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지 오래 쓰는 법. 궁금하지? [제 489 호/2006-08-25]
김대리 : 이번 휴가는 좋았는데 황당하게도 디지털카메라 충전지가 얼마 못가서 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어!
오대리 : 어, 나도 휴가 때 노트북 충전지 사용시간이 짧아 제대로 못 썼는데...
박과장 : 아니, 어떻게들 충전하면서 사용하기에 그래?
김대리 : 아, 당연하게 디지털카메라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때까지 사용하고 나중에 충전하죠!
오대리 : 저도 노트북을 충전하면 꺼질 때까지 충전 안하고 사용했는데.
박과장 : 이 친구들, 충전지를 잘못 사용하고 있었군. 내가 충전지 제대로 사용하는 비법을 전수해줌세.

휴대용 전자기기 사용이 많아짐에 따라 충전지 사용이 급격히 늘고 있다.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 노트북, PMP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가 모두 충전지를 사용한다. 이들 대부분은 리튬이온 전지를 사용하고 있고 일부가 AA형태의 니켈수소 전지를 사용한다.

그런데 디지털 카메라에 사용되는 정품 리튬이온 충전지는 개당 5-10만원으로 웬만한 보급형 중고 디지털카메라 가격수준이다. 충전지를 잘 사용하는 것도 돈 버는 지름길이다. 그럼 충전지를 어떻게 사용해야할까?

김대리와 오대리의 사용법이 잘못이라는 데 무엇이 문제일까? 김대리와 오대리가 충전지를 완전히 다 사용하고 충전하는 이유는 과거 충전지가 가졌던 메모리 효과 때문이다. 충전지의 메모리 효과는 조금만 쓰고 충전하면 충전지가 최근에 충전된 용량만큼만 자기 용량인 것으로 기억하면서 충전용량이 줄어드는 특성이다. 이와 같은 과거 충전지가 지녔던 메모리 효과 때문에 상당수의 충전지 이용자들은 완전 방전 후 충전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니켈카드뮴, 니켈수소 등 니켈을 이용한 충전지는 메모리 효과가 있어 김대리와 오대리처럼 사용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 사용되는 대다수의 충전지는 니켈형과는 다른 리튬이온 충전지다. 리튬이온 충전지는 메모리 효과가 없으며 수시로 충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완전 방전이나 과충전을 하면 수명이 단축되는 특성이 있다. 김대리와 오대리는 리튬이온 충전지를 잘못 사용해 수명이 단축된 것이다.

니켈 충전지도 메모리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역시 자주 방전되면 좋지 않다. 즉 초기에만 메모리 효과 때문에 몇 번 완전방전과 완전충전을 반복할 뿐 그 이후에도 계속 완전 방전시키며 사용하는 것은 결코 좋은 습관이 아니다. 두 전지 모두 수시로 충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최근에 만들어지는 니켈수소용 충전기 중 상당수는 충전을 하기 전에 먼저 충전지를 모두 방전시킨 다음에 충전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완전 방전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럼 왜 완전 방전이 되거나 과충전 상태가 되면 충전지 수명이 단축되는 것일까? 그 비밀은 충전지의 안전성에 있다. 리튬이온 충전지는 일반적으로 이상적인 범위인 3.0~4.2V 사이에서 사용하도록 설계가 돼 있다. 그런데 이 범위를 벗어나면 충전지 내부의 물질이 부반응을 일으켜 계속 사용하는데 지장을 가져온다. 과충전이 돼 4.2V를 넘거나 방전이 돼 3.0V 아래로 내려가면 충전지 안에 들어있는 전해질에 불순물이 많아진다. 즉 내부물질 중 일부가 부반응에 의해 원하는 않은 형태로 변질돼 원래의 기능을 막아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과충전은 크게 걱정하지 마시라. 최근에 나오는 대부분의 충전지는 과충전이 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충전지 수명은 300~500회 정도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꼼꼼한 독자는 “적은 용량이라도 자주 충전해 500회 정도가 되면 수명이 다 되므로 자주 충전하는 것이 안 좋은 거 아니냐”고 질문을 던질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에 따르면 앞에서 말한 회수는 충전지를 완전히 충전해서 거의 다 사용하고 충전하는 경우에서 나온 값으로 자주 충전해서 사용하면 그 사용 정도에 따라 3000회 이상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즉 자주 충전하더라도 전체 수명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 더 알면 좋은 사실이 있다. 바로 충전 회수와 관련된 충전지 수명이다. 앞에서 제시한 것처럼 보통 충전지는 300~500회 정도 충전하면 수명이 다 됐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이 값은 정확하게 사실과 다르다. 그 이유는 수명이 다 됐다는 표현이 충전지를 처음 사용했을 때를 100 이라고 보고 이 사용 시간이 80 으로 줄었을 때를 말하기 때문이다. 즉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한 시점이 아니라 우리가 “충전지 사용시간이 줄었네!”라고 느끼는 시점을 충전지 수명한계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명이 다 됐다고 인정하는 시점 이후에도 충전지를 오랫동안 더 사용할 수 있다.

