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감각

 

김광섭

 

 

여명의 종이 울린다.

새벽별이 반짝이고 사람들이 같이 산다.

닭이 운다. 개가 짖는다.

오는 사람이 있고 가는 사람이 있다.

오는 사람이 내게로 오고

가는 사람이 다 내게서 간다.

아픔에 하늘이 무너졌다.

깨진 하늘이 아물 때에도

가슴에 뼈가 서지 못해서

푸른 빛은 장마에

넘쳐 흐르는 흐린 강물 위에 떠서 황야에 갔다.

나는 무너지는 둑에 혼자 섰다.

기슭에는 채송화가 무더기로 피어서

생의 감각을 흔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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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이란 살아서 할 말이 별로 없었던 좀 바보 같은 사람들을 위한 것

 

- 마르크스

 

'역사를 움직인 157명의 유언'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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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찬가


H.W. 롱펠로우(1807∼1882)

 

 


나에게 슬픈 곡조로 인생은 한낱 공허한

꿈이라고 말하지 마라 !

잠자는 영혼은 죽은 영혼

만물은 겉보기와는 다른 것
삶은 진지한 것 ! 삶은 엄숙한 것 !

결코 무덤이 그의 목표는 아닌 것

본시 흙으로 된 존재이니, 그대는 다시 흙으로 돌아가야만

된다는 그 말은

우리의 영혼을 두고 한 말은 아니다.
예술은 길다지만 세월은 덧없이 흐르는 것

오늘 우리의 가슴은 튼튼하고 용감하지만

우리가 지금 이 순간도 죽음을 향하여

소리 없이 행진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

하리.
인생의 광대한 싸움위에서

인생의 야영장(野營長)에서

말없이 쫓기는 가축의 무리는 되지 말자 !

이 투쟁에 앞장 서는 영웅이 되자 !
미래는 믿지 말자, 그것이 제 아무리 달콤하다 하더라도 !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로 돌리자 !

활동하자, 살아 있는 이 현재를 위하여 활동하자 !

가슴 속엔 용기를 품고, 하늘 위엔 하나님이 계시다는 신념

을 가지고 !
위대한 우리의 선조들은 우리도 노력하면

우리의 삶이 거룩한 것이 될 수 있다는 모범을 남겨 주었다.

이들은 또, 이 삶을 뒤에 두고 떠나면서

인생의 모래밭 위에 발자국을 남겨 주었다.
수많은 우리의 형제들이

이 험난한 인생의 항로를 달리다가

풍랑을 만나 구조는 끊어지고 절망 속에 허덕일 때

이들이 남긴 발자국은 절망에서 우리를 구해 주는 등불이

되리 !
자, 우리 모두 일어나 활동하자.

우리 앞에 어떤 운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하더라도

이루고 또 추구하면서

일하는 것을 배우고 기다리는 것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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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개


C. 샌드버어그



작은 고양이의 걸음으로

안개는 온다.


조용히 앉아

항구와 도시를

허리 굽혀 바라본 뒤

다시 일어나 걸음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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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과거에 사랑을 앞에 두고 아끼지 못하고 잃은 후에 큰 후회를 했습니다.
인간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일이 후회하는 일입니다.
하늘에서 다시 기회를 준다면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겠습니다.
만약 기한을 정해야 한다면 만년으로 하겠습니다.

 

'서유기 선리기연' 中에서...

 

 
 
서유기 그 이후 - 손오공은 다시 말썽을 피워 지상으로 쫓겨난다.
500년 후, 기억을 잃은 손오공은 지존보라는 걸인이 되어 살아간다.
그러던 중 백정정이라는 요괴와 사랑에 빠지지만 백정정은 죽게 된다.
백정정을 살리기 위해 500년 전으로 돌아간 지존보.
그곳에서 자하를 만나 그녀가 진짜 자신의 인연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자하는 지존보를 위해 죽게 되고, 지존보는 깨닫는다.
자신이 손오공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자신을 둘러싸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된다는 것을.
지존보는 관세음보살을 찾아가 다시 손오공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500년 후로 되돌아온 손오공은-
지존보와 자하를 엮어준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하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된 지존보는 행복을 얻게 되지만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돌아서야만 하는 손오공의 심정은 어떨까!
 
속세... 사랑... 인연... 운명... 그리고 희생!
인간세상의 많은 부분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주성치의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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