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06-06-03
국내 출판계가 월드컵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일 출판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월드컵 본선 개막에 앞서 발간된 축구 관련 단행본만 이미 십수 종이다. 축구를 둘러싼 얘깃거리를 흥미롭게 다룬 가벼운 읽을거리부터 A매치 현장을 누벼온 축구기자들이 국가대표 선수들의 면면을 정리한 책과 축구 기술을 다룬 전문서적에 이르기까지 면모도 사뭇 다양하다.
독일·한국 간 시차 때문에 월드컵 G조 리그 경기를 보기 위해 새벽까지 대기해야 하는 축구팬 입장에선 갈증을 달랠 ‘따끈따끈한 읽을거리’가 수북이 쌓인 셈이다.
“첫 번째 축구경기가 열린 장소는 잉글랜드 동부라는 설이 있다. 그곳 사람들이 잉글랜드와의 전투에서 패해 목이 잘린 덴마크 왕자의 머리로 경기를 했다는 것이다.”
“잉글랜드 축구는 킥 앤드 러시로 대표되는데 이는 잉글랜드의 악명높은 안개 때문에 차 놓고 달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낙천적이고 개방적인 브라질 사람들에게 축구는 ‘골을 위한 댄스’이고 그런 즐기는 축구를 하는 팀이 이기기 위한 비장한 축구를 하는 팀보다 강하다.”
‘이것이 진짜 축구다’(살림)는 축구 상식과 얘깃거리, 그리고 잉글랜드 네덜란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스페인 브라질 등 강국들의 축구 역사와 주요 경기, 현재의 대표팀 전력과 주요 선수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저자는 ‘SHO’w’로, 이 특이한 이름은 인터넷 축구 정보사이트에 모여 이 책을 공동집필한 단체명이다.
‘한눈에 축구의 전략을 읽는다’(책이있는마을)는 아는 만큼 보이고 그만큼 즐겁다는 명제 아래 축구 전술과 전략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중 유일한 비경기인 출신인 장원재 숭실대 교수가 출간한 ‘우리는 왜 축구에 열광하는가’(경덕)는 저자의 축구 사랑과 해박한 지식을 알 수 있는 책으로 ‘축구는 인류통합·사회통합의 마지막 수단’이란 이색 주장을 펴고 있다.
태극전사 25명의 이야기를 담은 ‘희망을 쏘아라’(헤르메스)와 2002년 한일월드컵을 되돌아본 ‘아들아, 대한의 골키퍼가 되라’(가삼),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열정을 소개한 ‘아드보카트의 열정 매니지먼트’(현문미디어)도 최신 정보를 한 권에 담아 축구 마니아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월드컵 감상에 필요한 1001가지 기본 지식을 담은 ‘투혼’(동아일보사), 축구와 월드컵 현상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축구, 그 빛과 그림자’(예림기획), 74년 독일월드컵을 분석한 ‘독일 축구이야기’(효형), 축구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한국축구 발전사’(살림), ‘월드컵의 위대한 전설들’(〃), ‘월드컵의 강국들’(〃) 등 다양한 책들이 축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 밖에 어중이떠중이 축구단의 좌충우돌 성공담을 담은 ‘꼴찌 축구단, 축구왕 되다’(국민서관), 월드컵을 통해 남북통일을 이끌어낸다는 내용의 ‘월드컵’(푸른사상) 등 축구를 소재로 한 소설들도 앞다퉈 고개를 내밀어 세계문학상 수상작 ‘아내가 결혼했다’(문이당) 등과 함께 축구소설 열풍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한경훈 기자 rsfl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