일반 건전지는 충전지에 비해 2~3배 정도의 저장용량을 가진다. 즉 3번 이상 충전해서 사용한다면 충전지가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사용되는 일반 건전지는 약 300만개, 연간 10억개에 이른다고 한다. 건전지 내부에는 많은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어 함부로 버려지면 식수와 토양 등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일반 건전지 대신 충전지를 잘 사용한다면 개인의 경제 이익 뿐 아니라 환경에까지 도움을 줄 수 있다. (자문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 안순호 / 글 박응서 과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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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8-25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핸드폰 밧데리도 다 방전되기 전에 충전하는 게 좋은 걸까요? 물론 방전되기 전에 충전하기는 하지만^^;;;
 

양력 속의 사라진 10일은 어디로? [제 488 호/2006-08-23]
2070년 2월 29일에 태어난 김씨는 양력 생일이 4년에 한번씩 찾아온다. 윤년 제도 때문이다. 즉 4로 나눠떨어지는 해에만 2월 29일이 있기 때문에 1년에 366일이 되는 해를 윤년이라 부른다. 따라서 4년마다 김씨는 비로소 진정한 자기 생일을 맞게 된다.

그런데 30살이 되던 2100년. 4년 만에 찾아온 자기 생일을 기대하며 달력을 펼친 김씨. 놀랍게도 자기 생일(29일)이 빠져 있던 것을 발견했다. 분명히 연도를 4로 나눠떨어지면 생일이 찾아온다고 믿었던 김씨. 그는 ‘1800년, 1900년, 2000, 2100년처럼 100년 단위 연도에서는 연도를 400으로 나누어도 떨어지는 해, 즉 2000년에만 2월에 29일이 들어가는 그레고리력(현재 양력)의 원리’를 몰라 생일을 4년 더 기다려야 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양력(그레고리력)은 400년 동안 97번의 2월 29일이 들어가 있다(윤년). 이처럼 윤년 제도를 두는 것은 달력이 천체의 움직임을 기초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1년을 365일로 정하지만 지구가 태양 주위를 정확하게 1바퀴를 공전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근사치로 365.2422일이다. 따라서 1년에 0.2422일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 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4년 마다 2월 29일을 넣어 주되, 100년 단위 연도에서는 100과 400 어느 것으로 나누어도 떨어지는 해에만 2월 29일 넣어주면 1년은 대략 365.2425일이 된다. 이렇게 하면 실제 지구의 운동과 달력의 차이(365.2425-365.2422)는 0.0003일이 되어 대략 3333년에 하루 정도 오차가 나게 된다.

이 그레고리력은 율리우스력을 개량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고대 로마력을 기원으로 한다. BC46년 로마 시대의 율리우스 시저는 이집트를 원정했을 때 이집트 수학자들이 매년 나일강의 규칙적인 범람과 천체의 움직임을 비교 관측해서 1년을 365.25일로 사용하는 간편한 역법을 발견하고, 그것을 규범으로 기존의 사용하던 엉성한 로마력(1년 355일, 총 12개월로 1년을 구성)을 개정했다.

즉 율리우스력은 1년을 365일로 하되 4년에 1일의 윤일을 두어 평균역년을 365.25일로 한 역법이다. 그리고 1,3,5,7,9,11월은 모두 31일이고, 다른 달은 30일로 하되 2월만은 평년 28일, 윤년 29일로 두었다. 오늘날 양력과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365.25일은 계절변화에 일치하는 태양년(365.2422일)과 0.0078일의 차이가 생긴다. 그래서 128년이 지나면 1일의 차이가 생기는 데 율리우스력은 이에 대한 보정을 해주지 못했다. 이런 오랫동안 누적된 역법상의 오차로 AD325년 춘분은 3월 22일이었으나, AD1582년 춘분은 3월 11일이었다. 춘분은 기독교에서 부활절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날이었기 때문에 당시 10일 간의 차이는 골치 아픈 문제였다.

