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만화 국어 교과서 1 - 맞춤법 되기 전에 시리즈 4
고흥준 지음, 마정원 그림, 정호성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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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만화책 보는 것을 말리는 편인지라, 그런 내가 벤치에 앉아 만화책을 펴들고 흥미롭게 읽고 있는 모습이 신기했는지, 초등 저학년인 두 아이가 바짝 다가와 고개를 들이밉니다. 그리고 가서 놀도록 하라는 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양쪽에 붙어 앉아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라고 난리입니다.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아이들은 히히덕거리고, 난 또 내 나름대로 미소를 짓습니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마음 한 편으로는 매번 헷갈리고 있는 부분들에 대한 답답함과 부끄러움이 있었는데, 책의 내용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정리할 수 있는 배움에서 오는 즐거움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이들 책을 읽을 때마다 생각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나중에라도 유익한 내용이 될까하는 물음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매번 좋은 책을 만나면 -그것이 내용일 수도 있고, 형식일 수도 있고, 둘다 일 수도 있습니다.- 느끼는 감정이지요.  하지만, 책을 보는 동안 두 아이의 대화로 짐작컨대, 아이들은 내가 책 내용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맞춤법, 띄어쓰기 등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오로지 알콩달콩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책속의 꼬주와 영원이와 판다의 모습과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더 흥미로운 듯하고, 막내는 죽순바 하나 먹는 것이면 판다는 모든것이 해결된다며 뭔가 대단한 것을 발견한 것처럼 내게 두눈을 동그랗게 뜨며 일러주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한글 맞춤법은 대학교육까지 마친 어른들에게도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 이 책은 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한다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형식도 만화로 되어 있고, 딱딱한 형식에서 벗어나 있는 만큼 쉽게 읽힐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쉽게 읽힌다는 말을 빨리 읽을 수 있다는 말과 동일하게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정도로 이야기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내용을 읽다보면 어른인 나도 한참이나 생각하고, 내가 잘못 알고 있거나 틀리게 사용하고 있는 것들을 바로잡아야 하는 부분이 여러 곳이고, 말이라는 것이 논리적으로만 규칙을 정한 것이 아닌 무수한 예외를 가지고 있기에 그것들 또한 하나씩 기억하며 책장을 넘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만화라는 형식을 취해서 주인공들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스토리 속에 여러 맞춤법에 대한 내용을 집어 넣음으로써 설명이 딱딱해지는 것을 피해가며 맞춤법에 대한 내용들을 이해시키는 점이 쉽다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내용은 쉬운 것이 아니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형식에 저자들이 많은 아이디어를 짜내는 노고를 아끼지 않았다는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이 책은 아이들이 아니라, 나같은 어른들이 먼저 읽어 보아야 할 책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생활에 불편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솔직하게 모르는 것이, 그리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다고 딱딱한 맞춤법 책을 잡아들고 읽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 같고, 저자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하지만 '어른들이 먼저 읽으세요'라고 해도 좋을 만큼 요점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부분, 부족한 것도 알고 정리할 필요성도 알고 있었지만 미처 짬을 내어 해내지 못한 번거로운 일을 할 수 있게 해준 것이 내가 이 책을 좋아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내 마음의 부담과 부끄러움-우리말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는-을 간단히 해결해 준 겁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나와 다르게 판다가 나오고, 서로 티격태격 다툼이 나오고, 웃고 울며 이야기가 흘러가는 그 스토리 자체를 더 즐기는 것 같습니다. 만화라서 어렵고 딱딱하게 공부하라고 강요하지 않아서 좋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 좋아하는 이유야 어찌되었든, 이 책을 한 번 읽고 두 번 읽고.... 읽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느는 것은 나와 우리 아이들의 우리말 실력이겠지요. 그거면 된 거지요, 이게 비록 만화라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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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매도하는 법부터 배워라
