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계약론
장 자크 루소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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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는 [진정한 국가]의 재건을 이야기한다. 중세와 절대주의 시대의 군주주의라는 어처구니 없는 전통을 깨고 원래 의미의 국가를 찾고자 한다. 그래서 진정한 의미로서의 국가가 무엇이며 어떤 형태가 되는 것이 바람직할지에 대하여 설명한다. 그에게 가장 바람직해 보이는 정치유형은 귀족정치이며, 회귀의 모델은 로마이다. 이 책에서 루소는 계약에서 출발하여, 여러국가의 상황에 맞는 정부의 형태와 인류역사의 경험상 인간이 이기적이고 탐욕적이라 하더라도 잘 운영될 수 있는 실행의 방법들을 제시한다. 그는 아무래도 소수의 비이기적 엘리트가 가장 적합하다는데 끌린다. 이런 시각은 여전히 니체와 여러 정치사상가에서도 발견되는 역사 속의 꾸준한 관점 중 하나이다.

루소의 재미난 점은 이런 논의의 중심에서 그리스도인들을 무대에 등장시킨다는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의 기반위에서도 인간전체를 위한 유익하고 균형잡힌 국가, 국민을 위한 국가, 비교적 무식한 사람은 무식한대로 ,똑똑한 사람은 똑똑한 대로 만족스런 국가를 만들 수 있다는데... 이것에 대해 반기를 드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그의 마지막 장 [시민종교](국가와 결합된 형태의 기독교를 뜻한다)는 전체논의중 부가적인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길고,루소의 어조 또한 단호하다. 루소의 의견에는 이미 국가와 영합한 종교도 물론이거니와, 순수한 기독교는 더더욱 국가의 존립에 위협적이라 생각된다. 그의 대안은 그래서 종교의 순화 즉 국민의 윤리의식,애국심 고양과 법의 신성성 부과의 한도에서만 종교를 인정하는 것이다. 또한 여러 다양한 종교를 인정하여 국가에 손을 못대고 타종교와 경쟁하게 하는 방법이다. 

이런 까닭에 로마시대 기독교인들에게 국가는 악의 결집체로 비쳤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로마를 사랑하는 루소에게 [계약국가의 적]으로 불려진다. 그들은 딴 주머니를 차고 있다. 이들은 공공연히 로마의 부름을 거절하는 자들이었다. 그들은 공직의 부름을 거절했고 그것을 최초로 영예로운 책임에서 악하고 자아에 함몰된 권력욕으로 바꾸어 불렀다. 또한, 그들은 살인를 거부했다. 다른 신들과 달리 기독교의 신은 로마와 연합하여 로마를 축복하기를 거부했다. 국가에서 볼 때 결코 건강한 백성들이 아닌 셈이다.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지키는 신은 그래도 이스라엘 민족공동체와 연합되어 있었는데... 기독교의 그리스도는 국가의 시스템, 그리고 이와 결합한 종교에 의해 죽임을 당한 하나님이었다. 그 제자들은 결코 국가의 친구일 수 없었다. 

계약국가는 루소의 말처럼 개인의 자유와 관점, 개인으로서의 존엄을 박탈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는 그것을 [사고], 안전과 소유 확대의 기회를 [판다].  만약 공공의 안녕이 아닌 한 개인의 인간적 가치와 존엄성이 항상 최우선이라면, 정말 그런 종교라면, 국가는 정말 결코 설 수 없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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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2004-12-18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를님..

저 죄송한데요

Henry David Thoreau의 walden을 번역판으로 읽을려고 하는데 월든이라고 해서 나온 책이 무척 많네요. 미국에 살아서 번역 내용을 확인은 못하겠어서요......혹시 가장 번역이 잘 된 것을 추천해주실 수 있나 해서 여쭈어봅니다.

귀찮게 해드렸다면 정말 죄송하구요. 그럼....

카를 2004-12-18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레에서 나온 구판으로 읽었는데 별 문제 없었구요...

주위사람들도 주로 그 책 신판으로 구입하는 것 같습니다.
 
