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 마인드
리처드 왓슨 지음, 이진원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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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환경이 변하면 인간의 사고 방식과 행동 양식도 그에 맞게 적응을 할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변화와 적응을 이야기 할 때면, 항상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근본적인 것들마저 변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개는 그런 변화와 적응의 과정은 우리를 더욱 더 인간적이고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믿을 것입니다. 한데 최근에 우리의 문화 양식이 디지털화 되어가면서 인간의 근본이 변할지도 모른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주의깊게 읽었던 책은 이 책에서도 언급된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디지털 문화에 매몰되어 자신이 변하는지도 모르고,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도 모르고 사는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디지털 문화가 우리의 사고방식에까지 미치는 근본적인 영향이 무엇이고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은 내용이었는데, 아마 이 책도 그러한 경향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디지털 문화가 주는 과도한 정보, 넘치는 정보의 숲속에서 끊임없이 자극을 받으며, 깊이있는 사고를 방해받는 우리의 모습의 결국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경고와 그러한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담겨있으니까요..... 

 캘리포니아 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신경과학자 마이클 머제니치는 여러 실험을 통해 인간의 두뇌가 어떤 자국이나 경험에도 반응하는 '플라스틱'과 같다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했다. 따라서 우리의 생각은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들에 의해 틀이 잡힌다는 것이다..... 머제니치는 인터넷이 우리 두뇌의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하면서 '집단 리모델링'이 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미 빠른 대응 문화가 만들어놓은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돼 있으며 언제 어디서나 지속적으로 연락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적절한지 스스로 생각해볼 겨를조차 없다. 어쩌면 뭔가를 할 수 있는지 묻는데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그것을 정말 할 필요가 있는지 따져볼 시간조차 없는지도 모른다. -p10~11  

 혹자는 디지털 시대에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디지털 기기 등을 이용하여 얻고, 디지털 문화의 사용을 스스로 절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디지털 문화는 단지 우리의 삶을 풍부하게 해주는 요소일 뿐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 중독이나 인터넷 중독 등의 용어가 우리 귀에 낯설게하겠습 느껴지지 않듯이, 이미 그러한 디지털 문화는 인간 삶을 풍요롭게 하는 보조적인 것들이 아닌 사람의 행동을 자신의 힘아래 굴복시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마이클 머제니치의 실험에 담긴 우리의 주위을 둘러싼 광범위한 디지털 문화가 우리를 디지털 문화라는 틀에 맞게 변형시키고 리모델링 시켜서 결국은 우리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을 디지털 문화에 종속시킬 것이라는 암시는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문화가 단순히 인간을 돕고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도구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순진하게 세상의 변화를 바로보고 있는지를 일깨워 줍니다. 결국은 우리가 사용하는 디지털 기술이 더 오랫동안, 더 광범위하게 사용될수록 디지털 문화가 형성하는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단편적인 정보를 따라 이리저리 흘러가는 인간상이 형성되고 시회의 주류가 될 것이며, 그러한 흐름을 역류하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됩니다. 

 우리를 진정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올바른 사고다. 나는 이것을 '깊은 사고 deep thinking'라고 부른다. 이런 사고는 세상을 발전시키는 생각들과 관련돼 있으며 전략적 계획의 수립이나 과학적 발견, 예술적 창조 활동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것은 엄격하고, 집중적이고, 광범위하고, 조용하고, 편안하고, 조심성 있고, 사색적인 사고다. 이런 사고는 정보의 흐름이 제한적이고, 사고와 사고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중요하다. 그래서 깊은 사고는 '천천히 흐르는' 사고라고도 말할 수 있다. 얄팍하고, 편협하고, 급하고, 피상적이고, 분열되고, 산만한 사고와는 거리가 멀다. -p13   

