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이삭 1 - 미지의 세계를 찾아서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크리스토프 블랭 지음, 김이정 옮김 / 세미콜론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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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네가 만화를 알어?' 책을 집어든 내게 책이 건네는 말입니다. 내가 만화에 대해서 알까? 만화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한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생각하는 만화라는 게 어린시절 즐겼던 그런 만화 아니면 어른이 보는 만화라면 빨간책(?)류의 만화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녀석을 집어들고 어른이 보는 만화에 대해서 좀 알아볼 요량입니다. 일단 대답은 ' 알기는 하는데 유럽의 성인 만화라는 네 녀석을 알고싶어!'

 이삭은 화가입니다. 파리의 뒷골목(?)에서 그림을 그리며 그의 약혼녀 알리사와 근근히 입에 풀칠을 하며 살아가는 가난한 화가입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거금을 들여 그가 존경하는 화가의 그림 습작을 사들이는 걸 보면 분명 예술가로서의 숨은 기질을 지닌 인물입니다. 그냥 마지못해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는 부류는 아닌듯 합니다. 그런 그 앞에 나타난 외과의사 앙리 드묄랭과의 우연한 만남은 남자들의 숨어있는 야성의 세계(?)로 그가 휩쓸려 들어가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배를 타고 떠난 항해, 해적선장 장과의 만남, 적과의 목숨을 건 싸움, 이국에서 약혼자가 아닌 다른 여인들과의 만남, 혼자 남은 알리사의 고단한 삶, 그런 그녀앞에 나타나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남자 필립, 그리고 선장 장의 야심찬 극지방 탐험과 신대륙 발견을 위해 떠나느  항해, 이 모든 모험을 간직한 이삭의 화첩....... 순진한 해적들이 펭귄을 신기해 하며 뒤뚱이라 부르고, 극지방의 오로라 현상이 불길한 징조가 아닌지 무서워 하는 모습이 무지했던 원시적 인간본연의 모습을 생각하게도 하고, 총독의 집에서 만난 여자들과 일을 꾸미는 남자들의 모습에서 남자라는 존재의 어쩔수 없는 바람기(?)를, 그리고 빙산에 자기 이름을 붙이기를 거부하고 서로 더 좋은 섬이나 대륙이 나타나면 거기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겠다고 우기는 모습에서는 명예에 죽고 살수 있는 야성적인 남성을 만나게도 됩니다. 

 이렇게 내용만으로 글을 마무리 한다면 만화 - 아니 그림소설-을 본 느낌이 못되는 듯 합니다. 그래서 잠시 내용은 뒤로 하고 그림과 형식을 살펴봅니다. 우선 한페이지에 4단으로-때로는 3단이나 5단이기도-나눈 구획선이 여백의 시원함보다는 빽빽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글씨가 조금 작아져서 신경을 써야 되는 부분도 예전 어린시절 만화의 느낌과는 다릅니다. 하지만 그게 다 나쁜건 아닙니다. 좀더 집중하고 생각하게 하는 역할도 하니까요. 그리고 그려진 한컷, 한컷은 따로 떼어놓는다면 하나의 작품이 될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만큼 펜끝이 많이 가고 손이 많이 간 모습입니다. 그림의 배경도 그리고 각 인물의 모습도 그냥 적당히 처리하지 않고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고, 특히 인물의 모습은 모두 나름의 감정과 느낌을 그대로 얼굴과 몸짓에 담고 있습니다. 처음 읽을 때는 글에 집중하느라고 못본 건데 확실히 그림만으로도 글이라면 몇줄에 걸쳐 묘사했을 것들을 간단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인물의 얼굴이 비정상적으로 과장된 부분이 있어 낯설기는 하지만 보다보니 이게 바로 만화로서의 특징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예로 외과의사 앙리의 코는 상당히 크다기 보다는 깁니다. 그래서 소설이라면 매부리코니 코가 길다니 하고 표현하겠지만 아무리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라도 그림속의 앙리만큼 멋지고 큰 코를 상상하지는 못할 듯 하니까요. 그런다고 앙리의 코는 길이가 10cm 이었다는 식으로 표현할 멋진(?) 작가는 없을것 같구요.