오성에 관하여 - 인간 본성에 관한 논고 1
데이비드 흄 지음 / 서광사 / 199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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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자네들이 믿어 의심치 않는 오성 혹 이성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로크가 이미 지적한바와 같이 인간의 사유는 감각이 있음으로써 가능합니다. 어떤 자연적 대상과 한 인간의 마음이 만났을 때, 감각의 작용에 의하여 대상은 마음에 자국을 남기게 되는데, 이것이 인상입니다. 관념은 이 인상으로부터 생깁니다.인상은 그래서 최초 접촉시 형성되는 감각 인상과 나중에 형성된 관념과의 작용으로 생기는 반성 인상이 있습니다. 반성인상 또한 관념과 상호작용하여 추상관념 혹은 일반관념의 규명을 가능케 합니다.

일반 관념은 존재하는 개별적 대상들의 合일 뿐이며, 그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 관습적으로 그 대상 중 하나의 관념이 재생되고, 그리하여 상상력으로 그 대상의 모든 개별적 특성과 정도를 인식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개별적인 감각에서 생성된 관념들을 이런 저런 방식으로 우리가 결합한 습관과 반복의 소산입니다.

인과관계라는 것도 이성으로부터가 아닌 인간의 관습에서 나옵니다.  인접과 선행은 우리로 하여금 원인이 있고  다른 한쪽이 그 결과라고 생각케 하는데, 이 또한 우리가 필연성이라 부르는 것을 형성할때는 이성이 아닌 우리 자신의 관습적 결정에 의한 것일 뿐입니다.[원인의 효력은 정신의 결정에 있다] 우리가 무엇을 결정할때 그 근거는 그래서 이성이 아니라 관습입니다. 이성으로 얻는 것은 진위의 판별, 그중 원인과 결과에 관한 판단을 정확히 만드는데 영향을 주는 약간의 논증 뿐입니다. 실제 인과관계의 판단은 관습의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으며 이는 나중에 제가 얘기할 정념이 결정하는 부분입니다.(정념에 관하여 3부3장) 

[실험적 추론방법을 도덕적 주제에 도입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의 첫번째 고찰로서, 오성에 관한 이해는 나로 하여금 이 먼 길을 떠나는데 오성(이성)이 얼마나 부실한 수단, 즉 물이 계속 스며드는 배를 타고 하는 항해인지를 충분히 알려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결국 정념(감정)만이 우리의 의지를 이끄는 필연성(항상적 연결과 마음의 추리)을 소유하며, [이성은 정념의 노예]에 불과함을 보여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올바른 추론에 의한 접근만이 종교적 기반을 이미 내버린 우리의 도덕의 기초로서 [공감]이 갖는 위치를 설명할 수 있는 기반이 되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1739년   

프랑스의 존경하는 친구들에게

마음을 다하여 영국의  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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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론 까치글방 120
존 로크 지음, 강정인.문지영 옮김 / 까치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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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말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 점은 훌륭한 번역이다. 좋은 번역의 첫 느낌은 읽기가  쉽다는거다. 본문은 역자에 의해 소화되고 다시 그의 입을 통해 우리말로 들려진다. 손가락을 짚어가며 옮기는 번역이 아닌 내용에 대한 연장된 생각과 이해, 그리고 우리말을 제대로 알아먹게 설명하는 능력이 어울어지면 비로소 읽는 사람을 편하고 심지어 행복하게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철학 혹은 고전의 번역 불모지에 핀 꽃과 같다. 만약 모든 철학, 정치, 고전이 이 책만큼만 우리에게 가깝다면 얼마나 좋을까?

로크의 시민정부론인 이 책은 그의 왕권신수설, 혹은 부권설에 대한 반박과 정치권력의 자연발생적 의미와 그에 따른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위임되고 구성원의 재산을 보존키 위한 권력은 그 역할을 다할때에만 의미가 있다는 거다. 명예혁명 직후 1689년 출판된 이 책은 사실 그가 네덜란드 망명을 떠나기 전인 1683년 완성된 것으로 본다. 그가 섀프츠베리 백작의 비서로 있으면서 그가 전제군주론 옹호에 대한 반박과 시민정부론의 구상을 이미 완성하였음을 보여준다.