결국 그레고리우스는 각 교회와 의논한 끝에 1582년 10월 5일부터 14일까지 10일을 생략하고, 즉 10월 5일을 10월 15일로 한다는 새 역법인 그레고리력을 반포했다. 새로 개정된 그레고리력이 세상에 퍼지기까지 300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오늘날 가장 많이 쓰이는 그레고리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의문들이 생길 수 있다. 첫 번째 의문. 1월부터 12일까지 번갈아 가면서 31일, 30일 형태로 긴 달과 짧은 달이 반복되는 데 7월(긴달) 다음 달인 8월은 예외적으로 긴 달(31일)인 이유가 무엇일까? 로마시대 두 번째 삼두정치의 한 사람인 옥타비아누스는 자기 삼촌인 줄리어스 시저의 이름을 딴 7월(July)은 31일인데 반해 자신의 이름을 딴 8월(August)이 30일인 것에 불만을 품고, 율리우스력 기준으로 2월에서 하루를 빼와 8월 31일로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덕분에 그렇지 않아도 짧은 2월이 하루 더 짧아지게 되었다.

두 번째 의문. 왜 굳이 2월이 가장 짧은 달일까? 당시 지금으로부터 2,500여 년 전 고대 로마 시대에는 1년이 10개월이었으며, 총 304일로 이뤄져 있었다. 즉 1년 중 61일은 무시됐으며 한겨울에는 달력의 날짜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당시 통치자였던 누마 폼필리우스가 첫 달에는 야누아리우스를 마지막에는 페브루아리우스를 더해 1년을 12개월로 만들었다. 즉 현재 양력의 2월을 나타내는 페브루아리우스는 원래 12월이었고, 그 때문에 가장 짧은 달이 되었다. 그러다 BC 452년에 페브루아리우스를 1월과 3월(마르티우스) 사이로 옮기고, 초승달-상현달-보름달-하현달-그믐달로 이어지는 달의 변화 주기인 29.53059일을 1달(1삭망월)로 놓은 후 12삭망월인 354.357일에 근접한 355일을 1년으로 정했다. 그리고 이따금 윤일을 넣어 현재의 1년과 가깝도록 기간을 맞추었던 것이다. 이는 양력인 그레고리력이 바로 태음력(로마력)에서 출발했음을 보여준다.

사실 우주의 시간에는 경계가 없으나 인간의 편이대로 ‘역법’이라는 경계를 그은 것이다. 그런 면에서 태양력(그레고리력)과 우리 조상이 사용하던 태음력 모두 합리적인 생각이 담겨있다. 역법을 알면 그 속에 담긴 과학을 발견할 수 있다. (글 : 서현교 과학칼럼니스트)

음력에 대한 의문
· 태음력은 보정을 위해 ‘윤달’을 쓰는데, 어떤 기준으로 넣을까?
· 24절기는 음력일까 양력일까?

***

24절기는 양력이죠.^^

올해 윤달이 끼어서 음력 7월 지나서 윤7월이 돌아오더라구요. 내일부터 시작이던데...

윤달에 아기 낳지 않으려고 제왕절개를 많이 했다더라구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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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먹어라! 동물의 동족상잔 [제 486 호/2006-08-18]
지난 7월 30일 새벽. 레바논 남부의 작은 마을 카나에 미사일이 떨어졌다. 폭격을 맞아 무너진 4층 건물의 잔해에는 56구의 시신이 있었다. 잠옷을 입은 채 발견된 어린이의 시체만 37구. TV로 방영된 이 시체들은 무너진 건물더미에 으스러져 있었다. 전쟁은 인간이라는 종족이 서로를 해치는 싸움판이다. 1년 동안 지구촌 전체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날은 단 3일에 불과하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같은 동족인 사람에 의해 죽는 지 짐작조차 어렵다.

동족상잔의 비극은 인간세계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동물도 동족을 죽인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에는 개미들끼리의 전쟁과 대량학살 장면이 담겨 있다. 소설 속에서 개미는 서로 노려보며 기회를 엿보다 입에 달린 집게로 상대의 머리를 물어뜯는다. 두 마리가 서로 엉켜 싸우고 있는 사이 다른 개미들이 몰려와 자기편을 헤치는 상대 개미의 허리나 목, 다리를 물어뜯기도 한다.