  아이들이 한참 책을 좋아하기 시작하던 때에 '못말리는 종이괴물'이라는 그림책-처음에는 그리 생각하고 구입했습니다-을 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받아서 내용을 살펴보니 형식이 분명 이상하다 싶어 이리저리 살펴보고 나서 이것이 만화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용도 형식도 전혀 아닌 듯 한데, 칸을 나누어 이야기를 구성하여 가는 형식이 분명 만화였습니다. 하지만 부모로서 거부감 없이 아니 시리즈를 전부 다 사줄 정도로 아끼고 정감을 줄수 있는 좋은 책들이었습니다.  오늘 이 해적이삭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문득 듭니다. 의식 저편에, 특히 독서를 좀 한다는 사람이라면 가지고 있을 만화에 대한 거부감(?)이 이 정도의 스토리와 품격과 정성이 들어간 책이라면 괜한 허영심이 되겠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분명 이 정도라면 만화보다는 그림소설이라고 굳이 표현한 출판사의 의견에 동조해 줄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을 내어 가볍게 읽고, 의미없이 시간을 죽였다는 자조감은 분명 들지 않을 만한 좋은 이야기 그림책이었으니까요.

 이러다가 정말 그림소설도 좋아지면 어떡하지요? 아직도 이거 말고도 읽어야 할 책은 너무 많은데... 하지만 세상의 한 구석에 묻힌 내가 모르고 무시했던 영역을 다시 긍정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즐거움이 내게 생겼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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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산사태처럼 온다
박관용 지음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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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 즉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책은 정치적입니다. 글쓴이가 우리나라의 국회의장을 지냈고 한 정파를 대표할 만한 정치인이어서가 아니라, 이 책이 말하는 통일이라는 주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점이 나라를 나누고 있는 보수와 진보라는 큰 정치이념체의 그것과 일맥상통하고 거기에는 항상 정권을 쥐락펴락 할 만한 격렬한 찬반논쟁의 회오리가 동반되는 것이기에 하는 말입니다. 정치적인 주제이고 논쟁이 필요하다면 피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열린자세, 열린마음, 그러니까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의 눈을 통해 보이는 세상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배려는 있어야 하겠지요.

  어렸을 때부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입에 물고 살아온 세대이지만, '통일은 산사태처럼 온다'는 제목은 책을 대하는 제 마음에 기쁨보다는 뭔가 두려움을 먼저 심어줍니다. 그리고 통일이라는 명제에 대한 구체적인 비젼이나 방법, 그리고  현실로 다가오는 통일에 대한 우리의 노력이나 준비 등 실질적인 관심이나 지식은 바닥수준이라는 사실을 먼저 깨닫게 됩니다.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어찌보면 아무 준비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는, 그래서 현실적인 주제로 다가온 이 책의 내용이 햇볕정책이나 포용정책의 어설픈(?) 지지자였던 내게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저자가 말하는 북한 붕괴의 조짐과, 북한 사회의 허구성, 통일의 가상시나리오 및 현실적 상황에 대한 냉정한 분석은 정치색을 달리하는 사람들도 깊이 숙고하여 볼 문제인거 같습니다.

