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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의 소설도 인기다.

외국소설 베스트셀러 중 절반 정도가 일본 소설이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플라이 대디 플라이'와 '레벌루션 NO.3', 츠지 히토나리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에쿠니 가오리의 '반짝반짝 빛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쿄기담집', 오쿠다 히데오의 ' 공중그네' 등이 최근 서점가를 풍미하고 있는 일본 소설들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 초부터 조짐이 있었다. 츠지 히토나리의 '냉정과 열정 사이' 는 60만부, '도쿄타워'는 15만부 이상이 넘게 팔려나갔다.

일본 소설의 출간량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통계에 따르면 1990 년 초 30종 정도에 머물던 일본 소설 출간량은 서서히 증가해 2004년에는 300종을 돌파했다. 10년 새 10배가 늘어난 것이다.

 

 

 

 


일본 소설의 인기는 1990년대 하루키에서 시작됐다.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는 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미 필독서가 됐고 이후 요시모토 바나나를 거쳐 에쿠니 가오 리와 야마다 에이미로 이어지면서 국내에 마니아층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일본 소설의 인기는 평단에서도 화제다. 문학평론가 강유정 씨는 계간 '문학과 사 회'에서 이 같은 현상을 진단한다. 강씨는 일본 소설들이 "현대성이라는 무정형의 분위기를 유능하게 감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국내 독자들은 일본 소설에서 "닮 고 싶은 삶의 단면을 엿본다"고 분석했다.

현대적이면서도 쿨(?)한 일본 소설에 한국 독자들이 끌리고 있는 것이다.

[허연 기자]매일경제 200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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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은이들이 편집자 위해 마련한 ‘특별한 출판기념회’

“이진경 선생님 원고를 읽는데 문장 하나가 두가지 뜻으로 읽히는 게 있었어요. 저 혼자 1시간 넘게 낑낑대고 고민하다가 늦은 밤인데도 불구하고 전화를 드려서 무슨 뜻인지 물었어요. 그랬더니 선생님이 ‘응, 그거 그냥 빼버려’ 하시는 거에요. 어찌나 허탈하던지….”

18일 저녁 7시, 종묘 뒷담 골목속 자리잡은 ‘연구공간 수유+너머’ 강의실. 출판사 그린비의 김현경 편집주간의 이야기에 청중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옆에 앉은 지은이 이진경 교수도 함께 웃었다. 하지만 웃음을 자아내는 이 이야기속에는 편집자들의 집요함과 고생스러움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편집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아니, 편집자는 어떤 사람들인가?

책을 직업적으로 접하는 이들이 아니라면 일반 독자들에게조차 편집자는 낯선 존재들이다. 그 이름은 책의 앞이나 맨뒷장 서지사항속 조그맣게 ‘편집 아무개’라고만 적힐 뿐이다. 그나마 요즘에는 이마저도 적지 않기도 한다. 그만큼 편집자는 뒤로 숨는다.

하지만 책에 있어서 편집자의 존재는 저자 못잖다. 때로는 저자 이상일 때도 있다.

지은이가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면 그 원고를 읽기 좋게 가다듬고, 보기좋게 모양새를 잡고, 그리고 제목을 다는 것. 이 모든 것이 편집자의 몫이다. 오탈자를 잡는 교열, 교정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는 기본 일거리다.

책 자체를 기획해서 걸맞는 저자를 선정할 경우 그 책은 저자의 것이기 이전에 편집자의 것이다. 걸출한 편집자는 세상을 제대로 읽고, 그런 세상 흐름을 반영하는 책을 기획한다. 책이란 것에는 오롯이 지은이의 창의성과 노력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은이의 책’이 있는가 하면, 출판사 대표가 탁월한 교섭력을 발휘해서 유명한 필자와 출판계약을 따내 성공하는 ‘펴낸이의 책’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 ‘편집자의 책’이 있다. 꼼꼼한 편집과 세밀한 정성으로 만들어내는 책이다. 처음 책을 접어들 때는 알아차리가 어렵지만, 읽고나면 독자들이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주듯 다양한 배려를 담뿍 담아놓은 책. 바로 그런 책들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출판계의 주인공들인 편집자들은 관심의 바깥에 있다. 책이 성공하면 관심은 온통 지은이에게 쏠리기 마련이다. 책이 성공하면 벌어들인 수익은 출판사로 돌아간다. 그 사이에서 편집자들은 분명 ‘푸대접’을 받고 있다. 아무리 눈밝은 독자라도 편집자까지 확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좋은 책의 뒤에는 반드시 편집자가 있다. 다만 드러나지 않을뿐이다. 편집자들은 조용히 책 뒤에서 책의 성공에 감격하고, 책의 실패에 눈물흘린다.

