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의 CEO, 세종
전경일 지음 / 휴먼비즈니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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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선 제4대 왕 (재위 1418∼1450). 1418년 8월에 22세의 나이로 태종의 왕위를 받아 즉위하였다. 즉위 뒤 정치, 경제·문화면에 훌륭한 치적을 쌓아 수준 높은 민족문화의 창달과 조선 왕조의 기틀을 튼튼히 하였다. 1443년 한글을 창제하게 하고, 1446년 이를 반포하였다.'  한 인터넷 백과사전에 요약된 내용입니다. 그리고 우리 대부분이 이 짧은 문장안에 담긴 우리 역사에서의 그의 존재의 의미를 알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문화면에서의 훌륭한 치적을 말하라면 아마도 훈민정음 반포를 비롯하여 대여섯개는 단숨에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것들 하나 하나만으로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할 수 있는 훌륭한 업적이었다는 사실도 압니다. 그래서 그는 우리 뇌리에 영원한 대왕님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창조의 CEO 세종'은 이러한 역사속의 세종대왕을 우리의 현실로 불러내어, 현실을 비춰보는 거울로 사용하고자 하는 시도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너무 방대한 분야에서 업적을 이루고 치적을 쌓았기에 그를 단순히 경영자로서 해석하고, 기업경영을 위한 벤치마킹으로 사용한다는 데 대한 무리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저자는 경영이란 사람과 자원, 시대와 환경이 어울려 만들어 내는 종합예술이라는 측면에서 그를 통해 시대를 뛰어넘는 경영의 지혜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확신하며,  경영자로서의 세종, 주식회사 조선을 운영한 창조의 CEO로서의 세종에 대한 해석을 시도합니다. 낯선 시도이기는 하지만 역사속의 인물을 현실로 불러내는 노력이라는 의미에서 참 흥미롭습니다.

  저자는 세종의 즉위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신생왕국의 CEO라는 측면에서 그를 해석하고, 그 안에 담긴 보배로운 그의 경영정신을 찾아내고자 시도합니다. 장자가 아니지만 세자로 책봉받는 준비된 CEO로서의 자질에서부터, 신생 조선왕국을 안정시켜야 했던 젊은 CEO 세종의 과제와 그에 대한 그의 해결책들에서 나타나는 탁월한 능력과 노력, 그리고 그가 업적을 이뤄가며 중심을 잡고 지켜 나갔던 CEO로서의 경영철학들에 대해서, 세종의 치적이 방대했던만큼이나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며 이 시대의 경영자들이, 오랜시간이 흘렀지만 결코 빛이 바래지 않은, 그에게서 배울만한 훌륭한 경영정신들을 이끌어 냅니다.

 저자에 의하면 세종은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끊임없이 배우고 당대의 인재들과의 막힘없는 의사소통의 과정을 통해서 자발적으로 따르게 하는 리더십의 본보기를 보였고, 왕으로서의 권위로 통치하는 것이 아닌 근본되는 백성에 대한 사랑과 의무감을 가지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실천한 실천적인 사람이었고, 변화하는 환경에 맞춘 신속한 판단력과 행동 그리고 끊임없는 추구자세를 지닌 변화를 읽고 시대를 앞서가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의 리더십의 특징은 만인지상의 통치권자였음에도 민주주의적이었으며, 토론을 즐기고 다른 이의 의견을 청취하고 수용할 줄 아는 포용력과 유연성을 지녔고, 조력자들과 파트너십을 가지고 일을 진행시켰으며, 문무의 카리스마를 통합하여 변하는 환경에 대응한 변혁의 리더십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국가 CEO의 자질과 능력을 새로운 경지로 이끌어 올린 불멸의 CEO, 치밀한 경영전략가, 리더십의 황제, 그리고 경영 인프라와 시스템의 창조자라고 평가하는 저자는 세종경영의 특징과 스타일에 대한 정리로 우리에게 건실한 세종대왕의 경영의 유산을 알려줍니다.

 <세종의 경영 특징>

 1. 지배가 아닌 성과를 바탕으로 경영했다.

 2.  CEO와 신하가 함께 국사를 논하는 참여 경영을 했다.

 3. 많은 영역에 지식을 갖고 있었다. CEO 스스로 지식 경영을 하고자 했고, 국사에 대한 업무 파악에 소홀하지 않았다.