  저자는 경제파탄에 의한 아사, 탈북하는 인민들, 그리고 이어지는 하부구조의 붕괴, 주체사상이라는 개인숭배 사상의 허약한 구조 및 김일성 부자에 대한 신화의 소멸, 핵무기 개발에 의한 외부 압력의 증가 및 핵무기 개발에 의존하는 최후 발악이 내포하고 있는 정권의 마지막 지렛대의 노출, 핵무기 이외에는 낙후된 군사력을 가지고 입으로만 주절대는 강성대국의 공허함, 그리고 체재자체의 허구성 -즉 미제와 남한 괴뢰에 대한 증오로 유지되고, 구호나무와 같은 허구적인 신화만들기가 용인되고, 사이비 종교집단과 다를바 없는 김일성 부자에 대한 숭배와  인권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이 스스럼없이 자행되는 동안 그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서 통제되고 폐쇄되고 그 인민은 날때부터 세뇌되어 자기들이 보고 배운것 외에는 알지도 알수도 없는 철저히 조작되어진 그런 북한의 허구적인 모습- 들이 산사태처럼 무너질 수 있는 허약한 구조에 압력이 가해지는 붕괴의 조짐 이라고 밀하고 있습니다. 김정일이라는 허구의 중심이 무너지면 결국 북한이라는 탑은 와르르 무너질 거고, 그 허구의 중심을 흔드는 일련의 사건들이 앞에서 언급되었던 것처럼 내,외부적으로 지금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가정하는 북한 붕괴의 시나리오는 미국에 의한 공격, 중국에 의한 체재붕괴, 내부에서의 궁정혁명, 그리고 전쟁 등인데 가장 무섭지만 가능성이 많은 가정으로 전쟁일거라고 말합니다. 결국 저들은 마지막까지 발악을 할 거고 안되면 결국 무력을 앞세울건데 그 총구는 미국도 중국도 아닌 남한을 향하게 될거라는 의견인데, 매우 냉철하고 비판적인 시각이지만 최근 형세로 보아서는 무시하고 넘어갈 수 만은 없는 의견인 듯 합니다. 그리고 그런 급작스런 붕괴과정에서 우리가 해야할 것들에 대한 고민을 저자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결국 그 산사태에 휩쓸려 3류국가로 전락할 것인가, 아니면 자랑스런 통일한국으로 거듭날 것인가? 그 답은 우리의 준비에 달려 있는데, 아무래도 저자에게는 현정권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은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현 정부와 집권세력을 좌파세력이라고 매도하고,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쳐 진행되고 있는 햇볕정책을 단순히 나라를 말아 먹는 행위로만 몰아가고, 아직 안 밝혀진 더러운 거래가 있을 거라고 단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서는 그가 속한 정파의 어찌할 수 없는 고루함과 수구적인 모습을 느끼게 만드는 부분입니다만 그것들을 제외한 여러 의견과 관점들은 충분히 살펴보고 마음을 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색이 다르다고 서로 비난하면 결국 싸움 밖에 남는 것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여기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대립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북한을 햇볕정책으로 포용할 것인가? 힘으로 붕괴 시킬것인가? 민족의 장래가 걸린 빛나는 이상과 힘의 논리에 의존하는 냉혹한 현실의 충돌이 아직까지도 접점을 찿지 못하고 이리 대립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북한의 붕괴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해오고 있고, 지금 이시간도 여기 저기서 '붕괴할 것이다', '아니다 체재가 안정적을 유지되어 있다'는 등의 논란이 있습니다. 최근에 북한은 핵실험을 하였고, 유엔이 제재에 나선 와중에 미국에서는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이기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말하였듯이 그 전에는 미사일 발사로 경색된 정국에 장관급 회담에 참석한 북의 관계자가 선군정치로 남한이 혜택을 받았으니 이제는 그에 보답하라는 식의 어처구니 없는 언행을 하고 갔고, 우리정부는 한동안 거기에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던  참담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최악의 사태를 막고자 하는 고심이었을 수도 있지만 정서적으로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나는 아직도 햇볕정책의 이상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저들이 어찌 등돌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속앓이나 하는 모습보다는 우리의 의지에 따라 독일처럼 받을건 확실히 받으면서 줄건 주는 당당한 정부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비판하는 반대편의 정치세력에게 '그럼 전쟁하자는 거냐'는 식의 윽박지르기가 아닌 그들의 주장의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고, 그래서 그런것에 대한 우리의 대책은 이런거라고 자신있게 설득하고 이끌어 가는 정부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반대편의 말이 옳다면 그들의 의견에도 귀기울이는 정부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냉정하게 비판하는 이들도 반대를 위한 반대, 정략적인 반대가 아닌 대안을 가지고 토론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모두 지혜를 모아 햇볕정책이라는 이상과 산사태처럼 올지도 모를 현실적인 통일을 잘 추스려갈 수 있는 대책이, 지금처럼 갈리지 않고 모든 국민이 지지할 수 있는 그런 대책이 국민들에게 제시되고, 설명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해집니다.  