18일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열린 출판기념회는 그런 점에서 무척이나 특별한 출판기념회였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이진경 서울산업대 교수의 새 책 <미래의 맑스주의>(그린비 펴냄)와, 인문학 연구자 고미숙씨의 책 <나비와 전사>(휴머니스트 펴냄) 출판기념회로, 두 사람이 함께 몸담고 있는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마련한 자리였다. 출판기념회라고 하면 으레 지은이가 평소 친한 이들에게 익숙한 감사말을 하며 식사를 대접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이날 출판기념회는 달랐다.

두 책을 편집한 편집자들인 김현경 그린비 편집주간과 선완규 휴머니스트 편집주간이 함께 주인공으로 참석했다. 지은이 두 사람이 “나는 이렇게 책을 썼다”고 설명하고, 편집자 두 사람이 “나는 이 책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설명하는 출판기념회였다. 책의 숨은 주인공 편집자가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출판기념회였다. 실제 이날 출판기념회의 진정한 주인공은 두 편집자였다. 그리고 편집자는 무엇으로 사는지, 그리고 어떤 존재들인지를 청중들에게 보여주었다.

첫 발표자는 <미래의 맑스주의>를 쓴 이진경 교수. 이 교수는 “사회주의 붕괴 이후의 마르크스주의와 혁명을 어떻게 다시 사유할 것인지, 그리고 마르크스의 기본 가정들이 될 공리들을 다시 살펴보고 마르크스주의의 경계를 넘어섬으로써 그 경계선을 확장시켜 보려했다”고 책의 집필 취지를 설명했다. 그리고 ‘휴머니즘’에 대해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했다. “휴머니즘이란 것은 무서운 것, 끔찍한 것이다. 인간이 존엄한만큼 인간이 아닌 모든 것의 존엄함이 망각될 수 있다. 마르크스주의에서도 나타나는 휴머니즘의 이런 지점들을 넘어보려 했다.”

이는 곧 새로운 세상의 ‘프롤레타리아트’에 대한 재정의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미래사회 등장할 로봇이 인간이란 주인에게 지배받고 존엄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프롤레타리아트라고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인간을 위해 실험되고 희생되며 착취당하는 동식물들도 마찬가지로 넓은 의미, 새로운 의미의 프롤레타리아트란 것이다.

이 책을 편집한 김현경 주간은 “편집자가 만나는 책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는 것같다”는 말로 발표를 시작했다. 하나는 ‘편집자가 저자의 원고에 깊숙이 개입해 전체 구성부터 세세한 원고 배치와 부속물까지 함께 만들어 나가는 책’, 또다른 하나는 ‘구성과 내용에 깊이 관여하기보다는 그 원고의 내용을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정확하고 보기 쉽게 전달해줄까에 초점을 맞추는 책’이라는 것이다. 고미숙씨의 책 <나비와 전사>가 전자에 가깝다면, 자신이 편집한 이진경 교수의 <미래의 맑스주의>는 후자에 가까운 책으로 정의했다.

김 주간은 <미래의 맑스주의>가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스타일의 글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아라도 더 많은 독자들과 만나게 하기 위해 여러가지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그가 밝힌 다음 네가지 편집적 연출은 10년 이상 편집에 종사한 베테랑이 책을 만드는 요령이란 점에서 후배 편집자들이 귀담아들을만한 ‘노하우’이기도 했다.

우선 원래 원고의 각주에는 인용주와 내용주의 두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내용주는 본문을 이해하는 데 필요했기 때문에 각주처리를 했고, 인용주는 시선을 분산시켜 읽어나가는 흐름을 방해할 우려가 있어 후주처리를 했다고 한다.

두번째로는 앞으로 이 책이 연구자들에게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보아 저자 원고에 따로 정리되어 있지 않던 참고문헌 목록을 인용주들과 본문에 언급된 책들 모두를 뽑아 정리해 뒤편에 실었다고 한다.

