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땅

어제 페이퍼 썼던 영화 <고스팅>에는 영화 <엑소시스트>가 언급된다. 남자주인공 '콜'은 그 영화가 정말 무서운 영화라며 여주인공 '세이디'에게 적극 추천하는 거다. 세이디는 세상에 무서운 건 없다, 무섭지 않기로 하면 무섭지 않다고 하면서, '그런데 그 영화 보고 무섭다고 하는 너 좀 귀엽네' 라는 얘기를 한다. 


<엑소시스트>는 내가 본 가장 무서운 영화다.

<엑소시스트 무삭제판>이 극장 개봉을 한다고 해서, 그게 언제였지, 나는 평일 마지막 영화로 남동생과 함께 보러 갔다. 소녀에게 악령이 씌여서 악의 얼굴을 보고 흉측한 말과 행동을 하고 얼굴이 변하는 그 모든 과정들, 그러니까 결국 '악' 혹은 '사탄'에 대해 보여주는 이야기가 너무 무서웠다. 그전까지 나는 공포영화를 보고 무서워하지도 않았고, 귀신 나오는 장면에서 눈을 가리거나 얼굴을 돌리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그럴 거면 왜 봐?' 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는데, 엑소시스트를 보고 나오는데 너무 무섭고 며칠간 그 영화의 후유증으로 고생했다. 세수를 하려고 하다가도 받아놓은 세숫물에 영화속 바로 그 사탄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그 뒤로 나는 공포영화를 못 보는 사람이 되었다. 엑소시스트는 무서웠지만 나는 공포영화를 못보는 사람은 아니지, 하고 다른 공포 영화 보러 갔다가-아마도 <폰> 이었나- 소리 꺅꺅 지르고 눈 가리고 난리가 나서, 아 나는 이제 바뀌어버렸구나, 공포 영화를 못 보는 사람이 되어버렸구나 했다. 지금도 공포 영화에 대해서는 전혀 궁금해지지 않고 보고 싶은 생각도 들질 않는다. 누가 '너가 본 제일 무서운 영화가 뭐냐' 고 물으면 고민 없이 <엑소시스트>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고스팅의 콜도 그게 가장 무서운 영화라고 하는 거다. 그래, 그 영화는 무서운 게 맞았어!! 이렇게 오랜만에 엑소시스트 무서운 영화라는 이야기를 최근의 영화에서(고스팅은 2023년 개봉 영화) 보게 되는구나, 했는데.



이번 주에 책을 사면서 <시사인> 을 샀다. 요즘엔 책 살 때 시사인을 주로 함께 산다. 왜냐하면 커피 내려 마시기 귀찮아서 ㅋㅋㅋ커피는 안 삼 ㅋㅋ 캡슐커피 만만세다. 그렇지만 쿠폰 할인 받으려면 책 아닌 거 사야하잖아요? 그래서 나는 시사인을 산다. 














언제나처럼 뒤에서부터 펼쳐 훑는다. 그리고 신간소개를 본다. 아니 그런데, 신간 소개에 이 책 무엇?!
















오오, 내가 무서워하는 바로 그 영화랑 제목이 똑같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그러나 이게 영화 원작 소설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어쩐지 그 무서운 영화가 책으로 있을 리가 없잖아? 이건 어떤 내용일까? 시사인의 신간 소개를 읽어보는데, 아니, 이게 그 엑소시스트 책이라는 거다. 영화 엑소시스트 줄거리가 그냥 막 나오는 것이다. 이게 그 책이라면, 으 무셔.. 난 안봐, 아니 세상에 그 무서운 걸 누가 책으로까지 봐, 으, 무셔... 이랬는데, 얼라리여? 신간 소개의 마지막에 이런 구절을 보자.



영화 <엑소시스트>의 원작 소설(1971년 발간)이다. -시사인 841호 中


그래 알겠어. 그 책이라고. 그래. 그런데?



영화가 대단한 명작이긴 하나, 원작의 철학적 깊이를 온전히 담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읽는 즉시 느끼게 될 것이다. -시사인 841호 中



네??

철학적 깊이요??

그러니까.. '소녀 안에 사악한 무언가 도사리고 있는' 내용을 다룬 영화가, 철학적 깊이.. 있는 그런 내용이라는 거죠? 영화에서는 공포만 느꼈는데, 그거 말고 다른 무언가가 이 책에 있다는 거죠? 아니 내가, 이를테면, '원작의 아름다운 문장' 이라고 하면 그냥 넘어갈 수 있어. 왜? 무서우니까. 원작의 그 무엇을 언급해도 내가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아. 왜? 무서우니까. 그런데.. 철학적 깊이? 와- 너무 궁금하잖아? 철학적 깊이. 그러고보면 철학적 깊이가 나올 내용이긴 하다. 소녀 몸의 사악한 무언가도 그렇지만, 그 어떤 사악함과 악에 대한 이야기, 그 악을 몰아내려고 싸우는 신부, 이런 것들에서 충분히 철학적인 사유가 나올 것 같긴 하다. 아니, 너무 궁금하잖아? 그래서 갈등하고 있다. 이 철학적 깊이 너무 궁금해서 읽고 싶은데, 너무 무서워서 잠을 못자면 어떡하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런데 철학적 깊이 너무 궁금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런데 무서울까봐 너무 쫄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째야할까.



그런데 얘들아, 내가 어제 술 마시러 갔거든? 

1차로 어향동고에 소주 마시고 2차로 먹태에 하이볼 먹으러 갔는데, 2차로 간 레스토랑에서 직원이(여기 직원은 이란남성분. 한국말 엄청 잘하심) 오랜만에 오셨다고 하는거야. 그래서 반갑게 인사하고 자리 잡았는데, 그래서 먹태랑 하이볼 시켜야지 눈누난나~ 하고 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잭콕을 서비스로 주시는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직 주문도 하기 전에 잭콕 서비스 받는 여자 어떤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어향동고랑 소주.

회사 직원 어향동고 처음 먹어보는데 너무 맛있다고 ㅋㅋ 엄마한테 전화 걸더니 이거 엄마 사주겠다고 너무 맛있다고 하는 거다. 자기는 왔으면 기껏해야 탕수육이나 시켰을 거라고. 그래서 '다른 음식 먹어보는 경험은 누가 시켜줘야 돼, 혼자서 하려면 늘 먹던 것만 먹지' 했다. 너무 맛있게 잘 먹더라. 맛있다고 동료는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먹었다.




이건 서비스로 받은 잭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세상에, 잭콕을 서비스로 받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너무 좋다. 나는 내가 진짜루 너무 좋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멋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거 다 먹고 계획대로 하이볼도 시켜 마셨는데, 오늘 아침 눈뜨자마자,


하 쉬바 다시는 평일에 술 마시지 말자..


생각했다. 


킁.





오오~

옥타비아 버틀러의 말 나왔네.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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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0-27 08: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실 땐 좋았지 ㅋㅋㅋㅋㅋㅋㅋ 잭콕 저거 대학생 때 먹는 거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핫생 다락방 ㅋㅋㅋㅋ

그나저나 세수하면서 세면대 물 속 악마와 싸우는 다락방 상상하다 진짜 현웃 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에 마늘이랑 십자가 띄우고 해요

다락방 2023-10-27 10:09   좋아요 2 | URL
저는 대학생 때 레몬소주 먹었는데요? ㅋㅋㅋ 잭콕은 몇해전부터 먹기 시작했어요. 이 레스토랑에서도 가끔 주문해서 마셨는데 사장님이 기억하신 모양입니다. 어휴 잭콕 너무 맛있어가지고 ㅋㅋㅋ 콜라맛이니까 ㅋㅋㅋㅋ 덮어 놓고 먹다가 큰일납니다. ㅋㅋ 역시 술은 소주가 최고!!

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 엑소시스트 책을 사서 읽어야겠죠? 불끈.

잠자냥 2023-10-27 11:47   좋아요 1 | URL
그 시절, 레몬 소주 하니까 생각나는 곳이 있는데 다락방 님 혹시 대학로 반저 가본 적 있어요?
레몬 소주 좋아했으면 있을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0-27 11:52   좋아요 2 | URL
아 저는 대학로 잘 안갔어요. ㅋㅋ 저는 주로 저희 학교앞이랑 ㅋㅋ 신천, 강남에서 놀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형 어디가> 이런 술집에서 안주 1,900원짜리 시켜두고 레몬소주 피쳐를 마시던 대학 시절..

제 남동생은 치킨집 가서 소주 마시면서 치킨 하나 시켜두고 치킨무 계속 리필해 먹었대요. 돈이 없어서...

가난한 대학시절.....

건수하 2023-10-27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엑소시스트> 집에서 티비로 봐서 그런가... 보고 12시 넘어 방에 들어가 잘 잤는데 말이죠...

어향동고가 뭔지 몰랐는데 표고군요! 전 어향가지가 좋던데.. 어향동고가 있으면 담에 먹어봐야겠어요!
어향~~에는 고량주 아닙니까? 다락방님은 소주 사랑~

다락방 2023-10-27 10:12   좋아요 1 | URL
수하 님은 어떤 영화가 제일 무서우셨어요? 음 어쩌면 무서운 영화 잘 보고 무서운 거 없는 그런 분이실까요? <고스팅>영화 속 여주인공처럼 말이죠. 저는 엑소시스트 너무 무서웠어요 ㅠㅠ

어향동고 버섯안에 새우 넣고 튀긴건데요, 맛있습니다. 고급져요! ㅋㅋㅋㅋㅋ
맞습니다. 저는 소주를 사랑합니다. 소주가 술 중에 최고예요. 저랑 제일 잘 맞는 술입니다. 소주만 마시면 그 다음날이 괜찮은데, 다른 술은 다음날 너무 힘들어요 ㅠㅠ

건수하 2023-10-27 10:53   좋아요 1 | URL
제가 공포영화 별로 안 보긴 했어요. 무슨 재미로 보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범인 찾아내고 쫓고 쫓기고 그런 류의 스릴러는 잘 봅니다.