 컴퓨터에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지만 컴퓨터가 인간의 사고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인터넷에 많은 정보가 떠다니고 많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 흘러다니지만, 인터넷 시스템 스스로가 근원적인 질문을 만들어 낼 수는 없습니다. 일방적인 내용만을 흘려보내던 텔리비젼과 같은 미디어보다는 조금더 나아 보이지만, 그렇다고 더 똑똑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물론 디지털 기기를 통하면 사람보다 더 많은 정보를 찾아내고 더 복잡하고 긴 수식을 간단히 계산해 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사람보다 더 똑똑하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하던 많은 일들을 디지털 기기에 더 의존하고 맡기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듯 합니다. 저자는 그러한 과정에서 생기는 '얄팍하고, 편협하고, 급하고, 피상적이고, 분열되고, 산만한 사고'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그것을 뛰어넘는 '깊은 사고'임을 깨우칩니다. 그리고 그러한 디지털 문화의 홍수속에서 깊은 사고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의 하나로 추천하는 것이 '종이책 읽기'입니다. 스크린의 정보가 빠르게 다양한 정보에 이를 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분리된 것이라면 종이책이 머금은 정보는 비록 더디게 읽힐지라도 다른 책들과 역사적 배경과 관련한 맥락을 가지며, 더 전반적이고 사색적이면서 체계적인 주장이나 개념을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행동은 다소 줄이고 반대로 생각은 늘려야 한다. 그리고 매일은 아니더라도 때때로 속도를 줄여야 한다. 단순한 행동과 발전을 혼동해서는 안되며, 모든 커뮤니케이션과 의사결정을 지금 당장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p14~15 

 대표적인 미래학자로 통하는 저자는 디지털 문화가 가져올 미래의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책을 통해서 더 강조하고 싶어하는 내용은 바로 그러한 디지털 문화가 가져올 폐해를 지적하고 극복하여 나은 미래를 만들고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디지털 문화가 끼치는 영향에 대한 부분만큼이나 많은 부분을 디지털 문화가 가지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저자 자신이 제안한 '깊은 생각'을 일상화 하기 위해 필요한 '사고를 심화 시키는 방법'이나 '깊은 사고에 도움이 되는 방법' 등에 대한 내용으로 채우고 있으니 말입니다. 결국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단순히 미래의 우리 모습을 예측하는 것에서 벗어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디지털 문화가 가지는 부정적인 요소들을 미리 자각하고 극복하고자 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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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3 - 금융 하이 프런티어 화폐전쟁 3
쑹훙빙 지음, 홍순도 옮김, 박한진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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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의 개념에는 영토, 영해, 영공으로 구성된 삼차원적인 물리적 공간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향후에는 '금융'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영역이 반드시 추가돼야 한다. -p30 

 화폐전쟁 1, 2에서 미국과 유럽 등 서구 국가들이 화폐와 금융을 통해서 인류의 역사를 지배하게 된 과정을 자신의 시각으로 그린 저자가 이번에는 중국 역사에서의 화폐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았습니다. 중국의 화폐와 금융역사의 굴곡과 대비시켜 일본의 성공적인 화폐와 금융의 역사를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이번 <화폐전쟁 3>은 중국이라는 떠오르는 강대국의 과거 화폐와 금융의 역사를 돌아보고, 진정한 강대국에 이르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과 주장을 담았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이 경제 규모만 커진다고 강대국이 되는 것이 아니고 금융의 측면에서 위안화의 국제화 또는 기축통화로서의 지위 확보라는 점이 중요하다는 논지는 저자가 처음 <화폐전쟁>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부분으로, 결국 이전 1,2권에서 앞서 세상을 지배했던 서구 열강의 금융 패권을 자신의 시각에서 파헤친 것도 결국은 강대국에 이르기 위해서 화폐와 금융의 지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가에 대한 집요한 연구였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저자의 시각이 다분히 음모론적인 부분이 있고, 막연한 개연성을 사실로 다룬 듯한 느낌을 가지게 만드는 부분이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 읽는 이가 조금만 가려서 읽는다면 딱딱한 경제서적들이 가지지 못한 부드럽고 흥미롭게 읽히는 장점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이번 3편도 전체적인 그림에서 그러한 시각에  의존한 듯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저자가 자신이 더 쉽게 찾고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자신의 조국의 화폐와 금융역사에 대해 기술하는 것이기에, 책속에서 인용하는 자료와 인물들에 대한 내용이 이전의 1,2권에 비해서는 훨씬 사실적인 것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금융 하이 프런티어', 이번 3권에서 저자가 새롭게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용어입니다. 19세기 말에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미국인 알프레드 머헨의 '제해권', 1921년 '하늘을 장악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주장했던 이탈리아인 줄리오 두에의 '제공권', 1980년대 초 미국 육군 중장 다니엘 그레이엄의 '우주를 장악하는 자가 천하를 호령한다'는 '하이 프런티어'이론을 소개하면서 현대에 이르러서는 물리적 공간에서의 강대국 간의 각축 못지 않게 금융분야가 강대국의 치열한 각축장이 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금융은 주권국가가 영토, 영해, 영공에 더하여 반드시 수호해야 할 '네 번째 차원의 영역'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금융 하이 프런티어'란 '화폐 발행권을 형성, 행사하기 위한 일련의 완벽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말하는데, 쉽게 풀어 이야기하자면 국가가 자국의 화폐를 자국의 의지와 이익에 부합하게 발행하고 유통시키고 또한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독자적으로 다른 나라에 대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는 힘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여기서 저자가 염두에 두고 있는 자국의 통화란 당연히 위안화일 것이고 결국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위안화의 금융 하이 프런티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은 위안화의 국제화와 영향력 증강을 위한 금융 하이 프런티어의 체계적인 틀을 구축하는 것에 저자의 관심이 닿아 있다고 하겠습니다. 