 저자는 과거 탄핵의 주역이었고, 나와는 정치색이 다른 반대쪽에 있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때문에 그의 주장이 더 현실적이고 냉정하게 내 마음을 때리는 면이 있을 겁니다. 이 책을 덮는 이 순간에도 나는 햇볕정책의 지지자로 남아 있습니다. 냉혹한 현실보다는 그래야만 하는 이상을 더 좇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산사태처럼 닥칠지도 모를 통일의 재앙을 무시하거나, 북의 집권층의 유지를 묵시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의 주장이 일견 타당한 것들도 있음을 부인하지 않지만, 우리의 준비는 현실적인 것, 또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바탕을 두어야겠지만 우리의 이상은 항상 최선을 추구하여야 한다고 믿기에 비판적인 햇볕정책의 지지자로 남겠습니다. 다만 통일에 대해 더 공부하고, 현실에 더 관심을 갖는 노력은 게을리 하지 않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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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컨설팅 - 부자가 되는 전략
허창도 지음 / 이자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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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렸을 때 -그러니까 70년대 후반이었던 것 같은데- 추석이나 설날이 되면 아이들에게 어김없이 들려주던 인기있는 선물이 종합선물세트였습니다. 거기에는 제과회사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과자류, 껌, 사탕류, 초콜릿(?)등을 모두 넣어서  한상자를 만들어 파는 거였는데,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시절인지라 한꾸러미로 여러가지 종류의 과자와 맛을 느낄수 있어서인지 정말 인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형제 많은 집에서 여러가지를 조금씩 나누다 보면 결국은 왠지 양이 부족했던 허전함이 남았고,  동심을 벗어난 지금에 와서 달리 생각하면 아무런 신선한 생각-모두 넣어 만들자고 한 것도 아이디어라고 한다면 할말이 없긴 하지만-이나 노력이나 정성없이 포장만 크게 꾸려 여러가지를 버무려 넣어 주리던 시절의 동심을 자극하였다는게 괘씸키도 하지만, 하여튼 당시에는 무척이나 받고 싶어하던 명절 선물 꾸러미였던 기억입니다.