 4. 국가 소유권에 대한 태도가 매우 헌신적이었다.

 5. 경영 방식이 민주적이었다. 그는 민본주의자이면서 박애주의자였고, 동시에 민주주의자였다.

 6. 자신의 역할을 인프라 갖추기에 두었다. 이로써 단기적 성과가 아닌, 영구한 시스템의 일부로 남게 했다.

 7. 자신을 하늘을 섬기고 백성을 위하는 위민사상의 실천자로 생각하고 이를 실천했다. 최고경영자는 꼭대기에 있는 사람이므로 특히 스스로를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세종의 경영 스타일>

 1. 다방면에 걸친 관심과 지원으로 전채적인 인프라와 시스템의 육성에 힘쓴다.

 2.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고 일과 사람에 대한 통찰력을 갖는다.

 3. 수준 높은 기대감을 표명하고, 이를 관리한다.

 4. 지속적이고 강한 파급력을 갖는 문화 인프라를 구축한다.

 5. 토론과 토론의 결과를 중시한다.

 6. 스스로 가치있는 일을 하는 존재라는 느낌이 들도록 배려한다.

 7. 명확하게 규정하고, 쉬운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도록 한다.

 8. 수직적인 사회조직 속에서도 수평적 관계를 중시한다.

 9. 스스로 조심하고 근려한다.

 책을 읽는 중에 저자가 너무 많은 내용들을 '세종으로부터 배우는 경영정신'이라는 페이지를 통해 정리하고 있기에 잘 정리되지 않고, 너무 많은 것을 다룰려는 욕심이 있는 것 때문에 내용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이리 핵심을 다시 정리한 저자의 노력에 의해서 저자가 중점적으로 말하고자 한 내용들을 요약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들만 성실하게 실천해도 우리가 작게는 한 가정의 그리고 크게는 한 기업이나 사회의, 그리고 국가의 경영자로서의 자질에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그리고 저자와 같은 노력이 이제 시작되는 것이지만, 세종대왕이 만들어낸 다양한 업적에 대한 찬양만이 아니라 세종이라는 사람 자체에 숨겨진 다방면의 보석을 찾아내는 현대적인 해석 작업을 통해, 지금까지 모르거나 무시하고 지냈던 또 다른 그의 가치를 오늘에 되살려내는 의미있는 작업들이 진행된다면 훨씬 풍성한 과거와 저력을 지닌 나라와 민족이 될 듯 합니다.

  작년말에 학생들이 손에 꼽는 위인의 순위에서 세종대왕께서 10위권 밖으로 밀렸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TV드라마의 영향으로 순위를 지켰는데, 한글을 창제하고 많은 인재를 기용해서 우리 문화나 과학등의 분야에서 비길 바 없는 업적을 이루었지만, 항상 동일한 틀에만 갇혀서 이야기 되니 아이들 관심권에서 멀어진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도 멀쩡히 살아있는 안철수님이나 빌게이츠-현대적 의미로는 훌륭한 사람들이지만 위인이라기는 아직 역사의 평가가 남아있는-가 더 관심을 끈다고 하는데, 이 책을 보며 우리의 과거를 보는 방식의 문제로 인한 것이라는 생각을 새삼하게 됩니다.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아난 자랑스런 세종대왕을 배우는 기회를 우리 아이들이 가졌다면 언제까지나 닮고 싶은 위인의 앞자리에 그의 이름을 올려놓고 있을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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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위한 스테이크
에프라임 키숀 지음, 프리드리히 콜사트 그림, 최경은 옮김 / 마음산책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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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들> 이책의 원제목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저자는 이 이야기들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자신의 일생가운데  하고 싶었던 가장 속깊고 진솔한 것들을 이야기 했다고 생각했기에 이리 제목을 붙였을듯 합니다. 하지만 이건 책을 다 읽고 알게된 이야기이고, 처음에는 <개를 위한 스테이크>라는 조금 생소한 표현의 제목과 절판되었다가 다시 나온 거라는 책소개에 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물론 짧은 지식에 저자가 과거에 노벨상 후보에 까지 올랐다는 건 몰랐구요.