 '무엇 때문에 중국에서만 아편무역과 아편전쟁이 발생했을까? 무엇 때문에 일본의 메이지 유신은 성공했으나 중국의 양무운동은 실패했을까? 무엇 때문에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은 모두 '한 손에 총, 한 손에 돈주머니' 전략을 실시했을까? 무엇 때문에 장제스는 화폐는 통일했으나 화폐에 대한 주권을 수호하지 못했을까? 무엇 때문에 일본에서는 황권과 금권사이의 분쟁이 빈발했을까? 무엇 때문에 국민당의 법폐 개혁이 일본을 격노시켜 일보의 중국 침략 전쟁을 앞당겼을까? 무엇 때문에 국민당의 법폐가 몰락하고 공산당의 인민폐(위안화)가 역사 무대에 등장했을까?...'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된 의문점들이라고 밝힌 것들 중의 일부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연구에 의하면 중국의 근,현대사와 일본의 근,현대사를 통해서 두 나라의 독자적인 금융시스템의 성립여부와 금융시스템의 장악을 위한 권력투쟁의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들이 불거지고 혼란을 일으켰으며, 독자적인 금융 하이 프런티어 시스템의 성공적인 구축 여부에 따라 중국과 일본의 흥망성쇠가 결정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흥망성쇠는 이미 1,2권에서 다루었던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도 금융 하이 프런티어의 구축여부가 중요한 요인이었음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편전쟁과 서구 열강의 침공에서의 중국의 실패와 메이지 유신을 통한 일본의 성공, 장제스의 집권에서 시작하여 법폐 개혁과 실패 그리고 인민폐의 성공에 이르기까지, 일본 근대사에서의 천황과 금권의 치열한 투쟁 과정 등에 얽힌 이야기의 중요한 포인트는 결국 금융시스템의 장악과 적절한 금융 프런티어의 확립 여부에 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9장 금융 하이 프런티어와 인민폐의 국제화', '10장 은의 영광과 몽상'은 아마도 이번 <화폐전쟁 3>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저자가 앞에서 다룬 모둔 내용은 인민폐의 국제화와 그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금융 하이 프런티어의 구축이라는 일관된 목적에 맞춰져 있었고, 저자는 그 과정에서 은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며 은에 대한 투자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전 시리즈와 비슷하게 이번 <화폐전쟁 3>의 매력 역시 금융이라는 민감하고 흥미로운 주제에 다양한 이야기같은 요소를 가미하여 독자들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점일 것 같습니다. 완벽하게 학술적인 바탕을 가진 것은 아니더라도, 읽는 이가 수긍하게 만드는 타당성을 담고 있는 주장들이고, 기존의 진부한 이론이나 사실의 열거가 아닌 저자 자신의 관점에서 그런 문제를 신선하게 풀어가는 것을 읽으며 즐기는 재미도 있습니다. 그리고 항상 생각하는 부분이지만,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의 옆에서 그들의 성장을 바라보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답을 구하것 역시 저자의 주장들 못지 않게 읽는 우리에겐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또한 4권에서는 우리나라에 대해 다루고 싶다고 했으니, 이 부분도 많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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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에 대비하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김현구 옮김, 남상구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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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블랙 스완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파급 효과가 큰 사건이다. 비록 사람들이 예상하지는 못했어도 나중에 그 사건이 불가피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p9