 지금 내 앞에는  옛날의 종합선물세트를 생각나게 하는 그런 녀석이 떡하니 멋진 제목을 하고 펼쳐져 있습니다. 많은 것을 다루고 모두어 놓아서 뭔가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 것 같고, 내 지식을 늘려준 것 같기는 한데 도무지 무엇을 결론이라고 하였는지 모호하기만 하고, 부자가 되는 전략을 가르쳐 준다고 하였지만 막상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나서는 뭔가 허전하고 허망한, 많이 먹기는 하였지만 허기를 느끼는 그런 상태와 비슷한 감정의 굴곡이 내 머릿속을 흩뜨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책장구석구석에 남겨져 있는 연필로 그은 줄들-오자들에 대한 표시-은 옛 종합선물세트를 풀다보면 보곤 했던 부스러진 비스킷이나 짓이겨진 캬라멜의 부실함을 생각나게 하기도 합니다. 종합선물세트가 이름만큼 풍요로왔던것이 아니었듯이, <머니 컨설팅> 처음 받아 들었을 때는 참 멋지게 느껴진 녀석이었는데, 다 읽은 지금 제목만큼 멋진녀석은 못된다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우선 책의 내용으로 들어가 봅니다. 저자는 우리시대가 과거처럼 부동산이나 기타 사업, 전문직종으로 성공하여 쉽게 돈을 벌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고 말을 합니다. 우리의 부모세대가 누렸던 경제 성장기의 돈벌기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시대는 경제성숙기의, 그리고 경제고도화 시기의 돈벌기라는 의미에서, 결국 이 단계에서는 아끼고, 모아서만은 부자가 될수 없는 시대라는 이야기일 듯 합니다. 여기서 저자는 부자가 되는 전략을  5단계를 나누어 다루고 있습니다. 1단계 자기진단 단계 즉 자신의 재무상태에 대한 진단을 시작으로 2단계 부채와 소비에 대한 전략, 3단계 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한 전략을 거쳐서 저자가 아마도 가장 말하고 싶었을 4단계 연수익 25%이상을 달성하기 위한 투자 전략, 그리고 마지막 5단계에서 부의 목적에 대해서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다섯번째 단계는 부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자기성찰을 하게 하고자 하는 의도인듯 한데 제 생각에는 이 책을 접하는 모든 사람이 1단계 자기 진단 단계와 더불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단계로,  '부란 무엇이고 왜 부자가 되려고 하는가?' 에 대한 자신의 대답과 자신의 가치관을 냉정하게 짚어보아야 할 부분이라고 여겨집니다.

 많은 분량의 정보와 주장들을 모두 추려내다 보면, 저자가 결국에 말하는 주 논점은 두가지로 압축되는 듯 합니다. 첫째는 3-2법칙. 즉 소득이 총소비의 3배이상을 유지하고 투자수익은 소비의 2배이상을 유지하도록 하라는 것인데, 아낄수 있는한 아끼고 모아진 투자금은 높은 수익률을 찾아 투자하라는 내용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연수익 25%이상을 올릴수 있는 투자를 하라는 건데요, 결국 여기에 대해서는 저자가 뚜렷한 여러가지 투자전략이나 금융 상품들을 소개하지는 못하고, 수익률이 높고(수익율 순위 5%이내인), 최고점 대비 최대손실폭이 15%이내정도의 5개이상의 헤지펀드에 투자하여 매년 그에 대한 적정성을 평가 (베팅, 리발랜싱, 손실청산 등)를 하라는 정도가 저자가 말하는 전략인 것 같습니다. 저자는 각 단계마다 많은 정보와 주장을 제공하고자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주려다 보면 논점이 흐려지듯이 그런 느낌을 많이 갖게 됩니다.  아니면 저자가 주장한 두가지 논점에 대한 이런저런 살을 붙이다 보니 책의 내용이 이리 산만해진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나름대로 해보기도 합니다.

