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말해줘. 너희들의 슬픈 이야기들을. 내가 다 들어줄게...
 
 
 
미디엄 medium
 
패트리샤 아퀘트 주연의 호러 스릴러 드라마
미국 방영당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주연을 맡은 패트리샤 아퀘트는
이 작품으로 에이미 상 드라마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호러와 스릴러와 드라마가 잘 조화된 수작!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주연을 맡은 패트리샤 아퀘트. 언니는 로잔나 아퀘트, 동생은 데이빗 아퀘트다.
전 남편은 니콜라스 케이지.
'나이트 메어3'으로 데뷔할 당시 그녀는 10대였다.
그후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필모그라피를 꾸준히 쌓아온 것.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트루 로맨스'였다.
그러나 역시, 이 작품 '미디엄'이 이제까지 그녀의 작품들 중 가장 빛나는 작품인 듯!
 
 

 
앨리슨. 그녀는 귀신을 볼 수 있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한 꿈이나 물건, 특정한 장소를 통해서 과거 혹은 미래의 사건들과 조우할 수 있다.
이 특별한 능력은 그녀에게 축복인가, 저주인가.
그녀는 슬픈 영혼들을 위해, 그리고 정의를 위해 그 능력을 발휘하고자 한다.
그러나 늘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 능력은 때때로 그녀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침대 위의 이 소녀.
귀여운 소녀지만 사실은 귀신이다.
때때로 귀신은 전혀 무섭지 않고, 살아있는 보통 사람들과 똑같이 친근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귀신과 커뮤니케이션 중인 앨리슨.
다른 사람의 눈에는 그저 앨리슨만 보일 뿐이다.
 
 
 

68년생인 패트리샤 아퀘트는 어느새 마흔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아름답다.
내공이 느껴지는 연기력이 바탕이 되어서인지 앨리슨은 그녀와 동일인물인 듯한 착각마저 든다.
저 긴 머리카락- 의외로 잘 어울린다.
 
 
 

아무튼 이 작품 '미디엄'은 여름 날에 보기에 더없이 좋은 호러 스릴러 드라마다!
당분간은 계속 보게 될 것 같다.
'죽은 자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그녀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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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잡이의 슬픔 / 정일근


오른손 아프고부터 왼손 있다는 사실 알았다
나는 오른손 왼손 평등하게 가지고 태어났으나
태어나면서 나는 오른손에 힘주며 세상을 잡았다
나는 오른손으로 숟가락을 잡았고
오른손으로 연필 쥐고 공책에 글 썼다
오른손으로 악수 하고 주먹 날리고
오른손 새끼손가락 내밀어 사랑을 약속했다
우주의 무게 중심이 오른쪽이라 믿었으니, 전지자도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도록 하라 가르쳤으니
왼손은 오른손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으나
왼손은 오른손에서 가장 멀리 잊혀져 있었다
오른손 아프고부터 왼손으로 세상을 잡아 본다
왼손으로는 지푸라기 하나 쉽게 잡히지 않는다
자꾸만 놓치고 마는 왼손의 미숙 앞에
오른손의 편애로 살아온 온몸이 끙끙거린다

오른손잡이도 왼손잡이도 절반을 잃고 사는 것이다
오른손잡이도 왼손잡이도 슬픈 사람인 것이다
손은 둘이 하나다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두 손을 모아야 기도가 되듯이


정일근 시집 <오른손잡이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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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물이외다

물이 술이외다.
술과 물은 사촌(四寸)이외다. 한데
물을 마시면 정신을 깨우치지만서도
술을 마시면 몸도 정신도 다 태웁니다.

술은 부채외다, 술은 풀무외다.
풀무는 바람개비외다, 바람개비는
바람과 도깨비의 어우름 자식이외다.
술은 부채요 풀무요 바람개비외다.

술, 마시면 취(醉)케 하는 다정한 술,
좋은 일에도 풀무가 되고 언짢은 일도
매듭진 맘을 풀어주는 시원스러운 술,
나의 혈관(血管) 속에 있을 때에 술은 나외다.

되어가는 일에 부채질하고
안 되어가는 일에도 부채질합니다.
그대여, 그러면 우리 한잔 듭세, 우리 이 일에
일이 되어가도록만 마시니 괜찮을 걸세.

술은 물이외다, 돈이 물이외다.
술은 돈이외다, 술도 물도 돈이외다.
물도 쓰면 줄고 없어집니다.
술을 마시면 돈을 마시는 게요, 물을 마시는 거외다.

 

 

김소월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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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못한 길


 

R. 프로스트(1875∼1963)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한 나그네 몸으로 두 길을 다 가 볼 수 없어

아쉬운 마음으로 그 곳에 서서

한쪽 길이 덤불 속으로 감 돌아간 끝까지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쪽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에 못지 않게 아름답고

어쩌면 더 나은 듯도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밟은 흔적은 비슷했지만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의 발길을 기다리는 듯 해서였습니다.

그날 아침 두 길은 모두 아직

발자국에 더럽혀지지 않은 낙엽에 덮여 있었습니다.

먼저 길은 다른 날로 미루리라 생각했습니다.

길은 길로 이어지는 것이기에

다시 돌아오기 어려우리라 알고 있었지만

먼 먼 훗날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 쉬며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어

나는 사람이 덜 다닌 길을 택햇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내 인생을 이처럼 바꿔 놓은 것입니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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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과 함께

H. 하이네(1797∼1856)


 

햇빛과 함께 봄이 오면

봉오리를 열고 꽃은 핀다.

달이 비치고

뒤이어 별들이 반짝거린다.

황홀한 눈으로 시인이 바라보면

마음 깊은 곳에서 노래가 솟는다.

그러나 별도 꽃도 노래도

눈빛도 달빛도 찬란한 햇빛도

그것들이 아무리 탐스러울지라도

우리들은 그것들을 가질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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