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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는 실물경제를 알려주지 않는다
양찬일 지음 / 북스토리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경제학자가 실물경제를 알려주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정확하게 분석하고 알려줄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실물경제에 대해서,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정확히 말해 줄 수 있다는 기대 자체가 과욕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테니 말입니다. 한데 이 책은 조금만 숙고하면 당연하게 알수 있는 사실을 용감하게 제목으로 사용했습니다. '경제학자는 실물경제를 알려주지 않는다'고...... '생활하는 데 경제학 박사 학위 따위는 필요없다!'고..... 이러한 확신에 찬 제목과 책표지의 글을 보노라면, 저자가 정말로 자신있게 실물경제에 대해서 다른 어떤 경제학 서적보다 더 간명하고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길만도 합니다만, 이러한 기대는 반 정도는 채워질 수도 있겠지만 그 나머지 반은 기대한만큼 깊은 골을 경험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경제에 대한 상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면 아마 반보다 더 많이 채워졌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경제용어에 대한 상식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몇몇 부분을 제외하고는 아는 내용의 반복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즉 이 책은 실물경제에 대한 해설이나 분석이 담긴 책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일상 생활을 하면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경제 용어에 대한 해설서 정도라고 소개하는 것이 가장 정직한 표현이지 않을까 합니다. 예전에 상업고등학교를 다니던 학생들이나 취업을 준비하던 대학생들이 가방 한쪽에 넣어가지고 다니던 상식책이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중요한 내용만 압축한 것이라면, 이 책은 그 책에서 볼 수 있었던 경제용어에 대한 내용만을 골라내어, 읽기 좋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은 것이라고 한다면 이 책이 가진 특징을 좀더 잘 표현하는 것일 듯 합니다.
물론 이러한 평가가 저자가 기울인 수고와 노력을 낮추려는 의도에서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책의 성격상 좀더 정직하게 제목을 붙일수도 있었을텐데, 상당히 오해를 살만한 표현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이야기한 것 뿐이니까요. 실제로 우리가 일상을 영위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다양한 경제적인 활동에 노출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만, 그러한 다양한 경제적인 상황에 대한 교육은 차치하고, 기본적인 경제활동 등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사람들이 부지기수라고 생각한다면, 괴짜경제학이나 경제학 비타민 등과 같은 류의 경제학 대중서보다는 이 책이 훨씬 더 실질적이고 실전적인 지식을 전해준다고 할 수 있겠고, 그러한 면이 이 책이 가진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금융자산과 실물자산, 각종 세금과 금융기관 등에 대한 설명 에서 시작하여 업무와 관련된 자산과 부채, 손익계산서와 손익 분기점, 도소매와 백화점 그리고 할인점의 차이, 업종과 업태의 차이, 거래시 필수적으로 필요한 계약서 작성이나 각종 서류, 건물의 용적률과 건폐율, 각서와 보증 그리고 공증의 의미, 재테크를 위해 알아두어야 할 주식과 주식투자에 대한 기법, 가치주와 성장주, 배당과 적립식 펀드, 재개발과 재건축, 그리고 뉴타운의 차이, 그리고 통신비, 전기 수도 요금 등의 각종 비용을 아끼는 방법에 대한 정리까지 세심하게 읽다보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잘못알고 있었을 내용 몇가지 쯤은 쉽게 얻어낼 수 있겠습니다. 그런 장점을 생각한다면, 일상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경제활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각종 용어와 구조, 기관 등에 설명을 담고 있어서, 경제신문을 읽는 것이 어려웠던 사람이나 재테크는 하고 싶지만 제대로 알지 못해서 망설였던 사람, 매번 이런 저런 거래를 하면서 어렵고 복잡하다며 중개인에게 맡겨 버리던 사람 -실제로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등등에게는 정말로 기본을 쌓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경제학자도, 그리고 이 책도 우리에게 실물경제의 현실과 미래를 정확하게 알려줄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조금 비약해서 말하자면, 정말로 아끼는 사람에게는 고기를 주지않고 고기잡는 법을 알려준다고 하였듯이, 이 책도 우리가 실제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지만 아무도 나서서 정리하고 알려주지 않았던 가장 기본적인 상식들을 알려주고 있으니, 적어도 가장 기본적인 도구는 우리 손에 들려준 셈이라고 할 수 있겠고, 나머지는 우리 스스로가 부단히 눈과 귀를 열고,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들의 이면을 이해하고자 하는 각자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