제가 보고 진짜 무섭다고 생각했던 영화는 <실미도>예요.
거기서 반쯤 미친 것 같은 사람들이 보건소의 여자 의사 성폭행하는 장면이 진짜 무서웠어요.
극장에서 나와서 한참 앉아서 진정하고 집에 갔습니다 ㅠㅠㅠ

다락방 2023-10-27 11:08   좋아요 3 | URL
아, 저도 부모님 모시고 극장가서 실미도 보는데 그 장면 보면서 아 영화 잘못 선택했네 싶었어요. ㅠㅠ 너무 싫고 너무 끔찍했던 장면이에요.

수하님, 어쩐지 무서움 잘 안느끼실 것 같아요. ㅎㅎ

아, 그리고 수하 님! 오롬 경필대회 꼭, 꼭 참가하세요! 1등 150만원인데, 전년도 수상작들 보니 수하 님 1등 각입니다. 아, 경쟁자가 있을 것인데, 그 이름은 다락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한 번 해보려고요. 잘 쓴 글씨라는 것은 주관적인 것이니 어쩌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0-27 11:47   좋아요 0 | URL
와..... 나도 초딩 땐 경필대회에서 상받던 아이였는데 어쩌다......... 이 지경?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0-27 11:53   좋아요 0 | URL
참가 안하면 가능성 없지만 참가하면 그래도 약간의 가능성이라도 생깁니다. 어떤 가능성?

150만원 받을 가능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0-27 13:34   좋아요 0 | URL
오롬 경필대회... 농담이었는데...

한 번 찾아보기는 해야겠네요 그런데 제가 귀차니즘이 심해서...
다락방님 꼭 시도해보세요!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링크 추가합니다
https://www.orom.co.kr/lookbook/magazine_basic.html?product_no=3479

작년 수상작들 보고 다시 왔는데, 1등각은 전혀 아닌데요.....???
그래도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주말에 한 번 저 문구를 써 보긴 해야겠습니다 ㅋㅋ

다락방 2023-10-27 13:30   좋아요 0 | URL
써서 스캔 받아서 올리면 1등 150원 입니다. 저는 그 누구보다 수하 님에게 1등의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제발 도전해주세요.. 150만원 받고 자랑해주세요!!

책읽는나무 2023-10-27 20:21   좋아요 0 | URL
경필 대회 세 분 응원합니다.!!!!

꼬마요정 2023-10-27 1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엑소시스트> 재밌게 봤어요. 무서운 장면은 없고, 소녀가 뒤집혀서 계단 내려오는 거 보면서 힘들었겠다 뭐 이런 생각을 했더랬죠. ㅋㅋㅋ 사실 전 퇴마하는 거 보면 인간이 진짜 무섭다는 생각을 해요. 나쁜 짓을 한 게 인간이 아니라 나쁜 것에 씌였기 때문이라는 거요. 사탄이든 악령이든 씌어서 사람을 죽이거나 나쁜 짓을 하는데, 그건 어쩌면 그저 인간성의 일부인건지도 모르잖아요. 나쁜 건 처단해야 하고, 그걸 판단하는 건 또 권위 있는 어떤 것들이죠. 의학, 정신분석학, 공인 받은 신부나 승려 등등 말이죠. 그러면 또 좋은 거에 씌여서 좋은 행동을 하면 괜찮은가요? 인간은 없나요? 어찌할 수 없는 불행이 덮쳐오면 인간은 그걸 운명 탓으로 돌리기도 하지만, 악한 무언가에게 책임을 돌리고 싶은가봐요. 마지막에 신부가 악령을 대신 받아서 같이 죽어버리는데, 그게 과연 숭고한 희생일까 싶기도 하구요. 그리고 절대악이라는 게 있는건지도 모르겠구요, 과연 그게 악인지도 모르겠구요. 하지만 소녀가 연기를 참 잘했어요.

<폰>도 재밌게 봤어요. 하지원 배우만 생각나네요. 무슨 내용인지 다 까먹은... 아마 현실에서 벌 받지 않은 나쁜 놈을 피해자가 귀신이 되어서라도 벌 하는 내용이겠죠...ㅋㅋ 일상에서 오는 공포라는 소재는 일본이 참 좋아하는데, 일본은 너무 원한에 사무쳐서 일상을 지루하게 길게 보여주다가 그냥 용서도, 참회도 없이 원한만 남아서 재미가 없어요ㅠㅠ 저 <링> 보다가 졸다가 우물에서 귀신 나오는 장면만 계속 돌려봤네요. 새벽 세 시에 ㅋㅋ 혼자 거실에서 ㅋㅋㅋ

다락방 2023-10-27 11:45   좋아요 1 | URL
저는 <엑소시스트> 에서 제일 무서웠던 장면은 소녀를 데리고 병원에 가 진료를 받는 장면이었는데요. 소녀가 진료를 기다리며 침대에 누워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안보이는데 소녀에겐 천장에 있는 사탄의 얼굴이 보이는거에요. 그래서 아무말도 못하고 누워있는 장면이었는데, 저는 그 장면이 진짜 너무 무섭더라고요. 저 어린 아이가 남들은 보지 못하는 걸 보고, 그런데 그게 저렇게 무서운 얼굴이라니, 저 때 저 아이는 얼마나 무섭고 힘들까 싶어서요. 그 장면이 너무 무서웠는데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며칠간 그 사탄의 얼굴이 저에게도 보였나봐요 ㅠㅠ
악령에 씌인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 혹은 귀신을 보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에는 필연적으로 외로움과 고독이 따라오는 것 같아요. 귀신과 대화하는 혹은 귀신을 보는 사람들은 주변에서 미친 사람 취급받고 친구도 없잖아요.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하는데, 저는 그게 그렇게나 힘들어보여요. ㅠㅠ
저는 엑소시스트 너무 무서웠어요. 그런데 꼬마요정 님은 그게 안무서우셨군요. 아니, 링에서 귀신 나오는 장면 돌려보시다니. 진짜 대박이네요. 저는 링 보면서 우물에서 귀신 나올 때 무서웠는데요! 그 장면 보면서, 와 사람이 무서워서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겠다 싶더라고요. 으..

꼬마요정 님도 공포물 잘 보시는 분...

건수하 2023-10-27 13:27   좋아요 1 | URL
전 <링> 티비에서 나오는 거... 그거 쫌 무섭던데요... (그때 티비로 보고 있었어서)

꼬마요정 2023-10-27 16:12   좋아요 1 | URL
건수하 님도 그 장면 무서워하셨나 보네요. 저는 티비로 보다가 이제 좀 공포영화 같은 장면이 나오네 생각했어요. 만약 벽걸이 티비면 나오다가 좀 웃기지 않았을까 생각하기도… 번외로 <주온>도 안 무서웠어요. 그 영화는 좀 슬펐고 아버지인지 남편인지 그놈이 나쁜 놈인데 왜 다른 약자들이 고통받아야 하는지…

은오 2023-10-27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철학적 깊이” 다섯 글자로 다락방님을 이렇게까지 고뇌하시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저도 공포영화 별로 안좋아합니다. 사서 괴로워하는거 싫어함.. 뜬금없지만 같은 이유로 매운 음식 먹는 것도 별로 안좋아해욬ㅋㅋㅋㅋㅋ
잭콕 오랜만에 마시고싶네요😱 서비스라 더 맛있었겠어요!! ㅋㅋㅋㅋ 레몬즙 이빠이 넣은 하이볼이 더 좋긴 한데 이 페이퍼 읽으니까 ㅋㅋㅋㅋ 잭콕 생각납니다...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0-27 17:28   좋아요 1 | URL
저는 세상이 워낙 무섭기 때문에 굳이 무서운 걸 보고 싶지 않습니다. 액션 영화는 좋아하는데 막 귀신.. 나오면 너무 무서워요. 꿈 꿔요 ㅠㅠ 무섭무섭 ㅠㅠ 저는 매운 음식 먹고 싶은데 잘 먹지는 못해서 땀이 납니다. 힘들어져요. 먹고 나서 속 아프고 이런건 없는데 먹는 동안 뒤통수에서 땀이 ㅠㅠ 하아 힘들어요 엉엉 ㅠㅠ
근데 안매워도 먹을 거 넘나 많아서 괜춘.

