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 씨와 파란 기적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37
파울 마어 지음, 유혜자 옮김, 우테 크라우제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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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등장인물.... 막스, 그리고 그의 아버지 슈테른하임, 슈테른하임의 친구인 에드가 씨, 그리고 막스네 집 윗층의 리히트블라우, 그리고 학교 선생님과 막스의 친구, 슈테른하임에게 파란 약물을 건네준 이상한 할머니의 이웃집에 사는 할아버지, 리센코프 할머니.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오간 등장인물.... 벨로 씨(개), 벨로 씨의 여자 친구 아드리엔느, 에드가 씨의 집에서 기르던 토끼 하스 씨와 암탉 아주머니 다섯명, 그리고 이 이야기의 매듭이 되는 이상한 할머니(막스의 증조할아버지가 만든 파란 용액을 마시고 사람이 된 개로 추정됨)  

 막스는 애완견을 가지고 싶어하는 어린 학생입니다. 아버지는 약사이고, 어머니는 이혼하고 악어사냥꾼에게 가버렸고, 그의 증조 할아버지는 뢰벤가의 마법사라고 불렸던 유명한 약사입니다. 이야기의 발단은 그 유명했던 증조 할아버지가 만든 파란 약물을 이상한 할머니가 막스의 아버지에게 전해주면서 시작됩니다. 그 약은 우연찮은 사건으로 기적의 비료로 인식되어 슈테른하임의 친구인 에드가 씨의 농장에 뿌려지는데 그 용액은 식물의 종이 변하게는 하지만 엄청난 성장속도로 자라게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깊은 비밀은 막스와 그의 애완견 벨로의 호기심과 우연찮은 사고에 의해 막을 올립니다. 애완견이던 벨로가 파란 약물을 우연히 핥아먹고서 사람이 되어버리는데, 이야기는 이후로 쉼없이 흥미를 유지하면 진행됩니다..........

  '파란 약물을 먹고서 개가 사람이 된다'는 기본 얼개만을 가지고 사람들이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면 어떤 이야기가 꾸며질까 하는 생각을 먼저 해 봅니다. 작가인 파울 마어가 들려준 이야기가 현실세계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상상력의 세계를 끌여 들어왔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부자연스러운 군더더기나 억지스런 설정이나 과장된 인간 모습을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의 애완견을 갖고 싶어하는 막스라는 소년과 그 주변 사람들과의 삶속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개가 된 벨로라는 상상력의 세계를 멋지게 버무려서 그려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은 미하엘 엔데의 여러 어린이 책들을 읽으면서도 가졌던 것인 듯 합니다. 무릇 판타지 동화라거나 상상력을 키워주는 동화라고 한다면 이런 정도의 기발함과 자연스러움과 또한 재미를 가져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상상력이나 창의력을 키워준다고 하는 많은 활동들보다 이러한 이야기 한 편이 훨씬 더 유용할 거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런 능력은 말로 강요한다고, 억지로 시킨다고 자라나는 것이 아닐터이고, 이러한 무한한 상상의 세계의 끝자락과 연결된 이야기들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마법의 파란 용액 한 방울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들을 작가의 끊임없는 땀방울이 어린 지적 노력의 결과물일겁니다. 그래서 읽는 이는 더 재미있고 유쾌하고 기발한 이야기라고 느낄거구요. 나처럼 우리 아이들도 벨로 씨와의 멋진 세계를 여행하고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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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손오공의 단어마법 1
김현수 외 지음, 진승남 그림 / 아울북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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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잠을 잤는지 지각한 손오공, 놓친 버스를 타기 위해 한자 단어 마법을 사용합니다. "속도를 줄여줘! 감속 速!" 그래서 막 버스를 타려는 순간 운전석에 있던 운전사-마왕족의 하나인데 이름은 잘 모르겠네요. 아들에게 물어봐야 하나?!!-가 갑자기 비웃으며 "속도를 빠르게! 가속 !"  하고 한자마법을 사용하여 손오공을 골탕먹입니다.>