 딴지걸기첫째는 이 책의 의도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는 딴지입니다. 저자가 결국 제시하는 25%이상의 투자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로 지목한 것은 헤지펀드입니다. 그리고 정부의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에 대한 비난도 있고, 펀드운영자를 고려할 때 명문대 출신인가-사족으로 꼭 출신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학습능력이 검증된 인재라고 말하면서- 하는 것도 따져보라고 은근슬쩍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영화나 텔리비젼을 보면 화면을 스치고 지나가는 수 많은 간접광고에 무의식중에 노출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책이 그런 홍보효과를 노리고 미리 배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참고로 저자는 서울대 출신에 지금은 (주)이자르의 대표이사이고, 이자르는 글로벌 매크로 헤지펀드를 준비중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책 곳곳에서 저자는 어쩌면 읽고난 독자가 자의로 판단해야 할 사항인 책권하기를 독려하곤 합니다. 친구나 가족이나 자식에게 이 책을 권하라고. 두번째는 곳곳에 있는 오자에 대한 딴지입니다. 한두곳이라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 가겠지만 제가 찾은곳만도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앞의 숫자는 페이지이고 뒤의 숫자는 행입니다.  ( 57-10: '부리고'는 문맥상 '부리는'이 맞는 듯 하고 / 68-20 '선척적'은 '선천적' / 71-4  '숙으러'는 '수그러' / 108-7   '지인 있어서'는 문맥상 '지인이 있어서'로 / 115-9   '지어줘도'는 '쥐어줘도' / 119-10,11  '밀어부친다고 다고'는 '다고'가 한번 빠져야 하고 / 166-14   '들 긴장하게 되고'는 '덜 긴장하게 되고' / 243-11 '개발도산국'은 '개발도상국'으로 / 204-15, 238-11, 243-7,10, 247-4, 249-12, 250-2 등의 '펀드 매니져'는 '펀드 매니저'로,  설령 앞이 맞는다고 우길려면 253-2의 '헤지펀드 매니저' 등에서는  '저'를 '져'로 통일해서 쓰던지) 저자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내용을 담았겠지만 이런 오자들을 보면서 좋은 책을 만드는데 대한 성의가 없지 않나 하는 마음이 솟아 오르는 것을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처음 책 제목을 보고 멋진 녀석을 만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책을 읽은 마지막 소감 두마디로 리뷰를 마무리 합니다.

첫째 종합선물세트에는 알맹이가 없었습니다. 다만 여러가지 상품이 들어 있을 뿐입니다.

둘째로 사람이건 사물이건  외모로만 판단할게 아닙니다. 이름이 멋지다고 다 멋진건 아니니 블링크하지 마시고 싱크도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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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어머니들
홍은희 지음 / 예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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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말순, 박양례, 이경희, 노을식, 채태원, 이형옥, 육영수, 강정례, 최명순....

 혹시 이 분들을 아십니까? 아마도 한사람, 육영수 여사는 아시겠구요. 아마 대부분은 나머지 분들의 이름은 생소하기 그지 없을 겁니다.

   오프라계의 프리마돈나 조수미, 바둑왕자 이세돌, 전 서울대 총장 정운찬, 희망 제작소 상임이사 박원순, 전 서울시장 이명박, 전 열린우리당 의장 정동영, 전 한나라당 대표 박근혜, 전 국민은행장 김정태, 오마이뉴스 대표이사 오연호.....

 그럼 이분들은 아시겠습니까? 맞습니다, 현재 우리사회의 한부분을 지탱하는 큰기둥과 같은 분들입니다.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우리시대의 인재들이지요.

  책을 읽지 않으셨더라도 이젠 책제목과 육영수, 박근혜라는 힌트를 통해 여러분들도 짐작하실 겝니다. 맞습니다. 아래 명단의 우리시대의 동량들을 낳고 먹이고 길러낸 어머니들의 귀한 이름입니다. 저자는 우리사회의 명사들을 통해 그 뒤에서 일상속의 평범한 삶 가운데 그들을 길러낸 어머니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어머니들의 위대성을 보여주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고백합니다. 모든 어머니는 위대하다  

 저자는 위의 우리시대의 대표(?) 어머니들이 삶을 직접적인 인터뷰와 지인들과의 대화, 기타 자료등을 통해를 분석하고 정리하여 동시대를 사는 우리들, 특히 부모된 이들이 깊이 새겨야할 몇가지 일반화 시킨 교훈들을 제시해 줍니다. 먼저 그걸 살펴봅니다.

1. 자녀와 마음과 생각을 나누는 친구가 되자. 

2. 부모의 협력 플레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3. 스스로에게 긍지를 갖게하라.

4.정직과 성실을 교훈으로 남겨라. 

5. 지시하지 말고 스스로 느끼고 깨닫게 하라.

6. 자녀의 뜻을 존중하고 믿어라. 

7. 열정과 관심으로 자녀를 이끌어라. 

8. 실패를 가르치고 격려하라.

9. 자녀에 대한 믿음을 잃지 마라.