저는 한동안 잭콕이 좋아서 잭다니엘하고 콜라 사다놓고 집에서 해먹고 그랬어요. 요즘엔 짐빔 사다놓고 하이볼 해먹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0-27 18:09   좋아요 0 | URL
무섭무섭 ㅠㅠ ㅋㅋㅋㅋㅋ 아ㅏㅏㅏ 공포영화 무서워하시는 다락방님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0-27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엑소시스트 <여성 괴물>에서 다루지 않았나요? 영화 옛날에 봤는데 이 책에서 나오는 내용 읽으니 신선했던 기억이. 저도 영화는 무서웠습니다.
어향동고가 머예요? 저도 안 먹어본 것 같은데?? 서비스도 받는 단골손님 다락방~ 잭콕도 안 마셔봤는데 따라가면 마실 수 있는 건가유 ㅋㅋ

다락방 2023-10-27 17:29   좋아요 1 | URL
앗. 그러고보니까 여성 괴물에서 엑소시스트 나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기억이 하나도 안나네요? 집에 가면 찾아봐야겠어요. 대체 책 왜읽는지. 저 여성 괴물 두 번 읽었는데 왜때문에 이렇게 생각이 안날까요? 똥멍충이 ㅠㅠ

어향동고는 표고버섯에 새우다진 걸 넣어 튀겨낸 요리입니다. 그리고 매콤한 소스를 그 위에 덧입히고요. 고급지고 맛있는 요리입니다. 소주 안주로 아주 좋아요. 물론 술 안드시는 분들에게도 너무나 좋은 요리!!
저 나중에 베트남에서 독서괭님 초대하면 그 때 잭콕 대접할게요!! >.<

테레사 2023-10-27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구미호..ㅋㅋ라고 하다가. 히치콕의 사이코..이후 무서운 영화는 절대 안봅니다

다락방 2023-10-27 17:30   좋아요 0 | URL
으.. 히치콕의 사이코 저는 보진 않았지만 무슨 말씀이신지 너무 알겠는 느낌입니다.. 으... 저는 그 영화 볼 생각도 없어요. 으....

책읽는나무 2023-10-27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향동고!!!!!
첨 들어봤고 첨 봤습니다.ㅋㅋ
비쥬얼은 느끼해 보이는데 표고버섯에 새우 다진 것이라....제가 좋아하는 재료들이라 맛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늘 시키는 것만 시키는 습성은 남이 먹는 음식들에서 저건 뭘까? 궁금증을 유발시키긴 합니다.
잭콕도....?
잭콕을 서비스로 받았다고 자랑하시는 걸 보니 이 술은 비싼 술인가? 알쏭하다는....?
콜라맛 나는 술이란 또 뭐지??? 계속 물음표만..ㅋㅋㅋ
<엑소시스트> 영화 보지도 않았지만 전 <여성 괴물>책을 읽고선 절대로 보면 안 될 영화겠구나! 손절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무서운 영화는 정말.....ㅜㅜ
 

내가 어제 이 영화 보려고 애플티비도 구독해버렸다. 하- 매달 정기적으로 나가는 금액이 도대체 얼마인지. 인생..




영어 제목은 ghosted 이고 우리 제목은 <고스팅> 실제로 영화에서 자주 이 단어가 언급될 때도 '고스팅' 이라고 한다. 고스팅은 나도 이 영화 때문에 알게된 단어인데, 데이트 했던 사이에서 한쪽이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버리는 걸 뜻한다고 한다. 영화속에서 남자주인공 '콜(크리스 에반스)' 은 질척거리는 캐릭터이며 상대에게 답없는 문자 메세지를 다다다닥 보내는 캐릭터인데, 여동생이 제발 그러지 말라고, 그러니까 여자들이 지쳐서 오빠를 차버리는 거라고 말하는데도 제버릇 개 못준다고, 새로 데이트한 여자에게도 답없는 문자메세지를 또 다다다닥 보낸다. 이제나 저제나 답이 오길 기다리지만 핸드폰은 묵묵부답. 이때 여동생은 오빠에게 고스팅 당했다고 하는 거다. ㅎㅎ 


'콜'은 농부이며 붙박이이다. 아직까지 외국으로는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을 뿐더러 심지어 부모님 집에 같이 살며 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짓는다. 자신이 농사 지은 농작물을 마켓에서 내다 팔기도 하는데, 그러다가 장 보러 나온 여자 '세이디(아나 데 아르마스)'를 만나게 된다. 이들은 물건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좀 다투었는데, 다투기 전에는 서로 친절했던 바, 이웃 부스 사장님이 '니네 사이에 something 있는 것 같던데?' 하자, 갑자기 집에 가려는 세이디에게 다다다닥 달려가서 우리가 방금전까지 arguing 한건 맞지만, 그런데 우리 사이에 뭔가 something 있는 것 같은데, 언젠가 저녁을 함께 먹지 않을래? 라고 묻는다. 이에 세이디는 '너 serious 한거야?' 묻고, 그 말투와 표정에 콜은 '아 내가 wrong 했구나, 부끄럽네' 하고는 돌아서게 된다. 뒤돌아가는 콜을 보던 세이디는 다시 그를 불러서는 '지금 커피 한 잔 어때?' 하고 그자리에서 콜은 바로 예스!를 한다. 그래서 그들은 갑자기 커피를 마시면서 데이트를 하게 된다. 운하를 걷고 계단을 오르는 시합도 한다. 이 계단 끝까지 누가 더 빠르게 가나 내기하자! 하는데, 이때 콜은 주머니의 소지품들을 꺼내 자신을 가볍게 만들려고 하자, 세이디는 그거 내 가방에 다 넣어, 하고 가방을 더 무겁게 만들고는 시합을 하는데, 세이디가 이겨버린다. 헉헉대면서 콜은 세이디에게 '너 운동하지?' 묻는데, 재미있는 장면이었다. 그들은 함께 미술관도 가는데, 그 장면이 나는 좋았다. 별 거 없는데, 돌이켜보니 내가 그간 연애하면서 전시를 보러 간 적이 잇었던가 싶어진거다. 콘서트 간 기억은 나는데 전시를 보러 갔던가? 하도 오래전의 일이라 기억이 안나네. 전시를 보러 간 건 언제나 나 혼자 혹은 친구 혹은 가족이었던 것 같다. 데이트 때 미술관 한 번 안가봤나? 어이없네. 다음 연애때는(응?) 미술관 데이트를 꼭 넣어보겠다고 생각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각설하고,


이 데이트는 그들 모두에게 즐겁다. 해외 출장이 잦은 큐레이터라고 자신을 소개한 세이디는, 그런만큼 계속 끊임없이 애정을 줘야만 하는 상대, 혹은 그런 반려식물들이 부담스럽다. 그래서 일을 키우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 데이트가 즐겁고 그래서 충동적으로 '커피 한 잔?' 이랬던 것이 맥주도 한 잔 하게 되고 노래방에서 노래도 부르고 꼬박 밤을 새며 이어지는 거다. 그렇게 즐겁다보니 서로 눈 들여다보다가 키스도 하게 되고, 키스 후에 이제 콜이 세이디의 집까지 데려다 줬는데, 정말 즐거운 데이트였어~ 하고 세이디를 들여보낸 콜도, 굿바이 하고 문 안으로 들어온 세이디도 아쉽기 그지없다. 서로 '이러지말자' 하면서도 결국 상대에 대한 호감과 감정에 못이겨 세이디는 문을 열고 그 둘은 합체! 함께 침실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 아주 빠르게 진행되는데, 자, 이제 이 둘이 섹스를 했단 말이야? 즐겁게 섹스를 마친 후, 세이디는 콜의 옆에 누워 감탄한다.


"와우."


그러자 콜은 그녀에게 묻는다.


"농부는 처음이야? (first farmer?)"


세이디는 그렇다고 하고 나는 이 물음 자체가 너무 웃겨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었는데, 그 다음 이 농부, 콜의 말이 뭐냐면,


"아까 그 힘은 땅으로부터 온 거야."


인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웃긴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장면이 진짜 너무 좋은거다. 첫섹스를 한 여자에게 농부는 처음이야? 물은 것도 너무 웃긴데, 그 힘은 땅으로부터 온거야 이러는거 진짜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육성 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재밌다 너무 재미있다 진짜. 특히나 이게 섹스 후의 대화라는 게 너무 좋다. 유머있는 섹스 좋지 않나요? 아 섹스도 좋은데 섹스 후에 같이 웃기도 한다? 최상이다. ㅋㅋ 그 힘은 땅으로부터 온 거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농부라고 다 섹스후에 저런 드립 치지 못할텐데. 센스 넘치는 농부 콜 되시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재미있네. 



이 영화의 재미있는 지점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러니까, 그 후에 즐거워서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계속 없는거라 콜이 실망하는 것이다. 알고보니 그녀는 지금 영국에 가있어? 여차저차 콜은 자신에게는 '낭만적'인 그러나 상대에게는 '스토커적인' 행위로 그 여자를 찾아 영국으로 가는데, 그 과정에서 불법무기 거래자들인가 하여간 악당들이 콜을 납치한다. 그들의 적인 정부요원 '택스맨' 이 콜인 것이라 착각한 거다. 콜은 영문도 모르는 채로 나는 그 사람이 아니야, 니네 무슨 말 하는거야, 하지만, 그들은 택스맨을 고문하려고 하고 이때 진짜 택스맨이 쨘 나타나서 그를 구해주고 나쁜놈들을 다 쏴죽이는데, 그 택스맨이 바로 세이디였던 거다. 세이디는 큐레이터가 아니라 정부의 요원인 부분. 그걸 콜이 알게 되고 왜 거짓말했냐 이러면서 둘은 또 다투면서 자신들을 쫓는 악의 무리와 대응한다. 물론 총 쏘고 액션은 다 세이디의 몫이고 무서워하는 게 콜의 몫. 재미있는 지점은 여기서부턴데,


이 적의 무리들은 택스맨에게 현상금을 내걸면서 콜의 사진을 뿌린다. 그들이 생각하는 택스맨은 당연히 남자이지 여자일 리가 없으니까. 현상금이 높아서 현상금 사냥꾼들이 그들을 잡으러 찾아오는데 사냥꾼1이 똭 잡으려고 하니까 사냥꾼2가 나타나서 내꺼야 이러고 사냥꾼1 죽이고 그러자 사냥꾼 3이 나타나서 내꺼야! 이러고 사냥꾼2 죽이고 ㅋㅋㅋ 이 영화에 까메오 많이 나옴 ㅋㅋ 아니, 니가 거기 잠깐 웬일이야? 이러는 배우들 많음. 아무튼 그런데 그들 모두가 콜을 택스맨이라 생각하고 세이디는 '그의 여자친구' 쯤으로 보는거다. 오, 가련한 인간들이여... 