실제로 꿀단지 개미는 다른 개미집단의 굴속까지 쳐들어가 상대집단을 전멸시킨다. 먹이를 약탈하고 애벌레를 잡아먹는다. 상대의 우두머리인 여왕개미를 죽이고 알과 애벌레를 강탈해 노예로 삼기까지 한다. 오랜 옛날 다른 부족국가를 침략하던 인류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부족한 식량 때문이다. 야생 세계에서는 동족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예를 들어 먹이를 찾아 수백만 마리가 떼 지어 북아메리카 서부지역을 횡단하는 모르몬 귀뚜라미는 이동하는 과정에서 동료를 잡아먹기도 한다. 다른 동물의 먹잇감이 되지 않으려고 수백만 마리가 함께 움직이는데 그 도중에 믿었던 동료의 먹이가 되는 상황은 역설적이다.

모르몬 귀뚜라미는 탄수화물대신 단백질과 소금을 좋아하는데 그들의 몸 자체가 단백질과 소금 덩어리다. 음식을 먹기 위해 멈추는 순간 모르몬 귀뚜라미가 굶주린 동료의 먹잇감이 되고 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무조건 다른 귀뚜라미보다 빨리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이들은 하루에 2km의 속력으로 최대 10km까지 이동한다. 메뚜기처럼 생겼지만 날지 못하고 걷는 모르몬 귀뚜라미가 이렇게 빨리 움직이는 것은 먹히지 않으려는 필사적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대부분의 어린 거미는 처음엔 알에 남아있는 영양분을 먹다가 먹이가 부족하면 형제를 잡아먹는다. 새끼들이 단합해 어미 거미를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 도롱뇽 새끼도 먹이가 부족하면 자기보다 작고 움직임이 둔한 동족을 잡아먹는다.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나는 두 번째 이유는 자신의 후손을 남기기 위해서이다. 곤충 대부분은 일생에 단 한번 짝짓기를 하는데 교미 뒤에 찾아오는 건 환희가 아닌 죽음이다. 대표적으로 암컷 사마귀는 교미가 끝난 뒤 수컷 사마귀를 잡아먹는다. 가끔은 짝짓기 중에 등에 매달린 수컷을 머리부터 씹어 먹는 암컷도 있다. 곤충학자들은 교미한 암컷 사마귀의 3분의 1정도가 수컷을 잡아먹는다고 추정한다.

특이한 것은 머리가 먹히는 와중에도 수컷의 배에서는 계속해서 정자가 방출된다는 사실이다. 곤충학자들은 이를 자신의 유전자를 더 많이 퍼트리기 위한 수컷의 전략이라고 말한다. 암컷이 더 많은 영양분을 비축할수록 더 많은 알을 낳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컷은 짝짓기를 할 때 자신의 머리와 가슴을 암컷의 입 쪽으로 구부려 주기도 하고 짝짓기가 끝나도 도망가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 동족을 죽이는 경우는 포유류에서도 발견된다. 사자 같은 경우 하나의 수컷이 여러 암컷을 거느리는 집단생활을 하는데 이 수컷 우두머리가 바뀔 때마다 살육전이 벌어진다. 새 우두머리가 이전 우두머리의 자식들을 모두 죽이기 때문이다. 새 우두머리는 자신의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어린 동족을 죽인다. 일반적으로 새끼를 낳은 암컷은 25개월이 지나야 다시 임신을 할 수 있지만 새끼를 죽이면 암컷은 새끼에서 젖을 먹일 필요가 없어 약 9개월 뒤면 다시 임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성보다 본능에 충실한 야생세계에서도 동족을 죽이는 행위는 흔하지 않다. 힘겨루기를 하거나 무리의 서열을 정하기 위해 싸우는 경우는 많지만 상대가 죽을 때까지 싸움이 계속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기싸움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설령 동족을 해치더라도 굶어죽지 않기 위해서 혹은 자기 혈족의 번영을 위한 경우에만 한정된다. 그런데 인간은 무엇이 그리 절박해 서로를 해치는 걸까? (글 : 한지영 과학전문 기자)

http://www.yeskisti.net/yesKISTI/Briefing/Scent/View.jsp?type=1&class=300&seq=2715