김중근 지음 / 미래지식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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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에 우리나라의 증권시장의 대표적인 사람들의 투자철학을 모아 펴낸 책을 읽으며, 개인 투자자(개미)들이 주식투자를 한다면 이렇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겠다는 생각을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그 첫째는 아직도 여전히 개인이 직접투자에 나선다는 것은 위험한 일인 것이 사실이므로 직접투자보다는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펀드상품 등의 간접투자가 더 적당할 듯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두번째는 하지만 정말 직접투자를 하고 싶다면, 자신이 확실히 아는 종목을 택하여 시장에서 독점력과 배당을 갖춘 가치주를 찾아서 장기간에 걸쳐 투자하는 가치투자를 하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방법은 종목을 고르는데 어려움이 있을 듯 합니다. 물론 위험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경제의 흐름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필수겠지요. 마지막으로 주식시장에서 소외되지 않고 직접투자를 해보고 싶은데 개별종목을 분별할 여유도 지식도 없다고 스스로 인정하게 될때는 ETF에 대한 투자도 괜찮을 듯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들이 소위 우리 시장의 전문가라는 이들의 글을 읽으며 내가 투자한다면 적어도 이런 기준안에서 하겠다 싶은 결론이었습니다. 그리고 덧붙이는 가장 중요한 것 한가지는 투자를 하겠다면 그 시장에 대해서 열심히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야겠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찌보면 이 책 '주식투자 매도하는 법부터 배워라'는 내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개인들의 주식투자의 방법과는 거리가 조금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에 순전히 개인들의 주식투자 방법이라는 것은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주안점을 삼은 그룹은 장기 투자자보다는 단기 투자자들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될성 싶은 주식을 엉덩이에 깔고 앉아서 엉덩이가 무거운 쪽이 이긴다는 조금 무식(?)해 보이는 투자자보다는 단기적으로 투자금을 굴려서 수익을 올리고자하는 이들을 타깃으로 이 책을 저술한 듯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내게 이 책이 일러주는 이야기들은 여기서 배운 지식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해서 얼마의 수익을 올리겠다는 실질적인 도움을 얻는 재료가 아니라, 주식에 대해서 더 공부를 하고 주식시장의 흐름에 대한 이해를 키우는 '공부한다'는 성격이 더 강할 듯 합니다. 전 아직까지도 주식투자를 하더라도 거의 매일을 단말기 앞에 앉아서 머리를 싸매고 싶지는 않은 쪽이니까요.

  저자가 말한대로 주식은 아마도 사는 것보다 파는 것이 더 힘든 일일수 있겠습니다. 적절한 매도 시기를 놓쳐서 땅을 치며 후회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기도 하구요. 저자는 이런 매도시기를 적절히 가져가지 못하는 팔지 못하는 이유로 내 주식은 오를 것이다라는 자기 과신, 주가가 추락할 때 너무 서두르곤 하는 과민반응, 손해보는 것이 싫어 떨어져도 끌고가는 손실회피심리,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반성하지 못하는 인지부조화, 주식을 처분했을 때 반대로 움직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품은 후회회피, 그리고 주가가 떨어져서 손실이 나더라도 처분하여 손실이 확정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정신적 회계를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을 극복하려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심리적 공황이나 군중심리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하며, 억지로 잊으려 하지말고 시장의 현실을 직시하고, 회사를 남기고 주식을 판다는 의미를 이해하고 실천하며, 매수가나 최고가 등의 숫자놀음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장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는 이와 반대로 가는 과감한 이단아가 될 것과 72의 법칙에 숨은 '시간=돈'이라는 의미와 떨어진 주식에 대한 손실복구율, 탐욕과 뻐김과 자신감 등의 감정에 의한 매도 신호찾기라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내가 새롭게 개념을 정리하게 된 기술적 기법에 의한 매도 타이밍 결정에 대해서 정리하고 있는데, 이동평균선, 이격도, MACD, RSI, 스토캐스틱 그리고 일목균형표에 대한 개념과 사용법에 대한 설명이 내게는 이 책을 통한 제일 알찬 알맹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매도 목표치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라 '나 '사전에 미리 매도 이유를 생각해 두라' 등의 실전매도전략에 대한 조언 등은 개인이 관심을 가지고 주식매매를 시도한다면 한번쯤은 귀를 기울여 정리해 둘 만한 내용이 될 듯합니다.