아직 다 안봤는데 재미있다. ㅋㅋ 농부의 섹스 후 땅드립 너무 좋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섹스는 드립으로 완성되는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다 보면 어차피 애플티비 구독했으니 잭 리처 드라마나 봐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퇴근하면서 영화 마저 봐야지. 우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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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째야할까.
    from 마지막 키스 2023-10-27 08:09 
    어제 페이퍼 썼던 영화 <고스팅>에는 영화 <엑소시스트>가 언급된다. 남자주인공 '콜'은 그 영화가 정말 무서운 영화라며 여주인공 '세이디'에게 적극 추천하는 거다. 세이디는 세상에 무서운 건 없다, 무섭지 않기로 하면 무섭지 않다고 하면서, '그런데 그 영화 보고 무섭다고 하는 너 좀 귀엽네' 라는 얘기를 한다. <엑소시스트>는 내가 본 가장 무서운 영화다.<엑소시스트 무삭제판>이 극장 개봉을 한다고 해서,
 
 
건수하 2023-10-26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irst farmer.. 허허허

근데 힘은 세이디가 더 좋은 거 아닌가요? 아닌가? ㅋㅋㅋ
그거 내 가방에 다 넣어 할 때부터 뭔가 좀 이상했는데 재밌어 보입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3-10-26 11:25   좋아요 1 | URL
저 퍼스트 는 시리즈로 나가도 될 것 같아요.

first teacher?
first salesman?
first engineer?
first scientist?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0-26 11:30   좋아요 1 | URL
퍼스트 뭘 추가해보고 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0-26 11:40   좋아요 2 | URL
음... 설렌다. 음..... 음.....

first......rich guy?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전 늘 가난한 남자만 만나봐서....(그렁그렁)

잠자냥 2023-10-26 13:38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근데요...... 리치 가이가 돈만 많고.... 음.....
땅의 기운을 전해주지 못하면 어쩌려고?
그것도 비극일 거 같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0-26 13:39   좋아요 2 | URL
리치 가이는

˝아까 그 힘은 돈으로부터 온 거야˝

은오 2023-10-26 13:43   좋아요 1 | URL
리치 가이가 까봤는데... 콩만하고...

다락방 2023-10-26 13:44   좋아요 2 | URL
하아- 이 낭만 파괴자들... 하아-

독서괭 2023-10-26 16:47   좋아요 1 | URL
푸하하하하하하핫

잠자냥 2023-10-26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 에반스가 땅의 농부로 나오는군요?
어쩐지 찌질한 게 어울리네요;

그나저나 언제 미술관 데이트하고 언제 킹침대 이벤트하고 나서 침대에서 섹드립할 거예요?
진짜 두 달 남았어!!!!!!

미술관 데이트는 꼭 해보세요.
그림 앞에 몰입해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뒤에서 바라보는 것도 꽤 즐거운 경험이랍니다.

은오 2023-10-26 11:36   좋아요 2 | URL
아놔 누구랑하셧죠 열받네요

다락방 2023-10-26 11:41   좋아요 3 | URL
크리스 에반스 쫄보 농부 너무 잘 어울려요! ㅋㅋㅋ 신체적 조건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쫄보역할 딱이더라고요? ㅋㅋㅋㅋ

그러게. 지금 그런데 미술관 데이트는 중요한 게 아니여. 킹침대 이벤트 어떡하냐. 미술관 데이트는 기한이 없지만 킹침대는 기한이 있는데... 하아-

말씀하신 미술관 데이트 좋을 것 같은데 저는 왜 그동안 마트 데이트를 좋아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마트 같이 가는 게 너무 좋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살까 저거 살까 둘이 고민고민하다가 잔뜩 사가지고 와서 배터지게 먹는 시간들이 너무 좋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 진짜 그러지말자. 나도 교양있게 미술관 데이트하자 쫌!!!!!

잠자냥 2023-10-26 11:41   좋아요 3 | URL
푸하하하 나 아직 점심시간 아닌데 진심 빵터졌네
시장조사하다 왜 웃냐고 할 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0-26 11: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기승전섹!!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0-26 11:39   좋아요 2 | URL
지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언제 섹스 얘기했다고 이러시는거예요? 저 그런 사람 아닌데요? 흠흠.

잠자냥 2023-10-26 11:42   좋아요 3 | URL
은오 오늘도 역시 에이뿔 받을 거 같아요.
너무 요약을 잘함.

다락방 2023-10-26 11:43   좋아요 2 | URL
은오님 에이쁠 받을만한 학생인건 저도 잘 알고 충분히 인정하지만 ‘오늘도 기승전섹‘ 이라니, 이건 틀렸습니다.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은오 2023-10-26 13:2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이 그런 사람이셔도 전 다락방님이 좋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0-26 13:44   좋아요 1 | URL
아니, 그런 사람이어도 나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요, 그런데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구욧!!!

은오 2023-10-26 13:46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이 그런 사람이셔서 좋아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이만.

잠자냥 2023-10-26 13:49   좋아요 1 | URL
나도야 락방아

다락방 2023-10-26 13:58   좋아요 0 | URL
이분들 왜 내 말을 듣지를 않어!! 아니라고, 나 그런 사람 아니라곳!!!!!

독서괭 2023-10-26 16:46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하핫

DYDADDY 2023-10-26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월에 리처 시즌2 방영 예정(아마존 프라임)입니다. 시즌1과 이어서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

다락방 2023-10-26 12:13   좋아요 1 | URL
아!! 애플 티비 아니라 아마존 이었습니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아 미치겠네 진짜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DYDADDY 2023-10-26 12:23   좋아요 0 | URL
시즌1도 아마존프라임에서 방영했었죠. 아마존 프라임은 1주일간 무료 체험기간이 있으니 그 사이에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https://m.blog.naver.com/routine_data/222677205673

잠자냥 2023-10-26 12:3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존도 결제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0-26 12:51   좋아요 1 | URL
대디님을 댓글 달게 만드신 다락방님 ㅋㅋㅋ

다락방 2023-10-26 12:52   좋아요 1 | URL
오, 감사합니다, 대디 님! 제가 일주일만에 잭 리처를 다 볼 순 없을 것 같은데.. 그러면 또 역시 구독의 세계로 가야하는 걸까요. 하- 세상이 온통 제 돈을 뜯어가려고 준비중이네요 ㅠㅠ

DYDADDY 2023-10-26 13:02   좋아요 2 | URL
건수하님 // 저도 ‘리처‘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시즌2를 기다리고 있어요. ^^

망고 2023-10-26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 글에 쓰신 교포화법이 더 웃겨요ㅋㅋㅋㅋ중간중간 한국어 생각이 잘 안나서 단어를 영어로 쓰던 제가 알던 어떤 교포 같으세요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0-26 17:4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교포화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화법을 제가 앞으로 자주 쓰도록 하겠습니다. 흠흠. ㅋㅋㅋ 마치 교포인것처럼...총맞은 것처럼... 정신이 너무 없어.....

그럼 이만.
 
로마 이야기
줌파 라히리 지음, 이승수 옮김 / 마음산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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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주 어릴적부터 교회를 다녔고, 아마 나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짐작 가능하겠지만, 정말 열심히 다녔다. 국민학교 6학년 때는 교회에서 반주를 했고 예배 시작 전에는 일찍 가서 주보를 나누어주며 전도를 하기도 했다. 어른 예배에 초대되어 반주를 한 적도 있고 그래서 동네를 걷다보면 나를 아는 척 해주시는 어른 분들도 계셨다. 중등부에 올라가서는 예배 반주가 아닌 성가대 반주를 했는데, 합창 연습 때문에 평일에도 간혹 시간을 빼야 했고, 그즈음 반주 하는게 너무 싫고 또 못한다는 생각에 그만두겠다고 했다. 나도 일반 예배석에서 다른 사람들처럼 예배 보고 싶어요, 하고.

그보다 더 어릴 때는 크리스마스 라고 연극에 참여하기도 했다. 처음 주어진 역할은 동방박사 3이었는데 어느 순간 나는 마리아 역을 하고 있었다. 배에 커다란 바가지를 넣고 나는 예수를 낳았다. 


