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동화 긴 생각 - 두 번째 이야기, 생각이 깊어지는 이야기 짧은 동화 긴 생각 2
이규경 글.그림 / 효리원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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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 생각하는 사람은 우리 속에 갇힌 사람이에요. / 내 것만 찾는 사람은 우리 속에 갇힌 사람이에요. / 우리 속에 갇혀서 넓은 세상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이에요. / 내 것이 없으면 남의 도움 받지 못할 외로운 사람이에요. <우리 속에 갇힌 사람, p38>

함박눈이 내린 일요일날 아침에 아이들과 함께 천변 잔디밭에 가서 눈사람을 만들었습니다. 열심이 눈을 굴려 나는 몸통을 만들고 큰아이는 머리부분을 만들었습니다. 가져간 준비물이 없어서 눈이며 코, 입은 눈으로 불룩하게 만들고서 머리에는 돌하루방이 쓴 모자처럼 멋진 눈모자도 하나 씌워주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몇장 찍었습니다. 그렇게 기분좋게 시간을 보내고, 들어가기 싫다는 둘째녀석을 달래서 교회에 다녀온 뒤에 다시 와서 깽깽이-6살 둘째아이가 지어준 눈사람 이름입니다. 이유는 저도 모르는데...-와 놀자고 하고 집에 돌아와 가족들이 모두 교회에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바람이 차가워진 오후에, 아이들의 약속을 지키라는 강력한 항의(?)에 너무 춥다고 그들의 주장을 무력화 하려던 내가 할말이 없어 다시 깽깽이에게 갔습니다. 한데.... 우리의 소중한 작품이 무참히 짓이겨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10여미터 옆에 다른 사람들이 만들었을 눈사람이 서 있었구요.  저는 잠시 실망하는 아이들을 보며 할말을 잃었습니다. 참 사람들이란게.... 그냥두고 쳐다보면 좋았을것을.... 굳이 이리 부숴야 했을까..... 조금은 씁쓸했습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되었지만 사람들 마음까지 하얗게 깨끗해진건 아니었겠지요. 하지만 아이들은 부서진 눈덩이들로 성벽을 만든다며 이내 부산히 움직입니다. 그런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보며 내가 억지로 저 아이들에게 무언가 선한것들을 가르친다는게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난 아직 우리 속에 갇혀 있고 아이들은 저리 다시 자유로워졌습니다. 

 넓은 길에서 오고 가는 사람들은 / 서로 부딪치지 않지만 / 좁은 길에서 오고 가는 사람들은 / 서로 부딪혀요. / 우리들 감정도 마찬가지예요. / 넓은 마음에서 오고 가는 감정들은 / 부딪치지 않지만 / 좁은 마음에서 오고 가는 감정들은 / 서로 부딪쳐요. <길과 마음, p39> 

 여기 읽으면 생각이 커지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향기가 묻어나는 이야기,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해주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동시라고 생각했는데 작가가 제목으로 굳이 짧은 동화라고 하였는지 나름 고민해 보지만 이내 그게 그거 아닌가라는 타협으로 물음표를 저 멀리 내동댕이 칩니다. 넓은 마음으로 오고가는 생각들을 잘 소통시킨다는 핑계를 덧붙이며.

 힘으로 열수 없는 문이 / 마음의 문이예요. /  돈으로도 열수 없는 문이 마음의 문이예요. / 그러나 부드러운 말한마디에 / 쉽게 열리는 문이 마음의 문이예요. / 눈물 한 방울에 쉽게 열리는 문이 / 마음의 문이예요. <마음의 문, p60>

  나의 아이들이 이런 세상사는 이치를 깨우쳤으면 합니다. 세상을 지식으로나 힘으로나 돈으로 살지않고 가슴으로 사는 법을 체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친구의 아픔을 공감할 줄 알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꺼이 손 내밀어 잡아주는 용기를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등의 부드럽고 품위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멀리 떨어져서는 친구가 안돼요. / 오라고 손짓해서는 친구가 안돼요. / 가까이 다가가야 친구가 돼요. / 내가 먼저 손 내밀어야 친구가 돼요. <친구, p129>

 학교에 처음 입학한 큰아이가 '오늘은 친구를 몇명 사귀었어요' 하고 자랑스레 이야기하던 기억이 납니다. 새로 학원에 가서 며칠이 지나 물어보면 사귄 친구가 몇명이 있다고 웃으며 이야기 하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아이에게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아이는 다른사람과 친구가 되는 방법을 저보다 더 잘 알고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겠지요. 