 책의 말미에 저자가 언급하기는 하지만 주식매도하는 법에 대한 비법이라는 것은 애초에 없는 것이라는 것이 정답일 듯 합니다. 다만 저자가 말하는 자신의 심리적 약점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럴려면 나름대로의 원칙을 최대한 간단히 정하고, 그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 될 듯 합니다. 유비무환이라고 하였듯이 아무 계획없이 막연하게 있다가 팔지 못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방법임에는 틀림없을 테니까요. 다만 저자가 말하는 매도의 방법론들은 하루종일은 아니라도 매일 매일 주식 시황을 좇아 컴퓨터앞에 앉아야 하는 삶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닌가 하여, 제 짧은 소견에는 많은 이들에게 실전에 권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만 나름의 이유와 원칙을 정하라는 권면은 장기 투자를 생각하는 이들에게도 귀중한 조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성경의 내용에 대한 오류(?)를 지적하고자 합니다. 48-49페이지의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과 아브라함과 롯의 이야기에서 롯을 소돔성 중의 유일한 의로운 사람이라서 구원받은 것으로 표현하였는데 성경 어디에도 그를 의로운 사람이라고 말한 곳은 없고, 소돔성까지 흘러들어간 배경과 소돔성에서의 생활, 그리고 소돔성 멸망 이후 그의 딸들과 취중에 동침하여 부끄러운 조상이 되었던 모습들로 인해 부정적인 모습으로 이해되고 있는 인물인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구원은 롯의 의로움으로 인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측면에서 이해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하나' 아브라함이 롯에게 가서 가족들과 소돔성을 빠져나가라고 했다고 책에 쓰였는데 롯에게 찾아간 이들은 아브라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자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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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님처럼 되고 싶어요! - 세계를 빛낼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이야기 명진 어린이책 6
신웅진 원작, 김경우 글, 가랑비 그림 / 명진출판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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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는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를 읽은 터인지라, 그 책의 어린이판이라는 이 책의 내용이 어렵지 않게 짐작이 갔습니다. 그래서 나의 관심은 인간 반기문이라는 초점에서 벗어난, 저자들이 아이들을 위하여 어떻게 색다르게 책의 내용을 구성하였을까, 어린이들에게 반기문 총장의 어떤 면을 부각시켜서 강조하였을까 하는 등의 조금은 본질과 벗어난 데 있었습니다. 이미 여러 베스트셀러의 어린이판이 나와서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는지라 이것도 하나의 유행이 되어가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과 교육적인 내용들을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읽히는 것의 좋은 의도를 인정하더라도 조금은 씁쓸한 면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구요. 이제는 어른들의 베스트셀러가 아이들의 베스트셀러가 된다면 결국은 그건 또 다른 면에서의 우리 사회의 획일성을 뜻하는 건 아닌지 하는 잡념도 생깁니다. 아마도 꼬리를 무는 이런 부정적인 잡념들로 인한 씁쓸함일 듯 합니다.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를 읽으며  반기문 총장님의 삶을 통해 느끼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고, 미래를 꿈꾸며 꾸준히 준비한, 성실한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준비가 어떤 자리나 권세를 위한 권모술수가 판치는 정치판에서의 준비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신선함이 가득하였고, 그의 준비하는 자세라는 것이, 작게는 자신이 앉은 자리에서 주변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고 또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고, 크게는 외교관으로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한 부단한 자기 절제와 인내와 노력이었으며, 또한 세상을 더 밝게 만들기 위한 순수한 노력과 준비였다고 인정할 만한 삶의 모습이었기에 그를 더욱 존경스럽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러한 그의 인간적인 면모가 영웅을 만들줄 모른다는 우리 사회의 많은 이들이 그가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됨을 사심없이 축하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로 훌륭하고 존경할 만한 살아있는 사람을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자부심이 마음속에 가득해지기도 했습니다. 그가 그의 직을 마치는 날까지 <가슴에는 한국을, 시야에는 세계를> 품고 비상하는 멋진 그리고 자랑스러운 한국출신의 세계인이 사랑하는 사무총장이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과 함께 말입니다.  