  음!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대부분의 독자들은 상당한 당혹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자의 이전 저서인 <블랙 스완>을 성의껏 읽은 독자들이라면 그렇지 않겠지만, <블랙 스완>을 직접 읽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끊임없이 인구에 회자되던 '블랙 스완'이라는 용어에 관심이 생겨 이 책을 들게 된 독자-나같은 독자-라면 이 책의 구성이나 내용이 무척이나 당혹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블랙 스완이라는 말이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파급효과가 큰 희귀한 사건'을 일컫는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만, 이 책의 원서가 독립적인 책이 아니라 THE BLACK SWAN: The Impact of the Highly Improbable [2nd edition]의 후기 <On Robustness and Fragility>라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이 책이 상정하는 독자의 수준은 <블랙스완>을 성실히 읽고 그 내용에 대해 나름대로의 비판적 시각이나 문제 의식을 가진 정도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한편으로의 당혹감은 책의 후기를 멀쩡하게 한 권의 책으로 펴내서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두 번째 메시지라고 당당하게 선전해 대는 출판사의 빼짱(?)에서 느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럴듯한 미끼에 낚인 물고기의 기분이 이렇지 않을는지......-_- 

 "칠면조 한 마리가 있습니다. 푸줏간 주인이 1000일 동안 매일 맛있는 먹이를 주고 정성껏 돌봐주자 자기를 끔찍이 사랑한다고 착각하죠. 그러나 추구감사절을 앞두고 1001일이 되는 날 주인에게 목이 날아가는 순간 '아차, 속았다' 싶지만 이미 늦은 거죠."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교수가 <블랙 스완>의 요지를 우화로 표현한 것입니다. 저자는 '현대 사회가 인터넷과 지구화라는 두 가지 요소로 인해 리스크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커졌고, 여러 변수 간 상호 의존성과 복잡성이 커지면서 블랙 스완처럼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으므로 '특정 변수의 극단값에 대응하려면 역사 경험이나 자료 분석만 믿고 순진하게 행동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블랙 스완의 시대에 살기 위한 4가지 방책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과거 역사나 자료를 통한 모델보다는 경험을 믿어야 한다는 것. 둘째, '무엇을 하라'고 하기보다는 '하지 말라'는 부정적 조언을 명료하게 던지는 것이 낫다는 것. 셋째, 지나친 전문화는 위험하다는 점을 명심하고 과도한  낙관도 경계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넷째, 이기려고 애쓰기보다는 실수를 피하는 게 결과적으로 이익이다는 것.... 저자가 말한는 방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내용들로 보이지만, 2008년 금융 위기의 해결책을 '세계를 지배하는 것으로 착각하고서 주어진 자료의 평범한 왕국에서 찾으려고 한다'는 저자의 신랄한 시각에서 본다면 충분히 합당한 의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저자는 극단의 왕국-희박한 사건이 실제로 발생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는-에서 생각하고 있고, 그의 반대편에서 위기를 진화하려고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의 왕국-극단의 사건의 발생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책의 주된 역할은 바로 본 책인 <블랙 스완>의 내용에 대한 보충 설명을 담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자가 말하는 내용의 대부분은 <블랙 스완>에서 다루었던 내용 중에서 자신이 덧붙여 설명하기를 원하는 것들이고, 독자들은 이에 대한 선행 지식이 없이는 온전히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 한계를 느끼게도 됩니다. 물론 단편적으로 읽는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 있는데, 예를 들면 1장의 자연이 가르쳐주는 블랙 스완에 대처하는 방법이나 2장의 바벨 전략에 대한 설명, 8장의 블랙 스완에 강인한 사회를 위한 10가지 원칙 등은 블랙 스완에 대한 기본 개념만을 이해하고 있어도 유용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 책은 독자들이 먼저 <블랙 스완>을 제대로 읽어야만 잘 이해하고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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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찰스 고예트 지음, 권성희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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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기 후에 미국은 막대한 양의 공적자금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 투입했습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필요하다면 헬리콥터에서 달러를 뿌리기라도 하겠다고 했는데, 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도 각오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현하는 말로 끝나지 않고 실제로 미국은 눈앞의 불을 끄기 위해 달러를 마구 뿌려댔다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다른 나라였다면 자국의 화폐를 남발하는 그러한 행위가 바로 파멸로 가는 길이었겠지만, 기축통화로서의 달러를 소유한 미국은 그러한 파멸을 피해가면서 교묘하게(?) 자신들의 짐을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게 이전시키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지구상의 거의 모든 나라들이 외환보유고의 반 이상을 달러로 소유하고 있는 현실에서, 흔해빠진 달러는 결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닐 뿐더러, 오히려 기축통화의 잇점을 마음껏 누리는 쪽은 미국이고 그러한 불편부당함을 꾹참고 감당하게 되는 것은 그 이외의 다른 나라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의 세계 정세를 보면 아직까지는 미국이 최대의 강대국 -경제적, 그리고 군사적으로-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근자에 미국에 도전할 만한 나라로 중국이 강력하게 떠오르고 있고 경제적인 면에서는 미국보다 훨씬 더 부각을 받는 나라가 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주된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달러의 역할이 어느 날 갑자기 중국의 위안이나 다른 통화로 대체될 것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달러와 미국이 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언제 어떻게 얼마나 빨리 지평선으로 넘어갈지, 그리고 그 뒤는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때인 것 같습니다. 