 사람을 대할 땐 봄같이 대해요. 따뜻하게 대해요. / 공부를 할 땐 여름같이 해요. 뜨겁게 해요. / 생각을 할 땐 가을같이 해요. 시원하게 해요. / 그리고 나 자신을 꾸짖을 땐 겨울같이 꾸짖어요. 차갑게 꾸짖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p76-77>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서 아이들의 눈에 가장 잘 뜨일만한 곳에 이 책을 꽂아 놓습니다. 아이의 손이 이 책을 반갑게 맞이하기를, 그리고 여기 숨기운 보석들을 자기들 나름대로 찾아가기를 바라면서.... 다만 책의 마지막에 덧붙여진 논리 논술 레벨업과 풀이 부분은 우리아이들에게 강요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생각을 강요한다고 저들이 생각이 자라는 것이 아니라고, 그리고 저들에게는 내가 알지 못하는 영혼의 능력 -남에게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따뜻하고, 자신의 일을 할땐 훨씬 열정적이며, 시원하고 폭넓은 생각의 씨앗과 자신에게 철저한 절제의 미덕-을 이미 저들의 내면에 지니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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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 불확실한 세상에서 크리스천으로 산다는 것
빌리 그레이엄 지음, 전의우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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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크리스챤이라면 대부분 아는 목사님이자 복음전도자요 부흥강사입니다. 그래서인지 같은 크리스챤으로서의 동질감으로 인해 "인생"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이 책이 유난한 관심을 끌었습니다. 한시대를 울린 복음의 전도자가 말하는 인생이란 무엇일까? 노 목사님이 돌아보면서 회상하는 크리스챤의 인생이란 무엇일까? 하나님께서 나를 계획하신 나의 인생이란? 등등 많은 신앙적인 관심에서 비롯된 질문들이 책을 들고 선 내게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탄생 - 두번째 탄생. 예수님은 밤에 니고데모가 자신을 찾아왔을 때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에 육체로 태어났을 때가 첫번째 탄생이라면 예수님이 말씀하신 두번째 탄생은 영적인 탄생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죄, 즉 아담으로부터 시작된 원죄를 인정하고, 죄인된 자신의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달려있으며, 그 은혜의 표현이 예수님을 통해 나타났음을 인정하고 믿는 순간, 이 세상에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이 탄생합니다. 저자는 이 시작점을 아마도 인생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누군가의 육체적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가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찾기 시작하는 순간을 고대하며 탄생의 과정을 설명하고 들려주고 하나님께 나아오기르 권면하고 있습니다.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이시라. 그가 너를 인하여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말미암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습3:17)

 그리스도인의 삶 - 영적 전쟁터에서 예수님을 닮아가기 위한 마라톤. 저자는 신자로서의 삶이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며, 그 경기장은 평탄한 곳이 아닌  선과 악, 옮음과 그름, 생명과 죽음, 천국과 지옥사이의 격렬한 영적 싸움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싸움터에서 마라톤 경주를 무사히 마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에게서 배우고, 그를 따르고, 그의 종이 되려는 제자로서의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제자로서의 성장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로 저자가 권면하는 것들은 매일매일 성경을 읽고 묵상하기, 끊임없이 기도로서 하나님과 대화하기, 마라톤의 동반자로서 하나님께 속한자들의 공동체인 교회를 섬기고 예배드리기, 어렵고 벽에 부딪힐 때마다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하기 등입니다. 너무 싱거운 해답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신자들이 성장해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배운것들이 결국은 가장 강력한 도구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부분입니다. 신자로서의 영적성숙이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이라고 한다면 결국 이러한 삶의 훈련가운데서 우리에게 나타나는 열매는, 성령의 아홉가지 열매인 사랑, 희락, 화평, 오래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가 될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는 것이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미6:8) 