 마법천자문, 아이들이 있는 부모라면 이미 수없이 보았을 것입니다. 한자를 공부하는데도 아이들이 더 신나게 보며 책에 나오는 한자의 뜻과 음을 가지고 서로 장난까지 치며 누가 더 센지 겨루기를 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됩니다. 분명 학습에 대한 새로운 시도이고,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상당히 성공적인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만화라는 형식의 약점(?)이 얼마만큼 극복될 것인지에 대한 부모로서의 걱정과 한자에 대한 아이들이 실력이 그들이 즐기는 만큼 향상되어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말끔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이번 '손오공의 단어마법'은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마법천자문을 반대말, 소리는 같고 뜻이 다른 말, 같은 한자이면서 다른 뜻과 소리가 나는 경우, 단어의 순서를 뒤집으면 뜻이 바뀌는 말 등에 대한 단어중심으로 아이들에게 접근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단순한 한자의 음과 뜻이 아니라 한자가 모여서 이루는 단어를 알려주고, 뜻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설명해 주는데, 서로 대비되는 단어나 비교되는 단어를 사용하여 더 흥미롭게 내용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법천자문 시리즈처럼 스토리를 가지고 이어지는 것이 아니고, 각 단어들에 대한 간단한 만화형식의 설명과 내용들에 대한 좀더 심도 있는 설명을 옆 페이지에 곁들여서 학습적인 면이 좀더 강조되었다는 생각입니다.

 '반대말' 꼭지를 통해서 한자단어가 반대말을 이루는 원리에 대한 이해력을 높일 수 있고, '소리는 같지만 뜻이 다른 말' 꼭지를 통해서는 한글로는 똑같이 표현되지만 문장에서 쓰임에 따라 뜻이 달라지던 말들에 대한 확실한 이해의 계기가 될 수 있겠습니다. '같은 한자어가 다른 뜻과 소리가 나는 경우, 그리고 순서를 바꾸면 뜻이 달라지는 말'에 대한 단원에서는 아이들에게 설명이 쉽지 않은 내용일 것 같은데, 아무튼 자연스럽게 내용들을 익히게 하고, 한자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반대말 꼭지에 나오는 어휘 중에서 '액체-기체-고체', '육로-수로' 등 몇몇 단어는 반대말이라기 보다는 정확히 말하면 상대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남자는 여자의 반대어가 아닌 상대말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항상 이러한 책을 볼때면 형식이 만화라는 사실에서 매번 망설임을 갖게 됩니다. 재미도 있고, 아이들이 학습하는데 흥미를 유발하는 것도 분명 뛰어나고, 또한 아이들이 집중하여 몇번 보고 나서는 그 안의 한자어들을 줄줄 외우는 것을 보면서도 말입니다. 아마도 이런 생각들이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어린아이들의 학습서의 경향이 만화형식으로 치우쳐 흐르는 것을 보면서 걱정이 더 많은 편입니다. 아이들의 사고능력이나 독해/독서 능력의 저하로 이어질 거라는 염려가 그 이면에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학습서들이 분명 도움이 되는 아이들이 있고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음을 애써 외면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른인 내가 보기에도 흥미롭고, 아이들이 따분해하지 않고 한자어에 대한 이해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될 수 있을 거라는 장점들도 있음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가르치려면 고민이 되었을 그런 내용들인데 말입니다. 어쨌든 내일이면 다시 나의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며 손오공이나 그 주인공들의 흉내를 내며, 한자 단어마법에 심취(?)해 있는 아이들을 난 그저 찬찬히 바라만 보고 있을 겁니다. 다른 책들도 열심히 읽어주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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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크랩의 파파 기도 - 전에는 해보지 않은 새로운 기도
래리 크랩 지음, 김성녀 옮김 / IVP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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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신앙생활중에 가장 쓰라린(?) 기도의 응답을 받지 못했던 일은, 신앙생활을 시작하고 1년이 조금 지났을때, 골육종이라는 암에 걸려 항암제 치료를 받고, 다리를 절단하고 다시 항암제를 맞고, 폐에 전이되어 결국 쓸쓸히(?) 유명 기도원의 한 구석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다가  먼저 하나님 나라로 간 후배에 대한 기억인 듯 합니다. 아직까지도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마음 한 구석이 저려오는 것을 어찌할 수 없는 기억이고, 많은 시간을 나와 우리 모임의 신앙의 실패가 아닌가 하는 황당한 생각을 갖기도 했던적이 있었습니다.  이 책을 대하며 그 기억이 다시 나는 것은 그때의 나와 우리 모임이 그 후배를 위해 했던 기도가 저자가 말하는 전형적인 간청형 기도였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리고 그 후로 여러 기도에 관한 책들과 설교 말씀을 들었지만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나의 기도에서 잘못된 부분이 어디인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지적해 주는 기회를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입니다. 때로는 비슷한 깨달음도 있었겠지만, 이내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되돌아간 곳은 하나님께 무엇을 해 달라는 식의 기도법이었고, 나 자신의 신앙적인 나태함이나 교만함도 그러한 행태에 일조했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