 저자는 헝가리에서 태어나 2차대전의 혹독한 시련을 몸으로 겪은 유대인이지만, 그가 쓴 이 짧은 글 (책 표지에는 짧은 소설이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들 속에서는 그런 그늘이나 고뇌의 그림자가 보이질 않습니다. 세상을 비틀고 풍자적으로 과장하고, 가식과 위선을 유머스럽게 드러내고 있는게 아마도 그런 고난을 몸과 마음으로 다 소화해내고 삶의 아름다운 것들을 보는 눈이, 그리고 그것들을 누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그에게는 생긴듯 합니다. 그래서 차갑고, 냉소적이고, 어두움보다는 따뜻하고, 온화하고, 밝게 삶을 긍정하는 그런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배꼽잡고 한바탕 웃고 마는 수준미달인 독자의 모습도 내게 있습니다. 저자가 바라는 것은 그런 것 이상일텐데 하는 미안함과 함께 말입니다.

 자기집의 개를 핑계삼아 식당에서 남은 맛있는 스테이크를 집에 싸가서 먹기로 결심하지만, 결국은 신물이 나서 식당주인에게 개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해야 한 주인공과 그 가족의 이야기인 <개를 위한 스테이크>를 읽노라면 인간 내면에 있는 가식과 위선, 그리고 그걸 위해 거짓을 진실처럼 말하고 또한 스스로를 합리화하거나 변명할 수 있는 숨겨진 인간 능력(?)에 대한 저자의 매서운 관찰과 풍자를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변기에 열쇠를 빠뜨리는 아이를 보고서 남 모르게 그걸 따라하며 쾌감을 느끼는 어른, 아이의 '지구가 정말 태양주위를 돌고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를 설득시키지 못하는 어른, 고무 젖꼭지로 집안을 들썩이며 어른들을 골탕먹이는 아이, 개처럼 짖으며 합법적으로 이웃을 괴롭히는 사람, 자신의 아이의 발표에는 환호하지만 다른 시간에는 시들해져서 시간이 빨리 가기를 재촉하는 어린이 학예회에 참석한 어른들, 버릇없는 개를 길들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개에게 길들여진 가족, 엉터리 포커게임으로 돈을 따고도 그것을 포커 게임의 매력이라고 우기는 남자, 안녕이라는 말을 가르치고자 하지만 결국 다른 말만 잔뜩 배운 앵무새와 가족 등 40여편의 이야기 속에 들어있는 저자의 눈길은 그 사건들을 때로는 과장하여 부풀리고, 때로는 비틀어서 우습게 만들지만, 곰곰히 돌아보면 그 이야기들과 내가 지금까지 묵묵히 살던 나의 일상과 닿아 있음을 느낍니다. 난 그저 그러려니 하고 식상하게 넘긴건데 저자는 거기에다 기발한 상상력을 가미하여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도 하고, 키득거리게도 하고, 때론 배꼽이 빠져라 웃고 싶은 욕망을 가지게도 만듭니다. 어찌보면 이러한 삶에 대한 따뜻한 눈길이 생사를 넘나들었던 저자의 삶의 생존방식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어깨에 짓눌린 일상이 저자의 눈길로 본다면 어찌 보일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자는 나의 이런 일상을 어떻게 따뜻하게 그려줄까? 라는 꿈같은 상상의 나래를 펴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자의 삶에 대한 자세를 나름 그려보며, 나는 내 일상에 대해 너무 무심하고, 냉소적인 눈길로 바라보고만 산게 아닌가 하는 반성도 곁들이게 됩니다. 이 책을 통해 나의 평범한 일상들속에도 이리 흥미롭고 많은 내용과 의미와 웃음이 담길수 있음을 되돌아볼 수 있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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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내 생의 마지막 하루라면
한창욱 지음 / 새론북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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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마지막 하루.  우리중의 누군가는 오늘이 그날이 되어버려 안타깝고 슬픈사람이 있을것이고, 우리에게도 살아있는 한 언젠가는 그 하루가 오늘이 되겠지요. 하지만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그것은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는 듯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일도, 모레도 그리고 내년도, 내후년도 당연하다는 듯이 말입니다.