세번째로는 이 책이 저자의 사유를 집중해서 따라 읽어가는 것이 좋다고 보아 본문 안에 그림을 따로 배치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림이 너무 없으면 독자들이 책에 담긴 강한 사유를 쉴틈없이 맞닥뜨려야하기 때문에 쉴 여유공간을 두려고 각 장의 시작 부분에 그림을 넣고 각장의 문제의식을 관통하는 문장을 지은이에게 부탁해 수록했다.

네번째는 정확한 정보전달을 위해 책 본문에서 인용하는 책들을 모두 구입 내지 입수해서 모든 인용구를 대조했다고 한다.

이날 이 네번째, 책 본문에 인용되는 모든 책을 실제 구입내지 입수해 대조했다는 대목은 청중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편집자가 얼마나 꼼꼼하고 수고스러운 일을 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작업이기 때문이다. 김 주간은 인용되는 책들 가운데에는 절판된 것들도 많아 온 출판사 직원들의 친구며 후배며 동생을 동원해 각 대학 도서관을 샅샅이 훑었다고 한다. 김 주간은 “책을 기획하는 것은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지만, 교열과 교정은 고된 노동이자 글자 하나, 문구 하나하나와 대결하는 전쟁”이라고 비유하고, “좋은 원고를 만나면 고정교열이란 노동은 어느새 나 자신을 다른 것으로 변화시키는 마주침과 생기넘치는 활동이 된다”고 말했다. “더 많은 불온한 사유와 만나 그것을 독자들이 가장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의 형태로 만들어내는 일, 그것이 바로 편집자로서의 제 꿈이고, 역할이고 행복입니다.”(당연히 터져나오는 청중들의 박수)

다음은 또다른 책 <나비와 전사>의 지은이 고미숙씨의 차례였다.

고씨는 책의 편집자 선완규 주간의 ‘지독함’을 ‘까발리는 것’으로 감사의 말을 대신했다. “선완규 주간은 지금까지 내가 만난 사람 가운데 가장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내가 안보낸 원고도 자기가 입수해서 밑그림을 그려서 보내줘요. 원고를 보내주고 나면, ‘이 부분은 에전 선생님이 쓴 다른 글과 비슷하다’며 일일이 다 지적해서 다시 연락이 와요. 그러니 이러이러한 내용을 덧붙여 달라, 여긴 이러면 좋겠다… 그런 주문이 이어지는거지. 그래서 원래 1500매였던 원고가 2000매로 늘어났어요.”

고씨로부터 ‘집요한 편집자’란 애정어린 힐난을 듣고 발표에 나선 선 주간의 설명은 고씨의 말이 오히려 선씨의 집요함을 덜 표현한 것임을 느끼게 만들 정도였다.

선 주간은 이 책 <나비와 전사>가 “5년을 기다린 끝에 나온 책”이라고 설명해다. 그리고 2001년 6월12일자로 작성한 애초 출판기획안을 직접 가져와 이번 기획안과 함께 보여주기도 했다. 선 주간이 이 책을 기획했던 것은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열린 고씨의 강연을 들었던 것이 계기였다고 한다. 당시 ‘한국의 근대성’이란 주제의 강연을 듣고 책으로 펴내면 좋겠다고 느낀 고씨가 강의안을 토대로 기획안을 작성해 고씨에게 보냈고, 책을 펴내기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후 고씨의 바쁜 일정 때문에 책 출판은 계속 늦춰졌다고 한다.

책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선 주간은 원래 강의때 고씨가 한 말들을 꼼꼼히 기록해두었던 것을 활용해 원고에 빠진 내용이 있으면 연락해서 집어넣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역시 이 대목에서 청중들 박수.

선 주간은 “책은 어느 한 사람의 땀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발표를 마쳤다.

지식인들이 책을 써 새로운 지식과 담론을 생산할 때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바로 편집자들임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 때문에 두 편집자 모두 이날 행사에 자신을 초청한 연구공간 수유쪽에 무척이나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 이처럼 저자와 편집자가 함께 책을 설명하는 행사를 기획할 수 있었던 것은 연구공간 수유만의 성향탓일 것이다. ‘대학’으로 대표되는 기성 아카데미즘에 반기를 들고 도발적이고 새로운 사유의 모험을 떠난 젊은 연구자들의 코뮨이자, 가장 왕성하게 대중적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펴내는 저술가들이 대거 참여한 수유이기 때문에 가능한 기획이었다.