 '전세계의 준비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태생적으로 불안정했으며 현재는 붕괴의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보기술버블이나 부동산버불이 한번 꺼진 후에는 이전처럼 다시 부풀어 오르지 못한 것처럼 달러버불도 마침내 터져버리면 세계의 그 어떤 통화도 달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을 것이다.' 저자는 금융위기 이후에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미국의 재정적자와 무역수지 적자 등을 고려할 때, 달러는 필연적으로 붕괴할 것이며 그러한 재난이 머지않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임박한 달러 붕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그러한 금융시장의 격변기 속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보호하고 이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부에서는 빛의 구렁텅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미국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2부에서는 신뢰를 잃은 달러가 어떤 식으로 붕괴할 것인지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3부와 4부에서는 달러의 가치가 폭락할 때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과 투자 아이디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달러가 붕괴하는 시대에 추천할 수 있는 투자의 기회를 크게 다음의 네 가지 분야에서 찾고 있습니다. 1) 진짜 돈 (금과 은), 2) 진짜 에너지 (원유), 3) 진짜로 사람들에게 필요한 진짜 상품 (농산물과 원자재), 4) 경제 여건에 대한 현실적인 평가 (달러화의 가치 급락과 금리 상승). 금과 은은 역사상 변함없이 통용되어온 화폐 수단이었고, 원유는 가장 탁월한 형태의 에너지원이고 농산물 등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상품입니다. 저자가 제안한 네 가지 분야는 모두 달러가 붕괴했을 때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는 것들이고, 그 가치를 지켜낼 수 있는 투자처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저자는 투자 분야만을 설명한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분야들에 구체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안내도 곁들이고 있습니다. 다만 이 책의 내용자체가 달러를 통화로 상용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에, 달러 통화권에서 벗어난 입장에서는 현실과 조금 동떨어진 느낌이 드는 내용들도 담겨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대하는 평범한 독자의 입장에서는 다가오는 달러 붕괴의 시대를 깨닫고 그러한 혼돈의 시대를 어떻게 맞이하고, 어떻게 헤쳐갈 것인가에 대한 현명한 조언을 얻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좀더 발품을 팔 용의가 있다면, 우리 현실에서 저자가 말하는 분야를 찾아보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챙길 수 있는 기회가 되겠지요.....   

 달러가 우리의 화폐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달러 평가 절하와 관련한 문제는 여러분의 문제다. -  달러 패권에 대한 드골 대통령의 비판에 대한 미국 고위 관료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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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진실과 미래 화폐전쟁
CCTV 경제 30분팀 지음, 류방승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도 있듯이 시대는 또 새로운 세계 화폐를 만들어낼 것이다. -p19

 금융위기 이후로 달러의 지위 약화와 몰락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당장 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그 자리를 위안화가 차지할 듯이 요란스러움을 떠는 글들도 보입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는 아직까지 달러화가 여전히 이 세계의 경제와 금융의 혈액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못할 듯 합니다. 금융위기 이후 막대한 돈을 찍어서 위기를 틀어막고 있는 미국이, 여전히 큰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바로 달러화가 지니는 세계 화폐로서의 위상때문일 것입니다. 만약에 다른 나라가 이번 위기에 자국의 화폐를 마구 찍어내서 유동성을 유지할려고 했다면..... 당연히 극심한 혼란과 인플레이션 속에 경제적으로 완벽하게 몰락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아무런 거리낌없이 돈을 뿌려대고서도 여전히 건재하고, 그외 모든 나라는 그 여파로 인한 부작용이 자국에 악영향을 미칠까 보아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바로 세계 화폐-기축 통화-가 가지는 극단적인 단면일 것입니다. 이 책은 이러한 세계 화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이전의 화폐전쟁 1, 2가 쑹홍빈이라는 저자 개인의 주관에 의한 음모론적인 시각이 강하게 개입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었다면, 이 책은 그보다는 훨씬 더 객관적인 방송사의 다큐멘타리라는 시각으로 이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면이 장점이 되기는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전의 책이 더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은 아무래도 음모론이 가지고 있는 매력 때문일 듯 합니다..... 

