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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연결이 되는구나.

   무슨 말인고 하니, 오늘 서재 페이퍼에 책 '우리 동네 사람들'에 대한 사진을 찍어서 올리다가 책의 본문 시작 부분에 적혀있는 시를 다시 보게 되었다. 사실은 저번에 볼 때부터 이상했는데, 저자가 지은 시 전문이라고 소개되어 있는 '꽃'이라는 시가 나에게 낯이 익었다. 노래가사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된 일인가 싶어서 검색해 보니, 양해남님의 시를 장사익님이 곡을 붙여서 불렀다는 사실을 찾아내었다.

   양해남이라는 분이 시도 쓰고, 사진도 찍으시는 분이었구나~!

  양해남님의 '꽃'

   나에게 꽃이 있었지
   어느 별 어린 왕자처럼 매일매일 물을 주고
   항상 바라봐줘야 하는 꽃 한 송이 있었지. (1993)

 

  장사익님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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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4-02-04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가지고 있는 장사익 시디 <하늘 가는 길>안에 이 노래가 있군요. 노래만 알고 제목은 기억하지 않고 있었네요. 지금 보니 이 앨범 안에는 시에 곡을 붙인 노래가 많네요.

느티나무 2004-02-04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사익 CD를 가지고 있으시군요. 장사익을 모르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데... ^^

soulkitchen 2004-02-04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사익 정말 좋죠..저는 예전에 드라마 임꺽정에서 장사익 목소리 처음 들었는데, 햐...우리의 것이 이런 건겨? 싶음서 마구 끌리더라구요. 찔레꽃 많이들 좋아하시던데 저는 개인적으로 '삼식이'가 좋더라구요. 흥겨운가 하면 어딘가 좀 서글프고, 서글프기만 하냐면 그건 아니어서 노랫말이 (이것두 보니 시군요) 재미나고, 노랫말도 재미나기만 하냐면, 참 어쩌지 못하는 엄마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구..그렇더라구요. 핫..처음 인사드리는 거죠? 반갑습니다.

비로그인 2004-02-0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사익은 전주 공연때 처음 만났었는데 이런 표현은 좀 뭣하지만 마치 '촌색시'같았어요. 수줍고 서툴고 그렇지만 영혼을 불어넣는 듯한 느낌 말에요. '삼식이', '아버지'를 열창하는데 그냥 왠지 눈물이 납디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가슴 속 근저, 그것도 비밀스럽게 숨겨둔, 이젠 잊혀졌다고 생각한 그 무언가를 건드리더라구요. 별로 반가워하지 않으신대두 전 반갑습니다. 정직하게 고백하자면 느티나무님을 쭈욱~ 훔쳐보고 있었거든요.

느티나무 2004-02-05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쏠키님과 복돌이님 반갑습니다. 맨날 저도 비발~* 님 서재에서 댓글만 훔쳐보곤 했었는데... 저의 서재에도 건너오셨군요. 거기 서재의 코멘트는 너무너무 속깊은 이야기가 이어져서 저 같은 사람이 '낑기기'에는 좀 그랬답니다. 아무튼 놀러와 주시니 고맙습니다.

비발~* 2004-02-05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잉? 콕 끼셔도 되는디요? 아니지, 끼시믄 가문의 영광이 되겠슴다. 말하잠 틈은 딱딱한 사이에 있다... 훗~
 

(새해의 밝은 기분을 느끼고 싶은 분은 이 글을 읽지 않는 게-이 노래를 듣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설날 아침이다. 이른 아침은 아니더라도 일찍 일어나 차례를 드렸다. 부모님과 동생, 그리고 나. 이렇게 넷이서 단촐하다 못해 썰렁한 차례였다(원래는 여동생도 있었으나 시집을 갔으니 시댁에서 새해를 맞이하고 있을 것이다). 증조부모님 제사에 밥과 국만 바꾸어서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를 모시고, 다시 밥과 국을 바꾸어서 작은아버지 제사를 지냈다. 그리고 동생과 나는 부모님께 세배를 드렸다. 그리고는 제사 음식과 과일로 아침을 겸해서 먹었다.