고병권 수유 대표는 “올해는 수유의 여러 회원들의 책이 그 어느 해보다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책들이 과연 어떤 편집자들과 만나 대중들의 곁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글·사진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한겨레200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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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그를 떠올리면 우울하다. 아니 '우울하다'란 표현은 근심이나 걱정 따위를 동반하는 형용사이니, 적확한 심사는 아니겠다. 심란하다는 게, 되레 맞겠다. 일종의 결의를 더한다면 '비장'이라고 써도 무방하겠다. 여하튼 그를 생각하면 만사가 복잡하다. 그의 이름은 김훈(사진). 직업은 '자전거 레이서'다.

평단과 독자 모두가 당대 최고 작가로 받들어도 그는 작가로 불리길 꺼린다. 책표지 이력에도 자전거 레이서라고 적는다. 글을 쓰는 행위가 여전히 밥벌이를 위한 노동에 불과하다고 여겨서인지, 자전거 타는 일이 "몸뚱어리로 만들어낸 유일한 자랑거리"이어서인지 그는 똑 부러지게 답한 적 없다. 최근 단편집 '강산무진'(문학동네)을 내놓으면서도 그는, 별다른 설명 없이 '1948년 서울 출생. 자전거 레이서'라고 적었다.

책은 아마도 근자의 단편집 가운데 가장 화려한 수식어를 동반할 것이다. 수록작 8편 안에는 지난해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언니의 폐경'과 재작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화장'이 들어있다. 무엇보다 책은 김훈의 첫 창작집이다. 1995년 장편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이후 그는 몇 권의 장편소설만 내놓았을 뿐이다. 그 안엔 물론 손꼽히는 베스트셀러 '칼의 노래'도 있다.

앞서 우울하다고 쓴 건 이번 소설을 두고 한 말이다. 김훈은 여전히 삶과 죽음의 문제, 그의 말마따나 생로병사의 화두를 붙들고 있다. '언니의 폐경'은 제목처럼 폐경기를 맞은 50대 중년여성의 일상을 복원하듯이 재현했고 '화장'은 아내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는 이야기다. 그리고 표제작 '강산무진'엔 암 선고를 받은 중년남성이 등장한다. 책을 관통하는 색깔이 있다면, 아마도 잿빛일 것이다.

소설에 따르면, 우리네 삶은 한심하다 못해 파렴치하다. 목숨을 바쳐 지켜야 할 숭고한 가치 따위는 없다. 몇몇 못된 부류의 얘기라면 차라리 그러려니 하겠다. 하나 소설에 등장하는 이들은 지극히 평균적이다. 이른바 중년을 사는 도시 중산층이다.

예컨대 '강산무진'을 보자. 번듯한 기업의 임원인 나는 어느 날 암 선고를 받는다. 그리고 소설은, 아들이 사는 LA에서 치료를 받으려고 출국준비를 하는 나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지난 삶에 대한 회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는 악다구니 각오? 아니다. 그딴 건 애당초 없다.

'8월 중순에 명예퇴직을 신청하면 일 년치 보너스 천오백만 원을 포기하는 대신 명예퇴직 위로금 팔천사백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8월 말 회사 신체검사에서 암이 적발되면 대기발령 상태에서 연말 보너스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 명예퇴직 대상자에서는 제외될 것이다.'

'출국 전에 아파트가 팔린다면 내가 미국으로 가져갈 수 있는 돈은 칠억오천만 원쯤이었고 LA에서 주정부가 운영하는 공공요양시설에 입원하게 된다면 그 돈은 결국 아들의 몫이 될 것이다.'

소설을 읽고 도저한 허무의 정서를 느꼈다고 쓰지 못한 건 이 때문이다. 허무라고 말하려면, 무언가를 초월했거나 적어도 빈손이어야 하는데, 소설 속 삶은 그러하지 못하다. 아니 세상에 그런 사람은 없다. 세속도시의 삶은 고상한 것이 못된다. 김훈이 새삼 일깨워줬다.