 

◈소금으로 인한 고통은 설탕의 12배!!
상처에 소금을 뿌리면 왜 아플까? 상처가 생기면 체액이 흘러나오는데, 여기에 소금을 뿌리면 소금이 체액에 녹으며 농도가 급격히 올라가게 된다. 이러면 체액과 맞닿은 세포들로부터도 삼투현상에 의해 물이 빠져나와 쪼그라들게 되고, 상처 부위에 노출된 피부조직도 전체적으로 쪼그라든다. 이런 수축이 신경을 자극해서 아픔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설탕은 어떨까? 설탕은 분자량이 소금보다 6배 크고, 이온도 반만 작용한다. 소금으로 인한 삼투압 변화가 설탕의 12배, 고통도 12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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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8-18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문씬이 나올 때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이유가 아주 과학적이었군...;;;;;
 

할머니 손맛의 비밀을 알려주마~ 장독 [제 485 호/2006-08-16]
예전에 어느 TV프로그램에서는 우리나라의 전통 장독에 대해 다루면서 독특한 장면을 내보낸 적이 있다. 벌들이 날아와서 장독에 꼬이는데, 뚜껑이 있는 윗부분이 아니라 장독 중간의 몸체 여기저기에 달라붙어 있는 것이다. ‘장독이 살아 숨 쉰다’는 것을 그야말로 생생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고유의 장독에 어떤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있기에 이런 신기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장독의 과학 속으로 들어가 보자.

우리 장독은 그 파편을 현미경으로 관찰해보면 수많은 기공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장독을 만드는 재료가 되는 흙은 입자 크기가 불규칙적이기 때문에, 굽는 과정에서 이 불규칙한 입자들이 아주 작은 공간들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 숨구멍들은 공기는 투과하지만 물이나 그 밖의 내용물들은 통과시키지 않는다. 그래서 독 안에 김치나 기타 발효음식들을 넣어 저장해 두면 독 바깥에서 신선한 산소들이 끊임없이 공급되어 발효 작용을 돕는다. 또한 공기 순환도 원활하게 이루어져서 음식의 신선도가 오래 유지되기도 한다. 벌들이 꼬이는 것은 물론 장독 안 내용물의 냄새 분자들이 장독 몸체를 통과해서 밖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장독의 숨구멍들이 생기는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옹기를 굽는 동안 온도가 섭씨 800도 이상이 되면 ‘루사이트 현상’이 나타난다. 루사이트는 백류석이라고도 부르는 일종의 화산암이며, 자연 상태에서는 화산의 용암이 굳은 곳 등에서 관찰이 된다. 장독이 구워지는 동안 재료인 고령토가 이 루사이트로 변하게 되는데 이때 광물의 결정 구조의 한 축을 이루고 있던 결정수들이 빠져나가면서 미세한 공간들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이 기공들은 공기는 통과하지만 물은 투과하지 못할 정도로 아주 작은 스펀지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렇게 장독이 제 구실을 하려면 당연히 재료가 되는 흙부터 좋은 것을 골라야 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것은 겉에 바르는 유약이다. 전통적인 천연 유약을 쓴 재래식 장독을 최상품(上品)으로 치는데, 여기서 천연 유약이란 솔가루나 콩깍지 등에다가 특수한 약토를 섞어 두 달 이상 삭힌 뒤 앙금을 내린 잿물이다. 흔히 ‘조선 유약’으로도 불린다.

요즘에는 광명단이라는 일종의 중금속성 유약을 발라서 저온에서 구워내는 장독이 많은데, 여기엔 납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겉보기에는 마치 도자기처럼 반들반들하게 검은 광택이 나지만 사실은 숨구멍이 막혀 있는 것이다. 코팅된 유약이 장독 바깥 표면을 완전히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장독은 유약의 중금속 성분이 발효되던 산성 식품에 녹아 배어들어 우리 몸에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장을 담가도 숙성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천연황토에다 조선유약을 발라 섭씨 1,3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 낸 항아리야말로 바로 살아 숨 쉬는 우리의 원조 장독이다.