   아직 자식된 도리를 다하지 못한 죄로, 아침 설거지는 내 몫이었다. 그리고는 부모님은 안방에, 동생은 밀린 잠을 보충한다며 제 방으로, 나는 커피 한 잔 마시고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았다. 아마도 여기에서 좀 놀다가 책을 읽거나 잠을 잘 것이다. 갑자기 지금 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몹시 궁금해진다. 

   사실 우리집은 큰집이다. 게다가 15년 전,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는 큰집답게 집안은 늘 북적였다. 다른 가족들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 때 일들이 생생하게 기억나고, 그 때를 생각하면 참 따뜻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께서는 7남매의 맏아들이시다. 10년 전에 작은아버지께서 돌아가셨기에 지금은 6남매만 남았다. 그 중에 세 분은 고모님, 두 분은 작은아버지.

   그러니까 설날인 오늘 아침에 고모님들이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작은아버지는 오셔야 할 텐데, 오시지 않았다. 저간의 복잡한 사정이야 말하기 뭣하지만, 아버지 마음이 무척 착잡하실 것만 같다. 예전에는 형제들끼리 친해서 계도 붓고, 여름 휴가도 같이 다녀오곤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만 같다.

   고모님들의 삶도 고단하기는 마찬가지다. 큰고모님과 둘째 고모님은 남편과 사별하셨다. 큰고모님은 큰아들까지 사고로 잃었다. 지금은 당신께서도 몸이 말씀이 아니시다. 늘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시고, 최근에도 삶과 죽음의 고비를 넘으신 적이 있었다. 둘째 고모님은 밀양에서 시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지으신다. 그나마 사촌들이 크게 속썩이지 않고, 엄마 생각을 많이 해 주는 게 다행이긴 하다. 세째 고모님의 삶도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처음에는 정말 엉망이었다. 고모부만 믿고 없는 집에 시집가서 정말로 고생을 많이 했다. 게다가 큰애가 태어나서부터 아프다가 7년만에 죽고 말았다. 지금에서야 밥은 먹고 살 정도라 아버지 형제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끈 역할을 하고 있으니 무척 고마울 따름이다.

   새해 첫날부터 꿀꿀한 이야기 타령이다. 그러나 '반갑게 맞아 줄 손님 하나 없는데, 까치는 왜 왔는가? 얻어 먹을 것 하나 없는 이곳에 왜 왔느냐?' 고 묻던 시인의 목소리가 이 설날 아침 풍경의 진실한 목소리가 아닌가? 장사익의 '허허바다'를 듣는다.

아버지는 별 말씀이 없으셨다. -허허로우신가?

 

장사익 '허허바다' 노래 듣기

 

              허허바다 정호승 시, 장사익 노래


                      찾아가 보니 찾아온 곳 없네

                      돌아와 보니 돌아온 곳 없네

                      다시 떠나가 보니 떠나온 곳 없네

                      살아도 산 것이 없고

                      죽어도 죽은 것이 없네

                      해미가 깔린 새벽녘

                      태풍이 지나간 허허바다에

                      겨자씨 한 알 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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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의 전부

 

악보

         

              좋은 이들과 함께 한다는 건 내가 걸어가는 이 길의 전부

              우리 시작도 좋은 이들과 함께 사는 세상 그것을 꿈꾸었기 때문이죠

              아무리 내 앞길이 험해도 그대로 인해 내가 힘을 얻고

              슬픔도 그대와 겪으니 나도 따라 깊어지는데

              언제나 당신에겐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더 커지고 맑아져 그대 좋은 벗 될 수 있도록 

                                                                                                노래부른 이 [유정고밴드]

 

유정고밴드의 '이 길의 전부'

 

   유정고밴드의 1집 [濫觴]을 듣는다. -람상은 넘치는 잔??? 뭔가 아릿하면서도 서글픔이 잔뜩 묻어나오는, 약간 냉소적이면서도 애잔한 느낌을 주는 노래들이다. 무엇인지 모를 답답함과 우울함이 밀려오는 날, 컴퓨터로 이 노래들의 볼륨을 높인다. 한참 동안 그러고 나면, 마음이 좀 가라앉고 다시 여유를 찾을 수 있다. 무엇이 넘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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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12 1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찌리릿 2004-01-13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소리가 참 편하네요.

