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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이 말하다
양명수 지음 / 분도출판사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양명수 교수의 이 책은 균형잡힌 욥기 이해의 틀을 보여준다. 교리적 시각에서의 하나님 이해를 거부하는 욥의 편을 들면서, 의인이 고통 당하는 현실과 구속사적 의미를 살아있게 전한다. 욥의 인간적 고통과 절규에 대한 긍정 위에 이 책은 그 고통에 같이 하는 하나님의 부성애적 모습을 드러내 보여준다. 또한 이런 사랑이 구주를 있게 하는 하나님의 구속사와 맞닿아 있음도 놓치지 않는다.
이런 하나님 이해의 깊은 곳에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믿음이라는 명제가 존재한다. 즉 욥기를 읽어내며 양교수는 사랑의 중보자이신 그리스도가 인간의 죄와 하나님의 정의를 양면으로 바라보게 만들듯이, 그리스도로 표상되어 나타날 의인의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인간에 대한 믿음과 인간의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다. 하나님이 소망을 갖는 존재로서의 인간, 실존은 늘 틀린 결단을 하며 고통 속에 하나님을 원망하더라도 그 마음의 깊은 곳에 그 분에 대한 사랑과 신뢰와 소망을 잃지 않을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전망을 하나님이 가지고 계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피를 흘리신 것은 마음을 돌이킬 것을 기대하심이며, 먼저 사랑하시고 부정에 눈감으심은 돌아오리라는 믿음 때문이리라. 나는 그 기대를 잊었는가? 내가 진정 잊은 것은 그 분의 눈빛이 아닌가? 그만큼 그 분을 뵙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