 위기가 닥칠 때 - 하나님께 의지하고 맡기기.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여러가지 삶의 문제와 유혹에 노출되게 되는데 저자는 그런 위기 즉 (사탄의) 유혹의 통로로 사용되는 문으로 교만, 분노나 비통 등의 감정, 세상과 타협하는 행동, 삶에서 겪는 배반, 사람으로 인한 실망, 고통과 슬픔 등을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로 인한 하나님과의 관계성 단절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그것들이 곁에 다가왔을때는 정확히 그것들을 인식하고 처음부터 그로인한 부정적인 것들을 거부하고, 거기에 실패했다면 죄사함의 회개를 하고 죄를 사하시는 하나님을 믿으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즉 삶의 촛점을 그 유혹이나 유혹에 걸려들어서 헤메고 죄지은 자신에게 맞추지 말고 하나님께 촛점을 맞추어 어려움들을 그 분께 맡기고, 죄를 사하시는 그 분을 믿고, 그러한 어려움들을 통해 배울수 있기를 기도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몇 가지 지혜로운 권면. 저자는 마지막으로 그가 살았던 삶에서 터득한 몇가지 신앙적인 조언으로 글의 마지막장을 채우고 있습니다. 일상에 몰입되지 않기 위하여 하나님께 정해진 시간을 드릴 것, 인생의 갈림길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기 위한 방법, 하나님이 주신 제도인 결혼에 대한 권면, 하나님이 맡기신 자녀들의 양육에 대한 지혜,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기 위한 삶과 노년의 삶에 느끼는 문제와 해결책들에 대한 저자만의 몇가지 조언으로 글을 마치고 있습니다.

 너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데서 불러내어 그이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삶은 고단하다. 하지만 하나님은 선하시다. 그리고 천국은 실재다. 저자가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인생에 대한 이 글은 어찌보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기본을 다시금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결국은 진리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 우리앞에 존재하고, 그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진리들에 순종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인생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요점이라는 말일게고, 거기에 동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흐트러진 신앙인으로서의 내 삶의 모습들을 다시 한번 반성하고 다 잡을 수 있는 소중한 독서의 시간이 되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이 고단할지라도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고, 천국을 바라보며, 예수님을 닮아가기 위해 오늘도 마라톤 경주를 하는 사람... 바로 이런 모습이 우리시대의 훌륭한 하나님의 종이었던 저자가 그리스도인에게 전하는 인생의 모습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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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천마일 - 한비야를 읽었다면 박문수를 읽어라!
박문수 지음 / 이덴슬리벨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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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린이 머물고 있는 초원과 파란하늘, 그리고 지평선에 일고 있는 하얀 구름을 배경삼아 노란 셔츠를 입은 청년이 두손을 번쩍 쳐들고 서있는 책표지를 대하며 도시생활에서 느끼지 못하던 광활함과 자유로움을 생각하였습니다. 사진도 아니고 세밀한 그림도 아니지만, 단순한 표지 일러스트를 통해서 말하고자  한 것이 아프리카의 광활한  자연과 삶을  통해서 자유와 가슴에  담은 무한한 꿈과 소망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해몽부터 멋지게  하여봅니다.

 청춘,  듣는 것만으로도 심장의  힘찬 박동이 느껴지는 멋진 단어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그런 아직은 설익었다고 말할수 있는 20대 초반의 대한민국 젊은이입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어머니가 마련해준 100만원을 가지고 배낭하나  둘러메고,  아프리카를 찾아나선 젊은이의 3년여간의 생활의 기록이 이 책의 내용이구요. 어찌보면 청춘이라는 젊음이 있기에 100만원으로 오지-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피튀기는 문명사회가 오지일수도 있다는 역설을 말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의미에서는 분명 아프리카는 우리 기억속에서 아마존처럼 그런 이미지가 강하다는 의미에서 오지- 아프리카를 찾아서 1년만 살아보자고 용감하게-무모하게- 길을 나섭니다.  그리나 그는 눈으로 처음 대한 아프리카가 자신이 알고 있는 아프리카와   많이  달라서 당황했다고 쓰고 있습니다. 사자와 코끼리와  얼룩말이 우글거리는 초원, 기근과  기아에 삐쩍마르고 배가 불룩한 아이들 등의 모습이 이 젊은이에게도 그 땅에 발을 디디기 전까지의 아프리카의 이미지였던 듯 합니다. 책이나 언론을 통해서 본 이야기거리가 되고 기사가 되는 이야기들이 저자나   우리가 생각하는 아프리카일테데 실제는 그런것 보다는 더 잘사는 듯한 그곳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결국 거기도 사람이 사는 곳이고 도시라는 공간은   특히나  기본적인 모습에서는 우리가 사는 도시 공간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듯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똑같이 나와 우리에게 각인된 편견의 일면이겠지요.