 저자는 기도란 하나님을 얻는 것이지 다른 무엇인가를 얻어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즉 기도란 하나님과의 관계를 견고히 맺는 것이 우선이고 그러고 나서야 우리가 보통하는 간청을 드리는 것이 순서라고 합니다. 그래서 기도는 우리에게 관한 것만도 아니고 하나님께 관한 것만도 아닌 하나님과 우리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현대인들의 기도의 전형이 되어버린 간청형 기도 -자신의 요구 사항을 구하고 거기에서 시작하여 다른사람을 중보기도하고, 감사하고, 예배드리고, 하나님과 관계맺기를 시도하는- 의 자기중심적이고 자기 만족적인 잘못을 지적하고, 그와는 다른 하나님이 우선 순위에 계시는 그래서 그 분과 관계맺기가 우선이 되는 관계형 기도의 필요성과 참된 기도의 한 유형으로서의 진면목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그 기도를 '파파기도 The Papa Prayer'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관계 중심의 기도는 나 중심적인 기도의 방향과는 반대로 우선은 하나님께 나아가 그 음성을 먼저 듣는 관계 맺기에서 시작하여, 예배와 감사와 중보와 간청으로 이르게 됩니다. 저자가 말하는 파파기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P (present): 자신을 꾸밈없이 하나님 앞에 내어놓으라.

 A (attend): 당신이 하나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예의 주시하라.

 P (purge): 하나님과의 관계를 가로막는 것은 무엇이든 쏟아놓으라.

 A (approach): 하나님을 당신의 1순위로 여기고 나아가라.