그의 기본적 사상은 인간은 자유롭게 지어졌으며, 근본적으로 인간 각 개인이 신으로부터 받은 이 자유의 권리는 불가침의 것이라는데 그 정치론의 핵심이 있다. 다만  사회계약을 통해 개인의 재산보전과 불안정성의 해소를 위해 국가(commomwealth)에 위탁되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를 위한 법률은 개인의 의사표시의 대표기관인 입법부를 통해 제정되며, 행정부는 이 법률을 집행하고 유지할 책임을 갖는다. 집행의 주체가 시민 정부이든, 군주이든 이 집행자가 그 위탁자인 사회 구성원의 의지를 거스르거나, 그것을 침해하려 할 때 인간은 신에게 부여받은 이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정부 혹은 왕의 해체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DJ할아버지가 제일 좋아했다는 이 책은(거부감 없으시길...) 현대정치론의 뿌리를 이루는 많은 개념들을 담고 있다. 현재 세계권력의 핵심인 영미 현대정치의 기본테마인 셈이다. 국민으로서 자기 주장을 내세우기보다 다른 나라로의 이민을 떠올리는 30-40대들에게 대학시절 읽으셨더라도 다시 한번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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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의 결혼 민음사 세계시인선 46
윌리엄 블레이크 지음, 김종철 옮김 / 민음사 / 199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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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대한 소감을 적는 건 사실 시라는 상상력의 세계를 새장에 가두는 것이다. 블레이크에게 상상력은 자연이었다. 자연을 가두는 모든 것에 그가 저항했듯이 상상력을 가두는 것에 그는 반대하리라. 하지만, 그가 내귀에 들린 이야기의 한귀퉁이라도 담아두고자 하니 어쩔 수 없지...

그의 시에는 로크의 [인간사회의 기초로서의 자연]사상에 대한 강한 동의가 묻어난다. 나아가서 경험의 세계에만 확신을 두는 마음자세도 로크나 흄과 같은 공기를 마신 사람임을 느끼게 한다. 인간 동의하의 사회계약이 가져다준 재앙, 왕권의 부권적 해석에 대한 분노는 루소의 정치권력에 대한 생각과 자연주의를, 인위적 권력 체제에 기름붓는 종교에 대한 혐오에는 흄을 본다, 이 모든 것이 그의 시에 녹아있다. 그의 하나님은 교회가 정의하는 것이 아니며, 자연인인 그가 [느끼고 자연스레 옳다 생각되는 존재]여야 했다. 종교적 색채 특히 계시록적 색채가 강하게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상상력과 상징의 세계는 그래서 너무도 18세기적이다.

 그의 시 안에서 인류는 지옥으로부터 천국으로 올라온다. 속아 들어간 새장으로부터 해방되어 힘껏 날개짓 한다. [아기는 강보보다 소중한 것이다] 이제 둘은 하나로 결합하고 인간을 통해 천사는 악마가 된다. 굳어진 정의(definition)와 이성(reason)의 틀은, 상상력과 예술의 세계에서 지옥으로 사라지고 새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 어리석음속에 빠져 벗어나오지 못하는 자신의 조국이 이런 시대정신을 입고 다시 태어나길 그는 간절히 바라며 이 시를 쓴 것이다.

그가 남긴 그림들의 이미지와 어울어져, 그의 시는 강렬한 인상으로 폭풍속의 18세기 유럽을 느끼게 해 준다.

태고적부터 계신 이






 





 





 





 





 





 




 The River of Life-요한 계시록 





 





 





 

 

The whirlwind of lov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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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32
장 자크 루소 지음, 박호성 옮김 / 책세상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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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교육론은 부모가 교육해야 한다. 자연의 주어진 모습대로 자라게 해야 한다. 체력을 길러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 자신이 다섯명의 자녀를 가지고 있었지만 제대로 아버지로서 양육치 못한 것에 대한 후회도 이 글을 쓰는 이유였다니 이 아픈 고백에 귀기울일만 하다.

자연과 인간, 사물이라는 세가지 교육의 자원중 우리가 행하는 [인간의 교육]이 자연에 조화되어야만 [인간다운 인간]으로 자랄 수 있다는 거다.  그리고 그 주체는 자연스럽게도 부모여야 한다. 엄마의 사랑의 양육을 아무도 대신할 수 없으며, 아빠의 사랑과 올바름에 균형 맞춘 가르침을 아무도 더 잘 할 순 없다는거다. [아이를 존중하되 약함으로 인해 악을 행치 않도록 해야한다]는 구절이 특히 마음에 와닿는다.

아버지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남의 손에 아이를 맡겨서는 안됨을 깨달았다. 어제부터 새로운 맘으로 첫째아이의 숙제를 봐주고 둘째 노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이런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을 잃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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