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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의 주름속에

굽이 굽이 삶의 흔적들

 

가난했던 젊은 날과

짧았던 행복...

 

남편위해 자식위해 바친 삶 속에

당신이 없었던 날들

 

이젠 이마저도 가버린 옛일

 

덩그러니 방안에 앉아

살아가는 건지 살아지는 건지

 

서산으로 해저물때

기나긴 한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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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2-20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의 시인가요?....기나긴 한숨소리....가슴이 아려 옵니다...

달팽이 2004-12-21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문득 마음가는대로 글로 옮겨보았답니다...

그래도 파란여우누님 마음 한구석 울리는 바 있었으니...

그래도 실패작은 아니군요...ㅎㅎㅎ
 

시 지음에 특히 어려운 것은

말과 뜻이 아울러 아름다움을 얻는 것

머금어 쌓인 뜻이 진실로 깊어야

씹을수록 그 맛이 더욱 순수하나니

뜻만 서고 말이 원활치 못하면

껄끄러워 그 뜻이 전달되지 못한다.

그 중에서도 나중으로 할 바의 것은

아로새겨 아름답게 꾸미는 것뿐.

아름다움을 어찌 반드시 배척하랴만

또한 자못 곰곰이 생각해볼 일.

꽃만 따고 그 열매를 버리게 되면

시의 참뜻을 잃게 되느니.

지금껏 시를 쓰는 무리들은

풍아의 참뜻은 생각지 않고

밖으로 빌려서 단청을 꾸며

한때의 기호에 맞기만을 구하고 있다.

뜻은 본시 하늘에서 얻은 것이라

갑작스레 이루기는 어려운 법.

스스로 헤아려선 얻기 어려워

인하여 화려함만 일삼는구나.

이로써 여러 사람 현혹하여서

뜻의 궁핍한 바를 가리려 한다.

이런 버릇이 이미 습성이 되어

문학의 정신은 땅에 떨어졌도다.

이백과 두보는 다시 나오지 않으니

뉘와 더불어 진짜와 가짜 가려낼까.

내가 무너진 터를 쌓고자 해도

한 삼태기 흙도 돕는 이 없네.

시 삼백 편을 외운다 한들

어디에다 풍자함을 보탠단 말가.

홀로 걸어감도 또한 괜찮겠지만

외로운 노래를 사람들은 비웃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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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4-10-25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의 우리 시단에도 암시하는 바가 있다.
 

세상 사람들은 모란을 사랑해서

동산에 가득히 심어서 기른다.

그렇지만 황량한 들판 위에도

예쁜 꽃 피어난 줄은 아무도 모르네.

그 빛깔은 시골 연못에 달빛이 스민 듯

향기는 언덕 위 바람결에 풍겨 온다.

땅이 후미져서 귀한 분들 오지 않아

아리따운 자태를 농부에게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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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갔다가 돌아왔네

아무 특별한 것은 없었네

여산은 안개 낀 산으로 유명하고

양자강은 그 물로 유명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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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이 2004-10-19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대 생각으로 가을밤에 푹빠졌네
이리저리 거닐다 빈하늘에 대고 읊조리니
텅빈 산에 솔방울 떨어지는 소리
그윽한 그대도 잠못들기는 마찬가진가

당나라 위응물의 '가을밤 회랑에 기대서서'입니다.
누군가를 생각하는 밤이라면 솔방울 떨어지는 소리에도 잠들기 어렵겠죠..

아마 당신의 시작자는 그곳에 그리운 친구가 없었나봅니다. 그러니 일이없지요
여산이 유명하고 양자강이 볼만하다고 해도 보고싶은 사람이 없다면 무슨 재미겠습니까?

빈하늘 텅빈 산 아무 하잘 것 없는 밤풍경이라해도 그리운 마음 하나만으로도 밤을 지새우는 일이 생깁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람과의 인연은 맺기도 어렵지만은 또한 풀어가기 힘들고 풀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누군가를 생각한다면 공연히 우리들의 가을밤도 잠못드는 밤입니다. 당신은 무슨 일로 잠못드는 밤입니까? 헛되이 이름믿고 세상을 떠돌다 헛탕치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그 깊은 떨림.

그 벅찬 깨달음.

그토록 익숙하고

그토록 가까운 느낌.

그대를 처음 본 순간

시작되었습니다.

 

지금껏 그날의 떨림은

생생합니다.

단지, 천 배나 더 깊고

천 배나 더 애틋해 졌을 뿐.

 

나는 그대를 영원까지 사랑하겠습니다.

이 육신을 타고나 그대를 만나기

훨씬 전부터

나는 그대를 사랑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대를 처음 본 순간 그것을 알아버렸습니다.

 

운명.

우리 둘은 이처럼 하나이며.

그 무엇도 우리를 갈라 놓을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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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4-10-08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 님이 올리는 시를 읽으면서, 내가 참 메마르게 살고 있었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좋네요.
책장 한쪽에 몇년간 손길한번 주지 않던 시집을 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시집을 많이 가지면 시도 많이 아는 듯해서 시집만 사들이던 때가 있었는데......^*^

달팽이 2004-10-08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과 나 사이에서 떨림을 주는 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가는 떨림, 마음과 마음사이를 오가며 느끼는 떨림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시....그런 시를 저는 좋아합니다...아직은 보는 눈이 섬세하지 못해서 얕지만 조금씩 깊어감을 느끼는 재미도 있더군요...

까뮈와 릴케 2005-04-21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전에 읽었던 시인데 지금 읽으니 또 느낌이 다르네요. 그 떨림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요..

달팽이 2005-04-23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마음 속 어딘가에 그 의문의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ㅎㅎ
브라이스 와이스의 "기억"이란 책을 조심스레 권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