이렇게나 열심히 교회 생활을 했지만, 아니 했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교회가 너무 싫었다. 너무 싫어서 중학교 2학년 때인가 더이상 다니기를 거부했다. 교회에서 여러 차례 전화가 왔는데, 한 번은 내가 아닌 척 받아 걘 이제 안다닐 거예요, 했지만 쉽게 들통났다. 어쨌든 나는 안다니기로 마음 먹었다. 여러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새로운 신도가 오면 격한 환영을 하는 것도 싫고 자꾸만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오라는 것도 싫었고(나는 정말 많은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무엇보다 그 안에서 일어났던 끔찍한 성희롱이나 추행 때문에도 싫었다. 착한 사람들인척 좋은 사람들인척 해놓고 해선 안될 짓을 그 안에서 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보았고 경험했고 그래서 알았다. 이런게 너무 싫어서 그만뒀다. 나에게 교회는 그 뒤로 너무나 끔찍한 곳이 되어 있었고, 신앙생활을 하는 엄마가 부흥회나 전도주간이라며 같이 가길 권하시면 마지못해 따라 나서는 아빠와 남동생과는 달리, 나는 가지 않았다. 나는 싫었다.



그러나 십년도 더 전에, 시사인에서 '임영신'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나에게 끔찍한 교회가 다른 사람에게 구원의 장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임영신은 인터뷰에서 교회 때문에 자기가 살 수 있었다고, 그곳은 외롭고 힘든 자신에게 손을 뻗어준 곳이라고 말했다. 그 후에는 한 친구가 자신은 교회가 싫지만 동네에서 아무도 받아주지 않았던 자신의 가족 구성원을 유일하게 교회에서만 받아주어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교회는 자신의 엄마에게 구원이라고. 너무나 당연하고 마땅한 일이지만, 그런 사례들을 듣고나서야 나에게 끔찍한 곳이 다른 사람들의 구원이 될 수 있구나, 깨달았다. 그게 현실적으로 인지가 된거다. 



교회라는 장소에 대해서는 오랜 경험치로 인해 깨닫게 되었다면, 여행지라는 낯선 곳에서는 짧은 시간의 경험만으로도 그 다름을 깨닫는 것이 가능했다. 타국에서의 오랜 유학이나 이민 생활에서 오는 인종차별과 고단함에 대해 친구나 지인들로부터 듣노라면, 그곳에 내가 여행지로 갔을 때는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었다. 낯선 여행객에게 사람들은 친절했고 그래서 내가 '다음에 또 오고 싶다' 생각한 곳이, 그곳에서 정착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힘들고 고생스러운 곳이었다. 그래,


누군가의 낙원은 다른 누군가의 지옥이 되기도 하는 것이었다.



줌파 라히리의 《로마 이야기》는 이런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로마 라는 도시에 정착하고자 하는 이들은 인종 때문에, 종교 때문에, 어쨌든 오래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이유 만으로 배척당한다. 식당의 종업원들은 친절하지 않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은 욕을 하며 이곳에서 나가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일들을 겪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저 평온하고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었을 뿐인데, 다른 사람들에겐 이미 익숙한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이 된다. 

어떻게든 섞여서 어떻게든 참아가면서 살아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 일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없었던 일이라고 생각하려고 해도 그게 어디 쉬운가.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여기에 있다는 자각은 삶을 고단하게 한다. 



줌파 라히리의 작가 소개를 보면 벵골 출신 부모님으로부터 태어난 '인도계 미국인 작가' 라고 쓰여있다. 줌파 라히리의 글에서 '이곳에서 나는 이방인' 이라는 감각을 느끼는 일은 그전에도 있어왔다. 장편소설 《저지대》에서도, 《이름 뒤에 숨은 사랑》에서도, 이곳에 있지만 이곳 사람이 아닌 것 같은 나, 이곳에 적응하고자 하는데 힘든-가끔은 물론 행복하기도 한- 내가 등장하곤 했다. 한 곳에서 살며 늙어가는 《올리브 키터리지》를 줌파 라히리가 쓰지 않고, 미국에서 나고 자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저지대를 쓰지 않는 것은 아마도 당연하고, 물론 독자에겐 다행일 것이다. 


그러니까 이 이방인의 정서를 쓰는 것이 줌파 라히리에게 원래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로마 이야기에서는 그게 더 강하고 섬세하게 펼쳐진다. 읽다가 나도 모르게, 대체 로마로 가서 어떤 시간들을 보낸걸까 싶어지는 거다. 이미 저명한 작가인만큼 줌파 라히리의 로마에서의 삶이 힘들거라는 생각을 하진 않지만, 그건 여기에 있는 내가 멀리에서 본 것일테다. 줌파 라히리는 자기에게 직접 닥친 일들 뿐만 아니라, 자신처럼 이곳에서 정착하고자 하는 낯선이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수시로 목격했으리라. 사소하게는 식당에서 좀 더 깊게는 직장에서, 그리고 이웃들로부터. 거기에는 미국에서 거주하다 로마로 옮겨갔다는 장소의 이동성도 분명히 존재했겠지만, 새로 공부하며 알게 된 외국어로 쓴 소설이라는 것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모국어가 아닌 어른이 되어 새로 배운 나른 나라의 언어, 이탈리아어. 이탈리아에 머물면서 이탈리아어로 소설을 쓴 것은 영어로 썼던 것과는 다르게 풀어나가게 만든 것 같다. 나는 이번 로마 이야기에서 분명 누군가에겐 낙원인 곳에서 그러나 다른 이에게 펼쳐지는 지옥을 자꾸 본다. 그 지옥은 물론 '로마여서', '로마이기 때문에'가 아니다. 그 지옥은 로마일 수도 있고 퍼스일 수도 있고 뉴욕일 수도 있고 서울일 수도 있다. 나만 해도 일전에 지하철에 탔다가 경로석에 앉은 (아마도)인도계 외국인에게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욕을 하는 한국 남자 노인을 목격한 적이 있다. 거기에 앉은 게 백인 남자였다면, 그 때도 그 할아버지는 경로석에서 비키라고 똑같이 소리 질렀을까? 서울이야말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낙원이 될 수 없는 곳 아닐까.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장소는, 이방인에겐 어쩔 수 없이 지옥이 되어야만 하는걸까?



줌파 라히리에게 외국어인 이탈리아어로 쓴 탓인지 혹은 번역가의 번역 탓인지, 읽는 내내 문장들이 어색했다. 그렇게 이방인의 감각과 어색한 문장들로 소설집 자체가 약간 낯설게 느껴졌는데, 맨 마지막 단편인 <단테 알레기에리>를 읽으면서 마음이 평온해졌다. 친구의 남자로부터 받은 사랑고백에 느끼는 죄책감, 낯선 나라에서 만난 남자와 사랑에 빠지기, 이곳과 저곳을 오가는 삶, 결혼하고 육아를 하다 뒤늦게 다시 공부해 직장을 얻고 동년배의 여성 친구들을 사귀어 우정을 쌓아가는 일. 이 이야기가 너무 좋았는데, 이건 줌파 라히리가 오래전에 쓴 적 있는 <헤마와 코쉭> 을 -전혀 다른 줄거리임에도- 생각나게 했다. 외국어와 낯선 장소는 다른 것을 볼 수 있게 해주고 그래서 다른 글을 쓸 수 있게 해주지만, 어쩌면 작가 자체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 거라는 생각을, <단테 알레기에리>를 읽으면서 했다. 오십이 넘어 여성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는 자기 직업 가진 여성의 이야기가 왜이렇게 좋은지.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헤마가 자꾸 생각이 났다. 모든 것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을 결심했던 헤마는, 잘 살고 있을까?



줌파 라히리에게, 그러니까 적어도 줌파 라히리에게 삶은 한 곳에서의 정착을 의미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저기로 훌쩍 떠날 수도 있고 혹은 여기와 저기를 오갈 수도 있다. 내가 그렇지 않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살 수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멀리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것은 간혹 쓸쓸하게 여겨지지만, 그러나 모두가 자기 삶을 살아가는 것이므로 받아들인다. 


나는 여전히 프라납 삼촌을 좋아했던 엄마를 보는 이야기, <지옥 천국>이 제일 좋고, 예쁜 속옷을 준비했지만 차마 그걸 입어볼 수도 없게끔 그저 왔다 떠나는 유부남 애인을 다룬 <섹시>가 좋지만, 그런데  당신의 낙원이 다른이에겐 지옥일 수 있다는 당연한 얘기를, 이곳과 저곳을 오가는 삶을 살면서 이야기해주는 것도 좋다. 그런 이야기를 해주어서 고맙다. 당연한 얘기지만 사실 사람들은 잊고 사니까. 내가 사는 이곳은 지금 다른 이에게 지옥일 수도, 그리고 낙원일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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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0-25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라 나도 <소네치카> 리뷰 방금 올렸는데 일단 찌찌뽕(?!)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0-25 13:25   좋아요 1 | URL
너무 궁금해지더라고요? 사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0-25 12: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다락방이 예수를 낳은 동방박사3이었다니.........
예수를 낳은 자, 어쩐지 대인배....

이 책에 대한 다락방 님의 아쉬움도 느껴지지만 그래도 읽고 싶어지는 리뷰.