 저자는 이러한 기도의 실천을 위한 자신의 위치를 찾고,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이미지를 형성하고, 하나님의 거룩함에 나아가 절대적인 의존을 배우고, 하나님께 빈마음으로 나아가 하나님을 첫자리에 모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실천적인 방안들에 대해서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세밀하게 안내를 해 줍니다.  그리고 저자의 이러한 이야기들이 너무 신학적이거나 너무 이론적인 것이 아닌 저자 자신의 메말랐던 기도생활 가운데 체험하게 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어찌보면 현실속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신앙생활을 해가는 나같은 신자들에게 더 호소력있게 다가옵니다. 물론 그의 영혼을 쓰셔서 많은 곤고한 기독교인들에게 말씀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의지가 있었겠고, 또한 저자의 끊임없이 탐구하며 나선 영적여정 가운데서 얻은 경험과 통찰력이 소중한 바탕이 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기도 응답에 대해서 많이 듣는 내용이 하나님의 응답은 '그래, 아니다, 기다려라'라는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깨닫는 것은 응답 자체가 일차적으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무디가 몇만번의 기도 응답을 받았고, 어떤사람은 기도수첩에 빼곡히 응답받은 기도를 지운 흔적이 있다는 등의 이야기나 간증을 들으면서 남모르게 기가 죽고 마음 한 구석에서는 나의 신앙에 대해서 실망하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그들이 이야기하거나 간증할 때 진짜 알짜배기 이야기는 빼먹었고, 그것은 그들이 기도할 때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기도했다는 -저자의 표현으로 한다면 하나님을 우선순위에 두고 먼저 관계를 맺는 기도를 했다는- 통찰력 있는 내용은 항상 빠졌었다는 생각입니다. 저자가 알려준 파파기도를 통해 내게 닫힌 듯 했던 기도의 세계에 대한 놀라운 지혜를 얻고, '기도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다시 가지게 됨으로 인해 감사하고, 이 책은 내 신앙생활 가운데 안겨진 놀라운 선물이요 멋진 책이라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내일부터는 저자가 부록으로 남겨준 파파기도를 배우기 위한 실제적인 지침을 따라 새롭게 하나님의 말씀을 청종하고 관계맺는 기도의 즐거움을 누릴겁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환경을 우리가 좋아하는 쪽으로 사용하실 수도 있고(may), 또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이 좋아하는 쪽으로 변화시키는 데 그분의 능력을 사용하실(will)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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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간 사자 웅진 세계그림책 107
미셸 누드슨 지음, 홍연미 옮김, 케빈 호크스 그림 / 웅진주니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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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소개된 책제목을 보며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분명 책의 표지는 아닌데 제목은  귀에 많이 익었거든요.....한데..... 검색을 해보니 다른 출판사의 어린이책 <학교에 간 사자>라는 책을 잠시 혼동하였더군요. 학교에 간 사자나 도서관에 간 사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장소에 간 사자님.... 무얼하러 가셨을까요? 도서관은 책을 골라보며 읽는 곳인데.....

  앞표지를 넘기면 꼬리를 쭉 펴고 인도를 당당하게 걸어가고 있는 사자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페이지에선 사자가 꼬리를 치켜들고 계단을 오르는군요. 계단 양쪽에는 쪼그린 사자상이 있는데, 그걸 보고 이 사자님은 자신을 반기는 곳으로 알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우리 사자님, 당당하게 걸어서 맥비씨가 있는 대출 창구를 그냥 지나치고 자료실로 갑니다. 사람들이 모두 눈이 휘둥그레지고....맥비씨는 관장님께 사자가 나타났다고 고하러 달려갑니다. 하지만 메리웨더 관장님의 관심사는  무서운 사자가 나타난 것보다는 도서관에서 뛰면 안된다는 것 등의 규칙이 지켜지는 것이 더 중요한가 봅니다. 뛰어온 맥비씨에게 뛰면 안된다고 주의시키고, 사자가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면 문제가 안된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니 말입니다. 그래서 사자님은 도서목록 카드의 냄새도 맡고, 새책에 머리를 비비고, 이야기 방에서 잠이 들지만 규칙을 어기지 않아서 그대로 도서관에 받아들여집니다. 다만 한 번, 이야기 시간이 끝나고 갈 시간이 되자 아쉬운 듯, 요란하게 으르렁 울었다가 관장님께 '조용하지 못하겠다면 나가라'는 질책을 받지만, 그 뒤로는 매일 일찍부터 나와서 관장님도 돕고, 아이들과도 놀아주고, 꼬리로 책의 먼지도 털며 모범적인 도서관의 구성원으로 생활을 합니다. 절대 뛰지도 으르렁 거리지도 않았으며 맥비씨를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도서관의 구성원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맥비씨 만큼은 아직도 사자가 도서관 있어서는 안될 동물이라고 생각하시나 봅니다. 그러던 어느날..... 사자의 도움을 받으며 일하시던 우리 관장님께서 의자에서 떨어지셔서 바닥에서 일어서시지를 못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사자에게 맥비씨를 불러 달라고 부탁을 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서도 우리 관장님은 사자에게 뛰면 안된다고 주의시키시지만, 다급한 우리 사자씨는 냅다 뛰어서 맥비씨에게 가서 자신의 용무를 무시하는 그를 향해 '으르르크아아아앙!' -관장님이 다쳤어요- 하고 냅다 소리를 지릅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지 않고 규칙을 어긴 자신의 행동을 순순히 인정하고 도서관에서 사라지고 마네요. 고자질하러 간 맥비씨는 팔이 부러진 관장님을 발견하지만 이미 사자님은 사라지고 난 뒤입니다. 그 다음날부터 사자가 보이지 않자 시무룩해지신 관장님과 혹시나 하며 가끔씩 주위를 둘러보는 도서관의 여러 사람들.... 사자님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모두들 이리 앉아서 사자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동안 얄밉게 보였던 우리 맥비씨는 비오는 날 우산을 받쳐들고서 마을 곳곳을 뒤지며 멋진 뒷모습을 남기며 사라지신 사자님을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도서관 유리문 앞에서 사자를 찾아낸 맥비씨가 도서관의 새 규칙을 멋지게 통보합니다. '으르렁거리면 안됨. 단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는 예외임. 그러니까 다친 친구를 도와야 할 경 같은 것 말이지." 이리 말하고 돌아서 가는 맥비씨의 모습은 규칙을 어기고 도서관을 스스로 나오던 사자님의 모습보다 더 멋있습니다..... 다음날 사자는 다시 도서관에 돌아왔고, 우리 엄격한 관장님께서도 기뻐서 마구 달려가시네요,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구요, 다시 새로운 규칙하나. '도서관에서 뛰거나 소리치면 안됨. 단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는 예외임. 규칙을 인정하고 지킬 줄 아는 멋진 사자가 돌아왔을 때와 같은 경우.'