 숲속의 입이 큰 토끼 수다와 귀가 큰 토끼 아하가 사냥꾼의 덫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생의 마지막을 맞은 이 토끼들은 아무 소용없는 몸부림마저 포기한 채 안타까움과 탄식으로 다가오는 사냥꾼-죽음-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뜻밖에도 사냥꾼은 토끼들에게 생의 마지막 하루를 선물하고 그들을 풀어줍니다. '이런 기적같은 선물을 받는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수다는 배불리 먹고 실컷 잠을 자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하는 아이를 꼭 끌어 안아주고, 아내에게 그동안의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빌겠다고 합니다. 하루 뒤에도 사냥꾼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고 새 삶을 얻은 이후로 수다는 그의 방식대로 살았고, 아하는 마지막 하루가 되었던 날 깨달은 깨달음을 실천하며-무질서했던 생활을 정리하고 가슴벅찬 비전을 가슴에 품고 오늘이 마지막날인 것처럼 열정적으로- 또 다른 마지막 하루를 향한 삶을 살아갑니다.

 매일 매일을 나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하루처럼 살아간다면, 분명 내 삶은 지금처럼 나태하거나 권태스럽지 않을 것이고, 작은 욕심에 얼굴을 붉히지도 않을 것입니다. 가진 것이 자랑이 되지도 않고 못가진 것들이 부끄러움이 되거나 낙망하는 이유가 되지도 않을 듯 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좀 더 따뜻한 말과  글, 정직과 감사하는 마음이 드러나는 사랑이 담긴 삶이 되고, 내가 하는 일에 가치를 부여하고 꿈을 꾸며, 그 꿈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행복을 소유한 삶이 되고, 지나가는 시간을 쳐다보지만 않고 여러 곳을 찾아다니고 사람을 만나고 계절의 변화를 즐기는 체험이 가득한 삶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심이나 행복뒤에 오는 '하지만'이라는 이 단어는 매번 물길의 방향을 역으로 돌려버리는 참 못된 녀석입니다- 내 살아있는 의식의 저편에서는 그래도 오늘이 그 마지막 날이 아니고, 내일도 모레도 있는데 하는 달콤한 유혹이 고개를 듭니다. 너무 극단으로 몰아가는 그런 충격요법까지 필요하겠느냐는 설득도 내 마음속에서 솟아오릅니다. 이건 다시 얻은 하루와 나머지 날들을 배불리 먹고 잠자는 데 기꺼이 투자한 입 큰 토끼 수다의 삶의 방식인데 말입니다. 

  정말로(?)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하루라면 나는 어떻게 할까? 아마도 귀 큰 토끼 아하가 했던 일이 내가 가장 먼저 하겠다고 나설 일인듯 합니다. 내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지만 그렇게 가깝게 불러서 안아주고 사랑을 나누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의 어머니, 누이, 형님, 동생, 친구들, 은사님, 목사님..... 아! 한마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는 말을 전하기에도 시간이 너무 부족할 듯 합니다. 이 안타까움을 진짜 내 인생의 마지막날에 지고 가지 않으려면, 저자가 말한 것 중에서 간단한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보아야 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그날에는 내 가족들에게 미소지으며 함께 웃고 울며 살을 비비며 살 수 있어서 고마웠다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서로 서운하지 않을 그런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뒤 다시 사냥꾼의 덫에 걸린 귀 큰 토끼 아하는 옛날처럼 불안하지도 안타깝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지나온 인생을 차분히 돌아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냥꾼이 올 아침을 기다렸습니다.

 분명 오늘 살아있다는 것은 희망이자 기회입니다. 그런 하루 하루가 알차게 모여 마지막 그날에는 인생을 돌아보며 차분히 미소 지을 수 있는 그런 축복된 삶이 나의 것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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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멋대로 키운 아이 더 크게 성공한다 - 내 아이 성격에 꼭 맞는 성공 교육법
윤태익 지음 / 더난출판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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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에 들어간 '제멋대로'란 말에 부정적인 어감이 있어 약간 삐딱하게 생각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제목으로 눈길 잡으려는 책이 아니야?' 하는 생각 말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서 '제멋대로 한다' 는 것은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다하게 방임하거나 방치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이의 타고난 성격을 찾아서 그 특성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고 보니 멋있는 제목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더 크게 성공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야?' 이것도 의심스런 눈길을 자극하는데 저자는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도 하지 않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성공의 의미는 무엇일까? 저는 마지막까지 뚜렷한 답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아이가 제멋대로 잘 자라서, 자신의 일을 정말 즐거워하며 열심히 하며 사는것이 아닐까?' 하는 정도의 추측만 할 뿐입니다.