  모두 자녀를 키우는 데 금과옥조와 같은 문구들입니다. 하지만 부모로서 막상 아이들에게 실천해 볼려고 하면 구체적인 방안이 생각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책속의 어머니들의 삶을 들여다 보면 이 말들이 담긴 삶을 볼 수가 있습니다. 물론 이 어머니들의 삶이 우리 보기에 모두 동의할 만한 모범적인 거라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의 삶에는 가난하더라도 자식들을 교육시키려는 무한한 열정이 있었고, 삶의 가치를 긍정하는 생생한 현실적인 삶이 있었고, 자식들에게 물려준 삶으로 보여준 확실한 가치교육이 있었음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저자가 그들의 현실적인 삶속에서 자식들에게 물려준 가치들이 뭘까 고민하여 찾아 낸 것들이 위의 아홉가지 문구들입니다. 삶속에서 나온 그리고 삶으로 자식들에게 물려준 것들이기에 더욱 값진 것입니다. 

  이러한 교훈들을 되새기며 자연스럽게 부모된 자로서의 나 자신과 주변 부모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아이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아이에게 영어학원, 수학공부, 피아노 학원에 한자공부도......누가 이걸하니까   조바심이 생겨서 내 아이에게도 그걸 강요하고, 그렇게 하여 샛별처럼 빛나던 내아이의 눈동자를 이런것들에 쫒겨 의욕을 잃고 하늘 한번 마음껏 볼수 없는 불안감에 쫒기는 그런 아이의 눈동자로 만들어 버리지는 않은걸까?  책속의 부모들처럼 내가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고 있는가 아니면 나의 불안과 욕심으로 인해 아이들이  동심과 꿈과 소망을 희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가 아이들에게 삶으로 보이는 삶의 의미와 가치는 무엇인가? 정말로 아이를 위하는 부모로서의 삶이란 어떤 것인가? 등의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어찌보면 아이에게 지식을 하나라도 더 넣으려고 어느새 바둥거리고 있는 내게 이런 각성과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된것이 내게는 이책을 통한 가장 소중한 소득인듯 합니다..

 그리고 이 책속의 아홉 어머니들의 뒤를 이어 열번째 장에는 아마도 나와 나의 어머니, 그리고 이책을 읽게 될 당신과 당신의 어머니의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책속의 어머니들이 훌륭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와 당신에게는 나의 어머니가 그 분들보다 더 위대하고 감동을 주는 분일 겝니다. 그래서 우리 어머니들을 돌이켜 보며 그들의 삶에서 교훈을 찾아 열번째 교훈을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열 한번째장의 주인공은 부모된 자로서의 우리의 이야기가 될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오늘은 어머니께 감사하다는 전화를 올려야겠습니다.

어머니 같은 후원자는 없다. 옳건 그르건 어머니의 관점에서는 아들이 항상 옳다 -해리 트루먼 전 미국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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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6 - 지어라! 이름 명名 손오공의 한자 대탐험 마법천자문 6
시리얼 글 그림, 김창환 감수 / 아울북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전 만화라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데 아이들에게는 정말 재미있는 내용인가 봅니다. 1, 2권 사주고 애들이 조르고 조르고 해서 다시 3, 4권 사주고 엉덩이 뒤로 빼고 버팅기다가 4권 말미에 나오는 괴물이 무언지 궁금하다고 하도 졸라서 다시 5, 6권 사주고 말았습니다. 만화보는 기술이 느는 건지, 한자실력이 느는 건지 좀 헷갈리기는 하지만 아뭏든 만화책이라도 많이 읽으면 좋은거라 위로합니다. 하여간 아이들에게는 정말 재미있나봅니다. 어려워 보이는 한자가 그리 나와도 싫어하지 아니하고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읽고 있는 걸 보니까요!   나도 한 번 읽어 볼까나.........ㅎㅎㅎ ㅇ

애들아 내가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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