  쓰다보니 줄거리를 적어버린 듯 합니다. 요점은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려는 것들을 찾아 내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나열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우선 저자는 도서관 -여기서는 책의 배경이 도서관이지만 이걸 넓혀서 생각한다면 공공장소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에서는 누구나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으며, 이것은 사람만이 아니라 동물인 사자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며, 누구나 준수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사서도, 도서관장님도 예외는 아니구요. 두번째는 규칙을 어기면 그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의 사자님처럼 그것에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를 합리화하거나 변명하기 보다는 먼저 규칙을 어긴 대가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성숙함이 먼저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도서관 유리문 앞에서 비를 맞아가며 그 안에 들어가고 싶어하지만, 못들어가고 있는 사자님이 멋져 보이는 이유는 자신이 불편하다고 변명하지 않고, 더욱 철저히 그 규칙을 준수하는 태도 때문일겁니다. 세번째는 모든 규칙에는 예외가 있다는 것입니다. 공공장소의 규칙이 결국은 그 시설을 이용하는 이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마련된 것이지 결코 규칙을 위한 규칙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관장님이 다쳤을 때 이것을 알리기 위해 으르렁거린 사자의 행동이나 사자가 돌아왔을 때 그 기쁨으로 뛰기도 하고 환호성을 울리는 모습은 정당한 것이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것은 규칙을 어긴 사자가 먼저 규칙의 예외를 주장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고, 그 예외라는 것은 구성원 모두가 수긍할 만한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일 듯 합니다. 네번째로 사자님보다 더 멋진 맥비씨의 모습을 통해서 작가가 우리에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잘못된 점을 인정할 줄 아는 용기와 다른 사람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들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 행동하는 사랑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덕목이라는 사실입니다. 맥비씨가 사자를 찾아나서서 규칙의 예외를 알려주는 모습은, 바로 자신의 사자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이고,  사자가 떠난뒤 창밖을 보거나 주위를 둘러만 보는 수동적인 다른 사람들의 모습과는 달리 사자를 찾아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행동으로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맥비씨의 모습은, 바로 실천하는 사랑의 의미와 결과를 여실히 보여주는 본보기라는 생각입니다.