또 장독은 지방마다 조금씩 다르다. 전라도나 경상도처럼 남쪽 지방에 살던 분이 서울이나 경기 지역으로 오면, 분명 같은 사람이 같은 재료를 가지고 같은 솜씨를 발휘해서 장을 담아도 미묘하게 맛이 달라진다. 이는 각 지역에 따른 장독의 특징을 무시하는 경우에 일어나는 일이다. 중부 이북 지방의 장독은 대체로 입이 크고 배가 홀쭉하며 키는 큰 편이다. 반면 남부지방의 독은 배가 나온 대신 입은 작다. 이는 일조량의 차이를 감안한 구조로서, 남부는 중부에 비해 기온도 높고 일조량이 많으므로 수분 증발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입을 작게 만드는 것이다. 나이 많은 할머니들이 손맛이 변한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 중에는 장독이 달라져서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이쯤 되면 장독 하나에도 상당히 복잡한 과학적 원리들이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우리나라만의 전통 음식들 중에는 발효식품의 비중이 매우 높다. 각종 김치와 젓갈에다 된장, 식초, 그리고 막걸리 같은 발효주도 있다. 이들 발효식품들은 장독이라는 고유의 용기가 없었다면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서양의 과학기술만 오랜 세월에 걸쳐 발전을 거듭해 온 것은 아니다. 우리의 전통 생활양식 역시 수 천 년을 이어 내려오며 숱한 시행착오와 경험이 쌓여 집대성된 소중한 과학 유산이다. 비록 서양식으로 수치를 통해 과학 원리를 규명해 내는 작업은 상대적으로 더뎠다 하더라도, 그 전통의 지혜 자체는 조금도 뒤질 것이 없는 훌륭한 자산이다. 흔한 항아리 하나에도 고도의 복잡한 과학적 지혜가 깃들어 있음을 다시금 새겨보자. (글 : 박상준 과학 칼럼니스트)
http://www.yeskisti.net/yesKISTI/Briefing/Scent/View.jsp?type=1&class=200&seq=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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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8-17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께 보면 좋을 동화 "숨쉬는 항아리"를 추천해요~

전호인 2006-08-1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시골에는 장독대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퍼오는 고추장, 된장맛이 일품이지여. 글구 우리 조상들의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삶의 과학을 통한 지혜를 배울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 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마노아 2006-08-17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엔 장독대는 없지만 항아리는 있어용^^ 어무이께서는 항아리 뚜껑에 대고 식칼도 가십니다. 슥삭슥삭... 우리 조상들이 참 지혜롭죠^^
 

펭귄도 잠수병 걸린다?! [제 483 호/2006-08-11]
짙푸른 바다 속으로 풍덩 뛰어들고 싶은 계절! 산호초와 그리고 해저동굴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생각만 해도 찜통 더위를 싹 날려 버릴듯하다. 위에서 보는 바다도 아름답지만, 해저로 내려가면 그 곳만의 독특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바다 속 10~30m까지 여행하는 스쿠버 다이빙은 일반인들도 1시간 정도 간단한 교육을 받으면 전문가들의 안내를 받아 바닷속을 들여다 볼 수 있고, 일주일 가량의 강습을 받고 자격증을 따면 ‘바닷속 자유여행’을 떠날 수 있다.

물 속에 들어가면 우리 몸은 여러 가지 변화를 겪게 되는데 가장 먼저 느끼는 변화는 귀가 멍멍해진다는 것이다. 마치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나 기차가 터널 속을 빠르게 달릴 때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물에서는 수심 10m마다 1기압씩 압력이 높아지게 되는데, 우리 몸이 여기에 적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 콧구멍과 입을 막고서 숨을 거세게 내쉬면 ‘펑’하고 귀가 뚫리게 되는데 이 같은 동작을 ‘이퀄라이징’이라고 부른다. 능숙한 잠수부들 역시 바다 속으로 깊이 내려갈 때마다 이 동작을 반복하며, 스스로를 적응시킨다.

물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으면 공기통을 둘러메고 본격적으로 바닷속을 탐험해 보자. 바닷속 절경에 취해 깊은 곳으로 들어가다 보면 우리 몸에는 땅에서와 다른 변화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게 된다.