유정고밴드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유정고 밴드는 [바위처럼][우산][진주]등의 작곡가 유인혁과
[시대][착한 사람들에게][주문]등의 자작곡 음반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정윤경
그리고 민중가요 록밴드 [메이데이]의 기타리스트 고명원
이 세사람이 모여 2000년에 결성한 밴드입니다

현재는 유인혁, 정윤경과 2001년부터 합류한
록밴드 [천지인]에서 활동했던 베이시스트 박우진
그리고 2002년 여름부터 객원 연주자인 기타리스트 신희준과 드러머 장석원
이 다섯사람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라고 되어있네요.

오랜만에 보는.. 글자들... ^^

궁금해서.. 카페까지 찾아가봤더니..

이 노래의 동영상도 있네요~ 노랫말은 원래 박노해선생이 쓰신거네요. ^^



 


느티나무 2004-01-13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정고밴드를 안 건 저도 2년 정도 밖에 안 되었답니다. 가끔 집에서 유정고밴드의 1집을 들으면 가슴 속이 아릿해지지요. 저도 가사가 필요해서 며칠 전에 카페도 들러봤는데, 이 동상상을 봤답니다. 얼굴을 본 건 저도 얼마 전이었지요. '또 친구에게' 같은 노래도 저는 무척 좋아합니다.
 

'어릴 때 내 꿈은' 듣기

 

어릴 때 내 꿈은

                                         도 종 환

 

어릴 때 내 꿈은 선생님이 되는 거 였어요

나뭇잎 냄새나는 계집애들과

먹머루빛 눈 가진 초롱초롱한 사내녀석들에게

시도 가르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들려주며

창밖의 햇살이 언제나 교실 안에도 가득한

그런 학교 선생님이 되는거 였어요

플라타너스 아래앉아 시들지 않는 아이들의 얘기도 들으며

하모니카 소리에 봉숭아꽃 한잎씩 열리는

그런 시골학교 선생님이 되는 거 였어요

 

나는 자라서 내 꿈대로 선생이 되었어요

그러나 하루종일 아이들에게 침묵과 순종을 강요하는

그런 선생이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밤 늦게까지 아이들을 묶어놓고 험한 얼굴로 소리치며

재미 없는 시험문제만 풀어주는

선생이 되려던 것은 아니였어요

옳지 않은 줄 알면서도 그럴 듯하게 아이들을 속여 넘기는

그런 선생이 되고자 했던 것은 정말 아니였어요

아이들이 저렇게 목숨 끊으며 거부하는데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편이 되지 못하고

억압하고 짓누르는 자의 편에 선 선생이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어요

 

아직도 내꿈은 아이들의 좋은 선생님이 되는 거예요

물을 건너지 못하는 아이들 징검다리 되고 싶어요

길을 묻는 아이들 지팡이 되고 싶어요

헐벗은 아이들 언 살을 싸 안은 옷 한자락 되고 싶어요

푸른 보리처럼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동안

가슴에 거름을 얹고 따뜻하게 썩어가는 봄흙이 되고 싶어요.

 

   작년 참교육실천 보고대회에서 학급운영모임 '모두아름다운아이들' 선생님들과 함께 불렀던 노래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詩기도 하지만 참교육실천 보고대회를 준비하며 함께 배운 노래이기도 하다. 오늘 문득 이 시와 노래가 생각난 것은 왜일까? 이 시와 노래를 마주 하고 있는 밤. 스스로에게 한없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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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아드 2003-11-30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가사랑 시랑 많이다르다 =_=;;ㅋ

해콩 2004-11-21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내 꿈은... 눈물이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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