 이 책은 내게 그러한 자랑스움과 뿌듯함을 안겨 주었던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를 바탕으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내용을 고르고, 가다듬은 것입니다. 그리고 제목 <반기문 총장님처럼 되고 싶어요!>가 암시하는 것처럼, 반기문 총장의 삶에 대한 위인전 형식의 담담한 시각의 기록이기보다는 그가 그리 훌륭하게 자랄 수 있었던 것들에 대한 내용들에 초점을 맞추어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어린이들이 총장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해 봅시다라는 식의 글로 이어지구요. '반기문 총장님처럼 되고 싶다면, 반기문 총장님처럼 OOOO OO를 해요'라는 식의 형식으로 열개의 단원이 이어지고, 내용도 거기에 맞추어 간추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내용 각각은 반기문 총장님이 그의 꿈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던 그의 삶의 모습 즉, 근면하고 성실함, 꿈을 간직하고 꾸준하게 노력함, 용기, 최선을 다함, 성실함과 겸손, 그리고 도전 등의 모습이 근간이 되고 있지만 그것들이 너무 성공한 사람이라는 포인트에 초점을 맞추어 그의 삶을 조명함으로 인한 염려가 슬쩍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염려는 곧 이 책이 한 사람의 삶의 가치를 순전하게 인정하고 조명하는 위인전의 형식이 아닌 세상에서의 성공을 독려하는 자기 계발서나 처세서 형식의 글이 되어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이어집니다. 이 책의 의도를 너무 오버해서 이해한 건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내겐 아이들에게 성실하고 근면하게 자신의 인생을 가꾼 훌륭한 모범을 소개했다는 좋은 면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이 책에 대한 마음 한 구석의 씁쓸함을 떨쳐버리지 못하게 하는 이유입니다. 그러한 연유로 나의 아이들이 반기문 총장님의 삶이 그 자체로서 아름다왔고, 그 아름다움이 보상받은 형태가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직책이지,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기에 그의 삶을 아름다웠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해집니다. 그리고 이 땅의 많은 아이들이 이 책에 소개된 반기문이라는 하나의 모범을 통해 꿈과 희망을 품고 그것을 이루어 가는 대한의 자녀가 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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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의경의 우주콘서트
태의경 지음 / 동아시아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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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 되돌아보면 내가 어렸을 때 지금의 나의 아이가 공룡들의 세계를 좋아하는 만큼이나 흥미롭고 나의 관심을 사로잡는 세계였습니다. 내 아이와 나의 차이라면... 지금의 내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공룡의 모형이나 장난감을 원하면 어렵지 않게 모을 수 있고, 공룡에 관한 책이라면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것을 떠나 기어이 자신의 책장에 사 모아두고 시간 날때마다 책을 보며, 자신의 꿈속에 있는 그 세상을 객관적으로 그려 나갈 수 있지만, 내가 어릴적 가졌던 우주에 대한 동경은 '푸~른 하~~늘 은~~하수~ '하는 동요의 가사와 밤하늘에 길게 늘어서 흐르던 은하수와 보름달,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를 쳐다보며 머릿속에 그렸던 주관적인 내 상상속의 나라였다는 점에서 아마도 질적인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한데 동요속에서는 왜 밤하늘의 은하수가 푸른 하늘 은하수가 되었는지 아직도 궁금합니다.^^

 유니버스, 코스모스, 스페이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맛보기로 추천의 글을 통해 이 세 단어의 의미를 배울수 있습니다. 객관적 우주와 주관성이 개입된 우주, 그리고 인간이 장악할 수 있는 우주공간이라는 구분된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우주여행을 준비중인 가상속의 이야기로 시작된 저자의 이야기는 이내 기다리던 우주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들로 이어집니다. 과학이 밝히고 증명해 가고 있지만 상식이라기보다는 아직도 신비롭게 들리는 우주의 비밀들, 땅에서 기대를 가지고 하늘을 바라보며 마주하게 되는 성운과 성단과 별과 유성, 그리고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에 대한 이야기, 옛이야기 속의 공포를 뿌리던 혜성의 이야기를 비롯한 고흐의 그림속의 별이야기와 베들레헴의 별에 대한 이야기 등을 포함하여 인간의 역사속에 숨겨진 별 이야기, 영화속에 표현된 우주와 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에게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우주여행에 대한 이야기들이 저자의 넓고 깊은 지식으로 버무러져서 우주에 대한 아름다운 울림을 한편의 교향곡처럼 안겨주고 갑니다.