 이 책에서는 아이의 성격의 특성으로 세가지를 제시합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머리형의 아이, 감정과 사람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가슴형 아이, 그리고 행동이 앞서는 장형 아이. -여기에 각 유형에 세가지 세분된 유형을 나누어 아홉가지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세가지 유형에 맞추어 아이를 칭찬하거나, 벌하는 방법, 학원을 택할때의 고려점, 방을 꾸며줄 때, 아이들과 놀게 할 때, 공부의 방식이나 동기부여의 방식, 그리고 직업을 선택할 때의 고려 사항등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실제적인 예를 들어주기도 합니다. 물론 여기서 전제되는 것은 부모가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서 충분히 관찰하고 이해하여 아이의 특징적인 성격을 파악해야한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당연하겠지요. 요즈음은 수많은 아이교육에 관한 책들과 이론들이 쏟아집니다. 그만큼 많은 관심이 쏠린 분야라는 이야기이겠지요. 하지만 다양한 의견이 많은 만큼 많은 혼란이 있는 분야이기도 한듯 한데, 곰곰히 숙고해보면 세상에 존재하는 아이들의 숫자만큼이나 많은 교육방법이나 양육방법이 존재한다는 말이 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사람에 관계된 일이기에 어느 한가지 이론으로 완전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는 고백이 맞는 말일겝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시도하는 아이를 세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버리는 분류방식도, 사람의 성격을 네가지 혈액형에 맞추어 설명하는 혈액형 성격학만큼이나 허무맹랑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감히 하게 됩니다. 설명하기 쉽고 구체적을 설명할려면 이렇게 어떤 유형을 정해 일반화하고 각각의 성격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실제 아이들에게 적용한다면 어디 한군데 딱들어맞지 않고 두가지 또는 세가지 특성을 모두 지닌 아이들이 더 많을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도 사실이구요. 어쩌면 인간사를 너무 단순화하고 정형화시킨 결과이겠고, 이런 접근방식의 한계일 수 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저자가 힘들여 에니어그램이라는 방식을 소개하고, 비록 단순하게 세가지로 정형화하여 아이들의 성격을 표현하기는 했지만 이 방식을 통하여 아이들에게는 나름대로의 성격특성이 있고, 결국 그러한 성격특성을 파악하여 그에 맞는 환경이나 교육방법, 지도방법, 대화방법 등을 택해야한다는 인식을 좀더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설명한 것은 이 책이 지닌 큰 장점이라고 인정해도 될 듯 합니다. 같은 칭찬이라도 방법에 따라 어떤 아이에게는 짐이 되지만 어떤 아이에게는 힘이 될 수 있고, 똑같은 방식의 꾸지람이라도 어떤아이에게는 적절한 방법이지만 어떤 아이에게는 수치심을 안기거나 마음의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것만으로도, 또한 아이와의 풀지못하던 갈등의 문제가 아이나 부모의 잘못이 아니라 서로의 성격특성의 차이에서 오는 기질상의 문제일 수 있다는 그런 깨달음으로 인해 아이를 조금나마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이 책은 나름대로 우리의 자녀교육에 큰 역할 하나를 감당했다는 칭찬을 받아도 될 듯 합니다. 저도 오늘부터는 아이의 특징이나 성격을 좀더 관심있게 관찰하고 숙고하여서, 아이의 특성을 먼저 이해하고 그에 적절한 양육방식을 고민하고 나누는 그런 부모가 되어야겠습니다. 제멋을 잃지않고 자라서 행복해하는 아이를 기대하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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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정말 위한다면 칭찬을 아껴라
이토 스스무 지음, 황소연 옮김 / 책씨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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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몇 번을 칭찬했는냐는 아이도 원치 않는다. 오늘 아이가 납득할 만한 칭찬을 몇 번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 진정한 엄격함은 끊임없이 생겨나는 욕망을 자제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다. 안 되는 것은 분명히 안된다고 밝히고 참아야 할 때는 참는 법을 가르쳐 주는 마음가짐이다'