 저자는 3년여동안 때로는 기차의 3등칸을 타고, 때로는 콩나물(?) 버스를 타고 그리고 때로는 배를 타기도 하고 근사한 에어컨이 나오는 버스를 타기도 하며 몸으로 돌아보았던 우간다와 르완다, 콩고민주공화국, 탄자니아, 케냐, 그리고 짐바브웨, 스와질랜드에  대한 이야기 - 정확히 말하면 그 기간동안 자신이 겪고 느꼈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 속에는 낯선 사람인 그에게  기꺼이 도움을 주는 선한 아프리카 사람, 부족하더라도 자신의 손님에게 좋은 것을 대접하며 나눌줄 아는 순전한 아프리카인, 아무죄없이 AIDS로 죽어가는 가엾은 두살배기 아이엄마인 어린 아프리카 소녀, 우리동네의 아이들과 다르지 않은 아프리카의 아이들과 아프리카의 질병과 가난과 아픔을 섬기는 수녀님, 선교사님, NGO 회원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 젊은이가 울고 웃고, 절망하고 이를 악물고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고 찾아나서게 했던  이유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프리카인들을 닮기 위해 머리를 완전히 밀고 거리에 나섰지만 외양이 바뀐다고 노랗던 그의 피부까지 아프리카인의 까만 피부가 될 수 없음을 깨닫는 자기성찰과 비가 내리고 꽃이피는 자연속에서   인생과 행복에 대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는 자기  성숙, 봉사의 댓가로 총탄세례를 받으면서도 자신들의 소망의 끈을 놓치지 않았던 부부의 모습을 보며 깨닫는 아프리카를 사랑한다는 것은 낭만이 아니라 전투적인 것이라는 것, 봉사와 사랑이 감미롭고 아름다운 모습만을 가진것이 아니라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전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자각이 담겨 있습니다.

 변기에 머리를 감고 쥐똥이 박혀있는 매트리스를 대하며  처음 시작하여, 내전의 참상과 질병과 가난과 때로는 핍박으로 죽어가는 아프리카의 아픔을 체험하여야  했고 때로는 자신의 미약함에 절망하기도 했던 이 여행을 이 젊은이는  '기쁨의 천마일'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책표지에서처럼 아프리카의 대지와 하늘을  향해 소망가득한 환호성을 질렀던 기억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아프리카에 짙게  배인 그런 비극과 아픔과 질병과  가난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 여전히  순전하고 착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들을 돕기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변함없는 인류애를 지닌 사람들이 있기에 느끼는   소망이고 기쁨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무작정 오지와 대자연의 이미지를 가지고 떠났던 아프리카에서 저자의 몸과 마음,  정신과 영혼이 한 단계  더 성숙하고 자라난데서 오는 그런 기쁨이 가장 큰이유가  아닐까 생각을 해 봅니다. 저자의 마지막 에필로그의 말처럼 이제는 자신의 활동을   통해 기쁨의 열매가 자라나는 아프리카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며, 한없는 가능성과 소망을 품은 저자의 삶에 전해질지 모르는 작은 응원을 보냅니다.