  나이가 들고, 현실에 매몰(?)되면서 언제부턴가 나의 관심사의 목록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던 '우주'라는, 그 꿈속의 세계가 태의경 아나운서의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내게 펼쳐졌습니다. 어릴적 만큼 동심이 가득한 꿈은 아니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이리 경탄스런 눈초리로, 호기심을 가득 머금고 쳐다볼 수 있는 세상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아직도 지구상의 오지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제는 갈 수 없어서라기 보다는 갈 필요를 느끼질 못해서 안가는 곳이거나 불편함 때문에 피하는 곳일 뿐이라고 인정한다면 사람이 완전히 주눅(?)이 들고, 마음속에 모험과 탐험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오지는 이제 지구밖의 세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도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더 많은 곳이기에 그 만큼 더 많은 기회와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겠고, 그래서인지 몰라도 나이가 든 지금도 이 책속에서 대하는 '미지의 세계, 우주와 별'은 가슴이 뛰는 소재이고, 그에 대한 작은(?) 지식들을 하나씩 이해하고 알아간다는 기쁨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속에 가득했습니다. 

  소련과 미국의 치열한 경쟁으로 시작된 우주여행은 인간을 달에 올려놓았고, 무인 탐사선이 멀리 태양계의 끝까지 날아가서 미지의 세계를 사진으로 보여주는 진보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잘 사는 선진국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우주 여행에 대한 꿈이, 무궁화 위성 발사 성공과 고흥 외나로도에 우주센터를 건립하는 원대한 계획의 진행으로 한발 더 우리의 현실속으로 다가온 듯 합니다. 얼마전 중국의 우주비행성공이 상당한 충격을 준것도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도 첫 우주인을 배출하기 위한 과정을 통해 두명의 후보가 선정되었고, 그러한 작은 진보들이 모여서, 머지 않은 시간에 우리의 자손들도 우리의 힘으로 이룬 기술로 우주 공간을 유영하고, 달에 가서 태극기를 흔들고, 멀리는 태양계 너머 우주공간까지 꿈을 넓혀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게 됩니다. 이 책의 저자처럼 무한한 우주를 꿈꾸며, 소중한 꿈을 이뤄가는 미래의 우리의 새싹들이 있기에 그러한 꿈들이 현실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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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안의 박물관 - 처음 만나는 문화재 책
이광표 지음 / 효형출판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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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나 손에 쥐면 반갑고 마음에 즐거움을 주는 책이 있을 겁니다. 익숙하지 않더라도 왠지 낯설지 않고, 언젠가 보았던 듯 하고, 아니면 어디쯤에선가 잃어버린 듯한 느낌을 주는 그런 책들이 있기도 할 겝니다.  내게는 작가의 정성어린 땀이 담긴,우리 문화재나 사적에 대한 책들이 그렇고, 우리 말에 대한 책들이 그렇고, 또한 우리 역사에 대한 책들이 그렇습니다. 그 분야를 유난히 더 열심히 공부했던 것도 아니고, 유별나게 관심을 가지고 책을 찾아 읽었던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더 많은 해박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우리 고유의 것들을 조금 더 이해하고 알게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마음 한 구석에 쌓인 부채의식(?)을 해소할 수 있었고, 그러한 과정이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을 주곤 합니다. 그런 내게는 이런 책들을 만날수 있는 기회, 소개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행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누군가의 흔적을 찾아간다는 것은 저자의 말처럼 참으로 흥미로운 일입니다. 그것이 더더구나 우리 자신의 흔적이고, 우리 조상의 묻힌 흔적이라면 말을 덧붙일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박물관에서, 그리고 고궁에서 대하는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지식이 없어 가까이 다가가서 마음껏 감상하기를 부담스러웠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겁니다. 우리 것이라 좋기도 하고 반갑기도 한데 그에 대해서 아는 것이 너무 없어서 그냥 오래된 물건이나보다, 건물인가보다 하며 지나치며 답답함과 부끄러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나에게도 수없이 반복되는 일들입니다. 저자는 그런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문화유산에 다가가서 즐겁고 재미있는 대상으로 만나고 그러는 가운데 참된 문화유산의 의미를 깨닫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그래서 딱딱하게 정형화된 문화유산에 대한 설명보다는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문화유산에 대한 숨겨진 아름다움과 의미,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연들을 들려주며 자연스럽게 그것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도록 유도하곤 합니다. 구판의 제목처럼 아는 즐거움을 통해서 보는 즐거움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해도 좋을 듯 합니다.

