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 이 사람... 생각나서 들을 때마다 늘 목소리는 여전해서 더욱 그립다. 내 인생 첫번째 콘서트 관람이 김광석의 '다시부르기' 였다.(벌써 20년쯤 된 이야기!) 부산 대청동에 있는 가톨릭센터 소극장에서 공연을 했다. 그 날 비가 왔던가, 안 왔던가, 아무튼 그리 넓지 않은 객석은 다 차지 않았던 거 같다. 나는 낡은 소극장 가운데쯤에 앉아서 기타를 안고서 노래하는 김광석을 봤다. 비가 와서 더 그랬던가?(그러고 보면 비가 왔었나?) 그의 노래에 푹 잠기고, 중간중간에 순박하지만 썰렁한 얘기에 희미하게 웃을 때만 해도 그렇게 빨리 갈 줄 알았나?
아무튼 잠 안 오는 오늘 밤, 그리 생각해서 그런가 모르겠지만, 다시 듣는 그의 목소리에 쓸쓸함이 짙다. 특히, 이 노래! 자기 이야기여서 그랬을까? 그립다. 이 사람, 정말로!
불행아
- 작사/작곡 김의철, 노래 김광석
저 하늘에 구름 따라 흐르는 강물을 따라
정처없이 걷고만 싶구나 바람을 벗삼아 가며
눈앞에 떠오는 옛 추억 아 그리워라
소나기 퍼붓는 거리를 나홀로 외로이 걸으면
그리운 부모 형제 다정한 옛 친구
그러나 갈수 없는 신세 홀로 가슴 태우다
흙 속으로 묻혀갈 나의 인생아
깊고 맑고 파란 무언가를 찾아 떠돌이 품팔이마냥
친구 하나 찾아와주지 않는 이 곳에 별을 보며 울먹이네
이 거리 저 거리 헤매이다 잠자리는 어느 곳일까
지팡이 짚고 절룩거려도 어디엔들 이끌리리까
그리운 부모 형제 다정한 옛 친구
그러나 갈수 없는 신세 홀로 가슴 태우다
흙 속으로 묻혀갈 나의 인생아
묻혀갈 나의 인생아 묻혀갈 나의 인생아
묻혀갈 나의 인생아 묻혀갈 나의 인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