그랬다. 제목에 자기 이름을 내건 뮤지컬의 여주인공들이 치명적인 매력을 발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기껏해야 절대 미모와 섹시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정도랄까. 도발적인 면모 뒤에는 언제나 새하얀 순정이 숨어 있으니 여성 캐릭터를 향한 상상력은 항상 이 근처에서 돌고 돌았더랬다. 


절대 공감한다. 그래서 그 세 작품을 모두 보았는데 모두 별로였다. 여자 주인공이 매력적이었던 작품은 일단 레베카가 떠오른다. 댄버스 부인과 '나' 모두 대단한 에너지를 보여주었다. 비록 제목의 '레베카'는 등장하지 않지만. 뮤지컬 관객이 여성이 대부분이고,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남자 주인공의 매력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지만 괜찮은 여주인공을 꼭 좀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적어도 여주인공을 메인으로 내세웠다면 더더욱!


정 교수는 이렇게 마무리한다. 


시장의 가능성을 얻으려면 작품의 완성도에 매진할지니. 작품성이 목적이요 시장성은 결과가 되어야 하건만 이게 뒤바뀌면 작품도 관객도 민망해진다. 부디 건승.


미투, 미투!


평론가 원종원은 뉴시즈의 리뷰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디즈니가 만들면 인어공주도 되살아나고, 아이다도 윤회를 통해 라다메스와 다시 만난다. 선과 악의 이분법적 구조가 분명해 작품의 주제 의식이 선명해지기도 하지만, 다분히 도식적이고 예측 가능한 결말은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악재로도 작용한다.


이 부분이 눈길을 끌었던 것은 내가 며칠 전부터 에뷔오네를 다시 읽고 있기 때문이다. '준거집단'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서 인어왕이 주인공인 에뷔오네를 잠시 언급하려고 한 거였는데, 한번 더 읽고 팔 생각이었던 이 작품을 팔지 않기로 결심했다. 팔기엔 아깝다. 소장해야 마땅한 작품이다. 책 꽂을 데가 없어서 잠시 내치려고 했는데 급 미안해졌다. 우리 같이 살자꾸나!


프리뷰 코너에서는 쥬크박스 뮤지컬 '별이 빛나는 밤에'가 눈길을 끌었다. 이문세가 진행하던 시절의 별밤 시그널을 참 좋아했다. 그 노래가 울려퍼지던 그 밤의 창밖에 어른거리던 나뭇가지도 선명히 떠오른다. 그 시절 인기를 끌었던 명곡들은 또 어떻던가. 이건 그야말로 내가 꼭 봐야 하는 뮤지컬인데, 5월에 이미 끝난 작품이다. 5월 호를 이제사 읽었으니 도리가 없...;;;;


남남북녀의 사랑 이야기 '달콤한 거짓말'도 눈길이 갔다. 새터민을 다룬 공연이나 영화가 대부분 북한의 인권이나 정치 문제를 주목하며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내곤 했는데, 이 작품은 남녀 사이의 사랑을 내세우며 밝고 통통튀는 매력을 전한다고. 내가 가네시로 카즈키를 좋아했던 이유와 통한다. 하지만 이 작품도 이미 끝난지 오래. 


이래서 숙제 밀리면 안 된다.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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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뮤지컬 The Musical 2016.4
클립서비스 편집부 엮음 / 클립서비스(월간지)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4월에 나온 잡지를 몇 월에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5월이나 6월이었을 것이다. 

그걸 8월이 다 끝나가는 마당에 읽었다는 흔적을 남기려 한다. 무안할 지경이다. 


표지는 뉴시즈의 주역들이 담당했다.

이 작품을 5월에 보았는데, 온주완이 주인공인 걸 뒤늦게야 알았다.

뭔가 포지션이 좀 애매하다고 여겼다. 아이돌 가수도 아니고 출중한 연기파 배우도 아니었던 것 같은 모호함.

그렇지만 의외로 그는 매우 좋은 목소리를 지녀서 첫 곡부터 감탄을 자아냈다.

다만 1막 마무리에서 고음을 내지르며 끝낼 때 음이탈이 나서 2부 내내 주저주저 하며 노래 부르는 게 느껴져서 안타까웠다.

비록 음이탈이 났지만, 다음 기회에 또 그가 출연한 작품이 있다면 기꺼이 표를 고를 마음이 있다.

뮤지컬에서 음이탈은 일상다반사.. 엊그제 오만석도 '그날들'에서 음이탈...;;;;

인터뷰를 보니 그가 한때 유노윤호를 가르친 춤 실력자였다고 한다. 오!! 


해외 소식에서 미스사이공의 영화화를 알렸다. 극영화인지, 뮤지컬 영화인지 모르겠다. 난 뮤지컬 영화가 좋지만!