  저자는 청자나 백자의 모양과 문양, 벽화, 탈, 토우, 처마의 잡상 및 조각품들을 통해 익살을 부리는 여유와 한국미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특히 고구려 벽화나 고려 청자에 나타난 나이키나 코카콜라의 디자인에 비견될 만한 멋스러운 우리조상들의 솜씨를 알려줍니다. 우리 건물의 처마와 문창살과 꽃살무늬, 각종 무지개 다리, 종묘의 단순하면서도 엄숙한 건축적 특징, 그리고 현판 하나에도 지형을 고려한 의미를 담은 섬세함을 통해서는 한국 건축의 멋과 아름다움을,  석빙고와  해인사 장경판전, 첨성대, 자격루, 무두정광대다라니경, 거북선, 혼천시계를 소개하면서는 거기에 담겨진 놀라운 우리 조상들의 과학기술을, '그리는 이와 보는 눈'을 통해서는  그동안 문화재라는 의미에서 내 의식의 한켠으로 비켜서 있던 우리의 그림과 글, 그리고 작가들에 대한 독특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알려줍니다.  범종의 용두, 도깨비 기와엔 없는 도깨비, 우리 문화재와 일본 문화재의 비교, 경천사탑과 원각사지탑, 성덕대왕신종을 통한 복원과 보존에 대한 이야기등이 담겨 있는 '집중문화재 탐구', 그리고 가짜문화재와 전시를 위한 복제품의 제작, 문화재의 포장과 운반, 문화재의 현금 가치, 몇살이 되어야  문화재가 되는지 등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긴 '문화재의 뒷이야기'의 내용은 또다른 시각에서 우리의 문화재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줍니다.

 '익살과 해학의 미', '자유분방함의 미학', '자연스러움의 미', '무기교의 기교' 등 한마디로 정의 하기 어려운 우리 문화재에 대한 특징을 저자는 '열린 눈으로 자연과 하나된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에'부서진 기와나 벽돌조각, 자그마한 토우, 기와지붕의 잡상처럼 사소해 보이는 유물 하나하나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선인들의 빼어난 미감, 여유와 낭만이 있고 이를 만나는 일은 감동이고 이것이 문화유산의 진정한 매력이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내 주변에 있는 것들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를 갖는다는 것은 분명 내 삶을 더 윤택하게 이끄는 즐거움이 됩니다.

 이 책을 보며 예전에 지방의 한 박물관에서 하던 8주짜리 교양강좌를 듣던 생각이 났습니다.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것은 백제 금동향로에 대한 강의인데, 얼마전에 아이들 답사 여행책에서 소개된 것을 보니 무척 반가웠던 기억입니다. 다는 아니어도 그것에 대해서 그리고 저자가 설명하는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의미에서의 반가움이었을 듯 합니다. 그래도 예전에 한번 들었다고 말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이러한 책이 우리에게 주는 즐거움의 단면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번 설에 창덕궁에 갔는데 문닫을 시간되었다고 입구에서 쫒겨온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갔는데 그냥 올수 없어서 궁궐대문 앞에서 지붕 네 끝에 달린 동물 모양의 형상들을 보며 아이들에게 저기 뭐가 있다고는 했는데, 아는게 없어 더 말을 붙이지는 못하였습니다. 그건 부끄러운 기억인데 이 책을 보며 그것을 잡상이라고 하며, 아마도 삼장법사 일행을 형상화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한 어린이 출판사에서 어처구니 이야기라는 내용으로 책을 출판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어처구니가 그렇게 처마에 얹힌 잡상들의 이름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또한 맷돌의 손잡이를 그리 부른다는 사실도 새로이 알게 됩니다. '어처구니없다' 의 어처구니는 아마도 후자의 의미인 듯 합니다. 학교다닐 때 대했던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만큼이나 신선하고 유쾌한 시간들이었고 또한 내 뿌리를 알아간다는 즐거움이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다음엔 고궁에 가면 잡상들을 보며 부끄럽지 않게 '저기 어처구니가 있네'하며 아이들에게 멋지게 설명을 곁들여 주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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