물 속에서는 우선 산소가 문제가 된다. 인간은 산소가 없으면 잠시도 살 수 없는 없지만, 물 속에서는 산소가 너무 많아서 문제가 된다. 공기통에서 체내로 들어오는 산소의 압력이 육지보다 훨씬 높아지면서 우리 몸속에 ‘활성산소’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평상시에도 우리 몸에는 활성산소가 만들어지지만, 워낙 소량인데다 인체에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소들이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높은 압력으로 오랫동안 산소를 호흡해야 하는 바다 속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대량으로 흡수된 활성산소들을 몸속의 효소들이 다 처리하지 못하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1~2시간 남짓의 짧은 잠수에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욕심을 부려 수심 20m에서 6시간 이상 호흡하면, 폐와 기관지세포가 손상되어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사고로 이어진다. 전문 스쿠버들이 수심 9m 이상의 깊이로 잠수를 할 때는 순수한 산소 대신 압축 공기가 들어있는 공기통을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순수 산소는 활성산소로 인한 피해를 더욱 크게 만든다.)

그러나 압축공기 역시 좀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질소마취’라는 효과를 만들어 낸다. 압축공기통을 달고 스쿠버다이빙을 하게 되면 보통 약 30m 수심에서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처음에는 술 취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수심이 깊어질수록 사고력, 판단력, 추리력, 기억력이 점차 흐려지다가 심하면 황홀감에 사로잡혀 무서운 것이 없어지고, 사리판단이 극도로 흐려져 응급사태에도 대처하지 못해 아주 위험해진다. 이런 현상을 ‘질소마취’라고 부른다.

원래 질소는 인체에 무해하다. 하지만 혈액 속에서 그 농도가 높아지면 사정이 달라진다. 신경의 정보전달기능을 마비시키는 마취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다. 왜 유독 바닷속에서 질소가 문제가 되는 것일까? 그것은 액체에 녹아 들어가는 기체의 양은 그 기체의 분압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즉 물 속으로 10m, 20m, 30m로 깊이 들어갈수록 폐 내의 질소분압이 2배, 3배, 4배로 증가하고, 이에 따라 혈액으로 녹아 들어가는 양도 2배, 3배, 4배로 증가되는 것이다. 질소마취는 일단 시작되면 그 증상이 아주 빨리 진행된다. 하지만 그 원인이 없어지면 곧 회복될 수 있으므로 30m이내의 수심으로 올라오면 곧 사라진다.

그러나 급하게 올라오는 것은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 이 질소가 감압병(decompression sickness: 일명 잠수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깊은 곳에 있던 사람의 몸이 물 위로 올라오면 폐 내의 질소분압이 낮아지므로 조직에서 혈액으로, 그리고 혈액에서 폐로 질소가 빠져 나오게 된다. 그런데 혈액 순환이 느린 조직에서는 질소가 다 빠져 나오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질소가 과도하게 많이 녹아 있는 상태가 되고, 여기서 마치 맥주병마개를 따놓을 때처럼 작은 기포(bubble)들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 기포들이 뭉쳐지게 되면 점차 커지게 되고, 혈액을 따라 움직이다가 가느다란 혈관을 막게 된다. 이것이 손발이 마비되거나, 호흡곤란 혹은 피부가려움증 등을 유발하게 되고, 심할 경우 하반신 불수나 질식현상까지 발생하는 것이다. 이른바 잠수병이라고 부르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수심 30m 이상 깊이로는 잠수를 하지 않도록 권고 하거나, 수면으로 상승 시 1분당 9m의 상승속도를 준수하도록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만약 잠수병 증상이 있다면 급히 병원으로 옮겨 고압산소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 원리 역시 고압탱크 내에 환자를 넣고 압력을 가하여(통상 18m 깊이의 물속 압력) 몸에 생긴 질소기포가 점점 작게 만들고 체액 내로 다시 녹아 들어가게 한 다음 서서히 감압하여 폐를 통해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다.

만약 휴가철을 맞아 해외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즐겼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다음 비행기를 타는 것이 좋다. 위로 올라갈수록 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아직 혈액 속의 질소들이 과도하게 녹아있는 상태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질소 기포들이 더 크게 생겨나 잠수병이 심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평균 300m 깊이로 잠수를 즐기는 남극의 신사 황제펭귄 역시 ‘잠수병’ 을 피하기 위해, 인간과 비슷한 방법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펭귄들도 수면에 도착하기 전에 바다 속에서 잠시 멈춘 다음, 비스듬한 각도로 수면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통해 습득한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셈이다. (글 : 유상연 과학칼럼니스트)
http://www.yeskisti.net/yesKISTI/Briefing/Scent/View.jsp?type=1&class=300&seq=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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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8-11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귀여워..^^

하늘바람 2006-08-11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아갑니다

마노아 2006-08-11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