  아이의 교육에 대해서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위의 두 문장에 많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물론 다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칭찬교육. 이제는 아이의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서 직장에서도 장점을 찾아내어 칭찬함으로, 직원들의 의욕을 북돋우고, 기를 살려주자는 주장이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저자가 말하였듯이 '칭찬하기' 자체는 훌륭한 감정의 표현 수단이 될수도 있고, 한 사람의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 줄 수도 있는 긍정적인 힘을 지닌 것이지만, 이것이 교육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을 때 나타나는 뒷면의 모습에 대한 저자의 통찰력 있는 지적은 단순한 심각함이 아닌 아이의 부모로서 문제의식을 가져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아이를 교육할 때, 사소한 일이라도 장점을 찾아내어 칭찬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려는 칭찬교육은 아이의 의욕을 고취시키고, 아이가 옳은 방향으로 반응하도록 인도할 수 있고, 자신감을 갖게 하며, 아이와의 친밀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등의 효과로 인해, 현재는 많은 지지를 받고 시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크게 2가지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먼저는 장기적인 안목의 결핍에 대한 지적입니다. 칭찬으로 인한 자신감과 의욕, 동기부여 등이 진정으로 아이를 지지해주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교육의 근본목적에 대한 인식부재에 대한 지적입니다. 교육의 목적이 여러가지로 표현될 수 있겠지만 저자는 교육은 궁극적으로 '자립 지원' 즉 홀로 서기를 돕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목적에 비추어보면 칭찬교육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일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무익하거나 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동전의 앞면이 있으면 뒷면이 있듯이, 아무리 좋은 교육의 방법도 결국은 그 이면에 대한 이해의 노력이 있어야 하겠구나, 부모도 공부하고 생각하면 살아야 하겠구나 하는 강한자극을 받게 되는 순간입니다. 지금까지는 단지 칭찬하는 방법으로 인한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던 것뿐만 아니라 칭찬교육 자체에 대해서, 저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고, 독이 될수도 있다고 하니 말입니다.

 저자가 돌고래 쇼와 칭찬교육을 비교하는 부분에서는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였습니다. 내아이들과 돌고래를 비교하다니-아주 단순한 자존심이 상한다는 반응이지만-하는 생각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쇼를 준비시키기 위해 하나의 동작을 해낼 때마다 먹이를 주어 쇼를 완성해가는 돌고래에 대한 교육방법과 모든 것에서 칭찬거리를 찾아내서 반복적으로 칭찬하고 아이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는 것이 하나도 다를바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먹이가 도구로 사용되듯이 칭찬이 반복적으로 사용되면 도구화 되어 아이가 자신의 의지와 생각대로 자라는게 아니라 칭찬하는 사람의 의도와 통제에 따른 반응을 하게되고, 결국은 다른사람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집착하는 주체성 상실과 자신의 일의 과정보다는 결과에 집착하여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심정적으로는 그래도라는 생각이 드는건 사실이지만, 칭찬은 다 좋고 다만 기술적인 방법의 문제만이 고려되어야 하는것이 아니라, 잘 뒤집어 보면 근본적인 문제들이 감춰져 있다는 저자의 지적은 상당한 통찰력과 타당성이 있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제대로 칭찬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도구화 하지 말고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칭찬을 해야하고, 정말 칭찬하고 싶은때라도 참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는 지적 또한 부모된 자로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정말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식의 칭찬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결국 교육이라는 것이 아이가 잠시 부모 앞에서 재롱떨고 으시대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자립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마음이 재촉하더라도 아이가 홀로 설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보아 주는 부모, 아이를 믿고 아이가 직접 부딪치면서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모가 되어 주라는 저자의 권고는 넘어질까 다칠까 미리 달려가는 나 같은 부모에게 많은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결국 이 세상을 헤쳐나가는 것은 아이 자신이어야 하고, 부모가 아이의 인생을 대신 그려줄 수 없는 것이기에,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참된 사랑 - 무조건적인 사랑, 자상함과 엄격함을 겸비한 사랑, 그리고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사랑-이라는 저자의 말을 가슴에 담고 책읽기를 마무리 합니다.

 나의 아이들이 조그만 풀장에서 춤추는 고래가 아니라, 망망대해를 품에 안고 미지의 세계를 찾아나서는 용기있는 고래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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