  아프리카에 서있는 나는 오지 여행가도  아니고 / 명상가나 수행가도 아니다. / 그저 아프리카인처럼 아프리카를 사랑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 함부로 그대들의 기준에 맞추려 하지 말라 / 그것 또한 이기적이고 파괴적인 이끌림이다. / 함부로 오지라는 말  또한 쓰지 말라. / 어떤 사람들에겐 부패하고 부도덕한 상횡에 사는 / 우리의 터가 오지이며 / 순결을 잃고 영혼의 때가 묻은 우리들이 오지인이다.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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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의 수수께끼
서프라이즈정보 지음, 한유희.김민경 옮김, 이강훈 그림 / 비채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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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좋아하는 색은 Blue 입니다. 좀더 세밀한 표현을 하자면 넓은 대양의 깊고 맑은 Ocean-Blue와 드넓은 가을하늘에 펼쳐지는 Sky-Blue 입니다. 이 색들이 내게 의미하는 건 자유로움, 드넓음, 시원함, 절제, 품위 등의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사 나의 느낌보다 더 잘 정리된 블루에 대한 색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설명에 따르면, 파랑색은 자유, 희망, 조용함을 느끼게 하는 색으로 안정적이며,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주고, 신뢰와 비전이 가장 높은 색이어서 진취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갖게하고, 희망과 성공의 색으로 강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자극하는 색이랍니다. 어쩜 이리 좋은 의미를 담고 있는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표지부터 선명하고 깔끔한 색채를 내뿜는 특이한 이 책이 전해준 유쾌하고 별난 지식들이, 무심코 지나쳤던, 나의 주변에 지천으로 깔린 사물들이 옷입은 여러가지 색깔들과 이야기를 나눌수 있게 해 주고 있습니다. 사람과의 소통만을 생각하며 살던 내가, 살아있는 동물도 아니고, 애착이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물도 아닌, 색깔이라는 세계와 소통을 하는 신기한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색에는 이유와 의미가 있다는 새삼스런 깨달음에 '이건 왜 일까?'라는 의문을 하나 더 달고 살게 됩니다. 색깔에 담긴 신기한 비밀과 흥미로운 사실들에 대해 숨겨진 지식세계를 담은 이 책은 내 속에 잠재된 호기심을 일깨우는 또다른 신비한 힘을 지닌것 같습니다.

 사물에 입혀진 모든 색깔에는 의미가 있다. 영화제의 레드카펫, 빨간색의 우체통, 파란하늘과 바다, 하얀 구름, 빨간 사과, 투명한 물과 하얀 눈, 항복할 때 사용하는 하얀색 깃발, 신호등의 빨간색 정지신호와 파란색 보행신호, 비상구의 초록색, 맥도날드나 롯데리아의 빨간색 간판, 축구심판의 검정색 복장, 등푸른 생선의 하얀 배, 얼룩말의 검은 줄과 흰 줄, 호랑이의 줄무늬, 초록색 수술복, 어두운 술집의 조명, 음식점이나 술집의 빨간색조의 인테리어, 원숭이의 빨간 엉덩이, 두루미의 빨간 머리, 까만 벨벳천 위의 진주 등에서 사용되는 각종 색깔들에는 나름의 합당한 이유나 의미를 지니고 있답니다. 그래야만 하는, 그럴 수밖에 없는, 그리고 그리 유도해서 이용하고자 하는 그런 이유나 의미가 어우러져서 당연히 그런 것으로 생각되는 모습이 된거라고 합니다.

 이럴때는 어떤 색이 좋을까요?  가장 안전한 자동차의 색깔은? 방을 넓게 보이려고 할려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려고 한다면 벽지를 어떤색으로? 불면증이 있는 사람의 방은 어떤 색조의 가구나 침대를? 병원의 대기실에 적절한 색상은? 식당의 좌석 회전율를 높이기 위한 색깔 전략은? 음식맛을 내기 위한 색의 배합은? 다이어트 할 때 좋은 음식 그릇의 색은? 등등 가끔씩 궁금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무심코 지나치거나 신경쓰지 않은 곳에 색의 비밀이 숨어있고 우리의 삶을 좀더 활기차고 편안하게 인도하는 열쇠가 있기도 합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의문을 찾아내서 그 답을 찾아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습니다. 새로 냉장고나 가전 제품을 마련해야 한다면, 우리 집에는 어떤 색이 좋을까? 등등 말입니다.