 국가간의 교역이 활발해지기 전의 고대나 중세 시대에는 금이나 은이 화폐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물론 나라마다 고유한 화폐제도가 있기는 했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유통된 것이 금과 은이었다고 한다면, 당시의 세계 화폐는 금과 은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근대에 이르러 산업혁명과 신세계의 발견, 식민지 개척 등의 결과로 촉발되는 국가간 교역의 증가는 이러한 경향에 변화를 가져오고, 해가 지지않는 제국을 건설한 영국의 파운드화가 그러한 국력과 금융제도를 뒤에 업고 첫번째 세계 화폐의 왕좌에 오릅니다. 두차례의 세계 전쟁뒤에는 막대한 자금을 소요한 영국의 국력이 쇠퇴한 반면, 유럽 대륙에서의 전쟁을 통해 막대한 부와 국력을 신장시킨 미국의 달러화가 세계 화폐의 왕좌를 계승합니다. 중간에 일본의 엔화나 독일의 마르크화가 그 왕좌에 도전하기는 했지만, 그리고 이전의 영광에 비해 조금 빛이 바라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그 왕좌는 달러화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로화가 그 입지를 다지고는 있지만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 보듯이 뒷심이 달리는 모습이고, 무서운 기세로 성장 중인 중국의 위안화가 기대주로서 선망을 받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말 그대로 기대주라고 할 정도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주된 주제는 이 다섯가지 통화를 통해서 누가 세계 화폐의 왕좌에 오르고 누가 왜 실패했는가를 되돌아보고 위안화가 그 왕좌에 오르기 위한 길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계 화폐의 지위에 오른 파운드화나 달러화의 이면에는 동시대의 최강대국이라는 국력이 뒷받침된 결과임을 곳곳에서 강조하고, 특히 일본 엔화의 실패를 돌아보며 화폐전쟁의 국면을 분석하는 부분을 보면, 분명 이 책의 주된 목적은 위안화가 실패하지 않고 세계 화폐의 왕좌에 오르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것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중국인의 시각에서 세계 화폐에 대한 주제를 다룬다는 것은 현재 미국과 G2를 이루는 이 대국이 자신들의 역량을 통해서 달러화가 가지는 왕좌를 탐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전략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말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읽는 이의 입장 - 특히 이 두 대국사이에 끼인 우리의 입장- 에서는 한편으로는 저들의 야망에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낄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방관자적으로 위안화가 엔화처럼 고꾸러지지 않고 기어이 세계 통화의 왕좌에 오를 수 있을까 하는 흥미로운 구경거리로 느껴질 수도 있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대하는 우리의 전략적인 자세는 저들의 미래 전략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우리의 갈 바를 모색하는 데 있을 것입니다. 감수자가 언급한 대로 위안화의 '만만디 국제화' 전략을 '추구하는 진리의 길을 멀고 험하지만 나는 오르락내리락하면서도 있는 힘을 다해 찾아 나선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에 대한 우리의 생존 전략은 가랑비에도 대비하는 자세, 즉 '한 마리 제비가 봄을 가져오지는 않지만 봄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봄은 영영 오지 않는다'는 말처럼, 변화를 바라보지만 말고 미리 준비하는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강자는 자신가 원하는 대로 하며 약자는 자기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로 인해 고통받는다. 강자와 약자는 힘(power)이 결정한다. 정의와 공정이란 것이 있지만 그저 강자의 이익을 달리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 p9, 투키디데스  

 화폐는 다만 자기 침대에서 숨을 거둘 뿐이다. - p35, 앙드레 코스톨라니 

 달러가 우리의 화폐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달러 평가 절하와 관련한 문제는 여러분의 문제다. - p116, 달러 패권에 대한 드골 대통령의 비판에 대한 미국 고위 관료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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