내년 1월에는 일본에서 프랑켄슈타인이 공연된다. '그날들'을 보면서 프랑켄슈타인이 얼마나 성공적인 창작뮤지컬이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일본 공연도 성공리에 오르기를!

일본에서 앙리 뒤프레와 괴물 역을 맡은 카토 카즈키 배우가 한국에 와서 이 작품을 보았다고 한다. 박은태를 존경한다고 해서 더 마음에 든다! 나는 이제 박은태 주연의 '도리안 그레이'를 기다리고 있다. 이참에 서재 이미지도 도리안 그레이로 변경!


더 뮤지컬에서는 매호마다 뮤지컬 업계 종사자의 심층 인터뷰가 실리는데 4월호에서는 가사를 담당하는 작가 이야기가 나왔다. 가요계에서는 작사가의 위상이 큰데 뮤지컬계에서는 창작자의 위상이 전체적으로 낮고, 가사 역시 그냥 작가가 쓰면 된다고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가요는 멜로디가 먼저 나오고 가사가 나중에 붙는 경우가 많지만 뮤지컬은 반대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고음으로 노래가 끝난다면 어떤 어미로 끝나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받침이 있는 단어로 고음을 지르기는 힘들지 않은가.


생각해 보니 예전에는 영화 자막이 세로로 나왔는데, 그게 가로로 바뀌면서 번역자의 수고가 한층 덜어졌다는 인터뷰가 떠오른다. 화면의 가로 폭이 더 길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 하물며 노래는 더 고충이 많지 않을까. 

노래 가사는 무조건 고상하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생각은 곡 기능으로서 진정성과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했다.

여기서 이승환이 떠오른다. 사운드나 대중들이 멜로디는 고려하지 않고 가사가 유치하면 곡 전체도 유치하다고 보는 예가 많다고. 멜로디보다 가사를 더 중요시하는 편이어서 좀 뜨끔하기는 했다. 


세계의 도시, 세계의 공연장 편에서는 로마의 공연장이 소개됐다. 야외 공연이 가능한 여름이 되면 카라칼라 욕장이 열린단다. 카라칼라는 로마의 황제(211-217)로 안토니우스 칙령을 발표하여 로마제국 내 전체 자유민에게 로마 시민권을 부여한 인물이다. 과시욕이 컸던 카라칼라는 인기와 인심을 얻기 위해 로마에 대목욕장을 건설하였다. 이곳은 모든 로마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되었고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거대한 목욕탕은 냉탕과 온탕으로 구분되었으며 아름다운 실내 장식과 야외 정원으로 유명했다. 카라칼라 욕장은 6세기까지도 사용되다가 고트족의 침략으로 파괴되어 폐쇄되었다. 그러다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갈라 콘서트가 이곳에서 개최되어 주목받았다. 3테너가 이 무대 위에 선 것이다. 카라칼라 욕장이 훌륭한 야외 공연장으로 거듭난 순간이다.


로마의 도로는 1m 높이의 바닥 기둥이 깔려 있다. 수천 년이 지나서 닳고 닳아도 여전히 도로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그 정밀함과 튼튼함. 역시 모든 길은 로마인가. 그렇게 튼튼히 지은 이유는 그때도 역시 지진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함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떠오름.


아무튼, 경험상 야외 공연은 실내 공연보다 노래의 울림이 남달라서 감동도 몇 배나 커지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그렇지만 날씨의 영향을 너무 받는다는 게 단점. 로마라면 여름에 건조할 테니 그런 걱정은 없겠지만. 

그 옛날 잠실 주경기장에서 엄청난 비와 함께 울 공장장님 공연을 본 게 2007년이었나??? 어게인 잠실을 홀로 외쳐본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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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6-08-28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만석님 부친상 당하고도 뮤지컬 `그날들` 공연하셨다고 하는데..
그 공연 보셨어요..?

마노아 2016-08-28 23:22   좋아요 0 | URL
어머, 부친상 소식은 지금 알았네요. 제가 본 공연이 바로 그날이네요.ㅜ.ㅜ
발랄한 연기와 심각한 연기가 오고 갔는데, 그 와중에 그런 깜찍 발랄함을...ㅠ.ㅠ
뒤늦게 안타깝네요.ㅜ.ㅜ

나와같다면 2016-08-28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튼콜때 많이 우셨겠네요 ㅠㅠ

그날들 저번 공연 봤는데요
인터미션때 객석 중앙에 놓여있는 고 김광석님의 사진과 흰국화꽃을 보고나서 그때 부터 눈물이 하염없이 ..

마노아 2016-08-28 23:49   좋아요 0 | URL
인사 도중 울먹였는데 공연의 기운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버지 생각에 그랬나봐요. ㅠ.ㅠ

˝그대, 잘 가라˝ 노래 나오는데, 생각나는 사람들이 참 많았어요. 이 안타까운 사람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