 일반인들이 식별할 수 있는 색은 1,000가지 정도라고 하는데, 천재 아티스트는 1,000,000가지 색을 구분하고, 모니터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색은 16,000,000가지 라고 합니다. 이미 인간의 감각을 저만치 넘어선 색의 세계입니다. 많은 기업들은 회사의 이미지 창출과 제품의 판매를 위해 다양한 색들을 매개로 한 홍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는 그들이 홍보하는 세계에 무심코 끌려가는 소비자가 되는 셈이구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최소한 색에 홀려서 무작정 끌려가지는 않을 듯 합니다. 그들이 상품을 통해 의도하는 바를 나름 구분하는 안목을 지닐 수 있을 테니까요. 하여간 이 책으로 인해 신비한 색의 세계에 푹 담겼다 나올수 있었고, 그 후로는 내가 눈을 뜨고 집을 나서면 무수히 대하게 되는 수많은 색상들의 세계에 '왜일까?'라는 물음을 가지고 그 답을 찾아 조용히 귀기울일 수 있게 되고, 살아있는 색깔들의 세계와 만날 수 있는 여유롭고 풍요로운 시간들에 대한 기대를 마음에 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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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립초등 백서
이유종 외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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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그리고 조금이라도 자녀교육에 관심을 가진 부모라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면 이런저런 고민이 생기게 될겁니다. 그 고민의 대부분은 아이가 더 나은 환경과 시설에서, 더 나은 교육을 받게 하고 싶은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구요. 그래서 더 좋은 학군을 따지고, 더 잘 가르친다는 학원을 찾아서 발품을 파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 열혈(?)부모님도 많을 거구요.

 이 책은 부모님들의 이런 고민 중에 하나인 사립학교에 대한 많은 정보를 주고 있습니다. 그 동안에는 인터넷이나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들은 '~카더라' 통신에 주로 의존하여 좋은 사립 학교를 찾아나서던 부모님들께 나름대로 균형잡힌 시각에서 여러 사립 초등학교와 국립 초등학교의 특징과 장점을 소개해 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아이를 정말 사립학교에 보내기로 작정한 부모라면 이 내용들은 참고만 하고, 아이의 특성을 고려하여 아이에게 적절한 교육과 환경을 가진 학교를 직접 찾아서나서고 둘러보아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만, 무작정 헤매지 않고 이 책의 기초정보를 근간으로 하나하나 찾아나설수 있는 안내자 역할을 해 줄수 있다는 의미에서는 시간과 발품을 많이 아껴줄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꼭 아이를 사립초등학교에 보내겠다는 의미로 이 책을 읽은 게 아니고 내가 생각하던 일반공립학교와 다른 교육환경에서 질좋은 교육을 받는다고 알려진 사립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다는 생각이 앞선거라서, 저자가 말하는 사립에 대한 평가들에 대해 무조건 다 공감을 보내는 건 아니지만, 저자의 말처럼 아이를 위해서는 사립에 더 어울리는 아이가 있고, 공립에 더 어울리는 아이가 있는 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그리고 부모의 욕심에서가 아니라 아이의 여러가지 특성에 어울리고 경제적인 면이나 통학에 지장이 없다면 자녀에게 이런 질높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부모로서의 역할이 아닐까하는 동감도 보내는 바입니다. 영어나 예체능 등의 특기적성교육이 다양하고 따로 학원에 보내지 않아도 될만클 체계적이고 질이 높고, 수준별 수업등으로 학습지도가 탄탄하며, 수영장이나 여러 체육활동 시설에서도 공립에 비해서는 뛰어나고, 현실적으로 중요한 인맥형성의 길이 되기도 한다는 등의 나름의 특성이 부모된 자로서 욕심이 생기게 하는 요인임은 분명하지만 저는 어디에 어떤학교가 있고 어떤식의 교육이 어느수준정도로 이루어 지고 있다는 지식을 얻은 것으로도 만족합니다. 내후년 둘째가 학교에 가야할 때까지 마음 한 구석에서 고민을 하기도 하겠지만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어찌보면 있는 사람들의 리그라는 부정적인 시선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립학교라는 주제를 우리 나라 교육의 한축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의 정의부터 시작해서, 사립학교의 장점소개, 지원에서 입학하기까지 과정과 방법, 각 학교의 특징있는 커리큘럼소개, 그리고 마지막 부록에 있는 사립학교별 소개와 홈페이지 주소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쓴 저자들의 수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다 해 줄수는 없지만, 부모가 해 줘야 하는 것들이 있고, 부모만이 해 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꿈이 무럭무럭 자라는 세상 -특히 공립을 포함한 모든 학교- 을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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