다락방 2023-10-25 13:26   좋아요 4 | URL
원래 예수한테 선물주러 찾아온 동방박사 3 이었는데 마리아 역 맡은 언니가 안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졸지에 제가 마리아를 하게 됐고 그래서 요셉 역을 맡은 오빠와 핑크빛 로맨스가 싹터버렸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남자들 있는 곳에 가면 그렇게 루머를 만들고 다녔어요.. 하하하하하

독서괭 2023-10-25 13:52   좋아요 1 | URL
엄머나…!!😳

잠자냥 2023-10-25 14:09   좋아요 0 | URL
요셉 오빠 ♡

다락방 2023-10-25 14:14   좋아요 1 | URL
요셉 오빠가 나를 얼마나 좋아했던지... 어휴 피곤해요. 저는 그 때부터 남자들 좀 울리고 다녔어요.
때려서 울리거나 애태워서 울리거나... (먼 산)

잠자냥 2023-10-25 14:27   좋아요 2 | URL
때려서 울림 100번 애태워서 울림 10번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깨물어서 울린 적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0-25 14:37   좋아요 3 | URL
노노 때려서 울림 100번 애태워서 울림 1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0-25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줌파 라히리 신간 소식 보고 어 다락방님 좋아하시겠는데! 하고 보니 이미 주문하셨더라고요? ㅋㅋ 받자마자 빠르게 읽으셨군요!
이방인 이야기는 외국인이 점점 많아지는 우리 현실에도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미국 가서 살아본 분들은 거기 가면 소수자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들 하시더군요.

다락방 2023-10-25 14:39   좋아요 2 | URL
네네 너무 읽고 싶었어요. 아쉬운 마음과 그럼에도 여전히 좋은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이거 읽느라고 코스모스 내팽개쳤답니다? ㅋㅋㅋㅋㅋ

저는 인생의 어느 시점에 이방인이 되어볼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줌파 라히리의 이런 글이 더 좋았어요. 물론, 제가 이방인이 될 생각이 없다해도 이런 이야기는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어로 소설 쓰는 줌파도 이탈리아어로 소설 쓰는 줌파도 좋아합니다. 만세!!

다락방 2023-10-25 16: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배에 커다란 바가지를 넣고 나는 예수를 낳았다. ‘

이거 명문인데 왜 아무도 언급을 안해주지? 세상에 누가 이런 문장 쓰냐. 내가 예수를 낳았다, 고. 최고다.

잠자냥 2023-10-25 17:25   좋아요 0 | URL
그때부터 배가 남산만 했구나!?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0-25 17:35   좋아요 0 | URL
아, 이 배가 그래서였구나!!!

꼬마요정 2023-10-25 21:23   좋아요 0 | URL
제가 언급하려고 했어요 ㅋㅋㅋ 저 문장 뭔가 멋져요 ㅋㅋㅋ 저는 엄마가 불자인데 강제로 교회 보내서 일요일 아침마다 교회로 끌려갔… 흑흑 만화영화도 못 보고ㅠㅠ

다락방 2023-10-26 09:44   좋아요 1 | URL
아.. 강제로 교회를 ㅠㅠ 그런데 어린 시절 교회는 대부분 강제로 시작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성인이 되어 내 의지로 가보고 은혜 충만함을 느끼며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교육만 주입식이었던게 아니라 종교도 주입식이었던 것 같아요. ㅠㅠ

꼬마요정 2023-10-26 22:51   좋아요 0 | URL
전 엄마 아빠의 일요일 아침 시간을 위해 희생된 거였어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3-10-26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배에 커다란 바가지를 넣고 나는 예수를 낳았다. ‘

그냥 명문 아니고 올해의 문장이죠. 난 교회 그렇게 다녔어도 성극에서 지나가는 사람 한 번 못해봤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가지 넣고 예수님 낳으신 분, 제가 한없이 흠모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평생 이런 문장 쓸 일이 없겠네요. 아쉬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0-26 11:06   좋아요 1 | URL
국민학교 4학년 때 일어난 일입니다. 요셉 오빠는 6학년이었고 중등부로 가는 바람에 우리의 핑크빛 로맨스는 금세 끝나버렸어요. 요셉, 잘 지내나요? ㅋㅋㅋㅋㅋ
이 교회는 매우 작은 교회에서 연극에 참여하지 않은 아이들 수도 얼마 안됐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후에 저는 큰 교회로 옮겨가게 됩니다...라고 말하면 뭔가 다음에 거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지만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저런 명문을 쓰는 저는 계속 글을 써야 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마 이야기
줌파 라히리 지음, 이승수 옮김 / 마음산책 / 202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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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탈리아를 오가는 삶을 살게 되면서 줌파 라히리는 어떤 시간을 보낸 걸까.
매 단편이 당신의 낙원은 누군가에겐 지옥이기도 하다는 것을 얘기한다. 당연하게도 한 공간에서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품게 된다.
어쩐지 어색한 문장들은 작가의 것일까, 번역가의 것일까.
헤마와 코쉭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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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0-25 0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하…. 4개라니

다락방 2023-10-25 08:44   좋아요 1 | URL
좋은데 뭔가 아쉽네요. 특히 문장들이요..

잠자냥 2023-10-25 12:24   좋아요 1 | URL
문장이 아쉬웠습니까? 그렇다면 <소네치카>를 읽어보십시오.... 이 작품 문장도 대박...
땡투받으려고 그러는 건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0-25 13:24   좋아요 1 | URL
이 댓글 보기전에 이미 땡투 누르고 장바구니에 담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자 2023-10-25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줌파 라히리가 이태리에 사랑에 빠지고 난 후의 그의 작품들은 다... 너무 아쉬워요 너무너무... 줌파 라히리를 정말 좋아했던 팬으로서, 작가가 모국어라는 무기를 버리고 외국어로 사유하고 글을 쓰고 책을 쓴다는 불가능에 도전했을 때 정말 와... 지금도 좋은데 앞으로 작품이 얼마나 더 풍성해질까 잔뜩 기대됐거든요? 근데 예전의 반의 반만도 못하다는 그런 느낌을 전 갈수록 받아서 이제는 안 읽게 된 작가가 되어 버린...ㅜㅜ 제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다락방 2023-10-26 07:28   좋아요 1 | URL
네, 제가 읽고 푹 빠졌던 줌파 라히리가 아니더라고요. 다른 장소 결정적으로 다른 언어가 글의 방향과 느낌도 좀 다르게 만든 것 같아요. 저도 읽는 내내 아쉬워서 다 읽고 팔아버릴까 생각했는데, 마지막 단편 읽고서는 또 마음이 괜찮아져서 일단 꽂아뒀어요. 작가가 선택한 게 이탈리아어로 쓰는 단편이라니 어쩔 수 없지만 ㅠㅠ 영어로 써줬으면 좋겠네요 ㅠㅠㅠ
 

내가 좋아하면서 잘하는 것이 있고(있나?) 내가 좋아하지만 못하는 것이 있다. 그리고 내가 전혀 관심없으면서 잘하는 것도 있을 수 있고(이건 없는 것 같네), 내가 관심 없으면서 못하는 것도 있다. 그러니까 무슨 얘길 하고 싶으냐 하면, 나는 우주에 아무 관심이 없다는 거다.
















코스모스는 상식으로라도 읽어두면 좋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내가 읽고 싶어하는 류의 책은 아니어서 늘 다음으로 미루다가 이번에 회사 동료의 제안으로 같이 읽게된 책이다. 그래, 이런식으로 하지 않으면 이 책을 읽지 않을 것 같으니 해보자! 한 것. 그러나 동료와 나의 차이가 있었으니, 동료는 우주에 관심이 많고 나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동료는 자기 전에 우주 관련 유튭을 틀어두기도 한다면서 자기가 너무 좋아하는 영상을 나에게 두어개 보내주었다. 나는 정말이지 관심이 없었는데, 그래도 보내준거니까, 하면서 부러 시간을 내 조금 들어 보았다. 내가 얼마나 우주에 무지한지 알 수 있었고, 오 그래? 했지만, 사실 나는 자기 전에 이걸 왜 듣는지 잘 모르겠는 사람이다. 그냥 세상에는 우주에 관심이 많고 우주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정도만 알 뿐이다. 동료는 너무 아름답고 신비롭지 않냐, 이 거대한 우주에서 우리는 얼마나 작고 사소한 먼지 같냐, 라고 했는데, 무슨 말인지 알겠지만, 아마도 그 지점에서 나랑 갈리는 게 아닌가 싶다. 나는 내가 작고 사소한 먼지 같은 걸 느끼기 보다, 나 졸라 좋아 졸라 멋져 나같은 사람이 세상 어딨냐, 나 같은 사람은 이 지구상에 나 하나 뿐이다! 이러는 사람이라서 우린 사소한 먼지.. 같은 정서랑 잘 안어울리는걸까? 동료랑 술 마시고 차 한잔 마시면서 동료가 좋아하는 영상 얘기 하는데, 나는 


'나는 아니야, 나는 우주가 아름답고 이런거에 대해서 진짜 잘 모르겠어. 아름답지 않다는 게 아니라 그냥 아무 느낌도 없어' 라고 하면서 내 인스타 피드에 추천으로 올라오는 영상들을 보여주었다. 


"난 이런거 좋아해. 이런 거 보고 감탄해."


거기에는 까마귀 자세를 하는 요기와 머리로 서는 요기니들이 가득했다.


나는 이런게 좋아. 자신의 몸을 들어올리면서 근육을 움직이는 거, 근육의 움직임이 아름다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이 길었는데, 코스모스를 읽을 때 하드커버를 살까 보급판을 살까 하다가 하드커버의 내용은 그대로이나 사진은 좀 덜 가져온 보급판을 골랐더랬다. 사진 같은 거, 나는 필요 없으니까. 나는 우주 뿐만 아니라 다른 무엇에 있어서도 사진에 별 관심이 없다. 게다가 들고 다닐 거니까 하드 커버는 좀 무리다. 사진이나 그림이 나한테 뭘 안준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 퇴근길에 매일 만화책을 읽고 있는데, 아무 재미가 없다..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고 원작이 있다는 거 알게 되어서 부랴부랴 샀는데,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이걸 끝까지 봐야하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거다. 나는 왜 만화책에 집중이 안될까? 뭐가 잘 안와? 여하튼 꾸역꾸역 3권까지 읽었다. 5권까지 사뒀으니 다 읽고 팔아야지 하고 있다. 샀으니까.. 그런데 왜 나는 만화책도 그림책도 다 잘 모르겠어?


