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님이 내 서재 방명록에 짧은 글을 올리셨기에 거기에 댓글을 달다가 우연히 밑에 달린 글들도 쭉 한 번 읽었다. 20페이지까지 있는 방명록을 읽으며 지난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을 생각했다. 그 때는 내 서재의 주소를 알려줬으니, 관심 있는 몇 녀석은 꾸준히 들어와서 놀았다. 차곡차곡 쌓여진 글을 읽으니 마음이 약간 흥분이 되었다. 그리고, 학교는 잔인했지만, 신기하게도 그 속에서 맑게 핀 아이들이 떠올랐다. 오늘, 그 녀석들은 어디에 있을까?

   대체로 첫발령을 받은 교사들은 자기가 몇 살까지 교직에 있어야겠다는 '순진한' 생각들을 한다. 보통은 물리적인 나이를 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끔은 호기롭게도 '아이들의 생각을 이해하기 힘들 때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한 해 두 해 지나면 자신의 생각이 무척 단순했음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도 그런 생각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솔직히 말하면 좀 오래전 일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그러나 경험상으로 볼 때 나이가 많아지면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진다.

   오늘 3년 전에 만난 아이들의 흔적을 보면서 내 미래의 모습을 생각하면 약간 서글퍼진다. 나는 곱게 늙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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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간 씨름했던 문집을 오늘 복사집에 넘겼다. 이제 복사해서 나오는 일만 남았는데, 내일 학교로 배달해 준다고 했다. 계산도 미리 했고, 개학하면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지인(知人)들에게 몇 권 보내드리면 모든 일이 끝날 것이다.

   근데, 그 다음이 개학인데, 이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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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1 2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느티나무 2007-03-01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어떻게 잠이 잘 올까요? 아니면, 무슨 징크스처럼 새벽까지 잠을 못 이룰까요? ㅎㅎ
 

   학교는 요즘 학년말이다. 다른 곳의 연말처럼 바쁘다. 더구나 생활기록부 기록 마감을 앞둔 담임들에게는 무척 신경이 쓰이고 민감한 시기다. 게으르게도 미루다 미루다 어제 밤부터 학생들의 행동발달 상황 및 종합의견란을 채웠다. 어렵게 다 쓰고 나니 새벽 4시 6분이었다.

   다 쓰고도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도 안 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 내가 본 것만 기록하는 것이 그 학생의 '실체적 진실'은 아닐지라도 '사실'이라고 믿고 썼다.(쓰고나서도 정말 누군가에 대해 쓴다는 건 무모한 짓이라는 걸 새삼 느낀다.)

   지금부터거나 조금 있으면 새학기의 업무 분장과 보직 인선 등으로 해서 학교가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것이다. 우리 학교는 벌써 치르고 있는 중이다. 한 사람의 무모한 생각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야 어떻게든 풀리게 되겠지만, 무슨 코미디 같은 일이다.

 * 최근에 내 서재에 '나를 즐겨찾는 서재'의 숫자가 2명 늘었다.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더구나 그 두 명 중 한 명은 오늘 늘었다. 그리고 '땡스투'의 금액도 오늘 늘었다는 걸 알았다. 아마도 책 사려다가 내가 쓴 잡문에 땡스투를 누르고 호기심이 생겨서 즐겨찾는 서재로 등록을 한 것 같다. 리뷰를 쓴 지가 하도 까마득해서 미안스러울 따름이다. 이번 방학엔 시간 내서 한 편이라도 꼭 써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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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들어서 대충, 이 정도 읽은 거 같은데 모두 리뷰를 써 보고 싶은 책이다. 들꽃 학교...와 천안문은 연습장에 끄적거리기까지 했고, 오늘 다 읽은 블루 아메리카..도 리뷰를 쓰고 싶어서 책장을 뒤적거렸다. (여기까지 쓰고 있다 애기 울음소리에 놀라 진복이 방으로 뛰어갔다가 조금 안아주고 왔다.) 처음에 꼭 쓰고 싶은 책은 시대의 증언자...였다. 다 읽고 나니 머리가 묵직해 지는 게 리뷰를 써야 할 것 같은 부채감이 시달렸다. 그러다 하루 이틀 시간에 밀려 여기까지 와 버렸지만, 아직까지 그 부담이 끝난 건 아니다. (리뷰 쓰기가 너무 어렵다.)

 

 

 

 

   서경식 선생의 책은 지금껏 다 찾아서 읽었고,(그 중에 한 권은 리뷰까지 썼다. 물론 처음에 읽은 책은 그의 형이 쓴 '서준식의 옥중서한'이었다.) 그래서 쁘리모 레비까지 왔고, 그 책에서 말한 저 위의 책도 샀는데, 내 읽기 능력과 지금의 집안 환경으로는 조금 벅찼다. 적당히 읽다가 옆에 두고 있다.(그래도 이 책이 아렌트의 가장 대중적인 책이라는데, 음... 앞으로는 아렌트의 책은 안 사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러니까 조금 슬퍼진다.) 그래도 관심이 조금씩 번져가서 쁘리모 레비가 쓴 책도 한 권 사 뒀다. 얼른 읽어야지 하면서도 자꾸 순위에서 밀린다.

   '이산출판사'의 책은 꽤 여러 권 있다. 이산출판사의 책을 사서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정성스럽게 책을 만든다고 해야할까? '강희제'의 리뷰는 '이정도면 괜찮지'를 생각하고 있고, '천안문'은 당연히 '만나기 어렵도다'급이다. 그래서 이번에 신의 아들...도 꽤 비싼 가격이지만 덜컥 샀다. 얼른 읽고 싶다 하면서도 리뷰 써야 할텐데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글은 안 나온다.(하루에도 서너 편씩 쓰는 분들은 진짜 대단하다.) 자, 푸념은 여기까지! 좀 있으면 진복이 야식(?) 먹을 시간이다.

   진복이가 나랑 나란히 앉아 책을 읽을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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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02-06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복이를 두고 바람처럼 여행을 다녀오셨군요^^ 진복이랑 나란히 앉아 책을 읽을 날을 꿈꾸시는 아빠라~ 저는 어제 2시까지 아들이랑 침대에서 뒹굴며 책보다가 먼저 잠들었습니다.^^ 아들이랑 책읽기 정말 재미있습니다.^^

느티나무 2007-02-06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하루쯤 집을 비워줘야 장모님, 처제, 그리고 아내 이렇게 하룻밤 같이 자기도 하고 그렇지요 ^^ 이제야 슬금슬금 아빠랑 코드가 맞아들어가는 걸까요? ㅎㅎ 부럽습니다.
 

   부산에서 강릉까지 여섯 시간 예정이던 심야버스는 겨우(?) 4시간 20분만에 우리를 내려놓고 떠나버렸다. 강릉에서 진부행 첫차는 아침 여섯 시. 난감해 하다가 24시간 편의점을 거쳐 결국 피시방으로 왔다. 야간 근무자들은 다들 피곤한 얼굴인데, 음악소리만 높고 시끄럽다.

   근데, 피시방엔 왜 이렇게 애들이 많은 거지? 여기서 한 시간 있다가 나갈 예정이다.

   근데 여긴 북쪽이라 확실히 춥네! 새벽이라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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