손민호 기자 2006-04-18중앙일보

▶사족=아직도 김훈은 연필과 원고지를 고집한다. 김훈의 글은 하여 "팔목을 움직여서 쓴 글"이다. 김훈의 필체를 알고 싶으면 책 표지를 뜯어내시라. 손수 쓴 '작가의 말'이 숨어있다. 생각보다 달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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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스스로 ‘양심껏’ 책값을 내도록 한 무인도서 판매대가 시민들의 ‘비양심’으로 운영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7월부터 성동구 뚝섬 서울숲 방문자안내센터 1층에 ‘양심 책꽂이’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책값을 받는 관리인 없이 시민들이 책을 고른 뒤 스스로 책값을 치르도록 한 무인 도서판매대다.

이는 1000∼7000원대 공원 관련 서적과 엽서를 시민들로 하여금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인건비 부담 없이 책을 판매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무인 도서판매대에는 가격표와 이용 방법, 판매된 물품 금액 대비 수입액을 나타내는 ‘양심지수’도 함께 표시했다.

그러나 지난달까지 9개월 간의 평균 수입은 실제 판매된 책값의 66.5%에 그쳤다. 책값을 내지 않고 가져가는 비율이 전체의 3분의 1이나 되는 것이다.

처음 석달 간은 판매액 대비 수입액이 69%에서 71%, 85%로 꾸준히 올랐지만, 이후 하강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12월에는 45%까지 떨어지는 등 9개월 간의 평균 ‘양심지수’는 60%대에 머물렀다. 결손 처리된 금액은 총 82만7000원. 처음 석달 간 양심지수가 꾸준히 올라 무인 도서 판매의 성공을 기대했던 시 공무원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사람들이 많을 때는 돈을 잘 내고 없을 때는 그냥 가져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그러나 시는 이 양심책꽂이를 계속해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신정훈 기자 세계일보 200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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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베스트셀러 중 다시 읽고 싶은 최고의 책으로 독자들은 ‘다 빈치 코드’를 손꼽았다.

인터넷서점 YES24(www.yes24.com)은 세계 책의 날을 맞이하여 1998년부터 2005년까지 8년간의 베스트셀러 총 80권 중에서 다시 읽고 싶은 최고의 책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자료에 따르면 ‘다 빈치 코드’ (1174표)가 최고의 책으로 뽑혔으며, 뒤를 이어 2위 ‘연금술사’(989표), 3위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883표) 4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889표) 5위 ‘상실의 시대’(816표) ,6위 ‘모모’(743표) ,7위 ‘가시고기’(725 표), 8위 ‘오체불만족’(715표) ,9위 ‘칼의 노래’(567표), 10위 ‘나무’(557표)가 순위를 이어갔다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다 빈치 코드’에 많은 점수를 주었던 반면, 10대와 20대의 젊은 층에서는 ‘연금술사’가 최고의 책으로 꼽혔다. 또한 10대들이 ‘오체불만족’을 2위로 꼽은 것도 눈에 띄며, 40대 이상의 독자들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에 많은 점수를 주었다. 성별로는 베스트셀러의 큰 차이가 없었다.

 

 

 

 



최근 몇 년간 베스트셀러를 살펴보면 실용서 위주의 도서가 많이 판매되는 반면, 다시 읽고 싶은 최고의 베스트셀러 설문 조사에서는 문학 분야의 도서가 두드러졌다. 또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상위 10위 안에는 번역 해외 문학도서가 8권이고, 국내 문학도서는 ‘가시고기’(조창인 저)와 ‘칼의 노래’(김훈 저)로 단 2권만이 순위에 올랐다.

 

 

 


YES24 허순용 팀장은 “90년대 말에는 김주영, 은희경, 신경숙, 김진명, 양귀자, 박완서 등의 작가들의 왕성한 활동으로 국내문학이 베스트셀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지만, 점차 해외문학에 그 자리를 뺏기는 추세다. 최근 년도 베스트셀러 10위 권내에 국내문학 도서를 찾아보기 힘들어 우리 문학의 침체를 체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위로 꼽힌 ‘다 빈치 코드’는 2004년 6월 출간된 이후, YES24에서만 총 17만여 권이 팔렸으며, 오는 5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어 최근까지도 종합 베스트순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는 4월 14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 동안 실시되었으며, 총 4,700여명의 독자들이 참여했다. 설문 조사에는 성별로는 남성 43%, 여성57%, 연령별로는 10대 7%, 20대 44%, 30대 35%, 50대 11%, 60대 2%가 참여했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팀 bodo@segye.com 200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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