그래서 코스모스의 더 많은 사진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었단 말이지. 나보다 훨씬 많이 읽은 동료가 아름답지 않냐며 이런 사진 보내줬는데,




나는 이런 거 보면 그냥 무(無) 의 상태가 된다.


아름답다

아름답지 않다


이런 개념이 아니라 그냥 아무 생각이나 느낌이 음슴.


내가 생각한 코스모스의 사진은 이런 사진들일 것이기 때문에 하드커버 컬러사진에 대한 욕망이 전혀, 1도 없었다. 그런데 어제 페이퍼에 쓴 것처럼, 헤이케게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헤이케게의 사진이 딱 실려 있는 거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이 부분 읽다 말고, 나는 동료에게 이 부분 사진을 찍어 전송했다.


"하드커버에는 이 사진 컬러로 실려있어?"


동료는 그렇다며, 퇴근 후 집에 가 내게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다.




나는 저 헤이케게를 컬러로 보고 싶었다. 만약 앞으로 수많은 동물과 식물이 나올거라면, 그걸 컬러로 보고 싶어지는 거다. 헤이케게의 사진이 나오기 전에 은하 사진도 나오고 그랬는데 사진 보지도 않고 본문만 읽었거늘, 헤이케게에 무너져버리는 나여. 아니 게다가 하드커버에는 사무라이 사진도 같이 있네?? 그렇다면, 하드커버 사가지고 집에 두고, 게 사진 같은 거 나올 때는 컬러로 찾아봐야 하는걸까.





하드커버 45,000 원.











나도 날 몰랐어요. 게 사진을 컬러로 원할줄은...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오늘 출근길에는 코스모스 대신 다른 책 가지고 왔다.




며칠전 요가 하는데 사바아사나 시간에 틀어둔 음악이 참 좋았더랬다. 그래서 좋구나, 했는데 수업이 다 끝나고 수련생들이 수련실을 빠져나가는 동안, 선생님은 퇴장 음악(?)으로 뜬금없이 '김동률'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틀어 두시는 게 아닌가! 아니, 그런데 오랜만에 그 노래 왜이렇게 좋아? 일전에도 '김윤아'의 <고잉 홈>이었나 틀어주신 적 있었는데,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라니.


나는 블럭을 제 자리에 넣어두면서 그 노래를 따라 불렀다. ㅋ ㅑ ~ 좋구나. 역시 가사 있는 노래가 좋아, 나는.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나나나나~ 그래 말해~~~ 막 이러면서 혼자 좋아했는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그 기분이 생각나서 오랜만에 김동률의 노래를 찾아 들었다.




마치 어제 만난 것처럼
잘있었냔 인사가 무색할 만큼
괜한 우려였는지
서먹한 내가 되려 어색했을까
어제 나의 전활 받고서
밤새 한숨도 못 자 엉망이라며
수줍게 웃는 얼굴
어쩌면 이렇게도 그대로일까
그땐 우리 너무 어렸었다며
지난 얘기들로 웃음 짓다가
아직 혼자라는 너의 그 말에
불쑥 나도 몰래 가슴이 시려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조금 멀리 돌아왔지만 기다려왔다고
널 기다리는 게 나에게 제일 쉬운 일이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고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여전히 난 부족하지만 받아주겠냐고
널 사랑하는 게 내 삶에 전부라
어쩔 수 없다고 말야
그땐 사랑인줄 몰랐었다며
가끔 내 소식을 들을 때마다
항상 미안했단 너의 그 말에
불쑥 나도 몰래 눈물이 흘러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언젠가는 내게 돌아올 운명이었다고
널 잊는다는 게 나에게 제일 힘든 일이라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고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좋은 친구처럼 편하게 받아주겠냐고
다시 태어나도 널 사랑하는 게
내 삶에 이유란 말야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조금 멀리 돌아왔지만 기다려왔다고
널 기다리는 게 나에겐 제일 쉬운 일이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고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여전히 난 부족하지만 받아주겠냐고
널 사랑하는 게 내 삶에 전부라
어쩔 수 없다고 말야



왜 조금 멀리 돌아서야 결국 그 사람에게 닿는걸까? 왜일까? 왜 페르귄트는 한참을 돌고 돌아 늙은 육신으로 이제 곧 죽을 때가 되어 솔베이지에게 왔을까? 솔베이지에게 그 기다림은 제일 쉬운 일이었을까? 


어쩌면 이렇게도 그대로일까, 라는 가사만 봐도 이 가사는 젊은 시절에 썼다는 걸 알 것 같다. 나는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난다면 늘어난 내 흰머리에 놀랄 것 같다. 울엄마가 나 흰색으로 브릿지 넣은 것 같다고 했다.


얘들아, 나 흰머리도 많고

얘들아, 나 노안이 왔어.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왜 멀리 돌아오고 그러냐, 직진하자. 이제 돌아오고 막 그럴 체력이 없어..


인생의 이 시점에서

예상치 못한 시간, 예상치 못한 공간에서,

김동률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듣게 된 그 의미는 무얼까?




갑자기 초코바 먹고 싶다. 핫브레이크 같은 거..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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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0-24 0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공감 10개는 누르고 싶은데... 여긴 없네?
저도 우주 이런 거에 진짜 관심 없어요. 우주 별, 행성 토성 달 지구 이런 거 아름답다고 하는 거 정말 모르겠는...
그래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sf 문학도 별 재미를 못 느끼더라고요.
우리는 이 우주의 한줌의 먼지... 이런 것도 좀.. 음 나는 그냥 이 세계의 인간1 잠자냥...

만화도 재미를 도통 못 느낍니다. 웹툰 알못 ㅋㅋㅋㅋㅋ

제가 20대 때 말이죠, 손택 언니 흰머리가 멋있어서 그거 닮고 싶었거든요?
이젠 아님 ㅋㅋㅋㅋㅋ 닮고 싶다던 말 취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0-24 09:44   좋아요 1 | URL
그게 그거랑 연관되어있는건지 모르겠지만 저도 우주에 관심이 코딱지만큼도 없고 우주로 뭐 쏴 보내고 이런것도 아무 관심이 없고 누가 달에 가든 말든 아무 관심이 없으며 SF 소설과 영화에도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래비티> 보기까지 오만년 걸렸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주가 배경인데 재미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동생은 저랑 완전 반대라서 우주에 뭐 쏜다 그러거나 달이 어떻게 된다 그러거나 그러면 막 흥분해서 알려주는데 저는 완전 맹- 한 상태가 됩니다. ㅋㅋㅋㅋㅋ

전 만화가 너무 재미없어요 ㅠㅠ 그냥 글자 가득한 게 훨씬 재미있어요. 우주에서 아름다움을 못느끼지만 잘 쓰인 문장들로부터는 짜릿한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만화 너무 집중도 안되고 어느 순간 이거 왜 보고 있나 싶고, 웹툰은 눈알도 아픈데 이걸 왜보나 싶고 그렇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나저나 저는 오래전 연인을 만나면 ˝왜이렇게 빨랫줄 처럼 마른거야?!˝ 라는 말도 들어볼 수 없을 뿐더러, 이제는 ˝예전 그대로네˝도 들어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 유독 거슬리는 흰머리가 있어 뽑았더니 아팠어요. 흑흑 ㅠㅠ

잠자냥 2023-10-24 0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게 사진 컬러로 보고 싶은 거 먹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닌가요?
요즘 러시아산 킹크랩 가격 폭락했대요. 수산시장 고고...ㅋㅋㅋ

다락방 2023-10-24 09:39   좋아요 1 | URL
ㅋㅋ 저는 흑백 사진 멋있고 감성있다는 평에도 동의하지 않는 편입니다. 사진은 컬러가 짱입니다! 흑백 영화도 안보고 싶어요. 컬러 영화를 좋아합니다. 저는 꿈도 컬러로 꿉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세상은 총천연색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에.. 그리고 제가 딱히 수산물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킹크랩 먹으로 블라디보스톡 다녀오긴 했지만 ㅋㅋ 있으면 많이 먹긴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아하진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0-24 09:52   좋아요 1 | URL
아 갑자기 게살 먹고싶네..
오늘 점심에 게살볶음밥 먹을까..

건수하 2023-10-24 0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버섯에 이어 게입니까…

음 그러고보니 전 게 사진보다 우주 사진 풍경 사진 이런거 좋아합니다… 다락방님께는 역시 안 맞는 책이었나;

다락방 2023-10-24 09:53   좋아요 3 | URL
아뇨 코스모스는 읽을 거예요. 이건 상식 면에서라도 읽어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얼마나 기억할지는 모르지만요. 그렇지만, 그냥 우주에는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ㅋㅋㅋ 전 사진이라면 뉴욕의 맨하튼 사진 같은게 더 좋습니다. 우주보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3-10-24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동률 3집 저 대학교 1학년때 나왔는데 ㅋㅋㅋ

솔베이지 하니까 솔베이지의 노래도 생각납니다. 오랜만에 들어봐야겠습니다 ㅋ

다락방 2023-10-24 10:56   좋아요 1 | URL
그 앨범나온 해의 학번 이십니까? ㅋㅋㅋㅋㅋㅋ
솔베이지의 노래를 아시다니! 저 이 노래 아시는 분 처음 보는 것 같아요!! ㅠㅠ

건수하 2023-10-24 11:02   좋아요 0 | URL
새파랑님 이렇게 나이 인증을 ㅋㅋ 제가 좀(?) 많군요?