  책읽는 시간이, 짧지만 참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멋진 사자님처럼 규칙을 존중하는 훌륭한 도서관 맨(?), 도서관 우먼(?)이 되고, 더 멋진 맥비씨처럼 자신의 잘못된 점을 인정할 줄 알고 또한 다른 이들을 위한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멋진 사람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멋진 사자님! 그리고 더 멋진 맥비씨! 우리 아이들에게 당신들의 멋진 모습과 심성을 전염시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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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표 이야기 -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정표.김순규 지음, 이유정 그림 / 파랑새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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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나이는 열하고도 세살.

 이름은 이정표.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코피가 멈추지 않아서 병원 응급실에 갔던 아이, 그리고 뜻밖에 백혈병을 진단받고 2년이 채 안되는 세월을 그 병과 씨름하며 이겨보려고 안간힘을 썼던 아이. 글쓰기를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고, 유희왕 카드 놀이를 좋아하고, 여느 아이들처럼 애완동물을 갖고 싶어하고, 놀이공원에 가거나 가족과 함께 외출하고 외식을 하는 것을 좋아하던 아이. 질병과의 사느냐 죽느냐의 싸움 가운데서도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자신의 아픔 너머의 가족들의 아픔과 노고도 볼 줄 알았고 위로할 줄 알았던 속 깊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그 아이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다만 과거의 기억과 남기고 간 흔적들로만 남아 있을 따름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생사의 갈림길을 오가며 또박또박 써 내려갔던 일기가 이 세상에 흔적으로 남아 이리 한 권의 책으로 내 손에 들려졌습니다.

 아이가 죽기전에 기획되고 준비되었던 이 책은 아이가 세상을 등지고 하나님 나라로 먼저 간 뒤에 이렇게 출판되었습니다. 병을 진단받고 나서 죽기 며칠전까지의 기록이지만, 그리고 투병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질병과의 고단한 싸움을 그린 투병일기라기 보다는  여느 아이들이 자신의 일상을 그린 듯, 투명한 아이의 눈, 순진한 아이의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기록한 일상의 기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 기록 안에는 한 아이의 기쁨과 슬픔과 눈물과 웃음, 그리고 그의 어머니와 가족, 친구들의 삶이, 때로는 즐겁게, 그리고 때로는 가슴 아프게 기록되고 있습니니다.

 1년 9개월여의 시간동안 아이는 백혈병을 진단받고, 항암제 치료를 하고, 골수이식을 받고, 그리고 그로 인해서 생기는 합병증 등으로 고생을 합니다. 그리고 아이는 마지막 일기에 다가올 자신에 생일에 대한 기대와 병을 이기고 즐겁게 보낼 날들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 2007년 1월 16일 피자, 치킨, 떡 스파게티, 고구마튀김으로 생일 파티할 때 나도 먹었음 좋겠고 이렇게 힘들게 이겨 내면 다시 먹고 싶은 것도 먹고 신나고 즐겁게 보낼 날이 오리라 믿는다.'

 하지만 1월 11일에 이렇게 일기를 마무리 했던 아이는 자신의 생일이 채 되기도 전인 1월 14일 숨을 거두었습니다. 자신의 희망과 미래를 모두 남겨둔 채 아이는 이제 이 세상의 아이가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과 손끝에서 만들어진 이 글들로 인해 아마도 아이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 보다도 더 큰 희망의 씨앗을 이 세상에 뿌린 듯 합니다. 희망을 잃지 않고 산다는 것의 의미, 살아 숨쉬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에 대한 메시지를 이리 자신의 삶의 기록으로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나이 13세, 이름은 이정표.

 그 아이는 이젠 세상에 없지만, 아이는 그의 가족과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과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살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  당신의 삶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 당신의 삶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태초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사랑은 / 우리의 만남을 통해 열매를 맺고 / 당신이 이 세상에 존재함으로 인해 / 우리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 지금도 그 사랑  받고 있지요. /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 지금도 그 사랑 받고 있지요. / 지금도 그 사랑 받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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