다락방 2023-10-24 11:02   좋아요 0 | URL
저도 좀 많습니다? 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10-24 11:04   좋아요 0 | URL
저도 솔베이지의 노래 최애곡 중 하나입니다ㅎㅎㅎ

다락방 2023-10-24 11:05   좋아요 0 | URL
거리의화가 님도 솔베이지의 노래를!! >.<
전 예전부터 거리의화가 님이 참 좋더라고요... (뜬금 ㅋㅋ)

거리의화가 2023-10-24 11:35   좋아요 0 | URL
ㅎㅎ 저와는 비슷한 듯 다른 다락방님의 매력! 저도 다락방님 좋아하는 거 아시죠?^^ 점심 맛있게 드셔요.

다락방 2023-10-24 11:38   좋아요 0 | URL
부끄.. ♡

새파랑 2023-10-24 11:45   좋아요 1 | URL
01학번입니다 ㅋ 김동률3집 군대가서 열심히 들었었는데 ㅎㅎ

전 김광진 노래 완전 좋아합니다~!!
진심, 약속, 눈이와요 저의 최애 노래입니다~!!

다락방 2023-10-24 11:46   좋아요 2 | URL
저는 김광진의 편지를 제일 좋아합니다.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크- 소주 마시고 싶네요.

새파랑 2023-10-24 11:48   좋아요 0 | URL
점심에 순대국에 소주 드시면 되겠네요~!! 부럽습니다~!!

다락방 2023-10-24 11:51   좋아요 2 | URL
전 점심에 소주 마시면 큰일나는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0-24 12:09   좋아요 1 | URL
김동률 3집 검색하다.........말았음.
아 01

잠자냥 2023-10-24 13:21   좋아요 1 | URL
와 언니 오빠 모르는 노래가 없군요?
전 김동률 노래 취중진담 빼고 모르거든요.

다락방 2023-10-24 13:45   좋아요 1 | URL
아 저도 취중진담 좋아했어요. 고딩 때... (먼 산)

다락방 2023-10-24 13:57   좋아요 1 | URL
그나저나 새파랑 님은 애긔애긔 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3-10-24 14:07   좋아요 1 | URL
헐... 제가 어디가서 어리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해서...

나름 중견입니다 ㅋㅋㅋ 술상무이기도 하구요 ㅋㅋㅋ

미미 2023-10-24 1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저도 동료분처럼 <코스모스>에 감탄했어요. <총균쇠>는 갖다 팔았지만 다시 읽으려고 간직한...
어제 정희진 쌤과 유시민 쌤의 대화(유시민의 문.과.공)를 팟빵에서 들었는데
정희진 쌤도 과학에는 별 흥미가 없으신데 유시민 쌤은 홀딱 반하셨는지 서로 다른 관점을 이야기 하시더군요.
그래도 저는 근육 만드는 것도 좋아합니다. 다락방님 글 보고 요가 영상도 찾아보고 따라 하고요ㅋㅋㅋㅋㅋ(아직은 잘 안되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뭘 좋아하면 같이 좋아하게 되는 심리! >.<
김동률은 말할 것도 없지요. 으흐흐

다락방 2023-10-24 13:48   좋아요 2 | URL
으흐흐흐 코스모스에 감탄하시다니, 대단해요. 저는 과학을 재미있어하고 더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참 신기하고 대단해 보이더라고요. 뭐가 됐든 궁금해해야 답을 알아낼 수 있잖아요. 궁금해해야 더 알아갈 수도 있고 말이지요. 우주에 대해서 관심이 없으니 우주에 대해서 진짜 무지한 것 같아요. 바보입니다. ㅎㅎ

제가 살면서 이걸 하길 정말 잘했다 하는 것들 중 하나가 요가입니다. 저는 몸이 요가를 잘하게 생겨먹질 않았고 ㅋㅋ 물론 그건 제가 너무나 술과 고기를 좋아해서 그렇지만 ㅋㅋ 여튼 요가를 잘하는 것과는 정말 거리가 멀고 한없이 요가를 짝사랑만 하는 중이지만, 그런데 제가 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좋아요. 요가를 알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움직임과 쉼 그리고 음악까지 정말 사랑합니다. 으하하하.

김동률은 약간 교회 성가대 오빠 같아서 ㅋㅋ 별로긴 하지만 ㅋㅋ 그런데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이런 노래는 정말 너무 좋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0-24 1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 이제 페르귄트 이름만 들어도 웃김...ㅠㅠ 이게 다 락방이 때문이다.

다락방 2023-10-24 13:48   좋아요 1 | URL
이 세상에 페르귄트를 웃기게 말할 수 있는 자, 그 누구인가.

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10-24 18:28   좋아요 0 | URL
저는 여적 살아오면서 페르귄트 하면 그리그의 페르귄트 조곡이 떠올라 참 그윽한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페르귄트 하면 그때의 댓글 때문에 띠용~!!!
잠자냥♡은오의 2093년밖에 안 떠오르네요.
아름다운 선율은 완전 삭제!
페르귄트 이름만 들어도 웃기는 자에 저도 포함되었어요.ㅜㅜ
다락방 님 때문입니다.ㅜㅜ

책읽는나무 2023-10-24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윤아의 <고잉 홈>도 참 좋아하는데 김동률의 노래까지 틀어주는 요가 샘....넘 센스 넘치시는 분 아닌가요?^^
김동률의 노래는 영화 <건축학 개론>에서 이재훈이랑 수지랑 서로 이어폰 귀에 꽂고 <전람회>노래 듣고 있을 때의 바로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김동률 노래는 참 고급지면서 겸손미가 있어요.
ㅋㅋㅋ
그나저나 저 헤이케게!!
섬뜩하네요? 컬러로 봐도 섬뜩!
코스모스에 저런 사진과 내용이 있다니?
우주 이야기만 있는 게 아녔군요.
저도 우주 이야기엔 그닥 관심이 없었는데...^^;;;

다락방 2023-10-25 14:15   좋아요 1 | URL
선생님 너무 좋아요! 음 좀 따로 말걸기엔 무서운 분이지만-그런 거 싫어하시는 분 같아요- 그렇지만 선생님 좋습니다. 아마 그동안 제 배.. 를 제일 많이 만져본 분이실 것 같습니다. 가족도, 연인도 그렇게 많이 제 배에 손 안댔는데 어제도 제 배에 손 대시고 자세를 봐주신.. 그러나 난 또 못한... 인생 뭘까요? 요가를 향한 저의 이렇게나 간절한 짝사랑 ㅠㅠ

아무튼, 코스모스 좀 재미있어요, 책나무 님. 저도 우주 이야기 관심 없어 그동안 외면했는데 오, 재미있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0-24 18: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왜 멀리 돌아오고 그러냐, 직진하자. 이제 돌아오고 막 그럴 체력이 없어..

이라고 하기에는 하루에 3만보 끄떡없는 그대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저 게사진 좋아서 보고 또 보고 그랬던 거 기억나요.
저는 칼 세이건 하면 <코스모스> 후속작 쓴 앤 드루안이 세 번째 아내라는게 기억나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왜 그럴까요?) 칼 세이건의 <콘택트>라는 소설 있거든요. 영화에서는 조디 포스터 나온거요. 그걸 제가 사랑합니다. 이상, 우주를 사랑하는 단발머리였습니다^^

다락방 2023-10-25 14:37   좋아요 1 | URL
하루 3만보는 여행가서나 가능하고요 직장 다니면서는 2만보도 못 찍어요 ㅠㅠ 많이 걸으려면 체력도 체력이지만 시간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흑흑 ㅠㅠ 요즘은 그냥 만 보 걷는 것 같아요 ㅠㅠㅠ

저 근데 앤 드루얀이 세번째 아내라는 거에 좀 충격 받았습니다. 저 꼬꼬마 시절에 체 게바라 평전 읽다가 아내랑 이혼한 것도 충격이었는데-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남자가 아내랑은 사이가 안좋다는 걸 받아들이는게 힘들더라고요?- 세번째 아내.. 아 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군요. 개인은 개인일 뿐...
콘택트도 제가 진짜 관심 없는 영화라 볼 생각도 안한 영화였는데, 그걸.. 사랑하십니까? 오!! 단발머리 님은 정말 놀라워요!! 저랑 다른 점이 너무너무 많은데, 가만 보면 같은 점이 거의 없는 것 같은데, 그런데도 지극한 애정을 품게 되는 그 이유는 뭘까요?


외모??

단발머리 2023-10-25 15:46   좋아요 0 | URL
잠자냥님 톤으로 할게요.

응… 그건 아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homecafe 2023-10-27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없는 분야의 책을 읽는것 만큼이나 고통스러운게 또 있을까 싶습니다.. 저는 우주의 호기심보다는 칼세이건의 필력에 감탄하면서 읽었는데요.. 칼세이건의 감수성이 느껴지지 않으셨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